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일기

그래일기 - 아직은 아무 것도 아닌 나
김그래 글.그림 / 레진코믹스(레진엔터테인먼트) / 2017년 7월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마음으로 공감하는 이야기가 있다. 젊다는 것은 많은 것을 시도해볼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하다는 여유를 가질 수도 있지만 돌려 생각해보면 안정된 직장이나 기댈 수 있는 든든한 언덕이 없는 사람에게는 불안하고 조급함을 갖기에 충분하다. 현재의 나는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 시간이 흘러가지만 그 속에서 하고 싶은 것, 할 수 있는 것, 할 수 있다고 느껴지는 것과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드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김그래 작가의 만화 '그래일기'는 일상의 모습을 담백하고 잔잔하게 그려내지만 그 속에서 불안한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위안을 얻을 수 있는 웹툰이다.

솔직히 평소에 웹소설이나 e북은 읽는 편이지만 웹툰은 다소 거리를 두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인기 있는 웹툰 작가를 지금처럼 우연히 알게 되면 반갑고 나와 맞는 그림과 글에 보는 동안 잔잔한 이야기에 입가에 미소가 걸쳐지고 마음을 빼앗기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래일기'도 나의 취향저격에 공감하는 글들이 많으며 어른이라고 생각했는데 몸만 어른으로 잘 살고 있는지 나를 돌아보며 반성하게 된다.

요즘 사람들은 무엇인가에 중독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지하철을 타면 책보다는 핸드폰을 보거나 게임을 즐긴다. 나 역시도 저자처럼 요즘 들어 e북 리디북스를 열심히 구매하여 보고 있어 더욱 사마트폰 중독에 빠져들어 가끔씩 식구들 눈치도 보이고 나 자신도 무섭다. 엄마에게는 딸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누군가의 아내, 엄마로 살다보면 이름을 사라진다. 엄마에 대한 글에는 평소에 사근사근한 딸이 아니라 엄마가 가까이 살아도 늘 마음으로 서운해 했을 엄마에 대한 미안함도 느끼고 엄마랑 같이 오래간만에 목욕탕에 가야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형제, 자매를 가진 사람들 중 싸우지 않고 크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자라면서 어릴 때와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형제에 대한 이야기를 보며 남동생보다 바로 밑 여동생과 늘 토닥거리며 컸던 지난 시간을 떠올랐다. 갈피의 축하해줄겸 떠난 일본여행을 볼 때는 요즘 여행에 대한 욕구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어 떠나고 싶다는 욕구가 마음속에서 몽글몽글 생겨나 꾹꾹 눌러 담기에 힘들었다. 이외에도 잔잔한 일상이 주는 이야기를 통해 내가 잘 살고 있는지 생각해보며 더 좋은 발전되고 좋은 사람으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어릴 때 빠져들었던 순정만화처럼 예쁜 그림은 아니지만 개성 있는 그림에 툭툭 던지듯 뱉어내는 글은 정감이 들어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다. 좀 더 가족들에게 특히 엄마에게 좋은 딸로 가깝게 다가서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나이듦에 조급함보다는 여유로운 마음으로 따뜻한 사람으로 살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했다.

다음 사람을 죽여라

다음 사람을 죽여라
페데리코 아사트 지음, 한정아 옮김 / 비채 / 2017년 6월

처음 접하는 작가의 예사롭지 않은 강렬한 제목과 무엇보다 매력적인 한 남자가 욕조 안에 누워 있는 남자의 모습에 단숨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다음 사람을 죽여라'는 살인을 암시하는 분명한 제목부터 평소에 내가 무척이나 좋아하는 장르의 소설이라 확 끌려 읽게 된 책으로 강렬한 제목만큼이나 첫 문장부터 단숨에 빨아들이는 흡입력과 짜임새 높은 스토리에 빠져 요 근래 들어 읽은 재밌게 읽은 작품이다.

나 테드 매케이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고 느껴지는 상항에서 탈출구로 자살을 선택한다. 총을 당기려는 순간 초인종이 울린다. 누군지 모르지만 말과 행동이 없으면 지날 갈 거란 생각과는 다르게 초인종을 누른 사람은 정확히 테드를 향해 그의 심장이 꿈틀거리는 언어를 내뱉는다.

