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살찌우고 생각을 키워줄 독서교육 경험을 생생하게 전하는 저자의 독서 수업을 들여다보며 책이 귀하던 시절 이야기를 들려주던 할머니가 떠올랐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호롱불에 의지하며 지내던 산골에서 살던 시절, 칠흑 같은 긴긴 밤이 이어지는 한겨울 손녀를 귀애하던 할머니는 이야기를 들려줄 때가 많았다. 할머니는 욕심으로 혹이 점점 커져버린 혹부리 영감이야기, 산골에서 가난하게 사는 일상이 힘들다고 이른 새벽 보따리를 싼 마산 댁 이야기, 빨치산 활동을 하다 세상을 뜬 5촌 삼촌 이야기 등을 들려줬다. 모든 것이 귀하던 시절 큰 힘 들이지 않고 들었던 할머니의 이야기는 한겨울 추위를 녹이는 묘약이었다. 귀신 이야기를 들은 밤중에는 헛간 옆에 자리한 화장실을 못가 발을 동동 굴리며 고통스러워하면 할머니는 손을 잡아 이끌어 근심을 털 수 있도록 배려했다. 경험한 내용을 누군가에게 들려주는 일은 청자를 향한 관심이고 배려에서 나온 일이다.

  

   글을 쓸 때마다 표현하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써내려가는 과정이 쉽지 않음은 일반적인 생각이다. 책을 읽고 생각을 덧붙여 표현해보자고 하면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다며 푸념을 늘어놓는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며 표현력을 키우기 위해 챙겨야 할 것들을 찾아 대안을 마련한다. 즐거운 마음으로 자신의 생각을 서술해 잘 읽히는 글을 쓰는 일은 반복된 표현에서 가능해짐을 알아야 한다. 말하고 싶은 내용을 글로 옮기는 과정을 따르다 보면 글쓰기가 조금은 수월해진다. 글을 쓰기는 힘들어해도 말하기는 부담 없이 가능한 아이들이 흔하기 때문이다. 자기 생각을 남에게 드러내고, 자기 생각을 확인하는 과정인 글쓰기는 아동기부터 지속될 때 효용감은 커질 것이다.

 

   표현능력과 소통능력을 가늠케 하는 말하기는 한 사람의 지적 수준과 인성을 엿볼 수 있다. 책을 읽은 뒤 자기 방식대로 책에 대한 감상을 정리함으로써 즐거움을 깨우치며 다음 독서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발견할 수 있다. 책을 읽고 내용을 찬찬히 되짚어 볼 시간을 갖고 독자 나름대로 생각을 말하며 수정·보완 과정을 거쳐 글을 쓴다면 정밀한 글쓰기의 바탕이 될 수 있다. 책에 쓰인 예를 많이 보고 말해본 뒤 비슷하게 써보기를 반복해 자기만의 내용과 형식을 가질 수 있게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말투와 글의 내용을 분리해 지도하며 내용 전달을 잘하기 위해 말하는 스타일을 다듬어 가는 과정을 거친다.

 

   언어의 제약을 받지 않고 메시지를 전달해주는 그림책은 책을 다양한 방법으로 읽을 수 있다. 그림책에 쓰인 타인의 창의성을 통해 창의적인 생각을 키울 수 있는 그림책 보고 말하기는 오감을 일깨우며 깊이를 더할 수가 있다. 동시를 함께 찾아 읽고 경험에 비춰 시를 해석하는 과정 속에 다른 사람의 감정을 헤아리고, 공통점을 찾는 공감 역량을 기를 수가 있다. 상상력의 보물창고라 부를 동화를 읽으며 읽은 내용에 대해 묻고 답하면서 생각 정리를 통해 자신만의 논리를 찾아갈 수 있다. ‘아는 것아는 것 같은느낌을 구분해 주는 설명적인 글 읽기는 여기저기 펼쳐져 있는 정보를 평가하며 편견과 반쪽 진실을 확인하여 독립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으로 자리할 수 있다.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을 스스로 확인하며 역량 계발에 집중하여 나갈 수 있는 메타인지 능력을 키우는 일은 읽은 책을 말하는 과정 속에서도 길러진다.

