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가는 길 - 어느 소년병의 기억
이스마엘 베아 지음, 김재경 옮김 / 아고라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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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가는 길』 어느 소년병의 기억




이스마엘 베아(지음) | 김재경(옮김) | 아고라(펴냄)





2010년 '아랍의 봄'을 시발점으로 혁명의 물결은 시리아에도 불붙는다. 철권정치 바샤르 알 아사드에 대해 낙서를 한 어린 소년들이 잡혀가서 고문을 당한 것으로 사건은 시작되었다. 반정부 진영에 합류한 군인들, 시위대들과 정부 간의 교전, 친정부 조직의 민간인 학살은 끔찍했다. 전쟁의 중심지는 알레포로 옮겨와 폐허가 되었고 정부군과 반 정부군은 민간인을 인질로 사용했다. 정부군은 알레포에서 운영하는 소아과를 폭격했고 마지막까지 진료하던 의사가 사망했다. SNS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시리아 내전에 대한 사진과 영상은 세계로 퍼져나갔다. 지금은 외국군대의 도움과 정부군에 의해 간신히 안정의 시기에 들어간다고 하는데 과연 전쟁으로 입은 상처가 다 아물 수 있을까? 너무 많은 죄없는 사람들이 죽었다. 터키나 러시아의 개입은 그들의 이익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피해자는 오로지 국민이다. 이 책은 전쟁의 한가운데를 지나온 소년의 이야기다.  




이 책은 시에라리온에서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며 책의 저자 본인의 이야기다. 아이는 소년병이 될 수밖에 없었을까....? 책은 우리에게 묻는다. 전쟁은 왜 끝없이 반복되는지를. 전쟁 트라우마를 겪은 이들은 어떻게 생존의 방법을 깨닫는지 그 고통의 과정을 보여주는 책이었다. 제목처럼 아이는 단지 집으로 가고 싶었을 뿐입니다. 엄마와 형제가 있는 그곳으로..... 아이가 바라는 것은 끝내 이루어지지 않았다.





소년은 재혼가정에서 자랐다. 아버지는 아이들에게 자상했지만 늘 계모의 눈치를 보았다. 말로만 듯던 전쟁이 점점 가까운 곳까지 와 있었다. 반군이 도착하기 전에 소년은 이곳 카바티를 벗어나야 했다. 배고픔과 공포감에 떨며 숲에 숨어든 아이들, 반군은 아이들에게 겁을 주고 가버렸다. 사람은 놀잇감처럼 서서히 죽이는 모습, 길에 쓰러진 시체는 이제 너무나 많이 봐서 생경하지 않았다. 열두 살에 지옥을 본 소년들. 그날의 외출이 가족과 영원히 이별이 되었다. 




소년은 굶주리고  지친 몸으로 쓰러질 때마다 아버지의 말씀을 기억했다.

네가 살아있는 한 더 나은 날이 오리라는, 더 좋은 일이 일어나리라는 희망이 있는 거란다. 인간은 자기 운명에 더 이상 좋은 일이 남아 있지 않다고 생각하는 순간 비로소 죽는 거야. 길을 걷는 내내 아빠 말씀을 생각한 소년. 그 덕분에 어디로 가는 지 알지 못할 때조차 계속 나아갈 수 있었다.  마을을 넘어 새로운 부족을 만나고 또 못할 짓을 겪으면서도 소년은 움츠러 들지 않고 계속 나아갔다. 





정부군에게 잡혀 군인이 되어버렸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군인의 일상에 적응한 아이, 마을 광장에서 축구를 하며 노는 대신 마을 주변 초소에서 교대로 보초 근무를 섰다. 중독이 되어버린 하얀 알약들. 이렇게 마약들을 섞어 먹으면 활력이 넘치고 사나워졌다.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떠오르지도 않고 사람을 죽이는 일이 물 마시는 것처럼 쉬웠다는 아이. 전쟁은 아이들을 괴물로 만들어버렸다. 이후 맘부, 카네이 ,모리바 등 친구들과 청소년 선도 기관인 국립 소년원 일명 센터로 들어갔다. 




