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영화가 일상으로 다가오며 맥스무비를 통해서 자주 영화예매를 하다보니, 매 영화마다 이벤트에 자동으로 응모를 하게 된다. 그런면서 영화와 관련된 책이나 음반, 셔츠, 화장품 등 이벤트 상품들을 보게 되는데, 이게 뜻하지 않게 운좋게 당첨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위처럼 책을 무려 4권이나 받는 이벤트에 당첨된 거. 바로 얼마 전 판타지 로맨스 무비 '비스틀리'를 예매하면서 이런 행운이 온 것인데, 그 영화의 원작소설인 <비스틀리>를 비롯해 <세인트 클라우드>, <더 로드>, <더 리더> 이렇게 4종세트다. 그런데 이중에서 '세인트 클라우드'가 아닌 '렛미인'으로 구성된 세트였는데, 이걸로 변경돼 아쉬움을 남겼다. 그리고 '더 로드'는 이미 소장해서 읽었던 책이고, 대신에 '더 리더'는 언제 꼭 보고 싶은 영화이자 원작소설이기에 그나마 운좋은 득템인 셈이다. 그럼, 원작 소설들을 잠깐 소개해 본다.




1. 비스틀리 - '미녀와 야수'를 실사화한 판타지 로맨스

당시 극장에서 접했을 때 꽤 실망했던 영화 중 하나다. SF 액션 판타지 <아이 엠 넘버 포>의 히로인 '알렉스 페티퍼'가 나오기에 나름 기대를 했지만, 제목의 의미처럼 야수의 매력을 못살린 때꾼한 판타지 로맨스였다. 내용은 외모도 출중하게 남부러울거 없는 잘 나가는 한 남자가 마녀의 마수에 걸려 얼굴이 그로테스크하게 변하고, 다시 돌아올려면 진정으로 자신을 사랑해주는 여자로부터 '아이 러브 유'의 미션을 들어야 한다는 판타지 로맨스다. 이게 영화와 소설의 내용인데, 대충 보니 영화 보다는 원작소설이 더 낫다는 평가다. 아마도 각자 상상으로 그려낸 그림이 더욱 와닿는 게 아닌가 싶은데, 책 자체는 고급 양장본 스타일로 좀 큰 편이다. 안에 예매 할인권도 있지만, 강호는 이미 봤으니 나중에 시간이 나면 책으로도 만나봐야겠다.

2. 세인트 클라우드 - 형제애를 함께 담은 판타지 로맨스

이 책은 참 아쉽다. 원래는 '렛미인'으로 받을 책이었는데 이렇게 급 변경된 거. 아마도 '렛미인'이 워낙 인기가 많다보니 출판사에서 막은? 것 같다. 이미 렛미인은 2008년 스웨덴 작품이나 2010년 헐리웃 영화로도 모두 봤지만 원작소설이 더욱 인기가 많아서 꼭 읽고 싶었는데 뭐.. 그건 그렇고, 여기 '세인트 클라우드'도 영화로 접했는데 위의 '비스틀리'와 같은 판타지 로맨스 플롯이다. 내용은 교통사고로 동생을 잃은 형이 삶의 희망을 놓지 못한 채 살아가면서 환영으로 나타난 동생과 숲속에서 야구를 하며 형제애를 키우고 어느 한 여자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는 뷰티풀한 로맨스물이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러브 스토리라지만, 영화는 사실 때꾼한 탐미였을 뿐이다. 그렇다면 여기 원작소설도 그럴까.. 아.. 아무리 생각해도 '렛미인'이 아쉽구나야.. ㅎ

3. 더 로드 - 잿빛 세상에 남겨진 '부자'의 묵시록적인 여정

벌써 잊고 지낸지 1년이 훌쩍 지난 영화이자 책이다. 당시 개봉했을 때 미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코맥 매카시'의 대표적인 원작소설을 영화화 하면서 이슈가 된 '더 로드', 그때 영화는 물론 책까지 사서 읽으며 꽤 인상이 깊었던 작품이었다. 결국 책은 두 권이 생기게 됐는데, 이미 그의 작품 중에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도 만나봤지만, 여기 '더 로드'도 그렇고, 그의 작품 세계는 관조적이면서도 의미심장한 메시지와 인생의 통찰이 담겨져 있다. 특히 '더 로드'는 영화론 다소 때꾼해 보이지만, 그 아버지와 아들이 세상의 끝을 향해 걸었던 그 길 위에는 우리의 삶에 대한 비애와 절망, 그리고 알 수 없는 희망에 대한 여정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특히 원작소설은 그 느낌이 더욱 다분하게 펼쳐진다. 아직도 안 읽어 보셨다면 나름 강추다.