"문 열어요! 듣고 있는 거 다 압니다!"  -p10-

초인종을 누른 남자 저스틴 린치는 말한다. 그가 죽기 전에 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먼저 죽이고 테드처럼 자살을 계획하고 있는 인물을 죽이는 것이 어떠냐고... 자살을 위해 범죄를 저질러야 하는 황당한 일이지만 묘하게도 그가 유일하게 남은 탈출구라는 느낌이 강하게 온다.

테드는 여자친구를 살해한 살인마를 죽이는 과정에서 위험에 빠지기도 했지만 다행히 무사히 살인을 마친다. 자신처럼 자살을 생각하는 다음 인물의 죽음을 놓고 생각하는 것도 잠시 이젠 변호사지만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에게 조롱과 멸시, 따돌림을 당하며 테드를 우상처럼 여긴 친구의 생일에 참석했다가 예상치도 못한 이야기를 듣고 자신이 저지른 살인과 죽은 인물로 인해 깊은 혼란에 빠진다.

시간을 오며가며 스토리를 이끌어 가고 있다. 자살 직전 낯선 남자의 방문으로 살인을 저지르며 혼란에 빠진 테드와 끊임없이 행복했던 시절의 기억을 간직한 체스 상자와 주머니쥐, 그리고 사랑하는 아내와 자식을 두고 있지만 정신병원에 있으며 정신과 의사 로라의 상담을 받는 테드의 이야기가 살인을 둘러싼 진실의 가닥을 잡아가는 과정이 흥미롭다는 생각 밖에 할 수 없을 정도로 빠져들게 한다.

어디서 매듭을 찾아야할지 모르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들어나고 밝혀진 것이 꼭 진실은 아니고 세상에 영원한 완전범죄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 누군가는 반드시 범죄의 작은 가닥으로 진실을 들여다본다. 진실이 가진 무게가 너무나 커 그것을 도래내고 없앨 수 없어 절망적인 게 안타까울 뿐이다. 다행이라도 그렇게라도 진실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일본 추리소설 작가 미쓰다 신조의 말처럼 책을 읽는 독자들이 예상치와는 전혀 다른 진실이 주는 배신이 허무하기 보다는 밝혀진 진실 앞에 씁쓸하다. '다음 사람을 죽여라'가 할리우드 영화화되어 만들어진다니 테드란 인물이 주는 무게감이 크기에 주인공이 누가될지 궁금하다. 강렬함이 사라지지 않는 작품으로 재밌게 읽으며 매력적인 작품이란 생각이 들었기에 저자의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감이 크며 기다려진다.

여기, 네 머릿속에 정보가 있으면 그것 때문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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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마술 상자야. 속임수가 가득하지. 우리에게 경고할 방법을 항상 찾아내. 우리에게 탈출구를 제시할 방법. 문을 제시할 방법을 ㆍㆍㆍㆍㆍㆍ."

문을 열어. 그게 네 유일한 탈출구야.                                                     -p199-

"아주 이상한 꿈을 꾸었어요. 꿈이라기보다는 ㆍㆍㆍㆍㆍㆍ환상이랄까. 제일 먼저 기억나는 것은 딸들의 분홍색 장난감 성이예요. 그 성으로 걸어가서 자세히 살펴보다가 성 뒤로 난 길을 발견했어요.-------------------  그 끝에 가면 엄청난 진실을 발견하게 될 거라는 확신이 들었죠. 이 모든 일을 이해하게 해줄 열쇠를 발견하게 될 거라는 확신."                               -349-

ENJOY 스리랑카

ENJOY 스리랑카 (2017~2018 최신 정보) - No plan! No problem! ㅣ 인조이 세계여행 37
빛걸음따라.김시온 지음 / 넥서스BOOKS / 2017년 7월

해마다 새해 계획을 세울 때 잊지 않고 넣는 것이 있다. 두 다리 튼튼할 때 여행을 많이 다니고 싶은 마음에 가깝거나 먼 곳이라도 꼭 일 년에 한 번은 자유여행을 다녀오려고 계획표에 넣는다. 패키지여행보다는 자유여행을 즐기는 친구들과 아들이 있어 요 몇 년 사이에 자유여행으로 해마다 조금 긴 시간동안 자유여행을 했었다. 여행프로램을 통해 보고서 내가 미처 잘 알지 못했던 여행지가 나오면 관심이 가는데 그 중에 한 곳이 스리랑카다. 신혼여행과 휴가지로 유명한 인도양의 진주라고 불리는 스리랑카는 천혜의 자연경관을 가지고 있지만 조금은 덜 알려진 곳으로 'ENJOY 스리랑카'를 통해 자유여행지로 스리랑카가 충분히 매력적인 나라임을 새삼 느낀다.

