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왜 교사 수준 교육과정인가
박진수 지음 / 더블북 / 2020년 12월
평점 :
교사들에게 1,2월은 매우 중요한 달입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겨울방학이 있기 때문일까요?
물론, 종업(졸업) 이후 에너지를 보충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란 것도 있지만, 새학년, 새학기를 준비하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아시다시피 학교의 시작은 3월입니다. 그래서 1,2월은 전년도를 정리, 반성하고, 새롭게 맡을 학년의 기초 공사를 하는 시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초 공사, 그리고 학급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1년의 계획을 짜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학급 교육과정'입니다.
이 교육과정을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한해 농사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특히 요즘은 학급 담임의 재량권을 대폭 확대하는 '교사 수준 교육과정'이란 개념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한 학년에 몇학급이 되었든, 동일한 교육과정을 작성하여 운영하는 '학년 교육과정'에서 벗어나 담임교사가 교육관을 가지고 교육과정과 수업, 평가를 해내야 한다는 고민에서 출발합니다.
물론, 저희 같은 소규모 학교는 '학년 교육과정=학급 교육과정 '이기 때문에 저는 늘 '교사 수준 교육과정'을 작성해 온 셈입니다.
하지만 해마다 전년도 교육과정에 대한 아쉬움이 남았기에, 올해는 좋은 교재로 교육과정에 대한 공부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왜 교사 수준 교육과정인가>
표지 문구대로 학급 운영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살리는 교육과정 레시피를 상세하게 소개한 교육과정 교재와 같은 책을 만났습니다.
저자인 박진수 선생님은 현재 교무부장으로 재직중이신 현직 초등교사이십니다. 2016년도에는 교육과정 업무를 담당했던 학교가 100대 교육과정 우수학교에 선정되기도 하였고, 전남교육청에서 주관하는 교육과정 관련 직무연수에 전임 강사로 활동하시고 계십니다.
교육과정 전문가라고 하실만한 선생님인데, 교육과정에 대해 잘 모르는 신규 교사에게 설명해주듯 글도 쉽게 쓰셔서 쉽지 않은 주제임에도 술술 읽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PART1 '왁자지껄 교사들의 이야기'에서는 교사들의 1년 학교 생활과 교사들이 교육과정을 바라보는 시선들에 대해 정리했습니다.
PART2 '교육과정에 안경을 씌우기'에서는 교육과정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돕기 위한 부분으로 교육과정의 개념과 변화 흐름, 성취기준에 대해 정리했습니다.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PART3 '교사 수준 교육과정 펼치기'에서는 개성 있고 창의적인 교사 수준 교육과정 만들기와 실천 방법을 정리했습니다.
교육과정 작성을 위한 학급 실태 분석방법, 학급 운영비 집행계획, 특색교육, 창의적 체험활동 운영 등 꼭 교육과정 작성이 아니더라도 학급 운영을 위해 필요한 부분들이 담겨 있습니다.
완벽한 교육과정을 만들 수는 없겠지만 책에서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 내용들을 기억하고 학급 운영에 도입한다면, 매년 업그레이드 된 학급 교육과정을 작성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학교 현장에서 오래 계셨던 저자의 경험이 우러나온 글을 읽다보니 연신 고개를 끄덕이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학교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혹은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라는 생각을 하다보니, 나도 교육과정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기적의 논리(?)가 마음 속에 자리 잡았습니다.
뭐든 계획대로 진행되는 것은 없습니다.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맞닥뜨리며 교육과정을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하지만 어차피 바뀔 계획이라고 대충 세우면 될까요? 변수가 많을수록 계획은 더 정교해야하고, 올해 생긴 시행착오가 내년에는 없도록 노력해야겠지요.
그렇게 나만의 철학이 담긴 교육과정이 차곡차곡 쌓인다면, 비로소 교육과정 전문가가 될 수 있을 겁니다.
예전보다는 조금 빨라졌다고 하지만 2월 중순에야 학년 배정이 될 것 같습니다. 과연 어떤 아이들과 1년을 함께하게 될까요.
아이들의 소중한 1년을 위해, 기초공사 준비를 계속해야겠습니다^^
https://blog.naver.com/chungmyong2/2222242421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