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짱고아빠님의 서재 (짱고아빠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4892169</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 /><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Wed, 19 Aug 2026 07:45:13 +0900</lastBuildDate><image><title>짱고아빠</title><url>https://image.aladin.co.kr/Community/myface/pt_7848921693394170.jpeg</url><link>https://blog.aladin.co.kr/784892169</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짱고아빠</description></image><item><author>짱고아빠</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잘 듣는 사람 되기 - [심장 듣기 - 귀 기울여 들음으로써 완성하는 사랑]</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4892169/17456833</link><pubDate>Tue, 18 Aug 2026 00:2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4892169/1745683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02130221&TPaperId=1745683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938/84/coveroff/k10213022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02130221&TPaperId=1745683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심장 듣기 - 귀 기울여 들음으로써 완성하는 사랑</a><br/>유지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08월<br/></td></tr></table><br/>말하는 기술과 듣는 기술<br>나는 캠페인과 모금을 위한 이야기를 만드는 일을 한다.어떤 문장을 써야 사람의 마음이 움직이는지, 복잡한 이야기를 어떻게 쉽게 전할지 고민하는, 아니 정확히는 설득하는 일이 내 일의 큰 부분이다.<br>그래서 꽤 큰 돈을 내고 스피치하는 법은 제법 배웠다.정확히는 잘 말하는 것처럼 보이는 법을 익혔던 것 같다.<br>그런데 일을 계속 할 수록, 나이를 먹어갈 수록 궁금했다.말하는 법은 이렇게 배우는데 나는 누군가의 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해서 제대로 배운 적이 아니 고민했던 적이라도 있었던가.<br>말을 잘하는 사람은 어디에서나 주목받지만 잘 듣는 사람은 좀처럼 드러나지 않는다.그러고보면 회의에서도, 관계에서도, SNS에서도 우리는 다음에 할 말을 준비하느라 바쁘다.상대는 내 감정을 들어달라고 하고 있는데 우리는 머릿속으로 답을 만들고, 빈칸을 채우고, 해결책을 건넨다.분명 대화를 했는데 서로 유쾌하지 못한 기분만 품고 돌아서는 이유이기도 하다.<br>이 책 유지영의 &lt;심장 듣기&gt;는 말하기의 뒤편으로 밀려난 듣기를 앞으로 불러낸다.<br>듣기는 타인의 말을 듣고 판단하고, 흔들리고, 때로는 이전과 다른 사람이 되는 대화의 주체다.듣기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아니라는 말이다.<br><br>지치는 대화<br>우리는 소위 잘 듣는 사람을 흔히 상대에게 맞춰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분위기를 깨지 않고, 불편한 말도 삼키고, 적당한 반응을 돌려주는 사람.<br>저자는 자신도 한동안 그런 ‘착한 듣기’에 몰두했다고 고백한다.그러나 한 사람이 계속 사라지는 대화는 머지 않아 그 다정함을 잃는다.<br>말하는 이의 의중만 헤아리다 보면 듣는 이의 감정과 판단은 지워지고,대화는 서로를 만나는 일이 아니라 한쪽이 다른 한쪽을 감당하는 일이 된다.<br>듣기와 들어주기는 닮아 보이지만 방향이 다르다.들어주기가 상대를 위해 나를 비우는 일로 끝난다면, 책이 말하는 듣기는 타인의 말과 내 생각이 부딪치며 새로운 의미를 만드는 일이다.<br>듣는 사람도 질문할 수 있고, 오해를 바로잡을 수 있으며, 받아들이지 못한 것은 다시 물을 수 있다.그래야 화자도 자신이 무엇을 말했는지 새롭게 듣는다.<br>‘귀를 기울여서 잘 듣는, 잘 들으려 애쓰는 일은 생산적일 수도 효율적일 수도 없다.’(p.115)<br>들어주지 말고, 듣자.같은 듣는 시간이라도 어떤 듣기는 버리는 시간이 아니라 한 사람에게 시간을 내어주는 나의 선택적 시간이다.<br><br>사랑과 민주주의의 상관관계<br>책의 1부는 연인과 반려견처럼 일상의 가까운 관계에서 시작한다.작은 목소리, 설명할 수 없는 보챔, 말이 아닌 몸의 신호를 이해하려 애쓰는 동안 저자는 들어야 들리고, 들려야 관계가 이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한다.<br>사랑은 상대를 이미 안다고 믿는 데서 자주 실패한다.궁금해하는 일을 멈추지 않을 때 비로소 듣기가 시작된다.<br>2부에 이르면 듣기의 범위는 취재 현장과 사회로 넓어진다.노동자와 장애인, 이주민을 만난 기사 현장, 강남역과 무안공항, 국회 앞에서 들은 시민과 유가족의 목소리가 이어진다.여기서 듣기는 개인의 좋은 성품으로 끝나지 않는다.<br>여기서부터 누구의 말이 기록되고 누구의 말이 소음으로 취급되는지는 권력의 문제가 된다.피해자의 말이 들리지 않으면 같은 비극은 다른 이름으로 반복된다.<br>그래서 관계의 기본과 민주주의의 기본은 같다.한 사람의 말을 끝까지 듣는 경험이 없는 사회는 다수의 목소리도 쉽게 통계와 구호로 줄인다.<br>우리가 누군가를 돕는 이야기를 만들 때도 마찬가지다.그 사람을 대신해 더 그럴듯한 문장을 만들어주는 것보다, 그가 실제로 한 말을 정확하게 듣고 제자리를 내어주는 일이 먼저다.<br>말할 기회를 주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들을 사람이 있어야 말은 세상에 도착한다.<br><br>대화법 책은 아닙니다만<br>제목만 보면 경청의 방법을 알려주는 실용서를 떠올릴 수도 있다.그러나 &lt;심장 듣기&gt;는 대화를 잘하기 위한 단계별 요령이나 곧바로 써먹을 질문 목록을 주는 책은 아니다.<br>연인, 반려견, 취재 현장, 사회적 참사, 우울과 자기혐오까지 여러 장면을 오가며 듣기의 의미를 넓혀가는 산문집이다.구체적인 대화법을 찾는 독자라면은 더 좋은 책을 권한다.<br>하지만 되려 그 점이 이 책의 선택이기도 하다.잘 듣는 법을 정답처럼 건네는 순간 듣기는 다시 상대를 다루는 기술이 된다.<br>그래서 저자는 성공한 대화의 공식을 제시하기보다 자신이 잘못 듣고, 자신을 지우고, 다시 듣기를 배우는 과정을 펼쳐 보인다.책을 읽으며 계속 드는 생각이다.나는 듣고 있었을까, 단지 좋은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을까.<br><br>말이 머물 자리<br>&lt;심장 듣기&gt;를 따라가다 보면 듣는 사람이 대화의 조연이 아니라는 사실 하나는 선명해진다.말은 입에서 나오는 순간 완성되지 않는다.<br>누군가에게 닿고, 그 사람 안에서 해석되고, 다시 다른 말과 행동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살아 움직인다.듣는 이는 말의 도착지이면서 다음 출발점이다.<br>말할 기회는 많아졌는데 진짜 대화는 줄었다고 느끼는 사람,누군가의 이야기를 받아주느라 자신이 자주 사라지는 사람,인터뷰와 상담, 돌봄과 캠페인처럼 타인의 말을 다루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읽어봐도 좋겠다.<br>그리고 한 번만은 대답을 서두르지 말고 상대의 문장이 어디까지 가는지 들어보면 어떨까.우리의 대화는 더 풍성해질 수 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938/84/cover150/k10213022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9388400</link></image></item><item><author>짱고아빠</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돈은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가 - [신석기 시대부터 AI 시대까지 만화로 꿰뚫는 경제사 - 물질적 풍요는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었을까]</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4892169/17454588</link><pubDate>Sun, 16 Aug 2026 22:1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4892169/1745458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72130324&TPaperId=1745458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946/50/coveroff/k67213032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72130324&TPaperId=1745458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신석기 시대부터 AI 시대까지 만화로 꿰뚫는 경제사 - 물질적 풍요는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었을까</a><br/>다니엘 코엔 원작, 오드 마소 각색.그림, 이주민 옮김 / 클 / 2026년 08월<br/></td></tr></table><br/>경제는 왜 늘 어려울까<br>경제라는 말을 들으면 먼저 떠오르는 느낌은 어렵다는거다.요즘이야 다들 주식하는 시대니 금리, 환율, 성장률, 주가 같은 것들이 잘은 몰라도 낯선단어는 아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가 이 단어들이 내 삶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설명하려 하면 갑자기 말문이 막힌다.오늘 받은 월급으로 장을 보고, 카드값을 걱정하고, 아이의 미래를 준비하는 일도 모두 경제인데 경제학은 언제나 다른 사람들의 언어처럼 보인다.그러고보면 우리는 경제를 다른 이들의 언어라고 생각하고 살았다.<br>&lt;신석기 시대부터 AI 시대까지 만화로 꿰뚫는 경제사&gt;는 그 거리를 1만 년의 역사와 만화로 좁혀준다다.책에서 경제는 돈을 많이 버는 기술도, 투자 시점을 알려주는 공식도 아니다.<br>사람들이 무엇을 생산했고 누가 그것을 소유했으며, 더 나은 삶을 바라는 욕망이 사회를 어떻게 움직였는지 보여주는 알려준다.경제든 뭐든 결국은 사람이다.<br>책의 출발점, 혹은 역사의 시작이 신석기 시대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인간이 씨앗을 뿌리고 한곳에 정착한 순간 생산과 소유, 권력과 분배의 문제는 함께 시작되었다.경제사는 그렇게 먹고사는 방식이 달라질 때마다 인간의 관계가 어떻게 재편되었는지를 들려준다.<br><br>풍요는 성장의 다른 이름이 아니다<br>농업은 더 많은 식량을 생산했지만 그 풍요만큼의 인구 증가가 이루어졌다.생산량이 늘어도 평범한 사람의 생활은 수천 년 동안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이걸 맬서스의 덫이고 한다.<br>그렇게 수천년을 흘러온 역사를 산업혁명이 깨뜨렸다.기계와 에너지가 생산성을 폭발적으로 높이면서 인류의 성장은 이전과 다른 속도를 맞이하게 된다.<br>그리고 문제는 그 성장의 몫이 모두에게 같은 크기로 돌아가지 않았다는 데 있다.공장은 물건을 쏟아냈지만 노동자는 더 고된 환경에 놓였고, 시장의 자유는 자본을 가진 사람에게 더 큰 자유로 작동했다.마르크스가 등장하고, 1929년 대공황 이후에는 국가가 시장의 실패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케인스가 등장한다.전후 복지국가의 성장은 이러한 사회적 혼란을 수정하려는 시도다.<br>이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경제의 발전은 기술 하나가 세상을 바꾼 영웅담이 아니었음을 알게 된다.기계와 자본, 노동과 국가, 위기와 제도가 서로 밀고 당기며 지금의 세계를 만들었다.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월급, 실업급여, 연금과 공공서비스도 수많은 충돌과 타협 뒤에 생긴 결과다.<br><br>성장의 영수증<br>책이 더 흥미로운 지점은 성장의 성과만 세지 않는다는 데 있다.1980년대 이후 금융화와 세계화는 자본의 이동을 자유롭게 했고 기업의 효율을 높였지만, 고용의 안정과 조직 안의 연대는 약해졌다.부가 커지는 속도와 분배되는 속도 사이의 간격도 벌어졌다.경제가 성장했으니 모두가 조금씩 더 행복해질 것이라는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br>농경사회에서 산업혁명, 그리고 디지털 시대에 이르기까지 역사의 시계는 그 어느때보다 빨리 돌아간다.디지털과 AI는 이 역사를 그 어느때보다 빠르게 돌리고 있다.산업혁명이 육체노동을 기계로 바꾸었다면 디지털 기술은 모든 것을 자동화한다.AI의 생산성이 자꾸만 높아지며 노동의 의미와 소득의 분배는 이제 다시 설계되어야 한다.최근 이슈가 되는 기본소득 또한 이 이슈에 기인한다.우리는 어떤 세상을 맞을 것인가.<br>기후 위기도 또한 성장의 영수증 한쪽에 적혀 있다.유한한 지구에서 무한한 생산과 소비를 이어갈 수는 없다.책은 성장을 무조건 나쁘다고 말하기보다, 무엇을 위해 성장하고 그 비용을 누가 부담하는지 따져보게 한다.물질적 풍요가 행복을 보장하지 않는다면 이제 경제가 추구해야 할 목표부터 다시 정해야 한다.<br><br>행복해지기 위한 역사<br>경제사는 지나간 제도와 이론을 암기하는 과목처럼 보이지만, 실은 오늘의 삶이 왜 이런 모양이 되었는지 설명하는 기록이기도 하다.주말에도 일하는 사람, 집값 때문에 도시 밖으로 밀려나는 사람, 기술이 자신의 일을 대신할까 걱정하는 사람의 일상은 모두 이 역사 위에 서 있다.<br>그래서 &lt;만화로 꿰뚫는 경제사&gt;의 마지막 물음은 꽤 직접적이다.우리는 더 많이 생산하고 더 편리하게 소비하게 되었는데, 그만큼 더 행복해졌는가.답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적어도 성장률 하나로는 설명할 수 없다.누가 풍요를 누리고 누가 비용을 치르는지까지 보아야 한다.<br>저자는 행복해지기 위한 열가지 조언을 첨부한다.<br>1) 천재가 아니라는 사실에 신경쓰지 마라2) 돈얼 벌되 집착하지 마라.3) 우아하게 나이들어라.4) 외모를 타인과 비교하지 마라.5) 무언가를 믿어라 - 삶의 의미를 가져라.6) 타인을 도와라.7) 자신의 욕망을 통제하라.8) 친구를 소중해 여겨라.9) 짝과 함께 살아가라.10)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약점을 이성적으로 관리하라.<br>아 그리고 이 책은 아이가 클때까지 두고두고 뒀다가 하나씩 알려줄 생각이다.우리 아이는 부모와 달리 뒤늦게 경제가 어쩌고 하는게 아니라 어릴적부터 경제를 아는 아이였으면 좋겠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946/50/cover150/k67213032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9465061</link></image></item><item><author>짱고아빠</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영웅과 가족이야기 - [비밀의 들판 - 침묵은 어떻게 역사를 드러내는가]</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4892169/17447466</link><pubDate>Wed, 12 Aug 2026 23:0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4892169/1744746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42130423&TPaperId=1744746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952/36/coveroff/k74213042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42130423&TPaperId=1744746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비밀의 들판 - 침묵은 어떻게 역사를 드러내는가</a><br/>마거릿 주혜 리 지음, 장상미 옮김 / 한겨레출판 / 2026년 08월<br/></td></tr></table><br/>침묵도 상속된다<br>술만 마시면 아버지가 입버릇처럼 이야기하는 레파토리 몇 개가 있다.지겹고 질리도록 들은 이야기는 언젠가부터 나의 이야기가 된다.나의 아버지가 고민하고 결정했던 지점에는 나도 같이 서있고, 그의 고민을 나도 함께 한다.<br>그러고보면 가족에게서 물려받는 것은 얼굴이나 성격만이 아니다.반복해서 듣는 이야기도, 그리고 집안의 누구도 말하지 않는 어떤 것도 물려받는다.집안에서 자란 아이는 그 빈 공기, 누구도 설명하지 않은 집안의 공허도 함께 배운다.<br>마거릿 주혜 리의 &lt;비밀의 들판&gt;은 바로 그 공허에서 시작한다.저자는 휴스턴에서 자라지만 미국에서도 이방인, 한국에서는 미국인으로 여겨진다.어느 쪽에도 온전히 속하지 못한 그녀가 느끼는 공허의 끝에 모든 가족이 입을 다문 할아버지가 있다고 생각한다.<br>그녀가 알고 있는 할아버지에 관한 정보.전과자, 공산주의자, 집안의 수치.<br>어른의 침묵은 그 가족을 지키기도 하고 한 사람의 이름을 지우기도 한다.하지만 그 침묵은 손녀가 자신을 이해하는 길까지 막아선다.그녀는 이제 그토록 꺼려왔던 그 이름을 불러 내려고 한다.<br><br>할아버지를 찾아서<br>아버지는 자신의 아버지를 거의 기억하지 못한다.할아버지 이철하는 스물일곱에 세상을 떠났고, 가족이 아는 그의 생애에는 수감과 수치라는 낙인만 붙어 있다.아버지도 할아버지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지만 병으로 멈추고 그 과업은 딸이 이어받는다.<br>다른 것보다 사실 이게 좀 궁금했다.왜 우리는 늘 자신의 뿌리를 찾고 싶어할까.그 끝에 마주할 수 없는 어떤게 있을지도 모르는데 우리는 왜 굳이 그 일을 알고 싶어하는 걸까.<br>마거릿은 할머니를 세 차례 인터뷰하고 한국의 기록 보관소와 사람들을 찾아다닌다.흩어진 문서를 맞추자 전과자라던 남자는 일제강점기 공주에서 항일 동맹휴학을 이끌고 비밀결사에 참여한 학생 운동가 이철하로 돌아온다.<br>일본 제국이 범죄자로 만든 청년을 해방된 나라가 독립유공자로 다시 부르기까지 약 6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할아버지는 그 기간 동안 국가 뿐 아니라 가족에게도 철저히 외면당했다.<br><br>영웅과 영웅의 부재를 견뎌낸 사람<br>이제까지의 이야기는 잃어버린 영웅,그것도 나의 자랑스런 할아버지를 찾는 이야기다.그런데 &lt;비밀의 들판&gt;이 더 복잡해지는 지점에는 할머니가 있다.<br>어린 나이에 이철하와 결혼한 할머니는 남편의 투옥과 죽음 뒤에 두 아들을 혼자 키워내야 했다.식민 지배와 해방, 전쟁과 반공의 시대에 독립운동가와 공산주의자의 아내라는 이름은 결코 내세울 수 있는 이름이 아니다.<br>결국 할머니는 남편의 기록을 없애고 남편에 관한 모든 것에 입을 닫는다.이 침묵이 온 가족이 지닌 상처와 공허의 원인이지만 그 시절을 살아내야 했던 할머니에게는 가족을 지키는 방법이었다.<br>같은 행동이지만 어떤 세대에는 방패가 되고 어떤 세대에는 상처가 되는 일.저자는 이 간극을 함부로 재단하지 않는다.그 침묵의 좋고 나쁨을 함부로 판단하지 않는다.<br>마거릿의 취재는 할아버지 뿐 아니라 할머니에게도 시대를 살아낸 이야기가 있었음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된다.영웅과 그 영웅의 부재를 평생을 감당해온 사람의 생애는 같은 무게로 존중 받아야 한다.<br><br>당신의 역사도 새롭게 쓰이길<br>책은 세 차례의 할머니 인터뷰를 중심으로 과거와 현재, 한국과 미국, 가족사와 저자의 성장기를 오간다.같은 기억을 여러 각도에서 되짚고 자료를 구하는 과정은 느리고 길고 꼼꼼하다.<br>그리고 이 더딤은 가족의 기억이 복원되는 모습과도 닮아있다.한 번의 증언으로 모든 것이 명확해지지 않고, 기록이 존재한다고 해서 그 밑바닥의 사정까지 설명되지는 않는다.그리고 보면 역사는 객관적 팩트라기 보단 서로 다른 기억과 문서를 대조해 누군가에 의해 그냥 쓰이는 것이다.<br>&lt;비밀의 들판&gt;을 읽으며 우리가 역사라고 배운 이것들을 교과서는 식민 지배와 해방, 전쟁과 분단으로 설명하지만,한 가족에게 역사는 불태운 문서 한 장이고, 부르지 않는 이름이며, 아이에게 끝내 들려주지 못한 아버지의 이야기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br>마거릿은 할아버지를 찾으려다 아버지를 이해하고, 할머니를 새로 바라보며, 자신의 아이들에게 건넬 가족의 기록을 만든다.한 사람이 자신의 가족을 기록하기 시작하자 집안의 수치로 불리던 이름은 한국 현대사의 한 자리로 돌아온다.<br>나는 나의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부끄럽지만 거의 아는게 없다.<br>쑥쓰러운 일이지만 나의 가족에게도 그 시절의 평범한 하루 하나를 물어보면 어떨까.대단한 간증보다 무엇을 먹고, 어디로 걸었으며, 무엇을 두려워했는지부터.<br>우리의 역사, 그 뿌리는 이 대답에서 다시 시작될지도 모른다.<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952/36/cover150/k74213042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9523666</link></image></item><item><author>짱고아빠</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신은 그 감정을 아나요? - [모호한 마음에 이름 붙이기 - 현대인을 위한 정신분석사전]</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4892169/17445386</link><pubDate>Tue, 11 Aug 2026 22:1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4892169/1744538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92130124&TPaperId=1744538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931/76/coveroff/k99213012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92130124&TPaperId=1744538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모호한 마음에 이름 붙이기 - 현대인을 위한 정신분석사전</a><br/>노은정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07월<br/></td></tr></table><br/>정의되지 않는 감정들<br>요즘 보기 시작한 JTBC 드라마 &lt;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gt;, 줄여서 &lt;모자무싸&gt;를 넷플릭스에서 정주행 중이다.