냠냠 빙수 그림책이 참 좋아 41
윤정주 지음 / 책읽는곰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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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주 선생님의 그림은 우리 아이(만 5세)에게 꽤나 익숙하다
쓰고 그린 그림책은 <꽁꽁꽁>에 이어 두 번째이지만,
<연이네 서울 나들이>, <연이네 설맞이>, <달래네 꽃놀이>를 재미나게 보아왔기 때문이다

 

 

아기자기 재미나게 잘 그리시는 줄 알았더니
어머나 글도 맛깔나고 흥미진진하게 잘 쓰신다
윤정수 선생님의 <꽁꽁꽁>을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그래서 더 기대되는 1년만의 새로운 그림책 <냠냠 빙수>!

 

'꽁꽁꽁', '냠냠'
작가는 책의 내용과 꼭 들어맞는 의성어 제목으로 우리를 유혹한다

요즘처럼 아주아주 더운 날
모두 모두 지친 날
이야기는 시작된다
멧돼지, 토끼, 수달, 여우가 저마다 여기저기서 땀을 뻘뻘 흘리며 지쳐 늘어져 있는데
하늘의 벌건 해님도 혀를 쑥 내밀고는 많이 미안한? 민망한? 표정이다

쉬어가는 집이라...... 콘도 같은 것이겠지?
호야가 좋아하는 요구르트로 빙수를 만들기 시작한다
지퍼백에 우유, 요구르트, 견과류를 넣고 마구마구 섞은 후 
납작하게 펴서 냉동실로
꽁꽁꽁 얼어버릴 때까지
오잉? 여기서도 '꽁꽁꽁'!

 

 

빙수는커녕 책만 봤을 뿐인데
갖가지 눈꽃 결정들 덕분인지 가슴 속까지 서늘해지는 느낌이다

 

 

쉬어 가는 집 밖의 토끼, 여우, 수달, 멧돼지의 모습이 딱 <냠냠 빙수>를 보는 우리 모습 아닌가?
게다가 말풍선 안의 말들이 재치 넘치고 재미있다

그리고 다음 날
동물 친구들도 쉬어 가는 집에서 각자 부지런히 움직여 모은 재료로 그들만의 빙수 잔치를 벌이는데
온 세상이 찜통 같아 동물원 북극곰마저 탈출한 날
쉬어 가는 집은 북극이나 남극 부럽지 않은 시원함이^^
이를 지켜보는 또 다른 '누군가'
그리고 펼쳐지는 누군가의 이야기

 

 

호야네 가족도
토끼, 여우, 수달, 멧돼지도
그리고 누군가도
모두 쉬어 가는 집에서 시원하게 힐링하고는 모두 제 집으로 돌아간다
뒤표지의 '누군가'는 그림책 속과는 달리 행복하고 여유 넘쳐 보인다

작년부터인가 여름이면 '수박' 그림책이 인기인데,  
여름 사냥꾼 '빙수'에 대한 그림책은 아직 대표할 만한 작품을 보질 못했다
<냠냠 빙수>가 '여름'이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책이 되길 바라본다


이제 곧 3주간의 길다면 긴 유치원 여름방학인데
우리 가족이 여름을 극복하는 방법 역시 빙수!
작은 흰 우유를 팩째 냉동실에 얼려놓았다가
조금 미리 꺼내어 살짝 녹기 시작하면 우유팩 입구 뜯어서 숟가락으로 부셔부셔!
거기에 빙수 팥, 빙수 떡, 미숫가루만 넣어도 우유 빙수라 정말 고소하고
한 팩 먹고 나면 속까지 엄청 시원하다
이번 여름방학에는 요구르트와 견과류가 들어가는 '냠냠 빙수' 꼭 만들어 먹어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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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아이 크리스 이야기 독깨비 (책콩 어린이) 47
R. J. 팔라시오 지음, 천미나 옮김 / 책과콩나무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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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동아리에서 <아름다운 아이>와 <아름다운 아이 줄리안 이야기>를 함께 읽고 감명 깊었던 터라

http://blog.naver.com/dearbetty06/221024255850

 

