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카르트의 아기 - 세계적 심리학자 폴 블룸의 인간 본성 탐구 아포리아 8
폴 블룸 지음, 김수진 옮김 / 21세기북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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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폴 블룸 지음/ 21세기북스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는 딱 하나!!?

마음을 읽는 재능!!!!

여는 글에서 인생은 포커의 확대판이라는 저자!!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철학적 직관을 가지고 있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몸과 마음을 분리해 인식하는 존재라는 대전제를 먼저 서술한다.

교육자의 입장에서 이 책의 장점은 단순한 심리학의 영역을 넘어, 인간 존재를 바라보는 인지과학적 프레임이 어떻게 교육, 예술, 도덕, 종교 등 인간 문명의 모든 영역으로 확장되는지 알려준다.

― 저자는 인간의 본성을 과학적 언어로 분석하며, 오늘날의 인간 이해에 필요한 기본값을 물질 영역에 대한 관점, 사회적 영역, 정신적 영역의 관점에서 제시한다. 실험심리학과 진화론, 철학의 경계를 오가며, 영유아기의 인지가 단순한 백지 상태가 아님을 보여준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프랑스 철학자 장 자크 루소나 현대 아동발달학 창시자인 피아제와 같은 기존 이 분야 권위자들을 정면으로 반박하는데 그 부분 정말 흥미롭다^^ 저자에 의하면 아이들이 태어날 때부터 의도를 감지한다며!



타인의 마음을 읽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실험적 증거들을 기반으로 마음 이론(theory of mind)의 기초가 얼마나 이른 시기에 형성되는지를 설명한다. 이 시각은 우리가 교육 현장에서 너무 늦었다 싶은 시기에 다루는 예를 들면 공감이나 윤리, 정의, 창의성에 대해 훨씬 더 빠르고 자연스러운 개입이 가능함을 반증한다.



▶저자가 제안하는 인간 본성의 핵심

우리가 단지 생물학적으로 진화한 존재가 아니라, 일종의 심리적 렌즈를 가지고 세상을 해석하는 존재다. 그것은 본질주의와 의도 읽기라는 형태로 설명된다. 아이들은 단순히 사물의 외양이나 기능만으로 그것을 이해하지 않는다. 그들은 그것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누가 만들었는지, 왜 만들어졌는지를 본질로 간주하며, 그것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를 어렸을 때부터 직관적으로 판단한다.

이는 예술 교육에서도 중요한 시사점을 갖는다. 창작자의 의도는 어떤가? 이것은 작품의 진위를 가늠하는 가장 인간적인 기준이 되며, 가짜와 진짜, AI에게는 어떤 의도가 없다. 원본과 복제의 경계는 단순한 형식의 문제가 아니라 윤리와 신뢰의 문제로 확장된다. 오늘날 AI 창작물과 관련한 교육적 윤리 문제에도 적용할 수 있는 부분 아닐까? 2장에서 본질의 규정에 대한 인류학자들에 대한 비판은 읽는 나도 속이 시원했다. 이러나 각 챕터마다 다 리뷰를 쓸 판인데....


또한 저자는 동물의 이타적 행동과 인간의 도덕 감정을 비교한다. 어린아이가 이미 18개월 이전에 가지는 도덕성. 다만 선과 악을 중심으로 한 인간 도덕성의 ‘유일성’을 주장하지 않는다. 이 부분에서 침팬지 연구나 쥐의 감정 전염성 실험, 도킨스나 다윈주의에 언급이 불가피하다. 책 곳곳에서 도킨스와 진화론이 많이 언급된다.

대신, 우리는 왜 윤리를 배워야 하는가? 어떻게 윤리를 실천하도록 도울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제시한다.


