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전영훈님의 서재 (전영훈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5112192</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 /><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Sat, 04 Apr 2026 13:09:13 +0900</lastBuildDate><image><title>전영훈</title><url>http://image.aladdin.co.kr/img/blog2/manage/profileimg.jpg</url><link>https://blog.aladin.co.kr/785112192</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전영훈</description></image><item><author>전영훈</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전자공학자가 쓴 청소년 역사 문학 소설 - [1941, 우리의 비밀 과외]</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5112192/17187566</link><pubDate>Tue, 31 Mar 2026 19:5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5112192/1718756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42137701&TPaperId=1718756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46/78/coveroff/k04213770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42137701&TPaperId=1718756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1941, 우리의 비밀 과외</a><br/>이민항 지음 / 다른 / 2026년 03월<br/></td></tr></table><br/>※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nbsp;  1941, 우리의 비밀 과외_말과 글이 금지된 시대의 시인과 소녀(이민항, 다른, 2026, 초판1쇄, 163쪽)  &nbsp;   #1941우리의비밀과외 #청소년역사소설 #청소년소설 #교과연계도서 #윤동주 #창씨개명 #순이 #어울리는 #전자공학자  &nbsp;   “험상궂은 얼굴에 어울리지 않게”(161쪽, 작가의 말) 저자의 마음을 흔들어 놓은 책은 윤동주의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였다. 작가가 전자공학을 전공한 개발자였다는 점도 험상궂은 얼굴만큼이나 이 시집과는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하지만 그런 부조화(?) 속에서 탄생한 이 소설은 어쩐지 모든 요소가 잘 어울렸다. 1941년, 암울한 역사적 현실과 윤동주의 시가 그럴듯하게 연결되었고, 윤동주의 삶과 주인공 ‘을순’의 삶이 매우 자연스럽게 그려졌다.   &nbsp;    &nbsp;  -1941년, 말과 글이 금지된 시대-#창씨개명 #민족말살 #변명  &nbsp;   작가는 1941년을 시대적 배경으로 사용한다. 조선의 말과 글이 금지된 시대. 그 시대를 살아가야 했던 시인 윤동주의 삶을 ‘을순’이라는 인물의 삶을 통해 생생하게 그려내고 싶어서일 것이다. 실제로 윤동주는 1930년대 연희전문학교에 재학하는 중 시인이 되었고, 1942년에 일본으로 건너가 유학하였다. 그가 일본 유학을 위해 일본식 성명을 만든 것이 알려져 한때 논란이 되기도 하였으며, 그의 사후에 시집이 출간되었다.  작가는 그 시대를 살았던 윤동주의 시를 읽으며, 그가 느꼈을 부끄러움, 참회의 마음을 어떻게든 이해해보려 했다. 무엇이 그를 그토록 부끄럽게 만들었는지 궁금했던 작가는 스스로 윤동주의 시대 속으로 걸어 들어가 그 시대를 주인공 ‘을순’으로 살아보았다. 그래서일까. 나는 작가가 부끄러워하는 윤동주의 마음을 대신 전해주려 노력하는 모습이 보였다. 윤동주의 삶에서 그 어떤 오점조차 용납하지 못하고 모든 것을 대신 변명해주고 싶어하는 작가의 마음이 느껴지기도 했다.   &nbsp;    &nbsp;  -이상과 현실- #이상 #목표 #현실 #욕망   &nbsp;   주인공 을순의 아버지 한문주는 1940년대 일제강점기를 살아가는 지식인이었다. 그는 조선말과 글을 모르는 사람을 돕고 싶어 출판사를 차리겠다는(21쪽) 드높은 이상을 가지고 있다. 그의 딸 을순은 그런 아버지의 꿈을 이어받기 위해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며 살아가는 매우 모범적인 학생이다. 하지만 시대는 매우 엄중했다. 그 시대를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드높은 이상만으로는 살아갈 수 없다는 점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한문주는 인쇄소를 지키기 위해 총독부가 지시하는 인쇄물을 만들 수밖에 없었고, 을순은 하고 싶은 것이 많은 10대 소녀의 현실적인 욕망을 가지고 있었다.   &nbsp;   “그래도 가끔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 넓고 넓은 세상에는 어떤 신기하고 재미있는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 작은아버지께서 일생에 한 번은 꼭 봐야 한다고 편지로 말씀하신 뉴우요크의 자유의 여신상을 직접 보고 싶기도 하고.”(36쪽, 시의 형태)  &nbsp;   아무리 고상한 인품을 가진 사람이라도, 드높은 이상을 품고 사는 지사(志士)라고 하더라도 결국 발은 땅에 딛고 살 수밖에 없다는 작가의 생각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위대한 시인 윤동주도 당시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시를 쓰기 위해서는 현실에 어느 정도는 천착(穿鑿)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다. 이것이 아마도 시인을 위해 준비한 작가의 변명은 아니었을까  &nbsp;    &nbsp;  -시를 사랑하는 마음- #시 #와카 #하이쿠 #내선일체  &nbsp;   1940년대, 일본은 전쟁 수행을 위해 한국인의 정체성을 말살하는 민족 말살 정책을 시행한다. 한국인들은 말과 글을 금지당했을 뿐 아니라 일본인이 되어야 하는 선택을 강요받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의 정체성을 지키는 것만이 옳은 길이었을까 작가는 반문한다. 내지인(일본인)이 되는 것이 지상 목표인 소명이의 모습을 보며, 을순이는 혼란스러운 감정을 느낀다. 을순은 소명이 적극적으로 조선인임을 포기하고 내지인이 되고자 발버둥치는 모습을 아니꼽게 보면서도, 결국 그 모습이 이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하나의 방법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받아들인다. 