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발자국] 정해진 길만을 걸으며 난관에 직면했을 때 슬기롭게 헤쳐 나가지 못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탐험가의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야 할 때 만난 책입니다. 뇌과학자인 저자의 12가지의 지혜는 집단적 선택을 따르며 안전성을 취하기보다는 집단적 선택의 범주를 이탈하여 시도하며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할 필요가 있음을 깨우쳐 줍니다. ‘메멘토 모리’죽음을 기억하며 놓쳐서는 안 될 의사결정을 끌어내는 사람으로 결정 장애라는 습관의 틀을 벗어나려는 노력은 기존의 지식을 활용하여 새로운 고침으로 습관 뇌 영역을 관장하여 갈 수 있음을 발견합니다. 삶의 진폭을 넓혀가는 일을 일상에서 시도하며 오지 않은 미래를 통제하고 싶은 욕망보다는 현재적 삶을 사는데 필요한 즐거움을 발견하며 일과 삶의 균형을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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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아파트 북멘토 가치동화 8
박현숙 지음, 장서영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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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은 선택의 총합이라 부를 만큼 결정을 해야 할 때,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각자의 인생이 달라진다. 다른 행성에서 지내오던 남자와 여자가 관심을 표현하며 함께하는 시간이 쌓여갈 때 사랑이라는 감정은 둘 사이에 파고든다. 사랑의 콩깍지는 남녀의 눈을 뒤덮어 이성적 판단까지 흐리게 만들곤 한다. 심장을 쿵쾅거리게 하고 삶의 활기를 더하는 사랑은 남녀를 하나로 묶는 촉매로 작용한다. 사랑했던 시간은 결혼으로 이어지고 한집에서 함께하는 시간이 쌓일수록 부부 사이의 갈등은 늘어난다. 나와 다른 상대의 방식을 인정하기보다는 자신의 방식을 강요하는 데서 불화는 시작되고, 잦은 불화는 파국으로 치닫기 십상이다.

 

   툭하면 유치한 일로 싸우는 엄마와 아빠의 모습을 지켜본 열세 살 여진은 혼자 살면 서로 싸울 일도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참견하기 좋아하며 잔소리를 늘어놓는 엄마, 자신만의 생각을 고집하며 화를 잘 내는 아빠를 보면서 여진은 독신으로 사는 고모의 삶이 낫다고 여긴다. 보잘것없는 일로 지겹도록 싸우던 부부는 갈라섰고 여진은 고모가 사는 아파트로 가서 지내야 했다. 802호에 도착했을 때, 지저분하기 짝이 없는 집 내부는 우아한 모습으로 지내던 고모에 대한 환상을 부수었다. 그동안 겉모습을 보면서 이면의 실상을 가늠하였던 여진은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절실히 깨달았을 것이다.

 

   할머니 집 대신 고모 집에서 생활하기를 택한 미진은 누군가에게 참견받기를 싫어하는 이들이 몰려 사는 사람들을 위해 지은 아파트에서 함께 지낸다. 잡지사 기자로 일하는 고모에게 혼자서도 잘 사는 법을 배우고 싶은 바람이 있어서이다. 누군가에게 참견받기를 싫어하는 고모와 함께 지내는 일이 쉽지 않았지만 지저분해도 참고 불편해도 참아야하는 아파트 생활수칙을 불문율처럼 지켜야 했다. 승강기를 이용하는 아파트 주민들은 인사를 건네는 일도 없이 벽만 보고 서있다 내리기 일쑤였다. 서로에 대한 무관심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려는 이들에게 아파트 주민들은 타인일 뿐이다.

 

   여진은 22층에서 꼼짝하지 않는 승강기를 보면서 22층에 사는 사람이 궁금해져 22층을 지켜보다 도둑으로 몰렸다. 남의 일에 신경 쓰지 말고 네 할 일이나 잘하라는 고모의 말은 귓가에 쟁쟁하였지만 여진의 호기심은 사위어들지 않았다. 바퀴벌레 소동 후 가까워진 호진과 함께 승강기에 갇히었다 구출되는 등 크고 작은 일들을 벌였다. 정리·정돈에 확실한 호진의 삼촌과는 대비되는 고모는 지저분한 집안에도 뻔뻔스럽게 행동하며 혼자 잘 사는 방법을 조카에게 일깨워줬다.

