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비 어프레이드-어둠 속의 속삭임 - Dons’t be afraid of the d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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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무더운 여름의 끝자락에서 무언가 호러적인 분위기로 눈길을 끄는 영화 한 편이 개봉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정작 많은 영화 팬들이 안 봐서 그렇지, 사실 호러 장르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이 영화는 분명 구미가 당기기도 하다. 그 유명한 판타지 영화 '판의 미로'를 연출한 '길예르모 델 토로'의 작품이라는 문구 때문에 더욱 그러한데, 그래서 그런지 영화 자체는 사실 판타지적 요소가 있다. 분명 공포와 스릴러 장르로 못을 박았어도 영화 자체는 꽤 동화스럽고, 때로는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것은 아마도 주인공이 어린 소녀인 점과 19세기 빅토리아 양식을 간직한 고풍스런 대저택에서 풍기는 아름답지만 음산한 느낌 때문일지 모른다. 그와 함께 깔리는 시의적절한 음향효과와 고전음악의 클래식한 분위기가 전면을 휘감는다. 그래서 이 영화는 한마디로 헐리웃이 견지해온 핏빛으로 점철된 그런 류의 잔혹한 공포 영화라기 보다는, 그 예전 고전의 호러 동화를 판타지로 승화시킨 한 편의 '환상특급'이라 할 수 있었으니, 이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어둠 속에 혼자 있지 마라 I 절대로 대답하지 마라 I 함부로 만지지 마라

어린 소녀 샐리는 아빠와 함께 19세기에 지어진 낡은 저택으로 이사 왔다. 어느 날부터, 밤이 되면 알 수 없는 속삭임과 함께 누군가 방에 찾아온다. 이 저택에는 우리 말고 누군가 있다. 이 집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19세기 빅토리아 양식의 대저택, 아름다우면서도 음산한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이곳엔 무슨 일이?)

사실 이 영화는 어떻게 보면 반은 알고서 보는 케이스라 할 수 있다. 즉 사전 정보를 알지 못해도, 공포 판타지라면 의례 나오는 요소들이 대거 포진돼 있다. 먼저 위 사진에서 보듯이 영화의 배경이 되는 대저택, 19세기 빅토리아 양식을 간직한 아름다움과 음산한 분위기가 공존하는 이 곳에서 이야기는 시작되고 끝을 맺는다. 그러면서 그 곳에서 벌어지는 일종의 '하우스 공포체험'을 보여주는 식인데, 그 체험은 바로 어린 소녀 샐리가 도맡아 하게 된다. 그 체험을 아빠가 안 믿어줘고 새엄마가 종국에 믿어주면서 파국을 맞이하게 됐지만서도.. 어쨌든 이들 세 가족의 운명은 이 대저택에서 펼쳐진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어느 늙은 할배가 집안의 하녀를 지하실로 불러들여 그녀를 죽이려 한다. 자신의 어린 아들을 살리려면 너의 이빨이 필요하다며 그녀의 입을 벌리고 망치로 임팩트하게 못질해 버린다. 그리고 어느 벽난로 같이 생긴 구멍을 열고 그곳에 그 이빨을 놓더니, 그마저도 그곳에서 악의 기운에 빨려들어가 죽고 마는데.. 이렇게 영화는 다소 임팩트하게 시작한다. 음.. 무언가 만만치 않은 영화의 기운이 스멜 나오는 분위기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현재, 어린 소녀 샐리는 이혼한 아빠랑 함께 여기 대저택으로 오게 된다. 그런데 아빠 옆에 새엄마가 될 예쁜 아줌씨가 있다. 둘은 집을 리빌딩하는 전문가로, 이 저택을 보수해 팔려고 당분간 칩거하게 된 거.


(대저택 지하실에 위치한 벽난로 같은 곳, 이곳이 금지된 봉인의 장소다. 어떤 괴물이 살까?)

