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사랑하고 어떻게 행복할 것인가 - 행복을 습관으로 만드는 하버드 명강의
유키 소노마 지음, 정은희 옮김 / 북플레저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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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살면서 다다익선인 게 무엇일까 꼽아보니, 행복과 사랑이야말로 일순위다. 성공도 명예도 아닌 행복과 사랑이 인간다움과 살만한 세상의 핵이 아닐까 싶다. 붓다와 에픽테토스 같은 고대의 현자부터 탈 벤 샤하르 같은 현대의 긍정심리학자까지 모두 행복을 인생의 목적으로 바라보았다.

남보기에 부러운 개인의 세속적 성공이 진짜 행복으로 이어질려면 '의미'라는 다리가 필수적이다. 그런 의미를 확보하는 가장 확실한 길이 바로 이타주의에 기반한 사랑이다. 경제적 풍요와 사회적 성취감은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사랑과 의미가 결여된 화려한 성취와 물질적 진보는 권태와 허무를 초래하는 독이 되곤 한다. 적절한 의미를 담보한 개인의 행복은 사회의 선(善)으로 확장된다. 이처럼 행복은 단순한 감정이나 순간적인 기분이 아니라, 삶을 지탱하는 보람, 내면의 회복 탄력성, 그리고 의미 있는 삶의 기반이다.

이른바 '소확행'(소소하나 확실한 행복)이나 '아보하'(아주 보통의 하루) 같은 트렌디한 용어도 이 같은 맥락에서 나왔다. 행복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다. 하루하루 꾸준히 실천할 수 있는 소소한 행복 습관이 중요하다. 행복은 예측 불허의 특별한 사건이 아니라 충분히 예측 가능한 일상의 습관이 좌우한다. 감사 노트를 쓰거나, 명상이나 산책의 루틴화처럼 하루하루의 작고 꾸준한 실천이 우리의 내적 만족감을 유지하고 지속 가능한 행복감의 토대가 된다.

행복의 공식이나 유형에 관한 정말 다양한 연구가 있다. 그중 '햄버거 모델'이 그나마 대중 눈높이에 가장 잘 어울리는 설명이 아닐까 싶다. 탈 벤 샤하르는 '현재의 이익'과 '미래의 이익'이라는 두 가지 개념을 축으로 하여 네 영역으로 나뉜 '햄버거 모델'로 행복을 설명한다. 네 영역은 성취주의, 행복주의, 허무주의, 쾌락주의다. 여기서 행복이란 "충만한 즐거움과 삶의 의미를 함께 느끼는 경험"이다. 즐거움은 현재의 이익에, 의미는 미래의 이익에 해당한다.

①성취주의(야채 햄버거): 현재의 손실(맛없다)×미래의 이익(건강에 좋다)

②행복주의(이상적인 햄버거):현재의 이익(매우 맛있다)×미래의 이익(건강에 아주 좋다)

③허무주의(최악의 햄버거): 현재의 손실(맛없다)×미래의 손실(건강에 나쁘다)

④쾌락주의(정크푸드 햄버거): 현재의 이익(맛있다)×미래의 손실(건강에 나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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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인공지능 백신 맞았는데 아무도 똑똑해지지 않았다 - 편리한 인공지능 시대, 우리는 모두 불편한 인간지성 접종 대상자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31
유영만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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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챗GPT로 스마트폰 사진을 지브리 스타일로 바꾸는 것이 유행하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의 예술적 깜냥에 다시금 놀라는 요즘이다. 한창 보고 있는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장면들을 지브리 스타일로 변환한 사진들이 유튜브에 올라오는데, 이미지를 빠르게 갈아끼우는 '변신 놀이'에 나름 흥미와 재미를 느끼게 된다. 바야흐로 똘똘이 인공지능과 살갑게 지내는 법을 배워야 할 때다.

마이크로소프트 인공지능에게 가볍게 물었다, 독서와 피클은 무슨 관계냐고. 그러자 이렇게 답한다.

"독서와 피클이라니, 흥미로운 조합이네요! 겉보기엔 서로 완전히 다른 주제처럼 보이지만, 둘 다 일종의 "숙성"과 관련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피클은 오랜 시간 동안 발효 과정을 거쳐 독특한 풍미를 얻고, 독서는 시간을 들여 책의 내용과 지혜를 소화하며 우리의 사고와 감성을 "숙성"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혹시 피클과 관련된 독서나, 피클을 먹으며 독서를 즐기는 것 같은 특별한 경험을 묻는 거라면, 그것도 독창적인 대화 소재가 될 수 있겠네요! 어떻게 이런 생각이 떠오르셨는지 궁금합니다. 🙂"

정말 폭싹 컸수다, 인공지능. 요지를 잘 파악하고 있다. '숙성'과 '발효'란 키워드를 이용해 독서와 피클의 관계성을 제대로 짚어냈다.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인공지능의 "계산과 연산, 추론과 요약 능력은 이미 인간지능을 초월하고 있다."라고 말이다. 하지만 인공지능과 '인간지성'은 질적인 차이가 있다. 인공지능이 인간지능을 뛰어넘는 변곡점에 진입했다지만, 창의성과 상상력의 가능성을 펼쳐 보이는 지성과 지혜의 차원에는 한참 미치지 못한다.