나는 이 지점을 조금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건 내가 시인이 아니라 역사 교사이기 때문일 것이다. 시인의 마음이 어떤 것인지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서이기도 하다.   &nbsp;   “그 시가 일본말이든 조선말이든 어떤 말로 되어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시에서 중요한 건 감정이고 말은 그 감정을 담는 그릇에 지나지 않거든요.”(41쪽, 시의 형태) “와카에 관해 학교에서 듣던 수업 자료인데 하이쿠를 처음 지은 사람이 우리 조상이라고 하더군요.”(42쪽, 시의 형태) “조선말의 형태는 없어져도 말이 품고 있던 의미 정도는 살릴 수 있지 않을까?”(119쪽, 복습)  &nbsp;   시인은 정말 이렇게 생각할까. 정말 궁금했다. 일제강점기에 시인은 이렇게 생각하며 살았을까. 조선말이 아닌 일본말로도 그들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고 여기면서?  &nbsp;   하늘을 우러러       소라오미떼 부끄러움이 없기를   하지나이요오니 죽는 날까지         사이고마데 (142쪽, 시를 읽는 밤)  &nbsp;   나는 을순이 윤동주의 시를 하이쿠로 만들어 발표하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윤동주는 차마 할 수 없었던 그 행동을 을순이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윤동주는 조선말로 시집을 발간하고자 했으나, 실패하고 후일을 도모한다. 하지만 을순은 일본말로 윤동주의 시를 일본인들에게 낭독하고, 그 뜻을 조선말로 다시 전한다. 아마도 시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조선인과 내지인(일본인)을 연결할 수 있으리라 믿었기 때문일 것이다. 역사 교사인 나는 이 을순의 행동이 매우 이상적인 행동이라는 점은 인정하지만, 현실적이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현실에서는 절대로 이런 행동이 용납받을 수 없었을 테니 말이다.   &nbsp;   시를 배우는 을순을 보며, 누구나 시인이 될 수 있다는 말에 동의할 수 있었다. 1941년과 같은 그 암울한 식민지 조선에서도 을순이 시인이 된 것처럼(그것도 일본말로 하이쿠를 짓는 어려운 일을 해낸 것처럼), 지금도 누구나 시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작가는 잘 보여준다. 그런 점에서 시인이 되고 싶은 청소년에게 이 소설을 추천하고 싶다. 또한, 윤동주의 시를 조금 더 세심하게 감상하고 싶은 이에게도 이 소설을 추천한다. 작가가 윤동주의 시를 당시 상황에 맞춰 생생하게 읽어낼 수 있도록 글을 써 주었기 때문이다.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46/78/cover150/k04213770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8467852</link></image></item><item><author>전영훈</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삶에 정답이 필요할 때 읽는 책 - [두려워할 필요 없는 삶에 대하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5112192/17150241</link><pubDate>Sat, 14 Mar 2026 19:0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5112192/1715024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22136828&TPaperId=1715024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697/55/coveroff/k22213682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22136828&TPaperId=1715024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두려워할 필요 없는 삶에 대하여</a><br/>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지음, 노윤기 옮김, 로빈 워터필드 편역 / 푸른숲 / 2026년 02월<br/></td></tr></table><br/>※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두려워할필요없는삶에대하여 #로빈_워터필드 #푸른숲<br>로빈 워터필드는 고전 철학과 역사학에 정통한 학자로 많은 고전을 현대에 적합하도록 번역해 학문성과 대중성을 모두 갖춘 인물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그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의 '명상록'에서 발췌한 문장을 이 책에 담았다. 그리고 표지와 속지, 내지에는 마르쿠스 황제로 생각되는 얼굴이 들어 있다. 이에 대한 설명이 없어 좀 궁금하긴 하지만 아무래도 화폐에 새겨진 얼굴로 보이며, 마르쿠스의 얼굴이 맞는지는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br>#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사실 나는 이 책의 원문인 '명상록'을 읽지 않았다. 즉,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와 명상록에 대한 지식은 이 책의 서문에 담겨 있는 내용이 전부다. <br>"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안토니우스는 로마 제국의 제 16대 황제였다. 그는 서기 161년 3월 7일부터 180년 3월 17일까지, 향년 58세로 서거할 때까지 제국을 다스렸다. 로마의 평화와 번영을 이끈 다섯 황제 가운데 마지막 인물이었으며, 자신이 이상적인 군주로 여긴 선왕(先王) 안토니우스 피우스의 성품과 태도를 본받고자 하였다."(7쪽, 서문)<br>"마르쿠스 (황제)는 중부 유럽에서 원정 활동을 벌이는 동안 일종의 개인적인 비망록을 적어 내려가고 있었다. 그가 남긴 공책 열두 권과 자필 기록물 490점은 사후에 발견되었고, 주변에서 이를 보존하여 후대에 전했다. ... 이후에는 서구 세계에서 가장 널리 알려져 사랑받는, 영감을 주는 대중 철학서로 확산되었다. 우리는 이 책을 간단히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lt;명상록&gt;이라고 부른다."(9쪽, 서문)<br>정리하자면, 명상록은 로마 제국 최고 번영기 황제였던 자가 스스로에게 남긴 기록이며, 출판을 목적으로 쓴 글이 아니기에 후대 사람이 읽기 편하도록 누군가 발췌를 해 주제별로 정리할 필요가 있는 책이다. 