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한지 강의
이중텐 지음, 강주형 옮김 / 에버리치홀딩스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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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중국의 유구하고 장대한 역사를 말할 때 빼놓을 순 없는 시대가 바로 '한(漢)제국'이다. 그 이전의 진시황의 '진'(秦)나라는 지속 기간이 짧았으나, 한나라는 무려 전한과 후한시대를 걸쳐 400여년이나 강력한 제국을 이어 나간 오리지널 중국 최초의 통일 왕조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이런 왕조 시대에는 수많은 인물과 역사서들로 점철돼 후대에게 수많은 이야기꺼리를 남기며 우리를 괴롭히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건 사마천의 '사기'(史記)를 들 수 있지만, 대중적으론 그 시대 역사를 담아낸 고전소설 '삼국지' '초한지'가 있다. 이중에서 '초한지'야말로 한제국 시대를 연 개막작으로 인기 고전담론 중 하나다. 이 속에는 알다시피 한고조 '유방'과 서초패왕 '항우', 두 주인공이 패웅을 다투는 이야기를 펼쳐내며 역사적 픽션의 재미를 추구한다.



하지만 이런 고전소설로 접근 이전에 역사적 인물로 '초한지'를 바라볼 때는 조금 달라진다. 유방과 항우로만 그치는 것이 아닌, 초한지 매니아라면 아니, 덕후가 아니어도 워낙 유명한 인물만해도 한신과 장량, 소하와 조참, 범증과 항량, 우희와 여치, 번쾌와 팽월, 변화무쌍한 처세의 달인 '진평'까지.. 사실 삼국지 인물론 보다는 적지만 다들 임팩트하게 한제국을 열었던 인물임에는 틀림없다. 그렇다. 여기 이 한 권의 책 '초한지 강의'가 바로 그것이다. 중국의 저명한 인문학 교수이자, '고전 대중화'의 길을 개척한 학술가 '이중텐'이 써내려간 인문서로 '한나라 풍운 인물 읽기'의 부제목을 통해서 알 수 있듯이, 이 속에는 한나라 시대를 열었던 인물에 대한 소개와 분석이 들어가 있다.

항우는 어째서 일개 평민인 유방에게 패배했을까? 그리고 후에 한나라 건국에 최고의 공을 세웠던 한신은 왜 한나라 수립과 동시에 살해되었을까? 이전에 <삼국지 강의>로 잘 알려진 이중톈은 한나라의 개국 황제 유방을 중심으로 양한 인물들이 피었다가 사라진 '초한지'의 수수께끼를 실제 역사와 비추어 파헤치며 매니아들의 눈길을 사로 잡는다. 그것이 이 책의 주요 포인트다. 단순히 초한지를 고전소설로 접근이 아닌, 바로 인물 중심의 이야기를 펼쳐내며 '초한지' 그 이면에 숨겨진 풍운아들을 재조명한다. 그래서 은근히 끌리면서도 소장 가치가 있는 책이 아닐 수 없는데.. 그 목차만 봐도 느낌은 단박에 온다.



머리말

제1강 한신의 죽음에 얽힌 수수께끼
제2강 한신의 불운했던 전반생
제3강 한신의 공적과 과실
제4강 한신의 성공과 실패
제5강 유방의 도약
제6강 유방의 승리
제7강 유방의 성공 비결
제8강 유방의 맞수 항우
제9강 건국의 일등공신 소하
제10강 자기를 잘 알았던 2등 조참
제11강 제왕의 스승 장량
제12강 변화무쌍한 처세의 달인 진평
제13강 지혜로우면서도 잔혹했던 여인 여치
제14강 억울하게 죽은 조조(상)
제15강 억울하게 죽은 조조(하)
제16강 원앙과 선비
제17강 두영과 외척

삼국지 강의를 마치며
역자 후기



한(漢)제국을 연 '초한지' 인물론 강의, '한신'부터 풍운아의 모든 걸 파헤친다.