4. 더 리더 - 소년과 여인의 사랑에 대한 모든 것?!

개인적으로 너무나 읽고 싶었던 책이다. 이미 영화로도 유명세를 치르며 2009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으로 타이타닉의 그녀 '케이트 윈슬렛'이 수상한 작품 '더 리더', 아쉽게도 영화론 접하지 못해서 언제쯤 원작소설로 읽고 싶었는데, 이렇게 운좋게 읽게 됐다. 책 자체는 펭귄클래식 고전류처럼 단행본 스타일로 가볍고 심플하다. 그렇다면 내용은 무엇일까? 앞 표지에도 있듯이 '아름다우면서도 불안한 그리고 마침내 도덕적으로 철저하게 파괴하는 소설, 관객들을 자극적인 토론으로 몰아넣은 에로티시즘과 비밀 그리고 죄의식에 관한 이야기'라는 소개처럼 역시 대단한 소설이 아닐 수 없다. 출간 당시 독일어권 소설 최초로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며, 오프라윈프리쇼의 북 클럽에 소개되면서 미국에서만 1백만 부 넘게 판매된 '더 리더'. 역시 내용도 꽤 끌린다.

열다섯 살 소년 미하엘은 길을 가던 중 간염으로 인해 심한 구토를 일으키고 우연히 소년을 지켜 본 서른여섯의 여인 한나의 도움을 받게 된다. 미하엘은 감사 인사를 하러 그녀를 다시 찾게 되고 두 사람은 서로에게 강한 끌림을 느끼며 세상에 밝힐 수 없는 비밀스런 연인이 된다. '책 읽어주기, 샤워, 사랑 행위 그러고 나서 잠시 같이 누워 있기'. 어느 새 이것이 두 사람 만남의 의식이 되어 간다. <오디세이> <에밀리아 갈로티> <간계와 사랑> 등 미하엘이 한나에게 읽어주는 책의 수는 늘어가고, 사랑이 깊어 갈수록 한나의 알 수 없는 불안감은 커져만 간다. 그러던 어느 날, 한나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남겨진 소년 미하엘은 지울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입게 된다. 8년 후 미하엘은 법정에서 그녀를 우연히 만나게 되고, 그녀가 필사적으로 숨겨온 충격적인 비밀이 하나씩 밝혀지게 되는데.. 과연 그 비밀은 무엇인지, 또 소년과 여인의 파격적인 사랑의 진실은 무엇인지 만나보자. 강호는 그래서 꼭 읽어볼 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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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중국을 얘기할 때 그 광활한 대륙만큼이나 장대한 역사를 자랑하는 동양문화의 원류이자 중심지로 우리는 그렇게 말하곤 한다. 하지만 이런 이미지와 함께 보통 넷상에서는 중국하면 더러운 떼놈 같은 '짱깨'라느니, 우스갯소리로 '대륙 시리즈' 관련된 짤들이 양산돼, 때로는 그들이 행한 동북공정의 작태를 꼬집기도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중국을 얼마나 자세히 알고 있는 것일까? 역사와 문화는 한정된 것이 아니기에 파면 팔수록 그 알아가는 깊이는 더해가는 것이고, 그렇다면 지금의 중국 즉 현재로써 중국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이미지로 담아내야 하는 것일까? 많은 고민이 있을 수 있고, 또 그 거대한 땅 만큼이나 알기는 쉽지 않다. 대충 중국 현대사의 큰 획이었던 대장정과 대약진 운동, 문화대혁명의 파고를 겪은 후 80년대 개방개혁의 기치 아래 사회주의식 자본주의 체제로 급변한 거대한 경제대국을 생각하기도 하는데, 물론 틀린 것은 아닐지다.

