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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인의 죽음 - 자전적 에세이, 단편소설들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지음, 안정효 옮김 / 까치 / 2011년 5월
평점 :
안정효 (옮김)/ 까치 (펴냄)
《닥터 지바고》를 읽던 작년 봄이 떠오른다. 시간 참 빠르다.
내 생일을 아는 유일한 분, 나의 돌쌤과 함께 읽은 책!! 《마의 산》을 시작으로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닥터 지바고》, 톨스토이 《부활》, 《전쟁과 평화》, 시몬 드 보부아르의 《제 2의성》 이후에 도스토옙스키 소설 《악령 》 1, 2, 3 그리고 죄와 벌,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우리의 독서는 끝없이 이어질 예정이다.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삶에 대해 쓰자면 정말 길다. 엄친아 집안, 그의 아버지는 톨스토이의 초상화를 그린 분, 어머니는 피아니스트였다. 이 작품에서 비극적인 운명을 달리한 것은 파격적이고 정열적인 삶을 살았던 운의 시인 블라디미르 마야콥스키였다. 마야콥스키를 찬양하는 구절은 가끔 러시아 문학에서 자주 만나곤 한다. 1958년 스웨덴 한림원에서 보리스 파스테르나크를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결정했으나 당대 소련 정부의 압박으로 인해 수상을 거부할 수밖에 없었던 운명. 수년이 지나고 그의 아들이 대신 수상하게 된다.
한강 작가님의 인터뷰를 보면 어릴 적 독서습관에 대해 언급된다. 책을 하나의 유희로 보고 자란 그의 습관, 가정 환경은 세계적인 작가를 만들어낸 것일까? 아무튼 그의 서재에 빼놓을 수 없는 작가가 바로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그의 긴 장편이 전부인가 싶었는데 단편의 호흡은 마치 시처럼 느껴졌다.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했던 정도에 따라서, 그리고 사랑할 기회를 맞았던 상황에 따라서 모두가 저마다의 인간이 된다.
이런 아름다운 문장을 쓰는 작가.
자신 생애의 한 조각이 흘러간 곳을 도시라고 인식하는 부분은 우리 독자들과 아마도 닮은 듯....
책에는 1931년 지인이자 전부인 마야콥스키를 잃고 쓴 에세이와 단편소설이 수록되어 있다. 파스테르나크는 마야콥스키가 러시아의 비극을 상징하는 인물이라고 말했으나 러시아의 비극은 여전히 계속된다. 도스토옙스키, 톨스토이, 파스테르나크 등 위대한 거장들의 나라가 여전히 전쟁이라니.... 푸틴은 문학을 얼마나 읽은 걸까? 어떤 더러운 이해관계가 얽혀있길래 도스토옙스키, 파스테르나크의 나라에서 전쟁이 지속되는 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