아무튼 요즈음 SBS '샐러리맨 초한지' 드라마가 그 제목처럼 인물들을 패러디하듯 재밌게 나오면서, 개인적으로 그 '초한지'를 다시 꺼내들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다시 답습하는 고전소설로 보다는 저번에 언급한 '상왕 여불위'를 읽고 있는 것처럼.. 여기 이중텐이 쓴 '초한지 강의'를 통해서 초한지의 전체적 얼개와 그 풍운아들 면면을 통해서 한나라 건국의 이야기를 살펴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흔하면서 일반적으로 아는 유방과 항우가 아닌, 이들에게 숨겨진 야사스런 이야기적 재미와 그들의 유명했던 가신들의 이야기.. '초한지 강의'는 바로 그런 인물론으로 천착하며 독자들을 매료시킨다.

벌써 첫장부터 눈에 띄는 게, '한신의 죽음에 얽힌 수수께기'편을 통해서 '토사구팽'의 주인공 '한신'의 이야기로 70여 페이지를 내달린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명장으로 손색이 없었던 '한신', 그의 공적과 과실 그리고 성공과 실패까지 담아내며 인물론의 서막은 그렇게 열린다. 뭐.. 역시나 여러 말이 필요없이, 이 한 권의 책으로 예전 '초한지'의 향수를 다시 떠올리며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한나라 풍운아들을 생생하게 만나보자. 누구나 아는 역사적 인물이라지만.. 사실 깨알같이 알기란 드물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런 재미와 혜안까지 제시해 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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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싱퀸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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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일종의 판타지자 우리네 삶과 일상을 담아낸 드라마로 본다면 이 영화 '댄싱퀸'은 그 역할을 충실하게 해냈다. 그것도 이 드라마는 코믹과 유쾌함으로 내달려 약간의 감동까지 선사하며 방점을 찍는 식이다. 다소 전형적인 코드의 냄새가 나지만.. 어쨌든 위 포스터처럼 충무로를 대표하는 '황정민-엄정화', 낯설지 않은 두 배우의 이름을 그대로 영화 속에서 차용해 이들의 이야기를 재미나게 펼쳐내며 주목을 끌었다. 특히나 30~40대라면 공감가는 내용이 많을 정도로, 우리시대 젊은 부부들에게 꿈과 희망까지 안겨주는 일종의 착한? 영화의 전형을 띄며 메시지를 전달한다. 누구의 아빠, 누구의 엄마로 사는 것보다 자신이 꿈꾸던 걸 향해 달려가는 일종의 지침을 보인다. 그것이 진중한 분위기로 흐르지는 않지만, 그래도 '진정성'이 돋보인다는 점에서 드라마적으로 포팅을 잘해 우직하게 울림을 전달한다. 그 춤을 추는 현장에서도..

그래서 제목이 '댄싱퀸'일까? 그렇다면 이건 춤영화?! 한국의 마돈나라 불리는 '엄정화'가 나왔기에 그렇게 붙였나? 옆에 황정민은 그냥 컽저리에 쩌리일 뿐일까? 전혀 그렇지 않다. 어느 평에선 이 영화의 제목을 가지고 혹평을 쏟아내기도 하지만.. 강호가 보기엔 이 제목 '댄싱퀸'은 함의적 수사로 표현된 제목이 아닌가 싶다. 즉 댄싱퀸이 될려고 노력하는 한 여자, 아니 남편의 아내이자 아이의 엄마로써 살아오며 잃어버린 꿈을 향해 달려가는 어떤 목표치다. 그것은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남편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이것은 영화를 보면 알 터.. '댄싱퀸'은 바로 두 사람이 갖게 된 꿈에 대한 이야기이자 일종의 소명의식이다. 먼저,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서울 시장 후보의 아내가 댄싱퀸?!  “혹시 가수 해 볼 생각 없어요?”

왕년의 신촌 마돈나 정화 앞에 댄스 가수가 될 일생 일대의 기회가 찾아온다. 하지만 오랜 꿈을 향한 도전의 설렘도 잠시, ‘서울 시장 후보로 출마하게 되었다!’는 남편 정민의 폭탄 선언! 서울 시장 후보의 부인과 화려한 댄싱퀸즈의 리더 사이에서 남편도 모르는 위험천만, 다이나믹한 이중생활이 시작된다?!



