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작가 조지 오웰(George Orwell, 1903~1950)하면 딱 떠오르는 문학 작품으로 <동물농장>이 생각난다. 정치우화 풍자의 고전으로 불리는 그 작품은 '조지 오웰'을 전 세계인에게 알리며 지금도 무수히 회자되는 작품이다. 아이들 책부터 어른들 책까지 말이다. 하지만 조금만 아는 이라면 그 '동물농장'(1945)은 그의 생애 마지막 즈음에 쓴 작품임을 알게 된다. 물론, 마지막 작품은 1948년 발간된 디스토피아 세계를 풍자한 억압과 통제의 진수를 보여준 '빅 브라더'가 지배하는 세상을 그린 <1984>다. 이 '1984' 역시 지금도 회자될 정도로 한 개인 아니, 그 사회가 어떻게 지배되고 억압적으로 운영되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고전이다. 이렇게 조지 오웰하면 '동물농장'과 '1984'를 떠올리게 되는데, 그렇다면 그는 어떤 인물이었고 어떤 작품들이 있었는지 간단히 살펴보자.



'동물농장'의 조지 오웰, 그는 누구인가?

조지 오웰(George Orwell, 1903~1950)은 에릭 아서 블레어가 본명이며, 조지 오웰은 필명이다. 1903년 부모가 인도 주재 영국 공관에 있던 시절 출생했다. 영국의 이튼학교(사립학교)에서 공부한 후 미얀마의 인도 왕립 경찰에서 대영제국의 경찰간부로서 식민지 버마에서 근무했다(1922~1927). 이 경험을 토대로 소설을 쓰게 된다. 『버마 시절』이 바로 그 작품이며, "고약한 양심의 가책" 때문에 경찰직을 사직한 뒤, 이후 본격적으로 작가 활동을 시작한다. 자발적으로 파리와 런던의 하층 계급의 세계에 뛰어들고, 그 체험을 바탕으로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생활』(1933)을 발표한다.

1936년은 오웰에게 중요한 의미를 지닌 해인데, 그해 잉글랜드 북부 탄광촌을 취재하여 탄광 노동자의 생활과 삶의 조건 등을 담은 『위건 부두로 가는 길』(1937)을 썼고, 1936년 스페인내전이 터지자 인민전선 정부를 위해 싸웠고 이를 계기로 '정치적 글쓰기'의 성향이 뚜렷해진다. 바로 스페인에 프랑코의 파시즘이 발흥하자, 공화국편 민병대 소속으로 스페인내전에 참전하여 그 경험을 기록한 『카탈로니아 찬가』(1938)를 펴내면서, 자신의 예술적·정치적 입장을 정리해 나간다. 이외에도 여러 편의 르포와 소설을 통해 예리한 시대정신을 가진 작가의 면모를 보여 주었고 1945년에는 드디어 러시아혁명과 스탈린에 체제를 풍자한 우화인 『동물농장』을 출간하면서 명성을 얻게 된다. 1950년 1월, 지병인 폐결핵으로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도 『1984』를 완성하면서 전체주의의 위험성을 고발하고자 노력했다.  

이렇게 그는 50년이 안 된 짧은 생애동안 비판적 견지의 삶을 주시하며 임팩트한 작품을 다수 남겼다. 그중 강호가 읽어 본 것은 대표작인 <동물농장>과 <1984> 그리고 <위건 부두로 가는 길> 이렇게 세 편이다. 또 저번에 켈렉해놓고 못 읽은 작품중에는 <버마 시절>,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 ,<카탈로니아 찬가>가 있다. 그리고 이번에 이렇게 <나는 왜 쓰는가>를 컬렉했다. <위건 부두로 가는 길>을 출간한 '한겨레출판'에서 나온 조지 오웰과 관련된 두 번째 책이다. 책 값도 18,000원으로 비싼편이라, YES24상품권으로 컬렉하게 됐다. 그렇다면 이 책 <나는 왜 쓰는가>는 무슨 책일까? 떡하니 표지에 붙은 것을 보면 조지 오웰의 에세이임을 알 수 있다.



 '나는 왜 쓰는가', 조지 오웰의 모든 것을 담다.