지식생태학자 유영만은 이 책에서 지능과 지성, 복사본과 원본, 연산과 상상력, 직선주로와 곡선적 우회로 등의 차이에 기대어 인공지능과 인간지성을 대조한다. 동시에, 인공지능에만 의존하다 인간지성의 퇴화를 초래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한다. 다시 말해서, 인공지능의 편리함에 너무 도취한 나머지, 불편함과 애매함을 견뎌야 발아하는 창조력과 지혜의 능력을 고사시키는 건 아닌지 우려와 경고의 메시지를 함께 전하고 있다.

"'편리한' 인공지능이 제시하는 정답에 '감탄'할수록 문제의식은 실종되고 인공지능에 종속되어 '복사본'으로 살아갈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중략) 사람을 '감동'시키는 방법은 땀 흘려 축적한 자기만의 '원본' 스토리를 창조하는 '불편한' 인간지성을 접종하는 것이다. '감탄'은 머리에서 나오지만 '감동'은 심장에서 나온다."(24, 25쪽)

그렇다, 인공지능과 인간지능의 가장 큰 차별점이 바로 "감탄은 머리에서 나오지만, 감동은 심장에서 나온다."란 한마디로 압축된다.

디지털과 인공지능이 만들어내는 데이터 홍수가 일상을 집어삼키고 있다. 정보의 양은 늘었지만, 상대적으로 정보의 질적 도약은 여전히 미비하다. 저자는 이를 "수평적 넓이에 무너진 수직적 깊이의 안타까움"으로 표현한다. 저자는 재독 철학자 한병철의 담론에 기대어, "지능은 수평적 확산을 통해 인식의 면적을 넓히려 하지만, 지성은 수직적 심화를 통해 인식의 깊이를 더하려 한다"라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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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의 이야기들
발터 벤야민 지음, 파울 클레 그림, 김정아 옮김 / 엘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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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문예비평가 발터 벤야민의 신간을 접했다. 『고독의 이야기들』(엘리, 2025)은 벤야민의 소설, 꿈, 설화, 우화, 비유담, 수수께끼, 말장난 등으로 버무려진 풍성한 비빔밥 같은 책이다. 여기에 각 단편이 시작되는 장마다 파울 클레의 회화 작품을 수록해 전반적인 텍스트의 아우라를 다채롭게 한다.

세심한 눈을 지닌 벤야민의 팬이라면 이 책에서 벤야민이 지속적으로 탐구한 소설, 이야기, 서사 등에 대한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낚아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 아닌게 아니라 미국의 페미니스트 사상가 주디스 버틀러는 이 책을 "벤야민 읽기를 놀라운 방식으로 재조정할 굉장한 선물"이라고 평했다. 맞다, 벤야민의 문예이론에 관심이 있는 연구자라면, 이 문학작품집은 탐험해 볼 가치가 충분한 보물지도가 아닐 수 없다.

책은 크게 '꿈과 몽상', '여행', '놀이와 교육론' 세 가지 테마로 나뉜다. 꿈과 몽상은 벤야민이 가장 초기에 쓴 글들과 그가 꾸고 기록한 꿈들이 실려 있다. 꿈은 무의식 세계로 진입하는 문턱으로, 꿈의 내용은 이성과 공상의 미묘한 뒤틀림을 피할 수 없다. 한편, 꿈의 메모들은 꿈꾼 자의 억압된 욕망과 은밀한 소망을 검열하고 편집하는 일련의 거름망 작업을 피할 수 없다.

그래서 꿈의 형식과 꿈의 메모를 포함한 '꿈의 서사'는 그 자체로 문학적 몽타주 기법과 다를 바 없다. 몽타주는 본디 여러 조각을 붙여서 만든다는 뜻이다. 꿈의 서사는 여러모로 영화나 광고에서 여러 이미지를 조합해 새로운 이미지를 만드는 작업을 닮았다. 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벤야민의 글쓰기 방식이 기본적으로 몽타주 기법임을 간파한 바 있다. 아렌트의 말을 빌면, 벤야민은 "글을 조각낸 다음, 이를테면 조각들이 자유롭게 떠다니는 상태에서 서로가 서로를 설명하고 그 존재의 이유를 밝히는 방식으로 각각의 조각들을 새롭게 재배열했다."

벤야민의 여행 사랑은 유명하다. 여행은 친숙한 것들을 뒤로하고 떠난다는 뜻이다. 여행과 여정이 주는 상상력은 타고난 이야기꾼의 구수한 입담이나 한밤의 꿈이 간직한 동경과 비슷한 구석이 있다. 가능세계에 들어서는 상상의 문을 활짝 열어젖힌다고 할까. 나그네가 잠시 머문 행선지나 낯선 공간이 어느새 초현실적인 판타지 세계로 돌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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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생각은 철학에서 시작된다 - 아리스토텔레스부터 들뢰즈까지, 철학자들이 들려주는 20가지 생각 도구
오가와 히토시 지음, 이정미 옮김 / 오아시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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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에게 물었다, 만약 김구 선생이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었다면 어떠했을까? 인공지능은 이렇게 답한다.