영화의 시놉시스를 보더라도, 사실 영화적 줄거리는 간단하고 그리 복잡한 내용이 아니다. 하나의 흐름에 맡기는 방식으로 물 흐르듯 그냥 자연스럽게 전개가 된다. 그러면서 이들 부부생활 탐구로 본격 돌입해 이들의 일상을 그려낸다. 그전에 이들이 과거 국민학교 아니 초등학교 짝궁시절과 10여 년이 흘러 대학시절에 만나 결혼에 골인, 아이를 낳아 기르는 과정을 15분간 속전속결로 코믹하게 그려내며 웃음을 자아낸다. 특히 대학시절 고대 법대를 다녔던 황정민은 우연찮게 시위현장에서 백골단이 쏜 채루탄에 민기적 거리다가 곤봉에 맞고 쓰러져 민주열사로 기록되는 촌극이 벌어진다. 이후 그의 인생은 변호사 길로 걷게 된다. 그것도 돈도 잘 못버는 인권변호사..

그건 부인 엄정화도 마찬가지다. 왕년에 잘나가는 신촌마돈나 생날라리였지만.. 그 시위현장에서 쓰러진 황정민을 챙겨주는 통에, 그만 그에게 엮여 정민의 부인이 되면서 인생은 꼬였다. 돈 잘 버는 건 고사하고, 처갓집 신세만 지고 있는 남편을 보고 있자니 복장이 터진다. 동네 헬스클럽에서 에어로빅 강사로 힘들게 일하지만 생의 즐거운 낙은 없어진지 오래다. 이렇게 둘의 결혼생활은 여느 어느 집과 별반 다르지 않게 그려진다. 조그만 20여평 전세집에서 그렇게 부대끼며 살고 있다. 다소 코믹하게도.. ㅎ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게 된 황정민의 경선 정치판, 댄싱퀸이 되기 위한 엄정화의 고군분투, 재미지다.)

하지만 인생 한 방, 역전의 기운이 서서히 스며들기 시작한다. 남편 황정민은 어느 날 지하철 철로로 떨어진 사람을 구해준 일로-(누가 뒤어서 밀어서 한 것이지만)-서울시민의 영웅으로 떠올라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정치권에 있는 친구 '정성화'로부터 입당을 권유받는다. 내가 무슨 정치냐며 손사레를 쳤지만, 그의 어눌하면서도 사람냄새 나는 모습에 서서히 그가 끼어든 경선 현장은 대단한 인기를 누리게 된다. 한편, 소싯적 가수의 꿈을 버리지 못한 정화는 끝내 동네 친구랑 슈퍼스타K에도 나가는 등, 안간힘을 써보지만 탈락의 고배를 마신다. 그런 와중에 과거 가수가 될려는 찰나에 스쳤던 남자, 바로 대성한 기획사에 있었던 이한위 선생을 만나게 되고, '댄싱퀸즈' 멤버 빈 자리에 들어가게 되면서 정화는 본격적으로 자기 안의 끼를 발산하게 된다.

'황정민-엄정화' 앙상블이 빚어낸 유쾌한 드라마 '댄싱퀸', 꽤 볼만하다.

하지만 이런 과정은 남평 정민에게 전혀 알리지 않고 몰래 추진되어온 프로젝트.. 정화의 '베로니카 이중생활'은 그렇게 전개된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 급기야 남편의 막판 경선 현장에서 이 사실이 온 세상에 알려지면서 부부는 큰 위기에 봉착하게 되는데.. 과연 이들은 각자 꿈꿔왔던 일을 잘 이루었을까? 그것은 제목에 언급했듯이 예상 가능한 마무리로 갈무리된다.