인생드라마라는 평이 많아서 아끼고 아끼다 이제 시작했다.드라마에는 쉽게 정의되지 않는 감정들이 나온다.<br>잘되고 싶으면서 잘된 친구를 견디기 힘들고, 사랑받고 싶으면서 누가 안으로 들어오면 먼저 밀어낸다.인물들은 못났고 이기적이다가도 뜬금없이 다정하다.보고 있으면 '저 사람 왜 저래'와 '나도 저런데'라는 마음이 동시에 올라온다.<br>아직 드라마가 채 끝나기 전인데 이 책 &lt;모호한 마음에 이름 붙이기&gt;라는 제목을 보았다.사실 그래서 더 관심이 갔다.<br>이 책은 드라마 속 인물들의 마음뿐 아니라 그들을 보며 흔들리는 내 감정에도 이름을 붙여줄 수 있을까.그리고 한참을 읽었다.다 읽고 한참을 책을 덮고선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br>답을 얻어서가 아니었다.내가 별뜻 없이 지나친 마음들이 이미 여러 이름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br>'감정은 언제나 단순하지 않다. 그리고 단순하지 않아도 괜찮다.'(p.91~92)<br>모순되는 감정이 함께 있다는 이유만으로 한쪽이 거짓이 되는 것은 아니다.누군가를 사랑하면서 미울 수 있고, 떠나고 싶으면서 붙잡히고 싶을 수 있다.<br>나는 그 복잡함을 성격의 문제로 넘겼지만, 실은 제대로 분류하지 못했을 뿐인지도 모르겠다.<br><br>애쓰지 않은 척 애쓰기<br>애쓰지 않게 보이기 위해 애쓰는 모습.<br>책은 이를 EP문화라는 개념을 설명한다.일은 빈틈없이 해내되 힘들어 보이면 안 되고, 자기 관리는 철저히 하되 무엇도 포기하지 않은 사람처럼 보여야 한다.<br>성취만 요구하는 것도 벅찬데 이제는 성취하는 표정까지 관리해야 한다.최선을 다한 흔적을 들키면 세련되지 못한 사람이 되고, 실패하면 재능이 없다는 판결을 받을까 봐 우리는 '별로 노력하지 않았다'는 문장을 보험처럼 꺼낸다.<br>책은 또 비정상적일 만큼 정상적이려는 마음도 우리에 보여준다.노모패시는 사회가 정한 정상성에 자신을 맞추느라 내면의 감정과 욕구를 밀어내는 상태를 가리킨다.괜찮지 않은데 괜찮아 보여야 하고, 화가 나도 적절한 방식으로만 화를 내야 한다.아픔에도, 아니 어떤 감정에도 사회가 허락한 모양이 있는 셈이다.<br>이러니 아무 일도 하지 않은 날보다 아무렇지 않은 척한 날에 더 지칠 수밖에 없다.<br><br>사랑과 부재 사이<br>금사빠.<br>누군가에게 금세 빠지는 사람을 우리는 이렇게 부른다.반은 농담이고 반은 핀잔이다.책은 강렬한 사랑의 환상을 만드는 마음을 '리머런스'라는 말로 더 세밀하게 본다.<br>이것은 사랑이 빠른 성격만을 뜻하지 않는다.상대가 실제 어떤 사람인지보다 내가 바라는 모습과 반응을 그 사람 위에 겹쳐 놓고, 사소한 신호 하나에 천국과 바닥을 오가는 마음까지 포함한다.<br>반대의 모습으로 대상항상성이라는 개념이 있다.상대가 눈앞에 없거나 연락이 잠시 끊겨도 관계 전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라고 느낄 수 있는 힘이다.<br>부재를 견디는 마음은 사랑하지 않는 마음이 아니다.눈앞의 공백을 곧바로 버림받았다는 증거로 해석하지 않는 마음이다.<br>사람의 마음을 한 단어로 규정하는 일은 위험하지만, 단어 하나가 관계의 장면을 다시 보게 만들 때가 있다.금사빠라가 대상항상성을 지닌 이로 변해간다면 사랑이라는 같은 이름의 감정도 조금 다르게 보인다.<br><br>잘되는 것이 두려운 이유<br>요나 증후군이라는 게 있는지 처음 알았다.뭐랄까. 내 얘기 같아서 좀 마음이 그랬다.<br>실패가 무섭다는 말은 누구나 하는 말인데 성공이 두렵다는 말은 선뜻 생각하기 어려웠다.잘되고 싶은데, 진짜 기회가 오면 한발 물러선다.강요받은 겸손인지 뭔지는 모르겠으나 잘되면 더 잘해야 하고, 기대를 받으면 다음에도 증명해야 하며, 지금의 관계와 생활이 달라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다.성공은 환호만 데려오는 것이 아니라 변화와 책임도 함께 데려오는 법인지라..<br>그래서 충분히 준비하고도 '아직은 때가 아니다'라고 말하고, 할 수 있는 일도 우연히 잘된 것처럼 축소한다.원하는 것이 눈앞에 왔는데도 그것을 원하지 않았던 척할 때도 있다.<br>요나 증후군이라는 이름을 읽으며 나는 내가 피한 것이 실패뿐이었는지 생각했다.혹시 달라질 나를 감당하기 싫어서 아예 시작을 미룬 적은 없었을까.<br>자꾸 도망가려는 이유를 알아야 다음에는 도망치는 대신 선택할 수 있다.잘되고 싶은 마음과 잘되는 것이 두려운 마음. 둘은 내 안에서 화해할 수 있을까.<br><br>이름표가 정답은 아니다<br>책은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지금 자신에게 걸리는 장을 골라 펼칠 수 있고, EP문화나 요나 증후군처럼 처음 듣는 개념이 익숙한 일상을 새롭게 설명해준다.반면 낯선 용어가 연이어 등장하다 보니 읽는 흐름이 사전처럼 끊길 때도 있다.하나의 사례가 나와 비슷하다는 이유로 자신이나 타인을 특정 개념에 넣고 싶어질 위험도 있다.<br>책의 제목은 모호한 마음에 이름 붙이기다.그렇게 이름표를 붙여보려는 찰나, 이름표가 그렇게 중요한가라는 마음이 들었다.<br>'나는 요나 증후군이야'라고 결론 내리기보다 '내게도 이런 마음이 있구나'에서 잠시 멈추는 편이 낫지 않을까.이름을 알게 된 뒤에 필요한 것은 진단이 아니라, 그 마음이 언제 시작됐고 무엇을 지키기 위해 생겼는지 살피는 일일 것이다.<br>오랜만에 쳅터 하나하나를 꼼꼼히 새겨가며 읽었다.책은 이해할 수 없던 마음을 이상함이나 결함으로 몰아붙이지 않고, 그 안에도 사연과 기능이 있다고 말해준다.<br>&lt;모자무싸&gt;의 인물들이 한 단어로 설명되지 않듯 우리도 그렇다.사랑과 미움, 욕망과 두려움, 애씀과 포기가 한꺼번에 들어 있다.복잡한 것과 틀린 것은 다른 개념이다.<br>오늘 대답하지 못한 감정이 있다면 그 감정에 이름을 한번 지어주는 건 어떨까.딱 떨어지는 답을 찾지 못해도 내가 이상한 사람이라는 판결은 미룰 수 있을지도 모른다.<br>정의하기 어려운 감정 때문에 스스로를 몰아붙였던 사람에게,그냥 지금 내 마음을 모르겠다는 사람에게 추천. 아니 강추.<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931/76/cover150/k99213012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9317621</link></image></item><item><author>짱고아빠</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평화는 늘 이렇게 어렵게 말해야 하나 - [자주국방의 가성비 - 대한민국, 누가 어디까지 지킬 것인가]</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4892169/17443373</link><pubDate>Mon, 10 Aug 2026 21:3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4892169/1744337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22130120&TPaperId=1744337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929/76/coveroff/k12213012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22130120&TPaperId=1744337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자주국방의 가성비 - 대한민국, 누가 어디까지 지킬 것인가</a><br/>정욱식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08월<br/></td></tr></table><br/>평화가 답이라는 건 알겠는데<br>한미군사훈련, 전시작전통제권, 확장억제, 자주국방.<br>누군가는 뉴스에서 수도 없이 들었겠지만 이런 단어가 여전히 낯선 이들에게는 조금 어려운 책이다.아니 낯설지 않아도 조금 어렵다. 평화가 답이라는 건 알겠는데 그래도 어려운 건 어려운거다.&lt;자주국방의 가성비&gt;를 읽고 난 뒤의 감상을 한 문장으로 줄이면 딱 이 정도일 것 같다.<br>사실 한반도 평화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다.이 땅에서 전쟁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고, 남북의 긴장은 외교와 경제, 일상의 불안에 계속 영향을 미친다.<br>그런데 언제부턴가 평화라는 말은 고루하게 들린다.국방이라는 단어는 무기 도입, 군사훈련, 핵 위협 같은 무시무시한 단어가 아니라 청춘들의 무용담으로 소비된다.<br>우리는 왜 싸우고 있고, 또 왜 싸우지 않아야 하는지, 전쟁을 피하려면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에 대해 누군가는 꾸준히 말하지만 누군가는 꾸준히 듣지 않는다.중요한 이야기가 전문가의 언어 안에서만 오간다면 시민은 찬성과 반대 중 하나를 고를 뿐이다.이 책을 읽으며 느낀 난감함은 그래서 내용의 난도만을 뜻하지는 않는 것 같다.<br><br>자주국방은 그렇게 쉬운 단어가 아니다<br>자주국방이란 우리 나라를 우리 힘으로 지키자는 뜻처럼 보인다.이 당연한 이야기가 식민지와 한국전쟁을 거치며 우리나라, 아니 동아시아 전체는 늘 예외인 이야기가 되었다.이미 전쟁이 끝난지 70년이 지났고 한국도 여느 국가 못지 않은 국방비와 군사력을 키웠지만, 전쟁이 벌어졌을 때 우리 군을 지휘할 권한은 아직도 한미연합 체계에 묶여 있다.강한 무기를 갖추었지만 미국의 확장억제에 대한 의존은 커지는 모순이다.<br>저자는 이 이야기를 깨놓고 해버린다.돈을 더 쓰고 무기를 더 사면 언젠가 자립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착각인지. 그는 역대 정부의 핵 개발 구상과 전작권 환수 과정을 따라가며 설명해준다.무엇을 위협으로 정하고 어디까지 방어할지에 따라 우리에게 필요한 힘과 비용은 달라진다.<br><br>국방에도 가성비가 필요하다<br>맞다. 국방에도 가성비가 필요하다.저자가 계산하는 가성비는 무기의 가격표보다 넓은 개념이다.자꾸만 한정된 국가 예산을 군사비에 더 배분하면 복지와 돌봄, 기후위기 대응에 쓸 몫은 줄어든다.이제 자주 국방을 핑계로 국방비를 무한 증액할 것이 아니라 전쟁 가능성과 군비 수요를 함께 낮출 필요가 있다.<br>책은 선제공격보다 반격 능력에 집중하고, 국방의 범위를 실제 행정력이 미치는 지역으로 설정하며, 흡수통일 계획을 재검토하자고 제안한다.꽤 논쟁적인 주장이다.북핵 위협 앞에서 관계 개선이 안보를 보장할 수 있느냐는 반론도 피하기 어렵다.이에 저자는 군사적 억제를 없애자는 대신 자주국방과 평화공존이 만나는 목표를 ‘전쟁 방지’ 즉 '평화협정'으로 좁혀 정한다.<br>위협이 줄면 대응 비용도 줄어든다.얼핏 당연한 계산인데 우리는 더 비싼 무기와 강한 훈련을 가져야만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믿는다.전쟁을 막건 강한 힘보다 어쩌면 외교와 신뢰 구축이 더 가성비 있는 전략일 수 있다.그리고 지금같은 경제위기의 시대에 이는 또 다른 생존의 문제이기도 하다.<br><br>그럼에도 어렵다<br>서두에 언급했듯 이 책은 이 이야기에 관심없는 이들에게는 어렵다.전작권 전환의 시점, 정부별 정책 변화, 핵 억제와 확장억제의 차이, 헌법 영토조항과 한미상호방위조약의 범위를 따라가려면 상당한 집중과 배경지식이 필요하다.모르긴 몰라도 매일 뉴스를 들여다 보는 이들도 저자의 논리를 곧바로 소화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br>내가 여기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서 일수도 있지만 입문자용 안내서라기보다 정책 논쟁에 참여하기 위한 압축 강의나 칼럼으로 읽혔다.핵심 용어를 먼저 풀어 주는 설명이나 쟁점별 찬반 비교, 정부별 흐름을 보여 주는 연표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고 저자의 제안이 논쟁적인 만큼 반대 논리를 조금 더 충분히 소개했다면 설득력도 커졌을 것 같다.<br><br>그렇지만 필요한 책<br>책을 덮으며 한 가지 바람이 먼저 떠올랐다.한반도 평화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임에도 언제부턴가 고루한 이야기로 들리는데, 이런 이야기 좀 더 재미있게 해줄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br>&lt;자주국방의 가성비&gt;는 필요한 책이다.하지만 이런 내 바람에 완전히 답하는 책은 아닌 것 같다.<br>하지만 강한 군대는 반드시 더 많은 무기에서 시작하는가.우리 힘으로 지킨다는 말은 누구의 판단으로 어디까지 지킨다는 뜻인가.평화를 위한 돈은 왜 국방을 위한 돈보다 쉽게 낭비로 취급되는가.<br>라는 질문에 한번쯤 의문을 품었던 이들이라면 한번쯤은 정독을 권한다.이런 이슈가 어렵기에 판단을 정치인이나 전문가에게 전부 맡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런 책은 필요하다.<br>우리가 곧잘 듣는 평화는 이상적인 구호이고 국방은 현실적인 선택이라는 구분부터 다시 생각해보면 좋겠다.전쟁을 피하고 시민의 삶을 지키는 것이 국방의 목적이라면, 평화협정과 군비 통제도 이제는 이 국방의 계산표 안에 들어와야 한다.<br>우리에게 남은 예산도 시간도 사실은 부족하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929/76/cover150/k12213012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9297693</link></image></item><item><author>짱고아빠</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사랑과 죄책감 사이 - [서성이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4892169/17442219</link><pubDate>Mon, 10 Aug 2026 06:4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4892169/1744221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62130735&TPaperId=1744221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984/93/coveroff/k36213073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62130735&TPaperId=1744221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서성이다</a><br/>장강명 지음 / 현대문학 / 2026년 08월<br/></td></tr></table><br/>사랑하는&nbsp;사람을&nbsp;잃는다는&nbsp;것<br>
<br>
생각도&nbsp;하기&nbsp;싫은&nbsp;일이지만&nbsp;사랑하는&nbsp;사람을&nbsp;잃는다는&nbsp;건&nbsp;어떤&nbsp;것일까.<br>
나는&nbsp;그&nbsp;슬픔에서&nbsp;과연&nbsp;헤어&nbsp;나올&nbsp;수&nbsp;있을까.<br>
만약&nbsp;헤어나오게&nbsp;된다면&nbsp;그&nbsp;이후에&nbsp;나는&nbsp;어떤&nbsp;사람이&nbsp;되어&nbsp;있을까.<br>
<br>
&lt;서성이다&gt;를&nbsp;읽는&nbsp;내내&nbsp;이&nbsp;생각을&nbsp;피할&nbsp;수&nbsp;없었다.<br>
소설은&nbsp;사랑하는&nbsp;사람이&nbsp;세상을&nbsp;떠난&nbsp;뒤를<br>
&nbsp;보다&nbsp;더&nbsp;무서운&nbsp;시간,&nbsp;아직&nbsp;아무것도&nbsp;확정되지&nbsp;않았는데&nbsp;이미&nbsp;이전의&nbsp;생활로&nbsp;돌아갈&nbsp;수&nbsp;없다는&nbsp;사실을&nbsp;알아버린&nbsp;순간을&nbsp;다룬다.<br>
안시찬은&nbsp;아내&nbsp;이지수의&nbsp;곁을&nbsp;지키면서도&nbsp;계속&nbsp;최악을&nbsp;상상한다.<br>
사랑하는&nbsp;이를&nbsp;잃을지&nbsp;모른다는&nbsp;공포는&nbsp;아직&nbsp;일어나지&nbsp;않은&nbsp;일을&nbsp;현재의&nbsp;고통으로&nbsp;끌어온다.<br>
<br>
이&nbsp;소설에서&nbsp;사랑은&nbsp;병원&nbsp;복도를&nbsp;서성이는&nbsp;발걸음,&nbsp;알아들을&nbsp;수&nbsp;없는&nbsp;의학&nbsp;용어를&nbsp;붙잡는&nbsp;일,&nbsp;의식이&nbsp;흐릿한&nbsp;아내&nbsp;대신&nbsp;결정을&nbsp;내려야&nbsp;하는&nbsp;시간으로&nbsp;드러난다.<br>
모든&nbsp;것이&nbsp;무너질&nbsp;수&nbsp;있다는&nbsp;예감&nbsp;앞에서&nbsp;더&nbsp;선명해지는&nbsp;사랑.<br>
그&nbsp;사랑을&nbsp;그린다.<br>
<br>
<br>
그럼에도&nbsp;도착하는&nbsp;청구서<br>
<br>
아내가&nbsp;중환자실에&nbsp;있는데&nbsp;이사&nbsp;잔금일은&nbsp;다가온다.<br>
계약과&nbsp;통장은&nbsp;아내&nbsp;명의이고&nbsp;남편은&nbsp;비밀번호를&nbsp;모른다.<br>
가족에게&nbsp;상황을&nbsp;알려야&nbsp;하고,&nbsp;의료진의&nbsp;말을&nbsp;이해해야&nbsp;하며,&nbsp;취소하기&nbsp;어려운&nbsp;방송&nbsp;일정도&nbsp;결정해야&nbsp;한다.<br>
세상이&nbsp;무너지는&nbsp;순간에도&nbsp;현실은&nbsp;사정을&nbsp;봐주지&nbsp;않는다.<br>
<br>
시찬은&nbsp;그런&nbsp;일을&nbsp;처리하는&nbsp;자신을&nbsp;보며&nbsp;소시오패스가&nbsp;아닐까&nbsp;의심한다.<br>
아내가&nbsp;죽을지도&nbsp;모르는데&nbsp;돈과&nbsp;일정부터&nbsp;계산하는&nbsp;자신이&nbsp;끔찍하다.<br>
그런데&nbsp;나는&nbsp;여기서&nbsp;사람이&nbsp;슬픔을&nbsp;견디는&nbsp;방식을&nbsp;보았다.<br>
누군가는&nbsp;서류를&nbsp;챙기고,&nbsp;전화를&nbsp;걸고,&nbsp;잔금을&nbsp;마련해야&nbsp;한다.<br>
<br>
해야&nbsp;할&nbsp;일을&nbsp;한다는&nbsp;사실이&nbsp;사랑하지&nbsp;않는다는&nbsp;증거는&nbsp;아니다.<br>
때로&nbsp;그것은&nbsp;지금&nbsp;할&nbsp;수&nbsp;있는&nbsp;거의&nbsp;전부이기도&nbsp;하다.<br>
<br>
장강명은&nbsp;비극을&nbsp;아름다운&nbsp;문장으로&nbsp;덮지&nbsp;않는다.<br>
응급실과&nbsp;중환자실&nbsp;사이에&nbsp;은행&nbsp;계좌와&nbsp;부동산&nbsp;계약을&nbsp;끼워&nbsp;넣는다.<br>
삶은&nbsp;가장&nbsp;큰&nbsp;슬픔과&nbsp;가장&nbsp;치사한&nbsp;실무를&nbsp;같은&nbsp;날&nbsp;내민다.&nbsp;<br>
우리는&nbsp;울면서도&nbsp;다음&nbsp;통화를&nbsp;건다.<br>
<br>
<br>
고통은&nbsp;그저&nbsp;고통일&nbsp;뿐<br>
<br>
시찬은&nbsp;아내가&nbsp;아픈&nbsp;이유를&nbsp;자기&nbsp;안에서&nbsp;찾는다.<br>
자신이&nbsp;일을&nbsp;부추겼기&nbsp;때문인지,&nbsp;더&nbsp;몰아붙였기&nbsp;때문인지,&nbsp;아내의&nbsp;힘듦을&nbsp;알아보지&nbsp;못했기&nbsp;때문인지&nbsp;지난&nbsp;기억을&nbsp;하나씩&nbsp;꺼내&nbsp;유죄의&nbsp;증거로&nbsp;만든다.<br>
의사는&nbsp;뇌종양의&nbsp;원인을&nbsp;알&nbsp;수&nbsp;없으며&nbsp;‘그냥&nbsp;생긴다’고&nbsp;말하지만,&nbsp;그는&nbsp;우연을&nbsp;견디지&nbsp;못한다.<br>
원인이&nbsp;없다면&nbsp;탓할&nbsp;사람도,&nbsp;되돌릴&nbsp;방법도&nbsp;없기&nbsp;때문이다.<br>
<br>
‘고통을&nbsp;통해&nbsp;성장한다니,&nbsp;그&nbsp;얼마나&nbsp;대단한&nbsp;나르시시즘이냐.’(p.215)<br>
<br>
이&nbsp;문장은&nbsp;&lt;서성이다&gt;가&nbsp;쉽게&nbsp;위로를&nbsp;건네지&nbsp;않는&nbsp;이유를&nbsp;보여준다.<br>
누군가의&nbsp;병을&nbsp;다른&nbsp;사람의&nbsp;깨달음으로&nbsp;바꾸는&nbsp;순간,&nbsp;아픈&nbsp;사람의&nbsp;고통은&nbsp;서사의&nbsp;재료가&nbsp;된다.<br>
<br>
시찬은&nbsp;이&nbsp;일을&nbsp;통해&nbsp;더&nbsp;좋은&nbsp;사람이&nbsp;되었다고&nbsp;말하지&nbsp;않겠다고&nbsp;다짐한다.<br>
아내의&nbsp;뇌종양에&nbsp;감사하지&nbsp;않겠다고,&nbsp;이해할&nbsp;수&nbsp;없는&nbsp;사건을&nbsp;그럴듯한&nbsp;의미로&nbsp;포장하지&nbsp;않겠다고&nbsp;버틴다.<br>
<br>
나는&nbsp;이&nbsp;완강함이&nbsp;좋았다.<br>
모든&nbsp;시련에&nbsp;교훈이&nbsp;있어야&nbsp;하는&nbsp;것은&nbsp;아니다.<br>
설명되지&nbsp;않는&nbsp;불행&nbsp;앞에서는&nbsp;해답을&nbsp;찾기보다&nbsp;아프다고&nbsp;말하는&nbsp;일이&nbsp;먼저일&nbsp;수&nbsp;있다.<br>
아무것도&nbsp;통제할&nbsp;수&nbsp;없다는&nbsp;사실을&nbsp;인정하는&nbsp;것.&nbsp;<br>
그것도&nbsp;고통을&nbsp;통과하는&nbsp;한&nbsp;방법이다.<br>
<br>
<br>
자전적&nbsp;소설의&nbsp;힘<br>
<br>
이&nbsp;작품의&nbsp;힘은&nbsp;실제&nbsp;경험과&nbsp;허구가&nbsp;맞닿은&nbsp;자리에서&nbsp;나온다.<br>
작가가&nbsp;겪은&nbsp;감정이&nbsp;안시찬에게&nbsp;스며&nbsp;있고,&nbsp;독자는&nbsp;소설&nbsp;밖&nbsp;현실을&nbsp;알고&nbsp;읽는다.<br>
병원에서의&nbsp;공포와&nbsp;느닷없이&nbsp;터지는&nbsp;울음은&nbsp;꾸며낸&nbsp;비극이&nbsp;아니다.<br>
<br>
시찬의&nbsp;자기혐오와&nbsp;죄책감이&nbsp;거듭&nbsp;이어지는&nbsp;중반부에서는&nbsp;숨을&nbsp;돌릴&nbsp;틈도&nbsp;없다.<br>
이는&nbsp;현재&nbsp;장강명&nbsp;작가의&nbsp;사정과도&nbsp;맞물려&nbsp;있기도&nbsp;하다.<br>
그래서인가.&nbsp;감정의&nbsp;밀도가&nbsp;높고&nbsp;읽다보면&nbsp;책이&nbsp;버겁게&nbsp;느껴질&nbsp;때도&nbsp;있다.<br>
<br>
사랑하는&nbsp;사람의&nbsp;죽음&nbsp;앞에서&nbsp;시찬은&nbsp;계산하고,&nbsp;의심하고,&nbsp;자기&nbsp;잘못을&nbsp;찾는다.<br>
<br>
소설은&nbsp;끝내&nbsp;이&nbsp;모순을&nbsp;정리해&nbsp;주지&nbsp;않는다.<br>
답을&nbsp;찾지&nbsp;못한&nbsp;이들은&nbsp;계석&nbsp;그&nbsp;자리를&nbsp;맴돈다.<br>
제목이&nbsp;왜&nbsp;&lt;서성이다&gt;인지&nbsp;이해하게&nbsp;된다.<br>
<br>
<br>
나는&nbsp;어떤&nbsp;사람이&nbsp;될까<br>
<br>
처음의&nbsp;물음으로&nbsp;돌아간다.<br>
