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이화의 동학농민혁명사 3 - 갑오년 농민군, 희망으로 살아나다 이이화의 동학농민혁명사 3
이이화 지음 / 교유서가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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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화의 동학 농민 혁명사 3권 



이이화 (지음) | 교유서가(펴냄)





이이화의 동학 농민 혁명사 제3권은 동학 농민군의 비참한 말로와 그 후손들의 고난으로 시작한다. 아들들은 연좌제로 죽임을 당했고 딸들은 원치 않는 시집을 가거나 팔려가야 했다. 사발통문에 이름이 올랐던 자들의 후손들은 거의 멸족을 당했다고 한다. 겨우  살아남았다 한들 그 비참한 삶을 말로 다 할 수 있었겠는가! 동학 농민 혁명의 정신을 되살려 손병희나 김창수(김 구)와 같은 인물은 항일 의병에 가담했고 독립 투쟁에 헌신하면서 민족운동을 전개했다. 놀라웠던 점은 배신자들이 꽤 많았고 그들의 이름이 역사에 가려질 뻔했다는 사실이다. 관군에 빌붙거나 친일파로 변신한 자도 제법 있었다. 황해도 해주의 아기 접주로 성장한 김 구 선생님은 민족운동의 상징이 되었다.




1장에는 동학 농민군 지도자들의 후손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었다. 전봉준의 사후 탄압이 더욱 심해졌고 오히려 이에 항거하는 투사도 많았다고 한다. 조선 총독 데라우치 마사타케 암살 미수 사건과 관련해 일어난 105인 사건으로 구속된 독립투사 편강렬 같은 이가 대표적인 예이다. 반면, 관군의 앞잡이가 되거나 친일 부역배로 악명을 날린 독사 같은 자들이 있었다! 또한 끝까지 의리를 지켜 죽음을 같이 한 투사도 있었으니 역사는 이들의 이름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처음에 읽을 때는 단순히 배신자들에게 화가 났었다. 리뷰를 쓰면서 다시 앞부분을 보니 과연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반역자들을 욕하고 친일파 후손들을 경멸하는 내가 만일 격동의 근현대사에 태어났다면 나는 나라의 독립에 무엇이라도 한몫 보탰을까? 또한 이 글을 읽는 당신이라면 어떨지 궁금하다. 






갑오년 농민이 기의할 때 나는 비로소 반일과 반봉건 투쟁을 개시했다.

-홍범도 일지


독립운동의 영웅하면 단연 홍범도 장군이 떠오른다. 근래의 장군의 유해를 국내로 모셔와서 얼마나 다행인가! 유해를 모셔오기 전에 홍범도 장군의 일대기를 책에서 읽었는데 장군의 말년은 가난과 고독으로 시달렸고 사람들에게 잊혀진 채로  쓸쓸히 돌아가셨다고 한다. 홍범도 장군은 조선의 독립 전쟁사에서 가장 큰 공적을 남긴 독립투사임에 틀림없다. 어린 나이에 진위대의 군인이 되었으나 모리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탈출했다. 성인이 되면서 늘 양반에 대한 적개심이 있었고 동학 농민 혁명이 실패하고 전봉준 장군이 순국한 사실을 안 이후에 그도 전봉준 장군을 따르려는 마음을 품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동학 농민혁명의 활발한 평가는 언제부터 이루어졌을까? 안타깝게도 미 군정 시기와 이승만 독재 시기에는 동학 농민 혁명에 대한 관심이 그다지 높지 않았다고 한다. 오히려 박정희 유신 시기에는 이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했고 반독재 민주운동 과정에서 새로운 평가를 원했다. 1994년은 동학농민혁명 100주년이었다. 이때 전주, 정읍, 고창, 광중 등 동학 농민군 활동이 활발했던 지역을 중심으로 기념사업단체가 발족했다고 한다. 바람직한 일이다. 뒤늦게라도 역사적 진실을 알아내고 미발굴 자료를 찾아내고 숨겨진 인물을 알아내는 것이 역사적 소명이라 생각한다. 





동학 농민혁명 운동 100주년을 맞아 역대 대통령들의 동학 농민혁명 정신에 대한 기념비 건립이 이어졌다. 전두환은 농민군 전승을 기리게 했고 전봉준 동상과 함께 유물 전시 기념관을 세웠다. "전봉준 할아버지가 이루지 못한 꿈을 내가 이루었다."라고 떠벌렸다는데 정말 어이없는 순간이다. 과거사를 다룰 때 우리는 어떤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까? 지나치게 과장해서도 안되겠지만 어떤 이익 집단이 따라붙은 것은 글쎄, 그 순수한 본질에서 벗어나 보인다. 개인적으로 각종 사료들을 연구하고 채록하고 발굴한 향토사학자들이 있었다는 점은 감동이었다. 검색해보니 평생을 동학 농민 혁명 관련 자료를 모으고 연구하신 향토사학자도 계셨다. 우리는 이러한 모습으로 역사를 사랑해야 하는 것이라는  교훈을 얻는다.

   




이 책의 부록 편은 분량이 제법 되었다. 동학 농민군이 직접 작성해 발표하고 전달한 문서는 거의 압수되어 불태워지거나 유실되었다. 책의 붙임 자료는 지금 전해지는 것을 거의 모두 모은 것이다. 전봉준이 잡혔을 당시 공초한 내용이 그대로 실려있었다. 정말 의미 있는 부분이다. 이런 자료가 다 남아있었고 그 자료를 모은 이이화 선생님께 깊이 감사드린다. 




책 후반부에 고부 군수 조병갑의 증손녀 조기숙의 108배 사과 발언 대목이 눈에 띄었다. 문제가 터지니 뒤늦게 사과를 한 것은 진정성 면에서 과연 믿을 수 있을까 싶다. 조기숙 본인이 탐관오리 조병갑의 증손녀로 태어나고 싶었겠는가? 무슨 연좌제도 아니고 혈연이라는 이유로 죄를 묻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거나 증조부가 부정부패로 축적한 재산으로 먹고 입고 그 자손들에게 물려주고 공부시키고 했음은 분명하다. 이 말에 의의가 있는 사람이라면 반대로 생각해 보라고 말하고 싶다. 김개남이나 전봉준의 자손들의 삶은 어땠을까? 독립운동가분들의 후손들은 어찌 살았는지 그걸 생각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조기숙 개인의 도덕성을 묻는 것이 아니라 친일 청산을 제대로 하지 못한 미 군정 하의 이 사회 전체 구조 시스템과 우리들의 성숙한 역사의식에 대해 묻고 싶다. 민중의 정신은 계속 이어져야 하고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다. 


 




리딩투데이 지원도서를 읽고쓴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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