그 역할을 고전에 대한 이해가 높은 저자가 한 것이고, 그 덕에 나와 같은 후대 독자는 편안하게 마르쿠스 황제의 글을 읽으며 그의 생각을 엿볼 수 있게 되었다. #스토아철학 #불교철학 #명확한_기준<br>이 책은 읽고 싶으면서도 읽기 싫어질 때가 있다. 또한, 명확한 답을 주기도 하지만 답답한 결론에 이르게도 한다. 나만 이렇게 느끼는 것일 수도 있지만, 읽는 내내 스토아 철학과 불교 철학서를 읽고 있는 것 같다는 기분이 들게 되었다. <br>1장에서는 우리가 근심하는 원인을 분석하고 그 해결책으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한다. 그 기준은 세 가지다. 시간으로는 '현재', 사람으로는 '자신(나)', 정신적으로는 '철학(신 또는 자연법칙)'이다.  마르쿠스는 모든 문제를 이 세 가지 기준으로 바라본다. 그래서 아주 이성적, 현실적이다. 답을 찾아 헤매는 사람에게는 매우 도움을 줄 수 있겠지만, 위로를 받고 싶은 사람에게는 큰 상처를 주게 될 것이다. 일종의 '팩트 폭격'을 날리는 셈이기 때문이다. 흐리멍덩한 사람에게는 '따끔한 일침'이 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자존감이 낮은 사람에게는 이 책의 조언이 매우 위험한 것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br>2장에서는 집착을, 3장에서는 모든 것이 내 마음으로부터 비롯된다는 것을 전한다. 4장에서는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2~4장을 읽다보면 이 명상록이, 스토아 철학이 불교 철학에 매우 가깝다는 것을 알게 된다. 불교에서도 모든 고통의 원인이 집착에서 비롯된다고 하고 있으며, 모든 것은 마음으로 비롯된다는 '일체유심조('를 주장한다. 게다가 모든 개체가 연결되어 있다는 연기설( 또는 인연은 불교의 생명 존중 사상과 연결되는 중요한 내용이다. 나는 어릴 때부터 스토아 철학이나 불교 철학이 나와 잘 맞는다는 생각을 해 왔다. 즉, 내 본성과 이들 철학이 비슷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래서 이 책에 나오는 모든 내용을 쉽게 수긍할 수 있었다. 내가 누군가에게 조언을 한다면 마르쿠스 황제처럼 말 할 것만 같았다. 하지만 오히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슬금슬금 반항심이 들고 일어났다. 모든 말이 맞는 말이며, 모든 문제는 내탓이라고 설명해서 그런 감정이 들었다고 생각한다. #황제가꿈꾼삶 #평온한삶 #옳바른삶 #좋은삶<br>이 책은 마르쿠스 황제가 스스로를 위해 쓴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생각을 기준으로 책을 읽어나가니 그가 어떤 마음으로 이 글을 쓰게 되었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중부 유럽 원정을 떠나 있는 황제, 병약한 몸으로 전쟁터에 나가 있는다는 것은 그로서는 엄청나게 부담스러운 일이었을 것이다. 황제라는 직책이 아니었다면 아마 평생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을 삶. 그는 그런 삶으로부터 도피처가 필요했던 것일지 모른다. <br>"이 덧없는 순간을 오직 자연의 섭리에 따라 살아라. 잘 익은 올리브가 자신을 맺은 나무에 감사하고 자신을 낳은 땅을 축복하듯, 너 역시 평온한 삶을 살다가 미련 없이 떠나라."(103쪽, 감사에 대하여)<br>아마도 황제는 '평온한 삶'을 꿈꾸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견딜 수 없는 과중한 업무와 온갖 의무들로부터 벗어나 자연의 섭리에 따라 살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황제였기에 살 수 없었던 그 이상적인 삶은 현재 우리도 살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그의 말들이 우리의 마음에 깊이 들어와 박히는 것은 아닐까. <br>황제는 또한 '올바른 삶'을 꿈꿨다. 황제로서 자신의 삶이 제국의 모든 신민들에게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리라. 그는 자신만의 평온한 삶을 살고 싶었지만, 공인(公人)으로서 자신의 삶에도 충실하고자 했다. <br>"왕의 역할은 선을 행하면서도 욕을 먹는 일이다."(185쪽, 역할에 대하여)"너(황제 자신을 가리키는 말)는 두 가지 일에 항상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185쪽, 역할에 대하여)<br>그가 로마 제국 황금기의 마지막 황제인 이유가 이곳에서 잘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자신을 공인으로 인식하고 공공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면서도 다른 이들로부터 칭송받기를 포기한 황제. 그런 마음을 가진 지도자가 흔치 않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래서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책이면서 동시에 고위 지도층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여야 한다. 대다수는 공공선을 추구하는 삶을 살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존재한다. 하지만 고위 지도층은 그렇게 두면 안 된다. 그들은 반드시 공익을 추구하는 삶을 살도록 강요받아야 한다. <br>그리고 그는 '좋은 삶'을 꿈꿨다. 이른 바 롤 모델이다. 나는 이 부분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무엇이 좋은 삶인가에 대한 기준은 누구나 하나쯤 꼭 가지고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에게는 롤 모델이 그의 선왕 안토니우스였는가보다. 그의 삶을 그는 좋은 삶이라 보고 본보기로 삼는다. "그(안토니우스)는 충분히 숙고하여 완전히 이해하기 전까지 어떤 일도 행하지 않고(성급하지 않고), 부당한 비판을 받아도 함부로 반박하지 않았으며(말을 아끼는), 어떤 일도 결코 서두르지 않았고, 악의적인 소문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사람의 인격과 그들의 공과를 정확히 판단했지만, 누구도 함부로 폄하하지 않았고 타인에 대한 불신과 궤변의 언어를 말하지 않았다. 숙소와 침구는 물론 의복과 음식과 시종에 대해서도 쉽게 만족했다.(만족하는 삶) 그는 근면했으며 인내하는 사람이었다. 소박하게 식사하여 일정한 시간 외에 화장실을 드나드는 일도 없었고, 덕분에 저녁까지 한 자리에 머물 수 있었다. 그는 언제나 한결같은 벗이었다. 자신의 일을 비판해도 관대하게 받아들였고, 누군가 더 나은 방법을 알려준다면 진심으로 기뻐했다. 또한 미신에 빠지지 않으면서도 경건한 마음을 지키고자 했다."(135~6쪽, 삶의 방향과 목적에 대하여)#질문 #최고선 #최고목표 #맑은샘<br>질문에는 힘이 있다. 