사랑하는&nbsp;사람을&nbsp;잃을지&nbsp;모르는&nbsp;슬픔에서&nbsp;나는&nbsp;헤어&nbsp;나올&nbsp;수&nbsp;있을까.<br>
이&nbsp;책을&nbsp;읽고도&nbsp;답은&nbsp;얻지&nbsp;못했다.<br>
<br>
아마&nbsp;&lt;서성이다&gt;&nbsp;역시&nbsp;답을&nbsp;주려는&nbsp;소설은&nbsp;아닐&nbsp;것이다.&nbsp;<br>
대신&nbsp;사랑은&nbsp;우리가&nbsp;믿어온&nbsp;이성과&nbsp;질서를&nbsp;얼마나&nbsp;쉽게&nbsp;무너뜨리는지,&nbsp;그&nbsp;폐허에서&nbsp;사람이&nbsp;무엇을&nbsp;붙잡는지를&nbsp;보여준다.<br>
<br>
무신론자였던&nbsp;시찬은&nbsp;설명할&nbsp;수&nbsp;없는&nbsp;고통&nbsp;앞에서&nbsp;기도의&nbsp;언어를&nbsp;떠올린다.<br>
믿음이&nbsp;생겨서라기보다&nbsp;자신이&nbsp;할&nbsp;수&nbsp;있는&nbsp;일이&nbsp;더는&nbsp;없기&nbsp;때문이다.<br>
인간은&nbsp;사랑하는&nbsp;사람을&nbsp;위해서라면&nbsp;믿지&nbsp;않던&nbsp;존재의&nbsp;문&nbsp;앞에서도&nbsp;서성일&nbsp;수&nbsp;있다.<br>
그&nbsp;절박함을&nbsp;누가&nbsp;어리석다고&nbsp;말할&nbsp;수&nbsp;있을까.<br>
<br>
큰&nbsp;슬픔을&nbsp;지나게&nbsp;된다면&nbsp;나는&nbsp;이전과&nbsp;같은&nbsp;사람일&nbsp;수&nbsp;없을&nbsp;것이다.<br>
<br>
꼭&nbsp;성장하지&nbsp;않아도&nbsp;된다.<br>
다만&nbsp;사랑했던&nbsp;시간까지&nbsp;사라지는&nbsp;것은&nbsp;아닐&nbsp;테다.<br>
사랑과&nbsp;상실에&nbsp;쉬운&nbsp;위로를&nbsp;붙이고&nbsp;싶지&nbsp;않은&nbsp;사람이라면&nbsp;&lt;서성이다&gt;를&nbsp;읽어보길&nbsp;권한다.<br>
<br>
그리고&nbsp;책장을&nbsp;덮은&nbsp;뒤,&nbsp;지금&nbsp;곁에&nbsp;있는&nbsp;사람에게&nbsp;미뤄둔&nbsp;말을&nbsp;건네보면&nbsp;좋겠다.<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984/93/cover150/k36213073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9849346</link></image></item><item><author>짱고아빠</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모두의 주식, 차트 분석과 AI 활용하기 - [트레이딩뷰 처음공부 - 전 세계 6,000만 명 이상이 사용하는 웹 기반 차트 플랫폼 완벽 가이드]</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4892169/17440817</link><pubDate>Sun, 09 Aug 2026 15:0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4892169/1744081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92130719&TPaperId=1744081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23/35/coveroff/k69213071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92130719&TPaperId=1744081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트레이딩뷰 처음공부 - 전 세계 6,000만 명 이상이 사용하는 웹 기반 차트 플랫폼 완벽 가이드</a><br/>이정호 지음 / 이레미디어 / 2026년 07월<br/></td></tr></table><br/>전국민이 투자하는 시대<br>전국민이 주식투자하는 시대다.<br>주변을 둘러보면 주식 계좌 하나쯤 없는 사람을 찾기가 더 어렵다.점심메뉴로는 종목 이야기가 오가고, 출퇴근길 지하철에서는 누군가의 휴대전화에 빨간색과 파란색 숫자가 쉬지 않고 움직인다.나 역시 이런 흐름에 발맞추어 여러 증권사 앱과 ETF 이름에는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다.그러다 이 책을 통해 ‘트레이딩뷰’라는 사이트를 처음 알게 되었다.<br>그리고 이 책은 그 사이트의 사용설명서다.<br>책은 계정을 만드는 일부터 무료와 유료 플랜의 차이, 슈퍼차트 화면의 메뉴, 여러 금융 자산을 찾고 비교하는 방법까지 하나씩 설명한다.차트에 익숙한 이들도 어려운데 책은 사이트에 처음 접속하면 어디를 눌러야 할지 막막한 화면을 실제 캡처와 설명으로 풀어낸다.<br>다만 사용설명서라는 말만으로 책의 범위를 다 설명하기엔 좀 부족하다.책은 트레이딩뷰에 접속하는 법을 알려주는 데서 멈추지 않고, 차트를 어떻게 읽고 지표를 무엇에 써야 하는지, 떠올린 전략을 어떤 방식으로 시험할 수 있는지까지 설명한다.사이트를 소개하는 책으로 시작하지만 중간중간 투자 분석의 기초와 시스템트레이딩의 입구로 우릴 데려간다.<br><br>투자는 예측이 아니라 검증일지도<br>트레이딩뷰의 장점은 많은 정보를 한 화면에 펼쳐놓는 데 있다.주식과 암호화폐뿐 아니라 선물, 채권, 외환 등 여러 자산의 차트를 비교할 수 있고, 추세선과 피보나치 도구를 비롯한 다양한 분석 기능을 적용할 수 있다.<br>이동평균선, MACD, RSI, 스토캐스틱처럼 자주 듣지만 정확히 설명하기는 어려운 지표도 목적에 따라 구분해 보여준다.<br>하지만 보조지표의 이름을 아는 것과 그것을 매매에 사용하는 일은 전혀 다르다.RSI가 과매수 구간을 가리킨다고 해서 바로 매도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이동평균선이 교차했다고 해서 언제나 같은 결과가 나오지도 않는다.<br>지표는 시장을 해석하는 하나의 근거일 뿐이다.감으로 괜찮아 보이는 전략을 과거 데이터에 넣어보고, 어떤 조건에서 작동했으며 어디에서 무너졌는지 확인할 수 있다.투자가 쉬워진다고 표현하기에는 좀 어폐가 있을지 몰라도 예전처럼 감으로 하는 투자를 한번쯤은 점검할 수 있다.<br>그렇다면 투자는 예측보다 검증의 문제가 된다.그럴듯한 이야기를 믿는 대신 내가 세운 규칙을 데이터 앞에 놓는 일. 물론 과거에 잘 맞았다는 사실이 미래의 수익을 보증하지는 않는다.<br>그래도 검증하지 않은 확신보다 실패할 조건까지 확인한 전략이 조금은 더 단단할 것이다.<br><br>AI가 추세선을 읽는 시대<br>예전에 어떻게 주식 추세선을 읽어야 하는지에 대한 책을 읽은 적이 있다.고점과 고점을 잇고 저점과 저점을 이으며 흐름을 찾았다.선 하나를 어디에서 시작하고 끝내느냐에 따라 해석이 달라져서 같은 차트를 보면서도 사람마다 다른 말을 했다.결굴 시장의 흐름과 차트를 읽는 기술이 시장을 지배한다고 생각했는데 AI의 발전은 이 시장의 지배자를 이땅으로 데려왔다.<br>책의 후반부는 파인 스크립트와 생성형 AI를 연결한다.원하는 매매 조건을 말로 정리하고, 챗GPT나 구글 제미나이에게 코드를 요청한 뒤 트레이딩뷰의 파인 에디터에서 실행하며 코드를 고친다.프로그래밍을 전혀 모르는 사람도 자기 아이디어를 지표나 전략의 형태로 옮길 수 있는 길이 생겼고 책은 이를 상세히 알려준다.<br>‘오르면 사고 떨어지면 판다’는 말은 전략이 아니다.어느 기간의 이동평균선을 볼지, 얼마만큼 움직였을 때 진입할지, 손실을 어디에서 제한할지를 정해야 비로소 시험할 수 있다.<br><br>생각보다 어렵다<br>뒤로 갈수록 난도가 꽤 빠르게 높아진다.금융 자산별 차트 설정과 파인 스크립트, 백테스팅, 브로커 연동으로 들어가면 한 번 읽는 것만으로 소화하기 어렵다.주식이나 기술적 분석이 낯선 독자라면 새 플랫폼과 새 개념을 동시에 배워야하는 허들도 있다.<br>추세추종 지표와 오실레이터, 여러 투자 대가의 전략, 코딩과 자동매매 등 넘치는 정보가 한 권에 이어지면서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할 수도 있다.<br>플랫폼을 다루는 책의 숙명 상 화면 구성과 구독 조건, 연결 가능한 서비스는 업데이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그러니 모든 메뉴를 외우기보다 트레이딩뷰가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이해하고, 실제 화면에서 다시 확인하는 방식으로 읽어야 한다.<br>책 한 권을 끝냈다고 곧바로 자동매매를 시작하기보다 모의 거래와 백테스팅으로 충분히 연습하기를 권한다.<br><br>차트는 답이 아니다<br>투자를 하다 보면 불안할수록 더 많은 지표를 찾게 된다.<br>추세선을 하나 더 긋고 숫자를 하나 더 확인하면 정답에 가까워질 것 같다.트레이딩뷰는 그 욕망을 충족할 만큼 다양한 차트와 데이터, 기술적 분석 기능을 제공한다.AI까지 연결하면 자신의 투자 전략을 코드로 만들고 과거 데이터에 적용하는 과정도 훨씬 쉬워진다.<br>하지만 도구가 정교해질수록 사용하는 사람의 기준은 오히려 더 분명해야 한다.무엇을 살 것인지보다 왜 이 조건을 선택했는지, 예상 수익보다 어느 정도의 손실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먼저 정해야 한다.<br>백테스팅 결과가 아무리 좋아도 과거 데이터에 지나치게 맞춘 전략일 수 있다.자동매매 시스템이 주문을 대신 실행한다고 해서 투자에 대한 책임까지 대신 가져가는 것도 아니다.<br>결국 차트는 답이 아니다.차트는 내가 가진 생각이 실제 데이터에서도 작동하는지 확인하기 위한 도구에 가깝다.<br>이 책은 트레이딩뷰가 궁금하지만 첫 화면부터 막막했던 사람, 기술적 분석 지표를 실제 차트에 적용해보고 싶은 사람, AI를 활용해 자신의 투자 전략을 백테스팅해보고 싶은 사람에게 잘 맞는다.<br>처음부터 모든 기능을 익히려 하지 말고 관심 있는 종목 하나를 열어 추세선을 긋고, 익숙한 지표 하나를 올려보는 것부터 시작하면 좋겠다.이미 트레이딩뷰를 사용하고 있다면 가장 유용하게 쓰고 있는 기능이 무엇인지 댓글로 나눠주시길 바란다.<br>그렇다고 주식투자를 권하는 것은 아니다.어디까지나 투자는 개인의 선택이고, 좋은 도구가 좋은 결과를 보장해 주는 것도 아니니까.]]></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23/35/cover150/k69213071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8233591</link></image></item><item><author>짱고아빠</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꿈이 없어도 괜찮아 - [아직은 서툴지만]</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4892169/17433082</link><pubDate>Wed, 05 Aug 2026 01:1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4892169/1743308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02137015&TPaperId=1743308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944/69/coveroff/k30213701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02137015&TPaperId=1743308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아직은 서툴지만</a><br/>정수환 지음 / 바른북스 / 2026년 04월<br/></td></tr></table><br/>꿈이 없다고<br>'정우는 꿈이 뭐니?''없어요'<br>&lt;아직은 서툴지만&gt;은 이 단호한 한마디에서 시작한다.참 이상한 문장이다.꿈은 내가 원하는 것을 말하는 일인데 정우는 이 없다는 말을 꼭 잘못하는 것만 같다.어른들은 자꾸만 꿈에 대해 말하라는 데 없는 꿈을 지어내기 싫은 아이는 그냥 엄마가 적어준 꿈을 적는다.<br>의사.<br>학년이 올라갈수록 꿈에는 무게가 붙는다.희망은 계획이 되어야 하고, 계획은 성적과 대학과 직업으로 증명되어야 한다빈칸은 탐색 중이라는 표시보다 준비하지 못했다는 흔적으로 취급된다.<br>질문은 학년을 거듭할수록 계속된다.그러고보면 나도 그랬다.사실 꿈이 있어서 꿈을 적었다기 보다는 그때그때 하고 싶은 걸 적었던 것 같다.그게 꿈이었는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br><br>숫자가 대체할 수 없는 아이들의 평범한 하루<br>성격 유형 검사에는 180개의 문항이 있다.답을 모두 고르면 성격과 적성에 관한 결과가 나올 것이다.<br>정우는 꽤 꼼꼼히 체크하지만 검사지는 정우가 왜 축구선수의 자서전을 좋아했는지, 왜 친구들이 노는 모습을 멀리서 지켜봐야 했는지, 무엇을 할 때 시간이 빨리 가는지는 대답하지 못한다.<br>학교는 아이를 알아보기 위해 많은 정보를 모은다.시험 점수, 성격 유형, 진로 희망, 생활기록부. 기록은 풍성해지는데 사람은 선명해지지 않는다.<br>무엇을 잘하는지는 숫자로 남길 수 있어도, 무엇을 해보고 싶은지 모르는 마음은 평가표에 놓기 어렵다.<br>현우와 희재, 유현은 같은 교실에 있어도 서로 다른 방향을 본다.누군가는 성적이 좋고, 누군가는 꿈을 접으며, 누군가는 꿈이 없는 삶을 정우와 다르게 받아들인다.이들의 차이는 아이를 한 가지 기준으로 설명하려는 일이 얼마나 많은 사정을 지우는지 보여준다.<br>정우에게 부족했던 것은 검사 결과 한 줄이 아니라 자기 목소리를 알아들을 시간인지도 모르겠다.<br><br>빈칸도 하나의 대답<br>작품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치는 비어 있는 제목이다.Chapter 4는 '[ ]'로, 에필로그는 '[ ________ ]'이다.<br>지금은 쓰지 않아도 되고 나중에 다른 말을 적어도 되는 자리다.<br>어쩌면 꿈이라는 건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무엇을 딱 정하기 어려운 자리.정하는 순간 어쩌면 그것은 꿈이 아닌 의무가 되어버리는 어떤 것.<br>이 꿈은 필연적으로 내가 누구인지, 누군가에게 기억될 사람인지 하는 마음과 이어진다.그렇기에 빈칸은 언젠가는 채워져야 하고 아직은 모르지만 그 질문은 대답되어야 한다.<br>꿈에 관한 이야기와 함께 연필로 쓴 정우의 시가 등장하는데 삶의 답이 있겠냐마는 어쩌면 그 시와 연필 자국이 정우의 대답일지도 모르겠다.썼다가 지우고 다시 적을 수 있는 연필.<br>기억하는가? 우리는 어릴적 연필로 글씨를 배웠으며 지우개로 지우는 법도 함께 배웠다.우리는 언제고 종이에 우리의 이야기를 쓰고 지우고 또 쓰곤 했다.<br><br>아이의 미래를 대신 쓰지 않는 일<br>책을 덮고 나면 정우가 어떤 직업을 갖게 될지보다 그가 결국에는 자기 이름으로 불리는 사람이 되었는지가 궁금해졌다.<br>우리는 너무 쉽게 아이들에게 꿈을 물어본다.그리고 그 꿈이라는 건 결국 직업의 다른 이름이다.<br>그런데 꿈은 그런게 아니다.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 견딜 수 있는 것과 지키고 싶은 것을 발견하며 몇 번이나 바뀔 수 있고, 한 직업의 모양으로 고정되지도 않는다.<br>어른은 아이에게 길을 보여주고 실패의 비용을 줄여 줄 수 있다.하지만 빈칸까지 대신 채우려는 순간 도움은 통제가 된다.<br>그리고 그 도움은 아이에게 되려 가시가 될지도 모른다.<br>청소년 소설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꿈에 대해 묻는 모든 이들을 위한 책이다.이미 직업을 가진 어른도 내가 원해서 사는 삶인지, 설명하기 좋은 답을 붙든 것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br>나이가 들어도 우리는 여러 일 앞에서 서툴다.미래를 빨리 증명하느라 지친 청소년, 아이의 진로 앞에서 마음이 급해진 부모와 교사, 다음 칸을 쓰지 못한 모든 이들이 들어봄 직한 이야기다.<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944/69/cover150/k30213701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9446983</link></image></item><item><author>짱고아빠</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의학은 단 한번도 당연하지 않았다 - [비주얼 의과학사 - 그림으로 읽는 의과학 혁명의 순간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4892169/17418538</link><pubDate>Wed, 29 Jul 2026 08:1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4892169/1741853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02130502&TPaperId=1741853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00/45/coveroff/k00213050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02130502&TPaperId=1741853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비주얼 의과학사 - 그림으로 읽는 의과학 혁명의 순간들</a><br/>유임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07월<br/></td></tr></table><br/>숫자 뒤에 사람이 있다<br>아이가 아프면 가장 먼저 찾는게 체온계다.사실 체온이 정상이면 약간의 이상증상이 보여도 나름 안심이 된다.반대로 아무리 멀쩡해도 체온이 37.5도를 넘어가는 순간 머리가 하얘진다.<br>그런데 체온이 몸의 상태를 말해 준다는 사실도, 심장이 밀어낸 피가 다시 돌아온다는 사실도 한때는 증명해야 할 가설이었다는 걸 아는가?<br>누군가는 거대한 저울 위에 앉아 몸무게의 미세한 변화를 기록했고, 누군가는 살아 있는 동물의 혈관을 묶었으며, 누군가는 심장이 한 시간에 내보내는 피의 양을 계산했다.지금의 상식이 그 언젠가의 사람들에게는 꽤 이상한 집착으로 보였을 것이다.<br>유임주의 &lt;비주얼 의과학사&gt;는 바로 그 낯선 시절로 독자를 데려간다.40개의 혁명적인 순간과 150여 점의 그림을 따라가다 보면 의학은 완성된 지식의 목록이 아니라 몸을 더 정확히 읽기 위해 계속 질문을 고쳐 온 과정이다.<br><br>당연한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다<br>책에는 꽤 많은 그림이 등장하는데 처음에는 그저 예전에는 그랬지를 보여주는 장식인 줄 알았다.그런데 읽다보니 그 시대의 사람이 어디까지 볼 수 있었는지를 증명하는 어떤 기록같은 것임을 알게됐다.<br>베살리우스의 근육 해부도는 책 속 권위보다 눈앞의 몸을 믿겠다는 선언이었고, 하비의 혈액순환 도해는 장기를 따로 보던 시선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바꾸는 기록이었다.레이우엔훅의 스케치는 맨눈으로 볼 수 없던 생명을 지식의 자리로 불러냈다.<br>존 스노의 콜레라 지도도 그렇다.그는 병원체를 직접 보지 못했지만 환자가 발생한 장소를 지도 위에 표시해 오염된 식수 펌프를 찾아냈다.원인을 완벽하게 설명하지 못해도 패턴을 정직하게 기록하면 사람을 살릴 수 있었다.<br>이후 X선은 몸을 열지 않고 안을 보게 했고, MRI는 수소 원자핵의 신호로 인체 내부를 영상으로 바꾸었다.의학의 발전은 이미 있는 것을 더 잘 암기한 이들이 만든 결과가 아니라, 같은 몸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본 사람들이 만든 결과였다.<br>책장을 넘기며 내가 알고 있는 이미지들이 떠올랐다. 언젠가 본 내 몸의 엑스레이, 빼곡한 숫자로 가득찬 감진표들.우리는 이것을 사실이라 생각하지만(사실 뭐 사실 맞긴하다), 그런데 이것을 어떤 의사가 어떤 기준으로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의미는 달라진다.&lt;비주얼 의과학사&gt;는 이렇게 같은 숫자를 보고도 해석이 다르다는 사실을 꽤 설득력 있게 보여 준다.<br><br>찾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br>새로운 사실을 찾는 것보다 그것을 받아들이는 일이 더 어려울 때가 있다.제멜바이스는 의사의 손에 묻은 오염물질이 산욕열을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그래서 지금은 지극히도 당연한 시술 전 손 씻기를 제안했고 그것만으로 사망률을 크게 낮췄다.그런데 아이러니하게 의료진에 의해 사망률이 높아진다는 주장은 팩트와 별개로 의사들의 자존심을 크게 긁었다.<br>언제나 그랬지만 진실이 곧 상식이 되지 않는다.<br>책은 의학사를 승리한 천재들의 행진으로 만들지 않는다.<br>파스퇴르와 코흐의 경쟁, 인슐린 특허를 공익을 위해 넘긴 선택, DNA 구조 규명 과정에서 충분한 공을 인정받지 못한 로절린드 프랭클린의 사례가 함께 등장한다.발견에는 야망도 있고 우연도 있으며, 협력과 배제도 있다사실 좋은 목적을 가진 의사, 과학자라고 해서 언제나 좋은 선택만 하는 것은 아니다.<br>결국 의학의 품격은 무엇을 알아냈는가가 아닌 그 지식을 누구와 나누었고, 환자의 고통을 실제로 줄였는지,나아가 그 일을 함꼐한 다른 사람의 기여를 제대로 기록했는지까지 물어야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br>그리고 이는 기술이 빠르게 앞서가는 지금, 우리에게 더 필요한 질문일지도 모른다.<br><br>두껍지만 얇은 책<br>책은 충분히 두껍지만 그래도 고대의 해부 기록부터 줄기세포와 암 유전자까지 40개의 큰 사건을 담다 보니, 개인적으로는 한 인물과 논쟁이 막 흥미로워질 때 다음 주제로 넘어가는 경우가 있었다.150여 점의 도판은 이해를 돕지만 본문과 설명을 오가며 읽어야 하므로 호흡을 길게두고 읽기를 권한다.<br>특히 과학적 발견의 사회적 비용이나 연구윤리의 갈등을 더 깊게 읽고 싶은 이들은 이 책의 에피소드들을 접하고 조금 더 깊게 다른 책을 선택해도 좋을 것 같다.그만큼 에피소드들은 흥미롭다.<br><br>당신이 알고 있는 것은 정말 그런가<br>돌이켜보면 오늘의 일상은 누군가 자기 시대의 상식에 ‘정말 그런가?’라고 물었던 결과다.틀린 답도 다음 질문의 발판이 되었고, 실패한 실험도 다른 사람의 시간을 줄였다.<br>그러고 보면 과학은 정답을 많이 가진 상태라기보다 틀릴 가능성을 열어 둔 사람들에 의해 발전해왔다.권위보다 몸을 보고, 추측보다 기록하며, 성취보다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태도.의학이 생명을 다루는 학문이라면 새로운 기술만큼 그 기술을 사용할 사람의 겸손도 함께 발전해야 한다.<br>&lt;비주얼 의과학사&gt;는 의학에 대해 막연히 어렵고 차가운 지식이라고 생각했던 이들에게 특히 권하고 싶다.그림을 따라가다 보면 그 안에서 보이는 것은 장기와 세포가 아니라 아픈 사람을 포기하지 않으려 했던 질문, 자기 오류를 고친 사람, 다음 세대가 다시 확인할 수 있도록 기록한 사람이다.<br>당신이 당연하다고 믿는 건강 상식은 누구의 질문에서 시작됐을까.