그런데 이런 '슈퍼 파워'를 자랑하는 중국의 현실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그들의 고단한 현실을 직시하게 된다. 그래서 이런 중국의 현실과 함께 비판의 날을 견지한 책이 있으니, 바로 제목도 그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듯 <부자 중국 가난한 중국인>이다. 이미 인문교양서 부문에서 베트스셀러에 올라온 책으로 이렇게 이번에 컬렉하게 됐는데, 우선 책 제목에서 암시하듯 지금의 중국에 대한 자아비판서? 같은 느낌이 다분하다. 그래서 어찌보면 그들의 치부를 들여다보는 그런 내용들인데, 이 책의 저자는 현재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인 '랑셴핑' 교수가 직접 집필한 '중국경제에 대한 솔직한 고백서'라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중국의 현실을 알고 싶다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라고 소개한 이 책의 목차는 이렇다.



1부 중국인의 삶은 왜 이리 고달픈가?
  1장_중국인의 소득은 왜 낮은가?
  2장_왜 중국은 모든 것이 미국보다 비싼가?
  3장_중국의 먹을거리는 왜 안전하지 못한가?
  4장_중국 제품의 품질은 왜 엉망인가?
  5장_중국 젊은이들은 왜 성공할 기회를 얻지 못하는가?
  6장_중국의 채소 가격은 왜 이렇게 비싼가?

2부 중국의 기업은 왜 이리 힘든가?
  7장_중국 기업이 살아남지 못하는 이유_팍스콘의 비극
  8장_중국 기업은 왜 더 큰 시장으로 나가지 못하는가?_지리의 볼보 인수

3부 중국의 환경은 왜 이렇게 열악한가?
  9장_중국에는 왜 쓰레기가 넘쳐나는가?
  10장_중국은 왜 수자원이 부족한가?

4부 국제무대에서 곤경에 처한 중국 정부
  11장_미국의 속셈은 무엇인가?
  12장_독일은 왜 억지를 쓰는가?

5부 중국의 3대 개혁은 왜 난항을 겪는가?
  13장_중국의 의료개혁은 왜 어려운가?
  14장_중국의 교육개혁은 왜 어려운가?
  15장_중국의 부동산개혁은 왜 어려운가?[1]_화산 이론
  16장_중국의 부동산개혁은 왜 어려운가

지금 중국의 현실을 신랄하게 파헤친 딜레마 '부자 중국 가난한 중국인'

이렇듯 내용의 목차만 봐도 얼추 중국의 현실이 얼마나 고단한지, 바로 중국경제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다. 벌써 1부에서 '중국인의 삶은 왜 고달픈가?'로 포문을 열며 이목을 끄는데, 그래서 더욱 솔깃한 책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재 중국은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세계 경제회복을 주도하며 주요 2개국(G2)으로 급부상한 '슈퍼 파워' 를 자랑하고 있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슈퍼 파워'를 자랑할려고 쓴 게 아니다. 그 뒤에 감춰진 어찌보면 숨기고픈 궁핍한 속사정을 노골적으로 파헤친 일종의 중국경제 자아비판서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왜 서구와 미국은 입에 침이 마르도록 중국을 '경제대국'이라 칭송하는가? 그런데 어째서 중국인의 소득은 이리도 낮단 말인가? 또 중국의 물가는 왜 이렇게 치솟는가? 왜 중국산 제품의 품질은 낮을 수밖에 없는가? 왜 중국 서민들은 마음 놓고 병원조차 갈 수 없는가? 중국 정부의 개혁은 왜 번번이 실패로 돌아가는가? 이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은 하나로 모아진다. 모든 건, ‘중국인’이 가난하기 때문이라고 이 책은 말한다.