작가의 다른 작품도 읽어 보고 싶었는데,
때마침 신작 <아름다운 아이 크리스 이야기>와 <아름다운 아이 샬롯 이야기>가 출간되어
얼마나 반갑고 기대되던지

 

 

어거스트(오기)의 환영 친구였던 샬롯의 이야기도 궁금하지만,
오기의 제일 친한 친구인 크리스토퍼(크리스)의 이야기라니 가슴 설렜다

 

 

크리스는 태어난 지 이틀째 오기를 처음  만났는데
둘의 엄마는 아이들이 태어나기 전부터 같은 동네 친한 친구 사이였다

<아름다운 아이 크리스 이야기>는
크리스가 이사를 가고 3년이 흐른 어느 날 '오전 7시 08분'부터
크리스의 엉망진창이고 최악인 하루 동안
문득문득 오기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진정한 우정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이야기다

유독 아침에 짜증이 많고,
작년의 말 잘 듣던 사학년짜리가 아닌 툴툴이
엄마가 질색하지만 꼬박꼬박 '리사 씨'라고 엄마의 이름을 부르고
허구한 날 지각에 준비물을 잊기 일쑤인 크리스

방과 후 밴드 연습, 수학 시험공부, 독후감 등 할 일 많은 오늘처럼
신경 쓸 일 많은 학교생활 속에서 크리스의 내적 갈등은 물론이고 학교 친구, 선배와의 갈등
게다가 별거 중인 엄마, 아빠
새 친구들이 오기를 불편해하거나 무서워해서
오기와 친구로 지낸다는 게 힘들 때도 있다는 걸 알게 된다


크리스와 오기가 좀비 인형기, 장난감 로봇기, 공룡기, 닌자기, 파워레인저스기, 우주기
무수한 시기를 통과했다는 내용은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매우 공감되고 재미있었다
우리 아이(만 5세) 역시
토마스기, 또봇기, 카봇기, 토미카기, 공룡기, 비행기기, 터닝메카드기, 포켓몬스터기 등
무수한 시기를 통과 중이니 말이다^^;

나도 2006년 어느 날 갑자기 '명왕성'은 행성이 아니라는 충격적인 뉴스를 접하고는 잠시 멍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우주의 아홉 행성이 변할 수 있다고는 나 역시 꿈에도 생각 못했으니까
명왕성에 살며 다스 데이지라는 개를 키우는 글리보와 톰이라는 두 우주인을 주인공으로 해서
만화까지 그리고
명왕성이 가장 가 보고 싶은 행성이었던 오기와 크리스에게는
더욱 충격적이고 받아들이기 힘든 이야기였을 게다
이 책의 원제목은 <PLUTO>다
크리스와 오기의 '명왕성'!
시리즈 도서라 어쩔 수 없다는 건 알지만
<아름다운 아이 크리스 이야기>보다는 어쩌면 더 임팩트 있는 제목은 아닐까 생각했다

 

 

여섯 살 무렵 오기의 병문안을 갔다가
옆 병상의 구순구개열 아이를 보고 놀란 나머지 구토와 울음을 터뜨리지만
어릴 적부터 오기와 친구였던 때문이었을까 그 아이를 걱정하며 이워크 인형을 선물하는 크리스,  
별거를 하고는 있지만 엄마의 갑작스러운 사고 후 다시금 희망이 보이는 크리스의 엄마 아빠,
엄마의 교통사고가 자신 때문이라고 자책하는 크리스,
크리스에게 늘 두 번째 엄마와도 같았던 오기 엄마,
오기와의 우정을 다시금 확인하는 과정 등은 감동을 주었다