 

   자라는 아이를 위해 서가에 책이 충분한 독서 공간은 책 읽기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필요하다. 어른들은 텔레비전을 시청하며 아이들에게 책을 읽으라고 말하면 교육 효과는 떨어진다. 어른이 먼저 책을 들고 읽으며 아이가 어깨너머라도 책을 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가야 한다. 책을 읽고 말하기 훈련을 거쳤다면 집중해서 글을 씀으로써 자기답게 살아가는 법을 터득하여 당당한 삶을 길러갈 필요가 있다

 

  세상을 이해하고 자기 권리를 지키며 살기 위해서라도 최소한의 지식을 쌓아가는 공부는 필수인 시대를 살고 있다. 자기를 다스리지 못하고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알고 편협한 자아에서 벗어나 무장무애한 자유인의 경지에 이를 수 있는 길에 책을 읽고 표현하는 일은 함께한다. 단편적인 지식을 습득하여 시험 문제 풀이용으로 한정하기보다는 마음먹은 일을 논리적으로 표현하며 타인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며 사는 길에 말하기 독서는 동행해도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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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3년도에 태어난 딸은 잘하지도 않던 공부를 지속하며 입사 지원의 역량을 길러야 했다. 학점 관리에서부터 토익 점수 관리, 운전 면허증 취득, HSK 6급 등의 스펙을 쌓으며 회사의 구미에 들어맞기 위해 안간힘을 써왔지만 취업의 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취업 정보를 망라한 사이트에 올라오는 기업에 입사 지원서를 내었지만 1단계 통과도 쉽지 않게 되자 열패감으로 자존감을 바닥을 치기 시작했다. 마음 고생하는 딸이 나쁜 생각을 할까 염려하는 사이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갔다. 이미 취업한 친구들과 함께 소통하며 지내는 시간이 불편해 외출도 꺼리며 취업에 매달린 끝에 1년 계약직으로 직장 생활을 시작해야 했다.

 

   신입사원을 채용하여 직장 생활의 커리어를 쌓을 수 있게 돕는 상사는 없고, 훈련된 경력자들을 고용해 업무에 투입하는 일이 효율적이라 여기는 기업체가 늘고 있다. 직장에서의 경력이 없으면 고용될 기회조차 주지 않는 시대에 살얼음판을 내딛는 것처럼 불안감에 싸여 일하는 90년생들의 위기의식은 커 보인다. 입사 선배는 일을 처리하는 방식을 일러주기보다는 문제를 툭 던져주고는 해결해보라는 식이라니 낯선 직장 생활에 어려움은 더 많다고 한다. 암초에 걸려 휘청거리면서도 딸은 어렵게 들어간 직장에서 경력을 쌓기 위해 노력 중이다. 평생 직업은 있어도 평생직장은 없다는 말을 현실로 받아들이며 1년 이상의 경력을 쌓아 이직하려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지금을 견디고 있을 뿐이다. 경력의 뫼비우스의 띠라는 말처럼 경력이 없으니 취업할 수 없고, 취업 못 하니 경력을 쌓을 수도 없는 설사가상의 상황은 지속되고 있다

 

    인문계 졸업생으로 취업문을 열기 힘들다 보니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20대들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9급 공무원 시험 합격률은 최종합격까지 1.8%라니 공시족들의 암울한 현실이 그려진다. 상시 구조조정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고, 향후 불확실성을 피할 수 있는 안정성을 높이 평가한 이들은 공무원 합격증을 쥐는 순간 그동안 지불했던 인생의 기회비용을 넘어선다고 여겨서이다. 일은 시키되 고용 책임은 지지 않으려는 유노동 무책임 시대에 국가 기관이 출자하는 직장에 젊은이들이 몰려들 수밖에 없는 기현상이 벌어진다. 저성장 시대에 맞는 생존 전략을 짜고 행복하게 살아갈 계획을 수립할 때 90년대 생들은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워라밸을 우선시한다

    