그렇기에 중국 서민경제가 직면한 문제점, OEM업체로 전락한 중국 기업의 비참한 실태, 세계의 ‘쓰레기 장’이 되어버린 중국의 환경 문제 등 16개 분야에 걸쳐 부자나라의 중국인들이 가난한 이유를 설명하며, 서민의 삶을 이대로 내버려둘 경우 중국 경제는 몰락할 수밖에 없는 구조임을 역설하고 있다는 소개와 평가다. 그렇다. 중국은 어찌보면 지금 위기에 놓여 있을지 모른다. 그 거대한 대륙만큼이나 그들의 역사와 문화가 알게 모르게 동서양에 영향을 끼치듯, 그들 경제도 이제는 제대로 알 필요가 있지 않을까.. 단순히 폄하되는 수준의 중국경제가 아닌, 그들의 '슈퍼 파워' 속에 감춰진 고단한 현실을 이 책을 통해서 만나보자. '중국은 부자지만 중국인은 가난하다'는 그 근원적 이유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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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개봉돼 많은 화제를 몰고 오며 아직도 인기를 구가중인 한국영화가 바로 '조선 명탐정 : 각시투구꽃의 비밀'이다. 현대물이 아닌 사극이지만 그 추리소설을 풀어가는 근원적 재미와 김명민과 오달수 두 캐릭터의 호연으로 인기를 끈 작품인데, 물론 이 영화는 김탁환의 원작인 역사소설 <열녀문>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이처럼 역사를 바탕으로 한 팩션 역사소설은 그 느낌이 남다르게 다가온다. 그런 점에서 팩션 역사서의 대가이자 나름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이수광'의 신작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강호는 이미 그의 책들을 몇 권 소장중에 있고, 작년에는 <정도전> 두 권을 읽었던 기억 때문에 단박에 끌려서 지른 책. 인터파크 북피니언 2주년 기념 3월호도 받을 겸 지른 <조선 명탐정 정약용>이다. 이에 간단히 소개해 본다.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 1762~1836)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조선시대 최고의 실학자이자 실사적 지식인으로 통하는 그는 영·정조시대를 지내며 권력보다는 민본정치에 앞장서 나중에 유배까지 당한 인물로 기억되고 있다. 그러면서 그가 남긴 수많은 저서들은 지금도 회자돼 그의 박학다식함을 알 수가 있는데, 그런 소스를 바탕으로 이번에 이수광이 펴낸 두 권의 '조선 명탐정 정약용'은 다산 정약용이 형조참의에 임명되어 있을 때 살인사건을 해결하고 판결하는 재판과정이 담겨 있는 소설이다. 마치 널리 알려진 중국의 명판관 '포청천'이 연상되는 시퀀스가 아닐 수 없다.

조선 최고의 실학자이자 명판관으로 변모한 조선 명탐정 '정약용'

그러면서 이 책은 정약용이 살인사건을 집대성한 <흠흠신서>와 <조선왕조실록>, <무원록>, <심리록>을 바탕으로 조선시대의 살인사건 발생에서 해결, 그리고 판결까지 살인사건과 정조 독살설을 집중적으로 다뤄 명판관으로서의 정약용의 모습을 그려내며, 조선왕조실록에 수록된 미스테리한 살인사건을 기반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는 소개다. 그러면서 이 소설은 사건의 해결에만 중점을 두지 않고, 살인사건의 범인이 체포되면 재판이 벌어지고, 권력에 휘둘리지 않는 명판관의 모습을 그리면서 개혁군주 정조의 독살설에 대한 미스터리까지 풀어가면서 흥미를 더하고 있다는 평가다. 즉 역사적 팩션소설로 최초 소개되는 조선시대 재판사건이라 볼 수가 있는 것이다.
 
바로 그것은 두 권의 목차에서 알 수가 있다.

