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에 부는 바람 단비어린이 문학
박지숙 지음, 시은경 그림 / 단비어린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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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답을 찾고 싶다면?

느티나무에 부는 바람

 

 

 

 


 

생태학에 관한 강연을 들은 적이 있다. 한 마을의 지형을 살펴보면 마을 사람들의 모습을 알 수 있고, 그 마을의 문화를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 오랜 시간 기억에 남아있다. 이것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어디를 가든 그 지역의 특성을 잘 살펴볼 수 있고, 나아가 세상을 크게 바라보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시각을 토대로 하여 생긴 마을에 대한 이해와 사랑이 점차 전 지구적으로 이어지는 것이 내게는 황홀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박지숙 작가의 느티나무에 부는 바람은 내가 품고 있었으나, 내가 잠시 잊고 있었던 그 기억과 의미를 떠올리게 해주었다.

 


 

마을 어귀에 장대하게 자리 잡아 마을을 지켜준다는 의미의 느티나무는 우리나라의 과거 풍습, 시골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 정도로 생각될 수 있다. 그러나 작가는 이것을 과거에 그치지 않고 현재 우리의 삶으로 끌어와 각자의 삶을 좀 더 진실하게 바라보고 느낄 수 있게 한다. 멋진 바이올리니스트를 꿈꾸는 예준이, 고모와 함께 살고 있는 서윤이, 손녀를 돌보는 김붙들이 할머니의 모습을 통해 독자도 함께 생각하고 느끼고 성장한다.

 

 


누워서 자라는 나무의 이야기, 다양한 식물이 있어야 건강한 숲이 된다는 사실, 사는 곳이 사라지면 그곳의 이야기도 멸종된다는 것. 느티나무 아래에서 서윤이가 만났던 할아버지의 이와 같은 말씀은 생태학적 지식을 전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서윤이의 고민과 심리적 갈등을 해소하기에 이른다. 박지숙 작가의 해박한 지식과 그 의미가 곳곳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느티나무를 없애고 그 자리에 주차장을 만들자는 의견에 대해 예준이는 아주 재치어린 진심으로 다가간다. 어른들만 돈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모두 돈을 좋아하므로 돈의 가치로 느티나무를 조사했다는 대목은 자녀를 둔 독자들의 이목을 상당히 끌지 않을까 하는 우스개 생각도 든다.

 

 


자연은 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자연은 자연일 뿐인 것이다. 자연 고유의 의미를 이해하고 존중할 수 있어야 한다. 느티나무에 부는 바람은 나무와의 대화를 통해 그 의미를 마음속 깊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한다. 나아가 느티나무 아래 김붙들이 할머니의 뜨개질 교실을 계기로 느티나무는 자연스레 공동체를 대표하는 공간이 되며, 삶에 있어서 소통과 공유의 가치를 다시금 느끼게 한다. 박지숙 작가의 느티나무에 부는 바람은 이렇게 우리에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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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마음 단비어린이 그림책
이정록 지음, 박은정 그림 / 단비어린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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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해요, 특별한 대화

나무의 마음

 

 

 


 

 

봄이 되면 가끔 아파트 입주민들과 조경 업체 간 분쟁이 일어나기도 한다. 바로 나무의 가지치기 때문이다. 일조권이나 벌레 등으로 인해 관리된 나무들인데, 관리된 나무치고는 너무 가지만 앙상하여 미관을 해친다는 것이 입주민들의 의견이다. 이정록 작가의 나무의 마음에도 이와 같이 가지가 덩그러니 있는 나무가 표지를 장식한다. 짧게 잘린 가지 끝에 작은 새싹들이 힘겹게 솟아나고 있다.

 


 

우리가 바라보는 자연은 경이롭고 아름다운 대상, 공존해야 할 커다란 세계이다. 그런데 이는 인간의 입장에서 바라본 이상적인 시각일 뿐, 이에 그친다면 자연과 진정한 미래를 이어 나가기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일까, 이정록 작가의 나무의 마음에서 보여지는 나무에 관한 대화가 더욱 특별하게 느껴진다.


 

 

 

나무도 병원에 갈 수 있어요?’

나무도 말할 수 있어요?’

나무도 마음이 있는 거예요?’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의미와 가치, 자연을 소중히 생각해야 하는 당위성을 따로 강조하지 않아도 나무라는 자연물을 통해 자연과의 진정한 소통을 가능하게 해주고 있다. 더 나아가 자연이라는 세계와 마음을 나누고, 공감도 할 수 있는 커다란 힘을 키우게 될 듯싶다. 이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지구상의 모든 이들이 갖춰야 할 역량이 아닐까 한다. 나무의 입장에서 바라본 특별한 대화, 소중하고도 애틋한 나무의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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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생각 만 개의 마음 ; 그리고 당신
권지영 지음 / 문학세상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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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주는 특별한 시간

천 개의 생각 만 개의 마음; 그리고 당신

 

 

 


 

 

 

따스한 공기를 머금은 바람에 벚꽃이 흩날린다. 하늘에서 살포시 내리는 꽃잎에 마음이 설렌다. 달콤한 레몬차 한 잔 그리고 책 한 권과 함께 보내는 시간, 권지영 작가의 천 개의 생각 만 개의 마음; 그리고 당신을 나는 이렇게 만났다.