    1960년대 중반 농촌에서 태어난 우리(X세대)는 새마을 운동의 정점에 퇴비증산을 장려하는 활동에 동원되어 일하며 학교 다니는 일이 몸에 배었다. 부칠 땅이 없는 집에서는 방치된 땅뙈기를 개간하여 농사를 지으며 식구들의 입에 밥풀이라도 떼어 넣을 수 있었다. 가난한 집안의 자식으로 태어난 우리는 농사일을 도우면서도 공부를 부지런히 하여 개천에서 용 났다는 말을 듣고 들어간 직장에서 30년 남짓 일하다 퇴직하는 게 일반적인 일이었다. 하지만 급속도로 변화한 시대에 평생직장이라는 말은 무색할 정도로 경력을 쌓아 자아를 계발하기에 나은 직장으로 이직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회사에 대한 충성이 곧 나의 성장이라 여기던 부모세대와는 달리 솔직하게 생각을 표현하는 90년생은 자신의 미래를 중시하며 외부로 향하던 시선을 내부로 집중한다.

 

   커뮤니티 뿜뿌를 통해 깜짝 할인 정보를 접하고 공동구매로 필요한 물건을 비싸게 구매하지 않는 새로운 소비자로 부상한 90년생들은 그들만의 소통 창구를 형성하며 새로운 트렌드를 형성한다. 이들은 스마트 컨슈머로 고객의 요구에 적절히 대응하는 소비자 중심 경영으로 고객 만족을 높이는 소비자본주의를 형성하였다. 가족 중심적인 식생활에서 가정식 대체 식품중심으로의 식습관은 조리 과정의 편리함으로 남는 시간을 활용해 삶의 만족도를 높여 주었다. 주력 소비자로 대두되는 90년대 생들의 솔직함과 간단함을 선호하는 성향을 들어 이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고객 중심의 혁신을 꾀하여 이윤을 창출하는 기업이 늘어나는 시대에 새로운 세대에 모아진 관심도 크다

       

   불공정 행위로 직원과 협력업체에 횡포를 가하는 기업의 제품을 불매하며 공정 거래를 이뤄내는 과정은 새로운 세대의 힘을 가늠케 한다. 비정규직이라도 일하며 경력을 쌓으려는 이들의 노력을 폄하하며 근성이 없다고 무시하고 업신여기는 꼰대이기보다는 새로운 세대로의 이행을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받아들이며 이들과 공존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기성세대로 자리하길 바란다. 무책임한 참견은 삼가고 불건전한 관행을 고쳐가는 일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기성세대는 새로운 세대와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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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로 대학을 가는 아이들이 대부분인 농어촌 지역의 고3교실에서도 EBS문제지 풀이 위주의 수업이 일반적이다. 문제풀이 기술을 앞세워 다섯 보기 중 정답일 확률이 높은 답을 찾는 빠른 길을 뚫는 게 목표인 것처럼 다른 방법은 별로 생각지 않은 수업을 행해 왔다. 문학 작품을 공부할 때면 외적인 내용을 곁들이며 처져 있는 아이들을 깨우지만 이내 아이들은 심드렁해져 고개를 숙이고 만다. 나 홀로 수업에 익숙해 한 시간 떠들고 나올 때면 밀려드는 허탈감이 컸다. 고등학교에 재직할 때는 중학교로 가서 원 없이 독서 교육 실컷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지만 여전히 못할 이유는 도처에 자리했다.

 

   사유하며 표현하는 일에 익숙지 않은 중학생들은 물음을 던지고 함께 생각해 의견을 공유하자는 말을 피하고 싶어 하였다. 생각도 해보지도 않고 그냥 귀찮다며 모르겠다는 말을 자주 뱉는다. 자신의 의견을 드러내고 상대의 말에 귀 기울여 소통하는 힘을 생각하며 이런저런 수업을 병행했으나 만족스럽지 않았다. 수업으로 지치지 않는 교사와 배움에 힘들어하는 학생들이 마음을 바로 잡고 생각하는 배움을 실천하는 독서를 염두에 두고 매시간 책 읽고 표현하는 힘의 막대함을 역설했다.