순진한 외국인들은 우리를 전쟁터에서 꺼내놓기만 하면 반군을 향한 증오가 가라앉을 줄 알았나 보다. 환경이 바귄다고 우리가 곧바로 평범한 아이들로 돌아가지는 않는다는 사실은 몰랐던 것이다. 우리는 여전히 위험한 존재였다. 세뇌당한 살인 기계였다. 그들이 우선적으로 배워야 할 교훈이 있다면 우리가 어떤 존재였는지 되새기는 것이었다. 




반군에 끌려간 아이는 반군이 되었고 정부군에 끌려간 아이는 정부군이 되는 현실. 그들은 아이들을 세뇌시켰고 온 몸에 증오를 심었다. 주인공 화자의 말처럼 아이들은 금방 일상으로 돌아올 수 없었다. 소년은 센터에서 에스터라는 간호사 누나에게 정을 느낀다. 고향 마을의 예쁜 소녀 아비게일을 떠올리며. 유일한 가족 삼촌이 찾아왔지만 그 행복도 오래가지 못했다. 유엔경제사회위원회 회의실에서 아이는 연설문을 읽었다. 어른들이 아이들을 군인으로 이용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종전뿐이라며...  소년들의 연설을 읽으며 목이 멘다. 이들의 고통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살아남았지만 그렇지 못한 소년들도 많다는 것을. 전쟁 자체가 일어나서는 안되겠지만 어떠한 경우에도 그들의 총구가 민간인을 향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들에게 따뜻한 봄은 과연 언제 올 것인가! 이 책을 읽으며 영화 《사마에게》가 떠올랐다. 폐허에서 태어났고 아이는 걸음마를 배우고 말을 했다. 근래에 본 영화 중 가장 가슴아팠다. 이 책과 함께 추천하고 싶다. 시리아에 관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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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MIDNIGHT 세트 - 전10권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세트
프란츠 카프카 외 지음, 김예령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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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MIDNIGHT세트

『죽은 사람들』 



제임스 조이스(원작) | 이강훈(옮김) | 열린책들 (펴냄)  





제임스 조이스 영문학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이 분의 작품은 반드시 읽지 않을까? 몇 년 전 일반일을 대상으로 한 영어 원서 읽기 모임을 잠시 참여 했었다. 지도해 주시는 분이 대학에 영문학 강사로 나가시는 분이었는데 원서 읽기 전에 워밍업으로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의 연설물을 읽게 하셨고 이후 첫 작품으로 다 함께 읽은 것이 제임스 조이스의 《더블린 사람들》이었다. 문학에 무지하던 나는 그날 제임스 조이스를 처음 알게 되었다. 영국인들이 사랑하는 작가 제임스 조이스! 아일랜드 더블린에는 그의 이름을 딴 거리도 있으며 아일랜드에서는 해마다 그를 기리는 축제도 한다고 한다. 교수님은 축제 기간에 더블린을 방문했고 제임스 조이스가 살았던 당시 분장을 하고 길을 걸었다는 말씀을 하신 기억이 난다. 상대적으로 우리나라는 우수한 문인들이 많지만 그들을 기리는 축제나 행사가 적어서 안타깝다는 말과 함께.