그는 스스로에게 묻고 답하면서 최고의 선, 최고의 목표에 도달하고자 했다. 그래서 그의 삶, 그의 기록이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다고 생각한다. 그처럼 묻고 답하며 최고의 선을 찾아나가는 삶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면 어떤 사람이 되었을까. 이 책의 표현에 따르면 "언제나 맑은 물이 솓는 샘"이 되었을 것이다. 누가 억지로 더러운 것을 쏟아 부어도 깨끗해지는 그런 샘 말이다. <br>"어떻게 하면 너도 그토록 맑은 물을 퍼 올리는 샘과 같을 수 있을까? 매 순간 자신을 살피고, 올바른 덕성과 관영과 소박한 삶을 실천한다면 그렇게 될 수 있을 것이다."(215쪽, 덕에 대하여)]]></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697/55/cover150/k22213682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6975594</link></image></item><item><author>전영훈</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현실 속 초능력자 이야기 - [이상능력자 - 제12회 교보문고 스토리대상 우수상 수상작]</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5112192/17117511</link><pubDate>Fri, 27 Feb 2026 11:1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5112192/1711751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82136745&TPaperId=1711751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23/26/coveroff/k28213674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82136745&TPaperId=1711751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이상능력자 - 제12회 교보문고 스토리대상 우수상 수상작</a><br/>함설기 지음 / 창비교육 / 2026년 03월<br/></td></tr></table><br/>※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가제본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nbsp;  이상능력자 (함설기, 창비교육, 2026, 가제본, 292쪽)  &nbsp;   #능력 #각성 #초능력자 #이상능력자 인간은 누구나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것이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든, 스스로 학습과 훈련을 통해 얻은 것이든. 소설의 주인공 채수안은 갑자기 어떤 ‘능력’을 갖게 되었다. 각성(覺性). 본인은 원하지 않았는데, 심지어 경멸했는데도 갑작스럽게 내면에 있던 능력이 깨어난다. 그런데 그 능력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것인지, 스스로 노력으로 얻게 된 것인지 불분명하고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는다. 대다수 사람은 가질 수 없는 ‘능력’이기 때문이다.   &nbsp;   극소수만 가질 수 있는 ‘능력’. 대다수는 그 능력을 부러워하면서도 두려워한다. 자신도 갖고 싶지만 가질 수 없기에, 그리고 그런 엄청난 능력을 갖춘 사람을 만나게 되면 자신이 위협을 받을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능력’ 앞에 ‘초(超, 훨씬 뛰어난)’를 붙이거나, ‘이상(異常, 정상적인 모습과 다른)’을 붙인다. ‘초능력자’라고 하면 부러움의 대상이지만, ‘이상능력자’라고 하면 두려움이나 기피의 대상이 된다. 작가가 ‘이상능력자’라는 제목을 붙인 것에는 분명 그 의미를 담고자 했을 것이다.  &nbsp;    &nbsp;  -비현실 속 현실 이야기-#비현실 #초능력 #현실 #이상능력  &nbsp;   내가 생각하는 장소로 순식간에 이동할 수 있다면? 눈앞에 보이는 물건이나 사람을 내가 원하는 대로 조종할 수 있다면? 분명 소설 속 ‘능력’은 매우 비현실적이다. 그렇지만 누구나 한번은 갖고 싶다고 상상해본 적은 있을 법한 ‘능력’들이다. 그런 면에서 이 소설에 등장하는 ‘능력’은 마블 히어로들이 갖고 있는 ‘초능력’과 같은 것들이다.  하지만 그 능력이 현실에 존재한다면 어떨까. CCTV를 피해 누군가를 살해하는 텔레포트 능력자가 있다면? 분명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갑작스러운 대폭발을 일으켜 사람을 죽인다면? 우리는 그 능력을 두려워할 수밖에 없다. 소설 속에서처럼 그들을 격리해야 한다는 극단적인 주장이 당연히 대두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현실에서는 대다수가 두려움을 느끼는 ‘이상능력’이 된다.  &nbsp;   작가는 소설이라는 ‘비현실’에 ‘현실’을 담고자 한 것 같다. 현실에서는 ‘초능력자’가 ‘이상능력자’가 될 수밖에 없고, 뛰어난 능력을 갖춘 자는 소수고 다수를 조종할 가능성을 갖는다. 그래서 다수가 뛰어난 소수를 제어하는 민주주의적 장치가 등장했다. 뛰어난 소수와 민주주의 장치를 갖춘 다수는 언제나 긴장 관계다. 그 극단적 긴장 관계는 소설 속에서 격리제를 주장하는 국회의원과 그를 살해하는 이상능력자로 그려진다.   &nbsp;    &nbsp;  -성장 소설- #외로움 #특이함 #희망 #위로  &nbsp;  “이제 그 ‘우리(격리파)’에 난 더 이상 낄 수 없다. …… 세상에 혼자가 된 두려움, 앞길이 보이지 않는 막막함, 그리고 ……. 내 편이 아무도 없다는 초라함.”(29쪽)“그 죽일 놈의 초능력자가 되고 나니 같은 영상(격리파 유튜버 영상)을 봐도 예전처럼 속이 시원하지 않았다.”(93쪽)  &nbsp;   주인공 채수안은 어쩌면 답답하고 두려웠을 것이다. 엄마가 죽고 난 후 믿고 의지할 존재가 필요했다. 그래서 ‘우리’라는 강력한 테두리를 제공하는 격리파 유튜버들에게 마음이 끌렸는지 모른다. 그녀의 아픔을 격리파 유튜버들이 진심으로 공감하고 있다고 착각했을 것이다. ‘내 편’이 가장 절실한 사람들은 어쩌면 가장 외로운 사람들일지 모른다.   &nbsp;   “확실히 여자(남민하 팀장)는 특이했다. 남들이 내게 하는 말을 하지 않고, 남들이 하지 않는 말을 했다.”(17쪽)  &nbsp;   그런데 진심으로 외로운 채수안에 다가온 존재는 남민하 팀장이다. 그녀는 딱딱하고 차가운 말투의 국가 공무원. 당연히 겉보기에 다가가기 힘든 존재였다. 하지만 그녀의 진심은 ‘특이함’에서 보인다. 남들과 다른 말을 하는 남민하 팀장은 채수안을 진심으로 위하고 있었던 것이다. 채수안은 유튜버의 화려한 수사와 과장된 표현을 다정함이라 믿고 싶었을 것이다. 