4~5장의 ‘도덕적 감정’에 관한 탐구는 아이들 안에 이미 존재하는 도덕적 본능을 어떻게 교육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지를 성찰하게 만든다. 여기서 공감과 연민에 관한 실험, 반대로 나치 산하에서 행동한 사람들 재밌는 실험들이 많이 언급된다. 입문자도 충분히 읽을 수 있을 만큼!! 5장의 질문들은 정말 대답하기 어려운 내용인데 예를 들면 재미 삼아 동물을 먹는 것은 옳은가 ( 배가 부른 상태에서 낚시를 스포츠로 즐기는 사람들), 동물과 성관계를 하는 것은 왜 잘못일까? 국기로 화장실 청소를 하면 왜 안되는가? 이런 불편한 질문에 대해 불편하다면, 이런 타격을 읽은 의외의 피해자가 데카르트라고 말한다.


더 나아가 6장과 8장에서 다루는 혐오와 유머, 신과 영혼에 대한 믿음은 현대 교육이 회피하거나 단순화하기 쉬운 주제들을 어떻게 과학적으로 접근할 수 있을지를 보여준다. 혐오의 기원과 그것이 인간 사회에서 어떻게 도구화되는지를 탐구하는 과정은 ‘정치적 올바름’의 교육을 넘어서, 진정한 비판적 사고의 함양이 어떤 것인지 생각하게 만든다. 19세기보다 훨씬 발달한 20세기에 일어난 인종 청소, 집단 학살에 대해 진보는 항상 도덕적 범주의 팽창을 가져올까?


도덕이라는 우주는 긴 호를 그리며 뻗어있어서 그 끝을 가늠할 수 없지만, 확실한 것은 정의를 향해 굽어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인간의 어떤 부분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이고, 어떤 부분을 배울 점으로 설정해야 할까?

인간은 놀랍도록 복잡하고 선천적인 능력을 지닌 존재이지만, 그 능력은 사회와 교육 속에서만 완성된다. 우리가 가르치는 것은 사실, 아이들이 이미 알고 있는 세계에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이 아닐까


심리학에 관심 있는 독자뿐 아니라, 유아교육, 철학, 도덕교육, 예술교육의 현장에 있는 모든 이에게 사유의 방향을 제시하는 ‘현대 교육의 고전’이다. 감각적이고 깊은 사유가 필요한 이 책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직업에 계신 분들께 특히 추천할만하다.

흑백논리가 아닌 광범위하고 유연한 관점으로 이분법적인 구도를 넘어선 책이다. 딱딱하기만 한 과학이 부드럽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발달 심리학의 최신 연구자이신 저자의 책에

실천 윤리학의 피터 싱어 선생님, 최재천 박사님, 스티븐 핑커 박사 등 수많은 분야 지성들이 찬사를 보냈다.



기술이 진화해도 변하지 않는 인간다움의 본질은 무엇인가. 이성과 감정의 균형이 깨지고 개인과 집단의 갈등 속에서 많은 질문을 끌어내는 책이다. 첨단과학 AI 시대 특히 교육자 관점에서 읽고 토론하기 좋다. 그리고 교육 관계자를  넘어 아빠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아빠가 될 가능성을 지닌 혹은 아빠가 될 사람들!!!!


덧: 당시 만 2세였던 아드님 재커리를 사례로 자꾸 언급하시는 저자님

재커리도 이제 성인이 되었을 텐데 민망하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P 262에는 최근 읽고 있는 누스바움 선생님 문장도 인용되어 있었다...

저자는 인간다움의 본질이 이성에 있다는 기존 관점을 뒤엎는다. 이성 이전의 감정, 상호성, 본능적 도덕성이 존재한다는 그의 주장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그렇다면 제목이 왜 《데카르트의 아기》인가?

읽기 전에 데카르트가 많이 언급되는 줄 알았으나 실제 언급된 것은 데카르트가 죽은 딸을 그리워해서 기계인형을 제작했다는 부분 인용이다. 이 부분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인간 본성의 기원은 언어나 논리가 아니라, 감정과 타인에 대한 관심, 공감 능력에서 비롯될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주장

너무나 상징적인 제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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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 프로듀서 퇴사하겠습니다
오조 지음 / 팩토리나인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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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조 장편소설/ 팩토리나인 9







12월 31일이 생일인 사람들, 태어나자마자 한 살을 먹는 셈이다 ㅎㅎ

있는 듯 없는 듯 회사를 지키는 사람들, 특별한 능력이 없는 10년 차 만년 대리 주인공 조영!!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녀는 초능력 사회에서 히어로를 기획하고 데뷔시키는 프로듀서로 살아간다. 겉보기에 유능하지만, 속은 지쳐가고, 퇴사하려는 마음먹지만 그마저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데,

트러블 메이커인 신인 히어로 써리원의 데뷔 프로젝트 과연 무사히? 순조롭게 진행될까?