하지만 <아름다운 아이>는 반전이 매력이었는데
<크리스 이야기>는 친절한 복선 때문인지 뻔히 예상되는 전개가 조금 실망스럽기도 했다
엄마는 비 속에서 교통사고가 날 것만 같았고,
크리스의 수학 문제는 오기가 도움을 줄 것만 같은^^;
이야기가 조금 더 신선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내가 어렸을 때 잠자리에 들 시간이면, 엄마는 나에게 책을 읽어 주다가 곧잘 잠이 들었다.
책을 다 읽어 주기도 전에 엄마가 잠이 들면, 나는 엄마를 쿡쿡 찔러서 깨우곤 했지만,
엄마는 그래도 일어나지 못할 때가 더러 있었다.
엄마는 내 옆에서 잠이 들었고, 엄마의 부드러운 숨소리를 듣다가 나 역시 스르륵 잠이 들곤 했다.
잠든 엄마의 모습을 본 게 얼마 만인지. 이 순간 엄마를 바라보고 있자니 왠지 엄마가 좀 작게 느껴졌다.
엄마 뺨에 기미가 있는 줄도 미처 몰랐다. 이마에 난 잔주름도 처음 발견했다.
나는 잠시 엄마가 숨을 쉬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사랑해, 엄마."


<아름다운 아이 크리스 이야기>는
크리스와 오기의 우정에 기반을 둔 크리스의 성장 소설이지만
'좋은 우정에는 어느 정도 수고가 따르는 법'이라던 크리스 엄마와 오기 엄마의 우정 이야기이기도 했고
우리 아이 그리고 나와도 꼭 닮은 우리들의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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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09 23:2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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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09 23: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과학탐험대 신기한 스쿨버스 2 - 화산 속으로 출동! 과학탐험대 신기한 스쿨버스 2
조애너 콜 지음, 브루스 디건 그림, 이한음 옮김 / 비룡소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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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책 '신기한 스쿨버스'는 아이(만 5세)에게 살짝 어려웠고,
과학 그림책 '키즈' 시리즈는 살짝 재미가 떨어지는 듯해서
DVD 시리즈부터 시작했는데 아주 푹 빠져서 보는 중이다
Liz 캐릭터를 가장 좋아하고,
보고 나면 종알종알 각종 과학 지식을 쏟아냈다

DVD에 빠져서 '신기한 스쿨버스' 책으로 자연스럽게 연결이 안 되면 어쩌나 걱정하던 참이었는데,
'과학탐험대 신기한 스쿨버스' 과학 동화가 새로 나왔다는 반가운 소식!
신기한 스쿨버스 시리즈는 현재 총 3종!
시리즈 소개 부분에 대상층과 콘셉트의 차이를 밝혀 놓았다
'과학탐험대 신기한 스쿨버스'는 7세 이상을 대상으로 하여,
혼자 책 읽기를 시작해야 하는 우리 아이에게 딱 맞는 과학 책이었다

 

 

아이와 읽은 책은 계속 출간되고 있는 시리즈 중 2권 <화산 속으로 출동!>
책 한 권에 '북극 동물들을 찾아라!'까지 두 가지 주제를 다루고 있다
그럼에도 앞표지에는 '북극 동물'이 명시되지 않아(뒤표지에는 명시함)
보고 싶은 주제의 책을 선택하는데 조금 어렵지 않을까 싶었다
뒤표지에 초등 교과 연계 학년과 과목을 참조하여 교과 연계 도서로 활용도 용이하겠다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스쿨버스 변신 장면!
화산에서는 스쿨 드릴로, 북극 동물에서는 스쿨 제트기로 변신한다
주제마다 현장 학습에 가장 적합한 형태로 변신하는 매력적인 스쿨버스다
이전 시리즈에 비해 더 스펙터클한 모습을 보여 주어 아이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신기한 스쿨버스' 시리즈는
해당 권의 주제를 한눈에 보여 주는 화려한 옷을 입은 프리즐 선생님이 현장 학습을 이끌지만
그 과정에서 스스로 탐구하고 공부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늘 인상 깊었다