 

   남의 일에 간섭하는 일은 사생활 침해인 만큼 관심을 두지 말라는 고모의 말을 귓등으로도 듣지 않은 미진은 22층 할아버지의 근황이 궁금해졌다. 그동안 할아버지가 가지고 나오는 검은 봉지의 정체를 알고 싶었는데 며칠 째 보이지 할아버지가 보이지 않으니 걱정이 되었다. 할아버지가 들르던 빵집에 가서도 할아버지 근황을 알 수 없게 되자 호진이와 함께 2201호 집안을 몰래 들어가 확인하기로 했다. 열쇠 공을 불러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 맞닥뜨린 할아버지는 베란다에 쓰러져 있는 채였다. 두 아이의 도움으로 할아버지는 목숨을 살렸지만 씁쓸한 광경이 떠올라 서글픔이 더했다. 찾아오는 이, 관심 갖는 이 하나 없이 살다 생을 다하는 이들의 마지막이 외로움으로 밀려들었다.

 

   누군가가 봐주길 바라며 베란다로 가서 손을 흔든 할아버지의 구조 요청은 함께 살고 싶은 바람의 손길이었다. 참견을 싫어하고 간섭받기 싫은 마음에 혼자 살기를 바라는 이들로 세상이 가득해진다면 각박함은 더할 것이다. 남의 일에 간섭하지 않고 혼자 사는 것보다 지저분한 공간을 함께 치우며 고장 난 물건도 함께 고쳐 쓰며 옥신각신 살아가는 일이 또 다른 행복을 줄 수 있음을 발견한다. 문을 닫고 들어가면 네모진 틀 안에서 혼자 편하게 지내는 아파트 생활을 선호할 때도 있지만 사람들과 어울리며 살아갈 때 사회는 소통으로 이어질 것이다. 마음의 빗장을 열고 먼저 인사를 건네며 함께하는 시간을 늘리다 보면 혼자 사는 외로움은 조금씩 사위어 갈 것이라 믿으며 사람들과 함께 사는 법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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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아파트 북멘토 가치동화 8
박현숙 지음, 장서영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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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도 참견받고 싶지 않은 이들이 거주하는 아파트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관심 있는 여진은 네 할 일이나 잘하라는 고모 조언을 따르는 대신 바퀴벌레 소동으로 친해진 호진과 함께 22층 할아버지 생명을 살립니다. 딴 데 신경 안 쓰고 잘 살고 싶은 이들에게 여진은 공생의 삶을 일깨워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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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보카도 심리학 - 까칠하고 연약해 보여도 중심은 단단하게
정철상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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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년 때부터 인터넷을 사용해 모바일로 소통하며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능통한 1990년생들의 사회적 움직임이 재조명되고 있다. 90년생들은 국제 금융 위기 이후 고용 감소로 경제적 독립이 힘든 상황에서 생존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이들은 어학 성적, 자격증, 인턴 경험 등의 스펙을 쌓느라 자신을 돌아보며 내면을 살피는 일에 소홀한 편이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정규직으로 안정적인 출발선에 서고 싶은 바람과는 달리 취업 전선의 현실은 냉혹하다. 경력의 뫼비우스의 띠라는 말처럼 경력이 없으니 취업할 수 없고, 취업 못 하니 경력을 쌓을 수도 없는 설사가상의 상황은 지속되고 있다. 직장에서의 경력이 없으면 고용될 기회조차 주지 않는 시대에 살얼음판을 내딛는 것처럼 불안감에 싸여 일하는 90년생들의 위기의식은 커 보인다.