그렇다. 이 책은 조지 오웰의 에세이 29편을 묶은 책이다. 오웰은 생전에 11권(소설 6권, 르포 3권, 에세이집 2권)의 책을 낸 것 말고도 작가이자 저널리스트로서 생계를 꾸려가기 위해서 당시 오웰은 엄청난 분량의 에세이와 칼럼, 서평을 썼다고 한다. 특히나 그의 에세이는 예리한 통찰, 특유의 유머와 통쾌한 독설로 유명한 작품인데, 그간 소문으로만 혹은 일부 발췌 번역으로만 접할 수 있었던 좀더 풍부한 조지 오웰의 명문들을 한국어 텍스트로 만날 수 있게 '한겨레 출판'에서 이번에 출간된 것이다. 모두 29편의 에세이가 수록되어 있는데, 그 가운데 21편이 국내 초역으로 보기 힘든 레어급의 에세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그래서 이번 에세이 선집은 오웰이 썼던 에세이 가운데 '이한중' 역자가 29편을 뽑아 씌어진 순서대로 엮은 책이다. 조지 오웰이 맨처음 발표한 글인 부랑생활 체험기 '스파이크'에서부터 마지막 집필 원고인 '간디에 대한 소견'까지 오웰이 글을 쓴 순서대로 엮었으며 29편의 에세이를 통해 오웰 삶의 각 국면에 대한 세세한 이해, 정치적 입장, 현실에 대한 작가로서의 태도 등 인간 오웰을 입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소개다. 또한 수록된 적잖은 에세이들이 자전적 요소를 띠고 있는데, 인간에 대한 남다른 깨달음을 얻게 된 사건들, 오웰 자신이 삶의 전환적 순간이라 했던 사건들이 책 곳곳에 담겨져 있다.

특히 이 책의 표제작이기도 한 에세이 '나는 왜 쓰는가'를 통해 오웰은 "어떤 책이든 정치적 편향으로부터 진정으로 자유로울 수는 없다"며 "예술은 정치와 무관해야 한다는 의견 자체가 정치적 태도인 것이다"라고 자신의 명확한 작가적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렇게 본 에세이는 조지 오웰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작품으로서 만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생각과 사상이 오롯이 담겨져 있어 각 장마다 그만의 사유를 통한 고찰과 성찰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에세이는 의미가 크다. 그래서 그가 걸어왔던 인습과 관성을 거부해 온 오웰의 삶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이 29편의 에세이집을 통해서.. 깊어가는 이 가을에 지적 사유의 텍스트를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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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라면 아니, 중국 현대문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아Q정전>, <광인일기>의 '루쉰'을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루쉰(1881~1936)은 고인이 된지 오래된 작가로서 그는 그 어떤 상징적 인물로 자리매김한 작가다. 그래서 좀더 대중적으로 현 시대를 같이 살고 있는 중국문학의 작가라면 단연코 강호는 '위화'를 꼽고 싶다. 사실, 중국문학은 일본문학처럼 작품이나 작가가 국내에 많이 알려지진 않았다. 그래서 그 얼마 안되는 작가들 속에 '쑤퉁'도 유명하지만 '위화' 또한 돋보이는 존재로서 국내 팬들과 만나 많은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렇다면 '위화'라는 작가는 어떤 작가일까.. 그를 간단히 정리해 보면 이렇다.



중국 현대문학의 대표적 작가 위화, 그를 읽으면 중국이 보인다.

   
  1960년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서 태어났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때 발치사(拔齒師)로 일했던 그는 1983년 단편소설 「첫번째 기숙사」를 발표하면서 소설가의 길에 들어섰다. 그리고 「십팔 세에 집을 나서 먼 길을 가다」 「세상사는 연기와 같다」 등 실험성 강한 중단편을 잇달아 내놓으며 중국 제3세대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첫 장편소설 『가랑비 속의 외침』으로 새로운 글쓰기를 선보인 위화는 두번째 장편소설 『인생』을 통해 작가로서 확고한 기반을 다졌고, 이 작품은 장이머우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면서 세계적으로 ‘위화 현상’을 일으키는 기폭제가 되었다. 그리고 1996년 출간한 장편소설 『허삼관 매혈기』로 세계 문단의 극찬을 받으며 명실상부한 중국 대표 작가로 자리를 굳혔고, 이후 10년 만에 내놓은 장편소설 『형제』가 또 한차례 세계적인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1998년 이탈리아의 그린차네 카보우르 문학상, 2002년 중국 작가 최초로 제임스 조이스 기금을 받았고, 2004년 미국 반스 앤 노블의 신인작가상과 프랑스 문학예술 훈장을 수상했다.    
   



이렇게 그는 60년생의 올해 50으로 나름 젊은 측에 속하는 작가다. 하지만 그가 그려낸 작품들의 세계는 젊고 싱싱하지 않은 느낌이다. 도리어 조금은 어두운 면이 있다. 그중에서 강호는 대표적인 인기 작품들중에 <허삼관 매혈기>와 <인생>을 읽으며 중국의 근현대사가 관통하는 그 속에서 한 남자의 가족사가 유머스러운 풍자와 함께 진중하게 우리네 삶의 회한과 아픔을 담아낸 진수를 느꼈던 작품들이었다. 물론 <형제> 3권으로 아직 방점을 못 찍었지만서도.. 아무튼 이런 위화의 작품을 접하고선 잠시 잊고 있었는데, 이번에 국내에 위화의 신작 <4월 3일 사건>이라는 단편집이 나왔다는 소식에 같은 느낌의 (문학동네, 조성웅 역)단편선으로 하나 더 골라서 중고로 두 권을 1.2만원에 컬렉했다. 그럼, 두 권은 어떤 책인지 간단히 소개해 본다.

