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의 왕자 - 노천명 수필집 노천명 전집 종결판 2
노천명 지음, 민윤기 엮음 / 스타북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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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천명 전집 종결판



언덕의 왕자


노천명 접집 종결판 《언덕의 왕자》에는 총 112편의 수필이 실려있다. 노천명 하면 사슴이 떠오르고 시인인 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많은 산문을 남겼는지는 몰랐다. 그의 산문에는 고향인 황해도 사투리가 많다. 여성 작가의 문학에서 황해도 사투리를 들으니 반갑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간혹 뜻 모르는 단어도 있었으나 느낌으로 넘어갔다. 수필은 총 일곱 개의 주제로 나뉘었다. 《꽃과 나비》, 《나》, 《봄 여름 가을 겨울》, 《생활의 발견》, 《사람》, 《산 바다 여행》, 《여성의 눈으로 》등의 카테고리로 묶여있다. 참으로 개인적인 글이었다. 수필에는 그 사람의 삶이 오롯이 녹아있다. 아무리 거짓으로 꾸미려 해도 티가 난다.



《목련》 점잖은 꽃, 기품 있고 고귀한 꽃. 목련을 바라보는 화자의 시각이 나와 같다. 나는 나무에서 피는 꽃 중에 목련을 가장 좋아한다. 이른 봄 짧게 피고 이내 지는 목련이 그립다. 아름아름 봉우리를 열었을 때 마치 그 모습을 보기 위해 1년을 살아온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사랑하는 목련을 보려고 봄을 기다린다.



서울 상경의 경험을 녹인 《시골뜨기》에서는 사투리가 흠씬 묻어났다. 서울 와서 처음 사귄 친구 이름은 인순이다. 해외 문학파들과 교류하고 많은 문인들과의 만남이 있었다. 노천명은 수필 《교우록》에서 친구란 우리 생활에 있어 생명수와 같은 것이라 표현한다.  우정과 신의를 부르짓던 사람들이 어쩜 그리도 쉽게 변한단 말인가! 젊은 시절 그의 삶에서 모윤숙 시인을 빼놓을 수 없다. 20대 시절 같은 학교를 졸업했고 동료 문인으로써 많은 교류가 있었다. 그래서 둘 다 친일에 대한 생각이 비슷했나? 아무튼 모윤숙은 죽을 때까지 반성 없이 왕성하게 활동을 했던 1인이다. 



산나물을 사고 장을 본 이야기, 귀여운 조카에 대한 이야기, 편지의 추억, 여기자 생활의 애환, 등산에 대한 생각, 해방된 조국에 대한 단상 등 소소한 이야기가 일기처럼 펼쳐진다. 일제 강점기에 대동아 전쟁의 찬양 시를 쓰던 그녀가 《아름다운 여인》이라는 작품에서 해방 후 순국의 처녀 유관순을 찬양하고 논개의 『애국한정』을 논할 때 참으로 마음이 헛헛하다.  감히 유관순을 입에 담다니 화가 치밀기도 한다.  아무리 훌륭한 작품을 남기더라도 결국 역사는 평가하고야 만다. 노벨상 후보로 올랐지만 성추행으로 인해 누군가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원로 시인이 생각난다.



마지막 장 여성관에 대해서는 놀랍다. 지금 우리가 가진 고민과 별반 차이가 없다. 큰 차이가 없다는 사실이 슬프다. 과연 결혼이냐? 직업이냐? 여성으로써의 고민과 가부장적인 조선의 제도에 맞서 여성으로써 문학의 길을 간 점, 노천명은 지극히 자신을 사랑했다. 글에서 자기애가 묻어난다. 누군들 그렇지 않겠느가만은 이제 하늘나라에서는 당신이 그토록 원한 평범하고 사랑받는 여인의 삶을 살길 사슴같이 고고한 여인의 길을 걸어가기 바란다. 노천명 전집 종결판 세 권의 리뷰를 마치는 마음이 참으로 애틋하다. 노천명의 작품들은 허전하고 텅 빈 현대인의 가슴을 촉촉이 적셔 줄 것이다.



네이버카페 리딩투데이를 통한

출판사의 지원도서로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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