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의 비밀 - Secrets, Objec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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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브라운관에 익숙한 배우이자, 영화 '귀신이 산다' 이후 오랜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장서희 주연의 색다른 멜로 영화가 나왔으니 이름하여 '사물의 비밀'이다. 사물이라? 그녀의 비밀도 아니고, 왜 '사물의 비밀'일까.. 제목만 봐서는 은근히 철학적이면서도 무언가 멜랑꼴리한? 예술적 냄새도 나는 게, 꽤 의미심장한 영화가 아닌가 싶을 정도다. 하지만 영화는 그렇지 않다. 그런 예술과 철학은 고사하고 이건 한 편의 그 흔한 불륜을 소재로 한 드라마라 할 수 있다. 대신에 은근히 코미디 상황도 그려내며, 이들 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런데 이들의 사랑을 바라보는 지점과 관점이 다소 특이하다.

그렇다. 제목에 나왔듯이 바로 '사물'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게 이 영화의 주요 특색이다. 장서희가 분한 40살 사회학과 교수를 바라보는 '복사기'와 21살 건장한 청년을 바라보는 '디카' 이 두 사물이 어찌보면 영화를 이끌어 나가는 매개체다. 즉 이들을 통해서 바라본 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 그것이 바로 사물의 시선 아니 '사물의 비밀'인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이 바라본 두 남녀가 간직한 비밀은 무엇이었고, 왜 이들은 서로를 사랑하게 된 것일까.. 여교수와 남제자의 은밀한 이야기 속에는 마치 무언가 에로티시즘을 연상케하며 기대를 모은 가운데.. 강호는 운좋게 VIP 시사회를 통해서 이 영화를 먼저 접했으니, 시놉시스는 이렇다.


40살 혜정의 비밀 “하고 싶어… 너무 하고 싶어…”

혼외정사에 관한 논문을 준비중인 마흔 살 사회학과 교수 혜정(장서희). 어느 날 그녀 앞에 나타난 스물 한 살의 청년, 우상(정석원). 너무나 오랜만에 여자임을 느끼는 그녀.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은 그녀에게 스무 살 어린 이 남자, 과연 올라 갈 수 없는 나무일까?  21살 우상의 비밀 “세상 모든 여자와 다 자도 이 여자하고만은 자지 않겠다” 한편, 흔들리는 청춘 우상에게도 그녀는 쉽게 다가갈 수 없는 상대다. 그녀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알 수 없는 그의 눈빛. 우상의 마음은 그의 분신 디카만이 알고 있다.

서로에게만 말하지 못하는 두 사람의 비밀. 그녀의 욕망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깊어지고..
뜻하지 않게 놀라운 비밀이 밝혀지는데… 과연 그들의 사랑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21살의 젊은 청년 '우상'과 40살의 여교수 '혜정', 둘은 사이좋게 연구 논문에 매진하는 사이..)

여기 대학에서 사회학을 가르치는 마흔 살의 여교수 '혜정'(장서희)이 있다. 그녀의 남편조차 교수로 이들 부부는 말 그대로 사회적으로나 안정적으로 명망좋게 잘 나가는 커플이다. 하지만 이건 컽모습만 그럴 뿐, 이들 사이는 웬수처럼 별로 좋지 않다. 그저 서로의 일에 치일 뿐, 관심이 별로 없다. 그래서 혜정은 오늘도 섹스 관련 커뮤니티를 넘나들며 '해방보X'로 활약중이다. 그렇다. 그녀는 그렇게라도 스트레스를 푸는 캐리어우먼이다. 그러던 차, 혼외정사와 관련된 연구논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논문을 도와줄 학생을 하나 구하게 되는데.. 여기에 21살의 젊은 청년이 '우상'(정석원)이 참여하게 된다. 혜정은 그를 보는 순간.. 무언가 낯설음에 찌릿함을 느꼈는지, 그녀를 바라본 교수실의 복사기는 "아줌씨 그러지 말라"며 외치지만.. 혜정은 마냥 기분이 좋다.