먼저, <무더운 여름>은 위화가 직접 가려 뽑아 국내에 처음 소개하는 작품들을 묶은 소설집이다. 특히 이 책에 실린 여섯 작품은 위화가 1989년부터 1995년 사이에 쓴 소설들로, 초기 위화 작품에서 보이는 실험적인 경향과 그의 장편소설에서 드러나는 익살스럽고 서사 중심적인 경향이 절묘하게 만나는 지점에 있다는 소개다. 내용들은 두 여자가 한 청년을 사이에 두고 벌이는 해프닝을 다룬 '무더운 여름'을 비롯하여, 한때 잘나갔지만 지금은 퇴물로 전락해버린 한 시인이 12년 전에 받았던 편지를 책 사이에서 우연히 발견하면서 벌어지는 묘한 연애 이야기 '전율', 임신을 매개로 한 어느 부부의 이야기 '다리에서', 현대 중국사회의 한 단면을 담백하게 보여주는 '그들의 아들' 등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또한 이 책 마지막에는 위화 작가가 2002년 쑤저우 대학에서 '나의 문학의 길'이라는 제목으로 강연한 강연문도 함께 실려 있다. 처음 작가의 길로 들어서게 된 계기와 스승이 된 작가와 작품, 오랜 시간에 걸친 자신만의 글쓰기 훈련 과정, 선봉파 작가로 시작해 서서히 작품의 경향이 변모하게 된 이유, 자신에게 있어 문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내용을 담은 강연문으로서.. '위화'라는 작가를 독자들이 보다 자세히 알 수 있는 길라잡이를 제공하고 있다. 아무튼 이제 여름이 아닌 가을로 본격 접어든 시점에서 이 여섯 편의 단편집을 통해서 초기 '위화' 작품을 스타일을 만나보자.

<무더운 여름> & <4월 3일 사건>, 위화를 알 수 있는 단편집

그리고 이번에 문학동네에 신간으로 나온 <4월 3일 사건>.. 순간 우리의 '제주 4.3사건'이 생각나는 순간이다. 하지만 그런 학살의 참극을 부른 사건의 이야기는 아니다. 이 작품 또한 위화가 직접 선정한 중편소설 네 편을 묶은 작으로, 1987년부터 1992년 사이에 쓴 이 작품들은 당시 이십대였던 청년 위화의 과감한 형식 실험과 삶의 근원을 탐구하고자 한 주제의식이 특히 돋보이며.. 인간 내면의 공포와 억압, 인간을 둘러싼 폭력과 죽음을 통해 우리 삶의 근원에 닿고자 한 청년 위화의 전위적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는 소개다. 각 내용은 이렇다.

표제작이기도 한 '4월 3일 사건'은 정체를 알 수 없는 공포와 압박에 시달리는 한 소년의 심리를 세밀하게 묘사한 작품이다. 소년은 자기 주위의 모든 사람들, 친구, 이웃, 심지어 부모까지도 뭔가 자신과 관련된 모종의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강박에 시달린다. 그래서 잔뜩 긴장한 채 모든 사람을 의심한다. 소년이 생각할 때 이 음모가 실행되는 날이 바로 '4월 3일'이다. '여름 태풍'은 예측 불가의 거대한 자연재해와 그에 맞서는 다양한 인간 군상의 모습을 담은 작품이고, '어느 지주의 죽음'은 중일전쟁 시기 한 시골 지주와 그의 아들이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조상'은 머나먼 원시적 존재에 대한 애틋함과 두려움을 아이의 시선으로 그린 작품이라는 소개등이다.

이렇게 위화의 새로운 작품 세계를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는 중편 작품집 <4월 3일 사건>.. 어찌보면 위의 <무더운 여름>과 같이 위화의 초기시절 그가 어떤 작가로서 나아고자 했는지 실험정신이 돋보이는 작품들이 아닌가 싶다. 그것은 최고 인기작으로 구가중인 <허삼관 매혈기>, <인생>, <형제>와는 궤를 달리하는 느낌으로 다가오며.. 전통적 방식의 서사를 추구하지만 밑바닥에 깔고 있는 그 정서를 맛보는 색다른 레시피를 제공하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것은 지금의 '위화'를 있게 한 청년 위화의 전위적 작품으로서 다가올거라 예상하며, 위화를 알고 싶다면 올가을 이 두 권의 단편집을 꼭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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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다 히데오는 '공중그네'다.

국내에서 '오쿠다 히데오' 하면 <공중그네>요, <공중그네>하면 '오쿠다 히데오'가 생각날 정도로 읽어본 사람들은 알지만 '이라부'가 펼치는 그 엽기적 사회 강박증 치료기는 그만큼 유명하다. 그래서 그의 작품들에는 무거운 현실의 문제를 가벼운 웃음 속에 능숙하게 녹여내는 능력이 있다. 쉽고 간결한 문체, 다음 행을 궁금하게 하는 문장, 인간 본성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 묘한 치유력으로 독자들을 매료시키는 그는, 이 독특한 매력으로 '무라카미 하루키' 이후 일본소설 제2의 붐을 이끌고 있다는 대표적 소개다.