따뜻한 열대성 기후에 상큼한 열대 과일이 풍부하고,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국가로 인도에 근접해 있지만 인구의 대다수가 불교인이라 불교가 국교지만 힌두교 11%, 이슬람교 7. 6%, 기독교 7. 5% 순으로 다양한 종교를 믿는 사람들이 나라다. 호텔이나 공공장소에서는 무료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어 조금 긴 시간동안 여행하는 사람이 데이터 이용에 대한 부담감을 가질 필요가 없는 나라다.

 여행을 계획하면서 자신이 여행지의 관광명소를 찾아가는 즐거움은 단연코 크다. 인도와 가까운 지역적 영향으로 힌두교를 비롯한 여러 종교의 발자국을 볼 수 있는 곳들이 많은 나라다. 천혜의 자연경관을 볼 수 있는 국립공원을 비롯해 저런 곳에 볼거리가 있나 싶은 산꼭대기에 위치한 관광명소, 예술성이 뛰어난 가톨릭 성당, 어릴 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만화 캔디와 같은 이름의 지역에 위치한 실론 티 박물관, 수상스키를 즐길 수 있는 갈레, 아무 생각 없이 푸른 물에서 헤엄치며 시간을 보내고 싶은 해변 등 생각지도 못한 빼어난 관광지에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많이 보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계획을 짜는데 어려움을 겪을 필요 없이 전문가가 여행날짜와 좋아하는 성향에 맞게 핵심, 역사, 문화 탐방, 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코스를 알려주고 있어 참고하는 것만으로도 여행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

동남아시아나 사막에서 즐길 수 있는 코끼리, 낙타 투어는 익히 알고 있다. 호주나 유럽의 어느 도시에서는 고래나 물개 등 쉽게 가까이 즐길 수 없는 동물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투어가 있는데 예민한 동물로 알려진 고래를 스리랑카에서는 투어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먹는 즐거움 역시 여행의 즐거움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작년에 친구들과 베트남에 갔을 때 무척이나 좋아하는 망고를 비롯해 과일들을 먹었던 좋은 기억이 있는데 스리랑카 역시 새콤달콤한 열대과일의 천국이라고 한다. 망고, 바나나, 코코넛, 망고스틴, 등과 냄새로 인해 먹을 엄두를 내지 못한 두리안과 머리카락이란 의미를 담고 있는 람부탄이란 생소한 과일 역시 스리랑카를 여행한다면 용기를 내어 먹어보고 싶은 열대과일이다.

갖가지 공예품들을 비롯해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관광품들도 많고 세계 제일의 홍차, 라이언 맥주, 데블드 치킨 등 먹고 싶은 것도 싼 가격에 구입하고 싶은 관광상품도 많은 스리랑카란 나라가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책의 뒷부분에 무게감이 가진 가이드북에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지역을 요약해 놓은 휴대용 여행 가이드북, 여행준비에서부터 출국하고 입국하기, 스리랑카의 교통, 숙소예약, 여행 시 알아야할 여행 안전 sosr가 담겨 있어 여행 계획을 세우고 떠나, 여행하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야행

야행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김해용 옮김 / 예담 / 2017년 6월

밤이 주는 무서움과 두려움을 넘어 서늘하지만 강한 이끌림으로 신비로운 곳으로 환상여행을 떠나게 만드는 모리미 도미히코의 '야행'... 일본에서야 독특한 작품 세계로 이미 정평이 나 있는 작가지만 나는 야행을 통해서 저자의 작품을 처음 만났지만 아름다운 여인의 흔적을 쫓아가는 환상 속으로 빠져들게 만드는 밤의 이야기가 무척이나 흥미롭고 매력적인 이야기로 환상적인 스토리에 빠져 읽은 책이다.

