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라는 착각 - 얽매이고 상처받은 가족을 치유하는 마음 기술
이호선 지음 / 유노라이프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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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세기로 오면서 다양한 가족 형태가 생겨났지만 일반적인 가정의 가족은 유전적 조합으로 이뤄진 형태이다. 태어나 살다 보니 맏이로 집안일을 도맡아 지내야 했다. 십 리를 걸어다니며 아침을 준비하여 밥상을 차리고 설거지하며 동생을 돌보는 일은 내 몫이었다. 생계를 전담하던 홀어머니를 대신해 아홉 살 때부터 시작된 집안일은 50대 중반을 넘긴 지금도 계속 된다.


  선택보다는 유전적 조합으로 이뤄진 가정의 가족을 떠올려 본다. 애증의 그림자를 짙게 드리운 채 갈등 요소들이 도처에 자리해 불만을 터뜨리지만 현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서로 다른 자아가 만나 각자의 몫을 드러내며 욕심을 버리지 못한 채 욕구를 채우려는 이기적 발상을 보인다. 맞벌이하면서 육아를 전적으로 책임져야 했던 30년 전이 떠오른다. 공동 육아를 그렇게 부르짖어도 자신이 몸 담고 있는 직장이 우선이었고, 연계한 친목 모임이 우선이었다. 


  결혼은 미친 짓이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힘들었던 시간을 뒤로 하고 지나온 시간을 반추하니 모든 것이 허허롭다. 결혼 면허라는 소설에서 부르짖듯 결혼을 위한 자격증 취득이 우선적으로 이뤄져 공동 육아에 나설 용기가 없는 사람들은 결혼을 안 하는 것이 맞을 듯하다. 출생률이 1명 이하로 떨어진 우리나라 인구 정책에는 반하지만.........30대 중반에 결혼한 제자들은 하나같이 딩크로 살겠다는데 그 이유가 바로 자녀 양육 문제에 있다고 하였다. 어렵게 가정을 이뤄 자녀들을 제대로 키울 자신이 없어 자신 같은 부당함을 겪게 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 이유였다. 


   나와는 다른 사람이 만나 가정을 이뤄 가족으로 살아가는 일이 쉽지 않다. 문화적 차이를 포함한 환경적 차이는 친인척을 포함한 가족까지 아우르는 일들을 병행하기 힘들다. 엄연히 가른 개체인 구성원인데 가족이라는 이유로 타인의 생각을 저버린 채 어떤 일을 강요하는 일은 생기지 않아야 한다. 가족이라라고 편하게 생각하여 그것도 못해 주냐고 말하기 전에 상대의 입장에서 그 사람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내가 아닌 타인인 제3자로 여기며 적정한 ‘거리 두기’는 필수이다. 내리 사랑이라는 명분으로 의존적인 자식으로 키우는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자식을 믿으며 자립할 능력을 길러주는 일은 더더욱 필요한 때이다. 나이 마흔이 넘어도 부모에게 기생하는 자식들이 많기 때문이다.


  여고 동창으로 만나 지금껏 우정을 쌓고 지내는 친구와는 같은 길을 걷는 교육 동지이다.

초드학교 보건교사로 일하는 친구는 내 뜻대로 안 살아지는 것이 인생이라며 정퇴냐 명퇴냐를 두고 서로 대화할 때가 있다. 

 "친구야, 나는 교직에서 물러날 수 있을 때 나올 수 있게 자식이 내 발목을 안 잡아야 할 텐데......옆에 선생님 보면 명퇴를 하고 싶어도 자식 때문에 못하고 스트레스로 힘든 것 보면 자식이 무섭더라고......."

