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51 | 52 | 5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나라 없는 나라 - 제5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이광재 지음 / 다산책방 / 201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목숨은 소중하지만 한 번은 죽는 법이다. 조금 당길 때가 오거든 그리하는 것이 사내의 일이다.’

   누군가의 동무였고, 누군가의 아들·지아비·아비였던 이들이 죽어갔다. 알아주는 이들이 없어도 의협심 있는 그들은 밝은 세상을 꿈꾸며 맨주먹 붉은 피로 농기구를 들고 신식무기에 맞섰다. 탐관오리의 횡포와 일본의 주구 세력들에 대항하여 보국안민(輔國安民)의 기치 아래 들불처럼 일어난 동학농민 운동 세력들은 험난한 고개를 넘어야 했다. 또 다른 재를 넘어서는 일의 반복으로 대의가 실패로 돌아가더라도 후대의 사람들이 그 뜻을 이어받을 것이라 여기며 중심 가치를 실현하였다. 부정한 관리들을 징치하는 일에 국한하지 않고 이 땅의 민중 중심의 민주적 세상을 만들기 위한 움직임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쇄국정책을 펼쳐오던 흥선대원군은 조선의 사직을 공고히 하는 일에 관심을 모았고 기존의세도 정치의 폐단을 개혁하여 왕권을 강화하려는데 며느리 민정왕후 일파의 개화당과 마찰을 빚어 시대적 고민이 많았다. 핍박받는 민중 중심의 개혁을 주장하는 동학군의 우두머리인 전봉준에게 나라의 명운이 덜려 있음을 명심하라고 당부하는 모습에서는 기존의 녹두장군을 다룬 소설과는 다른 개연성을 담았다. 개똥이로 불리는 김개남, 통찰력 있게 전세를 살피며 전략을 편 손화중과 의기투합하여 동학농민혁명은 민중 봉기로 한 획을 그었다.

    고부군수 조병갑은 불효와 불목, 음행 등의 죄목을 붙여 사람들의 재산을 늑탈하였고, 갖은 학정을 일삼아 민중들의 분노는 커져갔다. 전봉준이 제폭구민(除暴救民)을 역설하자 민중들은 짓눌린 채로 살 수 없다는데 뜻을 같이 하였다. 무고한 사람에게 죄목을 씌워 재산을 착취하는 등의 갖은 횡포로 동학농민운동은 발발되었다. 학정으로 부모를 여의고 전봉준 장군을 스승이자 아버지로 받아들이고 장군의 수족처럼 기민하게 움직인 을개는 장군의 딸 갑례의 뱃속에 씨를 뿌리고 대의를 위해 자기희생을 마다하지 않았다. 호정이 순정을 바칠 뜻을 내비치었을 때도 사사로운 감정에 휘둘리면 큰일을 못한다고 판단한 이철래는 그녀를 가슴에 품고 민중들의 민주적인 삶의 초석을 마련하는 일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동학도들의 혁명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 고민하며 권력을 기틀을 공고히 하는 일에 주안점을 두는 이들의 생각은 대화 속에 박진감 있게 펼쳐진다. 결핍은 채움으로써 갈무리되는 게 아니라 결핍은 더 큰 꿈을 꾸게 하는 근간으로 작은 안락함을 거부하고 고단한 길 위에 서게 하는 힘으로 작용했다. 부패와 결핍으로 균형을 잃은 조선의 형세를 간파한 청과 일은 조선을 좌지우지하려는 욕심을 내세워 조정과 밀착되어 야심을 관철하려는 야욕은 혼란을 가중시켰다. 이에 맞서 전봉준은 도탄에 빠진 창생을 구제하기 위해 안으로는 탐학한 관리를 징치하고, 밖으로는 횡포한 강적을 물리치려는 격문을 선포하고 민중들을 규합하였다. 전의를 모아 전략을 펼 때도 신중하게 대처하길 바랐던 전봉준은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에게 절체절명의 위기에서도 생명을 유린하는 일은 삼가도록 당부했다. 변방에서 강적에 맞서는 일은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것처럼 열세인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었기에 민초들의 마음을 얻어야 하고 인내심과 치밀한 판단력으로 책임감 있게 행해야 했다.