영어학원에 등록한 여섯 명의 친구들이 십 년 전 함께 에이잔 전차를 타고 구라마 지역의 가을 축제 진화제에 참석하기 위해 떠났던 길에서 남자 친구들 모두에게 호감을 품게 한 매력적인 히세가와 씨가 갑자기 사라진다. 이 사건으로 서로 연락을 끊고 지내다 연락을 받고 그들은 다시 구라마에 모인다. 다시 만난 그들은 기이한 경험담을 이야기하며 믿기 어려운 환상적인 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첫째 날 이야기는 낯설게 느껴지는 아내가 갑자기 사라진다. 언덕 위 폐가에 사라진 아내와 너무나 닮은 여인의 존재가 궁금하지만 아내의 흔적을 찾을 수 없기에 그 여인이 아내가 아닐까 의심이 든다. 의문의 호텔 종업원과의 관계와 폐가에 얽힌 이야기는 혼란스럽고 섬뜩하고 기이함을 느끼게 한다.

둘째 날... 여행을 떠났던 길에 도움을 주었던 할머니에게서 죽음을 앞두고 있다는 기분 나쁜 이야기를 듣는다. 무시하기에는 찝찝한 이야기지만 그들은 여행을 계속한다. 죽을 상을 가진 인물이 누구인지... 화자는 자꾸만 쓸쓸해지는 기분을 감추기 힘들다.

셋째 날... 아름다운 눈의 풍경을 기대하며 떠난 밤의 기차 여행을 중심으로 밤의 집을 닮은 동판화, 초등학교시절 이상한 여자아이를 둘러싼 기이함과 오싹함이 느껴지는 이야기다.

넷째 날... 사람들이 꽉 찬 열차에서 만난 스님과 여고생이 이야기를 나눈다. 그는 야행이라는 동판화 연작을 그린 화가와 얽힌 이야기를 들려준다. 동판화가가 작업을 하던 암실에 있던 수수께끼의 여자와 동판화가의 죽음과 얽힌 이야기의 진실이 무엇일지 들여다보게 한다.

다섯째 날은 다시 만난 그들이 예전처럼 축제를 보기 위해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동판화 야행 시리즈가 가진 진실의 이면이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듣고 보고 알고 있었던 사실이 어긋난다. 그 속에 담겨진 진실은 화자에게는 충격으로 다가온다. 안다는 것의 진실이 가진 무서움이 크게 느껴지는 결말이 환상소설이 가진 재미를 극대화 시켜준다.

화자들은 덤덤하고 담백하게 섬뜩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밤이 가진 이미지를 최대한 부각시키며 영화를 보듯 머릿속으로 상상을 하며 스토리를 읽다보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섬뜩한 공포에 사로잡히고 만다. 그만큼 스토리는 짜임새 있고 단숨에 빠져들게 하는 흡입력을 가지고 있다. 야행 시리즈와 반대되는 서광 시리즈를 나오지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모리미 도미히코의 '야행'... 기이한 환상소설을 즐기지 않던 사람도 상상하며 읽는 재미를 선사하는 책이다.

나는 파리가 정말 좋다

나는 파리가 정말 좋다 - 파리에서 보낸 꿈 같은 일주일
박정은 지음 / 상상출판 / 2017년 6월

전 세계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도시로 파리를 꼽지 않을까 싶다. 유럽 여행하면 가장 먼저 파리를 떠올릴 정도로 프랑스의 대표적인 도시를 넘어 전 세계 사람들이 사랑하는 도시가 파리란 생각이 든다. 나 역시도 유럽여행을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생각했던 도시가 파리다. 파리지엥처럼 살아보고 싶다는 열망을 가진 사람들이 많을 정도로 파리는 많은 사람들의 꿈의 도시다. 상상출판사에서 나온 '나는 파리가 정말 좋다'는 파리를 여행하지 못한 사람에게는 파리로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기에 충분하고 파리에 가 본 적이 있는 사람에게는 파리에서 보낸 추억을 떠올리며 다시 여행 가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할 정도로 일주일 만에 파리란 도시가 가진 많은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여행지의 추억을 떠올릴 때 여러가지 요소가 있겠지만 그 중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현지인들은 물론이고 같은 여행자와의 만남이 여행을 더 행복하게 만들기도 하고 실망스럽게 여겨지기도 한다. 저자는 미얀마 여행중 섹스 앤 더 시티의 캐리를 연상시키는 프랑스 여성 소피를 만난다. 여행관련 글을 쓰려고 파리에서 머물렀을 때 파업으로 인해 고생했던 일을 이야기하며 In Paris에 머물고 싶다는 본심을 꺼내자 자신의 집에서 기꺼이 머물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말에 힘 입어 1년 후 진짜로 소피의 집에서 일주일간 머무르게 된다.