 

   기승전책으로 불리는 국어 시간은 입시에 대한 부담 없이 기획한 수업을 시도할 수 있어 여건은 좋은 편이다. 진득하게 앉아 집중하여 책 읽기를 힘들어하지만 조금씩 시간을 늘려 가는 학생들을 보며 잘 안 된다고 시도조차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점을 알아차릴 수 있다. 등교하면 도서실에서 책을 찾아 읽고 골똘히 생각하는 학생 한둘의 모습에서 희망을 떠올리며 함께 읽기는 힘이 세다는 글 속에 실린 교사들의 독서교육의 실천적 사례에 감화 받는다.

 

   정시로 대학을 주로 가는 대도시의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시행하는 인문 독서 프로젝트, 자아 정체성을 찾아 진로를 탐색하는 독서, 시를 읽고 함께 하는 공부 등 어느 것 하나 놓치고 싶지 않다. 나와 다른 이를 이해하여 조화로운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는 문학 작품 읽기는 공존과 연대의 가치를 일깨우며 공동체적 삶을 실현하는데 도움을 준다. 교과서 속 사건들이 일어난 원인과 배경, 사건 발발 후 영향 등을 중심으로 수업이 이뤄지는 역사 시간, 선생님은 그림책 읽기로 교과서 속 사건에만 머물러 있던 데서 벗어나 현재적 관점으로 통찰하는 힘을 길러주었다. 책 읽기를 싫어하는 학생들도 흥미롭게 보는 역사 만화를 읽기 교재로 삼아 지금도 되풀이되는 적폐를 새기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생각하며 일상을 보내는 일은 나은 자신과 대면하는 순간으로 이끌 것이다.

 

   방황한 시간이 길었던 국어 교사는 그 시간이 있었기에 현실의 벽과 타협하지 않고 진로를 선택하고 미래를 그릴 때가 있었다고 회고하며 수업 사례에 그 내용을 녹여냈다. 작품을 읽고 경험과 결부지어 의미를 재해석하는 과정을 통해 잃어버린 자발성을 찾아가는 일은 교사와 학생의 경계를 세운다고 소리를 지르던 우를 범하지는 않을 것이다. 관련 도서를 읽고 친구들과 책 속 의견을 나눔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치유하며 성장하는 독서 활동 시간이길 바라며 연수 경험을 나눈 교사들의 실제 수업 사례는 함께 읽기의 힘이 끌어낸 결과물로 여겨진다. 가르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교사와 기꺼이 배우려는 학생이 서로에게 스며드는 수업을 그리며 책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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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능률도 오르지 않는 책을 붙들고 책상 앞에 앉아 있느니 차라리 의미 있는 곳으로 답사를 다녀오자고 벼르던 차 한민족 역사 기행을 고등학생인 딸과 다녀왔다. 민족의 성산 백두산과 고구려·발해·항일운동 유적지를 순례하는 78일 간의 일정을 소화해내는 일이 쉽진 않았지만 곳곳에 스민 우리의 웅혼한 민족혼에 전율하였다. 우리 민족의 뿌리를 찾아가는 답사로 기억 속에 지리멸렬하게 웅크리고 있는 역사에 대한 이해를 드높이는 계기로 작용했다.


  연변 회룡시 들판에 방치된 나철, 서일, 김교헌 대종교 세 지도자의 묘지를 찾아 벌초를 하고, 다례를 올리고 참배하며 민족 지도자들의 숭고한 애국심에 숙연해졌다. 미처 인지하지 못하였던 대종교인들이 국권을 빼앗긴 나라의 주권 회복을 위해 홍익인간의 이념을 살려 민족종교인 대종교를 창시하고, 청산리전투 등 무장투쟁을 전개하는 독립운동 과정에서 30만 신도 중 10만 명이 목숨을 바쳤으나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니 아쉬움이 더했다.


   1905년 을사조약을 발판으로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장악한 일제는 통감부를 설치하고 통감을 주재시켜 이른바 보호정치를 시행하다 1910년에는 조선총독부를 세워 조선을 식민지화하였다. 대한제국을 일본에 강제로 병합시키고 동화정책(同化政策)을 내세운 무단통치로 공포 정치를 방불케 했다. 조선 총독은 막강한 지위와 권한을 가지고 항일 세력을 진압하고 러시아를 방어하며 대륙 진출을 준비했다. 접촉하고 있는 이웃 나라의 형세가 자국의 주권선 안위와 긴밀하게 관련 있는 이익선 확보를 위한 전초지로 조선을 공략했다. 동일 조상, 타율성론, 정체성론, 임나일본부설 등으로 내선일체를 주창하며 일본의 무력 진압으로 강요된 동화는 궁극적으로는 조선의 황국신민화를 부추겼다.


