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이 들리니? 고학년을 위한 생각도서관 38
이나영 지음, 차상미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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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와 코로나 소식으로 우울과 공포가 느껴져 뉴스보기가 힘겨운 칠월,

무언가 말랑말랑한 이야기로 위로를 받고 싶었다.

 

그래서 꺼낸 든 동화 "내 마음이 들리니? (이나영 지음, 주니어김영사 펴냄)"는 제목과

표지가 마음에 들었다.

표정이나 외모에서 대충 아이들이 성향이 보이고, 붉은 실로 연결된 종이컵 전화기에

대고 무언가를 듣거나 말을 하는 걸 보니 세 아이의 인연이 보통은 아닌 것 같다.

그런데 저 하트는?

 

6학년이 된 다정이는 세상 해맑은 첫 날을 맞이했다.

엄마도 이런 다정의 모습이 낯설고 어색해 다정을 바라보지만, 엄마가 느끼는

어색함보다 어릴적 삼총사가 다시 뭉칠 수 있다는 생각에 다정의 발걸음은

가볍기만하다.

지유와 연수는 그 동안 같은 반이었던 적이 있었으니 좀 나을까?

 

 

꼭 함께 가보고 싶던 봉봉 떡볶이에 갔지만 옛날 엄마 손에 이끌려 함께 떡볶이를 먹던

지유와 연수는 어디를 간 모양이다.

다정이 입맛엔 세상 그 어떤 떡볶이보다 맛이 있는데 두 아이는 그저 그렇다는 표정이다.

그러더니 우리도 다른 아이들처럼 하트톡을 하자마 다정이는 별 흥미도 없는 머리 핀과

틴트를 고 사진을 찍고, 무언가 하트톡을 통해 인기를 끌 수 있는 주제를 선정하자며

낯선 이야기들을 나눈다.

그 동안 따로 있다 만난 친구들이라 다정은 이 아이들과 함께 하고 싶은 마음에 교환일기를

쓸 신비스러운 파랑빛 일기장과 유행은 지났지만 마음에 드는 펜도 친구들 앞에 내놓지

못했다.

스타킹이라 계정도 만들고, 아이들에게 하트를 날려달라 부탁을 하는 일상.

다정은 SNS로 소통이 어색하고 감성이 맞지 않지만, 친구들을 위해 열심히 홍보를 한다.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아이들의 눈에는 스타킹들이 그저 하트를 구걸하는 것 같이

비춰진다.

그러다 엄마가 잘 아는 이모의 강아지가 갑자기 사라지고, 다정은 동생처럼 생각하던

강아지 실이를 찾아 헤맨다. 물론 스타킹 모두가 몽실이 찾기 중이만 이 와중에

몽실이를 찾아달라 트톡에 올려 하트를 받을 생각을 하는 지유와 연수가 싫지만,

내색할 순 없다.

몽실이를 찾고 몽실이로 인해 하트 수가 늘어났지만, 아주 잠깐 하트의 맛을 느낀

것으로 끝이 나고, 지유의 엄마가 문을 연 분식집에서 불이 나게 매운 떡볶이를 맛

본 우스꽝스러운 다정의 표정을 놓치지 않고 하트톡에 올린 지유와 연수.

그래서 그런지 다정이 움직일 때마다 사람들이 다정이를 알아보는 것 같아 다정이는

이 상황들이 불편하기만 하다.

실수로 일기장 블루를 잃어버린 다정이의 속마음을 읽어버린 지유와 연수에게 다정은

용기를 내 자신의 생각을 얘기한다. 친구의 관계를 깨고 싶지 않아 참았지만 친구라면

솔직하게 말할 용기도 필요하니까.

 

 

봉봉 떡볶이에서 만난 조용한 친구 효리와 이야기를 나누며 마음이 차분해진 다정.

관계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고 전달하는 과정이 조금은 떨리고 두려웠지만, 어릴적

그날처럼 삼총사는 해맑고 즐거웠다.

