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 스토리콜렉터 49
데이비드 발다치 지음, 황소연 옮김 / 북로드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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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



데이비드 발다치 장편소설




에이머스 데커 시리즈 다섯 권 중 신간인 5권을 먼저 읽고 다시 1권으로 왔다. 추리소설 잘. 알. 못인 내게  총 다섯 권의 시리즈 도서는 꽤 큰 모험이었는데 의외로 흥미진진이었다. 사실 리뷰를 쓰면서도 빨리 2권 《괴물이라 불린 남자》를 펼치고 싶다는 생각 중이다. 5편에서 주인공 데커에게 연민 같은 감정이 생겨서 그의 이전의 삶이 무척 궁금했다.  전체 다섯 권 중 제 1권의 첫 문장을 작가는 얼마나 쓰고 지우고 다시 고쳐 썼을까? 나는 첫 문장을 몇 번이나 반복해서 읽었다. 



에이머스 데커는 그들 세 사람의 처참한 죽음을 언제까지고 아득한 푸른빛으로 기억할 것이다. 그 기억은 푸른 칼날이 되어 예기치 못한 순간에 그를 사정없이 찔러댈 것이다. 그는 그 기억에서 결코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세상에! 이 얼마나 저주스런 삶인가? 가족을 잃은 것도 모자라 그는 용의자로 조사까지 받았다. 이런 가족 살해 사건의 경우 항상 남편이 용의자라고 한다. 데커를 두 번 죽이는 일 아니었을까? 처남 조니 색스, 아내 카산드라 데커, 사랑하는 딸 몰리를 한날한시에 다 잃은 데커. 그는 삶을 포기한 채 하루하루를 연명한다. 나라도 그랬을 것 같다. 무슨 낙이 있겠는가? 살고 싶은 마음이나 들었을까? 안타까운 마음으로 주인공 데커를 따라가봤다. 범죄의 현장은 참혹했다. 




스물두 살에 미식축구 선수로 대학을 졸업한 그는 프로팀에 입단을 했으나 경기 도중 심각한 부상을 입고 선수 생활을 그만둔다. 그날의 사고가 그의 삶을 바꾸어 놓는다. 잠깐 죽었다 깨어난 그는 잉기억 증후군이라는 판정을 받는다. 아무것도 잊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것은 축복인가! 저주인가! 실제로 전 세계 수십 명이 과잉 기억증후군을 앓고 있다고 한다. 일종의 기억장애로 분류되는 이 질병은 별 일 아닌 날까지도 다 기억한다고 한다. 그날의 분오, 기쁨, 슬픔 등의 감정이 생생히 살아난다고 하니 섬뜩하다. 



오랜만에 예전 파트너였던 메리 수전 랭커스터를 만났다. 산발한 머리에 덥수룩한 수염, 20킬로그램이나 쩌버린 데커의 모습은 누가 봐도 노숙자다. 랭커스터는 벌링턴 경찰서 최초의 여형사이다. 그녀가 데커를 찾아온 이유는 바로 데커 가족 살인 용의자가 자발로 자수를 했기 때문이었다. 범인은 세바스찬 레오폴드. 데커는 입구의 브리머를 속이고 변호인으로 속이고 레오폴드를 만난다. 마침 그날 맨스필드 고교에 총기 사건이 발생해서 경찰 인력은 그쪽으로 다 나가있었다. 절호의 기회였다. 그는 범인을 만나 사건 당일의 이야기를 들었다. 15분간의 면담을 한 후 그는 도망치듯 빠져나오는데 낌새를 챈 경찰이 출동했다. 예전에 같이 일했던 매킨지 밀러 서장이었다. 