  충량한 신민 육성을 위해 식민지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국어를 일본어로 삼고 천황에게 충성하는 마음을 기르기 위해 수신 과목을 필수 교과로 삼았다. 영국의 동인도 회사를 모방한 동양척식주식회사법을 공포하여 조선의 토지와 자원을 빼앗아 일본의 이익을 실현해갔다. 강제병합 협력자로 작위를 받은 을사오적과 경술국적에 이름을 올린 정미칠적은 친일의 삶을 본격화하였다. 일본의 토지조사 사업으로 소작농은 늘어났고, 소작농 위에 군림하는 지주와 일본의 주구들은 자신의 이익을 앞세워 조선인들의 삶을 피폐하게 해 간도와 하와이 등지로 이주해 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굶주림에서 허덕이던 민중들이 조국을 떠나 삶의 터전을 마련하고 독립운동자금을 마련하는데 힘을 보태며 일본의 노예처럼 살기보다는 일본의 압제에서 벗어나 사람답게 살고 싶은 바람을 일으켰다. 상하이를 독립운동의 무대로 삼아 독립을 위한 항전의 방편으로 망명을 선택한 이들도 늘어났다. 신민회는 국권회복·공화제 실현을 궁극적 목표로 삼고 구습을 타파하고 실업을 장려하는 교육 진흥 등을 내세웠다. 맹렬히 일어난 의병항쟁은 계몽 운동가들을 각성시켜 비밀 결사를 조직해 민족의식 교육과 독립군 양성 활동의 불씨로 작용했다.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한 안중근에 이어 이재명은 매국노 이완용을 칼로 가격했으나 실패하여 24세에 사형대에 올랐다.


   191931일 종교 세력을 중심으로 구성된 민족대표는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고 독립을 위한 비폭력 대중화를 표방하였지만 강경한 진압으로 사상자가 속출하여 폭력적 혁명으로 전화했다. 4월이 지나 만세 운동은 잦아들었지만 이를 통해 조선 민중은 각성하여 외세의 도움 없이 조국의 독립을 이뤄야 함을 명확히 했다. 윌슨 대통령의 민족자결주의에 따른 파리 강화 회의에 임시정부 인사들은 조선의 독립을 거론해달라고 요청했으나 강대국들의 외면으로 조선 문제는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국권 회복을 위한 움직임은 여러 단체로 파생됐다.


   3·1 만세 운동으로 무단통치가 실패하자 하라 내각은 문화 통치로 내선 융화를 내세우며 조선인이 일본인처럼 생각하고 말하는 일본 신민을 기르는 동화 교육의 목표로 삼았다. 총독부는 참정론·자치론·문화 운동 등을 앞세워 민족운동 진영 분열을 조장하였고, 결성된 친일 단체에는 활동지원금을 후원하며 일본은 제국주의의 야욕을 채워갔다. 거세게 짓밟을수록 강하게 일어나는 들불처럼 독립군들은 정의를 실천하는데 목숨을 아끼지 않았다.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전투에서 잇달아 대패한 일본은 그 앙갚음으로 우리 민족 수만 명을 학살하는 '경신참변'을 낳았고, 이는 의열단의 항일 무장 투쟁으로 이어졌다. 일본의 보복성 탄압이 거세어도 걷잡을 수 없이 번진 조선의 독립운동은 최후의 일인이 최후의 일각까지 싸울 것임을 선언하고 대중적인 운동으로 발전해갔다.


