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운트다운 - Countd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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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전도연 보다는 정재영의 진중한 액션의 신파가 돋보인 드라마성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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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피니시드 - The Deb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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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리웃 영화의 전형적이자 인기있는 장르 중 하나인 '액션 스릴러' 영화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정말 오락무비로 손색이 없는 것들인데, 하지만 이번 영화는 정작 많은 이들이 안봐서 그렇지, 사실 여기 포스터처럼 '액션 스릴러' 영화가 아니라 단언하고 싶다. 가열한 액션도 아닌 그렇다고 스릴 만점으로 가득한 그런 무비가 아니다. 그렇기에 비주얼적 쾌감은 덜하더라도, 이 영화는 꽤 진중한 매력을 내뿜는다. 시각으로 즐기는 영화가 아닌 마음으로 느끼는 영화, 영화적인 수사로 포팅된 일당백의 그런 요원들이 아닌 실제 요원들의 리얼리티를 살리며, 그들이 진실과 거짓 사이에서 고뇌하는 모습을 묵직하게 그려냈다.

그래서 그런가, 영화는 꽤 현실감이 느껴질 정도로 눈길을 사로 잡는다. 액션 보다는 드라마적으로 진중하게 전개가 되다보니, 더욱 그러하다. 바로 2차 세계대전 이후 '나치 전범'에 대한 처리와 처단을 다룬 영화인지라, 때로는 정치사회물 같은 성격을 띄기도 하는 게, 영화는 지극히 사회적이다. 60년대 동베를린과 90년대 미국을 오가며 교차 편집돼 당시 시대상을 반영한다. 그렇다면 이스라엘의 최정예 요원으로 구성된 첩보조직 '모사드'(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설립된 이스라엘 중앙공안정보기관이자 첩보조직)에 몸담은 그들에겐 무슨 일이 부여되고 벌어졌는지,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1966년 이스라엘 최정예 모사드 요원 세 명이 귀환하며 시작을 알린다. 이들에게 무슨 일이?)


최정예 비밀 요원, 사상 최악의 나치 전범을 처단하라!
이스라엘 모사드 최정예 요원 레이첼’(제시카 차스타인), ‘데이빗’(샘 워싱턴), ‘스테판’은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끔찍한 살상을 했던 나치 전범 ‘보겔’ 박사를 처단하라는 임무를 받는다. 작전을 준비하던 중 ‘레이첼’은 세심하게 자신을 챙겨주는 ‘데이빗’에게 애틋한 감정을 느끼고, ‘레이첼’을 마음에 둔 ‘스테판’이 이를 눈치채면서 세 명의 요원 사이에는 미묘한 긴장감이 흐른다. 세 사람의 비밀스런 감정이 폭발할 때쯤, 드디어 ‘보겔’ 박사 납치 작전의 D-day가 다가오고, 이들은 성공적으로 임무를 완수해 조국의 환대를 받으며 귀환한다.

30년간 감춰진 비밀, 모든 비밀에는 대가가 따른다!
현재 ‘레이첼’(헬렌 미렌)은 극적인 상황에서 ‘보겔’ 박사를 암살한 공로로 온 국민의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암살 사건 이후 오랫동안 모습을 감춰왔던 ‘데이빗’의 충격적인 근황과 함께 이보다 더 놀라운 소식을 듣게 된다. 바로 자신이 나치 전범 ‘보겔' 박사라고 주장하는 이가 나타났다는 것. 과연 그는 암살 요원이 죽인 것으로 알려진 ‘보겔’ 박사일까? 그렇다면 30년 전 작전은 실패한 것일까?

30년 동안 은폐된 거대한 진실을 끝내기 위해 결국 ‘레이첼’은 최후의 작전을 거행하는데…



(허름한 오피스텔 안에서 나치 전범을 잡아두고 매 항상 노심초사하는 세 명의 이스라엘 요원들..)

위처럼 시놉시스를 보듯이 내용이 다소 길다. 하지만 의외로 내용은 간단, 바로 국가의 부름을 받은 세 명의 요원들이 나치 전범을 찾아서 처단하는 거. 하지만 그런 임무에 진실이 숨겨지면서 세월이 흘러 나이든 요원들이 고뇌를 한다는 일종의 드라마 스릴러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영화는 현재와 과거를 오가듯 교차 편집으로 내달린다. 과거 60년대 동베를린의 음습한 상황과 30년이 흐른 90년대 미국의 상황을 오가며 과거 요원들이었던 이들이 현재 어떻게 대접받으며 지내는지 보여주는 방식이다. 시작은 이들이 1966년 거대한 군용 수송기에 내리면서 서막을 연다. 이들은 조국 이스라엘의 환대 속에서 요원으로써 임무를 마치고 귀환한다.

그런데 정말 임무를 잘 마쳤던 것일까? 다시 현재로 와 이젠 늙은 할머니가 된 요원 레이첼(헬렌 미렌), 그녀의 딸내미가 쓴 책의 골자는 '우리 엄마는 과거 이런 요원으로 영웅이었어요' 모드의 책 출간회를 통해서 레이철은 과거를 회상하게 된다. 1965년 어느 동독의 허름한 오피스텔 공간에 세 명의 남녀가 있다. 이들은 조국 이스라엘 '모사드' 요원으로 바로 나치 전범인 '보겔' 박사를 잡아서 법정에 세우는 게 임무였던 거. 그래서 이들 첩보 요원의 일상과 작전이 세심하게 펼쳐진다. 영화적인 수사가 아닌,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식이다. 젊은 레이첼(제시카 차스타인)은 보겔이 산부인과 의사로 있는 걸 알고서, 임산부로 위장해 그 사람 앞에서 환자로 접근한다. 그러면서 나름 친숙해지는데..


