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이 센 장수풍뎅이야 물들숲 그림책 11
김진 지음, 유승희 그림 / 비룡소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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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이 있는 독특한 생김새 때문인지 어린이책에 많이 등장해서
나비, 무당벌레, 잠자리, 매미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우리 아이에겐 친근한 장수풍뎅이.
여러 박물관에서 장수풍뎅이 표본은 많이 보았지만 정작 숲에서 보기는 어려웠는데,
아이는 작년에 유치원에서 키워봤다며 책을 보다가 조잘조잘 자랑이 늘어진다.

 

 

글을 쓴 김진 선생님은 곤충 연구가인 전문가이고,
그림을 그린 유승희 선생님은 뒷면지에 실린 글을 보니,
장수풍뎅이 애벌레를 어른벌레로 키우며 작업을 하신 모양이다. 생생한 관찰기인 셈이다.
'넓은 하늘을 날지 못하고 거실에서만 살다 죽은 장수풍뎅이에게 미안했어요
그림에서만큼은 나무와 꽃들을 마음껏 날아다니게 그렸습니다'
가슴 아프지만, 덕분에 우리 아이들이 이런 책을 만나게 되어 고맙고 또 고맙다.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최재천 교수님의 추천이라 더 믿음이 간다.

 

 

책을 펼치면 앞면지에서 장수풍뎅이를 만나러 참나무가 울창한 숲 속으로 걸어들어가는 느낌이다.
장수풍뎅이의 생김새와 특징
나무즙을 먹으며 함께 사는 장수말벌, 사슴벌레, 네발나비 등 곤충 친구들
(그동안 봤던 책에서 늘 함께 등장하는 짝꿍 사슴벌레는 이 책에서도 어김없이 등장한다
나비는 꿀만 먹는 줄 알았는데, 나무즙을 먹는 경쟁자였다니 놀랍다)
두더지, 까치와 박쥐 등 장수풍뎅이의 천적들
한여름부터 그다음 해 여름까지 장수풍뎅이의 한살이를
함께 관찰하며 조곤조곤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그림책이다.

 

 

일본왕개미가 나온 부분은 장수풍뎅이 알을 먹어치운다는 걸까?
글에는 장수풍뎅이 알에 대해서만 언급해서 확실치 않은데
뒷부분의 숨은 애벌레를 냄새로 찾아내어 이빨로 단숨에 뚫어 버리는 두더지나
냄새로 낙엽 아래에 숨어 있는 장수풍뎅이를 찾아내는 까치
밤에 날아다니는 장수풍뎅이를 초음파로 찾아내어 발로 낚아채고 날카로운 이빨로 무는 박쥐처럼
조금 더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다면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지 않았을까 싶었다.

 

 

세밀화 그림책은 사진책에서는 볼 수 없는 따뜻함과 정교함이 있다.
순간순간을 기막히게 포착한 사진들이라는 매력과
독자가 직접 곤충을 관찰하는 듯 생생한 현장감이 느껴지는 장점이 물론 있지만,
사진책에서는 초점을 맞춘 부분만 정확하게 보이고
나머지는 초점이 나간 상태에서 흐릿하게 불분명해 보이는데,
세밀화로 표현한 그림책은 작은 곤충이라도 모든 부분을 정확하게 자세히 관찰할 수 있고,
흙 속에 들어 있어 사진으로 남길 수 없는 곤충들의 생태 역시 표현하는데 한계가 없다.

문에서 자세하게 설명되었던 장수풍뎅이의 한살이를
마지막 부록(?) '장수풍뎅이가 날아오를 때까지'에서
다시 한 번 대략적인 시기와 함께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해 준다.
수컷은 짝짓기가 끝나면 죽고, 암컷은 알을 낳고 곧바로 죽는다니 슬프네.

 

 

'장수풍뎅이를 더 알아보아요'에서는 본문에서 나오지 않았던
장수풍뎅이가 나는 법, 더듬이, 암컷과 수컷의 차이, 좋아하는 먹이와 친구들,
장수풍뎅이 키우기, 애벌레 배설물 등의 내용을 담아 아이들의 궁금증을 해결해 준다.