이렇게 그는 꽤 유명한 일본소설 작가다. 그래서 강호도 예전에 <공중그네>를 접하고 나서 '오쿠다 히데오'의 주요 작품들을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단박에 들었다. 그리고 위시리스트에 오랫동안 담가둔 그의 베스트 컬렉션집을 이번에 이렇게 질렀다. 물론 많은 작품이 있지만 은행나무판에서 나온 총 5작품들 <남쪽으로 튀어> 두 권, <공중그네>, <인터풀>, <면장선거>, <스무 살 도쿄>까지 총 6권과 또 다른 인기작중에 하나인 <최악>를 포함해서 총35,000원에 인팍에서 컬렉했다. 권당 5,000원 꼴인 셈이다.


<최악>은 최악의 소설이 아니다.

아무튼 <공중그네>로 이렇게 나머지 작품들을 컬렉하게 되었는데, 그럼 책들을 간단히 소개해 본다. 먼저, 베스트 컬렉션 이외에 구입한 <최악>이라는 소설이다. 사실, 이 책은 우연찮게 보았는데 워낙 평가들이 좋아서 50% 할인도 하다보니 켵가지로 구했는데 책의 두께가 상당하다. 700여 페이지가 넘는 大 장편소설이다. 하지만'최악의 상황, 최악의 사건, 최고의 스피들'를 자랑하는 쉽게 만날 수 없는 놀라운 가속도 소설이라는 점에서 읽히는 감은 장난이 아닌 듯 싶다.

내용도 경제, 사랑, 인생, 모든 것이 최악의 순간으로 치닫는 세 주인공을 그린 소설로써.. 평범한 듯하면서도 우유부단함으로 똘똘 뭉친 세 명의 주인공들을 통해 인생이 얼마나 빨리 망가질 수 있는가를 스피디한 문체로 보여준다는 소개다. 여기에 최악의 한 방을 날리는 예측불허의 은행 강도사건까지 개입하며 사건은 꼬일때로 꼬이는데.. 과연, 이들이 맞닥뜨린 그 최악의 상황과 사건이 어떻게 진행될지 여기 <최악>을 통해서 재밌게 만나보자. 물론 최악의 소설은 아닐 것이다. ㅎ





유시민이 읽고 일본 대사에게 선물한 책, <남쪽으로 튀어>

오쿠다 히데오의 2005년 작이다. 사회주의 학생운동에 헌신하다 우여곡절 끝에 아나키스트로 분파한 아버지를 둔 사춘기 소년 우에하라 지로의 일상을 그린 성장소설이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아버지의 행동에 휘둘리는 가족과 그 과정에서 성장하는 지로의 이야기가 한 편의 유쾌한 모험담처럼 펼쳐진다는 소개다. 얼토당토않은 해프닝들을 통해 사회구조적인 문제들을 들춰내고, 현대사회의 단면을 조망하는 오쿠다 히데오 특유의 재능이 빛을 발하는 작품으로써 '2006 서점대상' 2위로 선정되었으며, 일본 최대 서점 기노쿠니야의 직원들이 선정하는 '올해의 책 베스트 1위'로 뽑혔다.

또한 국내에서 평가도 가히 독보적이다. KBS 'TV 책을 말하다' 선정부터 한겨레가 뽑은 '올해의 책', 책 시민기자와 블로거가 뽑은 '올해의 책', 책따세 추천 청소년 권장도서, 북데일리 선정 '올해를 빛낸 책', '네이버 도서평가단 '북꼼' 선정 '올해의 책'까지.. 이 책의 대한 호평 릴레이는 이렇게 많다. 아마도 내용이 과격파 운동권 출신인 아버지를 통한 가족사에 사회적 메시지가 담겨져 있어 그런 것 같다. "가볍고 날렵하면서도 진중한 주제 의식을 포기하지 않는 작품, 역사와 사회 문제에 바싹 달라붙어 샅바 싸움을 벌이는 소설"이라는 평가처럼.. 또 유시민 전 의원이 읽고 일본 대사에게 선물했다는 <남쪽으로 튀어>.. 올 가을에 즐겁게 읽어볼 만한 책이 아닌가 싶다.


오쿠다 히데오의 자전적 청춘소설 <스무 살, 도쿄>

오쿠다 히데오의 2004년 작이다. 젊음의 도시 도쿄를 무대로 그린 작가의 자전적 청춘 소설이다. 존 레넌의 죽음, 들뜬 봄의 캠퍼스, 그리고 서툰 사랑 속에서 조금씩 성장하는 주인공 '다무라 히사오'의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즉 '시티보이'를 꿈꾸며 도쿄로 상경한 다무라 히사오의 좌충우돌 10년 속에 사랑스러울 만큼 유쾌하고 풋풋한 젊은이를 통해서 문장 사이사이에서 기세 좋게 튀어나오는 청춘소설이라는 소개다.