(극 중 '나치 전범' 보겔 박사 역은 실제 아우슈비츠의 악의 화신 '요제프 맹겔레'를 모델로 했을까?)
그 정도로 둘은 너무 닮아 보인다. 모습과 해온 행적까지도.. http://mlkangho.egloos.com/10414167


그러던 어느 날, 디데이가 다가오자 레이첼은 그의 목을 두 다리로 조르며 주사 한방으로 혼절시키고, 두 명의 남자 요원에게 연락해 그를 빼내기에 성공한다. 아주 간발의 차이로.. 그리고 우편배달 업무차로 위장해 그 지역을 벗어나 자신들의 아지트로 그 보겔을 묶어두게 되는데.. 이때부터 문제가 생긴다. 즉, 세 명이 이 놈을 잡기 전에는 나름 의기투합하며 끈끈한 정이 있었다. 그 속에서 알듯 모를 듯 사랑까지 새록 피어나는 등, 분위기는 꽤 좋았다. 하지만 이 보겔 박사를 잡아두게 되면서 문제가 꼬인다. 미국과 연락해 진행될 사항이 취소가 되면서 또 이스라엘 정부의 송환이 늦춰지면서 이들이 보겔 박사를 포로로 잡아 감시하는 일에 서서히 지쳐간다. 한 사람씩 돌아가며 그를 지키고 밥을 먹이고 심지어 화장실까지 챙기는 상황이 반복되며 서로에게 짜증이 솟구친다.

더군다나 이 보겔 박사는 아주 악마주의적 인물로, 사람 좋게 대하다가도 여기 유태인 요원들을 상대로 과거 사실을 들춰내 속을 박박 긁어내며 이들을 열받게 한다. 극 중에서 '비르케나우 수용소의 도살자'로 나온 '보겔'은 아마도 실존인물 '요제프 맹겔레'를 룰모델로 삼은 게 아닐 정도로 그 싱크로율은 맞아 떨어진다. 그러면서 그 보겔은 '너희 민족성은 의외로 약해서 4명이 수천 명을 가스실로 끌고가도 꼼짝도 못해 다들 죽은 거라는' 등 특히 데이빗(샘 워싱턴) 상대로 심리전을 펼친다. 이에 격분한 데이빗이 보겔을 반 죽여놓듯 패는데.. 이렇게 이들이 보겔에게 지쳐가는 사이, 레이첼이 또 다시 감시 업무를 보던  날, 보겔이 도망가는 사고가 벌어진다. 너무 급작스런 상황에 그녀는 온몸으로 그를 잡으려다 얼굴에 상처까지 입으며 이 사건은 그렇게 일단락된다.

그렇다면 보겔은 죽은 것일까? 아니면 살아서 처단이 안 된 것일까..
당시 상황에서 과연, 30년이 지난 그 세 명의 요원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는 것일까?


(젊은 레이첼 요원 역에 '제시카 차스타인'과 늙은 레이첼 역에 '헬렌 미렌', 둘의 싱크와 호연이 빛났다.)

'언피니시드', 오락적 첩보 스릴러가 아닌 리얼리티를 살린 그들의 고뇌극..

이렇게 영화는 '나치 전범'에 대한 처단을 다루고 있는 첩보 스릴러물이다. 하지만 완벽한 스릴러라고 보기엔 영화는 한 편의 드라마 같은 느낌이 다분하다. 액션도 그렇게 많지 않거니와, 이들 세 명이 이스라엘 특공무술인 '크라브마가'를 서로가 연마하는 모습이나, 보겔 박사를 빼내는 과정에서 몇 번의 총질이 있을 뿐, 그렇게 임팩트하지 않다. 그래서 그런가, 이런 점 때문에 더욱 와 닿는 현실감이 있다. 절대 위장과 포장되지 않은 60년대 요원들의 모습에서 때론 인간적인 면모까지 보게 된다. 그것은 30년이 흘러 이젠 늙어버린 그들의 모습에서도 더욱 그러한데, 자신들이 처단했다고 아니, 처단된 것으로 믿고서 행동해온 이들에게 옥죈 진실과 거짓 사이에서 영화는 포커스를 맞춘다. 그것이 바로 리얼리티를 살린 요원들의 고뇌인 것인데, 그런 역에 세 명의 연기자는 호연을 펼쳤다.

