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슴의 노래 - 노천명 전 시집 노천명 전집 종결판 1
노천명 지음, 민윤기 엮음 / 스타북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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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천명 전집 종결판


사슴의 노래



어느 조그만 산골로 들어가 이름 없는 여인이 되고 싶었다는 노천명. 그녀는 죽어서도 꿈을 이루지 못했다. 《사슴》의 시인으로 그녀를 고귀한 사슴의 여인인 동시에 친일파로 기억하는 사람이 많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하고 과거사 청산 문제가 불거질수록 그녀의 이름은 더욱 부끄러운 이름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언나고 있다. 이번에 노천명과 동시대 시인들에 대해 깊이 연구하고 조사해본 바 그 시절을 살았다고 다 그녀처럼 제국주의 앞에 무릎을 꿇은 것은 아니었다. 같은 시대 같은 처지로 가난하고 연약한 여자였지만 끝까지 저항한 민족 시인들 문인들이 있었다. 그들이 있었기에 오늘날 해방을 맞이한 우리들이 있는 것이다. 




훌륭한 작품을 쏟아지듯 많이 내 놓았는데 잠시 일제에 동조한 것이 무슨 죄냐고? 그 시대에 태어났으면 너도 그렇지 않았겠냐고?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그 시대에 살아보지 않았으니 이렇게 가벼운 입으로 그들을 저울질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이런 글을 쓰는 내 가슴이 얼마나 에이도록 아픈지 모를 것이다. 가난한 나라 조선의 딸로 태어나 '이념'과 '선택'의 도마 위에 올라간 그들. 나라고 어찌 아프지 않겠는가? 어찌 그들이 가엽지 않겠는가? 그렇다! 나라도 그 시대에 태어났다면 그랬을지 모른다 치더라도 진실은 하나다. 어찌 된 이유건 민족을 배반한 죄는 값을 치러야 마땅하다. 동시대 항일운동가 출신 시인들이 시비며 문학관이며 자손 대대로 영광인 반면 노천명은 변변한 시비 하나 없다. 그나마 그의 시비가 세워질 당시 고양시 시민들은 반대했다. 참으로 아까운 재능이다.






식민지 이전 시를 읽으며 이토록 고고한 사슴의 여인이 끝까지 신의를 지켰다면?  일제에 타협하지 않고 저항했다면 오늘날 우리가 그녀를 얼마나 더 높이 샀을까? 나 역시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 예전에 유니클로에서 옷을 사 입고 일본 영화를 즐기며 그들의 상상력에 감동에 마지않던 내가. 나라를 위해 돌아가신 분들 앞에 서면 늘 부끄러운 마음이 드는 내가. 그녀의 시는 아름답다. 진솔하고 고귀하다. 서민들의 삶을 고스란히 옮겨놓은 시어들. 가난한 서민들의 삶을 정겹게 수놓은 시들도 많았다. 차라리 신이 그에게 문운을 주지 않았더라면. 시 쓰는 재능을 주지 않았더라면? 그가 소망하는 이름 없는 여인으로 살 수 있지 않았을까?




친일 문학을 다룰 때 이광수와 함께 빠지지 않는 인물이 서정주, 노천명 등이다..  학창 시절 전교조였던 국어 선생님께 귀에 딱지 않도록 들었던 친일 시인들이다. 선생님은 더러워 입에 담기도 싫다고하시던 인물들. 노천명의 절친 모윤숙은 이승만 정부와 결탁, 죽을 때까지 자신의 친일 행위를 반성하지 않았다. 노천명은 일본의 제국주의를 찬양하고 동조하는 시를 여러 편 썼다. 《님의 부르심을 받고서》 등과 같은 시는  조선 청년들의 전쟁 참여를 촉구하는 내용, 조선인 출신으로써 전사한 가미카제 특공대 병사들을 칭송하거나 전쟁을 독려하는 내용이다. 읽어보면 기가 막힌다. 




스타북스에서 노천명의 시 미발표작을 과감히 친일 시와 같이 수록한 점에 큰 박수를 보낸다. 위대한 시인의 굴곡진 행태이지만 그의 작품 전체를 큰 테두리로  보았으면 한다. 이후 해방이 되고 그는 《유관순 누나》 등 민족을 찬양하는 시를 쓴다. 민족 반역에 대한 죄책감을 사하기 위함일까? 마음 속으로 반성은 했는지 물어보고 싶다. 평가는 역사가 할 것이다. 




 네이버카페 리딩투데이를 통한

출판사의 도서지원으로 읽고쓴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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