   존엄한 개체인 생명체로 한 번뿐인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둘러싼 선택은 현재적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민주적인 세상을 꿈꾸며 비전을 실현하려는 뜻에 함께 하는 동학도들을 규합할 때, 전봉준은 신식 병기에 대한 두려움을 넘어서 의지와 힘으로도 안 되는 일에 대하는 두려움은 공포로 자리할 수 있음을 간파하고 세력의 힘을 모아갔다. 청국에 지원병을 요청한 조선의 정세를 살피며 일본은 조선에서 주인 행세를 하려는 야욕을 드러냈다. 운현궁으로 들이닥친 스기무라 일파는 대원군을 설득해 일본의 뜻에 따르기를 종용하였지만 그는 일본의 만행에 맞섰다. 하지만 김홍집을 위시한 관료들은 평양 전투 이후 삼남의 동학당을 소탕하라는 일본의 요구를 받아들여 관군의 총격전은 맹렬했다.

   이노우에 공사가 지휘한 동학의병 토벌작전으로 일본군과 조선 관군의 조직적인 공세에 직면한 동학의병은 연이은 전투에서 패배하였고 우금치전투의 대패로 아래로부터 거세게 일어난 동학 혁명의 불길은 사위어갔다. 김개남, 전봉준, 손화중 등 동학의병 지도자들이 체포되어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지만 이라는 표식을 유산처럼 남기고 떠난 을개의 뜻을 가슴에 새기며 살아갈 것이다. 갑례의 뱃속에서 꿈틀거리는 생명체로 자란 도치 역시 아버지 을개의 뒤를 이어 민중들의 음울한 삶을 거두는 희망의 빛으로 성장해 역사의 진보를 위한 먼 길을 향하는 걸음을 내디딜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국이 싫어서 오늘의 젊은 작가 7
장강명 지음 / 민음사 / 201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더위가 한풀 꺾이고 소슬한 바람이 불어 청량감을 더하는 9월 물을 흠뻑 머금은 솜이불처럼 무겁기만 하다. 가을로 가는 길목에 2016학년도 대학 입시 수시 전형이 눈앞이라 일선 학교에서는 분주한 시간을 보내기 일쑤다. 3학년 1학기 내신 성적을 종합하여 희망하는 대학 지원자의 서열을 정하는 일부터 자기소개서와 추천서 작성까지 도움을 전하는 이의 고충이 커지는 때이다. 내신 절대 불변의 법칙은 입시 지원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만큼 경쟁선 상에 있는 친구보다 성적을 잘 받아야 생존할 수 있는 정글 같은 경쟁과 견제는 졸업하기 전까지 계속 된다. 1등급에서 9등급까지 엄혹하게 적용되는 내신 성적 체제에서 중하위권 성적의 학생이 명문대학을 갈 수 없는 현실은 명약관화하다.

   내신 성적에 따라 대학을 지원하고 학교 서열에 따라 명백히 갈리는 학교 간판에 짓눌려 실력이 뛰어나도 역량을 발휘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경우는 흔하여 이 땅에 살면서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은 크다. 한국 사회에서 패권을 장악하며 주류에 편승해 사는 이들과는 달리 내세울 만한 것이 변변치 않은 이들이 주도권을 쥐고 척박한 환경에 뿌리를 내리고 굳건히 살 수 없는 현실에 봉착하는 일은 특별할 것도 없다. 과거에는 개천에서 용이 났지만 지금은 태어날 때부더 규정된 위계 구조의 궤도에 지배당하는 만큼 보잘것없는 환경에서 자신의 비전을 실현하며 충실한 삶을 살아가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젊음과 낭만, 예술과 언더그라운드 문화가 공존하는 홍대 거리를 거닐며 대학을 다녔을 계나는 한국을 탈출하기로 마음먹는다. 한국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특별한 것 하나 변변히 내세울 게 없다고 판단한 그녀는 강자에게 잡아먹히고 마는 약자의 삶을 지속할 수 없다고 여겼다. W종금이라는 직장에 다니는 동안 행복하지 못했고 더 이상 재미없는 직장을 계속 다니고 싶은 마음이 없었기 때문에 생각 없이 다니던 직장을 나왔다. 아무리 발버둥 쳐봤자 나아질 조짐이 보이지 않는 아득한 공간을 탈출하여 행복하게 살고 싶은 바람은 호주 이민을 결행하게 했다.