이렇게 영화는 뜯어보면 별거 없어 보인다. 줄거리를 간단히 요약해서 그렇지만서도.. 사실 본 영화는 깨알 같은 재미들이 많다. 2시간 동안 펼쳐내는 그 드라마적 재미가 쏠쏠할 정도로 주목을 끈다.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게 된 황정민의 구수한 사투리와 어눌한 말투, 그러면서 '똥통'이라 계속 언급한 경선 정치판에 뛰어들면서 겪게 되는 우여곡절들이 우리 정치를 풍자하듯 찰지게 쏟아낸다. 그러면서 영화 속 모델이 박원순 서울시장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지만, 그렇게까지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엄정화 또한 역시 왕년의 가요계를 주름잡던 댄싱퀸의 면모처럼, 영화 속에서 그녀는 실제 댄싱퀸으로 변모하는 과정을 자신을 오마주하듯 펼쳐냈다. 엄정화였기에 더욱 그림이 진솔하게 와 닿는 게, 이 부분은 완벽한 캐릭터적 힘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제목도 그러하고..

어쨌든 이 두 배우의 찰진 조합이 쏟아내는 그림은 완벽한 앙상블을 이루며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적절한 코믹에다 다소 촌극스러운 면과 정극을 오가며, 드라마는 집중력있게 재미는 물론 감동까지 선사해 유쾌한 기분을 들게 만든다. 그것이 이 영화의 강점이자, 설 연휴 전후로 인기를 계속 구가하고 있는 반증인 셈이다. 아무튼 여러 평을 쏟아 내고 싶어도, 어찌보면 흔하디 흔한 우리네 일상을 드라마로 담아낸 것이라, 크게 어필한 것은 없다. 다만 두 주인공이 서울시장이 되려는 것과 댄싱퀸이 되려는 과정이 판타지라 치부하기엔 우직하리만큼 진정성이 묻어난다는 점에서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꿈은 누구나 꿀 수 있지만.. 이렇게라도 꿈을 이루는 과정이 그려진다면 그게 바로 우리네 인생살이에 대한 그 어떤 오마주가 아닐까 싶다.

영화 '댄싱퀸'은 바로 그 지점을 얘기하고 싶었던 거.. 그것이 본 드라마의 완성인 셈이다. ~

예고편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83268&mid=16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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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왕 여불위 1부 1
이재운 지음 / 현문미디어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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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여기서 말하는 상왕은 아들 충녕대군 세종에게 보위를 물려주고 4년간 상왕으로 눌러앉은 태종 이방원의 그 '상왕'(上王)이 아니다. 즉 왕 위에 군림하는 또 다른 왕권.. 그것을 말하고자 함은 아닌 거. 한자 '商王', 말 그대로 '상업의 왕'이라는 뜻.. 그것이 바로 대상인이자 거상(巨商) '여불위'를 부를 때 붙이는 닉네임 같은 것이다. 왜 여불위는 거상이 되었을까? 무엇이 그를 거상으로 만들었던 것인가? 여러 의문이 날 수 있겠지만, 실제 그는 거상 같은 포부와 전략으로 춘추시대 이후 전국시대를 풍미하며 진(秦)나라를 쥐락펴락했던 인물이다. 어쨌든 여불위는 상왕으로 불려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엄청 치밀했다. 그것은 외견상 장사꾼이라는 그 이면에 숨겨진 바로 '사람 장사'가 근저에 깔려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그것이 그가 상왕 이전에 '정상(政商)'으로도 평가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정상'(政商)은 또 무엇인가? 반문하겠지만, 한자 뜻대로 여기서 '정상'은 바로 왕이나 국(國)을 거래하거나 제조하여 파는 사람을 의미하는 것으로, 한마디로 정치적 거래가 도가 튼 고단수의 협상가라 볼 수 있는 것이다. 좋은 의미로 본다면.. 그렇다. 여불위를 칭하는 상왕(商王)은 제후나 왕을 말하는 게 아니라, 일종의 정상(政商)으로써 활동하며 전국시대를 풍미했던 그의 이력을 소개할 때 쓰는 표현이기도 한 것이다. 조나라 인질로 있던 영이인 '자초'를 자신이 데리로 있던 불덩이? 조희로 꼬셔서 포섭해 진나라 왕위에 앉히고, 그들이 낳은 자식 정(政)을 앉혔으니 그가 바로 알다시피 '진시황'이다. 물론 진왕 정이 여불위와 조희 사이의 씨라는 얘기도 있지만서도.. 어쨌든 조나라 수도 한단에 인질로 잡혀온 자초를 '기화가거(奇貨可居)'로 포착, 일생일대의 도박을 하며 엄청난 성공을 거두게 된다.