'키즈'의 경우 대사가 많고 애니메이션처럼 스토리에 비중이 있는 편인데 
새로 출간된 '과학탐험대 신기한 스쿨버스'의 본문 내용은
한글을 막 익힌 아이도 혼자 술술 읽을 수 있을 만큼 굉장히 간결하다

어린이들의 말풍선은 만화나 애니메이션처럼 재미도 주고 현장 학습의 현장감도 준다
중간중간 아이들이 직접 필기하거나 조사한 듯한 노트 일러스트에는
관련 과학 지식을 정리하거나 추가로 설명했다

 

 

DVD 시리즈를 많이 본 덕분인지 등장인물의 성격을 대부분 파악하고 있어서
책을 보며 걱정쟁이 아널드는 그럴 줄 알았다는 둥 조잘조잘^^

책 뒷부분에는 '신기한 과학 교실', '프리즐 선생님의 노트 엿보기', '신기한 과학 상식' 등의 코너가 있는데
본문에서 미처 다루지 못했던 주제와 관련한 깊이 있는 지식을 모았다
화산의 종류, 우리나라 화산 이야기
북극곰과 북극여우
용암의 종류, 북극의 진실과 거짓 등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할만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혼자 책 읽기 시작해야 하는 우리 아이에게
친근한 '과학탐험대 신기한 스쿨버스'가 재미있는 친구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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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마음을 지키는 아이 - 믿는 만큼 성장하는 아이를 위한 심리 육아
송미경(힐링유).김학철 지음 / 시공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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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스스로 마음을 지키는 아이>

상당히 감성적인 아들
그에 반해 굉장히 이성적인 엄마
아이가 커갈수록 몸은 조금 덜 힘들지만 마음이 점점 힘들어진다
그래서 더 끌렸는지도 모르겠다

"자기 마음을 잘 관리할 줄 아는 엄마가
흔들림 없이 마음을 지켜내는 아이를 키울 수 있다!"

100만 엄마들의 지지를 받은 육아 블로거 힐링유와 정신과 전문의 남편이
달님, 햇님, 별님 세 아이를 키우며 함께 쓴 '공감'과 '존중'의 육아 이야기다

 

 

송미경(힐링 유) 님, 잘 몰랐는데 인터넷상에서 꽤 유명한 분이셨다^^;
블로그에 기록하던 것을 책으로 엮었다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장에는 아이를 키우는 가정이라면 상당히 고민하거나 한 번쯤은 겪을 법한 상황을
지혜롭게 풀어나가는 노하우를 담았다
제목들만 봐도 벌써 아차 싶거나 가슴에 새기고픈데,
하나하나 읽다 보면 어느새 '스스로 마음을 지키는 엄마'가 되어간다!

 

 

 

아이를 키우면서 맞닥뜨리게 되는 상황과 그 속에서 고민하는 엄마가 제시되고
정신과 전문의인 남편과 시아버님(시어머님도 한 번^^;)이 등장해서
전문적이고 지혜가 담긴 따뜻한 육아 조언으로 상황을 정리한다


힐링유 님은 보통 엄마들보다 훨씬 모범적이며 좋은 엄마임에도
(책의 콘셉트기 때문이지만)
읽으면서 솔직히 아내이자 며느리인 힐링유 님에 빙의해 살짝 화도 나고
때로는 모범답안을 척척 제시하는 전문가 남편이 부러워서 배도 아픈
복잡 미묘한 감정이었다
저자가 '시작하며'에서도 밝힌 바와 같이 남편의 조언이 늘 반갑지만은 않았을 것이다ㅋ


'내 아이가 맞고 들어올 때'
자신의 감정을 어떻게든 더 자세히 설명하려고 노력할 때 아이들의 말에 조금 더 귀를 기울여
아이가 지금 느끼는 감정과 생각을 잘 표현해내는 단어를 아이에게 건넨다
'비폭력대화'의 '느낌말'과도 어느 정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인듯하다