 

 

<힘이 센 장수풍뎅이야>는 '물들숲 그림책'의 벌써 11번째 책이다.
'물들숲 그림책'은 생명의 한살이를 담은 생태 그림책 꾸러미다.

2년 전쯤인가부터 아이와 한 달에 한 번 이상 숲 체험을 하고 있다 .
숲 해설가인 자원봉사자 선생님과 숲 속을 거닐며 나무는 물론 곤충도 관찰하는데,
아이가 궁금해하는 것들이 끝도 없이 많다.
곤충과 숲을 좋아하는 우리 아이가 좋아하는 책들이 될 듯싶다.

앞으로 나올 시리즈도 기대가 되고.

올여름 숲에 체험 가서는 꼭 만나보고 싶구나.
힘이 센 장수풍뎅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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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진짜 독서 - 17년차 독서지도사, 초등 독서교육을 말하다
오현선 지음 / 이비락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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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관련 강의도 찾아 듣고 책도 많지는 않지만 읽은 편에다 정기적으로 책 모임도 하고 있어서
나름대로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우리 아이는?
쉽지 않다!

어릴 적부터 열심히 다양하게 읽어 주고 있는데 이렇게 하면 되는 건지
이제 곧 초등인데 앞으론 어찌해야 하는 건지
조금은 막막했다
그래서 읽어 보고 싶었다
17년 차 독서지도사가 말하는 초등 독서교육

 

 

이 책은 초등 독서 교육의 교과서, 바이블 같은 책이다
저자는 독서지도사 17년 경험을 적재적소에 다양한 사례를 들면서 고스란히 녹여냈다
저자의 첫 번째 책인데, 왜 이제야 책을 쓰셨을까 아쉬웠다
그만큼 신중을 기하고 싶으셨을까? 그래서 믿음도 간다

 

 

부모가 먼저 책 읽는 사람이 되어야 독서 교육을 바르게 할 수 있다는 내용을 시작으로
초등 독서 교육에 대한 굵직굵직한 것부터
엄마들이 궁금해하는 전집, 토론 논술 학원 
엄마들이 소홀히 하는 이야기책의 효용성
지식 정보책, 교과연계도서, 역사 책의 구체적인 책 읽기 방법과 자잘한 팁까지......
그리고 
각종 책 목록과 점검표가 다양하게 수록되어 있어 힘이 된다

 

 

'부록'의 '학년별 독서지도법을 알고 싶어요'가 특히 유용했고,

그림책 관련해서는 시중에 책도 많고 인터넷에도 정보가 많은 편인데
초등 고학년만 되어도 어떤 책이 좋은지 정보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책 안 읽는 고학년 아이들이 흥미를 붙이기 좋은 재미있는 책',
'책 안 읽는 고학년 아이들이 완독의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책'이 소개되어 있어 반갑고 고마웠다

과학과 역사의 교과 연계 도서 소개 부분 역시 초등 학부모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 육아서 너머의 책 읽기를 시작해 보라는 조언
* 아이가 능동적으로 이해하게 하기 위해서는 읽어주는 이의 해석을 배제하고 그저 편안하게 읽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
* 아이들은 주제를 파악하기 위해서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그냥 좋아서 읽는다
* 독서록 숙제와 평생 책 읽기 중에 무엇이 더 중요한 일인지 생각해 보라
* 부모의 도서 검열은 제한적인 상황에 아이를 놓아두는 것이므로,
좋고 나쁘다는 기준도 어디까지나 아이가 독서를 해 나가면서 스스로 만들어가야 한다
* 전집 구매로 독서 교육을 연명했던 엄마들은 단행본을 구매해야 하는 3학년 이상이 되면 독서교육의 길을 읽고 헤매게 된다며, 아이가 어릴 때부터 발품과 시간품을 팔아 책을 고르는 안목을 키운 엄마만이 아이가 고학년이 되어도 책을 고를 줄 안다
는 내용이 정말 와 닿았다

 

 

'시중 독서논술 교재 어떻게 활용할까' 부분이 특히 좋았는데,
읽기 전 생각부터 글쓰기에 이르기까지 각 단계별에서 '주의할 점'은
저자의 오랜 독서 지도 경험에서 얻은 귀한 노하우가 오롯이 담겨 있다
하지만 쉽지 않아 실제 엄마표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많은 고민과 연습이 필요하다 싶었다