젊은 미모와 실력까지 겸비한 여성 '레이첼' 요원으로 분전한 '제시카 차스타인', 그녀의 차가우면서도 이지적인 모습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고, 30년이 흘러서 노년의 레이첼 요원 역에는 '헬렌 미렌' 할매가 나와 호연을 펼쳤다. 얼마 전 '레드'에서도 그렇게 보여주더니, 여기서도 나름 첩보 액션을 선보였다. 그러면서 과거 보겔 박사를 찾는 과정에서 두 남자 요원 사이에서 고뇌하는 모습까지, 역시 연기파 배우에 걸맞은 관록의 모습을 보였다. 이와 함께 젊은 데이빗 요원으로 나선 '샘 워싱턴'의 패기와 심도있는 연기는 '아바타'와 '타이탄' 이후 그의 색다른 연기를 볼 수 있었고, 스테판 요원 역에 그 중년 남자는 물론, 특히 나치 전범 '보겔' 박사로 분전한 '제스퍼 크리스텐슨'의 연기는 아주 임팩트하게 볼만했다. 이들에게 잡혀 그렇게 고생하는 모습이 아주 리얼할 정도로, 그도 호연을 펼쳤다.

이렇듯 영화는 세 명의 요원들 캐릭터에 중점을 맞추며 전개되는 첩보물이다. 물론 이게 영화적으로 포팅된 첩보 오락무비는 절대 아니다. 다소 초반은 심심하게 나서지만, 중반 전후로 해서 몰입감 좋게 지켜보게 하는 일종의 드라마성 첩보물이다. 그러면서 이들의 과거와 현재를 수시로 교차 편집해 중복된 화면 연출로 사건의 당위와 개연에 초점을 맞춰 꽤 짜임새를 드러내고 있다. 그래서 이 영화는 현실감이 살아있는 리얼리티가 고스란히 배어있는 첩보물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진중하고 묵직하다. 그냥 가볍게 볼만한 첩보물은 아니고 무언가 울림이 있고 흡인력이 좋은 영화이자, 자신들이 만든 진실과 거짓 사이에서 고뇌하는 요원들의 모습을 통해서 자의식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마지막이 좀 허망하게 마무린 된 느낌이지만, 그래도 이렇게 헐리웃에서 첩보를 오락이 아닌 메시지화 시키는 모양새는 꽤 그럴싸해 보이며 나름 성공적인 느낌이 든다. 

영화 '언피니시드', 원제는 'Debt' 이지만.. 결국 이들의 그 빚은 끝나지 않은 채 계속 된 것이다.


예고편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73117&mid=16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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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엠 넘버 포 2 - 생명을 주관하는 소녀, 넘버 세븐 로리언레거시 시리즈 2
피타커스 로어 지음, 이수영 옮김 / 세계사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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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SF 장르 만큼이나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야기도 없지 않을까.. 그것이 책이든 드라마든 또 영화든, 무한의 상상력으로 펼쳐내는 그 가공의 세계는 사람들의 마음과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나온 '아이 엠 넘버 포 2'라는 SF 소설도 그렇다. 물론 나온지는 좀 됐지만, 이쪽에 관심이 있는 이라면 이 책의 1권은 이미 출간됐고, 올 초에 영화로도 개봉된 것을 알고 있다. 다만 영화는 화제만 되었지, 크게 인기를 못 끌었던 것도 사실. 하지만 책은 조금 성격이 다르다. 영화가 한정돼서 그려내지 못하는 부분까지 독자들의 상상력으로 풀어내며 그 SF 세계로 안내한다. 그리고 이들의 이야기는 이른바 계속된다. 총 6부작으로 기획됐고, 그 중 국내에 출간된 2번째 이야기가 바로 <아이 엠 넘버 포 2> '생명을 주관하는 소녀, 넘버 세븐' 이다.



먼저 1권의 내용을 간략히 정리하면 이렇다. 저기 지구 밖 외계행성 중 하나인 로리언에서 전투가 벌어지자, 미래를 책임지고자 도망쳐 온 아홉 명의 아이들이 지구로 와 숨어서 살고 있는 이때, 이들을 순서대로 죽이려는 모가도어인의 공격이 가해지며 이중 앞에 셋이 죽고 넘버 포 차례가 도래한다. 이미 10대 고딩으로 자란 '존 스미스'라는 소년은 자신을 보호하는 가드 '헨리'와 함께 지낸다. 자신의 레거시 초능력을 키우며, 학교에서 여친 '세라'도 사귀고 학구파적인 '샘'도 알게 된다. 그러면서 시시각각 적이 공격해 오는 가운데, 섹시한 넘버 식스녀를 만나고, 결국 학교를 잿더미로 만드는 가열한 전투를 벌이며 이들의 전투는 서막을 알린다. 그 와중에 가드 헨리는 죽었고, 이들 셋은 또 다른 여정을 떠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1권의 주요 줄거리다.

그러면서 2권은 바로 이들 셋의 이야기로 곧바로 이어진다. 그 가열한 전투에서 살아남은 이들은 미국 전역에 수배령이 때려친 채 이른바 도망자 신세가 된다. 샘과 넘버 포 존, 그리고 식스녀와 변신 애완견 버니코사, 이렇게 이들의 험난한 여정이 전개된다. FBI의 법망을 피해 다녀야 하고, 시시각각 암습해 오는 모가도어인의 공격도 피해야 한다. 그러면서 이들 셋의 우정은 깊어만 가면서, 특히 넘버 포가 식스녀에게 묘한 사랑의 감정을 품으며 괴로워한다. 난 지구녀 세라를 좋아하는데, 이러면 안 되는데.. 모드다. 이렇게 이들의 여정이 펼쳐지는 가운데, 다른 쪽 이야기가 교차로 진행된다.