1권
추천사 세계적인 명판관 정약용과 조선을 뒤흔든 재판사건
제1화 조선에 유령이 나오다
제2화 저수지에 떠오른 일곱 사람의 시체
제3화 삼매의 서방은 아침에는 이가, 저녁에는 장가
제4화 복수인가 살인인가
제5화 부패한 자들을 숙정하라
제6화 세 여인의 원망이 5월에 서리를 내리게 하다
제7화 한 밤에 들리는 여인의 울음소리
제8화 여자의 이빨에 물려 죽은 사내

2권
제9화 피를 부르는 살인마
제10화 법이란 공평한 것이다
제11화 부부로 산다는 것
제12화 노비가 주인을 고발하면 사형이다
제13화 임산부 살인사건
제14화 사랑이 너무 뜨거워 정염으로 죽다
제15화 속곳이 헐거운 여자
제16화 피비린내 나는 궁중 암투
제17화 꽃이 진다고 바람을 탓하랴
제18화 여리의 눈물
제19화 거인이 생의 문을 닫다
다산 정약용 연보

이렇듯 이 책의 이야기는 추리소설 단편집처럼 구성이 되어 있다. 마치 아직도 인기가 많은 셜록홈즈와 애거사 크리스티 단편 시리즈처럼 말이다. 그래서 더욱 눈에 띄고 솔깃한 이야기들이 많다. 흔한 외국 추리 단편집은 많았지만, 이렇게 '조선왕조실록'에 실제 기록된 사건을 파헤치고 팩션으로 재구성해 그려낸 책들은 보기가 힘들었다. 그런 점에서 의미있는 역사 추리소설인데, 물론 팩트와 팩션이 공존하지만 분명 매력적인 요소는 충분하다 할 수 있다. 특히나 이 소설은 위의 목차처럼 사건 별로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그리며 명판관으로 맹활약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그와 함께 다산 정약용의 일생도 더불어 조망하고 있어 눈길을 끄는데, 얼마 전 대법원에서는 세계적인 명판관으로 솔로몬, 포청천, 그리고 정약용을 꼽은 바 있다고 한다. 그렇기에 이 소설은 조선을 뒤흔든 재판사건을 다루며 명판관으로써 그의 활약상을 그린 추리소설이자 법정소설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은 팩션 역사서의 대가인 이수광이 써냈기에 더욱 끌리는 것인데, 역시 여러 말이 필요없는 역사적 기록과 함께 팩트와 픽션이 공존하는 흥미만점의 역사 추리소설이 아닌가 싶다. 우리에게 아직도 조선 최고의 실학자로 남은 그의 명판관으로써 활약상을 이 책을 통해서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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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격'(品格)
이라 명명된 이 말의 사전적 의미는 '사람된 바탕과 타고난 성품', '사물 따위에서 느껴지는 품위'라 일컫는 말로, 즉 품위와 격식을 통칭해서 쓰는 일상적인 말이다. 그런데 이 말은 알다시피 사람 뿐만이 아니라 사물이나 현상 등에 빗대어 돋보이게 하는 수사적인 뜻으로 자주 쓰인다. 무슨 무슨 품격, 어떤 품격 같이 말이다. 물론 주로 인간의 사람 됨됨이를 나타내기도 하지만, 여기 소개할 한 권의 책은 나라의 품격에 대해 말하고 있다. 최근에 들어 우리나라 사정을 보면 '국격'(國格)을 논하며 제발 좀 품위있게 처신하자는 나랏님의 언질이 있었다. 그게 처신만 잘 한다고 될까.. 현실은 시궁창이요, 국격의 근원적 원론을 논하지 않은 채 현실에 안주하는 그림으로는 나라의 품격이 단박에 바뀔 수 없음이다.

각설하고, 그런데 여기 가열하게 한 나라의 품격을 말한 책 한 권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광활한 대륙만큼이나 유구한 동양사와 문화의 중심이자 이 나라를 모르고서는 살아갈 수 없을 정도로, 모든 나라의 중심이라 일컫는 '중국'. 그 중국에 대한 '품격'을 전면적으로 논하며 이야기한 책 <중국의 품격> 되시겠다. 우선 개인적으로 중국사 등을 좋아하는지라 이번에 운좋게 득템한 책인데, 그렇다면 여기서 말한 '중국의 품격'이란 과연 무엇일까.. 간단히 소개해 본다.