저자는 책에서 이 책이 부모님들에게 친절하지 않다고 인정하며,
엄마부터 읽으라고 부담을 주고, 나쁜 독서교육이 무엇인지 큰 윤곽만 제시하고 있어
엄마들 입장에서는 답답할 노릇이라고 했지만
근본적인 대안과 해결책을 상당히 구체적으로 안내하고 있다

독서 교육을 잘 하고 있는 학부모는 이미 다 아는 내용이라
이 책에서 새로운 내용을 찾을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술술 읽으며 한 번 정리해 보고 점검해 보자

그러나 인터넷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질문인
아이가 책을 안 읽어요, 어떤 전집을 사야 해요, 언제까지 읽어 주어야 하나요,
어떤 책을 더 읽어야 해요, 토론 논술 학원은 언제부터 다녀야 해요 등이 고민인 학부모는
꼭 한 번은 읽어봐야 할, 기본을 다지는 기본서 같은 책이므로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듯하다
독서 지도사에게 1:1 상담받는 기분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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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21 08: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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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21 08: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변신돼지 - 제6회 비룡소 문학상 대상 수상작 난 책읽기가 좋아
박주혜 지음, 이갑규 그림 / 비룡소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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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이 책 재밌는 거야?"
아이가 책 제목을 보더니 물어본다
제목이 주는 기대감
또봇을 시작으로 카봇을 거쳐 터닝메카드에 이른 아이에게(만 5세)
'변신'이란 가슴 설레게 하는 단어가 들어갔기 때문일 게다

 

 

<변신돼지>는 비룡소의 '난 책읽기가 좋아' 시리즈의
'독서레벨 2단계 책읽기의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동화' 64권으로,
찬이네 집에만 오면 동물들이 돼지로 변신하는 마법 같은 이야기다

아이가 특히나 좋아하는 토끼, 강아지, 햄스터가 등장하고,
동물들에게 붙여준 이름도 달콤이, 통닭, 푸딩
모두 아이가 좋아하는 것들이다

어렸을 때 별명이 돼지여서 돼지를 너무 싫어하지만, 삼겹살은 맛있어서 엄청 좋아하는 엄마
엄마는 유기농 채소로 달콤이 전용 채소 뷔페를 차려 주고,
통닭이에게 백숙을 만들어 주고,
푸딩을 위해 식품건조기에 과일들을 직접 말릴 정도로
아낌없이 베푸는 포근한 사람이다

세상 걱정 없이 사람 좋은 아빠

동물을 정말 사랑하는 아이 찬이
찬이는 하굣길에 매일같이 동물편한세상에 들러 동물을 관찰하고
달콤이, 통닭, 푸딩이 돼지로 변했다는 것을 가장 먼저 알아차릴 정도로 섬세한 아이다

늙기도 하고 크기도 커져서 더 이상 아무도 사 가지 않는 토끼
길에서 떨고 있던 버림받은 강아지
다른 집에서 살다 와서 이미 크기가 커져서 더 이상 판매를 할 수 없는 햄스터
모두 사회에서 버림받거나 소외된 존재......


엄마는 돼지까지 키우면, 돼지 가족이라며 사람들이 모두 비웃을 거라고 걱정하지만
동물들이 찬이네 집에 가면 건강하게 잘 살 수 있다고 동물편한세상 주인이 생각할 만큼
사랑 넘치는 치유의 공간이다

달콤이, 통닭, 푸딩은 찬이네 가족이 되었고
엄마는 늘 그래왔듯 돼지들에게도 아낌없이 사랑을 베풀었다

아이가 아직 어려서 돼지나 뚱뚱한 친구에 대한 선입견은 아직 없는데
돼지에 대한 이미지를 우호적으로 만들어 주어 선입견의 싹을 잘라버릴만한 작품이다

재미를 주는 장치도 곳곳에 깔아놓았다
콕 집어 말하진 않았지만 변신돼지의 비밀을 간직한 달콤이의 새 집
우연인지 모르지만, 열흘 째 되는 날 = 돼지로 변신하는 시간
찬이에게만 들리고 보이는 변신돼지의 조짐들


다 읽어 주니
"엄마, 이거 진짜 재밌다."
표지에 붙어 있는 은빛 스티커를 보고는(보는 눈은 있다) 
"우와, 상까지 받았어."
제6회 '비룡소 문학상' 대상 수상작이다

마음에 쏙 들었는지, 유치원 독후 활동 책자도 <변신돼지>로!

