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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시의 사라진 작품들 - 팔리거나 도난당하거나 파괴된 그래피티 51
윌 엘즈워스-존스 지음, 서경주 옮김 / 미술문화 / 2025년 6월
평점 :
* 출판사에서 제공해주신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철문, 도로, 벽, 승용차, 극장, 지하철 심지어 양, 소, 돼지, 코끼리를 캔버스 삼아 그려진 뱅크시의 많은 그림들이 아쉽게도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이탈리아어로 낙서를 뜻하는 '그라피티'라는 찰나를 보여주는 예술형식에 따른 이유도 있지만 누군가는 그의 작품을 가지기 위해, 누군가는 그의 작품을 없애기 위한 결과였다. <선데이 타임스> 뉴욕 특파원이자 수석기자 출신의 저자는 더 이상 볼 수 없게 된 배경과 함께 뱅크시의 작품들 그리고 그 안에 담겨있는 사연들을 소개해 준다.
뱅크시의 유명세로 수백만 달러에 팔리는 그의 작품이 온전히 남아있을 수 있을까? 그리하여 그의 작품이 그려진 벽이 떼어지는 사태가 일어나지만 뱅크시의 공식 회사인 '페스트 컨트롤'은 떼어 낸 작품에 진품 인증서를 발행하지 않는다고 한다. 뱅크시가 선택한 방법이 올바르다고 생각되며 그대로 보존되는게 가장 좋겠지만 팬으로서 진품 여부를 떠나 훼손되지 않고 남아있다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작품이 사라지는 또 다른 이유는 그라피티 예술가 사이에서 질투의 대상이 되어버린 까닭에 일부러 뱅크시의 그림을 찾아다니며 훼손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 밖에 누군가의 실수로, 자연현상으로 등등 사라진 그림들. 스프레이로 그려진 그의 그림이 남아있는 평균 기간은 생각보다 길지 않았다.
자신을 숨기는 예술가 뱅크시가 누구일까 궁금했던 적이 있지만 지금은 그가 세상에 예술로서 던지는 메시지를 존중하며 남겨질 다음 작품이 궁금해질 뿐이다. 그라피티 자체가 불법 행위로 간주 받고 스프레이로 순식간에 그려지는 작품이 유화 작품과는 구분되지만 이 시대에 분명한 영향력을 가진 뱅크시가 후대에 어떤 작가로 기억되고 인정받을지 역시 궁금하다. 애정과 미움을 동시에 받고 있는 뱅크시의 입장에 대해 좀 더 알게 되었고 아쉽게 사라진 그의 작품들에 대한 비하인드를 알게 된 기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