꽤 흥미로운 책을 또 한 권 발견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00/45/cover150/k00213050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8004532</link></image></item><item><author>짱고아빠</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함께 사는데 왜 늘 한 사람만 지칠까? - [머릿속 노동은 누가 하는가 - 보이지 않아도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인지노동'의 불평등]</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4892169/17417778</link><pubDate>Tue, 28 Jul 2026 21:5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4892169/1741777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02130200&TPaperId=1741777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81/77/coveroff/k10213020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02130200&TPaperId=1741777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머릿속 노동은 누가 하는가 - 보이지 않아도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인지노동'의 불평등</a><br/>앨리슨 데이밍거 지음, 전경훈 옮김 / 한겨레출판 / 2026년 07월<br/></td></tr></table><br/>집안일이라는 말 너머에<br>전쟁과 같은 저녁을 마치고 설거지는 끝났다.아이 가방도 챙겼고 세탁기도 돌아간다.겉으로 보이는 일은 얼추 마무리된 것 같다.<br>그리고 한 사람의 머리에서만 내일 준비물이 무엇인지, 계란은 사야하는지, 예방접종 예약을 언제 잡아야 할지, 언제 양가 부모님께 영통을 해야 할지가 계속 생각 되어진다.몸은 쉬는 것 같은데, 생각은 일에 잡혀 있다.<br>&lt;머릿속 노동은 누가 하는가&gt;는 바로 이 지점을 노동의 자리로 불러낸다.우리는 집안일을 나눌 때 대개 누가 설거지를 했고, 누가 아이를 씻겼으며, 누가 쓰레기를 버렸는지를 센다.<br>하지만 그 일을 해야 한다고 먼저 알아차린 사람, 방법을 찾아 비교한 사람, 상대에게 부탁하고 결과를 확인하는 일은 그 계산에서 빠진다.‘말만 하면 할게’라는 대답이 괜히 공평하게 들리지 않는 이유도 이거다.말해 달라는 요청 자체가 발견하고 판단하고 지시하는 일을 상대의 몫으로 남겨두기 때문이다.<br>책은 머릿속에서 이루어지는 이 일을 성향이 아니라 노동으로 명명한다.이름을 붙이는 순간 그동안 사소한 예민함으로 취급되던 일에 구조가 생긴다.<br>사람에 따라 다르다고 말할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이 노동은 가족을 사랑하기 때문에 저절로 생기는 마음이 아니다.가족이 별 탈 없이 움직이도록 주의력과 판단력을 계속 사용하는 일이며, 누군가 그 비용을 치르고 있는 '일'이다.<br><br>인지노동의 네 단계<br>데이밍거는 이 인지노동을 네 단계로 나눈다.<br>1) 필요한 일을 예상하고, 2) 가능한 선택지를 찾고, 3) 무엇을 할지 결정한 뒤, 4)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다.<br>아이의 신발이 작아졌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것부터 새 신발을 비교하고 주문하고, 잘 맞는지 살펴보는 데까지가 하나의 일이다.마지막 행동은 그저 택배 상자를 열어 아이에게 신겨주는 것일 뿐 앞선 세 단계는 평가되지 않는다.<br>이 구분이 중요한 까닭은 사실 일이 많고 부담이 큰 단계일수록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문제가 생기기 전에 발견하고, 일이 틀어지지 않도록 점검하면 사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br>쉽게 얘기해서 보이지 않는 일을 잘할수록 노동의 흔적이 사라진다는 것이다.잘해야 본전인 일.그래서 가족의 일상을 안정적으로 지탱한 사람은 칭찬보다 원래 다 그런 것이라는 평가를 받기 쉽다.<br>결정권을 가진 사람이 더 많은 권력을 누린다는 통념도 이 책은 과연 그러한가 되짚는다.무엇을 먹을지, 어느 병원에 갈지, 어떤 돌봄을 선택할지 정하는 권한은 권력처럼 보이지만 선택지를 조사하고 결과에 책임져야 한다면 책임도 함께 따라온다.누군가에게는 선택이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의무가 되는 아이러니.<br>‘당신이 결정했잖아’라는 말로 노동과 책임을 다시 한 사람에게 뒤집어 씌우는 일은 어쩌면 폭력의 다른 모습일지도 모른다.<br><br>분업은 성격인가 성별인가?<br>이 책에서 가장 날카로운 부분은 불평등을 설명하는 우리의 언어를 의심하는 대목이다.많은 커플은 여성이 계획을 더 많이 맡는 이유를 성별이 아니라 성격에서 찾는다.한 사람은 꼼꼼하고 미리 준비하는 성격이며, 다른 사람은 느긋하고 순간에 충실하다는 것이다.듣기에는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는 설명 같지만 되짚어보면 이상할 만큼 꼼꼼한 사람은 늘 여성이고 느긋한 사람은 늘 남성인 경우가 많다.<br>이 구분이 정말로 그러한 것인지 우리는 의심해야 한다.그것이 정말 천성이라면 상대에게 바꾸라고 요구하기 어렵다.<br>퀴어 커플에 관한 분석은 이 설명을 더 분명하게 만든다.이들 역시 모든 일을 정확히 절반씩 나누지는 않지만, 한 사람이 가족생활 전체의 생각을 독점하기보다 음식, 아이, 여행, 집 관리처럼 영역별로 책임을 섞어 맡는 경향을 보인다.<br>'남자는 이래, 여자는 이래'라는 기본값이 약해지면 사람들은 각자의 형편과 선호 그리고 우리가 할일을 더 구체적으로 협상한다.<br>공평이란 모든 것을 반으로 자른다기보다,왜 이 일은 늘 같은 사람에게 가는지 질문할 수 있을 때 비로소 해결의 실마리가 보인다.<br><br>미국과 한국의 차이<br>다만 이 연구가 다분히 미국의 자녀 양육 커플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쉽게 우리나라에 대입하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다.저자도 조사 대상에 도시 거주자와 대학 교육을 받은 사람이 적지 않으며, 인종·민족·이민 배경에 따른 차이를 더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종교, 계층, 조부모 돌봄, 한부모 가족처럼 노동을 나누는 조건이 달라질 때 인지노동의 모습도 달라질 수 있다.<br>미국과 달리 한국은 학교/어린이집의 일정과 학부모 단체 대화방, 사교육 일정, 병원 예약뿐 아니라 양가 가족행사와 직장의 긴 노동시간까지, 고려해야할 것들이 차고 넘친다.(물론 가정 by 가정, 사람 by 사람이겠지만)<br>그렇기에 미국 커플의 사례가 그대로 한국 가정의 해답이 될 수는 없다.또한 그래서 어떡할 것인가를 일러주는 실천법 또한 다소 짧게 느껴질 수도 있다.<br>그럼에도불구하고 책은 우리가 쉽게 간과하는 인지노동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사실 이걸로 충분하다.<br><br>함께 살아가는 사람<br>인지노동을 나누는 일은 단지 상대가 시키는 일을 하나 더 맡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할 일을 발견하는 순간부터 결과를 확인하는 마지막까지 하나의 영역을 통째로 책임져야 한다.<br>그러려면 먼저 각자 머릿속에 들고 있는 목록을 꺼내 보여줘야 한다.그리고 현재의 분담이 언젠가부터 저절로 그랬던 것인지, 두 사람이 합의한 선택인지 물어야 한다.사실 이러려면 둘 사이의 투명한 커뮤니케이션은 기본으로 전제되어야 한다.<br>책이 제안하는 변화는 거창하지 않다.저녁 메뉴나 생활용품 관리처럼 실패의 부담이 작은 영역부터 서로에게 넘기고, 새로 맡은 사람이 자기 방식으로 익힐 시간을 허용하는 것이다.<br>명심하라.가정은 프로젝트가 아니며, 가족은 주인력과 보조 인력이 아니다.<br>평등한 집이란 두 사람이 같은 횟수만큼 청소와 설거지하는 집은 아니라고 생각한다.한 사람만 가족의 내일을 계속 예측하지 않아도 되는 집, 쉬는 시간에 누구의 머리도 다음 지시를 만들기 위해 돌아가지 않는 집.<br>오늘 당신 가족의 저녁 풍경은 어떠한가?]]></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81/77/cover150/k10213020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7817710</link></image></item><item><author>짱고아빠</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미국은 왜 그럴까 - [김봉중의 아메리카 인사이드 - 역사를 알면 미국의 속내가 보인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4892169/17413725</link><pubDate>Sun, 26 Jul 2026 23:1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4892169/1741372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2556906X&TPaperId=1741372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68/91/coveroff/892556906x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2556906X&TPaperId=1741372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김봉중의 아메리카 인사이드 - 역사를 알면 미국의 속내가 보인다</a><br/>김봉중 지음, EBS 제작팀 기획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07월<br/></td></tr></table><br/>이해할 수 없는 미국<br>미국에 관한 뉴스는 매일 쏟아지는데 미국은 갈수록 이해하기 어려운 나라가 되어 간다.자유와 민주주의를 가장 앞에서 말하던 나라가 국경을 높이고, 세계화를 설계한 나라가 관세를 무기로 꺼내 들며, 동맹을 이끌던 나라가 동맹으로 부터 비용을 계산한다.<br>트럼프 한 사람의 문제라고 이야기하는 이들도 있으나 그것만으로 설명하기는 변화의 폭이 너무 크다.어쩌면 이는 갑자기 일어난 변화가 아니라 계속 진행중이었는지도 모른다.<br>김봉중의 &lt;아메리카 인사이드&gt;는 이 혼란스러운 장면을 역사 쪽으로 돌려 세운다.책이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다.<br>미국은 도대체 왜 그럴까.<br>책이 답을 찾아가는 방식은 단순하지 않다.저자는 미국의 역사를 처음부터 톺아보며 독립선언과 헌법, 서부 개척과 이민, 남북전쟁과 산업화,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냉전을 거치며 미국인의 마음속에 어떤 가치가 자리 잡았는지를 추적한다.<br><br>자유를 넓힌 역사 하지만 자유에서 밀려난 사람들<br>'미국=자유'라 일컬어질 정도로 자유는 미국의 아이덴티티가 되어버렸지만 사실 미국은 자유의 범위를 끊임없이 다투어 온 나라다.영국의 지배에서 벗어나며 자유를 외쳤지만 그 자유 안에 노예와 여성, 원주민은 포함되지 못했다.<br>민주주의의 제도를 확장하면서도 그들은 인종과 계층에 따라 투표와 시민권의 경계를 달리 그었다.이 책이 흥미로운 이유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빛과 그림자를 둘 중 하나로 선택하지 않는 데 있다.<br>미국의 또 다른 상징인 프런티어 정신도 마찬가지다.미지의 땅을 개척하고 스스로 운명을 바꾼다는 신화는 미국식 도전 정신의 뿌리가 되었지만 동시에 그 개척은 원주민의 터전을 지우고 폭력을 진보라는 말로 바꾸는 과정이기도 했다.<br>다문화사회 또한 마찬가지다.미국은 다양한 이민자의 에너지를 국가의 힘으로 바꾸었지만, 그들을 환영하고 배제하는 경계는 경제 상황과 정치적 필요에 따라 움직였다.미국의 위대함과 모순은 서로 반대편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같은 뿌리에서 공생했다.<br><br>미국 우선주의의 그늘<br>보고도 믿을 수 없었던 트럼프의 등장은 세계의 큰 형님 나라인 미국을 갑자기 다른 나라가 된 사건처럼 보이게 만들었다.하지만 책을 따라가면 미국 우선주의는 새로운 발명품이 아니라 필요할 때마다 되살아났다는 걸 알게 된다.<br>건국 초기부터 미국은 유럽의 분쟁과 거리를 두려 했고, 자국의 성장에 도움이 될 때는 세계로 나갔으며, 부담이 커졌다고 판단하면 다시 안쪽으로 시선을 돌리는 일을 반복했다.고립과 개입은 정반대의 노선처럼 보이지만 그 중심에는 늘 미국의 이익이 있었다.<br>책은 이러한 미국을 둘러싸고 있는 청교도 정신과 자본주의 또한 함께 살핀다.노동과 절제, 성공을 도덕적 가치로 끌어올린 정신은 빠른 성장의 동력이 되었지만 이는 실패를 개인의 책임으로만 돌리는 차가운 기준이 되기도 했다.<br>세계화 역시 자유로운 교류라는 이상만으로 움직이지 않았다.미국의 기업과 금융, 군사력과 문화가 세계의 규칙을 설계했고, 규칙이 자국에 불리해졌다고 느끼는 순간 미국은 늘 그 규칙을 다시 고쳐썼다.오늘날 관세와 동맹 압박은 어쩌면 돌발적인 소음이 아니라 늘 세련되게 포장됐던 미국식 생존 법칙이 조금 과격하게 나타난 것일지도 모른다.<br><br>미국의 열 가지 키워드<br>책은 미국사를 열가지 키워드로 정리한다.사건과 연도에 따른 미국의 역사가 아니라 자유, 민주주의, 프런티어, 다문화주의 같은 개념이 시대마다 어떻게 뜻을 바꾸었는지 따라갈 수 있다.<br>방송 강의를 바탕으로 해서인지 문장은 쉽고 전개가 빠르며,각 장의 QR 코드를 통해 책의 내용을 강의로 이어 볼 수 있다는 점도 이 책의 꽤 큰 강점이다.<br>다만 250년의 역사와 거대한 논쟁을 272쪽 안에 담은 만큼 압축의 흔적은 꽤 부감스럽다.각 가치가 만들어진 과정을 빠르게 이해할 수 있는 대신 학계의 다른 해석이나 사건 내부의 복잡한 갈등까지 충분히 이해하긴 어렵다.<br>원주민과 흑인, 여성과 이민자처럼 미국의 중심 서사 밖에 있던 사람들의 목소리도 더 넓게 다뤄졌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뭐 여튼.<br><br>미국이라는 거울로 바라보는 우리<br>이 책이 결국 보여 주는 것은 결국 미국만은 아니다.자유를 말하면서 누구를 자유의 주체로 인정할지 다투고, 다문화를 힘으로 삼으면서 낯선 사람을 경계하며, 세계의 규칙을 주장하면서 자국의 이익을 먼저 계산하는 모습은 비단 어느 한 나라만의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다.한국 사회 역시 성장과 공정, 개방과 보호, 동맹과 자립 사이에서 오늘날 비슷한 질문을 마주하고 있다.<br>사실 미국을 좋아하거나 미워하는 일은 쉽다.더 어려운 일은 그 나라가 어떤 역사적 기억 때문에 같은 선택을 반복하는지 이해하는 것이다.&lt;아메리카 인사이드&gt;는 미국을 찬양하는 책도, 몰락을 선언하는 책도 아니다.익숙한 뉴스 뒤에서 작동하는 가치와 본능을 찾아내고, 강대국의 선택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무엇을 읽어야 하는지 우리에게 천천히 들려준다.<br>오늘 미국이 낯설게 느껴진다면 먼저 트럼프의 표정이 아니라 미국의 시간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역사를 알면 미래를 정확히 맞힐 수는 없어도, 적어도 오늘 또 새로운 소식을 터트리는 트럼프의 X에 매번 놀라지는 않을 것이다.<br>세계 정세를 사건이 아닌 흐름으로 이해하고 싶은 독자라면 이 책과 함께 미국이라는 거울 앞에 서 보기를 권한다.그 거울에 비친 얼굴은 어쩌면 우리와 생각보다 많이 닮아 있을 것이다.<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68/91/cover150/892556906x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7689117</link></image></item><item><author>짱고아빠</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세상의 끝이 정해져 있다 하더라도 - [시간의 끝]</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4892169/17409492</link><pubDate>Fri, 24 Jul 2026 16:5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4892169/1740949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92130109&TPaperId=1740949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69/32/coveroff/k09213010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92130109&TPaperId=1740949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시간의 끝</a><br/>김성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06월<br/></td></tr></table><br/>달이 부서진 뒤<br>달이 부서졌는데도 아침은 온다.사람들은 출근을 하고 뉴스를 확인하며, 오늘 먹을 것과 잠잘 곳을 걱정한다.<br>세상의 종말이 눈앞에 보일 만큼 선명해져도 생활은 완전히 멈추지 않는다.김성일의 &lt;시간의 끝&gt;이 흥미로운 것은 바로 이 간격에서 출발한다.<br>밤하늘에는 온전한 달 대신 파편이 떠 있고 도시에는 괴물이 나타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일상의 규칙을 붙들고 버틴다.<br>'누가 달을 파괴했는지 형사님은 아나? 아는 사람이 세상에 있기는 한가?'<br>우리가 진리라고 여기전 모든 것들이 무너졌다.모두가 달이 부서진 건 알지만 그 원인과 다음에 올 일을 아는 사람은 없다.이것을 우리는 공포라고 부른다.<br>세계가 이해되지 않기 시작하면 사람은 이를 설명하거나 혹 설명해줄 이들을 찾는다.과학자는 수식을 세우고, 형사는 범인을 추적하며, 사교도는 재난에 계시라는 이름을 붙인다.셋은 서로 반대편에 서 있는 듯하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이 문제의 해석을 각자의 모습으로 찾는다.<br><br>세 사람 이야기<br>소설은 형사 수영, 수학자 지호, 이름 없는 교주의 시점을 교차하며 진행한다.수영은 이미 벌어진 죽음의 원인을 좇고, 지호는 다가올 파국을 계산하며, 교주는 달을 복원하고 시간을 영원히 반복시킬 의식을 준비한다.<br>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맡은 듯한 세 사람의 이야기는 처음에는 따로 움직이지만, 장이 바뀔 때마다 앞에서 본 장면의 의미를 뒤집으며 조금씩 맞물린다.<br>우리는 수영과 함께 과거를 수사하고, 지호와 함께 미래를 계산하며, 교주와 함께 시간이 정말 한 방향으로 흐르는지 의심하게 된다.한 사람에게는 끝난 사건이 다른 사람에게는 아직 오지 않은 선택이고, 누군가의 원인은 다른 누군가에게 결과가 된다.<br>우리는 소설을 조각난 시간을 다시 배열하며 읽어야 하는데 이런 식의 책은 정말 오랜만이라 사실 읽으며 꽤 도파민이 돌았다.이야기는 수학과 물리학을 품고도 미스터리 스릴러의 속도를 잃지 않는다.<br>사교도수사과, 피로 그린 수식, 파괴된 달과 봉쇄된 도시 같은 이미지는 우리게 쉴 시간을 주지 않는다.무엇이 먼저이고 무엇이 나중인지 확신할 수 없지만, 세 인물이 결국 같은 시공간을 향한다.<br><br>과학과 주술은 과연 다른 것인가<br>책에는 조금은 어려운 개념, '2차 시간'과 '블록 우주' 같은 단어들이 등장한다.<br>블록 우주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차례로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거대한 시공간 안에 함께 존재한다고 보는 관점이고,틸링해스트 수학은 그 전체를 바깥에서 바라보고 건드릴 수 있는 또 하나의 시간축을 계산하는 수식이다.<br>인간이 이 '2차 시간'을 다룰 수 있다면 괴물과 기이한 재해를 일으킬 수도 있고, 시간의 반복을 멈추거나 영원히 되풀이되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br>도대체 왜 이런 어려운 개념을 썼을까 하다 무릎을 탁쳤다.<br>과학과 종교는 우리가 생각하듯 그렇게 무자르듯 갈라지지 않는다.<br>설명되지 않는 세상앞에, 이성의 언어인 수학은 피와 희생을 만나 부적과 의식이 되고평범한(?) 세상에서 광신으로 치부되던 힘은 디스토피아에서 비로소 그 힘을 가진다.<br>자 이제 우리는 답해야 한다.과학과 주술은 과연 다른 것인가?<br>김성일은 이 어려운 질문을 형사소설의 추적과 스릴러의 불안을 통해 체감하게 만든다.그리고 인간이 우주의 구조를 이해했다고 믿는 순간조차 사실은 더 거대한 질서의 일부일 수 있다는 두려움을 우리에게 건넨다.<br>와 이 책 진짜 강추다.<br><br>끝이 정해져 있어더라도<br>운명론을 믿는지 모르겠는데, 만약 미래가 이미 존재한다면 노력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가끔한다.결말이 이미 정해진 세상에 살고 있다면 지금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걸까.<br>&lt;시간의 끝&gt;은 이 익숙한 질문에 쉬 대답하지는 않는다.인물들의 선택은 세계를 디스토피아가 된 세계를 구원하지 못한다.<br>그럼에도 그들은 움직인다.수영은 지호가 남긴 흔적을 좇고, 지호는 이해할 수 없는 계산을 이어가며, 교주와 제자들은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선을 두고 다툰다.<br>결과를 바꿀 수 있다는 보장이 있어서가 아니다.무엇을 선택하는지가 끝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br>신이 인간에 준 자유의지는 정해진 운명 밖으로 탈출하는 힘이 아니라 정해진 세계 안에서도 인간다움을 포기하지 않는 태도가 아닐까.<br>책을 덮은 뒤 떠오르는 것은 종말보다 오늘이다.세계의 끝을 막는 일이 무엇일까?<br>영화나 드라마의 거대한 영웅담 이전에 누군가가 다시 밥을 먹고,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고, 내일을 약속할 수 있게 하는 일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br>미래가 오지 않을 것처럼 느껴지는 날에도 우리는 다음 하루를 향해 움직인다.그 작은 움직임이 아무것도 바꾸지 못할지라도 바로 그 선택이 우리를 사람으로 만든다.<br>시간과 운명, 자유의지를 다룬 한국 SF를 찾는다면 &lt;시간의 끝&gt;을 펼쳐보길 권한다.그리고 마지막 장을 넘긴 뒤에는 스스로에게 물어보면 좋겠다.