그러면서 그와 함께 사례 분석차 인터뷰를 하러 다니며 열심히 연구 논문에 매진한다. 그 과정에서 첫 번째로 가진 어느 아줌마의 인터뷰가 압권이다. 바로 그녀의 증언대로 혼외정사의 리얼한 정사씬이 스크린을 휘감는다. 바로 횟집녀가 회를 뜨는 남자와 눈이 맞아 사랑 아니 섹스에 리얼하게 빠진 거. 이 부분은 가히 파격이라 할 정도로 원테이크 6분에 달하게 그들 두 남녀는 섹스를 가열하게 펼쳐낸다. 횟집의 회를 뜨는 그 장소에서.. 이런 리얼한 인터뷰가 끝나고 후끈 달아오른 혜정.. 하지만 옆에서 과일만 깍던 우상은 시큰둥할 뿐이다. 혹시 이 넘이 선수?!


(혜정의 속내, 우상아.. 나 너에게 이렇게 기대고 있잖니.. 어떻게 좀 해야되지 않겠니.. ㅎ)

이렇게 둘은 연구 논문을 단순 스승과 제자 사이로 진행을 한다. 하지만 어디 사람일이 그렇게만 되는 것인가.. 40살과 21살의 나이차가 많이 있더라도 젊은 미모를 간직한 여교수와 건장한 체격의 힘이 마구 샘솟는 21살의 남자, 가만히 있기는 힘들 터.. 먼저 복사기의 시선으로 바라본 혜정은 점점 그녀의 속내를 드러내며 우상에게 빠져든다. 한마디로 "한 십년만 늦게 태어났더라면, 우상이를 내가 접수했을텐데" 이런 아쉬움 속에서도 그녀의 욕망은 우상을 너무나 갖고 싶어한다. 하지만 막상 손을 내밀지 못하며 은근히 접근하는 식.. 그런데 이 놈 우상인 쑥맥인지, 이런 여교수의 마음도 모른 채, 아주 플라토닉하게만 그녀를 대할 뿐이다. 이러니 혜정도 답답할 노릇..

그러자 혜정은 자신의 친구 두 명을 불러 선술집에서 자신이 젊은 청년을 좋아하게 됐다는 애끊는 사정을 실토.. 결국, 2차로 이어진 자리에서 그녀는 충격적인 사실을 보게 되는데.. 이것은 우상도 마찬가지다. 그를 바라본 '디카'의 시선으로 시작된 이 남자의 이야기는 혜정을 바라본 복사기의 시선과는 다르게 진행이 된다. 디카가 바라본 우상은 그렇게 쑥맥은 아니었다. 물론 아픈? 과거가 있었어도, 나름 견실하게 살아왔던 그에게 들이닥힌 불행이 있었다. 그러면서 만나게 된 여교수 혜정을 통해서 진정한 사랑에 눈을 뜨나 싶었는데.. 자신의 비밀을 알게 된 그녀로부터 야멸찬 시선과 냉대.. 결국 우상은 그길로 홀로 떠나게 되는데..

과연 이들 사랑은 어떻게 완성이 됐을까.. 아니면 그대로 찢어지며 상처로 남았을까..
이 모든 건.. 마지막에서 더 이상의 무엇을 채워주지 못한 채 마무리 되고 만다.


(결국 서로가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사이.. 다가가는 둘.. 과연 이들의 사랑은 완성됐을까?)

이렇게 영화는 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담아낸 전형적인 멜로물이다. 그런데 보통의 흔한 멜로물과는 분명 다른 맛이 느껴진다. 그것은 바로 제목 '사물의 비밀'에서 알 수 있듯이, 사물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상황이 그려지며 두 남녀의 처한 입장을 대변한다. 즉 교수실 한켠에 있던 '복사기'가 바로보는 여교수 혜정에 대한 시선과 잣대.. 그리고 우상이 애지중지 아끼던 '디카'가 바라보는 우상의 이야기 등이, 옴니버스식 두 편으로 이어지며 극의 색다른 재미를 부여했다. 이들의 대사톤이 다소 코믹하게 그려지며 웃음을 자아내기도 해 드라마의 무게감을 덜기도 했다. 이것은 분명 이 영화의 또 다른 매력이기도 하다.

