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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노트 ㅣ 청소년오딧세이
구사노 다키 지음, 고향옥 옮김 / 크레용하우스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파스텔톤의 편안한 책 표지를 살펴보면 앞면에는 한 여자아이가 얼굴이 발그레한 채 눈을 감고 있다.
책 뒷면에는 고개를 살짝 숙인 한 남자 아이가 있다. 이 둘의 관계는 어떤 관계일까?
해피 노트? 해피 노트라는 건 무엇일까?
여러가지로 궁금함을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의 시작은 도미나가 선생님으로 부터 진행된다. 정확한 시간관리 명쾌한 정답풀이, 아이들에게 인기 있지만 왠지 도도해보이는 선생님. 주인공 사토코가 다니는 학원 선생님이다.
사토코는 학교에서 늘 대장노릇을 하며 친한친구들 사이에서 강자로 군림하는 친구에게 신물이 나기 시작한다. 억지로 비위를 맞춰주는 것도 싫지만 별다른 도리가 없다. 어느날 드라마에 나오는 학원친구들간에 잘 지내는 모습이 부러워 학원에 등록하게 된다. 하지만 실상은 학교와 별반 다르지 않다. 경쟁이 더 치열하고, 친한친구들끼리 뭉쳐다니는 것도 같고, 그 중에 리더가 있어서 그 아이를 중심으로 생활이 이루어지는 것도 같다. 사토코는 마음에 둔 남자친구 기리시마에게 잘보이고 싶어한다. 하지만 접근할 방법이 없다. 그러던 어느날 도넛가게에서 둘은 우연히 만나게 되고 서로의 부족한 과목을 해피노트를 통해 문제풀이를 하고 교환하는 방식으로 함께 공부해나가기 시작한다. 사토코는 기리시마와 함께 공부하는 시간이 행복하다. 또한 기리시마는 도미나가 선생님과 친하게 지내는 것 같아서 그또한 매력으로 작용한다. 사토코도 도미나가 선생님과 가깝게 지내고 싶기 때문이다.
어느날 등장한 리사라는 독특한 친구. 관심없었지만 도미나가 선생님과 특별한 관계인듯 보여 사토코는 리사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시작한다. 리사는 특별히 친하게 지내는 친구도 없고, 매일 똑같은 메뉴로 점심을 먹고 백화점 식품관 시식코너를 돌며 후식을 챙겨먹는 아이다. 사토코도 리사와 친해지기 위해 리사와 함께 행동한다.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지만 리사는 그런 사토코를 싫어하지 않는다.
노력했지만 모든일이 사토코가 원하는데로 되지 않는다. 드라마에서 보던대로 원하는 무리의 친구들과 어울리지도 못하고, 기리시마와 도넛가게에서 공부하는 것 이외에 가깝게 지낼일이 없어 마음을 털어놓지 못하고, 리사에게서 캐내려던 도미나가 선생님과의 관계도 알아내지 못하고, 거기에다가 힘들게 공부해서 올라간 A반에서 탈락하고 B반에서 수업을 받아야 할 처지가 된다.
평소 학교에서 친하게 지내던 무리들은 강자로 군림하던 친구에게 지쳐서 하나 둘 학교를 떠나고 혼자 남은 사토코는 답답하기만하다. 그 친구와의 관계를 지금처럼 가져가면 안될것같은 사토코는 정면으로 맞서고 서로 진정한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이 다행스럽기도 하다. 사토코는 기리시마가 학원에서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만 진정한 우정을 나누지 못한데서 오는 아픔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사토코는 기리시마와 더 가까운 친구가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져보았다.
이 책의 주인공 사토코는 부모님의 무관심,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오는 불만들을 가지고 있다. 아마도 10대의 마음을 대변해주는지도 모르겠다. 나도 어린시절 이렇게 겉으로 드러내지 못하고 속앓이를 했던 적이 있었는데, 내 아이라고 속앓이를 하지 않으란 법은 없다. 좋아하는 남자친구가 있지만 말 못해서 끙끙댈수도 있고, 친한척하지만 속으로는 그 친구를 불편하게 여길수도 있으리라 생각된다. 이 책을 통해 잊고 있었던 10대만의 고민으로 힘들어하는 아이의 마음을 10대가 되어 헤아려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