이 책에는 제임스 조이스의 중단편  《애러비 》 《가슴 아픈 사건》 《죽은 사람들》의 세 작품이 실려있다. 비교적 두 작품보다 길이가 긴 《죽은 사람들》이 가장 인상 깊었다.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소설 초반에는 시끌벅적한 분위기이다가 후반부에서 주인공 게이브리얼의 아내가 과거에 사랑했던 소년의 죽음을 떠올리면서 급반전 된다. 분위기 전환이 가장 눈에 띄었고 책의 제목이 내겐 깊이 각인된다. 크리스마스 파티에 참여한 사람들은 다양했다. 관리인의 딸이자 친척인 릴리, 그의 두 고모들,  의사 브라운 씨, 프레디 씨 등 저마다 자기 주관이 또렷한 사람들이었다. 파티가 무르익고 파티 참석자인 바텔 다시 씨가  《오림의 처녀》라는 노래를 불렀다. 아일랜드 곡조의 슬픈 가사, 집으로 돌아온 게이브리얼은 아내의 안색이 달라진 것을 느꼈고 그레타는 과거에 사랑했던 소년의 죽음을 이야기한다. 아! 가슴 아픈 사연이 있었으니... 소년의 죽음은 노랫말처럼 비통했다. 잠든 아내를 바라보며 게이브리얼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어쩌면 우리는 살아있으되 모두 죽은 사람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삶에서 죽은 사람들과 조우하고 있다. 나의 예를 들면 돌아가신 할머니는 돌아가셨으되 내게 그 분은 추억으로 살아계신다. 꽃다운 나이 스물두 살에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던 귀갓길에 차사고를 당한 내 친구도 아직 내게는 추억으로 살아있다. 나는 나이 들었지만 그 친구는 늘 스물두 살의 모습으로... 나머지 두 단편이 주는 느낌도 강렬했다. 더피 씨와 시나코 부인의 짧았던 사랑은 시나코 부인의 안타까운 죽음으로 끝났다. 문학에서 다루는 사랑의 형태는 다양하다. 이 작품의 마지막 문장에 마음을 울렸다. 그는 기억이 그에게 말해 준 진실성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약이라고 했던가? 너 없이는 살 수 없을 것 같은 강렬한 사랑도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바래진다. 죽을 만큼 아픈 시억도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아문다. 영원한 사랑 위에 무한한 시간이 있다는 것을 나는 오늘도 깨닫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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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다운 - 대가속 시대의 종말, 더 좋은 미래의 시작
대니 돌링 지음, 김필규 옮김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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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다운』 



대니 돌링(지음) | 김필규 (옮김) | 지식의날개(펴냄)




모든 것이 느리게 가는 시대이다. 대가속의 시대는 멈췄고 폭주하던 것들은 속도를 줄이기 시작했다.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사람들은 속도에 집착했고 더 빨리, 더 멀리 가는 것을 목표로 했다. 말을 타던 사람들이 자동차를 탔고 비행기로 하늘을 날았고 우주탐사까지 인간은 점점 더 속도에 익숙해졌다. 개인 sns만 봐도 그렇다. 내 학창 시절은 휴대전화가 없었지만 친구들과 시내의 서점에서 스마트폰이 없어도 엇갈리지 않고 만날 수 있었다. 지금은 약속 장소로 가는 동안도 참지 못하고 계속 카톡을 주고받으며 걸어간다. 우린 어쩌면 '속도'의 노예가 된 사람들이 아닐까 생각을 해 봤다.




며칠 전에 대가속의 속도 지연에 대한 지역 교수님의 포럼을 잠시 들은 적이 있다. 이 책은 과연 이 시대의 지표를 어떻게 읽어낼까? 가장 먼저 그 늘어나는 속도가 줄어든 것은 '인구'였다. 인구는 오히려 마이너스로 뒷걸음치고 있다. 경제발전 속도도 점점 늦어진다. 사상이나 철학 등 학문의 측면에서도 고도의 지식이 발달해서 검색 하나로 다 끝이라고 생각할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학문 태동기의 가속도만 못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줄어들지 말아야 할 것들 예를 들면, 작은 곤충이나 이름 모를 식물들의 멸종 속도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건 아닌지 싶은 생각도 해본다.




책을 읽는 내내 속도의 양방향성에 대해 생각해 봤다. 책의 저자가 영국인이라 적절한 비유는 아닐 수도 있겠지만 우리의 아버지 세대는 그야말로 가속도를 온몸으로 겪어낸 분들 아닐까? 대가속의 시대는 아버지 세대의 삶의 문화를 만들어냈다. 아니할 말로 자고 일어나면 아파트 한 채씩 지어지던 건설의 대가속을 겪은 세대, 삼풍 백화점과 성수대교가 무너지고 그 죄없는 목숨들을 앗아간 이후에도 우리는 속도를 줄이지 못했다. 지난 1, 2세기 동안 거의 가속도 붙은 삶을 살아냈다. 저자는 속도를 늦춰야만 이 재앙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고 한다. 