바로 2권의 실질적인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넘버 세븐 '마리나' 소녀가 등장한다. 17살의 그녀는 스페인의 어느 깊은 산골에 있는 수녀원에 오랫동안 숨어 살아온 로리언인이다. 가드 '아델리나'와 신분을 숨긴 채 살고 있지만, 그녀는 18살이 되던 해에 이곳 수녀원을 벗어나기로 마음 먹는다. 그전까지는 고리타분하고 규율에 얽매힌 수녀원 생활이 그려진다. 그러면서 그녀 또한 자신의 레거시를 키우며 알게 된다. 그녀는 불꽃슟 같은 에네르기가 아닌 생명을 주관하는 소녀답게 죽은 자도 살려내는, 아니 그것보다는 염력은 물론 아픈 상처를 아물게 하고, 물속에서 숨 쉴 수 있고, 죽어가는 식물도 살릴 수 있는 다방면에 능통한 초능력자다. 그리고 이런 마리나 옆에 8살 전후의 '엘라'가 붙으면서 이야기가 흥미롭게 진행된다.

이렇게 저쪽 넘버 포 일행의 로드 무비식 여정과 여기 수녀원의 넘버 세븐 마리나 일행의 이야기가 매 장마다 따로 전개되며 이들의 일치점을 찾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이들의 공통분모인 '로리언 함', 이것을 얻는 자 초능력 충만의 레거시를 얻을지니, 각기 자신의 함을 찾기에 나선다. 그러면서 모가도어인의 공격을 받는 등, 그런 그림은 계속된다. 결국, 존 일행은 모가도어 인이 우글대는 동굴 속 소굴을 알아내고 식스녀는 스페인으로 세븐을 찾으러 간다. 그리고 세븐 일행은 급기야 수녀원을 탈출해 그곳을 쑥대밭으로 만든 모가도어의 공격을 피해 어느 호숫가로 가 대격전을 벌인다. 각종 괴이한 괴수들의 공격을 받는 등, 제대로 그림이 펼쳐진다. 그것은 샘과 존도 마찬가지다. 그들의 동굴 아지트에서 생과사를 넘나드는 전투를 치르며 넘버 나인까지 만나게 되는데..


(2가 나온다면, 넘버 세븐 '마리나' 소녀 역에 '다코타 패닝' 추천..)

SF 소설 '아이 엠 넘버 포 2', 상상과 재미의 '로리언 레거시'는 계속된다.

그렇다면 이들의 모험은 어떻게 됐을까.. 각기 다른 곳에서 적을 어렵게 물리치며 일단락된 이 상황에서 앞으로 이들의 이야기는 어떻게 전개될까.. 그것은 다음 권에서 이어진다고 이야기 끝에 언급하고 있다. 이렇게 이번 소설 '아이 엠 넘버 포 2'는 이들 행성의 이름 '로리언'을 따온 '로리언 레거시' 시리즈 중 하나로, 1권 보다는 확실히 재미면에서 낫다. 개인적으론 다른 사정이 있어 읽는 걸 중단하느냐 시간이 걸렸지만, 1권이 꽤 학원물스럽게 진행되며 답답한 이야기를 보였다면, 여기 2권은 넘버 포와 넘버 세븐 두 캐릭터의 이야기를 따로 진행하며 눈길을 사로 잡고 있다. 이번 장이 존 이야기면 다음 장은 마리나 이야기인 그런 식이다. 그러면서 이들이 '언제 만날까'하는 호기심을 유발한다.

1편에 이어 여기서도 주인공인 존 쪽의 로드무드식 여정의 이야기도 볼만하게 진행되고, 마리나 쪽 수녀원 쪽 이야기도 재밌게 진행된다. 그래서 나름 스피드하면서도 몰입감을 주긴 하지만 내용이 좀 중구난방 식으로 전개되는 모양새가 있다. 각기 다른 파트를 맡아서 진행이 되다보니, 이것이 캐릭터간 잘 어울려 보이지 않는 흐름이 있다. 그런 아쉬움은 막판에 가열하면서 판타지한 전투를 통해서 상쇄를 시키지만, 이것은 SF 장르가 기본 갖추어할 그림으로 봐야 할 것이다.

아무튼 여러가지 사정으로 읽는 데, 시간이 걸렸지만 분명 재미난 SF 소설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면서 저번에도 포스팅 했다시피, 이번 2권의 주인공인 넘버 세븐의 소녀 '마리나'는 누가 좋을까? 계속 생각하게 만든다. 암만 봐도 94년생 '다코타 패닝'이 제격이 아닐까 싶다. 1편에 이어 영화로 제작된다면 무언가 신비스러우면서도 매력적인 그녀가 제일 잘 어울려 보인다. 그외 '엠마 왓슨'이나 '클레이 모레츠' 등도 물망에 올랐지만.. 어쨌든 1편에 이어 영화로도 제작되길 기대하며, 여기 책처럼 '로리언 레거시' 시리즈 이야기는 계속될 것이다.