 

대화체도 맛깔나다
'우리 집이 15층인데 어떻게 돼지가 집에 들어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와 발가락으로 현관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왔대?
아니면 쟤가 모기야? 날아서 방충망을 뚫고 들어왔겠어?'

우리 아이가 제일 빵 터진 부분이다

그림은 사진을 활용한 콜라주로 글의 재미를 더한다

 

'다들 웃는 모습이 기가 막히게 예뻐요. 똑 닮았다니까요. 아빠랑 엄마, 애기랑 저기 돼지들까지'
이웃집 아주머니의 말처럼
'가족이 서로가 서로를 닮는다는 것이 어쩌면 진짜 마법이 아닐까'
라는 마무리가 가슴을 울린다
우리 아이도 나와 아이 아빠를 그렇게 닮아 가겠지?

또한 '작가의 말'처럼
우리 집은 어떤 마법에 걸려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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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잇! 다 생각이 있다고 사각사각 그림책 1
크리스 호튼 지음, 노은정 옮김 / 비룡소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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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돌 무렵부터 크리스 호튼의 <엄마를 잠깐 잃어버렸어요>(보림)를 마르고 닳도록 봤다
물론 지금도 사랑하는 그림책이다

 

 

작가의 또 다른 책을 보여 주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원서로밖에 접할 수가 없었는데,
비룡소에서 새로이 론칭하는 '사각사각 그림책'(3세부터 만나는 그림책 친구)의 첫 타이틀로  

<쉬잇! 다 생각이 있다고>가 드디어 출간되었다

 

 

오래 기다렸기에 정말 정말 반가웠다
출판사에서 밝힌 권장 연령은 만 3, 4세라고 하지만
이제 막 책을 스스로 읽어 보려고 애쓰는 우리 아이(만 5세)의 읽기 독립을 위해
꼭 선물하고 싶었다

우리 집에 있는 <엄마를 잠깐 읽어버렸어요>는 보드북이라 판형이 작은데,
<쉬잇! 다 생각이 있다고>는 커다란 판형이라 시원시원한 그림을 아이와 함께 감상할 수 있어 더 좋았다

우선 '쉬잇! 다 생각이 있다고'라는 범상치 않은 제목이
아이가 재미있는 책일 거라는 기대를 하기에 충분했다
그림은 상당히 단순하게 표현했음에도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고
화려한 색이 아이의 눈을 사로잡았다
변화무쌍한 캐릭터의 눈망울을 통해 익살스러운 다양한 표정으로 감정을 전달하고
생동감 넘치는 동작으로 표현하여
반복 구조의 단조로움을 극복하고 책의 재미를 더했다

이야기는 또 얼마나 유머러스하며 가슴 따뜻한지^^

간단 명료한 글이 입에 착착 붙어서 읽어 주는 나도, 듣는 아이도 흥미진진했다

 

 

해맑은 꼬마와 그런 꼬마를 단속하느라 여념이 없는 허당 기 충만한 가족(?), 친구(?)
그들의 관계는 분명치 않지만 아무렴 어떠랴

 

 

마지막은 새로운 사건의 시작을 알리고 독자 마음대로 상상의 날개를 펼치는 열린 결말이다

 

 

내가 물어보지도, 시키지도 않았는데 아이는 마지막 장의 다람쥐를 보고는
"안녕, 도토리야?"라고 이름을 붙여서는 자연스럽게 뒷이야기를 만들어갔다
이것이 바로 크리스 호튼 작품의 묘미이고 재미다!