<br><br><br>모든 결말을 미리 안다고 하더라도 나는 오늘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69/32/cover150/k09213010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7693256</link></image></item><item><author>짱고아빠</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실패 뒤 삶을 붙드는 힘 - [인간은 무엇으로 다시 일어서는가 - 주어진 길을 넘어, 삶의 이유를 만든 사람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4892169/17406050</link><pubDate>Wed, 22 Jul 2026 18:0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4892169/1740605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42139391&TPaperId=1740605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24/87/coveroff/k94213939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42139391&TPaperId=1740605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인간은 무엇으로 다시 일어서는가 - 주어진 길을 넘어, 삶의 이유를 만든 사람들</a><br/>김회주 지음 / 데이지북스 / 2026년 06월<br/></td></tr></table><br/>무너지지 않는 사람은 없다<br>조금 슬프지만 사람은 무너진 뒤에야 자신이 무엇을 붙들고 살아왔는지 보게 된다.일이 뜻대로 풀릴 때는 신념과 습관, 욕망과 체면 같은 것들이 한데 섞여 있어 좀처럼 구분되지 않는다.<br>하지만 실패가 한꺼번에 그것들을 걷어 가면 마지막까지 손에 쥐고 있는 그것이 보인다.그리고 어쩌면 그것이 그 사람을 설명하는 가장 정확한 문장일지도 모른다.<br>김회주의 &lt;인간은 무엇으로 다시 일어서는가&gt;는 바로 그 실패의 순간에 서 있던 사람들의 이야기다.톨스토이와 헤밍웨이, 카프카와 카뮈, 스티브 잡스와 리오넬 메시, 프리다 칼로와 다산 정약용까지.우리는 그들은 성공했으며, 세상에 자신의 이름을 남기며 한 획을 그었다는 결말을 알고 있다.<br>그러나 책은 그 화려한 결말보다 아무도 성공을 보장하지 않았던 그들의 어둠으로 우리를 데려간다.병든 몸, 거절당한 원고, 잃어버린 자리, 실패한 사업, 끝을 알 수 없는 유배가 그곳에 있다.<br>그래서 이 책은 수많은 성공노하우를 모은 자기 계발서와는 조금 다르다.어떻게 넘어지지 않을지를 이야기하는 것보다 넘어진 다음에 무엇을 할 것인지 묻는다.실패를 없애는 방법은 없지만, 실패가 삶 전체를 뒤집에 쓰지 못하게 하는 우리의 선택은 가능하다고 말한다.<br><br>무너지는 순간의 작은 선택<br>사실 책 속 인물들을 다시 움직이게 한 힘은 한두개의 단어로 정리되지 않는다.누군가에게는 일이었고, 누군가에게는 질문이었으며, 다른 누군가에게는 쓰고 그리고 가르치는 행위였다.<br>공통점이 있다면 그들은 모두 상황이 나아지기를 기다린 뒤 움직인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확신이 생겨서 첫발을 내디딘 것이 아니라 첫발을 내딛고 다음 발을 내밀며 다음 확신을 만들어 갔다.<br>정약용의 이야기다.이미 실각해 정치적 기반과 지위를 잃은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그러자 그는 읽고 쓰고 사람을 가르쳤다.책에는 이런 문장이 나온다.<br>'오늘 한 줄의 글을 쓰고, 내일은 한 장의 책을 읽었다. 그리고 모레 한 사람을 가르쳤다.'<br>우리는 다시 일어선다는 말을 어떤 극적인 반전으로 생각한다.바닥을 찍은 사람이 어떤 계기로 인해 이전보다 더 높은 곳에 오르는 장면 말이다.그러나 실제 삶에서 회복은 대개 눈에 잘 띄지 않는 어떤 것으로 시작된다.<br>한 줄을 쓰고, 한 장을 읽고, 한 사람에게 자신이 아는 것을 건네는 일.오늘의 내가 감당할 몫을 해내면서 무너진 삶에 다시 질서를 만드는 일 말이다.<br>이 책이 좋았던 점도 여기에 있다.위대한 사람의 삶을 우러러 보는게 아니라 그들이 견딘 하루를 함꼐 경험하는 일.<br>옳다. 다시 일어서는 힘은 타고난 의지나 특별한 재능이 아니라, 지금 할 수 있는 행동을 선택하는 데서 시작된다.<br><br>실패를 해석하는 법<br>제임스 다이슨의 실패는 버려야 할 흔적이 아니라 다음 시도를 위한 자료가 된다.프리다 칼로에게 상처 입은 몸은 감추어야 할 결함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세계를 그리는 언어가 된다.헤르만 헤세는 자신을 속이며 안전한 길에 머무는 대신 익숙한 껍질을 깨는 쪽을 택한다.<br>이들이 실패를 대하는 태도는 어쩌면 차가울 만큼 객관적이다.아픔은 아픔이고 상실은 되돌릴 수 없다.다만 그것이 이후의 삶을 전부 결정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다.<br>우리에게 중요한 건 실패를 해석하는 방식이다.실패를 자신의 무능을 증명하는 판결문으로 읽으면 다음 문장을 쓸 수 없다.반대로 무엇이 맞지 않았는지 알려주는 설계도로 읽으면 실패는 인생을 수정할 근거가 된다.<br>그렇다고 모든 고통에 의미가 있다고 말할 필요는 없다.의미는 고통 안에 미리 들어 있는 것이 아니라그 이후의 선택을 통해 만들어지는 경우가 더 많다.(사실 고통받지 않는 삶이 축복이긴 하다;;)<br><br>한권에 마흔네 사람의 이야기는 좀 많긴하지..<br>44명의 삶을 248쪽에 담아서 읽다보면 예화집 처럼 느껴지기도 한다.이야기가 짧고 서로 독립되어 있어 아무 장이나 펼쳐 읽어도 된다.하지만 인물을 깊게 알고 싶다면 좀 아쉬울지도 모르겠다.<br>결국 '포기하지 않고 다시 시도했다'는 결론이 반복되면서 조금 루즈해질 수도 있다.또 가난과 차별, 질병과 사회 구조처럼 혼자만의 노력으로 바꾸기 어려운 조건에 대한 이야기도 불충분하다.무엇보다 모든 실패를 의지로 이겨낼 수 있다는 말로 읽는다면 오히려 좀 위험할지도 모르겠다.<br><br>나는 무엇을 붙들 것인가<br>어떻게 읽으냐는 개인의 선택이지만 개인적으로 이 책을 덮고 우리의 질문이 바뀌면 좋겠다'인간은 무엇으로 다시 일어서는가'에서 '나는 오늘 무엇을 붙들 것인가'로.<br>이 답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어떤 이는 일로, 어떤 이는 사랑하는 사람으로, 또 어떤 이는 한 줄의 문장으로 하루를 견딜 것이다.중요한 것은 남들이 알아볼 만큼 큰 변화가 아니라 자신의 삶과 다시 연결되는 일이다.<br>슬픈 일은 우리는 자주 회복에도 속도를 요구한다.얼른 괜찮아지고, 이전의 성과를 되찾고, 이번 실패에서 교훈까지 얻어야 한다고 자신을 몰아붙인다.<br>하지만 앞에서 언급했듯 다시 일어서는 과정은 쓰러지기 전의 모습으로 되돌아가는 게 아니다.상처를 지닌 채 이전과는 다른 균형을 배우는 일.<br>때로는 일어서는 대신 더 쉬어야 하고 혼자 힘으로 버티는 대신 도움을 청하기도 해야 한다.하지만 그것 또한 삶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하나의 선택이다.<br>지금 무언가가 끝났다고 느끼는 사람이라면 이 책에서 가장 닮은 한 사람을 먼저 찾아보면 좋겠다.처음부터 차례대로 읽지 않아도 괜찮다.<br>그가 무너진 자리와 다시 내디딘 첫발 사이에서,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작은 행동 하나를 찾아보자.답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24/87/cover150/k94213939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4248701</link></image></item><item><author>짱고아빠</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당신의 세계는 불평등한가요? - [평등사회 프로젝트 - 노동과 여성·청년이 만나면 세상이 바뀐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4892169/17386629</link><pubDate>Sun, 12 Jul 2026 00:0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4892169/1738662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92130806&TPaperId=1738662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36/80/coveroff/k89213080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92130806&TPaperId=1738662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평등사회 프로젝트 - 노동과 여성·청년이 만나면 세상이 바뀐다</a><br/>조돈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07월<br/></td></tr></table><br/>당신은 삼전닉스를 가지고 있나요?<br>2026년 5월, 역대급 주가의 고공행진을 펼친 삼성전자 성과급 협상이 파업 직전 극적으로 타결됐다.청와대는 "국가와 국민 모두를 위한 노사의 대승적 결단"이라며 반겼다. 그런데 당신도 그렇게 생각하는가?<br>협상 과정에서 불거진 노조 내 갈등과 차별 처우, 그걸 지켜본 시민들이 느낀 상대적 박탈감과 소득 양극화에 대한 불만은 어디로 갔나.조돈문 교수는 이 장면을 두고 초기업노조의 극단적 집단 이기주의와 그런 노조를 키워낸 삼성 재벌, 시장의 '모범 사육'이 빚어낸 최악의 담합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 합의 소식을 들으며 비슷한 찜찜함을 느꼈던 사람이 나뿐만은 아니었을 것이다.<br>두 달이 지난 지금도 그 불씨는 꺼지지 않은 것 같다.반도체 부문(DS)은 1인당 최대 6억 원, 디바이스 부문(DX)은 600만 원 수준의 자사주. 같은 회사 안에서 이 정도 격차가 벌어진다면, 그 격차는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정당화되는 걸까.자회사 안에서도 해결되지 않는 문제. 반도체 초호황이 만든 초과이윤은 결국 누구의 몫이었나.AI와 코스피 9000 시대, 겉으로는 모두가 잘사는 것처럼 보이는 이 시기에 이 책은 하필 그 이면을 파고든다.<br><br>우리는 왜 불평등을 참으면서 미국을 좋아하는가<br>전작 &lt;불평등 이데올로기&gt;에서 저자가 던진 질문은 이거였다.시민들은 불평등에 불만을 토로하면서, 왜 세상에서 가장 불평등한 나라 중 하나인 미국은 계속 선망하는가.<br>책은 모든 나라의 시민이 사실 피라미드형 소득분배보다 다이아몬드형을 선호한다는 걸 데이터로 짚는다.스웨덴이 그 다이아몬드형에 가장 가깝고, 미국은 정반대편의 전형적 피라미드형이라는 것.(p.46)<br>그런데도 "한국의 시장경제가 미국식 자유시장경제 모델에 가깝고 자본과 보수정당을 중심으로 한 기득권 세력은 미국식 모델을 집행하는 동시에 이데올로기적으로 방어하고 적극적으로 홍보한다."(p.71)<br>안타까운 사실은 그 반대편에서 북유럽 모델을 대변할 세력은 마땅히 없다는거다.책은 그 정보 비대칭이 불평등체제를 지탱해 온 힘이라고 진단한다.<br>&lt;평등사회 프로젝트&gt;는 그다음 질문으로 넘어간다.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인가.저자가 고른 벤치마킹 대상은 역시 스웨덴이다.<br><br>스웨덴 모델과 비개혁주의적 개혁이라는 말<br>스웨덴이 세계 최고 수준의 성평등 복지국가라는 건 새로운 얘기가 아니다.다만 이 책이 흥미로운 지점은 스웨덴 모델을 낭만화하지 않고, 노동계급이 그 모델을 어떻게 정치적으로 만들어왔는지 과정 자체를 짚는다는 것이다.<br>저자가 제안하는 전략의 이름은 '비개혁주의적 개혁'.작은 개혁으로 신뢰를 쌓고, 그 신뢰를 발판으로 점차 개혁의 수위를 높여 더 큰 변화로 나아가자는 것이다.<br>그러려면 불평등체제의 피해자들이 권리 의식을 발전시키고 스스로 주체가 되어, 집합적 요구를 중심으로 위력을 행사하며 변화를 압박하는 동원 과정이 필요하다고 책은 말한다.(p.165)사실 말은 쉬운데, 그 동원이 실제로 누구에 의해, 어떻게 일어나는가를 이야기하자면, 이야기는 조금 복잡해진다.<br><br>노동조합은 동맹의 중심이 될 수 있는까<br>저자는 노동계급을 사회 통합과 변혁의 구심점으로 놓고, 노동, 여성, 청년 동맹을 해법으로 제안한다.<br>그런데 이 책도 인정한다.겉으로는 사회 전체의 불평등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고 말하는 이들조차 정작 자기 조직 안의 불평등에는 소극적라고.사실 그렇다. 언젠가부터 우리는 내 이익이 걸린 불평등에는 목소리를 높이면서, 그 불평등 개선의 주체가 자신이 될 가능성이 있다면 이내 목소리를 낮춘다.<br>이는 노동조합도 마찬가지다. 비정규직처럼 취약한 사람들까지 포함한 노동자 전체의 이익보다는, 이미 자리를 잡은 정규직의 이익을 먼저 챙기는 집단이 되어버린 곳도 비일비재하다. 삼성전자 성과급 사태에서 저자가 초기업노조를 집단 이기주의라고 비판했던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br>최근 시행된 노란봉투법을 둘러싼 논쟁도 비슷하다.하청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겠다면서 정작 노조와의 협의는 건너뛰는 원청이 늘고 있다는 소식은,이 책이 말하는 노동계급 내부의 대표성 문제를 다른 자리에서 다시 확인시켜준다.<br>그렇다면 노동조합을 평등사회의 구심점으로 세우자는 제안과, 노동조합의 이기주의를 비판하는 진단은 어떻게 양립하는가.책은 이 긴장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한 채 가능성과 한계라는 두 단어 사이를 오간다.<br>비개혁주의적 개혁이 우아한 절충안처럼 들리지만, 정작 그 개혁을 밀고 나갈 주체의 대표성 문제는 다소 낙관적으로 남겨둔 건 아닌지 묻고 싶어진다.<br><br>당신의 자리의 불평등<br>그렇다고 이 책이 덜 중요한 건 아니다.오히려 그 긴장을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데이터와 논리로 밀어붙인다는 점에서 이 책은 반드시 읽어볼 법한 책이다.<br>저자 스스로도 이 책은 가볍고 편안하게 술술 읽히지는 않을 거라 경고했다는 점은 미리 말해둔다.그런데 그런 불편함이야말로 어쩌면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인지도 모르겠다.<br>작은 개혁부터 신뢰를 쌓아가자는 제안이 순진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그 순진함을 감수하고서라도 뭔가는 시작해야 한다는 절박함이다.<br>생각해보라. 크고 작은 불평등의 자리에 서 있을텐데,당신은 지금의 불평등을 언젠가 나아질 거라 믿으며 견디고 있는가 혹 그 불평등의 이데올로기를 이미 받아들인 것은 아닌가.<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36/80/cover150/k89213080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7368080</link></image></item><item><author>짱고아빠</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중국을 있는 그대로 읽어야 하는 이유 - [중국이라는 역설 - 역동과 통제, 첨단과 소외가 공존하는 복합 중국 읽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4892169/17377679</link><pubDate>Mon, 06 Jul 2026 22:4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4892169/1737767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82130870&TPaperId=1737767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07/8/coveroff/k88213087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82130870&TPaperId=1737767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중국이라는 역설 - 역동과 통제, 첨단과 소외가 공존하는 복합 중국 읽기</a><br/>박민희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06월<br/></td></tr></table><br/>인정하든 않든 중국의 성장<br>바야흐로 미국과 중국의 이른바 빅2의 시대다.과거의 영광에 취해 산업화를 포기해 버린 일본과 한국에 밀려 언제나 2류국가 일 것 같던 중국은 이 격차를 단기간에 줄이기 위해국가적 총동원 체제를 만들어 냈고 정말로 그들은 그 비웃음을 단기간에 뒤집고 이제는 세계 최강대국이라는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나라가 되었다.<br>이는AI분야 마찬가지다.중국은 딥시크 쇼크와 화웨이의 반도체처럼 첨단 기술에 관해서도 빛나다 못해 눈부신 발전을 이루어냈다.<br>&lt;중국이라는 역설&gt;은 이 화려한 중국의 경제상과 함께 또 다른 시대로 나아가는 중국을 포착한다.단기간에 성장한 중국의 기술 굴기의 빛나는 면과 함께 탕핑족과 라이프니스트가 나타나고,자유를 꿈꾸는 청년들이 억압 속에서 지하 운동을 벌이는 모습을 통해 현재 중국이 마주하는 기회와 위기의 양극단을 우리에게 들려준다.<br><br>중국 : 불안한 권력과 억압의 어둠<br>1부는 강력한 1인 지배 체제 아래에서도 시진핑의 불안이 끊이지 않는 이유를 추적한다.중국은 2020년대 들어 안보를 최우선하는 총동원 체제를 정착시키며, 당내 숙청과 사회 통제를 심화해 왔다.<br>장유샤(張又俠) 숙청과 같은 사건에서 보듯 권력 핵심부의 내부 균열은 체제의 불안감을 단적으로 드러냈고이는 한때 한국에 불었던 시진핑 실각설 등 다양한 루머들을 만들어 냈다.<br>그리고 저자는 이런 루머의 뒤에 숨은 혐중 정서와 음모론을 짚어낸다.언젠가부터 진실을 회피한 채 음모론에만 집착하는 우리안의 허구를 지적하며 중국의 정보 통제와 모순된 현실을 이해야하 한다고 말한다.그러고 보면 지금도 유튜브에는 정제되지 않는 정보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떠다니는데 이에 대한 구분이 반드시 필요함을 저자는 강조한다.<br><br>미중 경쟁과 새로운 국제 질서<br>2부는 미중 패권 경쟁의 역설을 분석한다.책은 중국이 처음부터 세계 패권을 노렸다기보다 공산당 체제의 생존 공간 확보를 위해 미국 주도 질서 약화를 선택했다고 본다.<br>미국의 압박이 거세질수록 중국이 유리한 판이 펼쳐지는 상황을 설명하면서 트럼프 2기 정부의 비상식적 행보 또한 짚어낸다.(이를테면 미국‑이란 전쟁의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로 이란은 달러가 아닌 중국의 위안화를 선택했다. 미국의 의도와 달리 중국은 미국의 헛발질로 인해 생각지도 않은 기회를 부여 받고 있다.)<br>책은 2026년 5월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의 역사적인 의미를 해석하고, 미국과 경쟁하면서도 충돌을 피하려는 중국의 계산을 보여 준다.꽤 여러책에서 중국에 관해 하는 이야기인데, 저자 또한 한국이 미중 양자택일의 함정에 빠지지 말고 실리적 외교를 모색해야 한다고 충고한다.<br><br>중국이 꿈꾸는 천하삼분지계<br>마지막 3부에서는 중국이 그리는 천하 질서 즉 미국-중국-유럽의 천하 삼분 지계를 탐색한다.이제 무시할 수 없는 국가가 된 중국은 한국, 북한, 러시아, 유럽과 복잡한 관계를 맺으며 미국 중심에서 벗어난 또 다른 세계 질서를 설계하려 한다.<br>책은 역사 인식 전쟁을 통해 한반도를 속국으로 규정하려는 중국의 시도를 비판하며, 청나라 시기의 종주권 회복을 노골적으로 강조하는 움직임을 시대착오적이라고 꼬집는다.북중 관계는 겉으로는 혈맹을 과시하지만 속으로는 깊은 불신을 품고 있다는 점,그러나 중국이 북한을 포기할 수 없다는 지정학적 현실도 되짚는다.<br>지금 중국이 그리려 하는 세계지도는안보에서는 미‑중‑러 삼각 구도,경제는 미‑중‑유럽 삼분지계를 형성하려 한다는 분석은 꽤 설득력 있게 다가오는데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한국이 중국과 협력과 견제의 균형을 잡을 빈틈을 찾고, 미중 양대강을 사이에서 전략적 자율성을 모색해야 한다고도 덧붙인다.<br><br>혐중을 넘어 있는 그대로의 중국을 마주하라<br>저자는 중국에 대한 우리나라의 혐오정서도 놓치지 않는다.<br>&lt;중국이라는 역설&gt;은 단순한 중국 찬가도, 반중 비판서도 아니다.책은 첨단 기술의 대약진과 철저한 안보 국가로서의 통제가 공존하는 중국의 복합적 실체를 드러내고,한국 사회가 혐중 정서와 음모론을 넘어 냉정하고 균형 있게 중국을 바라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br>중국을 경쟁 상대나 적으로 보든, 필연적 협력 파트너로 여기든 중국을 있는 그대로 이해해야 한국의 국익을 도모할 수 있다.책은 미중 경쟁의 역설 속에서 한국이 얼마나 섬세한 외교적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지를 들려주며 정치 뿐 아니라 우리가 중국을 어떻게 대해야하는지에 대해서도 친절하게 들려둔다.<br>사실 나도 이런 거 잘 모르지만, 복잡한 국제 정세와 중국의 내면을 꽤 세세하게 들여다 보고 싶다면 한번쯤은 추천.중국을 미워하기 전에 읽어야 할 책.]]></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07/8/cover150/k88213087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6070817</link></image></item><item><author>짱고아빠</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귀신이야기보다 무서운 이야기 - [인비인 - 성해나 기담집]</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4892169/17371908</link><pubDate>Fri, 03 Jul 2026 16:0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4892169/1737190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92139247&TPaperId=1737190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581/25/coveroff/k692139247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92139247&TPaperId=1737190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인비인 - 성해나 기담집</a><br/>성해나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06월<br/></td></tr></table><br/>역사의 그림자<br>성해나의 기담집은 '공포'라는 장르적 틀을 빌리지만, 책을 읽다 보면 진짜 무서운 것이 무엇인지 아리송해진다.하긴 요즘의 공포는 어떤 이야기나 이미지보다 사람이다.<br>'어제' 편에 실린 세 소설은 194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의 역사를 배경으로 한다.<br>야스쿠니신사에서 내려온 벚나무 책상이 후손의 집에 놓이고, 비가 오면 벚꽃 향과 함께 기이한 일이 벌어진다.화자는 이 모든 일을 알고 있으면서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말하며 그 책상을 아들에게 물려주려 한다.