 

   청년 취업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프리터족은 특정한 직업 없이 갖가지 아르바이트로 생활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전형이다. 꿈을 접었다 펼쳤다 우왕좌왕하며 지내느라 연애, 결혼, 주택 구입 등 많은 것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불확실한 미래에 저당 잡힌 채 현재적 삶을 포기하지 않은 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찾아 나선다. 맛 집을 탐방한 뒤 찍은 사진을 올리고 타인의 댓글과 이모티콘을 보면서 인증 받고 싶은 욕구를 충족하며 지내는 일상에서도 헛헛함은 자리한다. 실제 자기와 이상 자기의 차이는 우울을 부르고, 실제 자기와 당위 자기의 차이는 불안을 유발한다는 심리학적 가르침은 내면을 살피며 살아갈 때 이상과 현실의 괴리는 줄어들 것이다.

 

   신체적으로는 어른임에도 심리적?사회적으로 미성숙한 이들은 사회적, 경제적, 정신적 독립을 이루지 못한 채 불편한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간다. 고독을 견디지 못해 바깥으로 시선을 향하며 욕망을 분출하고 탐닉하는 이들을 볼 때마다 어른으로 제몫을 다하며 사는 일이 쉽지 않음을 절감한다. 융은 바르게 성장한 어른을 '자연스러운 아이(the natural child)' 또는 '놀라운 아이(wonder child)' 라고 불렀다니 어른은 아이의 연장선으로 좀 더 성숙한 아이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힘들었던 지난 시절을 회상하며 마음 아파하기보다는 내 안의 어른 아이(adult child,)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수용하는 일이 우선이다.

 

   내면의 자아를 이해하며 삶에 대한 통제력을 키워 성숙한 자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긍정적인 태도로 타인과 이 세상을 이해하며 살아가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고립되어 살 수 없는 세상에서 타인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법을 배우며 사회 속 일원으로 자리하며 유연하게 지낼 수 있을 것이다. 수면 위로 드러나는 성격을 먼저 이해한 뒤 내면의 자아를 이해함으로써 팽창된 페르소나가 초래하는 혼란을 막을 수가 있다. 내향성·외향성이든 어느 성격이 더 좋고 나쁘다고 단언할 수 없는 것처럼 자신의 기질과 성격을 정확히 이해해 부족한 부분을 어떻게 보완하고 활용할 것인지 고민하며 살 필요가 있다. 긍정적인 자아의 이미지를 구축한 밀레니얼 세대는 실패와 좌절을 거듭하더라도 자신을 믿고 자기 역량을 계발하는 일에 망설이지 않을 것이다.

 

   인생은 선택의 총합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어떠한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각자의 인생이 달라진다. 오늘의 내 행동이 미래의 나를 만드는 것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선택을 신중히 하여 회한을 덜 남기려 노력할 때 인생은 조금씩 원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다. 잘 안 되더라도 구상한 일을 시도하며 가보지 않은 길을 걸음으로써 체득하는 경험은 소중한 자산으로 자리한다. 코로나19로 휴직 중인 93년생 딸과 그 친구들이 직장인 배움 카드로 역량 계발에 힘쓰는 모습을 보면서 희망을 발견한다. 배움의 열기로 재계약이 안 될 수도 있다는 불안을 잠재우며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다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통찰력을 읽어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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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푸른 하늘 사이로 연두빛 잎을 달고 서 있는 나무는

청신한 자태로 생명력을 돋웁니다.

씨앗이 싹을 틔우고 꽃을 피웠다 진 자리에 열매가 맺히듯

우리 모두 부모의 사랑으로 태어나 가족의 일원으로 자리하여

여러 사람들을 만나 교유하며 사회화 과정을 거칩니다.

 

2020년 5월 15일 스승의 날

제자들의 감사 인사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진정성 있는 카톡 메시지로 감동을 전합니다.

[선생님 **입니다.

새해 인사 이후로 벌써 5개월이 지났네요.

코러나 때문에 시간 감각이 더 무뎌지는 듯합니다.