이때부터 어린 소녀 샐리는 바쁜 두 어른과는 다르게 늘 혼자다. 방에서 혼자 자고 지내며 이 큰 저택을 모험심 좋게 둘러보며 돌아다닌다. 그러다가 어느 지하실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렇다. 그 할배와 하녀가 죽었던 그곳이다. 물론 이들은 저간에 사정은 모르지만, 어쨌든 이 장소는 대저택의 기운을 빨아들이고 내뿜는 그런 곳이다. 바로 저 벽난로 같은 구멍 속에서.. 그런데 아빠와 새엄마는 별거 아니라며 그냥 넘긴다. 하지만 모험심 많은 소녀 샐리는 혼자서 이곳에 와 벽난로의 문을 열려고 한다. 왜냐? 자꾸 소녀에게 속삭이는 목소리를 들었기 때문이다. "우리랑 같이 놀래.. 어서 와.. 우린 배가 고파.. 도와줘.." 이런 식으로 환청이 들린 것이다.

그러니 소녀는 이곳 지하실에서 금지된 봉인을 풀기에 이른다. 이를 알아챈 일하는 할아버지가 다시 봉인하려다가 그들에게 당해 중상을 입는 등, 이미 그들은 여기 대저택 곳곳으로 스며들고 만다. 그것은 바로 고대 '이빨요정'? 이라 불리는 것으로, 그렘린과 골룸을 합쳐놓은 아주 작은 체구의 흉측한 괴물들이다. 그런데 요정이라고 하기엔 녀석들이 꽤 무람없다. 이렇게 작은 괴물 요정들이 소녀 샐리를 잡아다 이빨을 드실려는 계책하에 이들 가족은 위험에 처한다. 급기야 이 집안의 내력과 비밀을 알게 된 아빠와 새엄마는 샐리와 함께 이 집을 탈출하려 하는데, 하지만 이 작은 놈들이 떼거지로 나와 이들을 위협하는데 보통이 아니다. 결국 이들 가족 중에 한 사람이 희생이 되면서 이 공포체험은 갈무리 된다. 그렇다면 누가 살고 죽은 것일까.. 아니면 이 대저택의 공포는 계속 되는 것일까..



고전 호러 동화의 이야기를 판타지로 승화시킨 '환상특급', "무서워 하지마.."

이렇게 영화는 공포와 스릴러라는 코드를 내세운 영화지만, 표면적으로도 그렇고 그렇게 공포스럽거나 스릴감이 충만된 영화는 아니다. 대신에 고전 동화의 판타지를 전면에 내세우며, 간혹 눈길을 끌었던 호러적 동화의 괴상한 요정이라는 소재를 따와서 만든 영화라 할 수 있다. 여기에 고풍스런 대저택의 아름다움에 감춰진 스산하고 음산한 분위기를 배경으로 깔며, 그 속에서 비밀이 간직된 어떤 봉인된 금서나 장소 등을 언급하며 판타지로 치환시켜 버린다. 더군다나 여기 판타지에 나오는 괴물 조차도 사실 귀여운 구석이 있다. 마치 '그렘린'의 모습처럼 떼거지로 몰려 다닐 때는 '토이 스토리'에서 장난감 병정이 움직이듯 소녀를 위협한다. 눈을 갑자기 크게 뜰 때는 사실 깜놀하긴 했어도, 이 정도면 심심한 수준.. ㅎ

아무튼 영화는 잔혹한 공포나 스릴러에 익숙한 이들에게 있어서 그렇게 공포스럽지도 스릴감도 없지만, 대저택이 풍기는 그런 분위기 때문인지 지켜보는 몰입감은 좋은 편이다. 샐리 역을 맡은 주인공 어린 소녀 '베일리 매디슨' 양도 호연을 펼치며 나름의 공포 연기를 잘 보였고, 아빠 역으로 나온 '가이 피어스' 또한 어린 딸을 보듬고 챙기며 잘 나왔다. 자세히 보니 이 배우는 영화 '메멘토'에서 기억 저편에서 제대로 혼란을 겪으며 호연을 펼쳤던 배우, 얼마 전 '킹스 스피치'에선 사랑 때문에 모든 걸 포기한 '에드워드 8세' 역을 했었다. 그리고 새엄마 역에 '케이티 홈즈' '배트맨 비긴즈'를 통해서 가장 트랜디한 여배우로 사랑을 받아왔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강단이 있고 셈세한 새엄마 '킴'의 역할을 하며 샐리를 구하는 역을 도맡았다.