저자는 영국의 유명한 사회지리학자로 인구, 통계, 역학, 수학 분야를 두루 섭렵한 인재다. 저자는 왕립지리학회, 왕립통계학회, 왕립예술학회 등 저명한 단체에서 대가속에 대한 연구를 오래 한 분이다. 책에서 통계처럼 수치로 보여주는 그래프는 감소의 증감을 더욱 실감하게 했다. 물론 미래에 대한 부분은 가상이지만 명확한 수치로 보는 미래라 두려움이 크다. 슬로 다운이 어느 한 영역에 걸쳐 나타나는 문제가 아니라 전 영역에 걸쳐 세계는 지금 '슬로 다운 상태'에 있다. 저자는 슬로 다운의 신호는 조금 특이한 곳에서 잡았는데  그것은 바로 '부채'였다. 미국의 학생들이 많은 빚을 떠안고 사회로 나아가는 것, 젊은 세대들의 갚을 수 없는 빚의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가? 이럴게 볼 때 우리나라 청년들은 더욱 심각하다. 




저자는 '시간선(timeline)'이라는 독특한 그래프를 사용했다. 처음에는 낯설었는데 차츰 그림과 수치가 섞인 이 독특한 형태의 그래프에 익숙해지니 그래프 자체가 하나의 이야기가 되는 듯했다. 또한 기후와 기온의 문제도 꼭 짚고 넘어갔는데.  모든 것이 슬로다운 하는 시대에 유일하게 오르기만 하는 것이 있다. 바로 '기온'이다.  




인구의 슬로다운은 10년 단위가 아닌 세대 단위로 진행된다. 인구 챕터는 정말 흥미로운 자료들이 많았다. 이것을 반갑다고 해야 하나 모르겠지만 책의 저자가 인구 감소의 사례로 한국을 든 것 정말 눈에 띄었다. 한국의 인구 감소에 대해서 저자는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고 표현했는데 이 표현 정말 무섭다. 한국의 인구감소에 대해 저자는 특별 사례로 여러 가지 표현을 했는데 한 문장만 가져와 보겠다.

Y 세대로 태어난 한국의 아이들(1982~2011년{은 자녀를 한 명만 낳는 게 일반적이 됐다. 두 명을 갖는 것보다도 아예 낳지 않는 경우가 더 많았다. 2019년 대한민국의 농어촌 지역에서는 글을 읽을 줄 모르는 70대 할머니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간단느 소식이 전해졌다. 그만큼 교실을 채울 아이들 숫자가 부족했던 것이다. 뭐 저자의 말처럼 교실을 채우려고 할머니들을 학교로 보내는 것은 물론 아니다. 저자 나름의 풍자적인 문장이라 생각한다. 그 외에 많은 나라의 인구 감소 사례를 제시했으나 한국의 사례를 보고 너무 충격이어서 다른 나라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우리의 현실이다. 왜 먼 나라 학자도 인지하는 사실을 우리나라 인구학자들은 예측하지 못했나? 인구 정책은 최소 한 세대 앞에 세우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냐고! 아! 내 나라 내 조국 우리 대한민국은 인구 정책을 실패한 나라의 예시로 역사에 남을 것 같다 다. 심각한 일이다.





슬로 다운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다. 분명한 것은 코로나19 이후 슬로 다운은 더욱 심각한 어젠다가 되었다는 것이다. 다가오는 슬로다운을 애써 외면하지 말고 연구하고 정책에 반영해야 할 것이다. 그동안 읽은 미래학, 인구학, 사회학 도서 중에 너무나 잘 만들어진 책이라는 생각을 했다. 읽는내내 감탄한 이 책을 널리 알리고 추천하고 싶다.





출판사 지원도서를 읽고쓴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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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칙한 이준석 THE 인물과사상 2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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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인물과 사상 02 발칙한 이준석





강준만 (지음) | 인물과 사상사(펴냄)





강준만 교수님의 인물과 사상 시리즈 이번에는 또 어떤 인물의 어떤 면모에 대해 서술할지 몹시 기대되었다. 이 시리즈 1권 《단독자 김종인의 명암》을 읽었다. '성역과 금기에 도전한다'라는 슬로건으로 우리 사회 '실명 인물 비판'이라는 과감한 길을 걸어온 《인물과 사상》은  운영 여건상 종간되고 이후 이 시리즈가 책으로 출간되어 반가웠다. 저자는 1권에서도 그랬지만 문재인 정권의 '소통 불능'을 먼저 다루었다.  