 라는 친구의 말에 공감하며 자식들 역시 냉정한 사랑을 베풀며 적정 거리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가족이라고 너무 많이 관여하여 지치는 관계가 아닌 서로 성장하는 건강한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한 번뿐인 인생 하고 싶은 일하면서 노년을 보낼 수 있게 가족이라는 테두리에서 벗어나 홀로 걸어갈 남은 생을 생각하니 지금에 충실한 삶에 답이 있을 뿐이다. 오지 않은 미래 당겨 걱정하지 말고, 이미 지나가버린 시간 끌어다 후회하지 말고 현재에 충실하하는 선지식의 감로법을 새기며 가족을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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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밤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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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세기를 아우르는 네 여인의 일상이 세대를 넘나들며 기억 속 빗장을 풀고 흘러나온다. 흐름이 완만한 개울물이 강으로 흘러들고 바다로 합수되어 격랑의 파고를 견디며 융화되는 것처럼 지연은 흘러간 시간 속 직조된 추억을 불러 모은다. 지연은 평범한 가정을 이루고 싶은 바람으로 결혼 생활을 꿈꾸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남편의 바람으로 마음을 다해 한 일들에 모멸을 느낀 지연은 이혼을 하였다. 지연의 부모는 믿음을 기반으로 쌓은 가정이 붕괴되어 참담한 심정인 딸을 위로하기는커녕 몸 약한 사위의 안위를 걱정하며 상처를 더했다. 전근대적인 사고에 사로잡힌 남자와 그 가족으로부터 착취당하기만 한 엄마는 남자가 필요하다며 헛헛한 딸의 마음까지 짓뭉개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길이 막힘없이 뚫려 크고 작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데 별 어려움이 없으면 다행한 삶이지만 뜻대로 안 되는 인생길에서 인연은 한 사람의 발목을 잡기도 한다. 짧은 결혼 생활을 청산한 지연은 이혼 후 희령 천문대 연구원으로 채용돼 살던 도시에서 이탈할 수 있었다. 탐욕의 먹이사슬이 유혹하는 문명세계와는 달리 한산한 희령에서 조용히 지내며 조금씩 나아지기를 바랐다. 당시 지연은 상대의 비화를 가십거리로 삼아 뒷공론하지 않는 홀로 존재할 수 있는 공간에서 익명으로 살 수 있기를 바랐을 것이다.


    지연은 외도를 하고도 죄의식 없이 자기 합리화에 급급한 남편을 보면서 함께 갈 수 없는 사람의 길임을 알면서도 씁쓸함과 비통함이 드는 것은 인지상정이었을 것이다. 열 살 때 엄마와 함께 왔던 희령은 여름으로 기억되는 도시 이다. 울울함이 더한 시간이었지만 고개 들면 바다가 한눈에 들어와 견딜 만했다. 슬픔과 냉혹한 현실의 짐을 포용하고 흐르는 바다는 넉넉한 사랑으로 그동안 살아내느라 고생하였다며 위로의 말을 건네는 듯했다. 자연으로부터 사람에게서 얻을 수 없던 위안을 받으며 최소한의 활동으로 행동반경을 줄이며 지내던 중 지연은 열 살 이후로 만나지 못했던 외할머니와 재회하였다.


  ‘익명으로 살고 싶은 내 의지와는 반대의 상황이 벌어지면 어떡하나?’

   우려하면서도 지연은 할머니와 서로의 집을 오가며 그동안 끊어진 대화의 물꼬를 트기 시작한다. 지연은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한 모계의 선대인 증조모와 증조부 이야기를 할머니에게 들으며 생생한 삶의 이야기 속으로 빠져든다. 증조모는 백정의 딸이라는 이유로 갖은 천대와 멸시를 당하면서도 병환이 깊은 고조모를 봉양하며 지냈다. 전쟁 와중에 결혼하지 않은 여성은 전리품으로 차출되어 학대를 받았던 시절, 증조모는 개성으로 가자는 증조부의 말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죄가 있다면 그건 여자로 태어나 여자로 산다는 것

이라는 증조모의 한마디는 나락에서 자신을 건져 준 증조부에게 고마워하는 대신 한 남자의 날개를 꺾은 죄책감을 이식하며 지내야 했다. 지연은 피난민 행렬에 끼어 불안정한 삶을 부지하며 생존을 위해 힘쓴 선대의 서사를 들으며 고통으로 이어진 과거사를 떠올렸다. 타인에게 의지하지 않고 자력으로 살아갈 에너지를 비축하며 지내온 할머니 입을 통해 흘러나온 모계 역사는 선대 여성들이 겪어온 사료(史料)로 의미가 크다.


   증조모는 명약관화한 불행을 피해 개성으로 가서 혼인 신고하고 살자는 증조부의 말을 따른다. 백정의 딸이라는 꼬리표는 증조모를 힘들게 하였지만 곰살궂게 따스함을 전하는 새비 아주머니를 만나 서로 의지하며 소통하고 공감하는 시간으로 채웠다. 말로 전할 수 없는 메시지를 담은 편지는 실의에 젖은 사람에게 힘이 되기도 한다. 새비 아주머니가 낙담하여 힘들어할 때 증조모는 살아야 할 이유를 담아 그녀에게 편지를 썼다. 한 곳에 오래 정착하여 살지 못하는 전쟁 상황은 생이별의 아픔을 감내하며 살아야 하는 운명적 공동체임을 확인시킨다. 새비 아주머니는 고모가 있는 대구로 피난을 갔고, 개성에서 남으로 내려 온 증조모는 증조부의 말만 믿고 희령으로 와 고단한 시간을 보낸 여인들을 하나 둘씩 맞았다.