'사물의 비밀', 색다른 사물의 시선 속에 갇혀버린 두 남녀의 때꾼한 멜로물

하지만 영화는 장르적으로 포섭된 정통 멜로물이라고 하기에도 부족해 보인다. 둘의 관계가 그렇게 멜로적이거나 그렇다고 애절하다는 그런 건 없다. 두 사물의 시선이 바라보는 지점이 다소 코믹하게 그려낸 것도 있기도 해 그런 분위기를 상쇄시켰다. 여기에다 멜로에서 궁극의 파격을 일삼는 정통 에로물도 아닌 게, 사실 횟집녀로 분한 '윤다경' 여배우의 리얼한 섹스씬과 그녀의 속살만이 에로에 방점을 찍으며 눈길을 단박에 끌었을 뿐, 정작 주인공 장서희의 파격 변신은 없었다. 이것이 개인적으로 꽤 아쉬운 부분이다. 내심 기대를 했었다. 이른바 그녀의 속살을 보고 싶었다는 그런 음흉보다는, 무언가 이야기적으로나 전개상 파격이 있어 극을 한층 돋굴 필요가 있었는데 이마저도..

그렇다고 문소리 주연의 영화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처럼, 장서희가 분한 여교수는 그런 섹시어필도 안 됐다는 거.. 그저 컽은 착하고 예쁘고 나름 화려하다지만.. 속내는 분명 '널 갖고 싶고, 하고 싶은' 욕망으로 가득찬 여교수의 매력을 십분 활용하지 못한 건 이 영화의 패착이 아닌가 싶다. 한마디로 여교수의 캐릭터가 밍숭맹숭했다고 볼 수 있는데.. 반면에 21살의 청년으로 나온 정석원의 우상 역은 나름 볼만했다. 얼핏 가수 '비'와 닮아 보이는 외모에다 아직은 인기 배우의 반열은 아니더라도, 가수 백지영의 남자로 이름을 먼저 알린 이 배우가 이번 영화에서 보여준 연기는 주목받기에 충분했다. 다만 아직은 디테일이 부족해 보이는 것도 사실..

아무튼 이래저래 좀 아쉬운 멜로물이 아닌가 싶다. 제목 '사물의 비밀' 때문에 내심 두 남녀 사이에서 벌어지는 그 어떤 파격적인 사랑 이야기를 기대했지만 그런 파격은 보이지 않았다. 다소 코믹스럽게 종국엔 은밀한 것도 아닌, 그냥 서로를 사랑하게 되는 과정을 확인하는 절차로 사물의 시선으로 바라봤다는 점에서 색다를 뿐, 장서희가 분한 다소 이중적인 캐릭터 마흔 살 여교수의 매력을 충분히 살리지 못한 멜로물이 아니었나 싶다. 그냥 귀엽고 예뻐보일 뿐.. 스무살 연하의 제자를 사랑하게 된 여자의 파격치고는 아주 약했다. 어차피 영화라면 과감할 필요가 있었는데 말이다. 횟집녀처럼.. ㅎ

그래도 나름 재밌고 색다르게 볼만한 멜로물은 된다. 끝이 좀 허망하긴 해도...
연상연하의 사랑 이야기 '사물의 비밀', 결국 파격 대신 안정을 택한 포장된 불륜이었을까.. ~ 


예고편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76941&mid=16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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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플즈 - Couples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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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연인들의 계절 늦가을의 정취로 맘껏 빠져드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가 있어 화제다. 남녀 한쌍이 아닌 커플들이 나오면서 눈길을 끄는 영화 '커플즈', 영화 포스터를 보듯이 제목의 느낌처럼 한마디로 로맨스 영화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의 로맨스는 그렇게 감성적이기 보다는 코미디에 가깝다. 아니 대놓고 코미디를 표방한다. 그래서 그런지, 영화는 꽤 즐겁고 유쾌하게 흐른다. 감성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그런 코드가 아닌, 이들이 좌충우돌하며 벌인 한바탕 소동극에 가깝다. 그런데 영화가 무언가 특이하고 색다르다. 보통 '로코'가 견지해온 남녀간의 밀고 당기는 소위 '밀당' 같은 연애의 법칙을 보여주는 방식이 아니다. 그렇게 흘렀다면 영화는 좀 따분하고 흔한 로코물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이들 5인5색의 청춘 남녀들이 어떻게 얽히고 설키는지, 그런 구성에 초점을 맞추며 마치 퍼즐 조각을 맞추듯 이들의 연애를 그리고 있다. 그래서 '커플즈'는 옴니버스식의 색다르고 독특한 맛을 내뿜는다. 그렇다고 영화적 퀼리티가 높은 건 아니다. 가볍게 즐기기엔 괜찮을지 몰라도, 이들의 연결고리가 과한 중복 노출과 그 리듬감이 간혹 뜨거나 끊기는 느낌이 있어 아쉬움이 있다. 그래도 이 정도면, 한국영화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로맨틱 코미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보이며 주목을 끌었으니, 색다름 속에 무난하다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들 5명의 청춘남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아니 이들 커플의 인연은 어떻게 맺어질까.. 먼저,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이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예측불허 커플탄생 스토리가 펼쳐진다!

