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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강아지똥 (음반 + 악보집)
백창우 지음 / 길벗어린이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오래 전 길을 가다가 우연히 강아지똥이라는 연극 플랭카드를 보게 되었다. ‘무슨 제목이 저러냐..’ 무심코 지나쳐갔던 그 제목을 학교 도서관에서 동화책으로 다시 보게 되었을 때, 그리고 그 책을 끝까지 읽고 났을 때 나는 그냥 스쳐지나갔던 그 연극에 대해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길 가에 흩어져있는 그래서 아주 보잘것 없다고 생각했던 강아지똥이나 흙덩이, 민들레 등 작은 사물에게 관심을 갖고 소중함과 크기는 비례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도와주었던 책이 음악으로 나왔다고 했을 때 그 느낌은 어떨까 무척 궁금했었다. 그래서 책을 받자마자 얼른 CD를 틀고 노래를 음미하기 시작했다.
「노래하는 강아지똥」이 갖고 있는 매력은
첫 번째, 단순한 노랫말이 반복되는 것이 아니라 동화 속 글에서 미처 다 표현하지 못한 장면 장면의 모습과 그 때 느꼈을 등장 인물들의 느낌이 잘 드러난 노랫말로 이루어져서 가사 자체가 시 같은 느낌이 든다.
두 번째, 중간 중간 노래와 어울리는 대화가 나온다. 백창우씨의 목소리, 동네 아이의 목소리를 통해 잘 부르지 않아도 누구나 부를 수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세 번째, 어디선가 들어봤음직한 편안한 멜로디는 악보를 굳이 신경써서 보지 않아도 쉽게 귀에 익어 흥얼흥얼 따라하게 만든다.
난 「노래하는 강아지똥」노랫말 중에 이 부분이 가장 좋다.
아, 그리고 이 세상에는
지렁이나 피라미나 소금쟁이처럼
조그맣고 약하고 하찮아 보이는 것들도 많이 있어.
강아지똥도 그 가운데 하나지.
그렇지만 이 세상에 하찮은 거란 없어.
하느님은 쓸데없는 건 하나도 만들지 않으셨거든.
네가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것처럼
모두가 소중하고 귀한 거야.
「노래하는 강아지똥」의 노랫말은 공부 못하고, 운동도 못해서 친구들에게서도 인정받지 못하는 소외받는 우리 아이들도 이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귀한 존재라는 사실, 비록 지금은 아닐지 모르지만 언젠가는 쓸모있는 사람으로 가치롭게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해 줄 수 있어서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