읽어 주는 내내 아이는 계속 깔깔거리며 재미있어했다
오늘은 내가 읽어 주고, 내일은 아이가 읽기로 했다
그리고 그 다음날은 내가...... 아이는 그렇게 또 마르고 닳도록 읽고 또 읽자고 했다

좋은 책을 보는 눈은 비슷한가 보다
상을 많이도 받았다

 

 

면지를 보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는데,
이건 앞면지
뒷면지는 무얼까?
궁금하면 직접 확인해 보자^^

 

 

함께 들어있던 활동지는 아껴두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이 책에 살짝 흥미를 잃을 때가 되면(당분간은 아닐듯하다)
짜잔! 하고 내밀 요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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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는 한옥 네버랜드 전통문화 학교
이상현 지음, 김은희 그림 / 시공주니어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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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주니어의 '네버랜드 전통문화 학교' 시리즈
그 시작을 알리는  <우리가 사는 한옥>은
기존의 초등 대상 전통문화 관련 도서의 아쉬운 부분을 보완한
스토리텔링 전통문화 그림책이다

고증에 기반을 둔 많은 정보를 담은 책은 아이가 보기에 조금 어려웠고,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책은 정보가 부족하거나 그림의 수준이 낮았더랬다

 

<우리가 사는 한옥>은 잘 지어진 집 한 채처럼 굉장히 정교하게 구성되어 있다

안채, 사당, 사랑채, 행랑채 등의 건물
방, 대청, 부엌, 곳간, 측간, 마당 등의 공간
지붕, 기둥, 굴뚝, 대문 등의 부분 
한옥을 짓는 절차는 물론 
제사, 고사, 혼례 등 문화까지
한옥에 관한 거의 모든 내용을
그림과 사진을 중심으로 꼼꼼하고 튼튼하게 짓고는
오늘날 한옥의 변화된 모습 등 역사까지 다루었으니 말이다

 

 

조선 후기 서해안 작은 마을에서 농장을 경영하던 최 진사가 딸의 혼인을 준비하는 이야기 속에서
우리 한옥의 구석구석을 조목조목 살펴볼 수 있었는데
이야기 덕분인지 우리 조상과 삶의 터전이었던 한옥이 함께 호흡하는 듯한 느낌이 좋았다


안채에서 가족 모두 모여 의논하는 장면을 시작으로 자연스럽게 '안채'를 소개한다

아파트 단지 배치도 같은 한옥의 평면도에 지금부터 소개할 건물이 어디인지를 짚어주고
그 옆에는 마치 동양화 한 작품을 보는 듯한 세밀하고 정교한 그림이 고급스럽다
가로로 기다란 판형 덕분에 한옥을 시원시원하게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었다

 

 

 

 

차례는 없지만
가족이 모이는 안채
조상을 모시는
사당
남자들의 공간
사랑채
터 닦기부터 창호 달기까지
행랑채 짓기
하인들의 보금자리
행랑채
집을 보호하고 바깥과 이어 주는
대문과 담
행사를 치르는
마당의 순서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꼭지 두 번째 장에서부터는 조금 더 세부적이고 자세하게 단색의 그림을 중심으로 소개했다

 

 

 

그림과 함께한 개괄적인 설명 뒤에는
다양한 사진 자료를 담아 전국의 다양한 한옥의 모습을 실제로 보여 준다
특히 이 부분에서 예전 학교에서 배웠던 한옥과 관련된 단편적인 지식이
차곡차곡 체계적으로 정리되는 느낌이었다

 

 

 

'한옥에 숨은 과학' - 온돌, 대청, 처마 - 에서는
조금은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을 사진 위에 그림을 그려 친절하게 보여줌으로써
성인인 나도 잘 모르는 내용을 알기 쉽게 설명했다

 

 

 

 

글을 쓴 이상현 선생님은 한옥 전문가,
그림을 그림 김은희 선생님 역시 건축을 전공하고 일러스트레이션 작업을 하는 전문가였으니
이보다 더 완벽한 작가 조합이 가능할까 싶다

 

 

 

담아낸 정보가 꽤 많은데도 어렵지 않게 읽히는 편이지만, 
'찾아보기'가 없는 점은 조금 아쉬웠다

아이에게 이처럼 수준 높은 우리 전통문화 그림책을 보여 줄 수 있다니 다행이고 자랑스럽다
아이의 호기심에서부터 성인의 교양까지 아우를 수 있는
오래오래 간직하고픈 책이다
앞으로 출간될 '네버랜드 전통문화 학교' 시리즈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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