그나저나 넘버 아이들 중에 이제 누구만 찾으면 되지? 보자, 안 나온 친구들이 누가 있었더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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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브덕션 - Abdu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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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논스톱 액션 블록버스터'라 명명된 영화가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그런데 정작 주목을 끈 거 주인공 '테일러 로트너'라는 청년 때문이다. 그가 누구던가? 뱀파이어와 늑대인간 사이에서 벨라 처자를 두고 별나게 각축전을 벌였던 하이틴 로맨스 판타지물 '트와일라잇' 시리즈가 나은 조연급 스타로 떠오른 배우다. 당시 상의실종으로 활보하며 식스팩을 자랑하던 그는 그 이후로 말 그대로 짐승남이 되버렸다. 그래, 몸 좋은 거 인정한다. 92년생으로 그땐 10대였고, 지금은 갓 20살이 된 앳된 청년이다. 그래서 그런가, 짐승남이라는 닉네임에 걸맞게 몸짱 하나 믿고 첫 주연을 맡은 액션 무비가 '어브덕션'이다. 뜻대로면 유괴 or 납치 ? 아니면 무슨 뜻?

아무튼 제목만 봐서는 얼핏 무슨 영화인지 감이 안 잡힐 수도 있지만, 포스터나 그가 건물 창문벽을 타고 내려오는 걸 보면 액션 영화임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얼마나 가열하게 액션의 중심에서 마음껏 활보하며 보여줄지 기대가 되기 마련이다.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서막을 열었던 '존 싱글톤' 감독이 연출했고, '엑스맨' '본' 시리즈의 제작진이 가세해서 만들어진 영화라는 홍보 또한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막상 뚜겅을 열어보니 설익은 액션 영화를 보듯, 그 유명한 '본'시리즈를 따라 하려다 만 하이틴 첩보물에 지나지 않음을 보게 된다. 실제 나이 20살에 맞게 포팅돼서 그런지, 그는 주인공임에도 불구하고 성인스런 연기 대신 여친과 도망가기에 급급한 추격전만을 남겼다. 물론 마지막에는 적을 유인해 일망타진 할려고 했지만.. 그마저도..

그렇다면 이 영화는 무슨 내용일까.. 먼저 시놉시스는 이렇다.

논스톱 액션 블록버스터, 짐승액션 대폭발!
나의 모든 삶은 조작되었다. 거대한 음모를 향한 그의 대반격이 시작된다!

우연히 실종자 프로그램 사이트에서 자신의 사진을 발견하게 된 네이슨(테일러 로트너)은 자신의 모든 삶이 거짓이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 때, 그를 제거하기 위해 의문의 남자들이 들이 닥치고, 급기야 가족들이 몰살당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정체불명의 거대 조직의 추격 속에 CIA 역시 그를 뒤쫓기 시작하고, 네이슨은 자신의 존재가 국가적 음모와 연관이 있음을 직감한다. 마침내, 지금까지 자신의 모든 삶이 조작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 네이슨은 쫓고 쫓기는 숨막히는 대결 속에 목숨을 건 대반격을 시작한다!



(액션의 중심에 서지 못하고 여친과 도망가기에 급급한 '테일러 로트너', 그래서 여친은 개고생?!)

시놉시스를 보듯이, 내용은 사실 기존의 첩보물과 거의 흡사하다. 평범한 일상에 찾아든 의문스런 요원들의 습격, 그 자리에서 부모님은 살해되고 주인공 남자는 이유도 모른 채 여친과 도망간다. 그러면서 계속 자신을 잡을려는 세력으로 인해 그는 궁지로 몰리고, 서서히 자신의 정체를 알게 된다. 물론 추격전 와중에도 살아 남기 위해서 액션은 기본이다. 그리고 종국엔 적을 물리치고 여친과 행복하게 살게 됐다는 이야기.. '내가 쫓기는가'에서 시작돼 자신의 정체를 알고 나서 그들과 맞서 싸우는 플롯, 과거 유명한 첩보물 '본'시리즈도 그랬다. 그런데 여기 '어브덕션'은 그런 '본'시리즈와는 다르게 임팩트가 없다. 아니 없는 게 아니라, 걸리적 거리는 여친을 데리고 다녀서 그런지, 꽤 하이틴스럽게 전개가 된다. 그 소녀는 그냥 집으로 돌아갈 것이지, 왜 이리 쫓아다니며 개고생하고 민폐를 끼치는지.. 아직 어린 친구들이라 붙어 있는 게 좋은 가 보다. ㅎ

나름 착하게 살아온 10대 고딩 청년 네이슨, 그는 오늘도 학교와 집 그리고 파티로 일상을 지낸다. 그러다 학교 숙제로 다시 만나게 된 전 여친과 홈워크를 하던 중에, 우연히 인터넷에서 실종자 프로그램 사이트를 통해서 자신의 과거를 알게 된다. 자신은 버려진 아이였고, 지금의 양부모가 이렇게 키워온 사실에 깜놀한다. 바로 정체성의 혼란을 겪으며 집을 나갈려고 한다. 하지만 그 프로그램에 접속한 순간 그의 위치는 발각돼 정체 모를 요원들의 습격을 받아 부모님이 죽고, 그마저도 살해의 위협을 받는다. 이때부터 여친과 도망가기에 바쁘다. 산 건너서 바다 건너서 아니, 숲속으로 도망치고 하룻밤 풍찬노숙도 하는 등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런데 이들을 쫓는 게 그런 요원들 이외에 미국 CIA 요원들까지 가세해 네이슨을 잡을려고 한다.