문자 한 통 남기고 사라져버린 여자친구를 수소문하는 유석(김주혁), 떠난 남친이 남긴 A급 큐빅 반지만 손에 쥔 여자 애연(이윤지), 사랑을 찾아 바람처럼 떠도는 여자 나리(이시영), 친구의 친구를 사랑한 자칭 도시의 하이에나 복남(오정세), 그리고 사랑은 절대 없을 거라 믿었던 거친 남자 병찬(공형진)… 저마다 특별한 사연을 가진 다섯 싱글이 우연과 필연, 인연과 악연으로 얽히고 설켜드는데...



먼저, 이 영화는 전제가 있다. 보통 '로코'에서 보여주는 두 남녀 주인공을 필두로 내세운 스타일의 영화가 아니다. 시놉시스의 소개처럼 여기는 5명의 청춘남녀 캐릭터가 등장한다. 즉 모두가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래도 메인은 있기 마련, 바로 김주혁이 맡은 소심한 젠틀맨 '유석'과 교통경찰로 나온 이윤지가 보여준 귀여운 내숭녀인 '애연', 이들이 사실 극의 중심 인물이긴 하다. 유석은 섹시한 바람녀 소위 꽃뱀 '나리'(이시영)에게 차이고 실연을 겪은 상태에서 애연을 우연찮게 만나게 된다. 경미한 교통사고가 나고 은행에 들렀다가 강도를 만나는 등, 일진이 안 좋은 상태에서 이들은 그렇게 만난 거.

그러다 어느 선술집에서 만나며 탐색전을 벌이나 싶었지만, 서로가 지갑이 없어 난감해하는 등, 그들은 그렇게 서로가 호감을 갖게 되고, 유석의 집에서 따스한 차 한잔을 마시게 되는데.. 하지만 이때부터 일이 틀어진다. 실연의 상처를 주고 떠났던 나리가 유석의 집에 찾을 물건이 있다며 두 달 만에 들이닥친 것이다. 유석으로써는 흥신소를 자체 운영하는 친구 복남(오정세)에게 그렇게 찾아달라고 했을 때도, 안 나타나던 이 인간이 지금 나타난 것에 놀랄 뿐이다. 이에 유석은 애연까지 있는 상황에 난처해하며, 나리에게 찾을 물건만 찾고 어서 나가라 하고, 유석은 홀연히 떠난 애연을 뒤쫓아가 자신의 연락처를 남기는데 성공한다.



그리고 이들의 이야기는 과거?로 흘러간다. 여기서 과거는 오래 전이 아닌, 불과 한 두달 전의 일로 이들의 사연이 옴니버스식으로 각각 소개된다. 먼저 보여준 유석과 애연의 이야기에서 유석의 친구이자 들러리 전문의 찌질남 복남(오정세)의 상황이 그려진다. 유석이 나리를 찾아달라는 부탁에 그의 활동이 재밌게 펼쳐지고, 한편 유석을 버리고 도망간 꽃뱀 나리의 상황도 그려진다. 그러면서 그런 나리에게 단박에 뽕간 순정파 기질의 조폭남 병찬(공형진)의 이야기까지 더해지며, 이들의 서로가 얽히고설킨 관계가 드러나게 된다.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각자의 상황에서, 이들의 전개된 그림은 퍼즐 맞추듯 딱딱 들어 맞으며 눈길을 끈다.