팡테옹은 파리를 여행하는 사람들이 꼽는 여행지 중 크게 인기 있는 곳은 아니다. 수호성인인 성 주느비에를 기리기 위해 지어졌지만 프랑스 혁명과 맞물러 혁명과 관련된 인물들과 프랑스의 대표적인 문인들이 잠들어 있다. 이름은 잊어버렸지만 파리대학과 뤽상부르 공원이 가깝게 있어 팡테옹을 함께 구경하는 사람들이 많다.

파리 여행을 할 때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이 메트로다. 120년 전통의 메트로는 역마다의 특징을 담고 있는 것이 많아 또 다른 볼거리로 자리 잡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속도감과 무인지하철로 전자동으로 움직이는 14호선과 파리의 상징적인 역사를 볼 수 있는 시청역, 달팽이관처럼 내려가는 몽마르트역, 프랑스 혁명과 관련이 깊은 Bastille 역 등 볼거리가 풍부한 역들이 많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며 재작년과 작년에 파리 여행을 할 때 메트로보다 트랩을 더 많이 타서 미처 보지 못한 메트로 역의 아름다운 모습이 아쉽게 다가온다.

파리를 떠올리게 하는 영화들이 꽤 많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특히나 사랑을 많은 '비포 선 셋'이다. 낯선 곳에서 만나 빠지는 로맨스는 생각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속편에 파리도 나오는데 파리의 대표적인 여행지도 있지만 찾아가는 재미가 느껴지는 장소들이 더 많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 대사를 보니 영화가 더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 정도로 파리의 장소들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일주일 동안 파리가 가진 모습을 다 볼 수는 없다. 유명한 여행지를 찾아다니는 것도 좋겠지만 파리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다는 생각이 든다. 커피 한 잔을 시켜놓고 하루 종일 공부한다고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이슈가 된 적이 있는데 파의 카페에서는 에스프레소 한 잔을 시켜 놓고 오랜 시간 자리잡고 앉아 있는 것에 눈치를 주지 않다. 빨리빨리와 조급함에 익숙한 우리들에게 눈치 볼 필요 없이 여유로운 시간을 즐기는 그들이 부럽다.

마카롱은 파리의 대표적인 맛있는 디저트다. 우리나라에서도 생각보다 비싼 가격을 가진 마카롱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맛있는 마카롱을 먹기는 쉽지 않다. 카페나 전문점이 아니고 패스트푸드점 맥도날도 맥카페에서도 마카롱을 팔정도로 프랑스의 대표적인 간식이다. 파리를 여행할 때 맛있는 마카롱 가게를 그냥 지나쳐 버린 게 못내 아쉬울 정도로 마카롱의 달콤한 맛이 군침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꿈같은 일주일을 파리에서 보낼 수 있게 책에서는 요일별로 파리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어느 요일이 더 매력적이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파리의 일주일은 매력적이다. 개인적으로 시장과 로컬 푸드, 느긋하게 즐기는 카페, 시테섬, 메트로, 유명한 마카롱 가게는 언젠가 다시 파리로 여행을 간다면 잊지 않고 가보고 싶은 곳으로 찜해 놓았다.

파리로 여행을 떠난다고 하면 여행을 갔던 사람들이 하나같이 소지품과 강매에 주의하라고 알려준다. 파리를 여유롭게 즐기고 싶은 여행자들의 기분을 망치고 안 좋은 인상을 갖게 하는 요소들이 분명 있다. 저자 역시 생각지도 못하게 카메라를 도난당하고, 반납되지 않았다고 느껴진 밸리브로 인해 곤경에 빠지는 일도 있었지만 매력적인 파리와 파리지엥들이 있어 파리를 나쁘게 느껴지지 않는다. 파리지엥을 통해 파리가 정말 좋다고 표현할 정도로 저자는 파리를 사랑한다.

꿈의 도시 파리.... 꿈같은 여행을 즐기고 싶은 여행자가 파리를 사랑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정도로 파리란 도시가 가진 매력을 단 일주일만 있어도 온전히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책은 알려준다. 재작년과 작년에 파리에 머문 적이 있지만 여전히 나에겐 파리는 아쉬움이 남는 여행지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책을 보며 다시 파리로 떠날 여행을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