어쩌면 주변의 진심이 잘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리라. 어려운 상황에서도 그녀를 받아준 이모나 딱딱한 말투의 남민하 팀장. 그리고 무표정한 얼굴로 이어폰을 꽂고 있던 염우정까지. 언제나 진심으로 그녀를 생각해주는 존재는 주변에 있었다. 그들은 채수안이 진심을 발견할 때까지 묵묵하게 기다려주었다.   &nbsp;   초능력이 있든 없든, 이 소설 속 주인공은 청소년이다. 한창 자신의 능력과 위치를 확인하는 성장 과정에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채수안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은 또래 염우정과 남예리일 것이다. 서로 아웅다웅 투닥거리면서도 결국 가장 먼저 수줍게 진심을 전하는 것은 그들이었다. 그들이 상처와 위로, 아픔과 사랑을 나누는 모습을 보며 풋풋한 청춘의 아름다움을 느꼈다. 나에게는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청춘의 아련함 같은 것이 있어서 그랬을 것이다.   &nbsp;   “내가 초능력을 갖게 됐다면, 그건 어찌 됐든 나를 위해 생겨났는지도 모르겠다고.”(145쪽)  &nbsp;   나는 남예리가 한 이 말이 참 가슴에 와닿았다. 청소년이라는 불완전한 상황을 극복하면서 자신을 인정하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 과정이 청소년 자존감 형성에 중요한 매우 중요한 장면이라 생각한다. 자신의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부족한 점을 보완할 수 있고, 뛰어난 능력을 자신있게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nbsp;    &nbsp;  -겉모습과 오해하는 마음들- #겉모습 #오해 #역지사지  &nbsp;   “사람은 겉만 보고선 절대 알 수 없는 것 같아.”(167쪽)  &nbsp;   언뜻 당연해 보이는 말이지만 우리는 이를 당연하게 떠올리지 못한다. 우리는 항상 겉모습에 매몰되어 상대를 평가하고, 그것이 오해를 불러일으켜 갈등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우리는 ‘역지사지(易地思之)’가 필요하다. 특히 청소년일 때에는 이 자세가 필수적이다.   &nbsp;   “가슴 아픈 아이러니에 눈물이 났다. …… 격리로 고통받았던 초능력자들이 불쌍하고, 초능력자 때문에 죽고 만 엄마가 불쌍하고, 그로 인해 초능력자들을 다시 격리하라고 외쳤던 내가 불쌍하고 또 한심해서.”(150쪽)  &nbsp;  “하지만, 언제나 다른 방법은 있다.”(194쪽)   &nbsp;   채수안은 자신이 혐오했던 초능력자가 되었기에 강제로 ‘역지사지’를 경험하게 된다. ‘우리’라 믿었던 격리파 유튜브로부터 자연스럽게 벗어날 수 있었으며, 자신이 가했던 폭력을 반대로 받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자신과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과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결국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고, 초능력자들을 구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생각해내는 단계에까지 이르게 한다. 마치 부드럽고 보송보송한 애벌레가 스스로 딱딱하고 거친 고치 속으로 들어가는 것과 같아 보였다.   &nbsp;   채수안은 이미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아직 미성숙한 상황에 머물고 싶었던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녀는 각성을 통해 ‘초능력’을 얻었고,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야만 하는 순간에 억지로 내몰렸다. 어쩌면 가장 아프고 힘든 시간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어려움이 있었기에 그녀는 성장할 수 있었다. 아픔이 없었다면, 어려움이 없었다면 익숙하고 편안한 둥지 속에서 머물며 날아갈 생각조차 할 수 없었을 것이다.  &nbsp;   “진짜 세상은 창문 너머에 있다. 언제나 그랬다. 그 사실을 몰랐던 적도 있고 일부러 외면했던 적도 있지만, 이제는 아니다.”(292쪽)  &nbsp;    &nbsp;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23/26/cover150/k28213674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7232616</link></image></item><item><author>전영훈</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프랑크 카롤루스 왕조의 매력적 연대기  - [맹세를 깬 자들 - 프랑크 제국과 중세의 운명을 바꾼 형제들의 전쟁]</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5112192/17104982</link><pubDate>Sat, 21 Feb 2026 14:4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5112192/1710498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2918903&TPaperId=1710498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97/74/coveroff/897291890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2918903&TPaperId=1710498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맹세를 깬 자들 - 프랑크 제국과 중세의 운명을 바꾼 형제들의 전쟁</a><br/>매슈 게이브리얼.데이비드 M. 페리 지음, 최파일 옮김 / 까치 / 2026년 02월<br/></td></tr></table><br/>※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nbsp;  맹세를 깬 자들 (매슈 게이브리얼, 데이비드 페리, 까치, 2026, 초판 1쇄, 419쪽)   &nbsp;  -프랑크족 카롤루스 왕조의 연대기-#프랑크족 #카롤루스 #피피누스 #루도비쿠스 #로타리우스 #베르나르두스 #매력적_역사서  &nbsp;   프랑크 제국 카롤루스 왕조의 시작(궁재 카롤루스 마르텔루스와 단신왕 피피누스 3세)부터 분열(베르됭 조약)에 이르는 역사를 담았다. 우리가 카롤루스 왕조 역사에 관해 가지고 있는 ‘낭만적’ 편견을 극복하도록 연대기적 역사를 넘어 당시 상황을 개연성 있게 그려낸 매우 매력적인 역사서다.   &nbsp;   이 책은 말 그대로 8~9세기 프랑크 제국의 상황을 매우 ‘생생하게 그려낸다.’ 마치 저자가 당대를 살았던 것처럼 말이다. 그것이 가능했던 것은 당대 또는 후대에 기록된 사료들 덕분이다. 