그가 졸업한 맨스필드 고등학교. 바로 옆의 육군 기지에서 일하는 군인 자녀들을 위해 세운 학교였다. 국방성이 군축을 실시하면서 부대는 폐쇄되었고 군인들이 빠져나가자 지역 경제는 숨통이 끊겨버렸다. 데커는 자신의 고등학교 시절을 회상했다. 학창 시절 그는 괜찮은 선수 측에 들었지만 프로팀 입단에는 실패한다. 클리블랜드 브라운스에 겨우 입학하지만 고작 한 번의 정규 시즌만 한 채로 선수 생활은 끝나버렸다. 그의 뇌는 영구 변형되었다. 캐시는 그를 담당한 신입 물리 치료사였다. 결혼 후 고향인 벌링턴으로 돌아왔다. 경찰 시험에 쉽게 합격했고 10년 동안 굵직한 범죄를 수사했다.  



메리 랭커스터 그녀에게는 다운증후군을 앓는 샌디라는 자식이 하나 있고 남편 얼은 건축업자인데 일이 별로 없다. 메리는 데커에서 공식 컨설턴트로 다시 수사를 도와달라고 요청한다. (이런 제도가 실제로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랭커스터가 데커의 임시 신분증과 출입증을 만들어줬다. 오랜만에 범죄 현장에 입성한 데커는 과연 과거의 수사 감각을 되찾을 것인가? 데커는 그 누구보다 가족을 잃은 피해자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 먼저 용의자인 멜리사 달턴이 들었다는  소리를 추적한다. 진공 밀폐 소리, 냉장고 문이 닫히는 소리, 차분히 단서를 따라가는 데커는 냉장고 안을 들여다본다. 역시나 작은 로딩독으로 연결되어 있고 문은 밖으로 나갈 수 있었다. 범인은 마치 데커를 놀리듯이 쉽게 왔다 쉽게 간 것이다!



세바스찬 레오폴드의 재판이 있는 날. 데커는 참석한다. 국선 변호인조차 거부하는 범인으로 인해 재판은 연기된다. 데커는 자신이 살던 집, 몰리와 랑하는 아내와 처남이 희생된 그곳으로 걸음을 한다. 놀랍게도 벽에 적힌 빨간 글씨. "나랑 형제하자"는 범인의 낙서! 도대체 누가 왜 이토록 잔인한 범죄를 저지른 걸까? 맨스필드 고교 사건과 데커 가족의 사건은 어떤 관련이 있는 걸까? 의문이 커지고 전에 읽은 5편보다 훨씬 몰입도 있고 생생했다. 이 시리즈의 첫 작품이라 그런 걸까? 소설에 삽화가 조금 들어가 있으면 어땠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해봤다. 



자신의 가족을 죽인 범인은 맨스필드 고등학교 총격 사건과 연관이 있었다. 데커와 범인의 줄다리기가 시작되고 범인은 조롱하듯 추가 살인을 저지른다. 용의자와 피해자를 중심으로 수상망을 좁혀가는데 범인은 의외로 유추 밖의 인물이었다. 거의 책의 후반부에 와서야 밝혀지는 범인의 정체! 물론 발다치는 범인을 찾아낼 키워드를 주지만 독자들은 눈치채기 못하고 3분의 2지점에 와서는 도대체 누구란 말이야 라는 생각이 들었다. 후반부에서 갑자기 추리되는 범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인물이었다. 범인에게도 사연은 있었으니! 그러나 그 어떤 가슴 아픈 사연이 있다 하더라도 죄를 정당화할 수 없음은 분명하다. 





추리소설이라고 펼치면 대부분 범죄소설이나 형사물이다. 살짝 아쉽기도 하다. 정말 추리 같은 추리소설을 만나고 싶은 마음?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괴물이라 불린 남자》, 《죽음을 선택한 남자》, 《플론, 저주받은 자들의 도시》, 《진실에 갇힌 남자》 등 출간되는 족족 베스트셀러 고공 행진인 데이비드 발다치. 전 세계적으로 1억만 부 이상 판매작가. 에이머스 시리즈의 여섯 번째 작품인 《Walk The Wire》도 출간되었다고 하니 정말 기대된다. 고대의 시인은 말했다. "불행을 잊는 것만으로도 이미 행복의 절반을 얻은 것이다." 너무 많은 것을 기억하는 우리들이다. 자, 2편으로 가보자!


 

 

네이버카페 리딩투데이를 통한 

출판사의 도서지원으로 읽고쓴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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