그래서 "그해 봄, 나의 청춘은 시작되었다!" 명제아래 풋풋함, 설렘, 망설임, 꿈과 열정 그리고 어른되기까지.. 바로 오쿠다 히데오가 그리는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청춘 그래피티 <스무 살, 도쿄>.. 우리네 젊은 날의 뭉클한 추억까지 되살리게 할 것 같은 그만의 유쾌한 청춘소설을 올 가을에 만나보자.



강호는 <공중그네>를 통해서 엽기적이면서도 무언가 매력적인 마냥 싫어할 수만 없는 재밌는 캐릭터인 '이라부'를 만나면서 그 재미에 빠졌었다. 그리고 이 작품은 단박에 국내에 '오쿠타 히데오'를 알리는 작품이 되었다. 2004년 131회 나오키상 수상작이자 어딘가 수상해보이는 정신과 병원을 배경으로, 이라부 박사와 여러 환자들이 벌이는 요절복통 사건들이 그려진다. 주인공인 이라부 의사는 그야말로 괴상한-별난 캐릭터다. 환자를 결박하고 다짜고짜 주사부터 찌르고 보는 막가파식 치료법, 다섯 살 아이같은 천진한 반응, 음식점 하나를 문닫게 만들만큼 왕성한 식욕, 대학 동문들로부터 모두 따돌림당할 정도로 기이한 평소 행각까지..

그러나 황당무계하고 제멋대로인듯 보이는 이라부식 심리치료는 놀랍게도 100% 효과만점이다. 도무지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던 환자들의 강박증은 난리법석 끝에 기적처럼 치유되고, 그 과정을 통해 유쾌.상쾌한 웃음을 선사한다. 크고 작은 강박증 하나쯤 지니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툭툭 털고 일어나 앞으로 나아가도록 용기를 주는 즐거운 작품이 바로 <공중그네>인 것이다.


'이라부'의 3부 걸작 시리즈 <공중그네> ,<인더풀>, <면장선거>

<인더풀>은 앞선 작품 <공중그네>의 후속편이다. 전편에서와 마찬가지로 엽기 의사 '이라부'와 육체파 간호사 '마유미'가 버티고 있는 정신과 병원에 기상천외한 강박증 환자들이 찾아오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시종일관 유쾌한 웃음 폭탄을 날리는 것도 여전하다. 스토커가 자신의 뒤를 밟는다는 망상에 시달리는 연예인 지망생 도우미, 직장동료와 눈이 맞아 달아나버린 전 부인과 섹스하는 꿈을 꾼 후 지속발기증에 시달리는 30대 남성, 변실금을 치료하려고 수영을 시작했다가 수영 중독증에 빠져버리는 남자 등 도무지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던 환자들의 강박증은 난리법석 끝에 기적처럼 치유된다.

앞뒤 재지 않는 낙천성으로 삶을 거침없이 밀고 나가는 '유희적 인간' 이라부의 기이한 행동들은 가슴이 환해지는 결말을 선사한다. 암울한 현실에서 벗어나려는 적극적인 노력 없이 공허한 일탈충동에 시달리다가, 급기야 우울증과 강박증에 빠지고 마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위트있게 풍자한 소설 <인더풀>.. <공중그네>에 이어지는 그만의 유쾌한 즐거운 이라부 표 처방전을 맞아보자.

<면장 선거>는 <공중그네>와 그 후속편인 <인더풀>에 이은 또 하나의 쾌작으로 정신과 의사 이라부와 간호사 마유미가 등장하는 세 번째 소설이다. 외딴섬에 부임하게 된 이라부 박사의 유쾌한 소동을 그린 '면장 선거'를 비롯, 총 네 편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다. 죽음에 대한 불안으로 패닉 장애에 시달리는 인기 프로야구 구단의 구단주이자 신문사 회장('구단주'), 청년성 알츠하이머에 걸려 히라가나를 쓸 수 없게 된 IT업계의 젊은 총아('안퐁맨'), 안티에이징에 대한 강박관념 때문에 좌불안석인 여배우('카리스마 직업'). 이번에는 유명 인사들이 아라부네 병원에 줄을 잇는다.

한편 아라부가 2개월 임기로 부임한 외딴섬에서는 하필 격렬하기로 유명한 선거전 때문에 시끌시끌하다. 민주주의가 통용되지 않는 괴상한 섬. 공명정대함과는 애당초 거리가 먼 선거전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융통성 없는 말단 공무원은 새로 부임한 이라부에게 기대를 거는데.. 이렇게 이번에 이라부는 유쾌한 웃음은 물론, 권력과 제대로 한판을 벌이게 되는데 그 <면장 선거>에서는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만나보자.