   중혼한 남편과 헤어진 지연 할머니는 붙박이별처럼 희령에서 지냈다.

   ‘어딜 가든 뭘 하든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 하지만 열흘 후에는 꼭 건강하게 돌아와야 하는 거야. 그것만 약속해줘.’

   지연의 엄마가 지연을 맡기고 자유의 시간을 보낼 때에도 할머니는 딸의 생각을 지지해주었다. 그 후로 마음의 결이 서로 달라 모녀간의 왕래는 끊어졌지만 지연이 희령에서 생활하게 되어 모녀는 관계를 조금씩 회복해 갈 여지가 생겼다. 새비 아주머니도 전쟁 통에 남편을 잃고 딸 희자와 함께 희령을 찾아 상실의 아픔을 상쇄하였듯이 희령은 끊어졌던 인연의 고리를 연결해 고단한 심신을 위무하는 공간으로 자리한다.


   남성들 우정 못지않게 소설 속 여성들에게서도 진한 우정은 빛을 발한다. 지연은 어린 시절 엄마의 사랑을 갈구하며 지냈다. 차갑고 곁을 내어주지 않는 엄마 대신 외로움과 헛헛함을 채우기 위해 지연은 밤하늘의 별을 보며 또 다른 세계를 꿈꿔왔는지도 모른다. 천체 동아리에서 만난 지우와 소통하며 교유한 시간은 현실을 딛고 일어나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갈 힘을 준다. 결혼 전 지연의 엄마가 근무한 우체국에서 만난 명희 아줌마가 엄마 수술비용을 건네주며 쾌차를 바란 일은 아낌없이 전하는 사랑이다.


   소설에서는 여성들 위에 군림하는 가부장적 사고에 갇혀 지내는 지연의 부계 중심의 서사 비중을 줄이고 여성들의 굴곡진 삶을 여과 없이 드러내어 암흑의 밤을 등불로 밝힌다. 새비 아주머니, 증조모, 영옥, 희자, 지연은 생물학적 여성성이 갖는 특징을 넘어 유기적 생명체로 존재하기 위해 애쓰는 인간으로서의 본질을 천착한다. 생전에 대구에는 걸음도 하지 말고 네 갈 길을 가라는 엄마의 메시지를 잊지 않고 파혼한 뒤 독일로 유학 간 희자는 암호학자로 위상을 떨치며 학문의 길을 걷는다. 지연이 희령에서 들은 모계 중심의 서사를 통해 다른 곳에서 살아갈 힘을 얻었다. 전쟁의 참상을 겪으면서도 생존을 위해 안간힘을 써서 자신의 길을 찾아 새로운 길 위에 선 것처럼 지연 역시 대전에 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희령에서 떠나보낸 반려견 대신 반려묘 현미와 함께 낯선 세계에 발을 딛고 다시 일어설 힘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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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긴 인생이 남았습니다 - 미움받을 용기, 기시미 이치로의 정년 철학론
기시미 이치로 지음, 전경아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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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 62세 정년인 직장에 근무 중이라 정년까지는 7년 남짓이다. 어느새 은퇴 이후를 생각하며 길어진 노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고민 중이다. 경험하지 못한 시간을 견디며 살아가는 일은 누구나 쉽지 않다. 미처 생각지 못한 일들이 발목을 잡아 헤어나기 힘든 때가 있음을 왕왕 경험으로 안다. 은퇴를 준비하기보다는 현재에 충실한 편인데 퇴직한 선배들을 만나 퇴직 이후 생활의 단면을 들을 때가 있다. 한 선배는 그림 그리기를 시작하여 전시회 작품까지 출품하면서 화폭에 담으려는 풍경 사진을 찍으러 나가는 경우가 많다고 하였다. 코로나 창궐 이전에 명예 퇴직하여 편한 마음으로 자연을 대하고, 자연의 변화를 관찰하며 그림을 그리는 일상이 더없이 행복하다는 말을 들으니 퇴직 후의 마음가짐이 중요해 보인다. 연금 생활자로 지내면서 조금 적게 쓰고 욕심 안 내며 취미활동으로 새로운 삶을 사는 모습에서 행복을 발견했다.


