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스와 셀리토가 풀라스키라는 젊은 금발머리 순찰경관을 데리고 라임의 집에 도착했다.
셀리토 말로는 라임의 집까지 증거물을 실어 나르고 수사를 돕기 위해 데려온 모양이었다. 척 보니 신참이었고, 반반한 이마에는 ‘열성‘이라고 씌어 있었다. 라임이 장애인이라는 이야기를 미리 들은 것이 분명했다. 전신마비라는 사실을전혀 의식하지 않는 척하느라 열심이었다. 라임은 이런 거짓반응을 정말 싫어했다. 라키샤의 뻔뻔한 솔직함이 차라리 백배 나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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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곤충 소년 - 링컨 라임 시리즈,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2-3 링컨 라임 시리즈 3
제프리 디버 지음, 유소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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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벤이라고 하는데요."
방 안에 있던 세 사람은 라임의 휠체어와 다리를 불편하게 쳐다보는 그에게 시선을 주었다.
벨이 말했다.
"무슨 일이지?"
"음, 벨 씨를 찾고 있는데요."
"내가 벨 보안관이야."
여전히 어색하게 라임의 다리를 살피는 시선. 그는 얼른 눈길을 비키더니 헛기침을 하고 침을 삼켰다.
.......
벤이 여전히 보안관을 향해 말하자 라임은 엄격하게 말했다.
"나한테 직접 말하게."
남자의 얼굴에 홍조가 떠오르더니, 퍼뜩 정신을 차린 눈빛이 되었다. 억지로 라임을 보느라 고개가 약간 떨리는 것 같았다. "전 그저… 저쪽이 보안관님이시라."
벨이 말했다.
"여기 계신 라임 씨가 수사를 지휘하신다네. 뉴욕에서 오신 감식 과학자일세. 우릴 돕고 계시지."
"그렇군요."
휠체어와 라임의 다리, 빨대 조종기를 번갈아 바라보던 눈길이 다시 안전한 바닥을 향했다. 라임은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희한한 구경거리라도 되는 양 행동하는 이 남자가 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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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은 상대 역시 자신을 관찰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퍼시의 반응 역시 독특했다. 라임을 처음 보는 사람들은 대부분 과일처럼 붉게 물든 얼굴에 멍청한 미소를 띠띠고 혹시라도 그의 망가진 몸 쪽으로 시선이 갈까 전전긍긍하면서 이마 쪽만 뚫어지게 쳐다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퍼시는 라임의 얼굴(얇은 입술과 톰 크루즈를 닮은 콧날, 40대치고는 젊어 보이는 잘생긴 얼굴)을 한번 쳐다본 뒤, 움직이지 않는 그의 팔다리와 상체에 시선을 주었다. 그러곤 곧장 장애인용 장치 쪽으로 주의를 옮겼다. 광택이 흐르는 스톰 애로 휠체어와 빨대 조종기, 헤드세트, 컴퓨터.

톰이 방으로 들어오더니 혈압을 재려고 라임에게 다가왔다.

라임이 말했다.

"나중에."

"지금이요."

"안 돼."

"조용히 하세요."

톰은 라임의 말에는 아랑곳없이 혈압을 읽었다. 그리고 청진기를 치웠다.

"나쁘지 않네요. 그래도 피곤하실 겁니다. 요즘 너무 바쁘셨습니다. 좀 쉬셔야 해요."

"물러가."

라임은 툴툴거린 뒤 다시 퍼시 클레이를 향했다. 라임이 장애인이고 마비 환자라는 이유로, 인간이라는 존재의 단지 한 부분이라는 이유로, 어떨 때 보면 손님들은 자자기들이 말하는 것을 라임이 이해하지 못한다고 치부해버리는 것 같다. 말을 일부러 천천히 하기도 하고, 심지어 톰을 통해 말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퍼시는 스스럼없이 라임에게 말했다. 라임은 그 점이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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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코핀 댄서 - 링컨 라임 시리즈,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2-2 링컨 라임 시리즈 2
제프리 디버 지음, 유소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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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은 상대 역시 자신을 관찰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퍼시의 반응 역시 독특했다. 라임을 처음 보는 사람들은 대부분 과일처럼 붉게 물든 얼굴에 멍청한 미소를 띠고 혹시라도 그의 망가진 몸 쪽으로 시선이 갈까 전전긍긍하면서 이마 쪽만 뚫어지게 쳐다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퍼시는 라임의 얼굴(얇은 입술과 톰 크루즈를 닮은 콧날, 40대치고는 젊어 보이는 잘생긴 얼굴)을 한번 쳐다본 뒤, 움직이지 않는 그의 팔다리와 상체에 시선을 주었다. 그러곤 곧장 장애인용 장치 쪽으로 주의를 옮겼다. 광택이 흐르는 스톰 애로 휠체어와 빨대 조종기, 헤드세트, 컴퓨터.

톰이 방으로 들어오더니 혈압을 재려고 라임에게 다가왔다.

라임이 말했다.

"나중에."

"지금이요."

"안 돼."

"조용히 하세요."

톰은 라임의 말에는 아랑곳없이 혈압을 읽었다. 그리고 청진기를 치웠다.

"나쁘지 않네요. 그래도 피곤하실 겁니다. 요즘 너무 바쁘셨습니다. 좀 쉬셔야 해요."

"물러가."

라임은 툴툴거린 뒤 다시 퍼시 클레이를 향했다. 라임이 장애인이고 마비 환자라는 이유로, 인간이라는 존재의 단지 한 부분이라는 이유로, 어떨 때 보면 손님들은 자기들이 말하는 것을 라임이 이해하지 못한다고 치부해버리는 것 같다. 말을 일부러 천천히 하기도 하고, 심지어 톰을 통해 말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퍼시는 스스럼없이 라임에게 말했다. 라임은 그 점이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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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테이블 맞은편의 배우를 바라보면서, 자기가 바로 그 배우임을 알리는 징후를 그가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한쪽 눈썹을 치켜세운다거나, 고개를 끄덕인다거나. 뭐라도 보여주기를. 그러나 그는 다시 유화로 그린 초상화가 된다. 짙어지는 밤의 푸름에 대비되는 움직이지 않는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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