 

 


그리움 한 조각으로 시작하는 이야기가 마음을 차분하게 정돈시킨다. 그리움의 대상은 잊고 있던 누군가일 수도 있고, 보고 싶은 누군가가 될 수도 있겠고, 잊어버린 기억일 수도 있겠지. 권지영 작가의 그리움 한 조각은 어느새 마음 한켠에 담아 두었던 나만의 그리움으로 변해간다.

 

 


꽃잎, 왕벚나무, 다람쥐 등의 자연물에서부터 연필, 4색 볼펜, 문턱 등의 사물에 이르기까지 권지영 작가가 다룬 소재의 시적 표현은 마치 팔색조와 같다. 더불어 화려하고도 잔잔한 이면의 깊은 울림은 능동적 사고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준다.

 



그래서 당신,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어린왕자등에 대한 작가의 단상은 해당 작품에 대한 새로운 관심과 해석을 고취시킨다. 70세에 그림을 시작한 류해윤 할아버지, 요트로 세계 일주에 성공한 김승진씨의 이야기로 현실을 바라보는 커다란 시야를 경험해 보게 한다.

 

   


작가의 일상과 관련한 이야기들은 잔잔한 웃음을 주기도 하고 나름의 추억을 떠올리게도 한다. 십자수, 바닷가의 돌멩이, 아파트 뒤쪽의 오치골 등에 관한 단상은 일상 속 친근함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준다. 자신을 둘러싼 환경과 세상을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마음의 풍요를 느끼며 나름의 철학도 세워볼 수 있는 시간, 천 개의 생각 만 개의 마음; 그리고 당신이 주는 특별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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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돈 왕국의 비밀 단비어린이 문학
김바다 지음, 고담 그림 / 단비어린이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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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돌리도~ 

돈돈 왕국의 비밀

 


 

 

 

 

명절에 받는 세뱃돈은 서너 살 아이들에게도 행복이다. 돈이 있으면 마트에서 맛있는 과자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신용카드 안에는 돈이 한가득 들어있어서 무엇이든 살 수 있는 것으로 생각되기도 한다. 이렇게 은 우리가 아주 어렸을 적부터 일상을 함께 한다.

 


 

누구나 부자가 되길 원하고, 누구나 많은 돈을 갖기를 원한다. 돈으로는 무엇이든 살 수 있고, 돈만 많으면 세상 제일 행복할 것 같다. 심지어 사람의 마음도 살 수 있는 ’. 돈돈 왕국의 비밀은 바로 이러한 생각에서 출발한다. 대화하기, 자식 관심, 측은한 마음, 양심, 만남, 부모 마음, 고마움 등의 7가지 마음을 돈신이 사들이고 되판다. 지폐를 얻기 위해 마음을 팔려는 자, 이익을 얻기 위해 마음을 사려는 자, 그리고 그 중간에서 차익을 남기며 돈돈 왕국을 건설하려는 돈신이라는 설정이 매우 기발하고도 흥미롭다.

 


 

땅의 사람들은 지폐를 얻고 돈신이 내려 준 오늘의 임무를 수행한다. 현실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의도성 광고들이 떠오르는 만큼 돈돈 왕국의 비밀을 통해 과 관련한 세상의 이면을 잘 살펴볼 수 있다. 더불어 의 가치와 의미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된다. 세상의 흐름을 이해하고, 올바른 경제 관념을 정립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해 주는 유쾌한 스토리 돈돈 왕국의 비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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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다이어리 단비청소년 문학
서성자 지음 / 단비청소년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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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의 연진이는 안 돼!

침묵의 다이어리

 

 

 

 

 

연진아, 나 지금 되게 신나.’

연진아, 너무 피곤하다.’

연진아, 드디어 내일 너 볼 수 있는 거야?’

 

최근 학교 폭력을 주제로 한 드라마가 인기리에 방영되었고,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연진아가 유행어처럼 번져나갔다. 과거의 사회적 분위기로 인하여 묻혔던 학교 폭력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난 지 꽤 되었지만, 여전히 크나큰 사회 이슈로 자리 잡고 있다. 학생들에게 가정만큼이나 꽤나 중요한 사회적 공간인 학교가 왜 자꾸만 안전 문제에 놓여 있어야 하는지 의문이다.

 

 

 

침묵의 다이어리의 서성자 작가는 명문여고에서 시골로 전학을 왔던 S를 떠올리며 이야기를 써 내려갔다고 한다. 살고 싶지 않다는 S의 비밀, 친구로서 그 비밀을 지켜주고 싶었던 작가의 진정한 마음은 원치 않게 큰 무게감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작가의 경험과 그에 대한 진정성 있는 마음에서 출발한 이야기여서일까, 침묵의 다이어리를 읽어내려가는 동안 각 인물들이 처한 상황과 감정에 깊이 몰입할 수밖에 없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던 상황 속, 평범해 보였던 다이어리에서 단서가 될 만한 것들이 발견되는 과정이 이야기의 극적 전개를 더한다. 아무리 찾아도 드러나지 않았던 가해 학생들의 실체, 그리고 그 부모들의 태도와 학교의 입장 모두 지극히 현실이 반영된 모습이어서 사회의 진실한 자각을 이끌어 내고 있는 듯하다. 더불어 자신 스스로와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우리는 함께라는 사실을 마음 깊이 느끼게 해준다. 이것은 진정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진심이기도 한 것 같다. 많은 이들이 작가의 진심을 함께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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