책 1권에서 저자는 비판의 종류를 크게 두 가지로 나누었다. '너 죽어라' 식의 비판과 '너 잘 돼라'의 비판. 다소 거친 문장이긴 하지만 너 죽어라 식의 비판은 서로에게 비효율적인 비판이다. '네가 바르게 잘 되고 잘 살아야 나도 잘 산다'는 공생의 가치를 모르는 정치인들. '소탕'이 아닌 '소통'을 지향하는 비판이 되고 싶다는 강준만 교수의 서문이 와 닿는다. 이번 부터는 보수와 진보 양 쪽을 고루 비판했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이준석 의원에 대한 비판이 가장 먼저 서술되었다. 




이준석의 이준석이 실패함으로써 오히려 세대교체의 가능성과 의미를 죽이는 역풍이 부는 게 아니냐는 반혼도 가능하겠지만, 그 반대의 해석도 가능하다. '이준석 돌풍'이 많은 사람들에게 선서한 '자기 효능감'과 '정치적 효능감'은 결코 사라질 수 없는 것이다. P69  저자는 이준석의 발칙함이라고 묘사되는 넘치는 자신감을 잘 관리하면서 말과 행동을 한 번 더 생각해 보고 소신 있게 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삼성을 한국 현대사의 거울이라 표현한 점에 대해 '삼성'이 주는 상징성에 대해 언급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약소국가 프레임에 갇혀있던 한국인들에게 세계속 삼성 가전과 삼성 제품을 알린 삼성과 현대 자동차. 이것은 나도 가끔 느낀다. 외국 소설을 읽다가 문득 현대 차의 이름을 발견하는 경우가 있는데 아무 연관도 없는 낯선 나라의 소설에서 발견하는 현대 자동차의 이름이 주는 반가움이 있다. "세계에서 한국을 알린 점은 삼성과 BTS가 다를 바 없지만 전자는 너무 크고 많은 비리를 저지른 반면, 후자는 깨끗하다는 차이밖엔 없다. "P110




BTS 노래 가사 중 《DO YOU》라는 작품에서 너의 꿈 너의 취미, 이해를 하니? 눈치만 덜 봐도 바뀌는 건 참 많지/ 주인으로 태어나 왜 노예가 되려 하니. 라는 부분이다. 흙수저 아이돌로 출발한 BTS 는 지금 그 자체의 너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전해준다. 방탄의 노래 가사는 연령과 국경을 초월하는 힘이 있다. BTS가 주는 위로와 긍정, 희망, 연대와 소통의 메시지를 정치인들도 좀 참고했음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챕터였다.  




또한 책은 막말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홍준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21세기의 화두는 무엇인가? 앞으로 우리나라의 지도자는 이 21세기의 화두를 선점하는 사람에게 있다면서 그 말을 실천할 수 있을지는 글쎄 지켜봐야 할 일이다. 여야를 떠나, 우리 정치가 해결해야 할 문제들은 너무나 많다.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이 보이는데 과연 우리 정치의 배는 어디로 항해하는지! 이번에도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책 강준만 교수의 인물과 사상 시리즈 3권을 기다려진다.





출판사 지원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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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륜 선생 세트 - 전2권
송현 지음 / 창해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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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륜 선생』 1, 2권 



송현 자전소설 | 창해(펴냄)





책의 문장, 학생의 최대 적은 '무능한 교사'라는 말에 공감한다. 노력하지 않는 교사, 정체된 교사가 제일 문제다. 아이의 입장에서 '교사'는 아이가 처음 만나는 '사회'이다. 내 주위 어느 교사의 말처럼 교육공무원인 교사에게 '선생님'이기를  바라는 것 자체가 문제일까? 학생들의 교권에 대한 불신, 수업 중에 교실 문을 열고 들어와 선생 뺨을 때리는 부모, 교권은 추락해버렸다. 입시 위주의 교육여건 등 이런 사회적 구조 전반이 스스로 무능한 교사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닐까? 