   33년 남짓의 직장 생활을 하며 시간에 맞춰 움직이던 생활에서 벗어나 오롯이 나만의 시간으로 남는 하루를 어떻게 보내는 것이 괜찮은 방법일지 찾아 나선다. 정한 때가 되기 전부터 퇴직하는 경우가 흔한 때, 새로운 삶을 시작해야 하는 인생 2막을 지혜롭게 준비하고 맞이할 수 있는지 방법들을 저자는 일러준다. 저자는 불안, 태도, , 인간관계, 행복, 미래등 여섯 마당에 맞춰 효율성과 생산성을 내려놓고 살아 있다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고 살아야 할 과제를 던진다. 일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직장에서의 수직관계가 퇴직 후 가정에서는 수평 관계로 인간관계를 맺어야 한다. 지금껏 고수해 왔던 자신의 가치관이 옳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유연한 태도로 상대의 생각을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은퇴하더라도 삶이 극적으로 변하지 않는 여자에 비해 남자의 인식 전환은 퇴직 후의 삶을 정비할 용기가 필요하다.


  ‘지금 바꿀 수 없는 것이라면 미래에도 바꿀 수 없다.’

   인간관계와 자신의 존재 가치에 대한 관점을 바꿔 나가야 퇴직 전후의 틈새를 좁힐 수가 있다. 사는 것 자체가 일인 때에는 주어진 것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남은 생의 향방은 달라질 수 있다. 자신에게 가치가 있다고 느낄 때만 용기를 낼 수 있는 만큼 스스로 가치 있는 존재임을 생각하고 지내야 한다.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느낌의 공헌감, 자신의 강점 등을 찾아 실수하더라도 실의에 젖기보다는 어떤 일을 찾아 나서는 시도가 필요하다. 이전의 직장에서는 경쟁의식을 많이 느끼고 살았다면 은퇴 후에는 곁에 있는 사람들과 협력하며 짜증나는 일이 있더라도 타인을 비난하며 회피해서는 안 된다.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교우 관계는 배우자와의 관계이다. 자기 일은 스스로 알아서 챙기고 집안일도 함께하는 생활로 가족에게 민폐가 되어서는 안 된다. 내가 타인의 욕구와 기대를 채워주기 위해 사는 존재가 아니듯 가족 또한 그렇다는 생각으로 배우자를 사랑하며 존중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 여기서 춤을 추고 싶을 때에는 선율에 맞춰 춤을 추고, 밥을 지을 때에는 식재료를 함께 손질하며 밥상을 차리는 등으로 에네르게이아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 성공으로 행복을 충족할 수 없듯이 질적인 만족도를 높이는 행동으로 행복으로 나아갈 수 있어야 은퇴 후의 시간을 잘 보낼 수가 있다.


  ‘중요한 건 그냥 사는 게 아니라 선하게 사는 것이다.’

   라는 사상가의 철학은 내가 속한 세계까지 환히 비추는 빛 같은 존재로 보내야 함을 일깨운다. 은퇴하였다고 해도 고립되어 살 수 없는 것처럼 타인과 공생할 방법을 찾아 이전과는 다른 삶의 방식으로 하루하루를 보내야 한다. 직장 생활을 하지 않더라도 급변하는 시대에 제대로 존재하기 위해서는 사회의 움직임을 담은 글, 타인의 삶을 수용하고 함께 존재하기 위해 독서는 지금부터 몸에 배어야 한다. 눈의 피로도가 커지기 전에 책을 가까이 하며 늘 글을 읽고 사유하며 표현하는 길은 퇴행의 궤도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 여긴다. 아직 긴 인생이 남았다는 제목이 갖는 의미는 인생의 가치를 발견하며 실현하는 일에 주저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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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째 아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7
도리스 레싱 지음, 정덕애 옮김 / 민음사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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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 행사를 기념하는 자리, 친목 도모를 위한 모임, 직장인들의 기호에 따라 벌이는 파티들이 다양하게 열리는 시대를 살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특별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 미리 장소를 예약하고 약속 시간에 파티를 열어 행사에 의미를 담는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그동안의 생활을 결산하는 연말 직장 파티에서 해리엇과 데이비드는 만났다. 보수적이고 답답하다는 평을 들어온 해리엇과 어느 곳에도 뿌리 내지 못한 채 불안정한 삶을 살아온 데이비드는 동시에 마음의 빗장을 풀었다. 서로의 모습에 끌린 둘은 대화에 굶주렸던 사람들처럼 이야기하며 공감하고 소통하였다. 말이 통하는 사람과 사귀고 싶다는 생각을 방증이라도 하듯 두 사람은 결혼을 결정한다.


