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인 소녀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6
하라 료 지음, 권일영 옮김 / 비채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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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죽인 소녀』 



하라 료(지음)/ 비채(펴냄)






촉망받는 음악 신동 소녀 유괴 사건.....이 한 문장으로도 충분히 호기심을 자극하는 소설! 하라 료의 《내가 죽인 소녀》를 만났다. 




'일본 문학' '추리소설' '하드보일드' 세 가지 키워드는 내게 살짝 거리감이 있었다. 글쎄, '거리감'을 두는 이유는 나의 편견 때문이었던 것 같다. 특히, 하드보일드 소설의 경우 이전에 여러 번 시도했지만 내 취향과 맞지 않았다... 그런데 이 소설은 제목부터 내 마음을 할퀴었다. 왜 죽인 것일까? 왜 소녀인가....?에 대한 물음으로 시작했다.  497페이지를 무려 보름간 가방 안에 넣어 다니며 생각나면 꺼내서 사진도 찍고, 읽다가 생각하다가, 나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었다. 



진지한 상황에서 느닷없이 유머러스한 시대를 꿰뚫어보는 저자의 관조적인 미소랄까?  하드보일드를 필기 꼼꼼히 챙기며, 마음에 드는 문장 일일이 적으며 읽어보기는 또 처음이다^^ 13년 만에 새 옷을 입고 출간된 《내가 죽인 소녀》. 주인공 사와자키는 한 통의 전화를 받고 작가 마카베 오사무의 집을 방문한다. 소녀 유괴사건에 휘말리게 될 줄을 상상도 못했겠지?











연행되고 나서도 여유만만한 사와자키의 품격(?)에 놀랍다^^ 그는 어쩔 수 없이 범인들이 원하는 거액의 현금 가방을 전달하는 의무를 맡게 된다. 목숨이 걸린 걸린 상황이고 잘되면 소녀의 목숨을 살릴 수 있을, 만약 실패하면 이 임무를 맡긴 경찰의 위신은 바닥, 게다가 납치된 소녀의 목숨을 보장할 수 없는 위기 상황이다. 나라면 거부했을 것 같은데 암튼 주인공 사와자키는 특유의 침착함과 여유로 사건을 떠맡는다. 





여기서 마카베의 손위 처남인 가이 교수의 사건 의뢰가 추가된다. 가이는 자신의 세 아들과 내연녀가 낳은 딸 지아키를 조사해달라고 부탁하는데.... 아들들과 딸은 각자 금전적인 위기에 처해있어서 사야카 유괴 사건의 용의선상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 여기서 생각지 못한 출생의 비밀과 옛 파트너인 와타나베 겐고, 오토바이 라이더 아쿠쓰 등 다양한 인물들을 하나의 스토리로 엮어내는 저자의 필력에 놀랍다. 또한 조연이지만, 마치 실존 인물인 듯 착각할 정도의 생동감 있는 묘사, 중간중간에 작가의 시대관을 알 수 있는 시대 풍자하는 문장들, 치밀하게 짜여진 스토리가 이 책의 매력이었다. 하드보일드 인 듯 아닌 듯, 살짝살짝 경계를 넘나들며 마지막 페이지까지 지속적으로 독자를 빨아당기는 필력이 정말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저자의 수상 이력은 내가 리뷰에서 다 쓸 것도 없이 너무 유명하고 알려진 분이라 다만, 책날개에서 본 작가의 외모가 잊히지 않는다. 담배 하나들 턱하니  들고 서있는 옆모습에서 이미 '나는 작가다. 니들이 여태 읽은 소설과 다를 것이다'라는 식의 아우라를 뿜뿜 뿜어내는 사진이다. 처음에 책을 펼치던 날 이 외모를 보고 나는 예상했다. 흠흠, 딱 보니 이 작가 작품은 대작이겠군...




나의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추천합니다....나처럼 하드보일드에 대한 경계(?)심을 가지신 독자님들께 더욱 추천합니다. 여태 내가 읽은 책은 하드보일드가 아니었어. 이 책이 진짜지!!!! 와우~~~  나는 진짜를 읽었다....










각 문단에 독특한 묘사, 받아 적고 싶은 문장들이 한 줄씩 나온다. 예를 들면, 시간 묘사(초여름의 더운 날씨를 설명하는 문장)에서 작가는 "초여름의 하루는 돈을 꾸기 위해 늘어놓는 서론처럼 길다."라고 한다.... 매 문장이 이런 식이다... 작가지망생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묘사를 하려면 이렇게 하시길^^





출판사 협찬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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