건강하게 잘 지내고 계시죠!

 

저는 항상 '스승의 날'이라는 단어를 봤을 때, 선생님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비록 저희 학년 수업을 맡으신 기간은 짧았지만

선생님의 수업과, 선생님의 표정과, 선생님께서 수업 중간마다 해주신 이야기들이

아직도 선명하게 떠오릅니다.

친구들과 가끔 선생님 이야기를 할 때, 제가 '잔향이 짙은 향수 같으신 분'이라고 했는데

친구들도 진심으로 동감하더라고요!

저도 선생님처럼 시간이 지나도 귀감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꼭 뵈러 가겠습니다.

선생님의 일상 곳곳에 행복이 깃들었으면 합니다. ](2020.5.15.오후 1:57.홍*연)

 

[선생님 잘 지내시죠? 올해는 참 얄궂고 지치는  해가 될 것 같아요.

이상한 일도 많고, 이상한 사람들도 가득해서 22년간 그럭저럭 굴러가던 인생에 보스맵을

맞닥뜨린 기분이랍니다.ㅎㅎ

 

코로나가 많은 걸 바꿔든 것 같아요. 지금 교단에 계신 선생님은 피로도가 어마어마하실 것 같고요.

일상이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 게 얼마나 큰 충격이 되는지 크게 실감하는 나날이에요.

멋진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에 감사하게 되는 요즘이에요.

제 고등학생 시절을 풍부하게 채워주신 선생님께도 감사 인사를 전해드리고 싶고요!

선생님 덕분에 저는 무엇이든 넓게 보고, 섬세하고 깊게 느끼고, 또 표현할 줄 아는 사람으로

자랄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렇게 사는 삶이 얼마나 귀한 시간들의 연속인지 선생님을 통해 배웠으니까요.

매번 문자로만 답답한 소통을 안겨드려 죄송합니다!

한층 멋지고 독립적인 인간이 되어 나타날 제자의 모습을 기대해주세요. 선생님!

꼭 먼저 찾아 뵙고서 인사드릴게요.

행복한 하루들만 이어질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선생님의 나날이 제 기도와

최대한 닮은 모습이길 바라요.

많이 감사드려요. 선생님](2020.5.15.3:24.이*경)

 

[역시, 벌써 카네이션도 받으셨네요!

선생님 스승의 날 축하합니다. 또 오랜 시간 관심 가져주시고 친구처럼 엄마처럼

옆에 계셔주셔서 감사합니다.

 

차라리 없었으면, 어색한 날이 된 지 꽤 되었지만 애들이 없이 맞는 스승의 날이라니

다행이다 싶기도 하고, 선생님들끼리 인사를 주고받으려니 쓸쓸하기도 합니당!

그래도 드문드문 연락을 주는 아이들이 있어서 행복하기도 해요.

저처럼 선생님도 그런 마음이시겠지요?

 

건강 잘 챙기시고, 앞으로 더 많은 시간 함께해요. 쌤!

맨입으로 인사드려서 죄송합니다? ㅋㅋ 다음에 남해 가서 맛있는 거 먹어요!!!!!]

(2020.5.20.9:39. 열일곱에 만나 지금까지 소통하는 31살 교육 동지, 2016년 여름 부탄 여행을 함께한 딸 같은 제자) 

  

올해로 교직 생활 30년이 지났습니다.

앞으로 남은 시간이 얼마가 될는지 가늠키는 어렵지만

배움의 끈을 놓치지 않고 살아가는 일상을 즐기며 지내다

어느 선생님 말씀처럼 학생들과의 만남이 많이 불편해지기 전

물러설 생각입니다.

 

사랑과 정성을 꽃에 담은 제자는 함께한 부부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전하였습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많이 어려워진 화훼농가에 도움 되는 꽃바구니라 생각하니

마음이 더 훈훈해집니다.

퇴근 후에는 광양 포스코에 근무하는 제자가 남해로 와서 함께 저녁을 먹었습니다.

