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짓, 기적을 일으켜줘 놀 청소년문학 6
팀 보울러 지음, 김은경 옮김 / 놀(다산북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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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짓, 기억을 일으켜줘


팀 보울러




지금 팀 보울러의 책 두 권을 나란히 앞에 두고 있다. 몇 개 관심 장르를 손꼽으라면 단연 청소년 문학이라고 말하고 싶다. 나는 《리버 보이》를 통해 저자의 작품을 처음 만났다. 그는 새벽 3시에 일어나 아침 7시까지 글을 쓰고 출근을 했다고 한다.  《미짓, 기적을 일으켜줘》는 저자의 첫 소설이다. 스타작가 반열에 오른 후의 작품인 《리버 보이》를 먼저 읽고 작가의 첫 소설을 나중에 읽게 되었다. 《리버 보이》에서 열다섯 살 주인공 소녀 제스가 있었다면 《미짓, 기적을 일으켜 줘》에는 놀림당하는 아이 미짓이 있다.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진 두 아이가 궁극적으로 하나로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 



어른도 아이도 아닌 애매모호한 시기. 두 아이다 힘든 시기를 통과해 어른이 되기 위해 삶을 헤쳐나간다. 상처 입은 두 아이에게 유일하게 위로가 되는 매개물이 있었다. 제스에게는 강이 있었다면 미짓에게는 바다가 있다. 물론 미짓은 남다른 아이다. 발달이 더딘 아이, 장애를 가진 아이, 얼굴이 일그러지고 못생긴 아이, 자신이 태어남과 동시에 엄마의 죽음으로 인해 가족들에게 불행의 시작으로 여겨지는 인물이다. 태어나자마자 엄마를 잃은 것도 슬픈데 자신 때문에 엄마가 죽었다는 부채의식을 가지고 있다. 미짓이라는 이름도 난쟁이, 꼬마라는 의미다. 형은 그를 부끄러워 한다. 사람들 앞에서는 잘해주는 척하고 둘이 있을 때는 온갖 말로 상처를 주고 폭력을 행사한다. 발작 증세가 발현되면 사람들은 소름 돋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고 그의 의식은 사라졌다.



언어표현이 힘든 미짓은 끊임없이 속으로 생각한다.  일반 청소년들 이상으로 깊은 사고를 하는 미짓. 어리석은 사람, 키가 자라지 않는 무시의 대상은 바로 미짓이 아니라 그들이었다. 팀 보울러는 무거운 주제를 강과 바다라는 서정적인 자연물로 녹여낸다. 장애를 가진 부모의 삶을 생각해 본 적 있는가? 책 속에서 학대당하는 미짓의 모습은 실은 현실에서 더 끔찍한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 간질 발작을 일으키는 동생이 미워서 마구 구박하는 아이를 본 적이 있다. 누구를 나무라겠는가? 당사자들만 아는 고통을. 단지 미짓과 다른 점은 미짓에게는 강렬한 꿈이 있다. 그의 열망은 비장애인인 우리보다 훨씬 숭고하고 우월했다. 어쩌면 열정에 관해서 미짓과 비교한다면 오히려  장애를 가진 것은 우리들이 아닐까? 별다른 꿈 없이 청소년기를 보낸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아버지는 늘 형의 편이다. 형 셉은 요트클럽 학생부 소속 최고의 키잡이였다. 열세 살 때 혼자서 무역풍을 타고 영국 해협 중간 지점의 바다를 통과해 올드레이로 돌아온 이력이 있다. 요트 경기의 우승자이고 인정받는 존재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저마다 다른 재능을 발견한다. 미짓의 아버지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무심히 내뱉은 말 한마디로 인해 아이들이 상처받지는 않았는지 돌아보았다. 



미짓은 바다로 나갔다. 실로 대단한 모험이었다. 다들 만류했다. 너는 안된다고! 바다에서 발작을 일으키면 어떡하냐고! 보는 나도 아슬아슬했다. 버려진 요트 하나를 발견한다. 정박해 있는 요트는 미짓의 마음을 완전히 빼앗아 버린다.  미짓은 항해는 원했다. 아버지는 그것을 '망상'이라고 말했다. 미짓은 가끔 엄마를 떠올려본다. 유일하게 미짓의 말을 들어주는 제니. 미짓은 제니와 좀 더 소통하고 싶어 하지만 형이 틈을 주지 않는다. 바다로 나간 미짓은 어느 날 요트에서 조셉을 만난다. 기적의 사나이, 미러클 맨이라 불리는 조셉. 능숙한 솜씨로 페인트칠을 하는 노인. 약간 괴짜 같기도 한 노인을 만난 미짓. 그를 통해 미짓은 자신의 내면에 있던 재능과 에너지를 발견한다. 



그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그가 상상하는 대로 된다는 사실은 통쾌하면서도 혼란스러웠다. 밤마다 그를 괴롭히던 못된 형, 마지막에 죽어가는 형의 입으로 조셉이라는 본명을 알게 되었다. 아! 입에서 탄식의 감탄사가 절로 튀어나왔다. 죽일 듯이 미운 형에게 복수를 할까? 용서할까?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책에서 만나보시길.



성장소설의 대가 팀 보울러 두 권의 책에서 만나본 그는 삶과 죽음, 장애와 비장애, 꿈과 현실 등 많은 주제를 말하고 있다. 청소년들에게는 필수로 나처럼 덜 자란 어른들에게도 권하고 싶다.  두 책의 주인공 제스와 미짓은 내 아이 일수도 있고 교실에서 만나는 수많은 아이들 중 한 명일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제목에서 기적을 일으키길 원했지만 기적이 아니라 노력이었다. 소설은 바로 우리들의 삶이다. 





네이버카페 리딩투데이로부터

출판사의 도서지원을 받아 읽고쓴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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