1973년 유신 반대 학생 시위가 들불처럼 전국으로 퍼져나갈 때 교사의 신분으로 삭발을 했다. 삭발을 한 유일한 교사 송 현 선생님 본인의 자전적 소설은 무척 흥미롭게 읽혔다. 무궁화호를 타고 서울로 상경한 날, S 고등학교 교문 앞에서 교장 선생님을 만나기를 간청했고 수위는 그의 몰골을 보고 허락해 주지 않았다.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말이 딱 여기서 떠오른다. 마침내 모습을 나타낸 교장 선생님께 열정 있는 자세를 보였고 시범 수업, 일종의 테스트 과정을 통해 하윤 선생은 마침내 서울의 고등학교 국어 선생으로 채용된다.  




서울에서 교편을 잡고 가장 먼저 한 것이 차렷! 경례! 의 시대착오적인 군대식 인사법을 없애는 일이었다. 지금도 교실에서는 구호를 살짝 바꿔서 차렷 경례를 한다. 군인 정치에 반대하여 삭발을 단행한 교사 하륜이었다. 민주적인 교실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인사부터 과감히 바꾸었고 대신 학교 수위 아저씨들이나 외부인에 대한 인사는 깍듯하게 하라고 강조했다.  평소 이 학교에는 수위 아저씨에게 인사하는 학생이 한 명도 없었으니 이날 이후로 학생들의 인사 문화는 달라졌다. 수위 아저씨는  수위 인생 40년 만에 처음있는 일이라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책은 저자의 어린 시절 회상과 성장기 그리고 현재를 시간 이동하며 서술되었다. 그의 일생에 만난 위대한 은사들이 몇 명있었다. 외솔 최현배 박사, 함석현 선생 등이다. 국어 선생으로서 국어에 대한 각별한 애정은 책 전반에 드러났다. 영어를 폄하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국어 공부를 제대로 해야 함을 강조하는 하륜 선생. 수업 시간을 둘로 나눠서 국어 교과서 공부와 국어 교과서 밖의 것들을 공부하는 '교밖 공부' 시간으로 썼는데 고등학생들 사이에서 인기폭발이었다. 점심시간까지 할애해서 청강하는 학생들도 있었으니...




이 책을 읽으며 초등학교 시절부터 학창 시절의  교사들이 떠올랐다. '선생님'이라 부르지 않는 이유는 초등학생 그 어린 마음에도 '선생'같아 보이지 않는 자들이 너무 많았다. 그 시대에는 체벌이 '당연'한 문화였다. 어린 눈에도 체벌은 당연하지 않았던 걸까? 단 한 번도 매를 들지 않으셨던 아버지 밑에서 자란 나에게 체벌은 너무나 가혹하게만 보였다. 초등 1학년 때 내 짝은 심지어 'ㅇ'을 거꾸로 쓴다는 이유로 몇 차례 뺨을 맞았다. 짝이 왜 맞았는지 이유까지 기억나는 걸 보면 어린 내겐 엄청 큰 충격이었나 보다. 어떤 선생들은 감정적으로 학생을 때렸다. '자기 분풀이' 하는 느낌인지 아닌지 정도는 학생들도 구별 가능하다. 그 시절 친구들을 만나면 학창 시절을 떠올리며 지금 성인이 되어 생각해봐도, 우리 중에 초 중 고교 교사가 된 사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생'같지 않은 '선생'들이 많았다는 담소를 나누며 씁쓸해했다.




하륜 선생이  학생들에게 '교밖 공부'라는 내용으로 이야기 한 내용은 실로 엄청났다. 철학, 정치, 경제, 사회, 문학, 수학, 과학, 음악과 예술, 인문학 등 다양한 영역의 것이었다. 학생들은 어디 가서도 이런 내용은 듣지 못할 것이다. 엉터리 스승과 함량 미달 선지식을 경계하는 하륜 선생, 그의 제자들을 학창 시절을 떠올리며 하륜 선생님을 어떤 모습으로 기억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2권에서는 한국 문단의 신인 추천제도와 한국 문단의 민낯을 까발렸다. 만일 하륜 선생 같은 인물이 지금 있다면 다소 시대 차이가 있어서 요즘의 학생들은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다.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것은 하륜 선생의 솔직함과 용기로부터 얻는 희망이었다. 살아있는 생생한 교단, 교사와 학생이 서로 존중하고 자기주도적인 교육 환경 언제쯤 올까? 우리가 꿈꾸는 세상이 하루빨리 오기를 바라며 글을 닫는다.





출판사 지원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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