   서로에 대한 탐구하는 시간도 없이 빠른 판단으로 결정한 것은 아닌지 회의하며 헤리엇과 데이비드가 꿈꾸는 행복한 가정을 가늠한다. 세 딸 중 맏이인 해리엇은 안정적인 가정생활이 행복한 인생의 기본이라는 부모의 말을 듣고 자라서인지 안정적인 가정을 꾸리고 싶었는지 모른다. 이에 반해 이혼 가정에서 자란 데이비드는 두 가정의 부모를 보며 미래에 대한 개인적인 욕구가 강하였다. 데이비드에게 미래는 그가 목표로 삼고 보호해야 할 어떤 것으로 결혼 후 가족의 이탈 없이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것이었다. 둘은 런던으로 통근 가능한 소도시 대저택을 베이스캠프로 삼아 많은 자식들과 생활하며 떨어져 살던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공간을 현실화했다.


   부부 중심의 왕국을 건설하려는 욕구를 드러내며 3층 건물의 저택에서 신혼 생활을 시작한다. 자신들이 가지려는 것에 압도된 부부는 능력 밖의 일이더라도 마음 가는 대로, 느낌 오는 대로 선택하며 아버지 제임스의 경제적인 지원에 의존하는 삶을 잇는다. 서로의 가치관이 상이하여 이혼한 부모의 모자랐던 점을 상쇄하고, 자녀 양육에 대한 책임을 다하지 않은 부모의 죄를 사하듯 데이비드는 부부가 할 수 있는 일들을 계획하였다. 휴가와 성탄절을 비롯한 기념일에는 많은 비용을 들여 친척들을 불러 모아서는 파티를 열었다. 부부는 흩어진 가족들을 자기 집으로 불러 모아 연회를 베풀며 모든 것을 움켜쥐고 살아가고 싶은 욕구를 채워갔다.


  부부는 행복한 가정을 이루기 위한 조건들을 충족하기 위해 자식들을 임신하고 출산하기를 반복한다. 애를 잘 키우려면 애를 갖는 일에 신중해야 한다는 친정어머니 조언을 흘려 듣는 부부에게 자식은 줄줄이 태어났다. 부부는 다른 모든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 서로 즐기는 파티를 보며 파티의 주최자로 의기양양해 했다. 부부는 대형 파티를 1주일 이상 열며 환락의 세계에 젖는 일을 행복의 조건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탐욕스런 자본의 힘이 시대를 군림하던 때, 부부는 자신들이 생각한 안락한 가정을 위해 북적거리는 파티 속에 가족애를 느낄 수 있다는 신념을 굽히지 않았다.

아기 제조소를 방불케 하는 침실에서의 친밀한 부부의 시간이 지속될수록 임신과 출산, 육아로 해를 더할수록 해리엇은 지쳐갔고, 그녀의 신경은 예민해졌다

   한편, 가장인 데이비드는 더 많은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늦게까지 일해야 했고, 해리엇 엄마인 도로시는 딸 내외를 도와 대저택에 상주해야 했다. 부부만으로 감당하기 힘든 한계 상황에서도 그들은 뜻을 굽히지 않고 아이를 더 낳을 것이라 고집했다. 해리엇은 넷째 폴을 출산하고 아들을 제대로 돌보지도 못한 채 다섯 째 아이를 임신했을 때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뱃속에서 벌어지고 있음을 느꼈다. 태아의 격렬한 발길질과 강한 힘으로 고통 받던 해리엇은 진정제를 수시로 먹으며 조금이라도 고통을 잠재워야 했다. 개월 수에 비해 태아가 크지만 비정상은 아니라는 의사의 말에 진정제에 의존하며 출산을 기다렸지만, 태어난 아기는 무게를 포함한 외관상의 구조가 정상 범주를 넘어섰다.


  사람의 형상보다는 도깨비를 닮은 벤은 엄청난 식욕과 강한 에너지로 주변을 초토화시키며 불행의 씨앗을 퍼뜨리기 시작한다. 성장할수록 적의로 번뜩이는 벤의 눈은 네 아이들을 공포로 몰아넣었고, 개와 고양이를 죽이는 등 잔혹한 일까지 서슴지 않았다. 사람보다는 야생의 원시 동물에 가까운 벤의 광폭함에 짓눌린 가족에게 드리워진 불행의 그림자는 걷혀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벤으로 인해 일상의 리듬은 균열되어 갔고 온 가족은 다섯째의 드센 기세에 짓눌렸다. 아이들은 제 살길을 찾아 집을 등지고 다른 공동체를 찾아 가정을 떠났다. 데이비드는 한 집안의 파국을 초래할 수 있는 파멸의 싹을 잘라야 한다며 벤을 요양소로 보냈다.