   2019년은 국권 피탈 후 자주 독립을 염원하며 3·1 만세 운동이 걷잡을 수 없이 맹렬하게 일어난 지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외침으로 얼룩진 민족의 역사에 신식 무기로 무장한 일제의 탄압에 맞서 백성이 주인 되는 대한민국 수립 운동을 위한 대응은 전략상 문제를 낳기도 하였지만 지난한 시간 지속적인 항일 투쟁의 역사로 이어졌다. 1910년 국권 피탈 후 무단통치와 시작된 저항 세력은 나라를 되찾기 위해 국경을 넘었고, 강도짓을 일삼는 일본과 그 주구를 궤멸하기 위해 폭탄을 던졌으며 대중을 각성시켜 독립운동으로 이끌었다.


   3·1 만세 운동 후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돼서도 옥중 만세운동을 주도한 유관순은,

  “내 손톱이 빠져나가고, 내 귀와 코가 잘리고, 내 손과 다리가 부러져도 그 고통은 이길 수 있사오나 나라를 잃어버린 그 고통만은 견딜 수가 없습니다.” 라고 말하며 흔들림 없는 투쟁 의지를 보이다 일본 경찰의 지독한 고문으로옥중에서 사망했다. 강대국의 침략으로 주권을 잃은 민족의 장래를 걱정하기보다는 권력을 쥐고 흔드는 외세에 붙어 자신의 영화를 추구한 이들의 후손들이 기득권으로 자리하고 있는 지금, 나라의 진정한 국권 회복을 위해 친일 잔재 청산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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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에 접속해 이웃들의 사는 이야기를 보던 중 새로운 책 소개를 담은

인터넷 서점을 기웃거리다 알라딘까지 흘러 들어갔다.

알라딘 선물박스 리뉴얼 소식을 접하고 들른 알라딘에서 그동안 구매하여 읽고

싶은 책 두 권을 샀다.

다채로운 작품의 제목을 담은 알라딘 선물 박스의 종류가 대여섯 가지가 있었지만

예전에 잘 봤던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 끌려 비밀의 화원을 택하였다.

비교적 탄탄한 박스에 내용물을 담았는데 책이 서로 부딪혀 상처를 입을까

염려해 비닐로 포장을 하여 배송 중 부대낌을 막은 듯하다.

 

불교 신도들의 성지 순례 코스 1위로 자리한 적멸보궁 봉정암 가는 길은 마음만 먹고

가지 않았던 도량으로 향하는 마음을 담았다.

불제자로 살면서도 수행에 부족함이 많은 터라 늘 갈증을 느끼는데 한 가지 소원은 꼭 이뤄주는

기도 성지라니 간절한 마음을 담아 깔딱 고개를 넘어야 갈 수 있는 <<설악산 봉정암 가는 길>>

나무 막대기를 짚고 바랑을 짋어지고 돌길을 걷는 노보살들의 한결같은 걸음이 눈길을

끄는 표지를 보며 마음은 벌써 설악산으로 향한다.

 

20대부터 류머티스 관절염을 앓으며 다리 수술과 요양 과정을 거치면서 책을 읽고

공부하다 자전적인 고백을 함께 실은 <<아파서 살았다>>는 한쪽 문이 닫히니 다른 쪽 문이 열리더라는 말을 색각케 한다.

아픔을 끌어안고 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찾은 지식 공동체에서의 공부는 작가의 삶을 새롭게

바꿔 놓았다.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을 읽으며 가족을 위해 살아 온 샐러리맨이 하루 아침에 흉측한

벌레로 변해 식구들에게 홀대를 당하다 급기야는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보이는 소설 속 설정이

씁쓸함을 더한다. 물질 중심의 사회에서 돈을 벌어오지 못하는 이는 가정에서도 냉대를 받고 쓸모없는 인간이라는 낙인을 찍고 벌레가 죽었을 때 홀가분하게 남은 가족들이 소풍을 떠나는 대목에서는 허탈함이 더한다.

카프카의 작품에 끌려 구매한 초록색 에코백은 도서관이나 사찰에 갈 때 책을 넣어 다니면

좋을 듯해 함께 구매하였다.

 

선물을 보낼 때 알라딘 선물박스를 이용하면 주는 기쁨이 배가 될 듯하다.

3월 한 달 천방지축인 아이들과 함께 생활한다고 애쓴 자신에게 주는 특별한 선물

시크릿 가든 속 싱그러운 삶의 이야기가 다채롭게 그려지길 바라며 꽉 찬 3월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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