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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글도 책이 될까요? - 글을 쓸 때 궁금한 것
이해사 지음 / 모아북스 / 2021년 10월
평점 :
책쓰기에 관심만 많은 사람으로서, 꽤 많은 글쓰기 관련 책을 읽어왔습니다. 그리고 꽤나 감명 깊게 읽은 책 중 하나가 바로
이해사(혹은 김욱) 작가님의 <걷다 느끼다 쓰다>입니다. 작가님은 글쓰기 관련, 정확히 말하면 책쓰기 관련 책을 여러 권 출간하셨습니다.
리뷰한 적이 있는 <무작정 시작하는 책쓰기>와, <과학자 책쓰기>까지 글쓰기 3부작이 그것입니다. 특히 작가님은 단순히 글을 잘 쓰는 법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책을 쓸 수 있는지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특히 전업 작가가 아니라 퇴근 후에 글을 쓰는 부업 작가라는 점에서,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이번에 새 책이 나왔습니다. <내 글도 책이 될까요?>란 제목입니다. 글을 잘 쓰는 법보다 '책을 내는 방법'에 초점을 맞춘 것이 참 마음에 듭니다. 책이 잘 팔리고 안 팔리고는 둘째치고, 일단 책이나 한 번 쓰고 싶다는 막연한 목표를 가지고 있는 저에게 딱 맞는 책입니다.
'시작할 엄두가 나지 않지만 끝까지 쓰면 완성된다!'
당연한 소리를 하고 있지만, 이 당연한 게 참 하기 힘듭니다. <내 글도 책이 될까요?>는 조금이라도 덜 힘들게 글 쓰는 방법, 책 쓰는 방법을 안내합니다.
1장 '도대체 왜 써야 하는 걸까?'에서는 우리가 글을 써야 하는 이유에 대해 적었습니다. 특히 '은퇴 작가란 말은 없다'란 챕터가 가장 눈에 들어옵니다. 100세 시대인데 5-60대에 퇴직하면 뭐 하고 사나요. 제 목표 또한 퇴직이 없는 삶입니다.
2장 '무엇을 써야 할까?'에서는 글쓰기 콘셉 잡기에 대해 설명합니다. 이해사 작가는 전작에서 '한 분야에서 10년을 일하면 전문가다'란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전문가라면 책 한 권은 충분히 쓸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이 책에서도 비슷합니다. 가장 잘 아는 분야로 첫 책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요.
3장 '글쓰기가 어렵다고요?'에서는 본격적으로 글 쓰는 방법이 등장합니다.
이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입니다.
'생각이 나서 쓰는 게 아니라 쓰다 보니 생각이 난다'
이런 경험을 해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뭘 쓸까 고민만 하다가는 글이 써지지 않습니다. 무작정 쓰다 보면 단어 뒤에 단어가 떠오르고, 문장 뒤에 문장이 떠오릅니다. 다 쓰고 나서 글의 흐름이 이상하다면, 퇴고하면 됩니다. 좋은 글이 나오지 않을 것 같아 고민만 하다가는 퇴고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또 하나 배웠습니다. 책을 내고 싶다 말하지만 말고, 뭐든 쓰기 시작하자!
4장 '글쓰기는 누구나 할 수 있다!'에서는 글을 쉽게 쓰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셰익스피어 역시 154편의 소네트를 썼다. 그중 일부는 대장이지만 다른 작품은 동시대인들도 썼을 법한 평범한 작품에 불과하다. 일부는 그야말로 형편없었다. 사실 이류 시인보다 일류 시인들이 형편없는 시를 더 많이 쓴다. 이들은 많은 시를 썼기 때문에 확률적으로 이류 시인보다 형편없는 시가 많은 것이다. 마이클 미칼코, <아이디어가 폭발하는 생각법>'
질보다는 양보다 승부하는 것이 좋다는 작가의 말에 공감이 갑니다. 결국 확률 문제일 겁니다. 로또와 비슷할 겁니다. 1장 살 때보다 100장 살 때 당첨 확률은 높아지겠지요. 물론 1장만 사서 당첨이 될 수도 있지만요. 또 다작이 명작을 만듭니다. 양이 질을 촉진한다는 겁니다. 많이 쓰다 보면 언젠간 잘 쓰게 된다는 겁니다.