  2층 심장부인 침실에서 부부는 서로 밀착되어 사랑을 나누고 미래를 설계하며 가족이 함께하는 행복한 가정을 그렸다. 부부가 계획했던 삶의 행로에서 이탈하여 원치 않은 길을 걷게 한 다섯째 아이는 불행의 싹으로 낙인 찍혔고, 어느 누구도 환영하지 않은 증오의 대상이었다. 해리엇 역시 벤을 둘러싼 정황을 감당하기 힘들어하며 모성으로 아들을 오롯이 포용하지 않았지만 죽음으로 몰고 가는 요양소에서 벤을 구출하였다.


  “우린 애가 없어, 해리엇. 아니, 나는 애가 없어. 당신은 애가 하나 있지.”

  라고 외친 데이비드는 행복한 가정을 파괴한 장본인은 벤을 포함한 헤리엇임을 항변했다. 데이비드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에 회사는 성공을 거두었고, 그는 회사에서 인정받는 능력자로의 삶에 가치를 두는 일로 일상의 굴레에서 빠져나왔다. 이상적인 부부로 자식을 많이 낳아 축하 기념 파티를 벌이며 자신들만의 궁에서 행복한 생활을 잇고 싶은 바람이 좌절되자 결혼 생활은 원치 않은 방향으로 치달았다. 데이비드는 가정적인 남자로서의 자아를 잃어버렸고, 해리엇은 납득하기 힘든 아들을 돌보느라 에너지 소진이 많아 노화는 급속히 진행되었다.


  부부는 사랑을 재충전하여 방전된 행복을 충만함으로 채울 공간인 침실에서 서로 닿지 않게 나란히 누워 동상이몽의 생각에 젖는다. 교착 지점을 찾기 힘든 상황에서 결혼하면서 둘이 했던 약속들은 바람이 몰고 간 구름처럼 휘발된 지 오래다. 힘에 부치는 일을 감내해야 하는 불쌍한 데이비드라는 수식어를 꼬리표처럼 달고 사는 남편, 벤이 살해되도록 내버려두지 않는 여자라는 비난의 소리를 듣는 아내 사이의 균열은 커졌다. 길들여지지 않은 야성에 짓눌려 자유를 빼앗겨버린 가정 붕괴는 가족 구성원들의 이탈을 부추겼고, 무모한 부부의 욕심은 그들이 꿈꾼 이상적인 가정이 허상이었음을 보여준다. 현실적 감각을 견지하며 누군가에게 의존하지 않는 생활로 지혜롭게 처신하는 부부로 섰어야 했다. 부부가 가정의 근간이 될 사랑을 품고 서로를 비추는 등불로 삼아 한 가정의 구성원들과 소통하고 화합할 때 가정의 행복은 깃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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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레슨 인 케미스트리 1~2 - 전2권
보니 가머스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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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의 전환점이 되는 순간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우연한 만남은 또 다른 시간 속 만남으로 이어져 시공간을 초월하여 서로를 단단하게 묶기도 한다. 양이온과 음이온의 인력에 의해 형성되는 이온결합처럼 서로 다른 매력에 끌려 사랑하게 되는 만남이 있다. 많은 실험 기구를 소유한 캘빈의 연구실로 가 비커를 들고 온 엘리자베스를 그는 행정직원 취급하며 쫓아냈다. 불미스런 일을 겪은 지 오래지 않아 캘빈은 극장에서 만난 엘리자베스에게 토사물을 쏟는 바람에 둘은 엮이고 만다. 둘이 만나 일으킨 화학작용은 비극적인 가족사를 공유하며 서로 합쳐지면 더 좋은 것이 만들어지는 공유 결합으로 나아갈 물꼬를 틔운다.


   캘빈과 엘리자베스에게 생물학적 부모는 있었지만 이들은 어린 시절부터 보호받지 못한 채 세상에 내팽개쳐져 홀로 생존하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 했다. 엘리자베스의 아버지는 종말론을 주창하던 부흥사로 기적을 행하다 일을 그르쳐 수감 생활 중이고, 그녀의 어머니는 브라질로 이주해 새 가정을 꾸리며 탈세에 혈안이 되어 지낸다. 엘리자베스에게 글 읽는 법을 가르쳐주고 도서관의 놀라운 힘을 알려준 그녀의 오빠는 동성애자로 자살하였다. 지금껏 타인의 행동에 따라 규정된 삶을 이어온 엘리자베스는,

  ‘살아갈 날이 많으니까 힘내자. 내일은 달라질 거야. 뭐든 좋은 일이 일어날 거야.’

