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의 의학이 현대의학에 공헌한 가장 큰 분야는약재학이다. 의학 지식은 고대 그리스·로마의 문헌에서 얻었지만, 약재학은 아랍에서 시작되었다고 해도과언이 아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사는 땅에서 다양한식물의 뿌리, 줄기, 잎사귀 등을 가져다가 새로운 약재를 만들어냈다. 계피, 감로, 비소, 시럽, 연고 등이이들이 만든 작품이다. 이 약재학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집대성한 사람이 바로 아랍제국의 의사 이븐 시나(Ibn Sina, 980~1037)다(그림1). 그가 쓴 《의학정전(Qānūn fía -tibb)》(1025)은 지금도 그 유용성을 인정받 고 있다. 이 책에 나온 식물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약이 한두 개가 아니라는 게 바로 그 증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