이렇게 강호가 벼르고 있던 '오쿠타 히데오'의 베스트 컬렉션을 말 그대로 컬렉하면서 책을 간단히 만나봤다. 작품들 면면히 기대되는 소설들이자 읽으면 그 유쾌한 재미와 상상을 즐겁게 만드는 그런 작품들이다. 물론 이외에도 오쿠다 히데오의 작품들은 많은 것으로 안다. <방해자> 3권과 <올림픽의 몸값> 2권, <한밤중에 행진>, <마돈나>, <걸>까지 말이다. 하지만 여기 베스트 컬렉션 6권과 <최악>까지 만나봐도 '오쿠다 히데오'를 알기에는 충분하다. 그래서 책 읽기 좋다는 '천고마비'의 가을에, 유쾌한 웃음과 풍자의 레시피가 가득한 '오쿠타 히데오'의 작품을 만나 보시길 제안해 본다. 강호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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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명절 연휴동안에 이제서야 끝자락에 시간이 좀 남아서 오랜만에 고향집에 있는 큰 책방을 찾았다. 당연, 요즈음 베스트셀러를 비롯해 넷상으로 본 책들의 외형적 이미지?를 만지며 보는 재미도 쏠쏠하고, 앞으로 살 책들로 미리 둘러보는 강호에게는 꽤 의미있는 시간이다. 그러다가 두 권의 책을 발견했다. 사실, 이 두 권은 예전에 이 책방에서 러시아 문호 '솔제니친'의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와 '안톤 체호프'의 <단편선>을 사면서 눈여겨 본 책이었다. 다음에 올때는 여기 두 권의 책을 사야겠다고.. 그래서 이것저것 둘러보다가 나올때 두 권을 도서상품권으로 컬렉했다. 그럼, 강호 스타일대로 매번 하는거지만 책 소개를 간단히 해본다. ㅎ

먼저, <설국>이다. 그런데, 이 제목은 어디서 얼핏 들어본 것 같다. 마치 드라마나 영화로도 나온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 꽤 많이 나온 것으로 안다. 정확히 본 기억은 없지만서도 그런 느낌이 드는 원작이다. 그런데, 왜 이 작품이 민음사판 세계문학전집에 이렇게 떡하니 자리매김하고 있을까..이 책은 바로 일본 최초로 1968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작가는 '가와바타 야스나리'(1899~1972).. 이 작은 1937년 처음 발표 후 출간되다가 12년동안 여러 번의 수정 작업을 거쳐 1948년 마침내 완결판 <설국>으로 출간되었다. 그리고 민음사에서 정식 계약을 통해서 2002년 이후 2010년 37쇄까지 펴낸 인기작으로 우리들 손에 들어왔다.

이 작품은 12년에 걸쳐 섬세하게 조각된 동양적 미의 세계, 전세계인들의 감탄을 자아낸 눈 덮인 니가타 지방의 아름다운 정경, 순수한 서정의 세계를 감각적으로 묘사한 일본 문학사상 최고의 서정 소설로 평가받는 <설국>으로, 한마디로 줄이면 시마무라의 온천마을 방문기이다. 실상은 정확한 플롯이 없어서 방문기라 이름 붙이기도 모호함속에 스토리보다는 분위기를 잔뜩 살린 소설이라는 소개다. 그것은 이렇게 저렇게 궁굴린 문체, 거진 반 페이지 가까이 되는 수식, 서술어를 이리저리 휘두르는 솜씨 덕에 이야기보다는 작가의 개성에 초점을 맞추며.. 눈 쌓인 온천 마을, 설산, 내연 모를 아름다운 여인, 게이샤 등등 주요 장면이나 인물들의 이미지도 공감각적으로 독자의 감성을 건드린다는 평가다.

당시 1968년 스웨덴 한림원은 이 작품을 노벨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하면서 "일본인의 마음의 정수(精髓)를 뛰어난 감수성으로 표현한 서술의 능숙함"이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일본의 유흥문화를 보여주는 장면이 많지만 그렇다고 꼭 일본적인 소설은 아니다. 눈 쌓인 온천지방을 묘사하는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보드라운 문체와 눈 녹듯이 사그라드는 고마코와 시마무라의 대화가 국적을 불문하고 모든 독자들에게 긴 여운을 남기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뉴욕 타임스>조차 "가와바타의 글은 소리 없이 퍼져나가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는 추천사처럼, <르 몽드>는"『설국』은 문체의 아름다움에 있어 대표적인 고전이다. 이미 모두 읽고서도 다시 읽게 되는 것은 바로 그 시적이면서 우아한 문체의 풍요한 때문이다." 추천사처럼.. 설국은 분명 우리네 마음 한 켠에 자립잡은 '서정감'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한 문학이 아닌가 싶다. 제목처럼 가을이 지나 눈 내리는 겨울에 읽으면 제 격일 것 같은 느낌의 <설국>을 꼭 만나보자.