  자기 최면을 걸고 홀로 살아야 했던 엘리자베스에게 캘빈은 또 다른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인물로 다가왔다.


   사생아로 태어난 캘빈은 양부모를 기차 사고로 잃고 그 후 고모마저 사고사로 죽자 캘빈은 올 세인츠 보육원에서 지내며 자기 방어가 가능할 때까지 사제들에게 학대당하였다. 성년으로 홀로 존재할 수 있는 힘을 채 기르기도 전에 캘빈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기이한 사고를 당해 죽는다는 사실이 징크스로 남을 정도로 힘든 일들을 겪었다. 자신을 보육원 문제아로 낙인찍은 사제는 파커 재단의 후원을 받는 일에만 초점을 두고는 보육원생들의 삶의 질 향상에는 관심이 없었다. 부모 없는 자식으로 만들어 겪지 않아도 될 고초를 겪어야 하는 상황이 달갑지 않은 그는 화학을 통해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며 입지전적인 화학자로 위상을 드높였다. 하지만 그의 명성과 달리 화학자인 엘리자베스는 여성 과학자가 귀하던 1960년대 남성 중심의 학계에서 여러 편견과 횡포를 감내해야 했다.


   캘빈은 길고 좁은 형태의 노를 저어 보트가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스포츠 경기인 조정 선수로 활약한 덕분에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었다. 전도유망한 화학자인 그가 연봉이 적은 헤이스팅스 연구소에서 일한 이유는 조정을 할 수 있어서였지만 총명하고 지혜로운 엘리자베스가 근무하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만남이 이어질수록 서로에게 빠져든 둘은 기존의 시스템을 넘어서는 동거를 시작하였다. 화학적 변화를 다룬 물음을 던지며 담론을 공유하는 시간, 캘빈은 엘리자베스에게 반지를 건네며 청혼하지만 그녀는 결혼이라는 제도를 원치 않았다. 후각으로 대상을 탐색하고 상대의 마음을 읽는 기이한 능력을 지닌 '여섯시-삼십분'과 함께하며 캘빈은 엘리자베스에게 조정을 권하였다. 8명의 선수가 협력해 노를 젓는 조정 경기의 일원으로 지구력과 인내력을 기르며 한 치 앞을 모르는 인생에 충실하였다.

 

   노벨상을 타게 될 캘빈이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고, 경황없이 그의 장례를 치른 뒤 엘리자베스는 죽고 싶은 마음이 강했지만 그와 소통하던 '여섯시-삼십분'을 잘 키워야 한다는 의무감을 저버리지 못했다. 조정 선수들이 실내에서 주로 하는 로잉머신을 하면서 그녀는 지쳐 잠들 수 있는 방법을 택했다. 엘리자베스는 '여섯시-삼십분'에게 책을 읽어주며 개의 뇌 발달을 촉진하고 어휘 축적을 가속화하며 캘빈의 빈자리를 달래야 했다. 그녀는,

  “난 엘리자베스 조트로 살고 싶어. 그건 나한테 중요한 일이야.”

   라고 말하던 이의 진정성을 받아들이고 그녀를 진지하게 대해준 최초의 남자인 캘빈을 사랑했음을 깨닫는다. 수많은 화학자 중 자신을 동등한 학자로 여기고 능력에 대한 상호 존중이 기저에는 깔려 있었다.

 

   엘리자베스는 독학으로 공부해 대학원에 입학하여 마이어스 교수 밑에서 석사 학위를 땄으나 교수에게 강간을 당하는 바람에 박사 학위를 따지 못하고 쫓겨났다. 남성들 중심의 과학계에서 피해 여성은 성폭력 피해 사실을 묵인하고 남자들이 지시하는 대로 따르는 것을 관례처럼 여겨왔다. 제대로 항변도 못한 채 근무하게 된 헤이스팅스 연구소에서 괄시 당하며 버티던 중, 캘빈의 죽음 후 임신 사실을 알고는 해고를 당하였다. 엘리자베스는 원치 않은 임신이었지만 뱃속의 생명을 지켜야 했고, 다른 경제활동으로 생활비를 벌어야 했다. 그녀는 주방을 실험실로 개조한 뒤 화학적 변화를 담은 연구를 지속하였고, 연구원이 맡긴 원고의 번역을 맡아 돈벌이에 나섰다.


