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곁에 두는 마음 - 오늘 하루 빈틈을 채우는 시인의 세심한 기록
박성우 지음, 임진아 그림 / 미디어창비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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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곁에 두는 마음



박성우




박성우 작가님은 2년 전 여름인가 신간 소개로 우리 지역에 오셨다. 책을 좋아하는 선배들이랑 같이 참석했다. 정말 더운 해였는데 더위도 다 가실 정도로 즐거운 시간이었다. 사진도 찍고 저자의 책 출간 경험 이야기를 들었다. 지금 생각하니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다. 박성우 선생님은 시와 청소년 시, 동시, 동화, 산문 등 연령을 넘나들며 다양한 작품을 쓰고 계신다. 원래 학교 교사였던 이 분은 집필을 위해 교단에서 내려오셨고 어머니가 계시는 시골 정읍에서 전업 작가로 활동 중이다. 글이 써지든 안 써지든 하루에 꼭 여덟 시간은 책상 앞에 앉아 계신다고 한다. 



어린이를 위한 동화 《아홉 살 마음 사전》 얼마나 아름다운 글이었던가!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이 함께 읽고 감동한 작품이다. 이번 에세이 역시 감동과 위로와 치료의 문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총 4가지 큰 주제로 소개된다. 그중 가장 먼저 읽어 본 작품이 『시를 쓸 때 손을 씻는다』였다. 시인이 문단의 초년생이었을 때 선배 문인이었던 천양희 시인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기회가 생겼다. 천양희 시인은 시를 쓰기 전에 자신의 몸을 낮춘다는 의미로 손을 씻는다고 한다. 손을 씻는다는 의미는 마음을 정갈히 하고 노력을 쏟을 준비를 하는 자세를 말할 것이다. 역시 프로는 다르다. 



저자의 딸에 대한 에피소드도 곳곳에 녹아있다. 실제로 《아홉 살 마음 사전》을 집필할 때 그 당시 어린이였던 딸과 나눈 대화가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하셨다. 갯벌 체험한 일화, 문방구를 다녀오며 딸아이와 나눈 대화, 바쁜 아내 대신 딸의 학교 앞 녹색 어머니 당번을 대신해 준 이야기 등이 따뜻하게 녹아 있었다. 저자의 유년은 어땠을까? 아무도 없는 빈 방에서 거울을 기울이며 놀았던 얘기, 미숫가루 한 통을 다 집 우물에 풀어서 뺨 맞은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노모에 대한 이야기도 애틋하다. 대 숲, 맷비둘기, 물까치, 호랑지빠귀, 소쩍새, 고추 모종, 호박 모종, 오후 세시면 찾아오는 어린 고양이  등은 저자의 풍부한 소재가 되었다. 우와! 자연에서 살아가는 일과 그런 용기를 낸 것이 부럽다. 책을 따라 나도 정읍으로 마음이 향한다. 방앗간, 떡집, 대장산, 철물점, 주단점, 신발점, 한복 집, 젓갈가게, 생선가게, 옛정읍경찰관사  등 추억만 남고 건물은 사라진 고향 마을을 따라가본다. 골목 어디선가 친구들이 부르는 듯 하다. 친구야 노올자~



책의 맨 마지막 장에서 돌아가신 아버지를 추억한다. 면서기라도 공무원이 되어야 한다는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글쟁이가 되었다는 박성우 작가. 책을 한 장 넘길때마다 추억이 한웅큼씩 따라 나왔다. 아픈 마음을 다독여보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출판사 지원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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