(만화 황역 著 '심진기'도 유명.. 고천락 주연의 동명의 중드 '심진기'에서 나온 여불위 역..)

그렇다면 여불위는 도대체 어떤 태생의 인물이었을까? 그것을 간단히 정리해 본다. 먼저, 여불위의 여(呂)는 태공망 강여상(姜呂尙)을 기원하고 있다. 즉 태고적에 세월을 하염없이 낚고 있었다는 '강태공'이라 불리는 인물의 유구한 씨족이었던 거. 하지만 낚시만 하던 인물은 아니었던 게, 강태공이 주나라 창업자 문왕인 희(姬)씨를 도와 제후국에서 활약하며 여씨 일족을 번창시키며 왔고, 여불위 또한 그 여씨 일족의 후예라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국내에 여씨도?!.. 여불위가 태어난 곳은 옛날 위(韋, 여불위의 이름이 여기서 비롯된다는 설도 있다)나라의 땅이었던 복양(濮陽, 지금의 하남성 복양현), 거기서도 양책(陽翟, 지금의 하남성 우현)이란 곳이었다. 이곳을 근거지로 여불위 형제들은 각지를 떠돌며 장사를 해 큰 돈을 벌었다.

그런데 여불위가 태어날 때 하남 일대는 한(韓)나라에 속해 있었던 시기로 여불위의 국적은 한나라다. 보통 우리는 조나라나 위나라로 알고 있는데, 한나라가 맞다. 여기서 한나라는 바로 춘추시대 강대국 진(晉)나라가 결국 말기에는 세 가문 즉, 조가(趙家)위가(魏家), 그리고 한가(韓家)로 찢기며 전국시대 초반 그 세 나라 중 그 한(韓)나라인 것이다. 이렇게 여불위가 태어나서 자란 한나라는 망해가는 당시 대제국 주나라 바로 밑에 있었다. 그런데 그것이 도움이 되었는지 주나라 수도 낙양은 전국의 모든 장사꾼들이 몰려들고 정치인과 학자들이 자주 들러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로 넘쳐나는 등, 북방의 연나라에 담비 가죽이 많이 난다는 말에서부터 초나라 수도 영성에 가면 값싼 미인이 많다는 등 온갖 정보가 모인 곳이었다. 그곳에서 여불위는 천하를 보게 되고 거상으로써 포부를 키우게 된다.



세월은 흘러 때는 기원전 262년.. 전국시대 말로 치닫는 시기다.

왕인지 허수아비인지 모를 주나라 난왕이 53년째 낡고 쓰러져가는 왕위를 가까스로 지키고 있던 해, 저 동쪽은 '고구려·백제·신라'가 생기기 한참 전 고조선 시대요, 서쪽 오랑캐지만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며 부국강병 중인 진(秦)나라는 소양왕이 45년째 집권하던 시절이었다. 그리고 이때 여불위 나이 35살.. 제대로 한창 시절에 전국을 누비며 일할 나이였던 것이다. 바로 그 유명한 진나라가 대승을 거두며 조나라 수십만 명이 땅에 수장당하는 '장평대전'이 일어나기 2년 전이다. 아무튼 이때, 여불위는 대상(大商)으로 불릴 만큼 성공한 장사꾼으로 입지를 굳히며 조(趙)나라를 향해 장사를 떠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상왕 여불위' 제1부 1권의 서막인 것이다.



정치적 장사로 진시황을 만든 상왕(商王) 여불위, 정상(政商)의 전국시대 이야기 

그렇다. 강호가 지금 읽고 있는 책이 바로 '상왕 여불위'다. 사실 본론은 이것인데.. 이것을 얘기하기 위해서 앞에서 괜한? 썰을 풀었다. 그래도 책과 관련된 것이기에.. 아무튼 이 낯선? 책이 무엇인고 하니.. 한때 중국 역사물과 열국지에 빠져서 살 때, 이 듣보잡?의 책을 컬렉했다가 여차저차해서 못 읽었던 책이다. 제목도 좀 재밌고, 나름 XX에 보기엔 괜찮을까 싶어서 샀던 책. 이제서야 꺼내들고 읽는 중이다. 최근 SBS 드라마 '샐러리맨 초한지' 때문에 항우와 유방 등의 이름을 친근하게 듣다보니, '초한지'를 다시 읽어 볼려다가, 우선 이 책을 꺼내들은 것이다.