봉봉 떡볶이처럼 지유네 신메뉴는 자극적이지 않지만 행복한 맛을 냈다. 시식을

아이들은 이제 삼총사에서 사총사로 변신하지 않을까?

 

 

내가 나를 인정하고 솔직히 내 마음을 보여준 다정이의 마음이 친구들에게 잘 전해졌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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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 작은 집에서 I LOVE 그림책
일라이자 휠러 지음,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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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월의 밤은 무언가 모르게 정리ㅣ되지 않고 마음 모서리에 생각이 꾸깃하게 접힌

매달린 기분이다.

늦은 밤, 읽을 책 중 언제가 읽었던 <작은 집 이야기>와 느낌이 비슷한 이야기일

것 같아 꺼내든 그림책은 너무도 다른 분위기로 일렁이는 내 마음에 눈물을 떨구는

이야기였다.

"숲 속의 작은 집에서 (일라이자 휠러 지음, 보물창고 펴냄)"은 숲 속에 낡고 작은 집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다.

 

표지를 보고 넘겨 본 다음 장에는 표정을 잃은 식구들이 엄마와 아기를 중심으로 펼쳐

서있었다.

성급한 내 마음은 '도대체 아빠는 어딜 간 거지?'라고 속삭였고, 곧 이야기를 끌고가는

작은 소녀 '나'는 아빠가 천사들과 살고 있다 말한다.

결국 미망인이 된 엄마는 주렁주렁 포도송이처럼 달린 아이들을 끌고 살 집을 찾아

매는 것이다.

걸을 수 있는 아이들을 모두가 집을 하나씩 들고 숲을 향해 걷는다.

그 걸음은 여름이 시작이고, 숲 속에서 낡고 작고, 더러운 집 한 채를 발견한다.

울컥 아이들의 엄마는 얼나마 두렵고, 겁이 날까 생각해보았다.

열네 살 첫째 아이는 아직 어린 티를 벗지 못했고, 이 숲 속에서 아이들과 무엇을 먹고

까 라는 생각이 들어 한참을 다음 장으로 시선을 옮기지 못했다.

 

그래도 엄마는 낡은 오븐을 청소하고, 먼지 가득한 탁자를 털고, 바닥을 쓸며 낡은 집에

생기를 불어 넣었다. 아이들은 모두 너무 착해 엄마를 도와 집을 정리하고, 여름 숲

속에서 열매를 따며 조용한 숲에 웃음을 채웠다.

 

 

 

여름이 지나 가을로 향하며 채소들을 수확하고, 엄마는 여름보다 더욱 씩씩해진 것 같다.

종종 아이들과 마을로 나가 잡화점에 가지만, 엄마가 가진 돈으로 살 수 있는 건 그리

많지 않지만 작은 창을 통해 물건을 주고 받으며 아이들은 그들만의 잡화점 놀이에

빠져든다.

 

 

가을이 지나 겨울이 왔다. 작고 낡은 집에서 보내는 겨울은 혹독한 추위에 더욱

밀접하게 맞닿았을 것이다. 아이들은 엄마 주변에 옹기종기 모여 긴 겨울 밤을 보냈다.

 

 

종종 큰 아이들이 사냥을 나가지만 빈 손으로 돌아오기를 반복했다. 하지만 어느 날

아이들 손에는 사냥감이 들려 있고, 그들만의 파티로 이어진다.

겨울 밤, 창가에 기댄 엄마의 눈은 슬퍼보이지만, 곧 올 봄을 기다리는 것 같기도 하다.

봄이 오자 닫혀있던 창을 열어 모두가 웃으며 숲을 구경하고 있다.

 

 

그리고, 나는 말한다.

따뜻하고 밝고, 사랑 가득한 숲 속의 작은 집이 자기 마음같다고.

엄마는 절망 가운데서도 아이들에게 이 숲 속에서 보물을 찾게 될지도 모른다 말한다.

