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 AI 패권 전쟁 - 미국과 중국이 촉발한 제2의 냉전
박종성 지음 / 지니의서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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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얼마전 우리 국민의 시선을 잡아 끈 장면이 몇가지 있다. 바로 APEC 회담과 산업 리더들의 방한으로, 개인적으론 APEC 회담에서 벌어진 각국 정상들과의 에피소드도 눈여겨보았지만, 젠슨 황이 이재용, 정의선 회장과 치킨집에서 치킨회동을 하며 러브샷을 연출한 장면이 가장 인상깊었다. 엔비디아라는 초거대 기업의 수장인 그가 우리나라 최고의 기업 수장들과 파트너십을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고무적인 장면이었다. 한편 그가 자녀들과 함께 왔다는 소식에 자녀들의 동향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특히 피지컬 AI 관련 핵심 부서에 자녀들을 배치했다는 사실에 눈길이 갔다. 피지컬 AI는 물리적 세계를 이해하는 AI로, 지금까지는 챗GPT와 같은 디지털 세계의 AI가 각광을 받았다면, 앞으론 이 피지컬 AI가 대세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오늘 읽은 책은 '피지컬 AI 패권 전쟁'이란 책으로, 미국과 중국 두 강대국이 피지컬 AI 패권을 쥐기 위해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자세하게 다룬 책이다.

저자는 중국이 '알파고 충격'을 국가적 위기감을 고조시키는 이벤트로 활용해, 피지컬AI 패권을 장악하기 위해 그동안 어떤 전략을 구체화 시켜왔는지 자세하게 다룬다. 먼저 로봇과 드론 같은 '몸체'를 대규모로 구축하고, 그 위에 얹을 인공지능 '두뇌'를 개발한 뒤, 최종적으로 이 둘을 결합해 '구신지능'(피지컬 AI의 중국어 용어)을 완성하겠다는 전략을 세워왔다고 진단한다. 이러한 계획하에 DJI, 바이두, 유비테크 같은 국가대표 기업들이 하늘, 땅, 공장에서 전 세계의 물리적 데이터를 수집하고, 화웨이는 강력한 제재 속에서도 독자적인 칩 생태계를 구축해 왔음을 지적한다. 저자는 이러한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한국이 단순한 부품 공급 기지나 '성실한 실행자'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 정부 주도하에 면밀한 전략을 세우고, 정부-기업-스타트업 등이 일사분란하게 적극적으로 준비할 것을 천명한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고 두가지 생각이 들었다. 먼저 요즘 철강, 배터리, 화학제품, 전기차 등에서 일어나고 있는 중국산 제품의 확대처럼 반도체 생태계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들이 일어날 것이라는 생각이다. 철강, 배터리, 전기차 등 산업재 전반에서 중국산 제품이 전세계를 휩쓸고 있다. 이에 미국 뿐만 아니라 EU 등에서도 자국 산업 보호 등을 명분으로 관세를 매기거나, 갖은 규제를 가하지만 공급망이 너무 복잡해 아프리카나 남미를 활용해 우회 수출하거나, 중간재 형태로 헝가리, 베트남 등을 거쳐 수출하고 있다. 이번 책에서도 반도체 제재로 현재 반도체 성숙 공정이 급성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는데, 지금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HBM등으로 수혜를 받고 있지만, 레거시 반도체가 과잉 공급과 함께 저가로 시장에 쏟아지면 언젠가는 이들의 위치도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한편 두번째론 어떤 형태로든 중국도 성과를 낼 것이라는 계산이다. 수많은 미디어나 언론에서 미국의 규제에 막혀 중국의 기술굴기가 실패할 것이라고 점치지만, 사실 그것은 미국의 성공공식과 루트를 비교대상으로 할때 그렇다는 것이지 그 길과 다른 길을 걸어갈때 어떤 형태로든 성과를 낼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지금까지 외면했던 중국 시장이나 기업에 대해서도 좀 더 관심을 기울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피지컬 AI에 관심있거나 미국과 중국, 특히 중국의 전략에 대해 자세하게 알고 싶은 분들께서 한번 읽어보면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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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이 사라진 세상 - 우리 발밑에 있는 지구의 과거, 현재 그리고 위태로운 미래
조 핸델스만 지음, 김숲 옮김 / 지오북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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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아이들과 가끔 쇼츠 영상을 함께 본다. 아이들이 신기한 걸 좋아해 '해루질' 과 같은 영상을 종종 보곤 한다. 물고기나 조개, 고동, 게, 문어 등을 잡는 모습에 아이들이 신기해 하는 것을 볼 때마다 귀엽기도 하면서, 뻘을 보고 있으면 어릴 때 많이 보았던 진흙탕이 떠오르기도 한다. 놀이터, 농구 코트 같은 주변 야외시설 대부분이 흙바닥이라 비가 오고 나면 진흙으로 변했었고, 골목길도 흙으로 된 곳이 많아 비가 오고 나면 차량 바퀴 자국에 물이 고이거나, 눈이 오면 눈과 흙이 곤죽이 되어 신발이 엉망진창이 되곤 했다. 그런데 요즘은 주위 대부분의 도로에 아스팔트나 돌이 깔려 흙을 보기 힘들어졌다는 생각이 문득 떠올랐다.


오늘 읽은 책은 '흙이 사라진 세상'이란 책이다. 저자는 대학 교수이자 오바마 행정부 시절 과학기술정책실에서 부국장으로 고문을 역임한 전문가로, 이번 책에서 우리가 잘 모르는 토양의 세계에 대해 들려준다. 토양의 기원, 형성과정, 토질의 구성, 모래와 점토 등 우리가 구별하지 못하는 토양 성분의 차이, 탄소와 미생물, 점점 침식되어 사라지고 있는 토양과 이로 인한 지구환경 및 기후위기에 미치는 영향까지, 토양에 관한 정보를 상세히 설명한다.


