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밥바라기별
황석영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개밥바라기별' 
그 뜻을 아무리 짐작해 보아도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이 소설이 끝나고 '작가의 말'까지 가서야 그 뜻의 풀이가 나온다.
금성이 저녁에 나타날 때 부르는 말..
즉 식구들이 저녁밥을 다 먹고 개가 밥을 줬으면 하고 바랄 즈음에 서쬭 하늘에 나타난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참 정감 가는, 다감한 삶이 묻어나는 이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소설은 그 제목처럼 한국 문학에서는 찾아 보기 힘들었던 성장 소설이다.  
우리 전 세대가 겪은 10대의 이야기는 머나먼 외국의 이야기들보다 어째 더 낯설다.
주인공인 유준과 그의 친구 영길, 인호, 정수, 그리고 나중에 만나게 되는 여학생들 선이, 미아...
소설은 이렇게 여러 인물들의 1인칭 시점의 회상들을 돌려가며 
사춘기에서부터 스물한 살까지의 그들의 삶을 역동적으로 그려낸다.
그러한 전개 방식이 처음엔 좀 어지럽기는 하나, 
책장을 넘길수록 멈출 수 없게 빨아들이는 흡입력과 역사소설 못지 않은 깊이와 속도감은 
작가 황석영의 저력일 것이다.
문학이며 미술, 자유와 자아에 대해 미친 듯이 고민하며 위태로운 성장기를 겪는 인물들에게
측은함과, 그와 이율배반적으로 부러움과 경외심을 느끼는 것은
나는 그런 치열한 고민 없이 어른이 되었다는 부끄러움 때문이다. 

쏠리고 몰리어 '개밥바라기별'이라는 초라하고 생경한 이름으로 불리는 별이
한밤을 지나 '샛별'로 가장 오래, 가장 늦게까지 빛나게 되리라는 것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그렇게 절망하지 않고 자신을 찾아가야 함을 
아직도 우리는 배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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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 / 200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오늘 새벽 4시까지 이 책을 읽었다.

손에서 뗄 수가 없었다고나 할까..

어떻게 이 책 속의 세상이 무너질지 그 불안함과

어떻게 구원받을 수나 있을지 그 실낱 같은 희망 때문에...

조금은 안도하고 책장을 덮고 누웠지만, 아침에 나를 깨운 건 악몽이었다.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이 책 속으로 들어갔던 것 같다.

눈먼 자들의 도시의 일인이 되는...

 

사실, 이 책을 서가에서 본 것은 정말 오래 전이다.

제목이 눈에 들어오긴 했지만, 제목 자체가 깊고 복잡한 은유라고 생각했었다.

주제 사라마구라는 작가 또한 낯설었고 ..

왠지 푸코 스타일의 작품일 거란 생각에 그저 책 등만 구경한 게 몇 년이었다.

그런데, 진짜 제목 그대로 순수한 '눈먼 자들의 도시' 이야기일 줄이야..

 

세상 모든 사람들이 눈이 먼다면 어떻게 될까..

라는 단순하고도 황당한 상상에서부터 시작한  이 이야기는

그 안의 오직 한 사람, 눈이 멀지 않은 한 여인을 통해

보지 못하는 자의 불안보다 보는 자의 고통이 훨씬 더 깊음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결국, 이 이야기는 삶과 인간, 영혼과 양심, 인간의 지식에 대한

거대한 은유가 된다.

우리가 너무나 익숙히 알고 있는 세상 전체가

눈 감은 상태에선 완전히 다른 것이 되어버린다는 것..

그리고, 그 세상이 우리 자신의 영혼조차 그 바닥까지 뒤엎어 버린다는 것..

 

이야기가 끝날 때 쯤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소설은 눈먼 자들이 사는 도시에 대한 상상의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이 사는 도시는 모두 '눈멀었다'는 현실의 이야기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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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양장) I LOVE 그림책
캐롤라인 제인 처치 그림, 버나뎃 로제티 슈스탁 글,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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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을 사야겠다고 생각한 건 아이가 돌도 채 되지 않았을 때였을 거예요.

아이 아빠가 서점에서 보고서, 유모차에 앉아 있는 아기에게 이 책을 보여주며 읽어 주었더니,

아기가 눈을 똥그랗게 뜨고서 아빠를 빤히 쳐다보며 듣더라는 거였어요.

아빤 갑자기 가슴이 뭉클해져서 눈물이 났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인터넷에서 이 책을 주문해 받고선..

정말 하루에 한번씩 꼭 아이를 무릎에 앉히고 책에 나오는 그림대로

아이의 한 부분 한 부분을 만져주며 읽어 주었어요.