'가짜 공감, 진짜 공감'
아이의 불편함 때문이 아니라
나 자신의 불편함 때문에 상황 정리를 하려 했던 것이 아닌지 생각해봐야겠지
마치 내 속마음을 들킨 것 같아 뜨끔했다

공감은 말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쓰는 거야
내가 상대방의 마음에 대해 이해한 것을 상대에게 보여주려고 애쓰는 것이 아니라,
내가 상대의 마음 깊은 곳을 들여다보고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음을,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그 마음을 함께 느끼고 있음을 상대방이 저절로 알게 될 때까지
나의 '시간'을 쓰는 것. 그것이 진짜 공감이야
아이의 감정을 읽어준다면서 그랬구나, 이렇구나 등 이른바 '~구나 병'에 걸린 엄마들이 많다고 이야기하곤 했었는데,
역시 말보다는 진심과 믿음, 인내가 중요하다



'무작정 떼를 부린다면'
아이와 같은 편이 되어야 해. 진짜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여줘
아이가 징징거림을 그만두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가능한 한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기다려줘.
냉정하고 엄한 태도가 아니라 따뜻하고 수용적인 태도로 말이야

아이가 자신의 성장발달을 위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조건으로 내걸며
무언가를 요구하도록 만들어서는 안 된다
나 자신을 위해서 하는 일을 엄마를 위해서 하는 일인 양 착각하게 만들어서는 안 돼
특히 와 닿았다. 입이 짧아 잘 안 먹는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내가 간과하고 있던 부분을 콕 집어 주었다


시간을 관리할 줄 아는 아이
나무를 빨리 키우려는 욕심으로 어린 묘목을 잡아당기는 어리석은 농부가 되지 말아야지
리더가 되어 아이를 잡아 이끌려고 하지 말아야지


진정으로 이해하고 소통하는 우리
아이들의 눈을 바라보며, 차분한 목소리로, 또박또박 이야기하는 거야
눈도 보지 않고 입에서 나오는 대로 '이렇게 해! 저렇게 해!'하는 것은 그냥 짜증 섞인 명령일 뿐이야
그리고 아이들은 결코 이유가 납득이 되지 않는 명령에 순순히 따르지 않아
역시 우리 집 아이만 그런 게 아니었다. 아이는 늘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를 묻고 납득이 되지 않으면 끝까지 물고 늘어진다.
피곤하고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아이에게 짜증을 낸 적이 셀 수 없이 많았는데 반성한다.



아이를 애정거지로 키운 건 아닐까?
아이도 의견이 있고 생각이 있음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있는 그대로 보아야 한다
그것이 '존중'이다

싹을 틔우는 방법은 씨앗이 가장 잘 알고 있듯이 답은 항상 아이 스스로 가지고 있다
시시각각 변하는 아이의 모습을 예민하게 관찰하면서 적절하게 반응하는 것,
엄마의 욕심을 버리고 아이의 마음을 포용하며 키우는 것은
엄마가 미리 그려놓은 설계도에 아이를 끼워 맞추어 키우는 것보다 몇 배는 더 힘든 일이다
기다려 주고 인내하고 많은 시간을 들여 아이를 바라봐 주어야 하는 것이지
정해진 설계도 없이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 위해서는
부모가 자신의 불안과 싸우는 고통을 겪어야만 한단다
보통 부모는 그 고통과 마주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설계도를 그려서 아이를 끼워 맞추려 한다
하지만 아이가 자신 안에서 스스로 답을 찾아가며 그것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것이 바로 진정한 부모의 역할인 게다
난 오늘도 머릿속으로  설계도를 그리고 있었다ㅠ 불안하니까, 아니 정확히 말하면 아이를 믿지 못하니까