   반사회적인 엄마 성향과 원한을 품고 살았던 아빠를 꼭 닮은 딸 매들린은 언어 능력과 이해력이 뛰어난 조숙한 아이로 머드포드 담임에게는 탐탁지 않은 아이이다. 엄마는 집에서 살림하며 자녀를 양육하는 게 낫다고 여기는 담임의 눈에 탐탁지 않은 엘리자베스는 부모 상담에 호출되는 일이 왕왕 있었다. 월터의 딸 어맨다 역시 담임 상담이 많은 편인데다 딸이 먹을 도시락을 자신의 것과 바꿔 먹는 데 노한 엘리자베스는 월터와 통화하였다. 월터는 엘리자베스와의 대화 끝에 자신이 담당하는 프로그램 ‘6시 저녁 식사를 진행하며 식재료의 화학 작용을 거쳐 음식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재미있게 설명했다.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도 화학자라는 정체성을 잃지 않았다. 그녀는 요리하는 화학자로 음식을 조리하는 온도가 어떻게 풍미에 영향을 주는지 탐구해주길 바라며 화학은 변화임을 강조한다.

 

   8살 매들린이 담임이 내 준 숙제인 가계도를 조사하기 위해 목사를 만남으로써 베일에 가려진 사실들을 하나둘씩 알게 된다. 지난시절 캘빈이 그토록 증오했던 인물이 그의 아버지였음을 알아차리게 된다.

  ‘난 아버지가 미워. 아버지가 죽었으면 좋겠어.’

   사랑하는 여인이 속박의 공간에서 아들을 낳아 생이별하게 만든 장본인으로 여겼기 때문일 것이다. 과학 잡지의 표지모델 사진을 보고 아들을 찾아 나선 에이버리는 캘빈 아버지가 선물한 찌그러진 브로치를 부착하고 지낼 정도로 그를 사랑했다. 파커 재단의 상속인으로 아들을 찾는 여정을 시작하였으나 보육원 주교는 캘빈의 거짓 죽음을 알리며 모금 활동에 열을 올렸다. 누구나 받아야 할 보호와 사랑을 받지 못했지만 굳건히 버텨낸 캘빈은 과학적 업적을 인정받는 화학자로 청춘을 불사르다 생을 마감하였다.

 

   잡지사와의 인터뷰가 왜곡된 내용으로 실렸을 때에도 남성들 편을 들어주는 시스템에 반격하는 글을 올리는 일도 쉽지 않았다.

  ‘나쁜 일을 거꾸로 원동력으로 삼는 거야. 나쁜 일에 사로잡히는 걸 거부하렴. 맞서 싸우렴.’

   가공 식품 속 유해한 성분을 밝히며 건강한 식탁을 위해서는 가공되지 않는 식재료를 쓰라는 말로 광고 협찬사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발언으로 위기에 직면하였지만 엘리자베스는 굴하지 않았다. 매들린을 돌보던 해리엇이 엘리자베스에게 자기만의 시간을 가지라고 말해준 것처럼 엘리자베스는 2년간의 방송 진행을 그만두고 과학 연구를 하겠다고 선언한다. 연구소 인사과장으로 부임한 프래스크의 전화를 받은 엘리자베스는 일하던 연구소로 걸음하면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한다.

 

    헤이스팅스 연구소를 인수한 파커 재단은 방만한 경영과 실험 결과 위조, 연구원 논문 표절 등으로 도나티와는 계약을 종료했다. 엘리자베스는 딸의 가계도 숙제를 계기로 캘빈의 생물학적 어머님을 만나 미처 알지 못했던 그의 역사를 서사적 흐름에 담을 수 있었다. 소통하며 새로운 시작을 함께할 이들과 6시 저녁 식사를 같이 하며 연대하는 공동체의 모습을 점진적으로 찾아갈 듯하다. 연구소 화학 과장을 의뢰받은 엘리자베스는 머리에 꽂은 HB연필을 꺼내 화학진화를 시작해보자고 공책의 첫 장에 쓰며 지난한 시간을 희망으로 변주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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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09-01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자성지님 리뷰 읽으니 이 책 완독의 의지가 불끈!^^

전 영상 부터 기대 했었는데 꼭 원작을 읽어야 겠네요 ^^

자성지 2022-09-04 08:40   좋아요 0 | URL
화학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 소설을 읽으며 여성 화학자로서 자존감을 지키며 살아가는 여성의 실천적 의지를 살필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