히어로라는 제목처럼 하나의 히어로가 등장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전투 장면이나 초능력보다 더 인상적인 것은, 이 소설이 무대 밖의 사람들 즉 히어로를 영웅으로 스타로 빛나는 존재로 만들어주 사람에게 시선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같은 목표를 가진 두 사람은 티격태격하면서도 조금씩 알아간다. 그 과정에서 서로의 좋은 점을 발견하게 된다. 이런 과정은 늘 설렌다..... 주인공 외에도 각양각색의 조연들이 저마다 매력적이다







마지막 3부 제목 그리고 소설 속 문장이 울림을 준다. 우리는 모르는 사이에 굳이 히어로가 아니더라도 서로가 서로에게 쉬운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음을 학습한다고.....

초능력 이야기 같지만, 실은 능력 없는 것에 대한 이야기다. 학벌 위주의 사회, 성취 지향적인 사회, 능력주의 사회, 1등만 기억하는 경쟁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독자들에게 소설은 특별한 의미를 전한다. 기존 영웅 서사를 전복시키는 새로운 매력의 주인공! 얼마 전 라디오 광고에서 최수종 배우님이 말씀하신 것 떠오른다. 시대가 바뀌었을 뿐, 우리도 영웅이라고......







무엇 하나 대단한 일을 하지 않아도, 진심과 책임감만으로도 어떤 사람은 누군가에게 히어로가 될 수 있다는 믿음. 그런 믿음을 단단하게 전해주는 소설이다.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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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령
이정근 지음 / 하움출판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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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이정근/ 하움출판사









우리가 배운 역사는 과연 얼마나 진실인가? 이런 질문을 해 본 적 있는가?

우리의 자랑스러운 기록물인 #조선왕조실록 은 여전히 사랑을 받으며 소설의 소재나 혹은 영화나 드라마로 재탄생한다. 그러나 야사도 그 못지않게 사랑받는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야사를 믿는 걸까?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도 수록되어 있었다. 흥미롭다.








소설은 북한산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저자는 이 소설을 통해서 역사와 픽션의 경계는 무엇인지 구분하고 또한 우리가 믿어온 역사는 과연 진실인지를 묻는다.

이전에 이방원에 대한 조선의 세조실록 편찬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수양대군이 조카 단종의 왕위를 찬탈한 후, 충성의 대가로 권력을 누린 자들이 쓴 실록. 그들은 과연 패륜과 쿠데타를 기록할 수 있었을까?


역사는 자기고백이 아니라 자기보존을 위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묻는다.

준비되지 않은 진성대군을 왕위에 앉히고 권력을 쥐려 했던 사람들, 돌에 글자를 새기는 사람들, 나라 팔아먹는 일에 앞장선 대가로 일본 정부로부터 작위를 받은 매국노들, 망국 3인방과 인조 파트에서 황제의 은덕을 기리는 비석을 세우자는 의견? 삼전도비는 청나라의 강압에 의해 강제로 세워진 줄로만 알았다 ㅠ 이 책에서는 왜 조선이 자발적으로 세웠다는 논조? 비석 건립 자체는 청태조가 명령했고 단지 그 내용만 조선이 쓰고 청이 검토한 정도라고 알고 있다.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과거가 이렇게 오랜 시간 여러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게 된다는 것을 지금이라도 알았으면 좋겠다. 이승만에 대한 이야기가 꽤 많이 나온다.