또 하나의 일본문학은 제목부터 임팩트한 <인간실격>이다. '인간실격'이라니.. 바로 인간의 자격이 박탈당한 이야기인가.. 그렇다. 띄지에 설명처럼 천만 부 이상 판매된 일본의 대표적 국민소설로 '다자이 오사무'(1909~1948)의 대표작이다. 오사무의 짧은 연보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그는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망한 후 정신적 공황 상태에 빠진 일본의 젊은이들에게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그는 '데카당스 문학', '무뢰파 문학'의 대표 작가로 불리게 된다. 1948년 연인 야마자키 도미에와 함께 다마 강 수원지에 투신, 생애 다섯 번째로 자살을 기도함으로써 서른 아홉 살에 생을 마감했다. 이렇게 기이한 이력의 작가 '다자이 오사무'.. 그는 제1회 아쿠타가와 상 수장자이자 현대 일본 소설의 상징으로 불리우며 전후 일본 문학사상 1천만 부의 판매고를 기록한 장편소설로 대표되는 작가다.

그 이야기 속에는 순수한 인간을 실격시키는 현대 사회에 대한 예리판 비판이 들어 있으며, 패전 후 황폐한 일본, 정신적 기반을 잃고 술과 마약, 매춘 등에 빠져 처절하게 파멸되어 가고, 결국 자살을 선택하는 '요조'의 일생을 통해서 누구보다 인간이기를 원했으나 끝내 인간의 자격을 박탈당한 한 인간 실격자의 처절한 고백이 묻어난다는 소개다. 그래서 이런 지나치게 우울한 내용으로 어찌보면 '다자이 오사무'의 유서 같은 자전적 소설로 평가돼 문단에서 논란이 되기도 했으나 시대를 넘어 지금까지 사랑받고 있는 일본의 대표적인 국민소설로 평가받고 있다.

그런데 <설국>처럼 같은 출판사로 구할려던 민음사판이 <인간실격>외에 <직소> 하나만 있었는데.. 이 책에는 대표작 <인간실격>이외도 몇 편이 더 수록되어 있다. 일본 국어교과서에 실린 그리스 전설을 바탕으로 현대인의 자의식과 수줍음을 이야기한 <달려라 메로스>를 비롯해 <잎>, <역행>, <어릿광대의 불꽃>, <그는 옛날의 그가 아니다>까지 총 6편의 대표작들을 실었다. 그래서 이런 오사무의 작품속에는 메이지 유신을 거치면서 도덕적 양심을 저버린 채 축적한 기성세대 부의 비호 아래 안락한 생활을 하지만.. 결코 자랑스럽지 못한 치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연약한 청년의 이야기는 바로 다자이 오사무의 소설적 특징이 묻어난다.

그것은 바로 전통적인 가치가 설 자리를 잃고, 또한 젊은 세대가 허무주의에 사로잡혀 있던 전후戰後 일본의 혼란을 완벽하게 그려낸 그의 소설이야말로.. 작금의 시대를 살고 있는 모든 사람이 자신과 사회를 한번 돌아보는 계기가 되는 자화상같은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 바로 뉴욕타임스 조차도 "인간의 나약함을 드러내는 데 있어 다자이보다 뛰어난 작가는 드물다."는 평가처럼.. 그의 자전적 이야기로 그려낸 인간의 자격을 박탕당한 한 인간 실격자의 처절한 고백을 들어보자. 무엇이 자격이고 실격인지 말이다. 

이렇게 일본문학의 대표적 걸작 두 권을 간단히 소개해 봤다. 분명 지금은 이 세상에 없는 사람들이다. 한 분은 일본에 노벨문학상을 안긴 노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였고, 젊은 나이에 요절한 작가 '다자이 오사무'.. 이 둘은 또 자살로 생을 마감한 공통점도 갖고 있다. 또한 이 작가들을 처음 들어보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지금 일본의 현대소설로 자리매김한 인기작가들.. 무라카미 하루키, 미야베 미유키, 요시모토 바나나, 이사카 코타로, 히사기노 게이고, 노자와 히사시, 오쿠다 히데오, 오기와라 히로시등과는 다르게 말이다.