"김구 선생이 대통령이 되었다면, 그의 독립운동가로서의 열정과 민족 통합을 위한 비전이 대한민국의 초석을 더욱 강하게 다졌을지도 모릅니다. 그는 통일 정부를 꿈꾸며 남북 협상을 추진했던 인물로, 그의 리더십 아래 통일과 화합을 위한 정책이 더욱 강조되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그의 교육과 계몽 운동에 대한 열정은 국민의식 향상과 사회 개혁을 이끄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입니다. 김구 선생의 철학과 가치관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독립 정신을 더욱 강하게 구축하는 데 기여했을지도 모르죠."

초대 대통령이 백범 김구였다면 친일청산과 민족통일만큼은 확실하지 않았을까 싶다. 나는 백범이 초대 대통령인 가능세계의 존재를 상상한다. 미국의 분석철학자 데이비드 루이스는 우리가 사는 지금의 현실세계와는 완전히 다른 세계가 존재할 가능성을 상정했는데, 이를 '양상실재론'이라고 한다. 무수히 많은 평행세계가 존재한다는 사고방식과 닮았는데, 양상실재론에 따르면, 한국의 초대 대통령은 현실적으로 이승만이었지만, 초대 대통령이 백범 김구인 가능세계도 현실세계와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있다.

새로운 가능세계는 세계의 각 부분을 재조합하는 '재조합 원리'에 따라 얼마든지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런 가능세계론은 새로운 것을 만들 뿐 아니라, 우리가 아직 모르는 진실을 발견하는 단서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루이스는 가능세계론을 '철학자들의 낙원'이라고 비유했다. 가능세계론은 우리가 사는 세계가 다른 세계보다 현실적인 것이 아니라 세계는 복수로 존재함을 강조한다.

나는 루이스의 가능세계론을 이 책에서 처음 접했다. 바로 일본의 대표적인 시민철학자 오가와 히토시가 쓴 『탁월한 생각은 철학에서 시작된다』(오아시스, 2025)이다. 책의 주제는 탁월한 아이디어를 만드는 철학적 사고를 일상과 비즈니스에 적용하는 방법으로, 세상을 남다르게 바라봤던 철학자들의 생각 도구와 철학 개념은 물론 그 활용법까지 소개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루이스의 가능세계 외에,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후설의 현상학적 환원, 헤겔의 변증법, 푸코의 에피스테메, 데리다의 탈구축, 들뢰즈의 도주선, 말라부의 가소성, 가브리엘의 신실재론 등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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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는 과학이다 - 달리기를 위한 영양, 주법, 트레이닝, 부상, 보강 운동, 마라톤에 대한 모든 것
채찍단 지음 / 북스고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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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변으로 라이딩을 나가보면 힘차게 달리거나 달릴 준비를 하느라 몸 풀고 있는 분들을 자주 보게 된다. 운동도 유행을 타는데, 러닝과 슬로우 조깅이 대세다. 나 역시 스쳐지나가는 러너들의 폼과 신발에 주목하곤 한다. 겉으로 파악할 수 있는 디테일이 팔치기, 운동화, 고글 딱 요정도다. 러너들의 복장에서 러닝 크루의 최신 트렌드도 살펴볼 수 있을 것이지만, 러닝복에는 그닥 관심이 없다.

달리기를 만만하게 봤다가는 관절이 아작나기 쉽다. 달리기는 하드한 스포츠다. 따라서 과학적인 시각에서 조명한 달리기 기법이나 부상을 방지하는 예방법에 관심이 가게 된다. 내가 유튜브 채널 '채찍단'이 펴낸 《달리기는 과학이다》(북스고, 2025)를 펼쳐든 이유도 바로 값비싼 러닝화나 러닝복에 대한 소개보다도 보다 더 잘 달리는 과학적 노하우와 객관적인 수치를 언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혹여 러닝에 대한 개인적인 에피소드나 감상적인 뭔가를 예상했던 독자라면 각종 도표로 정리된 수치에 질릴 수도 있을 것이다. 책은 여러 연구 논문을 토대로 에너지와 영양, 달리기 트레이닝, 부상과 보강 운동, 마라톤 실전, 달리기를 위한 팁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최대 심박수에 따른 '심박존'을 나누는 방법이 인상적이었다. 나는 러닝 초보자이기에 대표적인 저강도 유산소 운동 강도인 'ZONE 2'를 중점적으로 팠다. 보통 최대 심박수의 60~70%를 잡는 ZONE 2는 "기초 지구력을 기르는 데 효과적이며, 안전하면서도 운동 효과가 충분해 많은 러너가 선호하는 강도"이다. 대화를 주고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숨이 약간 찬 상태에서 45분 정도 운동을 하면 ZONE 2 훈련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책은 나이와 체력 수준을 입력해 자신에게 맞는 심박존 값을 쉽게 알아낼 수 있는 QR코드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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