최고의 선생님보다 따뜻한 엄마이기를
요즘 엄마들이 가장 중요한 '엄마'의 역할을 버리고 단순한 '선생'으로만 역할을 하려 해서
진정한 엄마가 사라졌다
나도 꿈꾸고 있는 각종 엄마표 교육! 아차 싶었다
가르치려면 엄해야 하고 자칫 아이와의 관계가 어그러질 수 있다  들었는데
소탐대실하지 않기 위해 아이와의 관계를 가장 우선해야겠다

 

 

 

아내와 남편, 며느리와 시아버지가 주고받는 대화가 중심이다 보니
심리상담소나 정신과에서 상담받고 있는 듯하다
<미움받을 용기>처럼 술술 쉽게 읽히면서 맞아, 맞아 하게 되지만
읽다 보면 뭔가 명쾌하게 정리가 안 되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서는 한 꼭지가 끝날 때마다 친절하게 정리를 해 준다
'달님 아빠의 조곤조곤''시아버님의 한 말씀'이 바로 그것이다

 

 

 

 

'마치며'의 작가 말이 내내 마음에 남는다

아이는 자신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방법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으며
본능적으로 그 길을 걷고 있는 존재들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역할은
아이에게 무언가를 해주는 것보다
아이가 스스로 성장하는 자연스러운 과정을 지켜보며
그것이 방해받지 않도록 지켜주는 것입니다


'스스로 마음을 지키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
'스스로 마음을 지키는 엄마'가 되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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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아이 독깨비 (책콩 어린이) 22
R. J. 팔라시오 지음, 천미나 옮김 / 책과콩나무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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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였나 선배 엄마들이 여러 번 추천했지만 읽을 기회를 잡지 못했던 책 <아름다운 아이>. 꽤 두꺼운데도 술술 읽히는 데다, 한 꼭지가 끝날 때마다 비트는 마지막 문장과 반전에 놀라고, 다음 내용이 궁금해서 멈출 수 없는데, 읽으면서 점점 줄어드는 남은 분량이 아깝기는 또 오랜만이다. 어거스트 풀먼과의 예정된 헤어짐을 아쉬워하면서 푹 빠져서 읽었다.

선천적 안면 기형의 어거스트가 처음 학교에 다니게 되면서 맞닥뜨리는 녹록하지 않은 학교생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친구 관계, 가족과의 아낌없는 사랑과 어쩔 수 없는 갈등, 그리고 선생님의 든든한 지원…… 어거스트에 한껏 감정이입했다가 올리비아의 이야기를 읽고는 어쩜, 나 비아를 생각 못했구나.’ 싶다가 다시 잭, 저스틴, 그리고 미란다까지 차례차례 등장인물을 격하게 공감하고 이해하게 된다.(신기하게도 <아름다운 아이 줄리안 이야기>를 읽으면 줄리안까지 조금은 이해하게 된다.) 인물의 서술 순서가 굉장히 극적이라, ‘여길 좀 봐. 이 아이도 있어. 이런 일도 있었다고하며 숨 가쁘게 끊임없이 나를 흔들어 놓았다. 초등 고학년 필독서라는데, 이 책은 한 아이의 성장소설이기도 하지만 육아서, 교육서 혹은 심리상담서이기도 한, 팔색조의 매력을 지닌 책이라 부모라면 꼭 한 번 읽어 봤으면 싶다.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과 수군거림, 행여 오기의 몸이 자기 몸에 닿을세라 피하기까지.(우리나라에 살고 있을지 모를 다른 이름의 오기는 과연 어떤 삶을 살고 있을지 참담하다.) 그래서 가면으로 얼굴을 가리고 마음껏 돌아다니는 할로윈이 세상에서 제일 좋았다. 오기는 아빠를 닮아서인지 재미있고, 엄마를 닮아 다정하며, 영리하고 지혜롭다. 그만의 조용한 힘으로 모두의 마음을 감동시키고 5학년 한 해를 성공리에 마친다. 오기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스타워즈>. 난 한 편도 보질 못해서 쉼 없이 연결되는 스타워즈의 캐릭터들이 이 책을 이해하는데 유일한 걸림돌이었다.(영화 <스타워즈>를 꼭 봐야겠다.)