도대체 그가 무엇이길래, 이런 난리부루스를 치며 잡을려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친부모의 전력 때문에 그렇다. 특히 그의 친아버지가 전세계 '탑클래스5' 안에 드는 알아주는 요원이었는데, 25명의 이름들이 암호화된 무슨 기밀 디지털 정보를 가지고 있었던 거. 즉 이것을 빼앗을려고 세르비아 계열의 그 요원들과 CIA 국장까지 그를 찾게 된 것이다. 이게 다 어찌보면 친아비를 잘못 만난 덕택이다. 그러니 그는 이유도 모른 채 여친과 도망가다 기차 안에서 죽을 고생하며 액션도 하고, 마지막에는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홈구장에서도 다리를 삐긋하는 액션까지 선보인다. 그렇다면 그는 그 디지털 정보를 넘겨주고 무사히 살았을까.. 도대체 그것이 무엇이길래, 이렇게 도망치며 액션을 선보인 것일까.. 참, 마지막도 시시한 게 액션에 갈무리치곤 때꾼해 보인다.


(얼추 과거 본 시리즈의 젊은 '맷 데이먼'처럼 보이는 '테일러 로트너')

'테일러 로트너'의 첫 주연 액션무비 '어브덕션', 하이틴스럽게 설익은 첩보물

이렇게 영화는 분명 가열한 액션 영화 임에도 불구하고, 사실 액션으로 점철된 영화는 아니다. 식스팩을 자랑하는 짐승남이 보여준 액션은 고작 양아버지와 격투기를 한 것과 기차에서 가열한 육박전이 기억에 남고 나머진 도망치기에 급급했다. 그것도 걸리적 거리는 여친을 데리고 말이다. 그래서 그런가 이 영화는 꽤 하이틴스럽게 포장됐다. 완벽한 성인 액션물 보다는 10대 소년소녀의 모습에 초점을 맞추며 이들의 추격전을 그렸다. 그렇다고 그 추격이 긴박감 있게 진행돼 보이지도 않는다. 무언가 몰입감에 긴장감이라곤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때꾼해 보인다. 그러다보니, 영화는 그 규모나 스케일에 걸맞지 않게 꽤 작아 보인다. 액션 블록버스터는 무슨.. 그냥 TV 드라마용에 걸맞은 그림들이다. 더군다나 이야기 전개에 있어서도 두 남녀가 도망치는 와중에도 하이틴 로맨스는 잊지 않고 집어넣는다. 기차에서 그런 딥키스라니..

그래도 볼만한 건 있다. 주인공 '테일러 로트너'를 뺀 여친으로 나왔던 처자가 기럭지는 짧지만 나름 귀여우면서도 섹시해 보이는 게, 마치 미드 '히어로즈'에서 클레어 역을 맡은 '헤이든 파네티어'를 보는 듯 눈길이 계속 갔다. 그리고 이들 주인공을 몰래 도와준 정신과 박사로 나왔지만 아줌마 요원이었던 '시고니 위버'의 아우라는 좋았다. 대신 짧게 나와서 아쉽지만, 자신의 차에서 그들을 도망치게 할려는 카운트다운의 긴박감은 좋았다. 그외 CIA 국장은 어디 스파이더맨 시리즈에서 악역으로 나왔던 것 같고, 세르비아 계열의 그 악당 대장의 포스도 나름 좋았다. 하지만 중요한 건 역시 주인공 '테일러 로트너'다. 트와일라잇 시리즈로 일약 스타덤에 올라 이렇게 첫 주연의 액션 영화를 찍었지만, 기대에 많이 못 미친 결과를 보였다.

마치 '본'시리즈의 아류작 아니 이것저것 모양새를 따오며,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한 청년의 첩보 액션이 설익은 과일을 맛보듯, 시큼하기만 하다. 그렇다고 엉성한 것 보다는, 임팩트한 요소는 많이 부족하고 그냥 소소한 정도에 머무른 액션 영화가 아니었나 싶다. 마지막에 하이틴스럽게 갈무리 된 것도 그렇고, 이래저래 액션 블록버스터라 하기엔 많이 부족한 영화라 할 수 있다. 물론 첫 술에 배부를 순 없고 이제 20살이 된 '테일러 로트너', 잠재력은 분명 보인다. 하지만 연기력을 좀더 키우고 리얼 액션을 좀더 가다듬으면 차세대 액션 스타로 대성할지도 모른다. 왜 극 중에서 자신도 언급하지 않았는가.. 제이슨 스태덤, 맷 데이먼.. 얼굴과 몸매는 액션 스타의 자질은 보이지만, 아직은 배우로써 모습은 더 노력해야 할 것이다. ~


예고편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77147&mid=160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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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뢰인 - The Client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영화에서 스릴러 장르가 가지는 근원적인 재미는 언제나 관객들의 주목을 끌기에 용이하다. 그것이 액션이든 판타지든 스릴러적인 요소가 들어가면 이른바 게임을 푸는 방식에 접근하며 사건 해결에 동참을 시키기 때문인데, 특히나 어떤 범죄자 즉 범인을 잡아내는 거라면 그 스릴러적 재미는 더욱 배가 된다. 어느 정도 예상이 되는가 싶으면서도 그 예상을 뒤엎는 마지막에 반전이 있다던가, 아니면 반전이 없어도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상당한 몰입감을 제공하며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한다면 영화가 그려내는 스릴러 장르는 가히 성공적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이 보통 액션이 가미된 잔혹한 범죄 스릴러의 경우가 그러한데, 하지만 이번에 나온 한국영화 '의뢰인'은 잔혹한 범죄 스릴러가 아니다. 아니 잔혹하기 보다는 그냥 드라마에 가까운 느낌이다.