<br>그리고 화자의 이 태도는 증조부와 조부가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되었다는 이름 모를 메일을 스펨함으로 넘겨버리는 것에서 정점에 이른다.죄는 물건에 새겨지고, 향기에 배고, 나무의 결에 스미는데 사람만 그걸 모른 척한다.아니, 정확히는 외면한다.<br>또 다른 작품에서는 731부대 생체실험에 가담했던 노인이 영화감독에게 보내는 편지가 등장한다.노인은 자신이 전범이 아니라 교수의 조수였을 뿐이라고 변명한다.하지만 편지를 읽은 감독은 &lt;영화가 될 만한 것은 이것 말고도 많다&gt;며 미련 없이 그의 편지를 파쇄기에 넣는다.<br>노인의 변명보다 감독의 무심함에서 더 서늘해졌다.평생 붙들고 살아온 죄책감도, 어떤 사람에게는 영화가 되지 못한 콘텐츠 하나에 불과할 수 있다는 사실.역사는 그렇게 거대한 비극으로만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무관심 속에서도 조금씩 잊혀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br><br>삶을 경매에 부친 인간들<br>'오늘' 편에 이르면 공포는 더 익숙한 얼굴을 하고 나타난다.<br>완벽하지만 공허한 일상을 사는 여자가 타인의 삶을 경매장에서 사는 〈매일(買日)〉은 제목부터 묘하다.제목의 한자어 '매일'은 매양 매(每)가 아니라 살 매(買)자다.다시 말해 우리가 쉽게 말하는 '하루하루'가 아니라 '하루를 돈으로 산다'는 뜻이다.<br>매일 살아간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매일 무언가를 사야만 살아 있다고 느끼는 세계.이제 무서운 이야기는 남의 입이 아니라 내 SNS 화면에서 펼쳐진다.타인의 삶을 소비하며, 구매하며 살아가는 세계.당신은 아니 그런가?<br>〈프랭크 오자와〉에서는 남의 인생을 단돈 100달러에 낙찰받은 주인공이 등장한다.번듯한 집, 벤츠, 투자 계좌, 학력과 인간관계까지.남의 삶을 산다는 건 터무니없는 설정 같은데 이것도 이상하게 낯설지 않다.<br>우리는 이미 타인의 삶을 공유받으며 살아간다.누군가의 집, 식탁, 여행지, 성공담, 육아, 취향, 독서 목록까지.사지는 않았지만 훔쳐보고, 훔쳐보는 것만으로는 부족해 부러워하고, 부러움이 어느 순간 내 삶의 빈칸이 되고 만다.<br>〈윤회(당한)자들〉도 비슷한 방식이다.실패한 다큐멘터리 감독은 전생을 믿는 모임에 들어가기 위해 가짜 전생을 꾸며낸다.그런데 어느 순간 그가 만든 삶이 그를 위로하기 시작한다.<br>어쩌면 인간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어떤 초자연적인 존재가 아니라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다는 외로움 같은 걸지도 모르겠다.그러니 우리는 때로 말도 안 되는 이야기 속에서도 자신을 설명할 한 조각을 기어이 찾아 내고야 만다.그리고 그것이 자신이라 착가하며 살아간다.<br><br>미래에도 인간은 인간일까<br>'내일' 편에서는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기계들이 등장한다.〈아미고〉의 스턴트맨은 휴머노이드 로봇 '아미고'에게 일자리를 빼앗긴다.기술의 발전이라는 말은 늘 근사하지만 그 근사한 말이 누군가의 밥벌이 앞에 놓인다면 사실 얘기는 달라진다.<br>마지막 장면에서 그는 AI 비서에게 묻는다.'너도 무섭니?'<br>AI는 담담하게 답한다.'저는 괜찮습니다.'<br>눈물이 날 것 같았다.AI는, 기계는 아무렇지 않은 세계에서 인간만 혼자 흔들리고 아파한다.<br>〈#유령〉은 아동용 챗봇의 유해 언어를 정제하는 노동자를 다룬다.챗봇이 더 순하고 안전한 문장을 말하기 위해 누군가는 밤마다 혐오와 폭력의 언어를 읽고 지운다.<br>우리는 기술을 매끈한 화면으로만 만나지만, 그 아래에는 언제나 누군가의 눈과 손과 마음이 있다.편리함은 대개 누군가의 고통을 잘 포장한 이름일 때가 많다.언젠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캠페인의 댓글을 모니터링 하고 지우다 밤새운 적이 있었는데 꼭 그때의 생각이 났다.누군가의 눈에 보여주지 않게 하기 위해 지워야 하는 수준의 것들을 날것으로 마주하는 기분.<br>마지막 작품 〈고(蠱)〉는 안드로이드 의사가 상용화된 미래를 배경으로 한다.<br>안드로이드 의사가 상용화되어 있는 시대,인간 의사보다 훨씬 정확하고,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의료기술도 뛰어나다.<br>그런데 정작 인간인 한의사 이익은 빚에 쫓기면서 점점 윤리를 버린다.돈을 벌기 위해 독약인 '고(蠱)'를 만들고 환자들을 속인다.반면 안드로이드 도윤은 처음에는 그저 인간의 명령을 따르는 기계처럼 보인다.<br>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도윤은 인간의 약점을 정확히 읽고, 욕망을 이해하고, 때로는 사람보다 더 교묘하게 행동한다.그리고 작가는 이름 '사람같다'고 표현한다.<br>기술이 인간을 닮아가는 것이 무서운 게 아니라,인간이 스스로 인간이기를 내려놓는 장면은 꽤나 공포스럽다.<br><br>이어지는 서늘한 질문들<br>&lt;인비인&gt;은 확실히 전통적인 공포소설이나 괴담과는 좀 다르다.갑자기 무언가 튀어나오는 식의 공포가 아니라, 읽고 나면 존재까지 의심하게 만드는 종류의 공포다.<br>&lt;혼모노&gt;가 진짜와 가짜의 경계를 흔들었다면,&lt;인비인&gt;은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흔든다.<br>그리고 그 경계는 어쩌면 생각보다 단단하지 않다고 그는 말한다<br>제목인 ‘인비인(人非人)’은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으나 사람이 아닌 것을 말한다.그리고 성해나 작가는 이 의미를 확장한다.<br>죄를 외면한 사람, 타인의 고통을 소비하는 사람, 기술 뒤에 숨어 책임을 피하는 사람, 누구의 삶을 헐값에 사고파는 사람도 모두 그 이름 안으로 들어온다.<br>이미 우리 안에 조금씩 섞여 있는 그 무시무시한 어떤 것에 관한 이야기다.<br>'나는 과연 인간인가. 인간이 아닌가.'<br><br>이곳엔 인간이 몇이나 될까<br>개인적으로 무서운 이야기를 싫어한다.공포영화도 잘 못 보고, 괴담도 굳이 찾아 읽는 편이 아니다.<br>그런데 이 책은 이상하게 계속 읽게 됐다.<br>벚나무 책상 밑에서 굴러나온 쥐의 두개골처럼 역사의 흔적이 불쑥 튀어나오고,타인의 삶을 경매에서 사는 장면에서는 스크롤을 멈추지 못하는 나의 손가락이 떠올랐다.<br>'아미고'에게 밀려난 스턴트맨은 자동화와 AI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어쩐지 불안해지는 내 마음과 겹쳐졌고챗봇의 혐오 언어를 지우는 노동자는 알고리즘 뒤에 숨은 누군가의 얼굴을 생각하게 했다.<br>우리는 너무 쉽게 편리함을 누리고 너무 쉽게 무관한 사람이 된다.어쩌면 성해나가 이 책에서 보여주는 가장 큰 공포는 바로 그 편리함 뒤에 숨은 무관함일지도 모르겠다.<br>이곳엔 인간이 몇이나 될까.<br>작가는 답을 내리지 않는다.대신 우리가 거울을 보듯 스스로를 바라보게 만든다<br>장마가 시작되는 여름이다.이런 계절이라면 이런 책 한번 속는 셈 치고 펼쳐봐도 좋겠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581/25/cover150/k692139247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5812549</link></image></item><item><author>짱고아빠</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지금 흔들리고 있나요? - [나를 균열내기 - 뒤라스, 카뮈, 에르노를 지나 다만 내가 되기 위해]</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4892169/17347017</link><pubDate>Sun, 21 Jun 2026 16:2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4892169/1734701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02139844&TPaperId=1734701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544/77/coveroff/k90213984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02139844&TPaperId=1734701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나를 균열내기 - 뒤라스, 카뮈, 에르노를 지나 다만 내가 되기 위해</a><br/>신유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06월<br/></td></tr></table><br/>글쓰기 앞에서 만나는 균열<br>좋은 서평을 쓴다는 건 무엇일까.늘 고민하는데 쉽지 않다.책을 읽으면서 부러웠다.<br>어떻게 하면 이런 글을 쓸 수 있을까.아니 나도 어쩌면 이런 글을 계속 쓸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과 함께.<br>나의 서평은 블로그 브런치 인스타 등에 올라간다.이미 알고리즘이 지배해 버린 채널에서 선택받기 위해, 언젠가부터 내 글은 어느 정도의 모양을 포기한지 오래다.그저 SEO에 걸리기 위해 GEO에 선택받기 위해 AI 선생님 가르침을 받고 내 글을 고친다.<br>이따금 현타가 올 때도 있다.이게 맞나.그러나 읽히지 않는 글은 또 무슨 의미가 있는가.<br>이런저런 고민을 하던 중에 만난 글, 아니 이 책은 또 내 머리를 퉁치고야 말았다.맞다. 이게 글이다.<br>일단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면 신유진의 &lt;나를 균열내기&gt;를 주저 없이 추천한다.<br>저자는 뒤라스의 감각과 욕망, 카뮈의 부조리와 실존, 에르노의 자기 해부와 기억의 서사 등 프랑스 작가들의 문장을 빌려 우리가 흔들리고 부서지고 다시 시작하는 삶을 이야기한다.그리고 문학을 통해 일어나는 균열을 통해 자기 자신을 다시 세우는 여정으로 우리를 초대한다.<br><br>균열의 발견 – 고독과 부조리, 이름 없는 여백<br>첫 번째 장 &lt;균열의 발견&gt;은 우리가 외면하고 싶은 감정들에 관한 이야기다. 고독, 상실, 공허함 같은 것들 말이다.<br>우리는 이런 감정을 만나면 빨리 벗어나고 싶어 하지만, 저자는 오히려 그 안을 들여다보자고 말한다. 카뮈와 뒤라스의 작품 속 인물들은 삶의 부조리와 사랑의 실패를 피하지 않는다. 그들은 상처를 극복하기보다 그 안에서 자신을 바라본다.<br>저자는 이런 순간을 '균열'이라 부른다. 벽에 금이 가면 무너질 것 같지만, 때로는 그 틈으로 빛이 들어오기도 한다. 삶이 흔들리는 순간 역시 마찬가지다. 나는 누구인가, 무엇을 원하는가 같은 질문들은 대개 평온한 시기가 아니라 균열의 순간에 시작된다.<br>결국 이 장은 고독과 상실을 실패가 아니라 자신을 이해하기 시작하는 출발점으로 바라본다.<br><br>해체와 붕괴 – 언어와 계급, 몸의 기억<br>2부는 우리가 생각하는 '나'라는 존재가 얼마나 복잡한지를 이야기한다.<br>저자는 여러 작가들의 삶과 작품을 통해 인간이 얼마나 복잡한 존재인지 말한다.어린 시절의 기억, 계급의 경험, 사용하는 언어, 몸에 남은 상처와 습관은 모두 지금의 나를 만드는데 이것은 일관적이지 않다.우리는 젠틀하면서도 비겁하고, 익숙하면서도 낯설다.이렇게 여러 시간과 경험이 겹쳐진 우리는 무엇이라 정의하기 어렵다.<br>그런데 이것을 어떤 존재로 규정하게 될 때,어린 시절 속했던 세계와 지금 살아가는 세계가 충돌할 때, 익숙했던 언어와 가치관이 흔들릴 때 우리는 혼란을 겪는다.하지만 저자는 이 모든 순간을 실패가 아닌 자신을 다시 읽는 과정으로 바라본다.<br><br>유예의 순간 – 창작과 욕망, 실패의 미학<br>3부 &lt;유예의 순간&gt;은 쉽게 결론 내릴 수 없는 시간에 관한 이야기다.<br>삶에는 성공인지 실패인지, 끝난 것인지 아닌지 판단하기 어려운 순간들이 있다.저자는 그런 시간을 유예라고 부른다.<br>쿤데라는 인간의 삶을 거창한 철학이나 신화가 아니라 작고 우스운 것들에서 다시 바라본다.이를테면 배꼽 같은 것.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그 사소한 곳에서 오히려 인간의 근원을 묻는다.슬리마니는 우리가 외면하고 싶은 욕망과 진실을 보여준다. 불편하지만 외면할 수 없는 것들.라가르스는 성공의 언어가 아니라 실패의 언어를 선택한다.<br>그의 인물들은 끝내 완벽하게 화해하지 못하고, 제대로 말하지 못하고, 계속 어긋난다.대신 실패한 이후에도 계속해서 다시 말하고, 끝이 보이는데도 더 멀리 걸어간다.<br>저자는 그 모습에서 인간의 가장 아름다운 버팀을 발견한다.그래서 이 장은 실패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실패 이후에도 멈추지 않는 삶의 태도를 이야기한다.<br><br>자아의 재구성 – 깨진 거울로 타자를 품다<br>마지막 4부는 흔들리고 부서진 이후 다시 자신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관한 이야기다.<br>저자는 인간이 처음부터 완성된 존재가 아니라고 말한다.우리는 살아가며 끊임없이 변하고, 기억을 새롭게 해석하며, 타인을 만나면서 조금씩 다른 사람이 된다.<br>페렉은 우리가 매일 지나치는 사물들을 바라본다. 너무 평범해서 잘 보지 않았던 것들. 방, 거리, 물건, 목록 같은 것들 말이다.그는 그런 사소한 것들을 통해 묻는다. 우리는 정말 우리가 가진 것들 속에서 더 선명해지고 있을까. 아니면 그 많은 것들에 파묻혀 오히려 흐려지고 있는 걸까.<br>엘렌 식수는 언어 속에 숨어 있는 남성 중심의 질서를 흔든다. 우리가 당연하게 써온 말들이 어쩌면 누군가를 배제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질문한다.<br>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무언가를 더 많이 갖는 것이 아니다.오히려 불필요한 것들을 덜어내고, 나를 설명하던 낡은 말들을 내려놓는 것이다.<br><br>균열 속에서 다시 나를 쓰기<br>이렇듯 &lt;나를 균열내기&gt;는 문학을 통해 ‘나’라는 존재의 균열을 발견하고, 해체하고, 유예하고, 재구성하는 여정을 담은 에세이다.작가는 한 사람이 끝내 자기 자신이 되기 위해 무엇을 부수고 다시 세울 수 있는지 탐색하며, 세계의 틈을 보는 일이 곧 문학이라는 믿음을 펼친다.살짝 아쉬운 점은 프랑스 사회를 배경으로 한 사례가 많아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다소 거리감 있게 느껴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br>저자는 "읽고 쓰는 일만이 나의 막을 부수고 나를 건져 올리는 일"이라는 이라며 이 일을 소개한다.균열은 파괴가 아니라 가능성이며, 무너진 자아의 잔해 속에서 다른 삶은 시작된다.<br>어쩌면 좋은 서평을 쓰는 일 또한 그러할지도 모르겠다.분절된 독서의 경험을 모아 글이라는 그릇에 담는 과정,남들이 다 그렇다고 하는 것에 균열 내고 다시 만드는 일.<br>어렵지만 한 번 더 용기를 내본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544/77/cover150/k90213984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5447729</link></image></item><item><author>짱고아빠</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 뇌과학이 결국 마음을 이야기하는 이유 - [리셋 유어 마인드 - 반복되는 루틴에 가려진 내 안의 잠재력과 마주하는 법]</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4892169/17346658</link><pubDate>Sun, 21 Jun 2026 12:0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4892169/1734665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42139109&TPaperId=1734665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53/55/coveroff/k64213910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42139109&TPaperId=1734665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리셋 유어 마인드 - 반복되는 루틴에 가려진 내 안의 잠재력과 마주하는 법</a><br/>마리오 알론소 푸이그 지음, 성소희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6년 06월<br/></td></tr></table><br/>내면의 해석을 바꾸라<br>이 책은 ‘세상은 내가 해석한 만큼 존재한다’는 전제로 시작한다.우리는 눈으로 외부 사물을 인지하지만, 그 정보는 기억·감정·신념이라는 필터를 통과하면서 뇌가 재구성한 이미지로 변한다.그래서 현실을 바꾸려면 외부를 통제하려는 것보다 내면의 해석 방식을 바꾸는 것이 실질적이다.<br>재미있는 점은 보통 내면을 바꾸는 일을 말하면서 마음가짐이나 자존감을 이야기하는데 저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뇌를 이야기한다.몸이 감정에 앞선다. 철저하게 유물론적인 저자는 신경과학적 설명으로 이를 설득력 있게 뒷받침한다.<br>사실 이 부분이 문제다.의학적 지식이 거의 없는 나와 아마 이 책을 읽는 모두는 이 부분이 조금 헷갈리고 어려울 것 같다.마치 처음보는 의학서적을 보는 것 같은 초반부를 견뎌내는게 중요하다.<br><br>통합과 잠재력<br>책은 자기계발서라기 보다 아닌 과학적·실천적 안내서로 보는게 적합할 것 같다.앞서 말한 조금 어려운 초반부를 지나면 책은 우리게 익숙한 언어(?)인 좌뇌와 우뇌를 안내한다.두 가지 정신 시스템(논리적 좌뇌와 직관적 우뇌)사이에 갈등이 있으며 이를 조화롭게 균형 잡아야 잠재력을 온전히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br>또 어린 시절 형성된 내적 서사와 언어가 사고를 제한하므로, 긍정적 언어로 이야기를 이를 다시 써야 한다고 말한다.재미있는건 내가 읽은 꽤 많은 책에서 뇌과학이나 의학이 아닌 심리학을 연구한 이들 또한 같은 결론을 말한다는 점이다.<br>뿐만 아니라 뇌과학으로 시작한 저자 역시 성장 마인드셋을 강조하고, 명상·시각화·마음챙김과 같은 구체적 훈련이 두뇌 가소성을 활용해 습관을 재배선한다고 말한다.<br>저자가 진짜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아마도 ‘통합’과 ‘잠재력’이 아닐까 싶다.책은 부모의 목소리와 내면 아이의 욕구가 반복적 고통을 생성한다고 지적하며, 이를 인식하고 통합해야 한다고 말한다.<br>이를 두뇌의 두 시스템, 즉 좌뇌와 우뇌가 서로 협력해야 하며 감정·언어·신체감각·관계 등 다양한 요소를 통합적으로 다뤄야 한다고 강조하는데 좌뇌가 분석과 분리를 맡고 우뇌가 전체성과 깊이를 담당하며, 두 가지를 조율할 때 창조성과 치유가 일어난다고 설명한다.이 균형과 통합이 마음의 운영체제를 리셋한다.<br><br>다른 시작 같은 결론<br>사실 잘 모르는 부분이라 함부로 언급하기 어렵지만 좌뇌·우뇌의 구분을 지나치게 단순화했다고 지적하는 부분도 있다.뇌과학이 발전함에 따라 두 뇌의 기능이 꼭 그렇게 이분법적으로 나뉘지 않는다는 연구도 있어 추후 이 부분은 추가 검증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br>또 현실의 문제는 사실 내면의 해석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또한 과학으로 출발한 책의 결론이 결국 심리학이나 자기개발서적과 결론이 비슷한데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흥미로웠지만 누군가는 이게 어색하게 받아 들여질지도 모르겠다.<br><br>리셋 유어 마인드<br>《리셋 유어 마인드》는 뇌과학과 심리학, 경험적 통찰이 어우러진 책이다.저자는 인간의 마음을 소프트웨어에 비유하며, 우리가 선택하지 않은 프로그램–부모 자아와 내면 아이–을 인식하고 새롭게 설치할 프로그램을 스스로 선택하라고 권한다.<br>그 과정에서 좌뇌와 우뇌, 본능과 감정, 이성과 직관이 서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협력하는 팀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T들이 읽으면 좋은 책이랄까.<br>결국 책은 내면의 운영체제를 재가동해 마음의 잡음을 줄이고 자기 삶의 화면을 다시 그리라고 설명하지만 F들 읽기에는 어려운 점이 분명있다.하지만 뇌과학에 관심이 있거나, 우리의 몸이 익숙한 두려움에 안주하는 대신 어떻게 새로운 가능성에 뛰어들게 하는지 궁금하고 한번쯤 자신을 재정비하고 싶은 이들이라면 추천한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53/55/cover150/k64213910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4535579</link></image></item><item><author>짱고아빠</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가족은 아직도 아이의 울타리일까 - [이상한 정상가족 - 자율적 개인과 열린 공동체를 그리며, 개정증보판]</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4892169/17342400</link><pubDate>Thu, 18 Jun 2026 20:4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4892169/1734240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2624176&TPaperId=1734240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8763/30/coveroff/896262417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2624176&TPaperId=1734240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이상한 정상가족 - 자율적 개인과 열린 공동체를 그리며, 개정증보판</a><br/>김희경 지음 / 동아시아 / 2022년 02월<br/></td></tr></table><br/>가족이 울타리인가요?<br>가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따뜻함, 울타리, 공동체? 어른들과 미디어는 가족에 꽤 여러 이름을 붙였지만 어떤 이들에게 가족은 지옥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나는 어머니를 일찍 여의고 한부모 가정에서 자랐다. 그리고 나의 어릴적, 인권감수성이란 개나 줘버리던 그 시절에는 대놓고 학교와 사회는 우리 집을 무엇이 하나 빠져있다는 뜻의 결손가정이라고 불렀고 이는 후에 한부모 가정으로 정정되었다.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우리집은 누군가에게 어디가 하나 부족한 집이었구나. 그렇다면 그 정상이라는 것은 무엇인가.<br>이 책 &lt;이상한 정상가족&gt;은 제목부터 그 '정상'이라는 단어를 묻는다.<br>책은 네 개의 장으로 나뉜다.