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작은 도서관
안토니오 G. 이투르베 지음, 장여정 옮김 / 북레시피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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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작은 도서관





안토니오 이투르베 장편소설



나는 이것이 소설이기를 바랐다. 안타깝게도 이것은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있다. 디타 크라우스(1929~  )의 아우슈비츠에서의 생존 기록이다. 그녀는 프라하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났고 1942년 체코의 테레진에서 다시 아우슈비츠로 보내진다. 히틀러는 유대인의 자유를 제한하는 법을 만들었고 책의 내용처럼 수만 명의 유대인들이 아우슈비츠의 가스실에서 희생되었다. 죽어서도 그들은 한 몸 누일 곳 없이 소각장 한 줌 재로 사라져버렸다. 이 같은 범죄를 저지른 히틀러는 단 한 방의 총으로 생을 마쳤고 사람의 탈을 쓴 멩겔레는 도피 생활 끝에 천수를 누리다 죽었다. 책을 읽는 내내 울음이 북받쳤다. 명분 없는 전쟁과 민간인 학살 더군다나 한 인종에 대한 말살이라니! 신이란 존재하는가? 주여! 이 이름을 몇 번이나 불렀다.



죽음도 도매급으로 이뤄지는 아우슈비츠에서 알프레드 허쉬가 학교를 세운다. 세상에 학교라니! 죽음이 바로 발밑까지 닿아있는 이곳에서 학교를 세우고 여덟 권의 책으로 도서관을 운영한다. 물론 나치 대원들은 전혀 모른다. 생명 처리장인 비르케나우 강제수용소, 밤낮으로 화덕에서 시체를 태웠다. 청소년 담당 체육 교사였던 허쉬는 '가족캠프'로 알려진 이 BIIb 캠프에서 아이들을 모아놓고 볼 수 있게 해 달라고 관리 당국을 설득했다. 부모들의 노동력을 훨씬 효율적으로 동원할 수 있다는 설득에 나치의 허락을 받았다. 막사 안 스무 명 남짓, 반마다 교사도 있다. 그룹별로 구구단이며 이집트 전염병 이야기 등 서로의 수업 내용이 뒤섞이지 않도록 속삭인다. 



1939년 3월 15일 프라하. 무장 군인과 트럭이 도시로 들어왔다. 그 당시 디타는 아홉 살이었고 가족과 함께 이송되었다. 자유를 잃어버린 날 디타는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 죽음의 냄새를 알아버린 나이. 열네 살이 된 디타는 가슴에 책을 품었다.  매일 노역에 시달렸다. 헐벗고 못 먹고 못 씻으니 전염병이 돌았다. 시체를 치우는 것은 같은 막사 안에 있는 사람들. 시체는 구덩이로 던져졌다. 전쟁이 정점에 달하자 수용인원은 과부하 상태가 되었다. 배급 횟수는 더욱 줄어들고 나치의 스파이가 숨어 있지 않은가 서로 의심까지 한다. 



멩겔레 박사 등장할 때마다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그가 저지른 만행을 검색해보다가 치가 떨렸다. 성경에 나오는 사탄, 악마의 모습이 이것일까? 아버지의 죽음, 허약해진 엄마 그래도 디타는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다. 디타에게 책은 어떤 의미일까? 책은 희망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이곳도 사람 사는 곳인가? 사랑이 싹트고 친위대 장교인 빅토르는 수용자인 르네를 좋아한다. 프레디는 약물 과다로 죽는데 의문의 죽음이다.  루디와 프레드는 슬로바키아 국경까지 무작정 도망쳤다. 낮에는 숨어있고 밤에 움직였다. 몇 번이나 들킬 뻔한 위기를 맞이한다. 정말 다행히도 레지스탕스를 만나 도움을 받는다. 루디 로젠버그는 전쟁이 끝나고 어마어마한 진실을 보고서로 쓰고 교수로 활동한다. 이와에도 많은 등장인물들 모두 실존 인물들을 바탕으로 했다.



디타의 어머니 엘리자베스는 자유를 찾은지 얼마 되지 않아 세상을 떠난다. 이제 고아가 된 디타. 아홉 살 어린 디타는 열여섯 살 소녀가 되었다. 동료 생존자인 오타 크라우스를 만나 가정을 이룬다. 그녀와 남편은 아우슈비츠의 수용담을 책으로 썼다. 끔찍한 기록을 남겨 후세에 길이 보존하고 다시는 전쟁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참으로 읽기 분편한 장면들이 많았지만 우리는 알아야 한다. 히틀러와 나치가 저지른 씻을 수 없는 범죄. 희생자들이 살아있으니 고통은 끝난 게 아니다. 유대인 생존자들의 트라우마는 엄청난 것이다. 가족을 두고 도망 나온 사람들은 그 죄책감으로 평생 악몽에 시달려야 했다.  막연히 이름만 알고 있던 아우슈비츠의 지옥을 체험해보았다.  지금도 전쟁의 고통에 시달리는 수많은 민간인들, 가족을 잃은 사람들이 있다. 방법은 하나 전쟁을 멈춰야 한다. 욕심을 버려야 전쟁도 끝날 텐데...



책을 읽는 동안 일제강점기의 조선인들이 떠올랐다. 대구 출신 위안부 생존자 이용수 할머니를 만난 적이 있다. 할머니의 손을 잡아봤는데 생각보다 강건하고 따스했다. "어두운데 밤길 조심해서 다니래이." 할머니가 내게 해 주신 한마디 말씀이었다. 그 생각만 하면 지금도 눈물이 흐른다. 조선의 소녀들, 당신들을 잊지 않겠다고 감히 말해본다. 지구 어딘가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전쟁이 계속되는 한 천국은 없다.





네이버카페 리딩투데이를 통한

출판사 지원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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