이것은 '대한민국 최초 본격 법정 스릴러'라는 문구 때문이라도 의외로 밝은? 편이다. 말 그대로 검사와 변호사의 치밀한 법정 공방을 다루고 있기에, 영화 자체가 그렇게 어둡지 않다. 대한민국의 법정이 그렇게 어두운 곳도 아니기에.. 실제로 영화상에서도 그려낸 법정은 고품격의 재판장을 보듯 세트가 참 샤방샤방하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인물이기도 한 주인공은 살인을 저질렀다고 의심받는 피의자로써 양쪽의 변론의 중심에 서서 그를 주목하지만, 그렇게 임팩트하게 나서지 않는다. 마지막 증언석에서 회한의 눈물을 쏟아내지만, 그의 범죄 행각에 대해서 다른 범죄 스릴러처럼 초점을 맞추지는 않는다. 그래서 그런가, 이 영화 '의뢰인'은 꽤 심심하면서도 드라마적으로 포팅돼 눈길을 끌고 있다. 즉 강도가 세지 않은 스릴러, 하지만 끝까지 지켜보게 만드는 스릴러 '의뢰인'.. 이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피로 물든 침대, 사라진 시체, 그리고 살인 혐의.. 재판이 끝나기 전까진 누구도 믿을 수 없다!

시체 없는 살인사건, 그러나 명백한 정황으로 붙잡힌 용의자는 피살자의 남편 한철민(장혁). 여기에 투입된 변호사 강성희(하정우)와 검사 안민호(박희순)의 치열한 공방과 배심원을 놓고 벌이는 그들의 최후 반론. 어떤 결말도 예상할 수 없는 치열한 법정 대결, 이제 당신을 배심원으로 초대한다!



사실 영화의 시놉시스를 보듯이 내용은 별거 없다. '피로 물든 침대, 사라진 시체, 그리고 살인 혐의'라는 문구 하나만으로 이 이야기의 주제와 소재는 끝났다. 한 여자가 살해됐고 그 살인범으로 몰린 용의자 남편, 그 사람의 변호를 맡은 변호사와 어떻게든 그 용의자의 유죄를 입증하려는 검사, 이 세 명의 불꽃튀는? 두뇌 게임을 다룬 영화인 것이다. 마치 일본 추리소설의 대표적인 인기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 등에서도 많이 차용된 스토리 중 하나다. 아내가 죽고 그 범인으로 몰린 남편, 아니면 반대로 남편이 죽거나 범인으로 몰린 아내, 이런 식의 플롯에다 용의자 알리바이는 완벽해 범죄를 입증하지 못한다. 바로 영화 '의뢰인'도 딱 그 케이스다. 심증은 있으돼 물증은 없고, 오로지 정황증거 만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며 범인을 밝혀내는 거..

어느 날 새벽의 뒤늦은 귀가, 한철민이라는 남자는 부인이 죽은 소식을 접하게 된다. 아파트가 경찰차와 응급차로 뒤범벅인 현장에서 그는 현행범으로 곧바로 체포된다. 그가 아내를 죽였다는 거. 그는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은 채 수갑을 찬다. 그리고 이 사건은 사회적인 이슈로 떠오른다. 확실한 물증은 없어도, 여러가지 정황증거 만으로도 한철민은 확신범으로 몰린다. 그 증거라는 게, '치사량에 달하는 3리터의 피가 흐른 침대', '크기가 다르게 타 들어간 다섯 개의 양초', ' 지문이 없는 용의자의 열 손가락' 등, 사건 발생 시간의 추정과 동선이 한철민의 그날 행적과 거의 흡사에 빼도 박도 못한다며 그를 살인범으로 체포한 것이다. 이에 정의와 신념으로 가득찬 아니, 좀 날나리끼가 있어 보이는 '왓어맨'? 같은 포즈를 자주 보이는 강성희(하정우) 변호사가 이 사건을 맡는다.


(법정에 선 피고인 한철민과 그의 변호를 맡은 강성희 변호사, 둘의 조합은 어울려 보인다.)

거의 유죄가 확실시 되지만, 피고인측의 변호는 어떻게든 판결은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는 신념하에 사건을 재조사 하기에 이른다. 정말로 한철민이 부인을 살해했는지에 대한 동기부터 그날 새벽에 출장차 홍천에 다녀온 경위와 그 과정에서 일어난 경미한 교통사고까지, 나름 애쓰며 강 변호사는 친한 선배이자 사건 브로커 성동일에게 갖가지 조사를 맡긴다. 물론 옆에서 열혈 사무장으로 분전한 김성령도 한몫하며 이들은 팀웍을 자랑한다. 그런데 결정적으로 그날 사건 현장의 엘리베이터를 담은 CCTV 확보가 안 되면서 난관에 봉착한다. 의도적으로 저쪽 검찰에서 그것을 빼돌렸다는 것이 의심되는 가운데, 강 변호사 쪽은 검찰을 압박하기에 이른다. 급기야 사무장이 나서서 형사를 매수해 그 증거자료를 입수했지만 그런 자료가 이미 없어지고 허탕..