물론, 무작정 쓰는 게 전부는 아닐 겁니다. 좋은 글이 될 때까지 다듬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래서 이해사 작가 또한 퇴고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퇴고는 많이 할수록 좋다는 것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은 '완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 주세요.
5장 '출판사는 내 책을 받아 줄까?'에서 투고와 관련된 이야기를 다룹니다.
'원고는 전체를 보낼 것인가, 일부만 보낼 것인가', '기획안은 어떻게 쓸 것인가', '글쓰기 학원은 다녀야 하는가'
이런 질문에 답을 줍니다. 간단한 이야기지만, 책을 6권이나 쓴 작가가 하는 이야기들이라 더 잘 받아들여집니다. 책을 사 보는 사람의 수는 줄었지만, 책을 내려고 하는 사람의 수는 늘었습니다. 독립출판이란 플랫폼도 있지만, 출판사와 협업하는 것과는 많이 다를 겁니다. 어떻게 하면 출판사를 설득할 수 있을지, 감을 잡을 수 있는 내용들입니다.
6장 '베스트셀러는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을까?'에서는 잘 팔리는 책을 출간하는 방법을 정리했습니다. 독학으로 책쓰기를 공부한 작가이기 때문에 잘 팔리는 책은 어떤 책일까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특히 '책 제목' 짓는 방법을 다룬 내용이 배울 점이 많았습니다. 책 제목은 책의 운명을 좌우한다고까지 합니다. 실제로 첫 출판 때는 실패를 맛봤지만, 제목만 바꿔 재출판하여 대성공한 책들이 꽤 많습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가 한 예입니다.
창의성이 떨어지는 저로서는 폰카시집 책 제목 짓는 것도 난관이었는데, 윤단밤님께서 엄청난 부제를 지어주셔서 한시름 놓았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7장 '제대로 쓰기 위해서는 어떤 여건이 필요할까?'는 글쓰기 환경과 관련한 내용입니다. 특히 작가의 수익과 관련한, 출간계약서와 인세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롭게 읽혔습니다. 최근 두 권의 전자책을 출판했습니다. 전자책임에도 불구하고 3-40%를 판매 플랫폼에서 가져가는 형식입니다. 내가 쓴 책인데 60%만 수익을 얻을 수가 있다니, 벼룩의 간을 빼먹지... 그런데 종이책은 작가에게 돌아가는 수익이 더 조금이더군요. 책 출판만으로 소득을 얻는 건 쉽지 않은 일입니다. 이문열, 조정래, 공지영 작가 정도는 되어야 전업 작가라고 부를 수 있다는 것이 작가의 설명입니다.
이해사 작가 또한 직장을 그만두지 않은 겸업 작가, 부업 작가입니다. 퇴근 이후, 주말만 이용해서 책 6권을 썼다는 것에서 한 번 놀라고, 책 6권을 썼는데도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서지 않은 작가의 자제력에 감탄했습니다. 그리고 닮고 싶어집니다. '작가'라는 소리를 들으면서 자신의 일을 계속 이어나가는 모습이 참 멋졌습니다.
이번 <내 글도 책이 될까요?>까지 이해사 작가님이 쓴 세 권의 글쓰기 책을 읽었습니다. 다른 세 권을 읽었지만, 결론은 비슷합니다.
'일단 써라!'
내 글도 책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 걱정, 고민 말고 일단 써야 합니다. 그것도 많이 써야 합니다. 쓰다 보면 생각이 나고, 많이 쓰다 보면 질이 좋아집니다.
역시나 큰 가르침을 주시는 이해사(김욱) 작가님. 이번에는 그 가르침이 행동으로 옮겨갈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