한때 인기였던 영화 서울의 봄 VS 건국 전쟁,

대부분 독서 모임에서는 정치적인 발언 금지다ㅎㅎ 그런데 이 두 영화 때문에 멤버들끼리 감정이 상한 적이 있다. 건국 전쟁을 보고 온 50대 문우가 상당히 불쾌한 감정을 토로하자, 60대 멤버가 이승만 '찬양'하는 식의 말을 했다. 찬양하는 분들 그들이 말하는 것은 주로 '공과 과'라는 프레임인데, 예를 들면 박정희 같은 인물도 공이 더 많으면 어느 정도의 잘못이 있어도 덮어가는 게 맞다는 입장이다.






'공과 과'는 엄밀히 분리해서 역사교육의 현장에서는 둘 다 명확하게 가르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잘못한 부분을 더 명확히 언급해야 한다. 일반인이 아닌 공적인 인물이기에 당연한 일 아닌가?

김활란 씨, 모윤숙 씨 이런 '민족반역자'들에 대한 언급도 확실히 해야 한다. 모 씨의 경우 박정희 정권 유신 옹호하며 권력? 을 누린다. 천수만수 만만수... ( 이런 자들의 이름만 들어도 현기증 난다. 이름을 타자 치는 것 자체가 그리 유쾌하지 않다. 일반인이라면 뭔 지ㄹ을 했든지 관심 없을 텐데 시대의 앞서간 선지자이자 지성인이었다는 사람들이 .한 짓, 민족 반역 행위, 모윤숙 씨 경우 천황의 부대에 젊음 피를 갖다 바치자는 찬양 시가 한두 편이 아닌데, 만약 본인 아들딸이나 조카나 혈육을 천황의 부대에 갖다 바치라고 했으면 뭐라고 했을까요?? 물어보고 싶다.... 독립군 후손들이 집도 없이 피눈물로 그 모진 세월을 떠도는 동안, 김=활란씨 모=윤숙 씨 그 후손들은 어떻게 사는지 궁금하다... 내 조만간 한번 찾아보고 말 테다. 뜬금 고부군수 조병갑이 증손녀 조 씨가 인터뷰에서 본인은 조병갑과 전혀 무관한 길을 걸어가고 있다며 거리 두기 확실히 하는 투로 말하던 모습도 떠오르고 이런저런 생각에 착잡한 밤이다. ) 하기야,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책을 읽을 때 찾아보니 그의 막내아들도 역사 전공자로 학자로 잘만 살아가더군 ㅠㅠ 뭐 다들 자기 밥그릇 잘 챙기며 잘들 살아가더라...:)






빨갱이로 내몰린 사람들, 억울한 죽음, 서북 청년단의 실체, 성삼문 등이 죽임 당하고 그들 사육신의 아내가 남편을 죽인 자들의 손에 떨어졌다. 서북청년단, 일제 군인 출신의 경찰의 손에 죽임당한 사람들,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죽음들 ㅠㅠ 인간에 대한 존엄을 상실한 역사는 도대체 어디로 흐르는가!! 정의란 진실이란 인간 삶과 무관한 것은 아닌가라는 깊은 실의감이 밀려온다. 오래 읽은 책이다. 할 말이 많다.





계엄의 한자 뜻을 처음 생각해 보았다. 이제서야 그 의미를 되짚어보다니..

흩어진 역사의 파편을 모아 진실의 퍼즐을 맞추는 것은 우리 독자들의 몫이라는 저자의 말에 공감한다!!

“계엄은 폭력이다.

폭력은 인간의 적이다.”



#계엄령, #이정근, #하움,

#서북청년단, #오마이뉴스,

#진실, #역사소설, #장편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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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어떻게 민주주의를 배신하는가 - 우리가 법을 믿지 못할 때 필요한 시민 수업
신디 L. 스캐치 지음, 김내훈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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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치주의와 민주주의에 대한 진단을 통해 공론장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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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어떻게 민주주의를 배신하는가 - 우리가 법을 믿지 못할 때 필요한 시민 수업
신디 L. 스캐치 지음, 김내훈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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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신디 L. 스캐치 지음/ 위즈덤하우스