한편, 검찰 쪽도 마찬가지다. 저쪽 강변이 한씨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서 갖은 애를 쓰자, 꽤 난처해하며 변호쪽 변론에 위해를 가한다. 나름 사회정의구현에 앞장서 왔다는 안 검사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검찰의 위상을 찾는데 심혈을 기울인다. 더군다나 이번에 용의자 한철민은 과거 서북지역 부녀자 성폭행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잡혔다가, 3일 만에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난 전력이 있던 자이기에 더욱 그를 확신범으로 확신한다. 그러면서 과거 그 사건으로 옷을 벗게 된 형사 하나를 한철민에게 붙혀 미행케해 그를 어떻게든 잡을려고 했는데, 이렇게 아내 살해 용의자로써 그를 다시 대면하게 된 거. 어쨌든 한씨를 사이에 두고 변호측과 검찰측의 법정 공방이 중반 이후 나름 밀도감 있게 펼쳐진다. 실제 법정보다 더 치밀한 영화적 대사들을 치며 눈길을 끄는데..

그렇다면 정말로 한철민은 자신이 사랑했던 아내를 죽였을까.. 안 죽였을까..
그것이 이 영화의 최대의 관건인 셈이다. 하지만 예측은 가능하다. 정말 진범은 누구일까.. ㅎ


(검찰과 살인 용의자 그리고 변호사 역의 캐릭터들, 박희순 장혁 하정우가 호연을 펼쳤다.)

'의뢰인' 한국형 법정 스릴러로써 의미나 시도는 좋았지만, 반타작에 그치다.

이렇게 영화는 자칭 '대한민국 최초의 법정 스릴러'라는 장르를 개척했다는 모양새로 나온 스릴러 영화다. 그런데 그간에 잔혹한 범죄 스릴러의 양상이 아니라, 이미 용의자는 잡혔고, 그런 그의 유무죄를 밝혀내는 게 관건인 영화가 바로 '의뢰인'이다. 즉 그가 계속 범행을 저지르고 법망을 피해다니며 그를 잡기 위해서 혈안이 되는 구도가 아니라, 그를 법정에 세워서 준엄한 법의 심판을 받게 만드는 게 주요 관람 포인트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영화는 미국 등에서는 이미 익숙한 법정제도, 우리나라에서는 2008년부터 시행된 국민배심제도를 활용해 일반인을 그 법정에 참가시켜 관객들을 그 배심원으로 초대하며 영화를 지켜보게 만든다. 즉 범인이 맞느냐 아니냐를 직접 맞춰보라는 식인데, 그래서 영화는 다소 외국스런 분위기가 풍긴다. 그러면서 우리의 법정도 꽤 심플하게 나름 모양새가 나온다는 설정을 보여주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영화는 영화일 뿐.. ;;

그것은 여기 주인공 세 명의 남자 캐릭터도 그렇다. 물론 현실감있는 배역이긴 하지만, 날라리끼가 다분하면서도 때로는 '왓어맨' 같은 포즈는 거슬리게, 자신의 일에 확고한 신념으로 무장한 하정우는 변호사로 분전해 그간에 '추격자'나 '황해'에서 그런 거기시한 이미지를 씻는데 나름 성공한 듯 보인다. 박희순의 검찰 역도 독특하면서도 깐깐한 그의 목소리 만큼이나 빠릿한 검찰 역에 잘 어울렸다. 여기에 살인 용의자로 몰린 장혁의 호연도 볼만했던 게, 중반까지 거의 무표정에 말 한마디 없는 모습과 마지막 법정에서 쏟아낸 최후 진술은 주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변호인과 검찰, 이들이 법정에서 쏟아내는 변론 등의 언변을 듣고 있자니, 꽤 영화적으로 포팅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딱딱 짜맞추듯, 정황 증거만으로 교과서적인 변론만 하는 게 눈에 거슬린다.

더군다나 이야기 전개 즉, 사건의 진실을 밝혀내기까지 과정이 그렇게 촘촘해 보이지 않는다. 마지막 급작스런 반전도 다소 전달력이 떨어지는 등, 그 어떤 임팩트한 스릴러적 쾌감을 사기엔 부족해 보인다. 그래도 영화는 한국 최초 본격 법정 스릴러를 표방한 것처럼, 그 모양새나 분위기는 꽤 그럴싸하게 만들어냈다. 그것은 얼마 전 개봉해서 개인적으로 잘 봤던 '매튜 매커너히' 주연의 법정 스릴러 영화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처럼 완벽한 느낌을 주진 않았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듯이 나름 이 정도면 괜찮은 한국형 법정 스릴러 영화가 아니었나 싶다. 하지만 역시나 범인의 유무죄를 결정짓는 진범을 잡는 과정이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아쉬운 건 사실. 개인적으로 '히가시노 게이고' 스타일의 일본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입장에서, 이 영화는 시작하자마자 이미 결론은 난 것이다. 무언가 반전을 기대했지만, 역시 반전의 무리수는 어려운 것일까..

'의뢰인', 성공작 보다는 그나마 반타작에 그친 법정 스릴러라 보고 싶다. ~


예고편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75395&mid=15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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