<br>1부는 가정이 아이의 울타리가 아니라 부모가 아이를 소유물처럼 여기며 체벌과 방임, 일가족 동반 자살까지 다양한 폭력의 장이 될 수 있음을 말한다.2부는 미혼모·한부모 가족이나 다문화 가정처럼 “비정상”으로 분류되는 가족들이 경험하는 차별과 제도적 배제를 짚는다.3부는 누가 정상과 비정상을 나누는지 묻고 한국 사회가 아이들의 개별성을 인정하지 않는 가족주의의 폐해를 드러낸다.4부는 공동체를 어떻게 바꿀지 대안을 찾는다 .<br>저자는 가족 안팎에서 벌어지는 폭력과 모순을 아이의 시선으로 드러내며, 가족이라는 이름의 안락한 울타리 뒤편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직시하게 만든다. 그리고 묻는다. 당신의 가족은 정상가족인가?<br><br>사랑의 매와 정상 가족 이데올로기<br>공교롭게도 최근 &lt;참교육&gt;이라는 드라마가 대유행하며 사랑의 매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그런데 이 책은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한다.학교가 아니라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사랑의 매’라는 이름의 폭력이 정당화되는 방식말이다.<br>국내 아동학대의 80% 이상이 가족 내에서 발생한다고 한다.이렇게 보면 결코 가족이 아이의 안전지대라고만 말할 수 없다.저자는 폭력과 사랑을 연결하는 표현 자체가 위험하며, 체벌은 아이들에게 “나는 언제든 당신을 통제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심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그리고 이 메세지는 지금은 맞는 입장의 아이들이지만 언제든 통제권을 행사할 때 때리는 아이로 바뀔수 있다는 점도 우리에게 경고한다.<br>“한 사회가 아이들을 다루는 방식보다 더 그 사회의 영혼을 정확하게 드러내는 것은 없다”고 한다.한 사회의 성숙도를 측정하는 기준으로 이 기준을 꼽기도 한다.<br>맞다. 아이들은 작은 인간이지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다.체벌을 금지하고 아이의 의견을 존중하는 스웨덴 사례는 우리 사회에도 시사점이 크다 .<br><br>제도는 변했지만 여전히 부족한 것들<br>개정증보판인 이 책은 초판 출간 이후 실제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한다.보편적 아동수당 도입, 징계권 조항 삭제, 입양 절차의 공공화, 한부모 가정에 대한 지원 확대, 부양의무제 폐지 등이 그 예다.<br>덕분에 미혼모·한부모 가족도 경제적 지원을 받을 수 있고, 친권은 권리가 아닌 의무라는 인식이 조금씩 자리를 잡았다.저자는 삶은 개인주의적으로, 해법은 집단주의적으로라고 말하며 집단적 돌봄과 공공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아동을 돕는 NGO에서 일하는 나 역시 이런 변화들을 환영한다.<br>그러나 여전히 아이들이 학대당해 숨지는 사건이 반복되고, 해외 입양이 계속되며, 출생 등록제 같은 기본 제도가 미완성인 현실을 보면 갈 길이 멀다.제도가 만들어지는 속도보다 인식의 변화가 더디다는 점이 현장에서 더 크게 느껴진다.<br><br>정치와 정부가 해결하지 못하는 것들<br>책이 제기하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면서도 아쉬움도 남는다.아이를 중심에 두고 '국가 vs 가족' 구도로 논의가 흘러가게 두면 결국 해결되지 못하는 숙제만 쌓이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돌아간다.<br>모든 문제는 정치와 큰 정부의 개입으로 해결할 수 없다.기존 제도나 공동체의 장점을 어떻게 계승하고 더 크게 만들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함께 고민되면 좋겠다.<br>사실 현장에서 있는 사람으로 법과 정책은 필요하지만 만능 해결책은 아니다.부모 교육과 지역 공동체, 기업문화 개선(육아휴직 및 다양한 제도의 활용) 등 다양한 길이 함께 모색되어야 한다.<br>복잡한 현실을 다루는 책일수록 여러 목소리를 담아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한데 이런 부분에서의 언급이 없다는 점이 좀 아쉬웠다.<br><br>함께 돌보는 공동체를 꿈꾸며<br>이 책은 한국 사회를 옥죄는 가족주의를 비판하며, 아이가 존중받는 공동체를 상상하도록 만든다.미혼모가 편견 없이 아이를 키우고, 입양을 기다리는 아이들이 국내에서 가정을 찾으며, 학교·직장이 육아를 공공의 과제로 받아들이는 사회를 꿈꾸게 한다.<br>익숙한 프레임 속에서 가정이란 상자를 조금만 비틀어 보면 그 안에 갇혀 있던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린다.책은 그 목소리를 들려주고, 우리는 그 울림에 어떻게 응답할지 고민하게 한다.<br>이런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면 &lt;이상한 정상가족&gt;은 꽤 괜찮은 길잡이가 될지도 모르겠다.<br>‘정상’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있는가?책이 묻는 그것이 과연 진짜 정상인지에 대해 한번쯤 고민해보자.<br>그리고 조금 더 괜찮은 세상을 꿈꿔보자.우리 모두가 더 넓은 ‘가족’을 꿈꾸기 시작할 때 그때 변화는 일어난다.<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8763/30/cover150/896262417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87633076</link></image></item><item><author>짱고아빠</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은중과 상연을 다시 만나다 - [깨끗한 죽음이라는 환상 - 고통 없이, 내 뜻대로, 존엄하게 죽는 일은 가능한가]</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4892169/17323705</link><pubDate>Mon, 08 Jun 2026 17:2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4892169/1732370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72139669&TPaperId=1732370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70/42/coveroff/k07213966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72139669&TPaperId=1732370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깨끗한 죽음이라는 환상 - 고통 없이, 내 뜻대로, 존엄하게 죽는 일은 가능한가</a><br/>박혜윤.신성준.최은경 지음 / 아몬드 / 2026년 05월<br/></td></tr></table><br/>은중과 상연<br>넷플릭스 드라마 &lt;은중과 상연&gt;의 마지막 장면.암에 걸린 상연은 자신의 삶을 스스로 마무리하기 위해 스위스로 떠난다.엄마처럼 병원에서 고통받다가 죽고 싶지 않다. 자신의 죽음만은 스스로 선택하고 싶다.며 그는 별 고민 없이 죽음을 선택한다.그리고 평생 친구이자 라이벌이자 미워하는 사람이었던 은중을 향한 애정과 질투 그리고 미안함,그 모든 복합적인 감정을 가지도 두 친구는 삶의 마지막을 함께한다.그 마지막이 하얀 병실이 아니라 스위스여서 어쩌면 다행이다 싶었다.<br>그리고 이런 콘텐츠의 범람은 아제 스위스행으로 통칭되는 조력 죽음이 생각보다 우리 곁에 가까이 왔으며,그리고 그 선택의 기로에 우리도 설 수 있음을 알려준다.<br>이러한 상황에서 이 책은 묻는다.정말 ‘깨끗한 죽음’이 존재하는가?<br>&lt;깨끗한 죽음이라는 환상&gt;은 이 질문을 가지고우리 사회가 안락사나 조력 임종을 논의할 때 어떤 현실과 감정에 빠져있는지,그리고 반대로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를 논박한다.<br><br>세 사람이 그린 조력 임종의 지도<br>책은 정신과 전문의 박혜윤, 신장내과 전문의 신성준, 의료인문학 교수 최은경, 세 사람이 함께 썼다.암 병동에서 환자와 가족의 고통을 돌보고, 말기 환자의 치료 거부와 연명의료 문제를 연구하며, 의료 역사와 윤리를 가르쳐 온 경험이 책 곳곳에 녹아 있다.<br>이들은 먼저 이 이슈의 이름부터 정의한다.‘안락사’, ‘존엄사’, ‘조력자살’, ‘의사 조력 임종’ 등 용어에 따라 행위의 윤리적 무게가 달라지기 때문이다.유럽에서는 오랜 논쟁 끝에 의사 조력 임종이 합법화됐지만, 한국과 일본은 이 논란이 개인은 가족이 돌보아야 한다는 사회질서 안에서 아직도 윤리적 논쟁에 갇혀 있다.<br>이렇듯 윤리가 논쟁에 들어가면 자칫 찬성과 반대라는 흑백논리에 갇히기 쉽다.그럼에도 이들은 최대한 감정을 배제한 채 조력 임종을 둘러싼 언어와 제도, 그리고 한국의 말기 돌봄 현실을 세밀하게 해부한다.(이렇게 흑과 백이 뚜렷한 논쟁은 처음에는 건설적으로 시작했다 보통 감정싸움으로 끝난다 ㅠ)<br><br>돌봄의 공백 속에 피어나는 절망<br>책의 두 번째 파트는 왜 많은 이들이 스위스를 꿈꾸는지 해부한다.<br>한국인은 병원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고 한다일부 호스피스와 완화의료라는 제도가 있지만 보통 사람들은 그 제도를 누리지 못한다.<br>암 말기 환자와 가족이 겪는 경제적 부담, 간병과 돌봄의 고립은 사회적으로도 심각한 문제이며이 시간이 쌓이면 환자의 뜻과 무관한 연명치료를 환자와 가족 모두 중단하고 싶다고 속으로만 삭이게 된다.(환자도 가족도 누구도 이 이 이야기를 함부로 입 밖으로 낼 순 없다)<br>서두에 언급한 상연의 고민도 이와 마찬가지다.살아도 사는 것 같지 않은 삶을 스스로 끝낼 권리.<br>이 조력 임종에 대한 논의는 서구에서 의사들이 주도해 진행한 것과 달리 아직 한국에서는 제대로 된 논의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뿌리 깊은 가부장제, 가족 돌봄이 우선시 되는 사회적 분위기 아래가족에게는 가족(환자)을 포기한다는 윤리적으로 용납 받기 어려운 이유와 함께환자는 자살을 선택한다는 꼬리표가 따라다닌다.<br>이런 배경 아래 아주 가끔 경제적 이유로 인한 가족 간 살해 사건이 발생하는 등 여러 사건들이 일어나고 한동안 사회문제가 되기도 한다.<br>어쩌면 제대로 된 안락사 논쟁은 아직까지 시기상조인지도 모르겠다.<br>이와 별개로 조력 임종 제도가 도입될 경우 위에서 언급한 경제적으로 취약한 이들이이제는 ‘살아야 할 이유를 설명해야 하는’ 역설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저자들은 돌봄과 의료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채 조력 임종을 허용하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사회적 폭력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br><br>자기결정권, 고통, 존엄<br>세 번째 파트는 조력 임종을 옹호하는 주된 논거인 자기결정권, 고통, 존엄을 차례로 살핀다.<br>자기결정권은 우리의 본능적 공감을 얻지만, 임종 과정에서 사실 ‘온전한 자기결정’이란 존재하기 어렵다고 저자는 말한다.환자가 결정권을 행사하려면 의료인과 가족의 도움이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권력관계와 부담이 작용한다.고통 역시 신체적 통증뿐 아니라 우울과 상실감, 돌봄의 부재가 얽혀 있어 어떤 기준을 세우기도 어렵다.<br>‘존엄’이라는 말은 지지 진영과 반대 진영에서 서로 다른 의미로 쓰이기도 하고, 때로는 논의를 흐리는 수사학이 된다.*이를테면 조력 임종을 찬성하는 측의 존엄은 '내 삶의 결정권은 내게 있다'는 걸 강조하지만반대하는 측의 존엄은 '돌봄 받더라도 똑같은 인간이다' 즉 인간은 인간을 해칠 수 없다는 인간 존재의 가치를 말한다.<br>세 저자는 이렇게 쉽게 답할 수 없는 질문들을 던지며, 죽음을 향한 욕망 안에 삶에 대한 갈망과 절망이 함께 있음을 보여준다.<br><br>깨끗한 죽음은 존재하는가<br>저자는 논문의 형식을 빌어 네덜란드, 캐나다, 일본, 미국, 스위스 등 여러 나라의 법적 사례를 탐구하며, 제도의 도입 과정과 부작용 또한 기록한다.<br>합법화 이후 대상이 정신질환자까지 확대된 캐나다의 논란,나고야 판결 이후에도 모호한 경계를 넘지 못한 일본의 상황,음 관광으로 변질된 스위스의 현실 등을 들여다보며,어쩌면 제도만으로는 죽음의 문제를 풀 수 없음을 강조한다.<br>만약 은중과 상연을 만난다면 나는 상연에게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가?<br>아직은 아니라고 생각할지 모르나 우리는 언젠가 죽음을 맞이해야 하며 '어떻게 죽을지' 결정해야만 한다.그리고 같은 단어로 자의든 타의든 죽음을 향해 걸어가는 우리의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 묻는다.<br>깨끗한 죽음이 과연 존재하는가?그에 대한 대답은 각자가 내릴 일이긴 하다.<br>질문은 꽤 묵직하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70/42/cover150/k07213966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3704259</link></image></item><item><author>짱고아빠</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안네의 집에서 만난 살아남은 사람들 - [아우슈비츠의 무용수 - 인생은 언제나 다시 선택할 수 있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4892169/17320938</link><pubDate>Sun, 07 Jun 2026 00:0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4892169/1732093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52138968&TPaperId=1732093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153/86/coveroff/k95213896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52138968&TPaperId=1732093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아우슈비츠의 무용수 - 인생은 언제나 다시 선택할 수 있다</a><br/>에디트 에바 에거 지음, 안진희 옮김 / 북모먼트 / 2026년 05월<br/></td></tr></table><br/>안네의 집<br>암스테르담에는 &lt;안네의 일기&gt;의 무대가 된 안네가 살던 집이 있다.원래 계획에는 없었지만 갑자기 알게 곳에 꼭 가보고 싶었던 그곳은 관광지임에도 불구하고 음산했다.좁은 계단과 숨 막히는 다락방, 마치 빛을 들이지 않으려는 것 같은 작은 창.뭐랄까. 감옥이 있다면 이렇겠구나 싶기도 했다.<br>나는 늘 이런 곳에서 끝내 돌아오지 못한 아이의 이야기보다, 이곳을 벗어나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했다.전쟁 생존자들은 전후 누군가에게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는 영웅이 되기도 했다.그런데 그런 것보다 그들이 홀로코스트의 그 끔찍한 기억을 이겨내기까지의 길은 얼마나 길고 외로웠을까.나는 늘 이런데 감정이입이 되곤 한다.<br>이 책 &lt;아우슈비츠의 무용수&gt;은 그 이야기다.살아남은 사람의 이야기.어떻게 고통받았고 어떻게 살아남았으며 또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그 이야기를 저자는 우리에게 들려준다.<br>그녀는 16세 발레리나로 아우슈비츠에 끌려가 부모와 헤어지고 악명 높은 멩겔레 앞에서 춤을 추어야 했다고 기록한다.그리고 그 지옥에서 도망 나올 때는 시체 더미 속에서 기적처럼 살아 나왔노라 회상한다.그리고 나만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으로 평생을 살고 있다고 말한다.<br>그런데 저자는 그것이 힘들었다, 혹은 그곳을 고발한다며 이 책을 쓰지 않았다.상처 그 너머의 이야기.그녀가 전하는 위대한 회복의 이야기다.<br><br>상처 입은 치유자<br>책은 저자의 어린 시절부터 수용소 생활, 전후 미국 이민까지를 섬세하게 들려준다.하루아침에 자유를 빼앗긴 수용소에서 그녀는 "마음속에 넣은 것은 아무도 빼앗을 수 없다"는 어머니의 말로 하루를 버틴다.<br>굶주림과 폭력 속에서 그녀는 동료를 위로하고, 동생을 돌봤으며, 심지어 죽음의 의사가 요구하는 춤까지 추어야 했다.이러한 삶은 트라우마로 남아 전후에도 그녀의 몸과 마음을 여전히 감옥에 가둬 놓았다.<br>그녀는 이 해결되지 않은 상처들을 안고 살아간다.그리고 심리학자가 된다.이후 그녀는 내담자들을 치료하며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해결되지 않은 상처와 아직 꺼내오지 못한 감옥 속의 영혼들을 치유하며 그녀는 삶을 이어간다.<br>이 책은 그 치료의 기록이기도 하다.<br><br>마음속 감옥<br>그녀는 누구의 상처도 사소하지 않을 뿐 아니라 우리가 겪는 고통을 서로 비교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사실 가장 상처받은 사람, 전쟁이라는 국가가 벌이는 범죄에 가장 큰 피해를 받은 아이,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억울하고 자신의 상처를 내보일법한데 그녀는 그러지 않는다.모두의 상처를 그녀는 가만히 끌어안는다.<br>돌이켜보라.우리 또한 각자의 상처가 있다.학교에서, 직장에서 혹은 가족이나 친구와의 관계에서.그리고 우리는 그 상처를 내보이며 자꾸만 남의 상처와 비교하며 '내가 더 아프다'고 말한다.<br>그런 우리에게 그녀는 말한다.<br>'우리가 처한 조건이 인생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조건에 대한 선택이 인생을 좌우한다'<br>이는 빅터 프랭클의 &lt;죽음의 수용소에서&gt;의 결론과도 결을 같이 한다.<br>상황을 선택할 수 없을 때도 태도는 선택할 수 있다.과거를 부정하거나 억누르는 대신 고통을 직면하고 스스로를 용서하며 한 걸음씩 나아가라.<br>우리는 가해자에게 용서받으면 무언가 해결될 거라고 믿고 있는지도 모르겠다.하지만 저자는 말한다.당신의 마음의 감옥을 연다는 것은.누군가를 용서하는 것이라기보다 더 이상 이런 과거의 상처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선언이라고.그 감옥을 여는 열쇠는 타인이 아니라 자신의 그 그 선언에서 시작한다고.<br><br>당신은 또 다른 감옥을 택할 것인가<br>꽤 긴 책을 읽으며, 안네의 집에서 바라본 그 컴컴한 작은 창문이 다시 떠올랐다.<br>불행하게도 다시는 전쟁이 없을 것 같은 21세기에도 우리는 전쟁의 소문을 듣는다.그리고 그 전쟁의 포화속에 또 다른 아우슈비츠에 사는 이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그들이 해방되었으면 좋겠다.<br>그리고 또 다른 누군가는 마음속에 아우슈비츠를 만들고 자신을 가두는 일들을 반복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저자는 말한다.<br>"우리 모두는 이 일에 가해자가 될 수도, 다정한 해방자가 될 수도 있다."<br>선택은 온전히 당신의 몫이다.나는 우리도 해방되었으면 좋겠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153/86/cover150/k95213896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1538652</link></image></item><item><author>짱고아빠</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당신의 이름은 당신을 이야기하나요? - [이름의 빈자리에 - 괴물, 여성, 망자, 호명되지 못한 존재들에 대해]</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4892169/17318088</link><pubDate>Fri, 05 Jun 2026 11:2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4892169/1731808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72139096&TPaperId=1731808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11/12/coveroff/k67213909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72139096&TPaperId=1731808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이름의 빈자리에 - 괴물, 여성, 망자, 호명되지 못한 존재들에 대해</a><br/>권혁란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06월<br/></td></tr></table><br/>이름은 우리를 얼마나 설명할 수 있을까<br>가끔 내 이름을 네이버에 검색해 보기도 한다."장민혁"아직까지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장민혁"은 성우 장민혁 님이다.그리고 권투선수, 작가 등 몇 명 나오는데 감사하게도 그 끄트머리에 나도 살짝 나온다.<br>콘텐츠 크리에이터.<br>뭔가 민망한 소개이긴 한데 문득 궁금해졌다. 이렇게 내 이름을 처음 알게 된 사람은 나를 어떤 사람이라고 상상할까.<br>살면서 이름을 그렇게 자주 쓰면서도 정작 이름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은 많지 않다.그냥 당연히 불리는 것, 나를 지칭하는 단어, 조금 더 깊이 들어가 봐야 한자어로 풀면 어떤 의미를 가지는 단어.<br>그런데 이 책 &lt;이름의 빈자리에&gt;는 바로 그 당연한 것에 질문을 던진다.어쩌면 이름은 그 이름을 가진 사람을 이 세상에 붙들어 두는 가장 오래된 끈이지 않을까?<br><br>이름이 없다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br>책은 이름 없이 존재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br>영화 &lt;송곳니&gt; 속 아이들은 이름도, 세상을 이해할 언어도 없이 자란다.이름이 없다는 것은 단순히 불편한 일이 아니다.자신을 설명할 방법이 없고, 다른 사람과 자신을 구분할 경계도 사라진다.<br>우리가 잘 아는 &lt;프랑켄슈타인&gt;의 괴물도 마찬가지다.<br>"창조주가 피조물에게 해줘야 하는 첫 번째의 일, 가장 기본이 되는 이름조차 지어주지 않았다. 크리처가 괴물이 될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잖은가."<br>이 문장을 읽는데 마음이 묘했다.그랬다. 천지를 창조한 창조주는 아담과 하외를 만들고 그들에게 이름을 지어주었다.아담과 하와가 자연을 다스리라고 하며 받은 첫 임무도 그것들 하나하나의 이름을 짓는 일이었다.<br>우리는 너무 쉽게 누군가를 함부로 괴물이라 부른다.