이것은 중반 이후 관객들에게 고개를 수긍케 하는 감탄?과 쏠쏠한 재미를 주며, 이야기의 처음으로 돌아가 서서히 마무리된다. 과연 실연남 유석과 마찬가지 실연녀 애연의 사랑은 어떻게 성공했을까.. 아니면 그 꽃뱀 나리에게 걸려든 병찬의 애정공세는 어떻게 됐을까.. 그리고 마지막으로 여전히 싱글남으로 도시의 하이에나를 자칭하는 찌찔남 복남은 어떻게 됐을까.. 그 결말은 어느 정도 예상케 되는데, 저 그림처럼 그렇게 충격적인 건 아니다. 그나저나, 영화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며 깨알같은 웃음을 선사했던 오정세 배우에게 박수를 보낸다. 팬티 바람에 그런 굴욕까지, 이 배우 참 연기가 맛깔난다. '쩨쩨한 로맨스'에서도 그러더니..ㅎ




커플즈, 청춘남녀의 단순 로맨스 보다는 얽히고설킨 재구성이 돋보인 로코물

이렇게 영화는 5인5색 청춘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물이다. 그래서 어찌보면 흔한 이야기 같지만, 이들의 각자 상황을 옴니버스 식으로 그리면서 영화는 꽤 색다르고 독특한 방식을 띄운다. 메인으로 보여주었던 유석과 애연의 연애담을 밑바탕으로 깔고 있지만, 그 속에는 이들 5명의 남녀가 얽히코설킨 지점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식이다. 물론 이런 멀티적 플롯은 몇몇 '로코'에서도 나온 포맷이긴 하지만, 여기 '커플즈'가 견지하는 바는 대놓고 그렇게 그리며 연실 눈길을 끈다. '아, 그 시간 그 장소에서 이들은 함께 있었구나..' 못 봤을 뿐이지, 사건사고에 얽힌 그 지점을 묘하게 크로스 시키며 우연과 필연에 방점을 찍는 식이다. 그러다 보니, 하나의 로맨스라기 보다는, 이들의 좌충우돌 한바탕 소동극을 보는 듯한 느낌이 지배적이다.

이것은 여기 5명의 캐릭터에서 견인된 바도 크다. 메인으로 나왔던 김주혁과 이윤지의 새침떼기 리얼 연애담은 차치하더라도, 이 영화에서 이야기의 핵심이자 푸는 열쇠의 주인공은 바로 '이시영'이 분한 꽃뱀 '나리'라 할 수 있다. 즉 그녀로 인해서 모든 게 사단나고 벌어지면서 이들 관계의 지점이 밝혀지며 눈길을 끈다. 그런 나리를 친구의 사주로 뒤쫓게 된 복남 역의 오정세는 여자를 쫓는 도시의 하이에나를 자칭하지만 돌아오는 건 무시와 냉대 뿐인, 전형적인 헛물켜기에 바쁜 찌질남 스타일로 잔웃음을 내내 주었다. 또 그런 나리에게 모든 순정을 다 바칠 정도로 약간 모양 빠지는 조폭남 병찬 역의 공형진 또한 재미를 선사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의 핵심인 섹시한 바람녀로 분한 나리 역에 이시영 또한 전작 '위험한 상견례'와 비슷한 스타일이긴 해도, 그녀만의 코믹 본능을 과시하며 극을 재밌게 만들었다. 표정 연기가 참 좋더라는..

아무튼 영화는 그 흔한 로맨틱 코미디물이라 봐도 무방하지만, 이들 5명의 얽히고설킨 사연들 속에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코미디로 보는 게 맞지 않을까 싶다. 종국엔 돈을 갖고 튄 나리로 인해 약간의 범죄 코드도 있긴 하지만, 이것 조차도 어찌보면 코믹이다. 그래서 영화 '커플즈'가 그려내는 지점은 무게감으로 포장돼 감성을 자극하는 로맨스도 아니요, 로맨틱 코미디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로맨틱한 분위기로 일관하지도 않는다. 장르적으로 액션과 스릴러 코드만 뺀다면, 이래저래 여러가지를 섞어 놓으며 청춘남녀가 나오는 드라마에서 보여줄 수 있는 걸, 최대한 담아낸 무난한 코미디물로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면서 옴니버스식으로 교차 편집해 눈길을 끌었으니, 분명 로코물의 재구성이긴 하다. 그것이 비록 우연의 남발이라도, '커플즈'의 영화적 재미는 충분하다 할 것이다.

