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불행은 여기서 시작된다. 내가 내 얼굴에 관해 알 수 있는 유일한 근거인 이 이미지들이, 사실은 너무나 불완전하며 수시로 거짓말을 하기 때문이다. -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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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꺼번에 도로 전체를 생각해서는 안 돼, 알겠니? 다음에 딛게될 걸음, 다음에 쉬게 될 호흡, 다음에 하게 될 비질만 생각해야 하는 거야. 계속해서 바로 다음 일만 생각해야 하는 거야."
그러고는 다시 말을 멈추고 한참 동안 생각을 한 다음 이렇게 덧붙였다.
"그러면 일을 하는 게 즐겁지. 그게 중요한 거야. 그러면 일을 잘 해낼 수 있어. 그래야 하는 거야."
그러고는 다시 한 번 오랫동안 잠자코 있다가 다시 말했다.
"한 걸음 한 걸음 나가다 보면 어느새 그 긴 길을 다 쓸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지. 어떻게 그렇게 했는지도 모르겠고, 숨이 차지도 않아."
그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렇게 말을 맺었다.
"그게 중요한 거야." -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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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행은, 아니 인생은 어차피 충동의 연속으로 사는 편이 더 재미있지 않은가. - P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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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동안 누구나 어떤 시기에는 정상성의 범주에서 밀려난 존재가 된다. 단지 그것을 상상하지 않으려 애쓸 뿐이다. 그래서 나는 장애인 사이보그를 이야기하는 것이나 기술과 취약함, 기술과 의존, 기술과 소외를 살피는 것이 결국 모든 이들의 문제이기도 하다고 말하고 싶다. 독립적이고 유능한 이상적 인간과 달리, 현실의 우리는 누구도 취약함에서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 P40

"나는 휠체어만 탔을 뿐(탔음에도 불구하고) 당신과 똑같은 인간"이라고 주장하는 대신, "나는 휠체어를 탔고 그 점에서 당신과 같지 않지만, 우리는 동등하다"라고 말하는 일은 어떻게 가능할까. - P63

우리 사회에는 장애인을 기술과 의학으로 교정하려는 정상성 규범이 굳건하게 자리잡고 있어 장애인의 현실을 개선하자는 목소리가 발 붙일 곳이 없다. - P84

애슐리 슈는 기술을 통한 궁극적인 ‘장애의 종말’을 이야기하는 것은 마치 인류의 역사에서 ‘전쟁의 종말’을 말하는 것처럼 허황된 아이디어라고 말했다. 구체화되지 않은 낙관론은 현실의 고통을 축소해버린다. - P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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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유하고 탐닉하는 한, 나는 임시적 존재가 될 수밖에 없다. 어렸을 때, 나는 모든 게 영원하리라는 착각을 일깨우는 시와 소설을 접할 때마다 경이로움을 느꼈고, 그때마다 ‘나‘는 더욱더 임시적 존재가 됐다. 지난 계절, 내 공부 주제는 바로 이것이었다. 임시적 존재로 돌아가기. - P167

일차원적인 것이든 고차원적인 것이든 모든 행동의 이면에는 욕망이 숨어 있다. - P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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