중국을 폄하의 대상이 아닌 '품격'으로 제대로 짚은 <중국의 품격>

지금의 '중국'하면 그 광활한 대륙만큼이나 유구한 역사를 가진 민족의 지난했던 화려함은 뒤로 한 채, 개혁개방의 파고 속에서 가난과 부자가 양 극단으로 달리듯 폭풍질주하는 사회주의식 자본주의로 초고속 성장중인 중국을 떠올리게 된다. 그러면서 누리꾼들은 소위 '짱깨'라느니 '대륙 시리즈' 같은 패러디를 양산하며 그들을 조롱거리로 일삼으며 농지거리를 하고 있다. 그런데 중국을 그렇게 마냥 웃음거리로만 치부할 수 있을까? 그냥 그 흔한 삼국지와 초한지 몇 번 보고 읽은 것 가지고 중국을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열국지는 물론이요, 대표적인 공자와 맹자 노자 장자 등, 또 근현대사의 한 획을 그은 대장정과 문화대혁명까지 그 역사와 문화의 근원적 원류에 흐르는 그 맥을 알아야 할 터. 그런 점에서 이번에 '에버리치 홀딩스'사에서 나온 <중국의 품격>은 꽤 의미가 깊은 책이 아닌가 싶다. 제목처럼 곧바로 '품격'에 대해서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베이징대학교 국학연구원이자 중국에서 유, 불, 도를 유일하게 두루 이야기할 수 있는 이 시대의 유일한 석학인 '러우위리에'(樓宇烈, 77세). 이분의 신작인 이 책은 한마디로 저 띄지처럼 '동양문화'에 대한 교양서라 할 수 있다. 경제대국을 세운 중국의 문화적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동시에 전통으로의 회귀라는 국가공통적 화두를 조심스럽게 던지며, 자본주의에 떠밀려간 동양문화의 근원과 품격을 만나게 해준다는 소개다. 그것은 중국의 전통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고, 중국의 문명이 만들어낸 특유의 분위기로 발현되며, 단발적이고 수직적인 서양문물과 자본주의가 역사 속에서 잃어버린 삶의 진정한 가치를 발견하고 내면적 발전을 추구하는 것, 그것이 인문정신이며 곧 품격이라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런 동양문화적 자산과 품격에 대해서 초지일관 강의를 해온 도올 '김용옥' 선생이 극찬하며 추천한 책이 바로 <중국의 품격>이다. 더군다나 수십 년 전 김용옥 선생에게 있어 '러우위리에'는 사상적 은혜를 입은 지적 스승이기도 했다는 전언처럼, 이 책은 어찌보면 일맥상통하다. 그것은 위의 추천사처럼 중국의 품격이 그들만의 것이 아닌 동양문화의 원류로 관통하며 한국인의 내면적 가치까지 아우르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중국의 품격>이라는 책이 더욱 끌리기도 한 것인데, 총 8강에 걸친 중국문화의 기본적인 맥락들을 통해 이들의 가치와 근원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보여주고 있다.

도올 '김용옥' 선생이 강추한 '중국의 품격', 동양문화의 원류를 만나다.

1강. 중국문화, 100년간의 성쇠
중국문화, 어디로 가는가?
중국과 서구의 다툼
문화 또한 글로벌화해야 하는가?
길은 어디에

2강. 중국 전통문화의 품격, 인문정신
사람을 근본으로 여기다
천인합일天人合一
인문적 사유

3강. 중국 전통문화의 근원을 이루는 전적
삼현·사서·오경
오경의 요지
삼현의 요지
사서의 요지
불교의 구경九經·삼론三論·일록一錄

4강. 유가와 중국문화
유儒와 유가
유학의 발전
유가사상, 중국 전통문화의 근간
참된 유자란 무엇인가?
유가의 교육법

5강. 도가와 중국문화
도가의 도덕 개념
도가의 발전
도가사상의 요지
도가사상이 중국문화에 끼친 영향

6강. 불교와 중국문화
기원: 불교의 참된 모습
충돌: 중국의 풍토와 맞지 않은 불교의 교의
마찰: 발전하는 중국불교
융합: 중국문화의 중요한 지맥