주인공은 분명 어거스트지만, 나도 엄마인지라 괴물같이 생긴 어거스트를 아름다운 아이로 키워낸 엄마 아빠에게 주목하게 된다. 그 누구보다 힘들 텐데 많이 웃고, 수시로 서로에게 사랑해라고 말하고, 아이들과 모든 걸 이야기하고 공유하며,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귀를 기울인다.(하지만 비아를 조금 더 배려하고 신경 써야 했었다는 안타까움은 남는다.) 책에는 어거스트의 부모와 대비되는 다양한 부모들이 등장한다. 줄리안의 부모는 아이의 잘못을 감싸기 바쁘고, 저스틴의 부모는 아이가 하고 싶은 게 뭔지 모르는 데다 충분히 보호해 주질 않았고, 각자 삶의 무게가 너무 무거워 챙겨 주지 못하는 미란다의 부모까지. 너무 뻔한 상상이지만 내가 만약 어거스트의 엄마였다면? 내 그릇이 이 정도라 건강한 아이 주셨구나 싶은 생각에 우리가 얼마나 복받은 사람들인지 항상 감사해야 한다는 베로니카 누나의 말처럼 이내 겸손해진다.

처음으로 학교에 간 날 밤 별안간 울음이 터진 오기가 나는 왜 이렇게 못생겼어, 엄마?”라고 물을 때 오기 엄마의 심정으로 목이 메었고, 오기 생애 최고의 날 중에 하루로 기록될 거라는 기대감이 차오르던 할로윈 날의 반전에는 온몸에 소름이 돋고 비참했다. 비아를 이 세상 그 누구보다도 사랑한다는 할머니와의 비밀 그러나 갑작스러운 이별, 그리고 애완견 데이지와의 이별도 울컥해서 눈물이 났다.

어른들 앞에 있을 때와 친구들끼리 있을 때 행동이 달랐던 줄리안, 선생님은 이를 간파하지 못해 환영 친구로 선택한다. 오기와 친하게 지낸다는 이유로 왕따를 당하는 잭. 오기는 그냥 아이일 뿐이라며 친구가 된 용감한 서머. 오기와 서머가 친구가 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굳이 환영 친구가 필요했을까라는 의문도 들었다. 오기가 재미있는 아이라는 걸 알아본 서머처럼 다른 아이들과도 자연스럽게 친구가 될 수 있었을까? 물론 오기가 학교에 다니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오기는 물론이고, 잭과 줄리안, 샤롯까지 진정 원했던 것인가? 교장 선생님과 부모들이 어른들의 잣대로 짐작한 것은 아닌가? 선생님의 전화를 받았을 때 잭과 줄리안 엄마의 반응을 보고 있자니 아이들에게는 충분히 강요로 느껴졌을 법했다.

그리고 금언으로 감명을 주신 브라운 선생님. 나의 금언은 무엇일까? 브라운 선생님의 금언과 교장 선생님의 훈화를 통해 친절의 가치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게 된다. ‘언제나 필요 이상으로 친절하려고 노력하라.’ 나 자신을 비롯, 가족과 친구, 지인들에게 늘 친절하지 못한 나 만약 옮음과 친절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친절을 택하라는 금언을 기억해야겠다.

고마워, 아름다운 오기. 나의 삶에 찾아와 준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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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gie 2017-06-14 19: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언니 못오셔서 안타까워 하신 마음이 고스란히 들어나네요.. 저희도 못오심에 안타까웠답니다~~

똘망토끼 2017-06-14 19:13   좋아요 0 | URL
정말 너무 아쉬웠어요 죄송하기도 했고요 다음 달엔 꼭 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