온통 별로인 숲 속의 작은 집에서 그렇게 아이들은 보물을 찾아가는 중이다.

여름과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을 만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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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킹 - 2022 어린이도서연구회 추천도서 I LOVE 그림책
피트 오즈월드 지음, 마술연필 옮김 / 보물창고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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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장마 소식으로 맑았다, 흐렸다, 비가 내렸다를 반복하는 칠월, 무거운 마음을

가볍게 만들어줄 이야기가 필요해 꺼내 든 그림책은 제목이 너무 상쾌해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

 

"하이킹(피트 오즈월드 글/그림, 보물창고 펴냄)"은 책표지부터 활기차다.

수염이 난 어른과 빨강 모자를 쓴 아이가 줄을 잡고 'H'와 'I'를 타고 오르는데

글자 속에는 산과 하늘, 들판이 펼쳐져 보는 이들에게까지 그 풍경을 느끼게

한다.

 

 

이 그림책의 장점은... 무엇보다 글자가 없어 보는 내내 아이와 어른의 대화를 상상하게

되는 것이다.

아빠가 쉬는 날, 아들은 아빠와 하이킹을 떠날 생각에 마음이 분주하다.

동네가 한적한 걸 보고 아마도 휴일이 아닐까 상상해본다.

아빠는 빼꼼 아들의 방 문을 열고 나이트 가운 차림으로 아들을 깨운다.

'일어나렴, 오늘은 하이킹을 하는 날이잖니.'

아들을 벌떡 일어나 옷을 갈아입고, 배낭가득 짐을 챙겨 짊어진 후 아빠 차를 타고

숲으로 향한다.

숲길을 나란히 걷는 내내 아빠와 아들은 새와 나무에 집중하고, 숲길에서 여우가

그들을 바라본다.

 

산 위에는 아직 눈이 남아있어 아빠와 아들은 나무에서 떨어진 눈을 맞으며 웃고 떠든다.

그들이 걷는 모양은 너무도 닮아있다.

그리고 가방에서 꺼낸 어린 나무 묘목을 꺼다란 나무들 사이에 심고 기념사진을 찍는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숲으로 들어갔던 길을 반대로걸었으며 차에 도착해 아빠와 아들은 조촐한 건배를

나눈다. 집에 돌아와 사진과 기록을 하며 오늘을 기억하는 아빠와 아들.

자연이 주는 여유와 함께하는 든든함, 공유할 추억과 감정은 아빠와 아들의 농밀한 시간 중

하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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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랑 오토바이 타고 동네 한 바퀴 I LOVE 그림책
이자벨 퀸테로 지음, 지크 페냐 그림,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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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의 만난 그림책 중 어릴적 나의 모습이 떠올라 읽기 시작한

 

"아빠랑 오토바이 타고 통네 한 바퀴 (이자벨 퀸테르 지음, 보물창고 펴냄)"는

주인공 데이지가 아빠와 즐거운 추억을 쌓는 시간이 가득했다.

 

 

아빠의 퇴근을 기다리던 데이지.

종일 일로 피곤했던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온 아빠는 데이지와 달릴 준비를 한다.

멕시코 이민자들이 모여 사는 동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코로나가 배경인 이 그림책은

아빠와 데이지가 탄 오토바이가 지난 곳곳마다 정겨움과 추억이 가득했다.

 

 

 

길에서 만나는 이들 역시 이런 데이지와 아빠의 모습이 익숙한지 반갑게 아는 체한다.

그림을 보는 내내 만화스러운 그림들이 마음에 쏙 들었다.

아이가 추억하는 장소마다 아빠와 늘 함께였을테고, 고향을 떠나온 이민자들의 삶은

어쩌면 고단하고 가난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아빠는 가족과 특히 데이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듯하다.

 

 

모두들 집으로 모이는 저녁 시간, 동네를 누비는 오토바이에는 아빠와 데이지가 있다.

데이지는 아빠 등뒤에서 동네의 모습 하나하나를 눈에 담고, 고향 음식을 파는 가게들을

지나친다.

