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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달팽이 ㅣ 단비어린이 그림책
윤정 지음, 송수정 그림 / 단비어린이 / 2022년 10월
평점 :
너는 도대체 누구인데? 《나도 달팽이》
시적인 글과 생동감 있는 그림이 어울어진 윤정 글, 송수정 그림의 《나도 달팽이》이다. 새로 태어난 아기 달팽이 등에 아무것도 없어서 다른 달팽이들이 놀라고 신기한 듯이 수군거리는 상황으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아기 달팽이도 집을 갖고 싶어서 찾다가 발견한 것들이 바로 비닐장갑, 플라스틱 빨대, 캔 뚜껑이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쓰레기들이 등장함으로써 환경 문제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되고 경각심을 갖게 된다.
다시 집을 찾아 나서는 아기 달팽이. 조금 더 힘을 내어 멀리 집을 찾아 떠난다. 그 여정에서 다양한 친구들을 만나게 되는데, 다슬기, 뿔고둥, 거북이, 거미, 매미 그리고 나비의 등장으로 함께 여행을 떠나며 새로운 세상을 보는 기분이 들게 한다.
“어? 너도 집이 없구나?”
“난 하늘이 집이야.”
아기 달팽이와 나비의 대화가 매우 인상깊다. 집이 갖고 싶어서 계속 찾아 나서는 아기 달팽이에게 나비의 대답은 아주 명쾌하게 느껴진다. 꼭 소유하지 않아도, 눈에 보이지 않아도 이미 갖고 있는 큰 가치를 깨닫게 해주는 듯한 깊은 울림이 느껴진다.
기나긴 여정 끝에 드디어 아기 달팽이에게 집이 생겼다! 소라게로부터 소라 껍데기를 얻게 된 것이다. 하지만 어울리지 않는 집으로 인해 아기 달팽이는 곤경에 처하고 만다. 무엇인가 도전하려는 의지와 그에 반해 부딪히게 되는 현실! 소라 껍떼기를 굳이 추구하지 않아도 되는 현실로 볼 것인지, 아니면 아주 당찬 도전의 노력으로 볼 것인지 생각해보고, 이야기를 나누어 보아도 좋을 것 같다.
자신이 민달팽이임을 깨닫고, 집이 없어도 달팽이라는 사실에 감동을 받으며 눈물을 흘리는 아기 달팽이의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애처롭기도 하며, 앞으로 펼쳐질 날들을 응원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에 대해 생각해 보고, 자신을 둘러싼 환경을 살펴보며 좀 더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나도 달팽이》인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