20년 근속 중인 제자에게 융숭한 대접을 받고 늦은 밤 집으로 와서

편의점 맥주에 적당한 안주로 자정까지 회포를 풀었습니다.

제자와 남편은 거실에 이부자리를 펴고 잠들었는데 일어나 보니 제자는 쪽지를  써두고

광양으로 갔습니다.

마음이 불편한 날의 연속이었는데 오래간만에 모든 것 내려놓고 1990년 그 시절로 돌아가

추억을 공유하며 행복했습니다.

 

  개인의 삶에 깃든 역사는 살아온 시간에 비례해 축적된다. 켜켜이 쌓아 묵혀둔 이야기들을 하나씩 꺼내 세상 밖으로 내보내는 저자의 글을 읽으며 지금껏 타인의 말에 눈을 맞추고 귀를 기울이며 살아왔는지 성찰케 한다. 온실 밖 들녘에서 생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던 어린 시절과 오버랩 되어 저자가 성장하면서 겪은 일련의 일들에 대한 공감은 깊어졌다. 살아온 환경에 따라 상황을 판단하며 사람을 재단하며 관계를 형성하는 우를 범할 때마다 사람은 쉽사리 처한 환경을 벗어날 수 없음을 묵인할 때가 늘어난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멀찌감치 떨어져 상대의 있는 그대로를 지켜보는 안전거리가 필요하다. 바이러스 감염 및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 유지는 건강한 거리 유지로 받아들여지는 것처럼 말이다.

    

   삶은 긴 이별의 열차를 타고 목적지로 향하는 여정이다. 저자는 호떡 장사를 하던 어머니를 부끄러워하며 의도적으로 피하며 지냈던 청소년시기를 돌아보며 그 시절 어머니에 대한 기억과 이별하며 성장해가는 자신을 발견한다. 과거의 시간 속에 옹송그려 살아온 자신을 위해 글을 쓰며 희망의 정수리에 새 물을 붓는 글쓴이의 의도에서 숨은 보석을 찾는다. 간식 사 먹을 용돈이 없던 시절, 주운 지폐로 간식을 선택하여 먹었던 기억은 우연한 행운이 낳은 삶의 선물로 받아들여질 정도로 팍팍한 삶을 보냈다. 무수한 불운들 사이에 찾아든 행운이 발하는 빛 덕분에 불운을 견디며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살아온 세월보다 살아갈 날이 많지 않은 50대 중반에 이르러서야 자신뿐 아니라 타인까지 포용하는 영역이 넓어졌다. 자기만의 방식대로 판단하며 조금 다른 생각을 표현하는 사람들과는 쉽사리 융화하지 못한 채 선을 긋고 지내며 교감의 깊이를 더할 사람들과만 교류하며 지내왔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예비보다는 현재에 충실한 삶을 다짐하면서도 자신을 이해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 상대를 원망하며 지금 이 순간을 무의미하게 보낸 적도 많았다. 새로운 눈으로 세계를 보려는 시도보다는 몸에 붙은 습관대로 세상을 살다 보면 앞으로 나아가기는커녕 제자리걸음일 뿐이다. 약속 시간에 늦는 사람을 책망하기보다는 약속 장소에 조금 늦을 사람을 기다리며 책을 읽는 여유를 찾는 것도 한 방법일 테다.

    

   살아내는 것이 힘들어 주저앉아 울고 싶을 때, 하소연하는 나에게 친구가 전한 한마디는 거창한 말이 아니라 그럴 수 있다는 짧은 한마디였다. 설령 감정에 치우쳐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 던진 말이더라도 지금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며 숨을 고른 뒤에 자신의 생각을 덧붙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아파하고 힘들어할 때 묵묵히 내 곁을 지켜 줄 사람과 함께한다는 믿음만으로도 든든함을 준다. 착한 아이 콤플렉스에 갇혀 세상 모든 짐을 혼자 끌어안고 지쳐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용기 내어 친구에게 말하고 싶다. 너무 애쓰지 말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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