7강. 중국문화의 예술정신
윤리적인 문화
예술적인 문화
중국인의 예술과 삶

8강. 중의와 중국문화
중의학 이론의 뿌리
중의의 도
중의에서 말하는 양생의 비결

위의 목차를 보듯이 중국의 역사보다는 전통문화에 치중하며 특히 유가와 도가 그리고 불교 등 그 문화적 자산과 가치에 대해서 논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들이 끼친 중국인 삶의 양식과 문화를 조망한 것인데, 어찌보면 다소 고리타분한 책이라는 느낌이 온다. 마치 대학시절 인문교양 수업을 듣듯이. 하지만 얼추 훑어봤지만 그렇게 하드한 책은 아니다. 전문적인 냄새가 풀풀 나지만 결코 이해불가의 책은 아니다. 그것은 어찌보면 우리 안의 내재된 동양문화가 알게 모르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일 터. 현재 중국에서는 전통문화로 회귀하려는 '국학붐'의 열기가 뜨겁다고 한다. 바로 전통에 대한 회귀야말로 문화적 자부심을 회복하는 첫걸음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은 그런 문화적 자부심을 '중국의 품격'이라 말하며, 그것이 곧 동양의 품격이자 한국의 내재된 품격이라 말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뭐.. 여러 말이 필요없는 다소 따분할 것 같지만, 중국의 전통문화의 가치와 근원을 통해서 제대로 된 동양문화의 품격을 만나보자.

여기 도올 김용옥 선생의 추천사처럼 말이다. 

   
 

 러우위리에의 지식은 서면상의 지식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통해서 체화된 지식이다. 우리는 그가 말하는 중국의 품격이 중국인만의 것이 아니라 한국인 품격의 내면적 가치도 된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현재 중국고전의 재해석과 관련된 중국인문정신의 재인식은 바야흐로 중국문명의 르네상스라고 일컬을 수 있을 만큼 다각적이고도 참신한 연구성과가 도처에서 축적되어가고 있다. 더구나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에 놀라운 경제성장과 문화적 성숙도를 과시하면서 G2의 위치를 공고히 해가고 있다. 다시 말해서 세계문명의 판도를 바꿀 수도 있는 새로운 문명패러다임의 주축으로서의 중요성을 획득해가고 있는 시점에 선진 인문정신이 새로운 옷을 입고 세계사상사의 무대 위에 당당히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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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문학에서 또 다른 거장의 반열에 있는 작가 중 한 사람 '박범신'. 학창시절 그의 몇몇 작품을 본 기억이 이제는 가물가물해져 잊혀진 그였지만, 작년에 그의 작품 중에서 대동여지도를 만든 김정호의 삶을 아주 문학적으로 조망한 <고산자>를 읽고서 새로운 감흥을 받은 기억이 생생하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그의 작품을 알아보는 중에.. 작년 말 신작으로 나온 두 권의 소설이 있어 이렇게 컬렉하게 됐다. 물론 적립금 만료일에 맞춰서. 어쨌든 한참 중국작가 쑤퉁의 소설에 빠져 있는 강호지만, 우리나라 말글의 향연을 직접 작가로부터 오롯이 느껴보고 싶은 발호심에 컬렉한 두 권의 소설, 간단히 소개해 본다.



박범신 신작 장편소설 <은교>와 <비지니스>, 사랑과 삶에 대해서 말하다.

먼저 '은교'라는 소설은 대충 알기론 한 소녀와 할아버지의 사랑을 그린 이야기다. 얼추 '로리타'가 생각나는 플롯이지만, 작가는 소설 <은교>에서 '남자란 무엇인가. 여자란 또 무엇인가. 젊음이란 무엇인가. 늙음이란 또 무엇인가. 시란 무엇인가. 소설은 또 무엇인가. 욕망이란 무엇인가. 죽음이란 또 무엇인가.'라는 존재론적인 질문을 계속해서 던진다. 그러면서 박범신 스스로도 "이 소설로 나는 내 안의 욕망이라는 게 여전히 눈물겹게 불타고 있음을 알았다!"는 말처럼 꽤 의미심장한 작품이 아닐 수 없다. 사랑과 욕망, 남자와 여자, 삶과 죽음에 대한 철학적이면서 존재론적인 메시지를 풀어낸 줄거리는 이렇다. 