우리는 그것들이 주변에 부족하지 않게 늘 충분히 있기에 공기나 물의 중요성에 대해서 잘 인식하지 못하고 산다. 그나마 요즘 생수가 널리 판매되고, 미세먼지로 인해 눈앞이 흐려짐으로써 그 중요성을 새삼 실감하는 정도였다. 한편 이 책을 읽고 그럼 땅은? 하는 물음이 떠올랐다. 아마도 내 경우엔 공기나 물보다 내가 딛고 있는 이 땅을 더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땅의 의의와 소중함, 위태로워져가는 현재 상황, 그리고 앞으로 생각해보아야 할 것들에 대해 일러주어 뜻깊다. 인상깊은 부분이 많았지만 개인적으론 토양의 침식이 굉장히 심화되고 있는 부분과 지구의 토양은 상층 1미터만으로도 2조 5000억 톤의 탄소를 저장해 8,800억 톤의 탄소를 머금는 지구 대기 전체보다도 더 온실효과에 유용하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부분이 인상 깊었다. 자연과 기후, 환경에 관심있거나 지금까지 생각지 못했던 땅에 대해 알고 싶은 독자께 적극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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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이 사라진 세상 - 우리 발밑에 있는 지구의 과거, 현재 그리고 위태로운 미래
조 핸델스만 지음, 김숲 옮김 / 지오북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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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의 소중함과 의미에 대해 다시 깨닫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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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미의 과학 - 다섯 가지 풍미 법칙으로 풀어낸 맛의 비밀
아리엘 존슨 지음, 제효영 옮김 / 푸른숲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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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군시절 취사병으로 복무를 했다. 당시에는 전혀 뜬금없는 고된 보직을 맡아 힘들때도 있었지만 덕분에 요리라는 세계에 입문하게 되었고 식재료나 요리기구, 맛이나 향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되는 등 지나고 보니 덕분에 생이 풍요로워진 것 같다. 특히 그 당시에는 크게 주목받지도 못하고, 때로는 짬x 로 불릴정도로 많은 놀림을 받았는데 이후 냉장고를 부탁해, 흑백요리사와 같은 프로그램과 함께 그 시절보다는 위상이 많이 올라간 것 같아 개인적으로도 뿌듯하다. 여기에 어쩌다 보니 졸업 후 냄새와 관련된 일을 하게 되면서, 맛과 냄새라는 영역에 상대적으로 많은 관심을 갖고 지내고 있다.   


오늘 읽은 책은 향미화학이라는 다소 독특한 전공의 소유자이자, 덴마크 코펜하겐 발효연구소의 설립자인 저자가 쓴 '풍미의 과학' 이란 책이다. 그는 이번 책에서 맛과 냄새가 결합해 만들어지는 ‘풍미’를 분자 수준에서 탐구하며, 특히 일반적으로 알려진 바와 달리 풍미가 단순 쓴맛, 신맛, 단맛 등 혀로 느끼는 여러 가지 맛 외에 수백 가지 냄새 분자가 후각 수용체를 자극함으로써 이들의 조합에 의해 형성되는 것임을 역설한다. 구체적으로 우리가 코로 맡는 냄새 외에 입 속 목구멍과 이어진 코 뒤쪽 후각 수용체로 냄새를 맡을 수 있으며, 이를 ‘후비강 후각’ 이라고 한다고 한다. 이렇게 혀로 느낀 맛과 후비강 후각으로 맡은 냄새의 패턴을 통해 풍미를 인식하는 과정과 함께 과일, 식물, 향신료, 허브, 고기 등의 풍미에 영향을 미치는 분자, 이들의 농축과 추출 과정과 발효 및 마이야르 등 풍미를 증대시키거나 변화를 줄 수 있는 여러 방법들에 대해서도 소개한다. 


앞에도 잠깐 이야기했지만, 개인적으로 냄새와 관련된 일을 하다 보니 인간의 감각에 관심이 많다. 헌데 인간의 감각에 대해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고, 정량적인 관념이 아니라 추상적인 느낌에 가까워 이를 이해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게다가 빛이나 소리와 달리 존재하는 분자 형태가 다양하고 수용체와의 상호작용등이 복잡해 이 또한 이해를 더 어렵게 했다. 특히 개인적으론 각종 과일이나 식재료 등 우리 생활 속에서 만날 수 있는 여러 냄새와 관련된 자료를 찾기 어려웠는데,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만 같았던 챗GPT나 그록, 클로드 조차 아무리 물어봐도 만족스러운 답을 내려주지 못할 정도였으니 이에 대한 자료수집의 어려움은 더 말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그런면에서 이번 책은 음식과 관련된 것으로 한정되긴 하지만, 식재료, 과일, 향신료 등 다양한 음식이 어떤 냄새를 풍기는지, 이들의 냄새 분자는 어떤 화학구조를 가지고 있는지 등에 대해 상당히 구체적이면서도 폭넓게 다루고 있어 개인적으로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

요리, 음식에 관심 있는 사람 뿐만 아니라 맛과 냄새라는 감각에 관심있는 모든 사람에게 큰 도움이 될 책이다. 더불어 개인적으로 오랫동안 찾고 있던 책이기에 더 의미가 깊었다.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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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미의 과학 - 다섯 가지 풍미 법칙으로 풀어낸 맛의 비밀
아리엘 존슨 지음, 제효영 옮김 / 푸른숲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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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너무 유익한 책입니다. 풍미의 세계에 입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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