이런 주요 출연진 이외에 무엇보다 이 영화는 판타지 무비로 인기를 끌었던 '판의 미로'를 연출하고 시각 장애를 소재로 한 범죄 스리러물 '줄리아의 눈'을 제작한 '길예르모 델 토로'라는 위명 때문이라도 눈길을 가는 영화다. 감독과 제작자, 시나리오 작가는 물론 크리에이티브 컨설턴트로 활동하며 그가 보여주는 영역의 확장성은 좋은 편. 그렇기에 이번 작품의 제작에 참여하면서 그만의 특유의 상상력과 흡입력이 좋은 스토리 전개, 그리고 시의적절한 긴장감 유지를 위한 비주얼과 사운드로 영화를 제대로 포장했다는 점에서 강점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호러 장르의 근원적 쾌감을 끌어내지 못해 그렇게 공포스럽지는 않지만, 그 옛날 고전 호러 동화의 어느 이야기를 판타지로 승화시키며, 과거 TV시리즈로 인기를 끌었던 '환상특급'의 한 에피소드를 보는 듯한 기분을 들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색다르다. 절대 무서워하지 말고, 자기네랑 같이 놀기를 바랬던 그 어둠 속의 작은 괴물들의 속삭임, 때로는 잔혹한 공포 보다는 어린 소녀의 눈으로 바라보면 그 공포가 가뭇없이 다가올 수도 있음이다. 그리고 그 대저택에는 또 다른 사람들이 살게 될 테니까.. ~


예고편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69994&mid=156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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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제목과 이름 만으로도 눈길을 끄는 사회인문 서적이 하나 있다. 바로 한국 정치사를 좌지우지 했던 두 거목, 바로 김대중과 김영삼이다. 물론 이 중에 한 분은 이미 2년 전 병으로 서거해 국민들 가슴 속에 남게 되었고, 또 한 분은 현업에서 정치적 아우라를 뒤로한 채, 대통령으로써도 아니 그 이후론 거의 뒷방 늙은이처럼 독설도 아닌 헛소리?만 작렬하며 존재감없이 나름의 뭇매를 맞고 계신 분이다. 하지만 이들을 빼놓고선 사실 우리 정치사를 얘기할 수 없을 정도로 그 임팩트는 꽤 강하다. 자세히 파고 들어가지 않더라도 아니, 정치에 문외한이라도 김대중과 김영삼이 때로는 동지로써 때로는 적이 되는 상황을 갈마들듯 우리 정치사를 이끌어 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과 관련된 책이나 드라마 등으로 포팅돼 수도 없이 나오며 우리의 눈길을 끌었고, 이른바 '격동 30년' 같은 이름으로 치환시켜 한국 현대사를 조명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번에 나온 책도 이런 류들과 다르지 않다. 제목처럼 '영원한 라이벌'이라는 문구를 통해서 거의 반은 먹고 들어가는 모양새에 두 전직 대통령의 의미심장한 대립된 모습으로 주목을 끌고 있다. 그렇다면 이 책은 김대중과 김영삼에 대한 이야기만 담겨져 있는 것일까.. 즉 그들의 정치 여정과 역경만을 심층 분석한 인문서일까?!

하지만 목차만 봐도 답은 나오듯, 그런 류의 책은 아니다. 그 어떤 대표성으로 '김대중과 김영삼'이라는 한국 정치사의 두 거목의 '영원한 라이벌'이라는 화두를 던졌지만, 이 책은 이승만 시대부터 김영삼 시대까지 역대 대통령을 역임했던 그 당시를 배경으로 현대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돼 있고, 양김이 정치에 입문할 때부터 김대중이 대통령에 당선될 때까지로 각 장의 주요 소개는 이렇다.

1장 '이승만 시대'. 이승만 시대에 김대중과 김영삼이 정치에 입문한다. 정치 입문부터 승승장구했던 김영삼, 반면 우여곡절 끝에 정치인이 된 김대중은 필생의 라이벌로 살 수밖에 없는 운명이 드리워진다. 2장 '박정희 시대', 양김이 신민당에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한다. 2장에서는 당시 세간에 화제가 됐던 육영수 암살사건, 장준하의 죽음, 명동 사건, YH 사건, 중정부장 김형욱 실종사건 등을 재조명한다. 3장 '전두환 시대', 12.12 사태, 합수부장 전두환이 계엄사령관 정승화를 체포.구금하고 야욕을 불태운다.