뭐.. 앞에서도 언급했다시피, 이 이야기는 '상왕 여불위'에 대한 일종의 역사 드라마다. 물론 중국 역사적 기록의 토대하에 쓴 것이지만, 느낌은 야사에 가깝게 한마디로 풀어쓰며, 사람과 재물을 수도 없이 끌어모아 재투자한 경제가인 여불위를 다룬 역사 경제소설이라 할 수 있다. 그러면서 전국시대 상황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원래 본 책은 이미 2004년에 '스포츠서울'에 연재된 내용으로, 어떻게 투자해야 되는지, 돈은 쓰는 방법과 모으는 방법에 대해 엿볼 수 있는 등, 묘한 매력까지 품고 있다. 여기에 주된 것은 상왕 아니 '정상'(政商)으로써 여불위가 어떻게 '사람 장사'를 하는지 그것에 초점을 맞추며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다. 

이미 조나라로 가는 동안에도 불덩이 애첩 조희를 신병기로 무장시켜 만반의 준비를 하는 등, 화씨벽 등 보물과 미인들을 다루는 솜씨가 소상히 나온다. 그러면서 그는 조나라에 인질로 잡혀온 진나라 왕실의 왕자 자초(영이인, 장양왕)를 포섭해 싼값에 사둠으로써 권력에 다가갈 최초의 베팅을 준비하는데.. 바로 불덩이 애첩 조희가 투입되는 것으로 그전에 안국군과 화양부인을 만나 엄청난 뇌물을 먹이는 등, 이때부터 여불위의 사람장사 '기화가거'는 빛을 내기 시작한다. 이것이 바로 '상왕 여불위' 이야기의 시작이자 중국 최초의 중앙집권 체제의 통일제국 진(秦)나라 역사의 끝이 되는 시작점이다. 물론 이런 이야기에 덧붙여 중간에 현실비판적? 시각까지 견지하며 세태를 반영한다. 이와 함께 번외로 이사와 한비자의 스승인 순자의 법치주의 설파와 당시 왕의 가열한 동침조건과 규칙 등 재미난 에피소드 등이 자세히 담겨져 있다.

이렇듯 이 책은 비록 역사소설의 양태를 띄지만, 이야기는 오롯이 전국시대의 여불위만을 다루진 않는다. 그가 상왕으로써 또 '정상'(政商)으로써 나가는 '사람 장사'에 초점을 맞추며, 전국시대를 재미나게 펼쳐내고 있다는 점에서 꽤 의미깊은 소설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 '돈이면 천하도 살 수 있다'는 '상왕 여불위'의 부제목처럼, 그 여불위의 정치적 수완과 함께 전국시대 한복판으로 이끌고 있는 것이다. 역시나 여러 말이 필요없이, 맹상군과 평원군 등 전국시대 4군자의 활약상에 필받아 <여씨춘추>를 편찬한 사상가자이자 정치가, 그리고 전국시대를 누빈 뼈속까지 장사꾼, 상왕 이전에 '정상'(政商) 여불위의 이야기를 만나보길 바라면서.. 상왕 여불위의 맛배기?는 여기서 이만 줄인다.

대신에 여건이 닿는대로, 매 권은 어려워도 주요하고 재미난 이야기가 있을 때마다 올리도록 합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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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풀 라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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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 포스라는 `이민정`의 매력만으로 내달리고 만 드라마.. 그것이 아쉬움으로 남겨진 이야기들.. 그래도 이민정은 내내 예뻤다는 거.. 그게 이 영화의 나름 수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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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진 화살 - Unbow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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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시대 사법부에 직격탄을 제대로 날린 법정 실화극.. ˝이게 재판입니까? 개판이지!!˝.. 이 한마디에 영화의 모든 게 담겨져 있다. 국민배우 안성기 때문에 영화는 더욱 빛을 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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