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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행복 - 버지니아 울프와 함께 정원을 걷다 ㅣ 열다
버지니아 울프 지음, 모명숙 옮김 / 열림원 / 2025년 5월
평점 :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버지니아 울프/ 열림원
표지의 연보랏빛을 보며 버지니아 울프와 정말 잘 어울리는 색이라 생각했다. 버지니아 울프와 함께 걷는 정원이라니!! 시간이 멎을 것만 같다. 책은 1939년 4월 16일 시작된다.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고백적인 문체로...
스스로를 기억하는 회고록은 어떤 느낌일까?!!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 버지니아 울프의 어린 시절은 어떤 모습일까?
사진 속 그녀는 이미 성인의 모습으로만 만나왔기에 어린 시절의 모습이라니!! 가늠할 수 없는 설렘이 있다. 다시 어린 시절로 돌아가... 어머니 사망 전까지 2, 3년의 시간을 까마귀 울음소리로 기억하고 그것은 마치 영원처럼 사라졌다고 썼다.
사과나무 잎은 반짝거린다고 쓰고, 포도나무 잎은 투명한 녹색이고 어떤 남자가 쓴 시를 평하는 버지니아 울프의 짧은 단상, 가장 행복한 계절이 8월이라고 썼다. 버지니아 울프의 편지를 받아든 사람은 어땠을까? 어떤 기분이었을까? 답장을 바로 썼을까? 서랍 안에 좀 넣었다가 다시 꺼내읽었을까? 1920년대와 30년까지 비교적 안정적으로 느껴졌다. 아니 어쩌면 불안정한 날에는 글을 쓰지 못했을 수도 있다. 일상의 언어들보다는 풍경이나 자신만의 감상을 소중히 다루는 버지니아 울프의 편지... 이런 문장은 나도 배우고 싶다. 도무지 부정적인 언어를 찾을 수 없는 이런 마음 상태의 그녀가 왜 삶의 끝을 스스로 놓아버렸을까? 그것이 선택이라면, 왜 그렇게 해야 했는가 ㅠㅠ
그녀의 마지막 일기는 1932년 5월에 끝났다. 마치 알고 있던 소중한 사람 하나를 놓치는 기분이랄까... 1941년이 그녀의 삶, 마지막 해였으니!!
제목의 《모두의 행복》이라니 이런 아이러니가!!
숲 안에서 버지니아 울프는 정말 자유로웠다. 그 어떤 사회적 제약도 남녀 차별도 존재하지 않는 공간. 오로지 자신만을 위한 공간이었다.
그녀의 소설만 읽다가 이렇게 산문을 접하니 이전에 읽었던 소설이 더 애틋하게 느껴지고 또 잘 이해되는 기분이다.
물론 다 이해한다고 말할 수는 없으며 소설 읽기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버지니아 울프의 사망에 대해 정신병적인 발현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어린 시절 무려 스무 살이나 많은 오빠들에게 지속적으로 성적 학대를 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린 시절 당한 성적인 학대는 한 여자의 삶을 망쳐놓고 마침내 죽음에 이르게 한다. 그녀의 가족들은 아마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녀의 죽음을 정신병적인 문제로 덮으려 했다. 지금 상황이라면 그녀의 오빠들은 상습 아동 성추행범으로 이 사회에서 매장당해 마땅하다. 그런 울프에게 그나마 남편이 아니었다면 그녀는 글쓰기를 지속할 수 있었을까? 참담한 현실에 무너지게 된다. 우리가 알기로 위대한 여자 사람 선배들, 페미니스트의 글쓰기를 한 기념비적인 작가 또한 성적 학대의 피해자라는 사실은 참으로 안타깝고 마음 아프고 고통스러운 일이다.
이런 일을 마주할 때 같은 성으로서 함께 고통을 겪는 기분이다. 그들 오빠 지옥에 가 있기를!! 그 벌을 달게 받기를!! 방관한 가족들도 마찬가지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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