저자는 당대 기록자의 상황과 의도를 파악하고 사료를 비판적으로 읽어낸다. 이 부분이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매우 매력을 느끼도록 만든다. 게다가 저자는 사료로 남지 못한 당시 일반인들의 상황까지도 추론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현실판 왕좌의 게임’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하지 않게, 9세기 퐁트누아 들판에 서서 마치 전투 상황을 들여다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게 만든다.   &nbsp;  “841년 6월을 향해 느릿느릿 나아가면서 양측은 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최대의 병력을 소집했다. 동트기 직전 그 이슬 젖은 6월 아침에, 그 병사들이 전선에 길게 늘어선 모습이 그려진다. …… 퐁트누아 주변 지형은 대체로 평평하고, 그다지 울창하지 않은 숲과 들판으로 이루어져 있다. …… 5월과 6월에 흐드러지게 핀 야생화가 들판을 뒤덮으며 새벽빛에 아른거렸다. 꽃들은 곧 짓밟혔다.”(8. 퐁트누아, 266~7쪽)  &nbsp;   또한, 저자는 프랑크 제국의 역사가 카롤루스 가문만이 아니라 수없이 많은 집단과 우연, 상황이 중첩되어 만들어진 복합물임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우리가 역사를 단편적으로 보고 암기의 대상으로만 여기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이 책은 분명 카롤루스 왕조의 이야기이지만, 그들 주변에는 이슬람 세력, 바이킹과 비잔티움 제국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nbsp;  “카롤루스 내전 동안 이 책의 시야가 프랑스의 한 들판, 라인란트의 어느 도강 지점, 제단, 왕좌, 단 하나의 문서로 좁혀질 때조차도 그것만이 유일한 줄거리는 아니었고, 멀리 떨어진 곳에서 벌어진 사건들이 결국에는 다른 왕국들, 즉 프랑크족의 왕국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맹세하는 자들, 338~9쪽)  &nbsp;    &nbsp;  -과거에 관한 두 질문- #과거 #기억 #기념  &nbsp;   “우리는 과거를 도대체 어떤 방식으로 기억하는가? 그리고 그러한 기념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에필로그, 377쪽)  &nbsp;   퐁트누아 언덕에는 회색 석조 오벨리스크가 서 있다. 9세기 퐁트누아 전투를 기리는 19세기의 기념물이다. 저자는 이를 통해 9세기 퐁트누아 전투에 대한 우리의 기억이 누구에 의해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졌는지 살핀다. 이 오벨리스크는 19세기 근대인들이 기념물을 통해 과거에 대한 특정한 이해를 대중의 의식에 굳히려는 시도라고 본다.(378쪽) 실상은 그러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러한 근대적 시도로 만들어진 역사는 9세기 프랑크 사람들이 고민하고 토론하며 치열하게 내렸던 선택과 합의를 무시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역사를 정해진 결과로 보고 과거 사람들은 그저 정해진 경로를 따라 수동적으로 살 수밖에 없는 존재로 바라보게 되는 것이다.   &nbsp;  “우리는 그 모든 경우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어떤 선택이 이루어졌는지, 어떤 행운과 불운이 있었는지 알고 있다. 그런데 그 갈림길들 중에서 어느 하나에서라도 결정이 단 하나만 달랐어도 길은 아주 다른 곳으로 이어졌을지 모른다.”(에필로그, 385쪽)  &nbsp;   841년 6월 25일, 퐁트누아 전투 이후 프랑크 제국은 다시 통합될 수 없었고, 우리는 그 결과를 이미 알고 있다. 하지만 9세기를 살았던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못했다. 심지어 19세기 나폴레옹조차 프랑크 제국의 통합을 꿈꿨던 것처럼 말이다. 실제로 9세기 프랑크 사람들은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선택을 했다. 내전 이후 분열을 해결하고 프랑크 제국의 통일이라는 이상에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한 것이다. 물론 그것이 결론적으로는 실패하였더라도 말이다.   &nbsp;    &nbsp;    &nbsp;  -저자가 사료를 대하는 자세-261 #중세인 #사료 #전쟁  &nbsp;  “… 이 책에서 참고해온 모든 사료와 마찬가지로 대단히 당파적이며 사실을 기록하기보다는 우주론적이거나 신학적인 의미의 더 큰 “진실”을 드러내는 데에 더 관심이 있었다. 그래도 궁정인과 권리 주장자들의 속셈에 휘둘리지 않도록 그 사료들을 서로 대조해가며 읽어보고 최대한 정보를 뽑아내보자.”(퐁트누아, 261쪽)“이는 사료가 무엇인가를 마지못해 드러내는 순간들, 진실이 양피지(문서)에 비집고 들어오는 순간들의 하나일 수도 있다.”(퐁트누아, 275쪽)  &nbsp;   저자가 사료를 대하는 자세가 좋다. 아마 나도 저자와 비슷한 사람이라 그런 듯하다. 역사를 좋아하고 공부하고 진실을 찾아 나서는 과정 자체를 즐기기 때문이리라. 그래서 그가 책 곳곳에서 사료를 대하는 자세를 표현한 부분에서 큰 매력을 느꼈다. 역사를 이런 방식으로 공부해야 한다는 것을 모범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기 때문이다.   &nbsp;   또한, 역사 공부에서 중요한 것은 현대인의 편견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점도 잘 보여준다. 나는 이 점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역사를 결정론적으로 바라보면서 과거인들을 수동적으로 바라보거나, 선형적인 역사관을 바탕으로 역사가 일직선상으로 발전하는 단계를 거쳤다고 보는 오류를 바로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당대인의 주체성과 선택을 중심으로 역사를 바라보는 것이야말로 실상에 가장 가까이갈 수 있는 역사 연구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nbsp;  “근대 이전의 유럽인들이 오늘날 우리보다 단순히 더 미개하고, 사람을 더 잘 죽였다고 상상해서는 안 된다. …… 중세 사람들은 무엇보다도 현대인들과 그다지 다르지 않은 사람들이었다.”(대지가 공포에 몸서리치다. 291쪽)  &nbsp;  “우리는 일반 병사들이 고향 사람들에게 보낸 편지를 가지고 있지 않다. 우리는 원정 중에, 선술집에서, 혹은 장례식에서 이야기되는 사연들을 들을 수 없다. …… 그러나 이 모든 이야기를 들려줄 사료가 없더라도, 우리에게는 적어도 두오다의 편지가 있다.”