하지만 이 둘은 지금의 인기 작가들보다 앞선 시대를 산 만큼 시대의 아픔을 담아냈다는 점에서 주목하고 알아야 할 일본 작가이자 문학이 아닌가 싶다. 대표작 <설국>과 <인간실격>, 그래서 이 대표적 일본문학은 꼭 필독서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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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 두 권의 책들은 알라딘 신간평가단 '인문'분야로 여덟 번째 받은 책이다. 받는 순간 책의 표지부터 감각적인 디자인이 눈에 들어와 광고 시안을 보는 느낌이 들었다. 그중 <더 커피북>.. 뭐..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는 책이다. 그렇다. 이 책은 커피에 대한 모든 것이 담겨있는 그런 책이다. 부제목도 "커피 한 잔에 담긴 거의 모든 것에 대한 이야기" 라 말하고 있다. 즉, 커피에 대한 아니 커피를 통해서 정치, 사회, 역사, 문화, 인류학적 관찰을 통한 '커피 인문서'라 볼 수 있는데.. 특히 커피를 좋아하는 커피 애호가들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커피의 인류사인 셈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밝혀진 커피의 역사는 천 년 남짓.. 그간 이 작은 커피콩을 둘러싸고 벌어진, 소소한 혹은 대단한 인류사를 한 장면 한 장면 실감나게 들려주며 커피에 얽힌 생생한 뒷이야기와 흐름을 읽을 수 있는 다양한 수치자료가 담겨져 있다. 또한 역사적 사건 그 이면을 엿볼 수 있는 흥미진진한 에피소드, 폭소를 터트리게 하는 논평과 삽화, 한 줄로 압축된 강력한 카피에 이르기까지, 무미건조한 역사의 나열만으로는 느낄 수 없는 커피 인류사의 풍미를 맛볼 수 있는 책이라는 소개다.

뭐.. 말이 필요없는.. 커피를 통해서 보는 인류학적 인문서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커피 애호가나 커피 업계 종사자나 전문가 모두에게 요긴한 책이 아닌가 싶다. 특히 별다방 사장님들은 꼭 봐야할 책이다. ㅎ



그리고, 받자마자 느낌이 온 신간 <9시의 거짓말>.. 그런데 요즈음 세상의 뉴스들도 거짓말을 할까 싶지만서도, 특히 이 정부 들어서는 거짓말보다 더한 정권의 거수기로 전락한지 오래다. 무슨 '땡박뉴스'라니 하면서 말이다. 그렇다. 이 책이 그런 책이다. 그렇게 전락해버린 언론과 방송을 심도있게 까발린 책이다. 벌써부터 후련해진다. 이 책은 KBS 최경영 기자가 썼는데, 물론 지금은 기자가 아니다. 소위 짤렸다. 정권의 방송 장악 논란으로 시끄러웠던 2008년 여름에 그는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에 소속해 언론의 독립을 지키기 위해 치열하게 싸웠고, 덕분에? 이른바 '9.17 보복인사'로 시사 탐사보도팀에서 스포트 중계팀으로 발령받은 이력의 소유자다. 

그래서 이 책은 '나는 진실을 객관적으로 보도하고 있는가.' 이런 질문에서 출발한다. 최경영 기자는 KBS 안에 이런 고민을 하는 기자들이 적지 않다고 고백한다. 그가 보기에 언론의 언어는 객관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할 때가 많다고 말한다. 저자는 노무현 정부 시절 보수 신문들이 만든 '세금 폭탄'이라는 용어가 대표적 상징 조작이라고 말한다. 언론이 만든 이 용어가 종합부동산세 대상자뿐만 아니라 집 한 채 가진 서민들까지도 세금이 폭탄처럼 투하되는 것이 아닌가 노심초사하게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한국의 신문이나 TV에 등장하는 '전문가'들 또한 객관적으로 현상을 판단하고 분석하는 것처럼 등장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이렇게 이 책은 한마디로 KBS 기자 출신인 최경영의 한국 언론 비판서라 보면 딱 맞다. 방송기자로 오랫동안 활동해온 저자는 이처럼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풍부한 사례를 바탕으로 한국 언론의 현실을 비판한다. 언론인들의 조직내 순응주의, 언론과 광고의 문제, 출입처 제도의 문제점, 함량 미달의 기사 생산 방식, 뉴스와 주가 등 한국 언론의 부끄러운 자화상을 가감없이 드러낸다는 소개다. 또한 저자는 일찍이 투자 이론에 관심을 가져 MBA 과정을 마치기도 했는데, 이러한 경력을 살려 한국 언론과 워렌 버핏을 대비시키고 있다. 즉, 워렌 버핏이 보여준 삶과 가치관에 견주어 보더라도 한국 언론은 대단히 몰상식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부제목도 "워렌 버핏의 눈으로 한국 언론의 몰상식을 말하다" 이다. 워렌 버핏의 상식과 철학을 통해 언론과 대중, 언론 보도와 주식시장에 대한 종래의 시각을 낯설게 만드는데.. 특히 이 책은 언론에 관심을 가진 이들 뿐만 아니라 경제 문제에 관해 관심이 있는 개인 투자자에게도 '언론과 주가'를 이해하는 데 유용한 일석이조의 책이라는 점이다. 아무튼 이런 식의 내부고발서들이 요즈음 들어 아니 이 정부 들어 솔찮이 나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김용철의 <삼성을 생각한다>처럼 말이다.

뭐.. 여러 말이 필요없다. "한국 언론, 너는 진실을 보도하고 있는가?" 물음처럼 작금에 벌어지고 있는 언론과 방송의 몰상식을 파헤친 보고서다. 그래서 여기 언론과 방송의 치부를 이 책을 통해서 신랄하게 만나보자.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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