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 - 밀라논나 이야기
장명숙 지음 / 김영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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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명숙 님의 [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를 읽었다. 부제는 '밀라논나 이야기'이다. 올초 유퀴즈를 통해 저자를 알게 되어 십여년 전에 출간된 [바다에서는 베르사체를 입고 도시에서는 아르마니를 입는다]를 접했는데, 유튜브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벌써 87만의 구독자를 가진 유튜버로서의 두 번째 책을 읽게 되었다. 전작에서는 저자가 패션 공부를 하기 위해 우리나라의 유학생이 거의 없던 시대에 이탈리아로 유학을 가게 된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다면, 이번 책에서는 밀라논나로서 인생의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가감없이 들려준다.


비록 펜데믹의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유례없는 경제적 부국의 경지에 다다랐다고 볼 수있다. 전란을 겪은 동시대의 사람들과 살고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급격한 사회 변화를 몸소 체험하고 있다. 언제 어디에든 빈부의 격차와 차별 등은 존재해 왔지만 경제적 성장을 이룬 후의 변화는 우리를 당혹케 만든다. 특히나 우리나라가 초고속으로 고령화되는 것과 동시에 출산율이 너무나도 낮다는 사실은 향후 몇십년 안에 위기가 닥쳐올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낳게 한다. 평균 수명이 길어졌다는 것은 단지 오래 살 수 있다는 희망과는 반대로 은퇴 후의 안정적인 생활에 대한 불안함과 노후의 긴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막막함으로 확장된다. 더불어 젊은이들은 결혼과 자녀출산에 대한 기성세대에 강요에 대해 완강한 거부감을 느끼고 그러한 의견을 서슴치 않고 내뱉는 이들을 꼰대라 칭하며 비꼰다. 


단지 세대차이라고 말하기에는 전란을 겪은 세대와 MZ 세대의 차이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그렇기 때문에 '라떼는 말이야'라는 말로 인생의 선배들이 겪은 경험담과 충고도 마다한다. 이러한 격차와 갈등들을 조금이라도 염려하는 어른들은 젊은이들과의 대화를 어렵게 생각하고 조심스러워질 수 밖에 없다. 밀라논나는 오랜 시간 우리나라와 문화가 다른 서구 사회에서 지낸 경험을 토대로 세대간의 갈등을 해결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삶의 자세와 타인을 이해하고 바라보며 자신의 삶을 견고하게 만들 수 있는 조언들을 친절하게 건네준다. 인생 선배의 조언이 무조건 고리타분하고 수직적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난다면 충분히 나의 삶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특히나 사회적 약자에 대한 저자의 배려와 관심은 현재 우리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잘 보여주는 듯 하다. 


"멘토라는 말은 그리스 신화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리스 이타카 왕국의 왕인 오디세우스가 트로이 전쟁에 출전하면서 자신의 아들인 텔레마커스를 잘 보살펴 달라고 어떤 친구에게 부탁했는데, 그 친구의 이름이 멘토였다고 한다. 멘토는 인생을 이끌어주는 지도자, 현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상담자, 지혜를 나눠주는 스승이라는 의미로 통용되고 있다.(43-44)"


"미국의 심리학자 하워드 가드너가 연구한 바에 따르면 언어, 음악, 논리수학, 공간, 신체 운동, 인간 친화, 자기 성찰, 자연 친화 등 여덟 가지를 담당하는 지능 이외에 실존지능 혹은 영성지능이라 부르는 지능이 있다고 한다. 내가 왜 태어났는지, 무엇을 위해 살 것인지, 인류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하면서 실존적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이홉 번째 지능이라고 한다.(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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