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블린 하드캐슬의 일곱 번의 죽음
스튜어트 터튼 지음, 최필원 옮김 / 책세상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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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블린 하드캐슬의 일곱 번의 죽음

 스튜어트 터튼 지음





별 다섯개 다 주고 싶은 책! 추리소설을 쓰려면 이렇게 써야 한다고 말하고 싶은 책이다. 추리장르 '잘 알 못'인 나 같은 사람도 푹 빠진 책. 열일 제쳐두고 무섭게 집중하여 652페이지를 이틀밤 만에 읽었다. 주요서사에 등장하는 인물만 스물 네명. 인물관계도랑 메모해가며 따라 읽지 않으면 흐름을 놓치기 일쑤였는데 필기한 페이지만 노트 앞뒤로 다섯 장이 나왔다. 서평을 쓰기 전에 노트를 다시 펼쳤는데 신인작가가 이렇게 방대하고 치밀한 서사를 짤 수 있었는지 다시금 놀랍다.




주요 줄거리를 나열하기 이전에 한 가지 말하고 싶은 것이 있다. 이 책은 함부로 줄거리를 나열하면 안 되는 책이라고 할까? 책을 덮을 때까지 8일간의 사건이 얽히고 설켜있어서 자칫 스포가 될까 봐 매우 조심스럽다. 책표지 소개처럼 기억을 잃은 주인공 남자가 등장한다. 사실 주인공의 이름을 말하는 것이 하나의 스포인 셈이다. 왜인지는 책을 읽어보면 알 것이다. 표지에 '에이든 비숍이라는 남자가 기억을 잃었다' 라고 소개돼있는데 이 이름이 나오기까지 자그마치 200페이지를 나도 저자가 촘촘히 짜놓은 스토리에 속았던 것이다. 




책의 순서대로라면 순진한 독자인 나는 '서배스천 벨'이 주인공인 줄 알고 열심히 필기하며 읽다가 200페이지쯤 애나의 등장으로 알게 된 남자의 정체. '에이든 비숍'이라는 이름에 다시 한번 놀랐다. 주인공 남자가 숲속에서 일어나는 살인 사건을 목격하는 것으로 첫 장면은 시작된다. 그는 대저택 블랙 히스에 머물게 된다. 오늘밤 가장 무도회에서 대저택 주인의 딸 에블린 하드캐슬이 살해된다. 블랙히스를 떠날 수 있는 방법은 오직 하나. 사건의 부당함을 바로잡고 범인을 찾는 것이다.  




"겁먹지 마시오."라며 등장한 것은 중세의 흑사병 의사 옷차림을 한 남자였다. 어떻게 겁내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오늘 밤 열릴 가장 무도회 차림인가 생각해보지만 어딘가 섬뜩했다. 그가 제안한 게임은 실로 난감했다. 오늘, 그러니까 같은 날이 여덟 번 반복되며 깰 때마다 여덟 명의 각기 다른 호스트의 몸으로 깨어난다.  매번 같은 사건을 여덟 번이나 반복하는데 그 안에는 살인, 폭력 등 잔혹한 범죄와 술수가 숨어있다. 같은 일을 반복하면 범인을 쉽게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나 역시 책을 덮을 때까지 범인을 유추할 수가 없었다.




'풋맨' 그는 누구인가? 서배스천 벨의 팔에 깊은 칼자국을 낸 사람. 끊임없이 그를 죽이려고 한다. 오늘 밤 살인사건이 있을 살인사건과 풋맨으로 인한 공포감에 으스스 몸이 떨렸다. 하룻밤 자고 나면 나의 몸은 다른 사람으로 변해있다니! 그것도 같은 사건을 반복하면서 생명을 위협받으며 범인이 누구일지 수수께끼를 풀어야 한다. 정신만 그대로 옮겨가고 몸이 바뀌는 이 게임에는 주인공 말고 또 다른 참여자가 있었다.  단 한 명만 블랙히스를 벗어날 수 있다. 오직 한 명. 게스트끼리 서로 경쟁할 것인가! 협력할 것인가!




애나(애나벨 코커)와도 수수께끼처럼 풀어야 할 숙명이 있다.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이 떠오르면서 나라면 용서 하지 못했을 터! 에이든 비숍의 선택은 놀라웠다. 잘짜여진 타임 슬립. 그 안에 몸을 맡기고 책에 열중하다보니 침이 바짝바짝 말랐다.  블랙 히스의 가장 무도회에 온 손님 중에 범인이 있을까? 




그의 몸은 서배스천에서 집사인 콜린스로 그다음은 한량 도널드 데이비스에게로 여덟명의 몸으로 옮겨가는데 이제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 에블린의 살인사건에는 19년 전 있었던 살인 사건과 연관이 있다. 에블린의 남동생 토머스가 같은 장소인 호수에서 잔인하게 살해된 사건이었다. 이 집 관리인인 찰리 카버에게 살해되었다고 한다. 무려 19년 전의 살인사건이다. 공범이 아직 잡히지 않았다고 한다. 과연 에이든 비숍은 살아남아 범인을 찾아 증거를 가지고 밤 11시에 호수로 갈 수 있을까?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메인 서사 말고도 섬세한 배경 묘사에 혀를 내두를 지경이었다. 여덟 번의 삶을 산 비숍. 그는 내부에 존재하는 여덟 개의 인격이 각기 다르게 발현되는 것을 억누르는데 이를 보면서 인간의 심리묘사에 또 한 번 놀랐다. 성질 급한 나는 결말을 미리 알고 봐야 하는 '괴짜 기질'이 있는데 이 책은 꾹꾹 참다가 400페이지쯤 되는 부분에서 책의 맨 뒤로 가서 보고야 말았다. 그리고 다시 앞으로 와서 결말까지 읽어나갔다. 3인칭 전지적인 입장에서 내려다 봤을 때도 어색한 부분이나 '어! 이게 왜 이렇게 되지' 싶은 부분 하나 없이 완벽에 가까웠다.  보통 결말을 알고 보면 식상한 면도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영화 한 편 관람하는 느낌이랄까? 




추리 장르의 편견을 싹 걷어내는 책! 장르소설의 초심자로써 올해 마음에 드는 추리소설 몇 편을 꼽으라면 단연 이 책을 1위로 올리고 싶다. '하우스 프로덕션'을 통해 드라마로도 제작될 예정이라는데 정말 기대된다. 신인 같지 않은 신인, 방금 덮었음에도 가슴 두근거리는 흥분이 남아있는 책. 이 글을 읽고 있는 바로 당신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어서 읽어보시지요~!





네이버카페 리딩투데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지원받아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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