이제 3살이 된 우리 아이는

이 책의 아기를 보면 친구 같은지,

똑같이 손바닥을 펴 보고

똑같이 발바닥을 대어 보고,

똑같이 깡총깡총 뛰어다니며

엄마도 같이 하자고 한답니다.

 

낯설기만 한 육아에 가끔 몸과 마음이 지쳐갈 때에도

아이와 함께 이 책을 읽을 때면

새삼스럽게 아이의 사랑스러움을 깨닫고

제 마음 속에 가라앉았던 무한한 애정을 다시 솟아오르는 느낌을 받곤 했어요.

 

정말 엄마의 마음을 깨닫게 해 주는 책..

엄마보다 더 엄마의 마음을 잘 표현한 책 ..

그래서 참 고마운 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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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잘 읽는 아이가 영어도 잘한다 - 영어꽝 보통엄마를 위한 엄마표 영어교육 안내서
윤찬희 지음 / 리더스북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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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영어..

언제부터 이렇게 영어에 목을 매게 되었을까?

우리 학교 다닐 때만 해도 그냥 수많은 과목들 중 하나였고,

'국영수' 중 하나긴 했지만..

그거 못해도 다른 과목 잘하면 되는 거였는데..

이제 영어 못하면 말짱 소용없는 것처럼 되어버린 이 나라의 현실.

 

이 현실을 따라가고 싶지 않은 고집 속에서도

걱정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물며, 내가 그 오랜 세월 왜 영어공부를 심각하게 해 보지 않았을까 

때늦은 후회까지 하게 되니...

 

"평범한 12살 영지를 영어영재로 키워낸 영어교육법"이라는 문구부터

엄마들 마음 설레게 할 것 같은 책이다.

하루 만에 다 읽어내릴 정도로 단순한 육아 책이다.

하지만, 책을 처음 펼칠 때에 내가 기대했던 것과는 아주 달랐다.

내심  "영어 영재 교육의 하루 일과표와 도서 목록"이 좌르르 펼쳐지리라

기대했었나 보다.

그런데, 이야기는 이렇게 정리된다.

첫번째, 영어를 '학습'이라 생각하지 마라. 그저 하나의 언어이고 생활이다.

두번째, 영어를 잘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영어를 통해 더 넓은 세상을 만나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세번째, 아이를 가장 잘 아는 것은 엄마기에 엄마가 가장 잘힐 수 있다.

네번째, 교육에 정답은 없다. 엄마 스스로 고민하고 방법을 찾아라.

다섯번째, 아이의 성향과 기호를 따라 자연스럽게 흥미를 유발하라.

 

아.. 책을 덮고 나니, 안심이 되는 한편 어깨가 무거워진다.

내가 영어선생님까지 되어야 한다니..

정말 엄마가 된다는 건 그야말로 새로운 세상의 시작이구나..

의지가 약해질 때마다 이 책을 다시 펼치며 마음을 다잡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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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랑 한자랑 같이 공부해!
정우상 지음 / NEWRUN(뉴런)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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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단순한 생각인 것 같은데,

이렇게 책으로 나오니 "아하~!"  참 특별하게 느껴지는 거 있죠? ^^;

'우리말 잘하는 사람이 영어 잘하는 사람보다 돋보인다!'는

이어령 선생님의 추천사가 가장 먼저 눈에 띄는데요..

정말 동감입니다.

이제 영어 잘하는 사람은 너무 많잖아요~

중요한 건 국어를 그만큼 하는 사람이 오히려 없다는 거죠.

세대가 낮아질수록 국어는 파괴될 대로 파괴되어

요즘 어린 아이들의 입에선 차마 따라하지도 못할 만큼 험한 말들이

습관적으로 쏟아져 나오고

인터넷에선 그 뜻도 알 수 없는 말들이 한낱 재미로 만들어지고 있구요.

거기다, 우리 나라 번역은 정말 문제가 심각하다고 하죠.

외국어는 잘하지만 오히려 우리 말에 정통하지 못한 인물들이

번역을 하기에 원문의 느낌을 살리지 못하는 책들을 너무도 많이 봅니다.

번안극이나 뮤지컬들을 봐도 어색하기 짝이 없구요.

 

국어 실력의 기본을 이루는 어휘력, 그 어휘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한자어가

포함된 문장으로 제시되어 퀴즈 형식으로 구성되어

한자어를 적확하게 사용하고 문장의 뜻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토대를

세워 주는 책입니다.

기본이 되는 한자 1800개를 쉽게 외울 수 있도록

그 모양과 뜻을 연결해 잘 설명해 주어서 더 유익하구요.

 

즐거운 국어 생활을 위해 유익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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