뭐.. 여러 말이 필요없이, 보면 안다. 누가 맺어지고 찢어질지.. 또 누가 홀로 남을지를..
그리고 요즈음 나름 잘 나가는 처자 '이시영'은 역시 예뻤다. 아니 각선미가.. 아주 그냥... ㅎ

예고편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84065&mid=16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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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타임 - In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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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디스토피아적인 미래관을 제시하는 묵직한 영화라기 보다는, 시간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한바탕 벌인 '쇼타임' 같은 영화.. 그런대로 메시지를 전달했지만 오락무비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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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타임 - In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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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화된 산업 문명사회에서 인간 생활을 알게 모르게 통제하는 '시간', 그 시간 앞에서 인간들은 여러가지 일들을 벌이고 영위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시간을 잘 활용하고 있는 것일까.. 이게 무슨 시간을 금쪽 같이 나눠쓰는 자기계발도 아니고, 하지만 그런 시간에 대한 활용적인 측면을 SF로 다룬 영화가 있으니 바로 '인 타임'(In Time)이다. 즉, 제목의 의미처럼 그 '시간 속으로 빠져 듭니다..' 되시겠다. 아니면 시간 안으로, 어쨌든 시간이 주체가 돼 그속으로 미래 여행을 떠나는 타임머신, 아니 가까운 미래에 벌어지는 '시간'에 대한 SF적 디스토피아 같은 영화가 '인 타임'이라 할 수 있다.

절대 유토피아가 아닌 조지 오웰의 그 유명한 디스토피아적 작품 '1984'처럼 이 영화의 분위기도 사뭇 그러하다. 정부가 됐든 어떤 단체가 됐든 억압받고 통제받는 모습의 인간 군상들을 보여주며 어둡고 암울한 미래관을 보이는 그런 거. 하지만 '인 타임'은 한마디로 말해서 그렇게 어둡거나 암울하지 않다. 도리어 그런 메시지적 세계관은 온데간데없이, 그냥 두 주인공 연인이 시간을 가지고 벌이는 도주극과 그들이 시간을 털기 위한 한바탕 '쇼타임'을 보는 듯 했으니, 오래된 전작 '카타카'로 진한 미래관적 울림을 주었다는 '앤드류 니콜' 감독의 연출작치곤 무게감은 상당히 떨어진다. 홍보 포스터처럼 SF 액션 스릴러로 내달리며, 다소 오락무비에 가깝게 포팅됀 '인타임'.. 이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커피 4분.. 버스요금 2시간.. 스포츠카 59년.. 시간이 화폐인 충격적 미래!
돈으로 거래되는 인간의 수명! “살고 싶다면, 시간을 훔쳐라!!”

윌 살라스(저스틴 팀버레이크)
는 매일 아침 자신의 남은 시간을 보며 충분한 양의 시간을 벌지 못하면, 더는 살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눈을 뜬다. 그러던 어느 날, 수천 년을 살 수 있는 헤밀턴이란 남자를 위험에서 구해준 윌은 그에게서 소수의 영생을 위해 다수가 죽어야 하는 현 시스템의 비밀을 듣게 되지만, 그 남자가 100년의 시간을 물려주고 시체로 발견되면서 졸지에 살인자의 누명을 쓰고 쫓기게 된다. 사람들의 눈을 피해 부자들만이 모여 사는 ‘뉴 그린위치’로 잠입한 그는 끈질긴 타임 키퍼 레온(킬리언 머피)의 추적으로 체포될 위기를 맞지만, 와이스 금융사의 회장 딸인 실비아(아만다 사이프리드)를 인질로 삼아 간신히 탈출한다. 이때부터 윌은 실비아와 함께 누명을 벗고 전세계를 통제하는 시스템의 비밀을 파헤치려 하는데…



위 시놉시스를 보듯이, 다소 내용이 있어 보이지만 의외로 간단하다. 위 포스터 문구 '시간은 힘이고, 돈이다'처럼 가까운 미래사회에서는 동전이나 지폐 같은 화폐가 사라지고, 오로지 '시간'으로 비용이 지불된다는 것이다. 즉 모든 것이 '시간'으로 계산되기에, 사람들 일상의 모든 경제생활은 바로 시간으로 지배돼 움직이고 있는 거. 그러면서 이 미래사회는 25살이 되면 노화를 멈추고, 바로 그 젊은 모습 그대로 살아가면서 잔여 시간 1년을 제공받는다. 그 시간으로 일상적 지출은 물론 노동으로 다시 시간을 벌어야 하는 등, 가난한 자들에게 있어서는 하루 하루가 목숨이 위태롭다. 바로 여기 남자 주인공 '윌 살라스'도 그렇다.