(비통한 제국과 비통한 어머니들, 360쪽)  &nbsp;    &nbsp;  -이 책의 매력- #보편성 #특수성 #미시사  &nbsp;   최고 권력의 지위가 불완전할 때, 그들은 ‘측근(側近, 가까운 사람들)’에 의존한다. 이것은 세계 어느 역사에서나 나타나는 매우 보편적인 모습이다. 카롤루스 마그누스 이래로 프랑크 왕국에서 나타난 영토 분할의 모습도 다른 제국과 매우 유사하다. 물론 한국사에서는 이런 측근 정치나 영토 분할이 잘 나타나지 않을뿐더러 보편적인 상황으로 묘사되지 않는다. 그만큼 한반도가 크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고려가 몽골 제국의 일원으로 제국 정치에 깊이 간여하는 상황이 되었을 때에는 고려에서도 측근 정치가, 영토 분할을 둘러싼 고려왕과 심양왕의 갈등이 있었다. 이 책을 통해 이런 역사적 보편성이 서양에서도 나타났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다.   &nbsp;   조금 낯설었던 부분, 즉 프랑크 제국에서만 나타난 특수성은 종교 부분이다. 로마 제국의 붕괴 이후 프랑크 제국과 비잔티움 제국이 교회와의 관계 설정을 두고 경쟁한 부분이나, 로마 주교가 라벤나 주교와 경쟁 관계에 있었다는 사실은 낯설었다. 또한, 프랑크 제국이 라틴어와 법령, 기독교로 구성된 문화를 바탕으로 유럽 전역에 식자층을 형성하는데 기여했다는 점도 매우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아니 내가 몰랐던 부분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욱 정확할 것이다. 새로운 사실을 알아가는 것은 언제나 즐겁다.   &nbsp;   마지막으로 이 책은 여성, 일반 백성, 이민족의 시선을 담고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프랑크 제국을 움직인 사람들은 물론 거의 카롤루스 왕조의 남자들이다. 하지만 그들과 혼인한 여성들도 궁정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으며, 카롤루스 남자들처럼 여성들도 그들의 조상 이름을 물려받고 있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카롤루스 왕조의 왕위를 계승하는 남자와 여자들은 조상들의 이름을 그대로 물려받았는데, 이 덕분에 카롤루스 왕조의 주요 인물들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사람들은 어렵지 않았겠지만, 후대 사람들이 볼 때 그 수많은 카롤루스와 피피누스와 루도비쿠스와 로타리우스들을 어떻게 쉽게 구분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사료가 남아 있지 않은 당시 백성들의 삶을 현대의 상황에 빗대어 추론한 부분도 매력적이다. 저자는 지형과 도로, 계절과 상황을 이용하여 그곳에 살았던 사람의 상황을 묘사하거나, 고고학적으로 발굴된 유골을 통해 당시의 참상을 알리는 등의 방법을 활용하였다.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97/74/cover150/897291890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5977469</link></image></item><item><author>전영훈</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고려를 외교로 새롭게 읽는 책 - [외교 천재 고려 - 최강대국에 맞선 작은 나라의 생존 전략]</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5112192/17046959</link><pubDate>Mon, 26 Jan 2026 12:4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5112192/1704695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12135794&TPaperId=1704695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35/0/coveroff/k81213579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12135794&TPaperId=1704695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외교 천재 고려 - 최강대국에 맞선 작은 나라의 생존 전략</a><br/>이익주 지음 / 김영사 / 2026년 01월<br/></td></tr></table><br/>※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nbsp;  외교천재 고려 (이익주, 김영사, 2026, 1판 1쇄, 296쪽)   &nbsp;  -소통하는 역사학자-#이익주교수  &nbsp;   처음 이익주 교수를 알게 된 것은 ‘역사저널 그날’이라는 역사 방송을 통해서다. 가장 신선했던 것은 그가 고려사 전공자라는 점이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전형적인 학자의 모습을 하고, 조근조근 설명하면서도 상대를 설득하는 모습이었다. 역사학자가 자기 연구 분야를 방송에 가지고 나와 대중과 소통하려 노력하는 모습에 감명받았다. 많은 역사학자가 철저히 자기만의 연구 성과 속에 갇혀 살면서 대중이 보기에 무의미한 논쟁으로 시간을 보내며 자기 정체성을 확인하려 들기 때문이다. 이익주 교수는 역사 연구를 바탕으로 우리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이야기를 할 사람이라는 신뢰가 있었다. 이 책 또한 그런 신뢰를 재확인하기에 충분한 내용을 담고 있다.   &nbsp;    &nbsp;  -다채로운 고려- #고려사 #외교  &nbsp;   고려사는 참 다채롭다. 아마 연구하는 사람에게는 다가설수록 숨겨져 있던 매력을 발산하는 존재일 것이다. 하지만 학생에게 고려사는 지옥이다. ‘고려’라는 이름을 제외하면 모든 상황이 다 불확실하다. 고정된 것 없이 계속해서 변화한다. 심지어 시기에 따라 지배층도 계속해서 달라진다. 다채로움은 가장 자연에 가까운 모습이기에 아름답지만, 학생이 다가서거나 이해하기엔 어렵다. 마치 단순한 패턴이 반복되어 만들어진 복잡한 그림과도 같다. 아마도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가 아닐까. 고려는 쉽게 다가서기 어렵지만, 가장 현실에 가까운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고려사 중에서도 외교적으로 중요한 장면을 9개 꼽는다. 1부 고려 전기 다원 외교의 네 장면과 2부 고려 후기 일원 외교의 다섯 장면이다. 한반도는 역사적으로 늘 강대국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그 강대국이 하나인지 또는 다수인지가 달라질 뿐이었다. 고려는 그 모든 상황을 경험한 국가다. 그래서 고려의 외교적 경험이 우리에게 필요한 외교적 전범(典範)의 총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외교에서 가장 필요한 것으로 명분보다는 실리를, 감정보다는 전략을 제시한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고려의 외교적 경험을 설명하며 국가적 이익을 기준으로 각 장면을 평가한다.   &nbsp;    &nbsp;  -새로운 관점-#국제관계 #외교 #전쟁  &nbsp;   “사대는 ‘작은 나라가 큰 나라를 섬긴다’는 뜻의 이소사대(以小事大)에서 비롯된 말로, ‘큰 나라가 작은 나라를 살핀다’는 뜻의 자소(字小), 즉 이대자소(以大字小)와 짝을 이룹니다.”(23쪽)  &nbsp;   한국사를 중심으로 역사를 학습할 때 가장 큰 한계는 우리가 세상의 중심이라 착각하는 것이다. 한국을 기준으로 대외(對外)관계를 바라보게 된다면 한국사 내부에만 주목하게 되어 관계(關係)를 놓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저자는 국제(國際) 관계, 즉 나라와 나라 사이의 관계로 외교를 학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명분보다는 실리를, 감정보다는 전략을 우선 선택하려면 우리를 중심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부터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우리를 중심으로 한국사를 학습할 때 발생하는 한계를 사례를 들어 설명하면서 이것이 오해였음을 밝히고 있다.  &nbsp;   “결국 고려의 독자 연호는 책봉-조공 관계가 단절된 시기에 일시적으로 사용한 것이며, 이는 고려가 황제국을 자처했다기보다 오히려 책봉-조공 질서에 충실하게 대응한 증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41쪽)  &nbsp;   또한, 저자는 고려의 전쟁을 외교적 관점에서 재평가한다. 저자는 전쟁을 외교를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생각한다.   &nbsp;   “전쟁은 외교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죠.”(61쪽)  &nbsp;   저자는 무조건 전쟁을 피해야 한다거나, 전쟁을 하려는 의도 자체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잘 보여준다. 그래서 저자는 고려 최씨 정권의 대몽항쟁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작은 나라가 큰 나라에 대항해 자신을 지키는 가장 효과적인 전략으로 전쟁과 협상을 병행하며 장기전을 벌이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최씨 정권의 연장이나 민중의 피해를 기준으로만 보는 기존의 시각과 다른 평가이다. 다만, 장기전이 더 이상 의미를 갖기 어려운 순간이 왔을 때, 전쟁을 마치고 외교적 해법을 찾아야 하는 순간이 온 것이라고 평가한다. 강화 천도와 개경 환도의 순간은 ‘최씨 정권’의 운명에 의해 좌지우지된 것이 아니라 ‘전쟁’과 ‘외교’라는 국가적 차원에서 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매우 흥미로운 해석이다.  &nbsp;    &nbsp;  -성공한 외교, 실패한 외교-#세조구제 #공민왕 #반원개혁  &nbsp;   고려의 외교적 경험은 모두 성공한 것이 아니었다. 실패한 장면만큼 성공한 장면도 있었을 뿐이다. 역사를 통해 ‘교훈’을 얻는 것이 아니라 ‘교훈을 얻는 방법을 알게 되는 것’이라는 저자의 주장이 잘 드러난다. 우리가 잘 아는 서희, 이자겸, 공민왕 등 고려의 인물은 당시 고려 내부적 사정과 외부의 상황을 총체적으로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외교 정책을 시행했다. 그러다보니 외교적으로 보면 우리가 잘 아는 모습과 다른 색다른 결과로 이어지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nbsp;   고려 외교사에서 가장 빛나는 신의 한수는 무엇이었을까. 우리는 대체로 거란의 침입에 맞서 강동 6주를 확보한 서희의 담판에 주목한다. 하지만 저자는 훗날 고려 원종으로 즉위하는 태자의 여정에 더 주목한다. 고려가 처한 절체절명의 위기(국가 멸망 직전), 그리고 몽골 뭉케 칸의 죽음과 쿠빌라이의 후계 다툼 구도 속에서 고려 태자는 국가를 위한 외교적 선택을 한다. 이른바 ‘세조구제’라는 결과로 이어진 그 장면이다. 전 세계적으로 보았을 때 몽골 제국에 대항하여 그 국가의 형태를 지킨 경우는 고려가 유일하다. 그 엄청난 외교적 성과를 가져온 고려 태자의 외교는 우리가 주목하지 않았을 뿐, 매우 어려운 선택이었다는 점을 이 책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nbsp;   그렇다면 반대로 철저한 외교적 실패는 무엇이었을까. 역시나 한국사 교과서에서는 동북 9성의 포기와 금에 대한 사대 요구를 수용한 장면을 들지만 저자는 다른 장면에 주목한다. 바로 공민왕의 반원 개혁이다. 공민왕의 개혁이 원 간섭기를 끝내고 몽골 제국의 붕괴에 큰 영향을 끼친 점은 인정하지만, 감정이 개입된 정책이었다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원과 명이 교체되는 시기에 고려가 전략적 이점을 얻지 못하고 반원 감정에 치우쳤기에, 또한 공민왕이 키워낸 신진 사대부가 실리보다는 명분에 집착했기 때문에 고려가 멸망할 수밖에 없었다.   &nbsp;  “원과 명이 대립하는 상황을 잘 활용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고려는 그 기회를 너무나 쉽게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 여기에 신진 사대부의 가치 우선 외교(명분)가 더해져 실리 외교에서 더 멀어졌고, 그것이 결국 멸망의 한 원인이 되고 말았습니다.”(277쪽)  &nbsp;    &nbsp;    &nbsp;  한반도를 중심으로, 우리를 중심으로 학습하는 한국사를 넘어 ‘국제 관계’를 중심으로 바라본 고려사는 익숙하면서도 낯설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단순히 역사책 속에서 암기의 대상으로만 남아 있었던 인물과 사건이 현실 세계로 넘어오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현재 우리 주변을 둘러싼 외교적 선택지를 이미 1,000년 전 고려인도 경험했고, 그것을 세심하게 판단했으며, 실제 외교적 행동으로 실천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이제 우리는 고려의 경험을 통해 무엇을 선택하고 무엇을 버려야 하는지 배울 차례다. 작은 강국으로서 대한민국은 고려만큼이나 훌륭한 외교적 선택으로 국가를 지켜나갈 수 있어야 한다. 이 책은 우리가 왜 명분보다 실리를, 감정보다 전략을 선택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35/0/cover150/k81213579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4350060</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