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 책 읽어드립니다, 한 권으로 충분한, 한 번은 꼭 읽어야 할
나관중 지음, 장윤철 편역 / 스타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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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나관중





우리는 여러 작가의 삼국지를 만났다. 이번에 한 권으로 된 삼국지를 만나기까지 사실 몇 번이나 완독에 실패한 책이다. 이십 대 시절에 만난 이문열의 삼국지. 제5권째 읽다 포기했다. 드라마나 영화, 게임 등 각종 콘텐츠에서 수도 없이 회자되는 삼국지. 안 읽었지만 왠지 다 읽은 듯한 느낌이 드는 책 중 하나다. 세월이 흘러 좀 더 성숙해진 내가 다시 만난 삼국지는 그 이전에 읽던 느낌과는 새롭게 다가왔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고구려였다. 의외로 삼국지에서 나는 고구려를 떠올렸다. 위, 촉, 오 세나라가 서로 겨루기를 할 때 우리나라는 삼국시대 초다. 이후에 좀 더 강해진 고구려였다면 삼국지의 한 장면에 등장했을까? 실제로 위, 촉, 오 시대 고구려는 동천왕이 즉위해 있었고 강대국으로 발전해나가는 초기이다. 위, 촉, 오 세 나라는 저마다 고구려에 동맹의 러브콜을 보냈을 터 이후 고구려는 동북아의 강대국으로 700년 역사를 보낸다. 위 ,촉, 오의 역사에 비하면 엄청난 기간이다.




두 번째로 드는 생각은 그들은 무엇을 위해 전략을 짜고 이렇게 치열하게 싸웠던가? 다소 어이없는 질문일 수도 있다. 한참 영토 확장할 시기였으니 전쟁은 다반사.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국지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들이 이렇게 목숨을 걸고 지키고자 한 것은 무엇인가? 그들의 신념은 정의는 무엇인지? 다들 정의롭게 살고 있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문제는 저마다 정의의 기준이 다르는 것이다. 유비, 조조, 손견. 이후에 통일한 사마염까지. 유비의 경우에는 조자룡을 얻기 위해 아들을 바닥에 내동댕이 치기까지 하는데 과연 그들이 그토록 간절히 바라던 것은 무엇이길래? 내 좁은 식견으로 유비의 행동은 다소 무모하게 보이기도 했다. 모두들 1독이상 씩 하고 박수 치는 삼국지를 삐딱하게 보고자 함은 절대 아니다. 다만 다들 길이라고 하는 곳이 어쩌면 길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봤다. 나 역시 삼국지를 좋아한다. 남자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라고 하는데 이는 남자들만의 책이 아니다.  조직생활, 사회생활에만 국한할 것이 아니다. 사람 살아가는 세상사 모습의 일면을 보여준다. 




이제 책 속으로 들어가 볼까? 스토리가 워낙 방대해 간단히 요약해도 몇 페이지는 나올 분량이다. 황건적의 난을 시작으로 위, 촉, 오는 세 나라는 저마다 책사를 두고 전력에 전략을 거듭하여 치열한 각축전을 벌인다. 사마염에 의해 진나라로 통일될 때까지의 스토리가 담겨있다. 몰론 이것은 픽션이다. 한나라 황실의 후손인 유비는 관우, 장비와 복숭아밭에서 의형제를 맺는다. 정사에는 없는 얘기. 십상시의 난이 일어나고 동탁이 군대를 끌고 와 이를 평정하지만 잔인한 성품으로 왕이 된 듯이 행세하다가 초선의 이간질을 통해 여포에게 죽임을 당한다. 유비와 장비는 원소에게 의탁하고 관우는 조조에게 적토마를 선물로 받지만 유비에 대한 충심은 변함없다. 원소는 관도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유비는 세 번이나 찾아간 끝에 공명을 책사로 받아들이고 적벽대전에서 승리한다. 관우는 조조를 죽일 기회가 있었지만 과거의 정을 생각해 살려준다. 손권은 형주로 쳐들어오고 관우는 당당하고 의롭게 최후를 맞이한다. 그의 시신은 조조에 의해 장사를 치르게 된다. 관우의 시신을 본 이후로 조조는 자신이 죽인 복황후와 동 귀인, 황자 등 수십 명의 원혼에 시달린다. 얼마 지나지 않아 조조도 죽는다. 그의 나이 66세 참으로 허망한 죽음이다. 조조의 아들은 한나라 황제를 협박하여 뺏다시피 왕위 자리를 찬탈한다. 한편, 장비 역시 앙심을 품은 부하들에게 암살당한다. 이 또한 허망한 죽음이다. 유비는 직접 나서며 동오를 쳐서 관우의 원수를 갚는다. 관우의 아들 관흥과 장비의 아들 장포가 이를 돕는다.  유비는 63세의 일기로 세상을 마친다. 아들 유선이 촉을 다스린다. 조비가 죽고 사마의에게 뒷일을 부탁한다. 위나라 승상 사마의가 죽은 뒤 사마소가 촉나라를 정벌한다. 사마염은 위나라 황제를 내쫓고 스스로 왕이 되니 이것이 진나라다. 영원할 것 같던 영웅호걸들이 바람처럼 사라지고 그들의 전략과 기개만이 회자되고 있다.