 

내가 중학생일 때까지 아빠는 오토바이를 즐겨 탔다.

종종 학교에 늦거나 가까운 시골 동네를 누빌 때 나는 아빠 등뒤에서 하늘과 동네를 눈에 담았고,

따뜻한 아빠 등을 꼭 안고 바람을 맞았던 기억이 있다.

데이지도 그럴까?

낯선 나라와 동네에서 고향을 느끼고, 아빠와 함께 있어 그래도 행복하다 생각하는 걸까?

표지 가득한 흐뭇한 아빠와 미소와 바람을 맞으며 웃고 있는 데이지가 행복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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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빨간 입술 젤리 넝쿨동화 16
이나영 지음, 김소희 그림 / 뜨인돌어린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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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에 만난 책이 유월 첫 독서가 되었다.

표지와 제목이 주는 묘한 호기심에 펼쳐든 책은 정말이지 순식간에 스르륵.

언제 다 읽었나 싶게 허무해 이솔이네 반 모든 친구들의 에피소드가 하나씩

등장하면 좋겠다는 엉뚱한 상상까지 하게 되었다.

 

"새빨간 입술 젤리 (이나영 지음, 뜨인돌어린이 펴냄)" 은 표지 속 주인공

아이의 표정 변화와 휴대폰 화면을 꽉 채운 빨간 입술 모양, 검은 고양이의

등장만으로 무언가 기발한 사건이 벌어지겠구나. 라는 기대감이 생겼다.

 

 

차례를 읽다 첫 소제목부터 '엥? 이건 뭐?'라는 생각이 들었다.

거짓말을 잘하고 싶다니....

 

 

이솔이는 민주와 떡볶이를 먹으며 엄마손 아줌마에게 거짓말로 오징어 튀김을

얻어내는 민주의 거짓말 센스를 부러워한다.

민주의 설명을 들으며 그건 거짓말이 아닌 것 같기도 하다.

휴대폰에 떨어진 나뭇잎, 그 다음에 벌어진 설명불가의 어떤 상황 후 하루에

하나씩 먹으면 인기쟁이가 될 수 있는 빨간 입술 젤리는 손에 넣은 이솔이는

하루가 다르게 거짓말 꿈나무로 성장한다.

젤리를 입에 넣고 오물거리면 거짓말에 대한 죄책감이 아닌 오늘은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솔이는 기대가 되는 듯하다.

유당불내증이라는 공통점을 찾아 민주와 둘도 없는 친구가 되고, 지옥같은

체육 시간이 재미있다는 거짓말로 선생님께 사탕까지 얻게 되자 이솔이의

거짓말은 점점 더 그 크기를 키워 어디서 부터 어떻게 주워담아야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된다.

 

 

학교에 온 엄마는 동화작가지만 이미 엄마를 파티셰라고 소개했으니 지금

엄마는 친엄마가 아니어야하고 결국 또 엄마를 몹쓸 병에 걸리게 까지 해야

하니 이솔이 역시 이 거짓말이 꼬리에 꼬리를 물자 어찌할 바를 모른다.

입술 젤리는 남았지만 이솔이는 여기서 멈추고 자신을 찾으려고 한다.

친구들과 단톡으로 거짓말 임을 밝히고 사과를 하자 거짓말처럼 친구들은

이솔이의 마음을 받아주며 자신들 역시 한 번쯤 해 본 거짓말이 있다며 술술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마지막으로 엄마에게도 사과와 함께 입술 젤리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이솔이, 믿을 수 없는 건 엄마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거짓말쟁이인 자신을 미워할 것만 같았던 친구들이 엄마가 병에 걸리지

않아 다행이라 말하자 이솔이는 놀랐지만 이젠 입술 젤리없이 솔직한

나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인기쟁이의 첫 걸음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

같다.

초등 저학년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나만의 인기쟁이 비법서를 만들어

관계에 있어 필요한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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