위대한 시인이라고 칭송받던 이적요가 죽은 지 일 년이 되었다. Q변호사는 이적요의 유언대로 그가 남긴 노트를 공개하기로 한다. 그러나 막상 노트를 읽고 나자 공개를 망설인다. 노트에는 이적요가 열일곱 소녀인 한은교를 사랑했으며, 제자였던 베스트셀러 <심장>의 작가 서지우를 죽였다는 충격적인 고백이 담겨 있었던 것. 또한 <심장>을 비롯한 서지우의 작품은 전부 이적요가 썼다는 엄청난 사실까지. 이적요기념관 설립이 한창인 지금, 이 노트가 공개된다면 문단에 일대 파란이 일어날 것이 빤하다. 노트를 공개해야 하는지 고민에 빠진 Q변호사는 은교를 만나고, 놀랍게도 서지우 역시 기록을 남겼다는 사실을 듣는다. 은교에게서 서지우의 기록이 담긴 디스켓을 받은 Q변호사는, 이적요의 노트와 서지우의 디스켓을 통해 그들에게서 벌어졌던 일들을 알게 되는데…

이렇게 보듯 한 늙은 시인의 죽음 뒤에 남겨진 사실들, 열일곱 소녀를 사랑하게 된 한 남자의 고백, 그 속에서 다른 사람까지 죽이게 된 사연 등..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꽤 그림이 그려지는 게, 무언가 순수하면서도 갈망과 욕망의 경계에선 우리네 사랑에 대한 그림을 그려낸 것 같다. 그것이 과연 어떤 결과로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박범신이기에.. 마냥 끌리는 '은교'다.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모순과 비판 그리고 자조적 비애감 <비지니스>

그리고 또 하나의 소설은 바로 올해 나온 신작 <비지니스> 다. 제목만 봐서는 마치 기업소설?의 느낌이지만 정작 그렇지 않다. 제목처럼 비지니스로 점철된 우리네 사회에 대한 모순을 담고 있다. 서해안에 위치한 ㅁ시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소설은 천민자본주의의 비정한 생리에 일상과 내면이 파괴되어가는 사람들의 풍경을 서늘한 만큼 날카로우면서도 가슴 저리게 그려내고 있다는 소개다. 그러면서 작가는 우리의 삶을 옥죄고 있는 전 세계적인 자본의 폭력성에 힘없이 쓰러져가는 사람들을 통해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이곳'의 현실을 가감 없이 담아냈고 있다는 평가다.

즉 자본으로 점철된 우리 사회에 대한 비판과 자조 섞인 비애감이 드는 작품 같은 느낌이 든다. "자식의 과외비를 벌기 위해 오욕이 가득한 화류항(花柳巷)으로 나가는 어미들이 있는 유례없는 나라가 내 조국이고, 그 어미의 채찍질을 사랑으로 받아들이며, 세습되는 ‘귀족’들의 앞길을 열어주기 위해 오진 약육강식의 정글 속을 헤쳐 나가는 전사로 길러지는 아이들의 나라가 내 조국이었다.” 여기 말처럼 자본주의 사회의 개발 지향에 따른 자본주의적 비애(悲哀)를 물씬 풍기고 있다. 그렇기에 더욱 끌리는 소설 '비지니스'

더군다나 이 소설은 박범신의 신작 장편소설이기도 하지만, 중국의 문예지 『소설계』 에도 최초 동시 연재돼 화제가 되고 있다. 역시나 여러 말이 필요없는 소설이 아닌가 싶다. 박범신 그만이 뿜어낸 필력이 어떠한지, 과연 이 가열한 자본주의 세대를 어떤 비판과 자조로 담아낼지 기대가 되는 장편소설 '비지니스'다. 매혹적인 앞 표지의 문구 "이제 세상의 주인은 ‘자본’이고, 삶의 유일한 전략은 ‘비즈니스’다!"처럼 또 매혹적인 한 여자의 뒷태처럼 매력적인 소설이 될지, 그 비지니스 현장을 당장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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