그런데 어쩌면 그 사람은 한 번도 제대로 자신의 이름을 불려본 적이 없는 존재였을지도 모른다.<br>우리는 너나 할 거 없이 태어나자마자 이름을 얻는다.그리고 그 이름을 통해 세상에 등록된다.이름이 있다는 것은 이 세상 어딘가에 내가 자리하고 있다는 선언과도 같다.<br><br>사랑 :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는 일<br>책은 이름을 부르는 행위에 관한 이야기를 이어서 들려준다.<br>아마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가만히 불러본 기억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그리고 이상하게도 그 이름을 글자로 쓸 때와 입 밖으로 낼 때의 감정이 다르다는 걸 느꼈을 것이다.<br>그 이름을 입 밖으로 꺼내는 순간 수많은 사람 가운데 오직 한 사람만 보인다.저자는 &lt;콜 미 바이 유어 네임&gt;, &lt;윤희에게&gt;, &lt;늦가을 무민 골짜기&gt; 같은 작품을 통해 이 이름을 부르는 행위가 얼마나 특별한 의미를 갖는지 보여준다.<br>"한 존재를 내 속으로 받아들이는 엄청난 일, 나를 한 존재의 속으로 온전히 들이미는 일."<br>생각해 보면 사랑은 거창한 말보다 이름을 자주 부르는 데서 시작되는지도 모른다.<br>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너"를 찾아내는 일.그리고 그 사람을 내 세계 안으로 초대하는 일.<br>그것이 아마 이름을 부르는 행위의 본질인지도 모르겠다.<br><br>이름으로 남는 존재<br>누군가 세상을 떠나면 가장 먼저 남는 것이 이름이다.사진도 흐려지고 기억도 희미해지지만 이름은 이상하게 끝까지 남는다.<br>김소월의 &lt;초혼&gt;을 떠올리며 저자는 말한다.<br>"부르다가 죽을 이름을, 어쩌면 부르다가, 부르다가 내가 살 이름을."<br>동물을 좋아하는 아이가 옛날 사진을 보다 '고양이'하고 손가락을 가리키고 있었다.갓난아기의 아이와 그 옆에 얌전히 앉아 아이를 지켜보던 우리 짱고.<br>'은우야, 저 고양이는 짱고라고 해. 은우 어릴 때 짱고랑 많이 같이 놀았어.''짱고 짱고'<br>그리고 아이는 그 고양이의 사진을 볼 때마다 '짱고!'라고 부른다.<br>언젠가 우리는 모두 헤어진다. 사람도 그렇고 고양이도 그렇다.그리고 떠난 존재는 이름으로 다시 찾아온다.<br>아이가 '짱고'라고 부를 때마다짱고가 잠시 우리 곁으로 돌아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br>그래서 이름은 기억의 다른 말인지도 모르겠다.<br><br>나의 이름에 가까워지고 있나요?<br>우리는 태어날 때 누군가로부터 이름을 얻지만, 정작 그 이름의 주인이 되는 데는 평생이 걸린다.누군가는 부모가 지어준 이름을 떠나기도 하고, 누군가는 새 이름을 선택하기도 한다.또 누군가는 평생 자신의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은 채 살아가기도 한다.<br>무엇이 됐든 결국 우리는 어떠한 이름으로 살아간다.그 이름으로 사랑받고, 상처받고, 일하고, 누군가를 만나고, 또 누군가의 기억 속에 남는다.<br>&lt;이름의 빈자리에&gt;는 그 이름에 관한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br>나는 누구인가.나는 어디에서 왔는가.그리고 누군가가 나를 기억한다면 어떤 이름으로 기억할 것인가.<br>책을 덮고 또 한 번 내 이름을 검색창에 검색해 보았다.<br>평생 써온 이름인데도 조금 낯설었다.어쩌면 우리는 평생에 걸쳐 자신의 이름에 가까워지는 존재인지도 모르겠다.<br>그 질문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11/12/cover150/k67213909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4111242</link></image></item><item><author>짱고아빠</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케이팝이 들려주는 우리 이야기 - [펑펑 - 나를 울리고 너를 배반하며 이룩되는 케이팝 이야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4892169/17315698</link><pubDate>Wed, 03 Jun 2026 23:3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4892169/1731569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12139973&TPaperId=1731569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01/89/coveroff/k91213997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12139973&TPaperId=1731569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펑펑 - 나를 울리고 너를 배반하며 이룩되는 케이팝 이야기</a><br/>복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05월<br/></td></tr></table><br/>1. 케이팝을 좋아하나요?<br>솔직히 말하면 나는 케이팝을 잘 모른다.누군가는 상식처럼 이야기하는 몇 세대 아이돌이니 하는 말도 낯설고 팬덤의 문법도 그렇다.그래서 처음 &lt;펑펑&gt;의 표지를 봤을 때 이걸 내가 과연 읽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br>이렇게 별 걱정을 하며 책장을 펼치긴 했는데 생각보다 책은 어렵지 않았다.아마 내 또래이거나 나보다 조금 어릴 것 같아 보이는 저자는 케이팝을 이야기하며 예능에서나 보던 이름들과 더불어 우리 세대의 아이돌까지 소환해 내는데 외국어로 뒤범벅이 된 글자들 사이에 아는 영단에 몇 개를 찾아낸 것처럼 반가웠고, 또 아는 이름들이 나오자 책은 꽤 즐겁게 읽히기도 했다.<br>사실 우리 나이쯤 되면 케이팝을 입에 올리고 팬을 자청하는 것이 조금 민망스럽다.이미 거대한 산업이 되어버린 케이팝의 이면을 봐야 할 것 같은 표정으로 무대 앞에서 열광하는 건 왠지 어른의 태도가 아닌 것 같기도 하다.(이 또한 거대한 편견이다. 인정)<br>재밌는 건 저자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그런데 케이팝의 산업구조의 문제는 문제고, 자신이 누군가를 좋아하며 울었던 시간은 또 다른 이야기라고.<br>맞다. 사실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건데 이 둘을 구분하지 못해 사달이 나는 경우가 우리 삶에는 꽤 많다.<br><br>2. 케이팝을 통해 바라본 세상<br>초반부가 케이팝에 관한 저자의 이야기라면후반부는 조금 더 깊은 이야기를 들려준다.<br>여성 아이돌이 어떤 시선 속에서 소비되는지,왜 누군가는 노래보다 몸매를 먼저 평가하는지,팬덤이 어떻게 사회와 연결되는지에 대해서도 그는 이야기한다.<br>이전에 일하고 있는 단체에서 2NE1의 팬클럽이 기후 위기를 위한 모금활동과 기부를 진행한 적이 있다.그 일련의 활동을 지근거리에서 보며 팬덤이라는 게 단순히 앨범을 사고 공연을 보러 가는 사람들의 집단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저자도 같은 이야기를 한다.<br>이제 팬덤은 좋아하는 것을 통해 세상을 읽고, 사회를 읽고, 자기 자신을 읽으려는 사람들이다.이들은 나의 스타가 연예산업의 소모품으로 사라지는 걸 거부한다.팬의 이름으로 이 구조를 바꾸고, 세상을 더 좋아지게 하는 일에 일조하고 싶어 한다.<br>그렇게 보니 이들이 조금 달라 보이기도 했다.뭔가 존경스럽기도 했고.<br><br>3. 낭만에 대하여<br>나는 어린 시절 리어카 카세트에서 흘러나오던 노래를 들으며 자랐다.저작권이라는 개념이 아예 없던 시절,거리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따라 부르며 대중가요를 배웠고 좋아하는 가수의 앨범을 사면 꼭 첫 곡부터 마지막 곡까지 순서대로 들었다.(사실 테이프는 여기에 대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저 플레이 버튼을 누르고 끝까지 들을 뿐)재킷을 펼쳐보고 가사를 읽고, 왜 이 노래가 1번 트랙인지, 왜 저 노래가 마지막 곡인지 혼자 상상하곤 했고 어쩌다 이에 관한 기사라든지 인터뷰를 볼 때면 혼자 흐뭇해하곤 했다.<br>그렇게 앨범을 꽉 채운 아티스트의 취향과 선택을 들으며 그를 이해하기도 했고 그 음악에 심취하기도 했다.<br>그래서인지 나는 아직도 유튜브 스트리밍이 어색하다.좋아하는 가수가 컴백한다치면 CD나 LP를 더 찾고,디지털 싱글이니 뭐니 하면 괜히 섭섭해진다.<br>이 책은 케이팝 이야기를 하지만 책을 읽으며 나는 음악을 사랑하던 그 시절의 나의 모습을 자꾸만 보고 있었다.<br>그렇게 음악을 좋아하던 아이는 지금 어떻게 되었나.괜히 다시 처박아 놓은 LP를 꺼내들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01/89/cover150/k91213997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4018971</link></image></item><item><author>짱고아빠</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선거철에 다시 읽은 정책과 시민사회의 이야기 - [정책은 왜 실패하는가 - 대한민국 정책 생태계의 민낯과 가능성]</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4892169/17313120</link><pubDate>Tue, 02 Jun 2026 14:4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4892169/1731312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92139879&TPaperId=1731312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80/45/coveroff/k99213987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92139879&TPaperId=1731312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정책은 왜 실패하는가 - 대한민국 정책 생태계의 민낯과 가능성</a><br/>이창곤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06월<br/></td></tr></table><br/>선거철이다<br>"정책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br>대학원에서 사회복지정책을 전공했다. 꽤 이것저것 많이 배웠는데 그 수많은 배움에도 가장 오랫동안 그리고 지금까지도 해결되지 않은 질문이다.하필이면 선거철이다. 누군가 세상은 계속 진보한다고 했지만 그 선언이 무색하게 자꾸 뒤로만 가고 있는 공약들을 보는 것이 힘겹기도 하다.<br>이번 선거도 그랬다.집으로 배달되어 온 공보물에는 모두가 노동을 이야기하고, 복지를 이야기하고, 청년과 주거를 이야기하는데 자신이 약속하고 있는 공약이이전에 한번 실패했거나 상대측의 공약이라거나 혹은 자기 진영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공약이라는 걸 알고는 있는 걸까?<br>더 심각한 건 선거 이후 누가 당선되더라도 우리의 삶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점이다.그들은 자신이 한 약속을 너무 쉽게 잊고 4년 뒤에 똑같은 소리를 앵무새처럼 반복한다.더 큰 문제는 이걸 우리도 잊는다는 점이다.<br>한겨레 기자로 오래 일해온 이창곤의 책 &lt;정책은 왜 실패하는가&gt;는 이 문제를 마주한다.정책이라는 키워드로 정치를 둘러싼 생태계 전체를 톱아보며 우리에게 정책은 왜 늘 실패하는지를 풀어낸다.<br><br>정책 생태계<br>그는 정책 실패의 근본 원인을 시민이 배제된 채 움직이는 폐쇄적 정책 생태계에서 찾는다.<br>사실 우리는 세금이 어떻게 결정되는지, 복지 예산이 왜 늘거나 줄어드는지, 교육 정책이 어떤 과정을 거쳐 시행되는지 잘 알지 못할 뿐 아니라 관심도 없다.행여 유난한 사람이 이 과정을 알라치면 지난한 과정이 따라온다.<br>기자로써 이러한 일을 우리 대신해왔던 저자는 대통령과 관료, 정당, 언론, 시민단체, 기업 등 다양한 정책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의 이야를 들려준다.그리고 권력이 특정 집단에 집중될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보여부는데 이 과정에서 어떻게든 시민의 목소리가 사라지는 순간 이 정치와 정책이 어떻게 우리의 삶과 멀어지는지 들려준다.<br><br>정치와 언론<br>개인적으로 이런 책을 좋아한다.그래서 저자의 다른 칼럼들도 꽤 찾아보았다.<br>그의 문제의식은 정당이나 언론에도 있는데<br>첫째, 그는 정당에 관해 이야기하며 한국 정치는 왜 정책 중심으로 움직이지 못하는지에 대해 고민한다.우리는 선거 때마다 사람을 뽑지 정책을 선택하지 않는다.누가 더 좋은 비전을 제시하는지 보다 누가 더 강한 사람인지가 선택의 기준이 되어 버린 선거는 무언가 잘못되었다.<br>둘째, 우리는 언론이 정책을 감시한다고 배웠는데 실제로 요즘은 언론은 클릭 수에 더 관심이 많다.정치적 갈등이나 싸구려 정쟁은 늘 정책을 뒷자리로 밀어버리고 이런 제목뿐인 이슈를 모든 언론은 전면에 내세운다.이러한 상황에서 정책 논쟁은 설자리를 잃는다.설령 이에 집중하는 언론이나 정치인이 있다손 치더라도 우리는 아마 구글링 가장 끝자락에서 그를 만날지도 모르겠다.<br><br>좋은 정책이 실패하는 이유<br>저자가 복지를 전공한 것 같지는 않는데 의외로 그는 복지정책에도 깊이 관여한다.커뮤니티 케어. 즉 시설이 아니라 지역사회 안에서 노인과 장애인을 돌보는 체계를 말한다.<br>언뜻 들으면 너무 당연하고 좋은 이야기 같지만 이 정책은 아직도 제대로 된 기틀을 잡지도 못했다.기존에 이 업에 있는 수많은 이해관계와 예산, 제도의 벽은 기득권이 되어 정책의 변화를 가로막고 있다.복지현장의 변화를 열망하는 이들이 적지 않은 걸로 알고 있는데 이 기득권의 벽은 이들이 넘기에는 굉장히 큰 산으로 존재한다.<br>아마도 좋은 정책이 실패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지도 모르겠다.<br>제도가 없어서가 아니라 기존의 기득권을 깨고 움직일 사람들의 조직화된 힘이 없어서.어쩌면 이것 또한 결국 사람의 문제일지도 모르겠다.<br><br>우리는 어떤 시민이 되어야 할까<br>저자는 이 정책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시민의회와 공론장, 장기 국가 비전과 같은 다양한 대안을 제시한다.물론 이런 제도들도 필요하지만 결국 남는 질문은 이거다.<br>당신은 정책의 소비자에 머물 것인가.아니면 정책의 주체가 될 것인가.<br>성숙한 시민사회는 갑자기 만들어지지 않는다.선거철에만 분노하고 투표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후보의 공약을 읽고, 언론의 보도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지역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고,시민단체와 공동체 활동에 참여하는 일상적인 행동들이 매일의 생활에서 쌓여야 한다.<br>누군가 대신 해결해 주길 기다리는 사회 보다 함께 해결하려는 사람들이 많은 사회.정답을 외치는 사람보다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 많은 사회.그리고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과도 대화를 이어갈 수 있는 사회.<br>그리고 좋은 정책은 좋은 시민 없이 만들어지지 않는다.책은 묻는다.<br>정책은 왜 실패하는가?질문을 조금 바꾸어 보자.<br>당신은 좋은 시민인가?]]></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80/45/cover150/k99213987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3804597</link></image></item><item><author>짱고아빠</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오래 일하고 싶은 직장인을 위한 언니의 조언 - [출근길의 주문 - 일하는 여자들을 지탱하는 언어와 관계, 그리고 마음, 개정증보판]</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4892169/17304988</link><pubDate>Fri, 29 May 2026 23:4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4892169/1730498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52139565&TPaperId=1730498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68/70/coveroff/k45213956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52139565&TPaperId=1730498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출근길의 주문 - 일하는 여자들을 지탱하는 언어와 관계, 그리고 마음, 개정증보판</a><br/>이다혜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06월<br/></td></tr></table><br/>주문을 외울 때, 길이 보인다<br>이다혜 작가를 좋아한다.<br>영화 이야기를 할 때도, 책 이야기를 할 때도, 사람 이야기를 할 때도 늘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사람이 좋다.이다혜 작가의 글이 딱 그렇다. 지나치게 냉소적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섣불리 희망을 팔지도 않는다.<br>그래서인가. 책 이야기를 좋아하고 자주 하는 사람으로 그의 첫 책 &lt;책 읽기 좋은 날&gt;은 지금도 내가 추천하는 책 제일 위 칸에 있다.그의 책을 만나면 마치 오래 알고 지낸 친구를 만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lt;출근길의 주문&gt;도 그랬다.<br>몰랐는데 7년 만에 개정증보판으로 돌아온 책이다.커버에는 일하는 여성들을 위한 책으로 소개되지만, 사실은 오래 일하고 싶은 모든 사람을 위한 책에 가깝다.<br>언어와 관계, 마음과 커리어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읽다 보면 누군가의 성공담보다 실패담과 고민이 더 큰 위로가 된다는 걸 알게 된다.언젠가부터 달게 된 시니어의 직책.권한은 많지 않은데 책임은 늘어나는 시기.많다고 생각했던 후배들은 생각보다 빠르게 떠나고 그에 반해 조직은 움직이지 않는, 그 답답한 사이 어딘가에서 우리는 자꾸만 지치고 흔들린다.<br>이 책은 바로 그 지점에 서 있는 내게 말하는 듯했다.<br><br>언어 – 라뗴는을 반복하지 않기 위하여<br>책의 첫 번째 주제는 언어다.<br>우리는 일을 배우지만 말하는 법은 잘 배우지 못한다.특히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으면서도 내 의견을 분명하게 전달하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다.<br>이다혜 작가는 쿠션어와 스몰토크, 호칭 같은 사소해 보이는 것들이 사실은 사회생활의 중요한 기술이라고 이야기한다.<br>어릴 때는 직설적인 말이 효율이라고 생각했다.요점만 말하는 것이 좋은 커뮤니케이션이라고 믿었다.그런데 어느 순간 나의 직언이 누군가에게는 압박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 조금 다르게 말하려 노력한다.<br>그러다 보니 들리기도 한다.나이가 들고 직급이 올라갈수록 같은 말도 다르게 들린다.<br>결국 중요한 것은 상대가 들을 수 있는 방식으로 말하는 능력인지도 모르겠다.그게 소위 말하는 '잘' 이야기하는 것일지도 모르겠고.<br><br>네트워크 – 혼자 잘하는 사람보다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br>회사 생활을 오래 하다 보면 결국 일보다 사람이 더 어렵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뛰어난 실력을 가진 사람과 일하는 것도 좋지만,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과 일하는 것이 훨씬 긍정적인 경험이다.<br>책은 여성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며 조금 더 조언한다.업계를 넘고 세대를 넘는 관계를 만들라고 권한다.<br>나도 후배들에게 강조하는 부분이기도 하다.비즈니스적인 관계를 떠나 지금도 가끔 연락하며 안부를 묻는 사람들.힘든 시기에 마음을 터놓고 물어보고 조언해주는 사람들은 대부분 일터에서 만났지만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갔던 사람들이다.<br><br>마인드셋 – 오래달리기 위한 마음의 체력<br>지금 가장 고민하고 또 공부하고 싶은 부분이 바로 이 번아웃에 관한 이야기였다.<br>우리는 늘 더 빨리 가야 한다고 배운다.더 성장해야 하고, 더 성과를 내야 하고, 더 인정받아야 한다고 말한다.<br>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속도를 내는 것보다, 멈추지 않는 것 즉 나만의 속도로 조금씩 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그리고 될지 안 될지 모르지만 그렇게 일단 해보는 사람에게 기회가 온다는 말.<br>돌이켜보면 내 인생의 중요한 순간들도 대부분 그랬다.사회복지사에서 NGO 마케터가 된 일도, 블로그를 시작한 일도, 브런치에 글을 쓰려 했던 일도 처음부터 확신이 있어서가 아니었다.<br>그냥 한번 해본 일이었다.생각보다 인생은 준비된 사람보다 먼저 손을 드는 사람에게 기회를 주는 경우가 많다.<br><br>커리어 – 오래 일하는 사람의 비밀<br>이 책의 제목은 &lt;출근길의 주문&gt;이다.<br>왜 하필 주문일까.<br>그가 말하는 주문은 마법이 아니다. 현실을 바꾸는 것도 아니다.흔들리는 순간마다 다시 꺼내 읽게 되는 문장 혹은 루틴 같은 것이다.<br>다들 성공을 말하는 시대에 이 책은 성공을 이야기하지 않는다.대신 오래 일하는 법을 이야기한다. 버티는 법을 이야기하고, 함께 가는 법을 이야기한다.<br>그리고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 '어떻게 성공할 것인가'보다 '어떻게 오래 일할 것인가'에 대한 답이라고 나는 믿는다.<br>오늘도 너무 조급해하지 말 것.혼자만 잘하려 하지 말 것.그리고 가능하면 오래 일할 것.<br>이 주문이 나뿐 아니라 우리 모두의 것이길.꽤 뿌듯하게 마지막 장을 덮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68/70/cover150/k45213956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3687047</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