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 - 한 사내가 72시간 동안 겪는 기묘한 함정 이야기
정명섭 지음 / 북오션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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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락



정명섭/북오션





올해 몇 권의 추리소설을 접하면서 나름 느낀 바가 있다. 나는 진정한 추리 장르를 기대했으나 대개 범죄물, 형사 소설, 경찰 소설이었다. 요즘 유행이 그러한가 보다 생각했지만 촘촘히 짜여진 진정한 추리물을 만나고 싶다는 아쉬움도 있다. 정명섭 작가의 책은 거의 대부분 읽으려 노력한다. 올해 만난 책만 해도 여섯 권. 정명섭 작가님은 주로 동화나 청소년 소설에 주력하는 분으로 알고 있었는데 성인 추리물로 만나니 또 다른 반전 매력이 있다.  평균 한두 달에 한 권씩 책이 나오는데 이런 다양한 아이디어와 필력에 매번 놀랍다. 



메인 서사를 말하자면  유명 배우였던 주인공 강형모는 뜻하지 않게 살인사건에 휘말린다. 피해자는 그가 한몫 잡으려 했던 돈 많은 중년 여성과 그의 아들, 딸이었다. 여인 미진의 집에서 시체를 발견하게 된 형모는 이 사건에 가해자로 지목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누가 그를 이런 생황에 몰아넣은 걸까? 무슨 원한이 있는걸까? 시체를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 옮기고 3일간 함께 여행을 간 것처럼 주위에 알린다. 연기자였던 그는 십분 연기력을 발휘하여 그럴듯하게 위장해놓고 범인을 찾아가는 스토리다. 그에게 주어진 시간은 72시간. 딱 3일뿐이다. 서미진의 동생 서욱철은 누나의 행방을 말하라며 압박해오고 뜻하지 않은 몸싸움까지 하게 된다. 결국 뉴스에 노출되고 도피 중이던 그는 더욱 쫓기는 신세가 된다. 그에게는 미진 말고도 정을 통하는 여자들이 더 있었다. 능수능란하게 거짓말이 밥 먹듯 하고  사람 생명을 쉽게 여기며 오로지 돈이 전부인 양 매달리는 인간들의 욕심이 치열하게 녹아있다.



 

강형모: 그는 왕년에 잘나가던 배우, 소극장 배우로 시작하여 영화로 옮겨오면서 대종상 남우조연상을 시작으로 한때 인기 많고 돈 잘 벌던 배우였으나 사생활 관리가 안돼서 팬들이 등을 돌리기 시작함. 마약한다는 소문이 퍼지고 여배우와의 스캔들 등등 한마디로 인생 추락한 인물. 돈 많은 여자 꼬셔서 한 몫 잡아보는 것이 꿈이다.

원준: 미국인 아버지의 혼혈아. 어릴때부터 자신을 바라보는 남들의 시선이 부답스럽다. 외할머니와 작가인 외삼촌과 살고 있음. 다슬이랑 이제 막 사귀려고 시작한 상태다. 어느날 갑자기 다슬이 사라지자 행방을 쫓는다.

서미진: 강형모의 애인 1. 죽은 전 남편에게 위자료로 받은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부자. 아들 딸 두 자녀를 두고 있음.

다슬: 서미진의 딸 대학생.

성환: 미진의 아들

서욱철: 미진의 동생. 강형모와 사이가 안 좋은 상태. 이름 그대로 욱하는 인물이다. 누나 밑에 빌붙어서 하루하루 살아가는데 사실 그 누나늬 정체는?

슬기: 우편취급소 알바. 강형모의 애인 2인데 강형모를 사랑한다. 단지 방법이 잘못 되었을 뿐.



정명섭 작가의 동화와 청소년 소설 위주로 읽다가 성인소설 만나니 새롭다. 영화 대본을 보는 느낌도 들었다. 아마 영화제작의 큰 그림을 그리는 작가의 의도인가! 가독성 좋은 반면 범인이 누구인지는 쉽게 알 수 없다. 왜? 기존의 추리소설처럼 형사나 전문가의 시각으로 쫓아가는 것이 아니라 강형모라는 평범한 인물의 눈으로 쫓아가다 보니 비전문적인 면이 많다. 따라서 범인 유츄가 쉽지 않고 이 점이 책의 재미라 할 수 있겠다. 올해 들어 여러 추리소설을 접하며 (실은 범죄 소설임)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무서운 생각이 든다. 과거의 추리물에서 부모나 가족의 철천지원수를 갚는다거나 대대로 내려오는 복수를 한다는 등의 필연적(?살인에 필연은 없지만) 인과성보다는 단순 욱하는 심리나 사사로운 욕심에 의해 저지르는 범죄가 많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시대상을 반영하는 것이 아닐까? 뉴스를 보면 저런 이유로도 사람을 그렇게 쉽게 죽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는 것처럼 말이다.  특히나 살인을 저지르는 인물들의 심리는 잘 모르겠지만 범죄가 예전보다 훨씬 더 가까이 와 있음을 생각하면 섬뜻하다. 



'72시간' 강형모의 행동과 심리를 쫓으며 제목이 왜 추락일까 생각해봤는데  그 이유는 책의 마지막 장면에서 알 수 있다. '추락'은 '다시 날아오름'의 반대말이라고 믿었던 적이 있다. 무조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나인데 역시 범죄물은 쉽지 않았다. 범죄물에서만 누릴수 있는 '사람의 심리'나 '행동'을 꿰뚫어보는 긴장감은 최고다. '추락'의 순간이 온다면 '다시 날아오를 수 있는 순간'도 반드시 함께 온다는 것을 잊지 말자.





네이버카페 리딩투데이를 통한

출판사의 도서지원으로 읽고쓴

주관적인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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