법은 언제나 정의의 편일까? 법은 어떻게 민주주의를 병들게 하는가!!! 우리는 정말 법을 신뢰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다. 법이라는 제도가 때로는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시민의 책임과 참여를 무력화시키는 경우도 있음을 책을 통해 보여준다. 어느 순간 우리 한국 사회, 시민들은 법이 있기에 우리는 안전하다는 안일한 가치관을 주입당하며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죄 없는 방관자가 되어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과연 우리는 어떤가? 며칠 전 기사에서 포스코 이앤씨 공사현장에서 일하던 노동자의 사망사고를 온 국민이 목도했다. 누군가 고통당할 때, 우리는 ‘법대로 해야지’라고 말하며 공동체적 개입과 자율적 해결의 책임을 회피하지는 않았는가? 단지 기업만의 문제인지 의문이 생긴다. 법대로 배상만 잘 해주면 그만인가??!!!! 정말 끝인 걸까? 그게 나 혹은 내 가족의 일이라면 어떤가...

어쩌면 법은 우리로부터 공공의 공간 즉 광장을 빼앗고 자발적 질서를 무력화하며, 민주주의의 진짜 심장을 뒤흔들어 놓는다.





2부에서 저자는 법에 무력화되지 않기 위해 어떻게 시민으로서의 책임과 연대를 실천할 것인가에 대한 6가지 수칙을 제시한다.

“지도자를 따르지 말 것”, “광장에서 교류할 것”, “다음 세대를 방관자가 아닌 시민으로 키울 것” 같은 조언은, 단순한 행동 지침을 넘어, 시민의식에 대한 근본적인 요구사항이 아닌가 생각한다.

지도자를 따르지 말 것: 리더십에 의존하지 않고, 자율적 질서를 만드는 시민적 실천.












권리를 누리되 책임질 것: 권리는 타인과의 협상을 통해 이루어진다.

광장에서 계속 교류할 것: 민주주의는 ‘같은 공간’에 모여 ‘다름’을 나누며 형성된다.

법보다 먼저 타문화를 포용할 것: 평등은 제도보다 인간 간의 경험적 연결에서 시작된다.



이 수칙들은 법을 배척하고 외면하자는 발언이 아니다. 법의 한계를 인정하고, 그 빈틈을 시민의 연대와 자발성으로 채우자는 제안으로 보인다. 책 p94쯤에서 언급한 아프리카 반투족의 사례 무척 흥미롭다. 기존 질서를 무너뜨리는 사례인데 법이 현실( 성문화, 성차별, 상속 등)과 얼마나 괴리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이기는데 진실이나 정의는 상관없다는 사람들.



정의란, 문서에 기록된 고유의 성질이 아니라는 점이다. 공정성에 대한 주관적 인식이다. 따라서 정의는 내면의 덕목으로서만 존재할 수 있다.

저자는 기존의 법이 책임지지 않고, 시민에게 책임을 전가하거나 침묵하게 만드는 구체적인 방식들을 다룬다. ‘법은 책임지지 않는다’, ‘시민을 죄 없는 방관자로 만든다’는 두 가지 핵심 논지를 통해, 법치주의가 반드시 민주주의를 담보하지 않는다는 현실을 꼬집는다.



법은 믿음의 대상이 아니라, 끊임없는 질문과 참여의 대상이다.

책의 저자는 비교정치학자이자 법학자로서, 그리고 여러 정부의 정책 자문 경험자로서, 오랜 세월 ‘민주주의는 과연 제대로 작동하는가라는 회의감이 들었다고 고백한다. 저자가 이 책에서 일관되게 언급하는 것은 문제는 법 그 자체가 아니라 법에 모든 것을 맡기고, 그로부터 삶의 지침을 얻으려는 우리의 방식이 문제라는 점이다. 좋은 정치는 공론장을 필요로 한다. 수년 전 한나 아렌트 선생님이 말씀하신 공론장에 대한 언급! 요즘처럼 절실하게 와닿는 시기가 또 있을까 생각하게 된다.










지금 이 시대를 사는 시민이라면, 꼭 읽어야 할 필독서이다. 이제 국민이 우리가 직접 나설 차례다.





#정치사회 #정치외교 #한국정치 

#법치주의 #법은어떻게민주주의를배신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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