매일 아침 눈을 뜨면 팔뚝에 새겨진 '카운트 바디 시계'를 확인하고 자신이 살아 있음에 감사하며 노동을 나가는 그, 50을 먹었지만 외모는 젊은 엄마의 생일을 뒤로한 채 오늘도 거리를 배회한다. 그러다가 우연찮게 선술집에서 만난 어느 한 남자, 타인의 시간을 훔쳐서 살아가는 양아치 갱단 미닛맨으로부터 그를 구해주고, 윌은 그로부터 100년이 넘는 엄청한 시간 선물을 받는다. 하루 정도의 시간으로 연명하는 그에게 있어서, 이건 완전 횡재수가 아닐 수 없다. 이대로 엄마와 좋은 곳으로 가 한평생 먹고 살면 땡.. 하지만 영화는 주인공을 그렇게 두질 않는다. 윌에게 100여 년의 시간을 넘겨주고, '나의 시간을 헛되이 쓰지 말게나..'를 남기고 죽은 의문의 사나이 때문에 윌은 살인자로 지목은 물론, 그 백년의 시간을 날로 드셨다는 것 때문에 쫓기는 몸이 된다. 바로 타임키퍼 일당이 쫓게 된 것이다.


(목숨을 위협하는 시간 앞에서 윌과 실비아는 도주하기에 바쁘다. 과연 이들의 미션은 성공했을까?)

그런데 이미 윌의 엄마는 아들과의 만남에서 몇 초를 남겨두고 타임 아웃으로 돌아가셨고, 윌은 그 백년의 시간을 가지고 저기 강남의 아니 부자들만이 산다는 구역 '뉴 그린위치'로 잠입한다. 거기서 탱자탱자하며 살겠다는 건지.. 그건 아니다. 여기는 거대 금융사가 있는 바로 시간 화폐를 가지고 이 사회를 쥐략펴락하는 본부가 있는 곳이다. 즉, 이곳에 잠입해 어떻게 해보자는 것인데.. 아, 글쎄.. 그 금융사의 회장 딸 실비아(아만다 사이프리드)가 눈에 들어오는기라.. 한마디로 첫 눈에 반한 거. 그러는 사이 타임키퍼 일당이 그곳에 들이닥쳐 윌은 현장에서 잡히면서 그 백년의 시간을 압수당하고, 위기에 처한다.  하지만 우리의 주인공 여기서 물러설 수 없다. 바로 회장 딸 실비아를 낚아채 도망가기에 이른다.

즉 그녀를 인질로 잡아 이제부터 생고생이 펼쳐지는 것인데.. 하지만 실비아가 '스톡홀롬 증후군'에 빠진 건지, 이 남자가 그리 싫지가 않은 모양새다. 나름 잘 생긴 게, 포스도 좋고, 자신을 잘 지켜주는 게 믿음이 가는기라.. 더군다나 자신이 미처 경험해보지 못한 인간다운 삶이 무엇인지 새삼 깨달으며 그에게 다가선 실비아.. 급기야 둘은 한팀이 된다. 그러면서 타임키퍼의 추격을 계속 따돌리고, 또 자신들의 부족한 시간을 채우기 위해서 은행을 터는 등, 액션도 불사한다. 하지만 최종 목표는 바로 실비아 아빠가 운영하는 그 회사의 시간 자본.. 그 한탕을 노리기 위해서 그들은 마지막 승부수를 띄우는데.. 과연 목숨을 위협하며 시시각각 부족해지는 시간 앞에서 그들의 미션은 성공했을까? 아니면 실패해 타임 아웃으로 죽었을까? 어느 정도 예상이 되는 그림이다.