3장에서 희대의 사기꾼 장영자, 전두환에게 밉보여 당시 재계서열 7위였던 국제그룹이 해체된 사연, 용팔이 사건, 6월항쟁, 칼기 폭파사건 등을 재조명한다. 4장 '노태우 시대', 13대 총선으로 역사상 첫 여소야대를 이루고 난 후, 5공 청문회가 열린다. 4장에서는 5공 청문회와 노무현과 조선일보의 전쟁 서곡, 이선실 간첨단사건 등을 재조명한다. 5장 '김영삼 시대', 대통령이 된 김영삼은 개혁 드라이브를 건다. 5장에서는 94년 서울 불바다 사건, DJ 비자금 폭로 사건 등을 되짚어본다.



한국 현대사의 시니컬하고 정곡을 찌른 영원한 라이벌 '김대중 vs 김영삼'

이렇게 이 책은 바로 한국 현대사의 굴곡지면서도 흥미진진하게 진행된 정치사를 담고 있다. 그래서 여타 정치 인문서들과는 다르게 하드하고 진중하면서 고리타분한 느낌은 들지 않아 보인다. 그것은 한때 강성 진보 커뮤니티라고 할 수 있는 '도탈(구봉숙의 도시탈출)'에서 2년 동안 총 100회에 걸쳐 쓴 연재글을 책으로 엮었다는 소개처럼, 책 자체는 꽤 시니컬하고 재밌다는 평이 많다. 간혹 넷상의 줄일말은 물론 욕설까지 내뱉으며 제대로 정치판을 분석하고 있는데, 저자 '이동형' 씨는 인터넷 등에서 사회평론글을 써온 그냥 소시민이라고 한다.

대신에 초딩 5년부터 정치에 관심을 보이며, 수십 년간 쌓아온 그의 정치적 혜안은 놀랍도록 정곡을 찌르고 있다는 점에서 색다르다. 그래서 이 책 <영원한 라이벌 김대중 VS 김영삼>은 저자가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쌓아온 정보와 다양한 경험들(저자 자신의 소개처럼 신문방송학 전공, 일본어학교 졸업, 외국어학원 경영, 동경에서 한국 음식점 경영, 일본 뉴스전문매체 ‘뉴스재팬’에 칼럼 기고 등)이 만들어낸 나름의 역작으로 지금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책 뒷편에 한 줄 평가를 보듯, 우리네 평범하고 무언가 정치적 열망에 빠진 이른바 진보들에게 이 책은 한 편의 열광의 도가니탕처럼 흥미를 끌고 있다. '소설보다 양김!'이라는 그 느낌처럼 말이다. 더군다나 부제 '정의를 위한 처절한 2인의 전쟁 국민 90%가 모르는 이야기'처럼 어찌보면 다들 알면서도 자세히 모르는, 혹은 그 내막의 실체를 모르고 지나친 수없이 많은 정치 비화들을 이 책에서 만나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것이 성인 남녀들의 술안주거리로 치부되더라도, 어쨌든 김대중과 김영삼이 거쳐오며 만들어낸 한국 정치사는 영원한 라이벌 구도이자 우리의 정치 현주소일 것이다.

뭐.. 여러 말이 필요없다. 이 책이..
연배가 되는 분들에겐 복습하는 기분으로, 젊은 분들에겐 나름의 색다른 정치 신세경으로 만나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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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성탈출: 진화의 시작 - Rise of the Planet of the Ap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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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혹성탈출의 부활을 알리는 프리퀄이자 색다른 리부트, 제대로 된 SF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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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우보이 & 에이리언 - Cowboys & Alie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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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극의 향수와 에이리언 같은 SF물이 만난 뻔한 리부트, 그냥 볼만한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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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 Bl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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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하고 잔혹한 스릴러가 아닌 시각 장애를 소재로 한 잔잔하고 감각적 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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