분열이 길면 반드시 통일이 되고

통일이 길어지면 반드시 분열된다.



정말 공감하는 말이다. 역사가 증거다. 고대 국가의 흥망성쇠를 보면 통일과 분열을 반복한다. 단순히 우리 민족만이 단합을 하지 못한다는 식의 식민사관을 벗어던졌으면 좋겠다. 위, 혹, 오 세 나라도 마찬가지다. 수없이 팽창과 분열, 질서와 무질서를 반복한 결과로 옥석을 가려 그 토대를 이루었다. 관우가 죽고 장비에 이어 유비도 죽도 영웅호걸들이 하나들 세상을 떠나자 처연한 슬픔이 밀려왔다. 삼국지를 읽으면 늘 호흡이 빨라진다. 앉아서 읽기 미안할 정도로 매 순간이 치열하다. 이십대에는 이런 스릴을 즐겼다. 하지만 나이가 들고 다시 읽으니 유비, 관우, 장비가 좀 천천히 갔더라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중원의 판도는 지금과 많이 다르겠지만... 




삼국지의 서술자는 누구이며 진정한 주인공은 누구인가? 이런 생각도 해 보았다. 원작자인 나관중이냐 이문열이냐 정비석이냐 황석영이냐 저마다 다른 매력이 있다. 조조는 이렇게까지 사악하고 간사하고 잔인한 인물이기만 했을까? 조조의 입장에서 서술한 삼국지라면 어떻게 쓰였을까? 혹은 손견이나 관우나 장비나 혹은 무너져가는 한나라 황실의 황제였다면 삼국지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몹시 궁금하다. 내가 읽고 싶은 삼국지는 감정 쏙 뺀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시각에서의 정사 삼국지다. 실제로 이 책을 대할 때 나는 최대한 감정을 빼고 읽어보리라 결심을 했었다. 그 어떤 등장인물에도 사사로운 감정을 두지 않겠다며 결연한 심정으로 읽었다. 




조조는 사람을 쥐락펴락 들었다 놨다 하는 매력이 있다. 물론 제 꾀에 스스로 넘어가긴 하지만, 조조 같은 지략가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만일 북한과의 외교관계에서 삼국지 인물 중 한 사람을 우리 측 대표로 보낸다면 누구를 보낼 것인가 이런 생각도 해본다. 삼국지 인물들을 실제보다 많이 과장된 면이 있다. 유비, 조조, 손견이 각축전을 벌이고 서로 목숨을 건 치열한 전장터인 위, 촉, 오의 존속 기간을 그리 길지 않다. 제갈량에 대한 묘사는 거의 신급인데^^ 그 점이 삼국지에 거품 빼고 읽으라고 말하고 싶은 이유이다. 삼국지의 등장하는 여인들. 하~! 미인계로 동탁과 여포를 갈라놓은 초선, 얼떨결에 유비에게 시집오게 된 손권이 여동생 손부인, 조조에게 무참히 죽임당한 헌제의 아내 복황후 등이다. 남성 중심의 서술에서 잠깐씩 등장하는 그녀들이 기억나는 이유는 여성의 인권이 없던 그 시절 당차고 소신 있는 모습 때문이다. 시대를 잘못 만나 그렇지 지금 시대에 태어났다면 똑 소리 나게 한 몫할 인물들이다.






 삼국지로 만들어진 드라마, 영화, 게임의 인기는 쭈욱 계속된다. 위 촉 오 삼국사라고 하여 우리나라, 중국, 일본을 위촉오에 비유하기도 하는 요즘 삼국지 기반으로 한 자기 계발서, 에세이, 처세술, 영업전략 등 관련 서적은 넘쳐난다. 그 많은 삼국지 바다에 이 책 한 권이면 족하다 싶다. 물론 이 책을 읽고 풀버전의 삼국지를 접하기에도 좋다. 앞으로 소설 말고 정사 삼국지와 그 시대 동북아를 호령한 고구려사를 읽어볼 계획이다. 끝으로 다음 세상에는 한 번쯤 남자로 태어나 적토마를 타고 넓은 대륙을 달려보고 싶다는 어이없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승마는 지금이라도 배울 수 있겠지만... 삼국지는 소설일 뿐 정사가 아니라는 것. 지나치게 과장하거나 희화하지는 말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자는 생각을 해 본다. 







네이버카페 리딩투데이와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지원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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