이렇게 영화는 '시간이 화폐다'라는 다소 충격적인 소재와 주제로 내달리는 SF 액션 스릴러 영화다. 물론 이런 이야기가 SF에선 이미 나올 법한 구석이 있긴 하지만, 이 영화는 한마디로 그 제목 '인 타임'처럼 시간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택하며, 시간 앞에 장사 없다는 옛말처럼, 그 시간 속에서 한없이 약해지는 인간 군상들을 쏟아내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좀비처럼 떼지어 다니는 사람들의 모습은 마치 생명과도 같은 시간에 목마른 자들의 몸부림이요, 타인의 시간을 훔쳐서 살아가는 갱단 '미닛 맨'의 양아치스런 모습이나, 이런 시간의 수호자로 타임 존과 시간의 흐름을 수호하는 시간의 집행자로 나선 '타임 키퍼'의 존재감까지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물론 여기에 두 주인공도 마찬가지다.

시간이 지배하는 세상에 던지는 한바탕 '쇼타임', 묵직하기 보다는 오락무비..

빈민가 출신으로 우연히 수 천 년을 살 수 있는 남자에게서 엄청난 시간을 물려받고, 부패한 시스템의 진실을 알고 파헤치려 했던 윌과 엄청난 시간을 소유한 재벌 아버지를 둔 덕에 부족함이 없이 자랐지만, 무료한 일상에 일탈을 꿈꾸게 해준 윌에게 매력을 느끼며 시간이 지배하는 세상에 동화돼간 처자 실비아.. 바로 '아만다 사이프리드'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그 역에 분전하며 나름 열연을 펼쳤다. 연실 둘이 손 붙잡고 도망 다니며 뛴 것만 해도 꽤 될 정도로, 이들의 도주극은 바쁘게 볼만하다. 그러면서 인질로 잡혔던 여자가 인질남에게 빠져든 '스톡홀롬 증후군'처럼 이들은 이미 연인으로 합세, 이 불공정하고 부패한 시간이 지배하는 사회에 메스를 가한다. 그러면서 마지막 한탕을 노리는데..

그래서 그런가, 영화는 사실 전작들을 통해서 무언가 묵직한 미래관적 메시지를 전달했던 '앤드류 니콜' 감독의 작품치고는 무게감이 없이 좀 가벼운 느낌이 든다. 그렇다고 액션이 많은 것도 아니고, 연인들의 도주극이 주가 될 정도로, 비주얼한 액션은 별로 없다. 그것도 이들이 합세해서 펼친 한바탕 시간털기 같은 건, 어떤 이야기적 밀도감이 없이 그냥 정체돼서 흘러간다. 어찌보면 좀 때꾼하기도 한데, 그래서 이들의 활약이 그렇게 대단해 보이질 않는다. 그렇게 계속 도망치는 데 왜 아만다는 뾰족 구두를 굳이 신어야 했을까.. 저스틴은 왜 무표정으로 일관하는 것일까.. 사실 미래에 던져진 충격파를 이들은 아는 듯 모르는 듯 그냥 즐기고 있는 건 아니었을까.. 다소 확대해석한 측면이 없지 않아 있지만, 이래저래 다소 아쉬운 SF 영화가 아니었나 싶다.

정말로 제대로 된 디스토피아적 미래관을 제시한다면 작품성 좋게 나가야 하는데 그것도 아닌 것 같고, 그렇다고 스릴감도 부족하게 오락적으로 점철된 것도 아니게 그저 그렇게 중간에 머무른 느낌.. 시간이 화폐이자 온 세상을 지배한다는 그 '인 타임' 속에는 정작 시간을 갖고 한바탕 '쇼타임'만 벌인 느낌이다. 그래도 그렇게 망작은 아니다. 대단한 작품은 아니지만, 분명 즐기고 볼만한 요소는 있다. 25살 때부터 노화가 멈춘 사람들의 모습, 영화 속 소재처럼 시간 화폐로 경제활동을 하며 연명하는 군상들, 그리고 그 몹쓸 시간 때문에 한바탕 도주극을 벌인 두 남녀.. 그중에서 역시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예뻤다.

아니, 미래 처자답게 매력적이었다는 거.. 그래, 강호는 아만다 때문에 이 영화를 본 것이다.. ㅎ

예고편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76972&mid=160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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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득이 - Punch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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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시대 그 흔한 청춘 성장 드라마지만, '김윤석-유아인'의 멋진 앙상블이 빚어낸 아주 유쾌한 드라마.. 정말 가벼운 터치로 착하게 그려낸 재밌는 영화로 꽤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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