   미래를 두려워하면서 현재를 버티며 사는 일상에서는 결코 행복해질 수 없음을 알아차린 계나는 행복하게 살 수 없는 한국을 떠나 행복해지기 위해 시드니로 향했다. 그녀는 영어가 능숙하지 않아 소통하기 힘든 상황에서도 영주권과 시민권을 획득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려는 실천으로 당당한 삶을 지향하였다. 물러설 수 없는 상황에서 바닥으로 떨어지는 일은 재기 불능의 상황을 초래하는 만큼 호주 국민으로 새로운 삶을 설계할 수 있는 그날까지 국외자는 시련의 시간을 감내해야 했다. 제대로 된 정착지조차 얻지 못한 상황에서 인간으로서 존중받을 수도 없는 셰어하우스를 전전하며 호주 국민으로 살아갈 꿈을 이루는데 초점을 맞추고 자신을 단련해 나아갔다.

강남 출신으로 많은 혜택을 받으며 살아온 지명과 연인 관계를 청산하고 호주로 간 계나의 만 서른이 된 날,

평생을 기다려도 괜찮아. 사랑해.’

   신분상의 차이와 경제적 간극에 부딪혀 헤어진 지명은 꿈꾸던 기자가 되어 그녀를 찾았지만 이들은 만남을 지속할 수는 없었다. 문화적 차이가 배태하는 차별을 떨쳐내지 못한 채 공감을 끌어내지 못하고 상대를 지치게 하는 사랑은 서로에 대한 절실함의 부족으로 이별을 초래하였다. 만날 사람은 어디에서든 만나게 되어 있다는 운명론처럼 호주에서의 강퍅한 삶에 웃음을 주기도 했던 재인과 계나의 만남은 새로운 지평을 여는 관계로 발전한다. 무엇을 하고 사느냐의 문제보다는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고민하며 지낸 시간은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는 가운데 서로의 발전을 응원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애국심을 강요하는 애국가에 실린 가사를 꼬집으며 고국은 대한민국 자신을 사랑했지 나라의 영광을 드러내 줄 구성원을 아꼈을 뿐이라고 상대적 박탈감을 표현했을 때는 안타까운 현실을 직시해야 했다. 기득권 계층의 세습에 저항하여 부조리의 원인을 파헤쳐 그것을 바로 잡기보다는 한국을 피해 다른 나라로 이민을 떠나는 이들이 늘어나는 것이 현실이다. 희망을 생각할 수도 없는 척박한 환경에서 당당히 살아갈 힘조차 얻지 못한 채 하루하루를 소진하며 사는 하루살이 운명처럼 연명하는 일을 방관해서도 안 될 일이다. 소수의 행복 증진을 위해 다수의 국민들을 들러리 서게 하는 불합리한 요소를 시정하여 이 땅을 사랑하며 살아갈 가치를 복원하는 일이 우선시된다면 이 사회는 점진적으로 나아질 것이라 믿고 싶다. 희망을 꿈꿀 수 있는 사회의 도래를 바라며 젊은이들이 이 땅에서 재능을 발휘하며 살아갈 이유를 찾을 수 있길 소망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라면이 바다를 건넌 날 - 한국과 일본, 라면에 사활을 건 두 남자 이야기
무라야마 도시오 지음, 김윤희 옮김 / 21세기북스 / 2015년 8월
평점 :
품절


   방학이면 세 끼를 집에서 해결해야 하는 불편함으로 한 끼 정도는 면으로 해결할 때가 있다. 다양한 면이 나와 소비자들의 입맛을 맞추고 있지만 인스턴트식품이 갖는 부적합한 영양 성분 때문에 즉석 식품을 꺼려하는 편이다. 어쩔 수 없이 라면을 섭취해야 하는 경우 열량을 낮추고 몸에 안 좋은 성분을 거르기 위해 두 군데의 냄비에 물을 끓였다가 라면만 넣어 삶은 뒤 그 국물을 따른 뒤 새롭게 끓인 물에 스프를 풀어 라면을 완성한다. 자극적인 맛은 덜하지만 불가피하게 라면을 섭취하는 경우 이 방법을 따른다.

 

    세계 인스턴트 라면협회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국가 중 1위로 오른 한국은 지난해 1인당 연평균 라면 섭취량은 74.1개라니 날로 이채로운 라면이 출시되는 것만 봐도 라면 시장은 불황을 모르고 있다고 여길 정도다. 라면 마니아가 많은 만큼 한국의 라면 시장은 활성화되어 세계로 수출되는 품목으로 각광받는다니 인스턴트식품인 라면의 성장세를 가늠해볼 수 있다. 제국주의의 침탈로 곤핍한 시기를 지내고 광복 후 국가 재건을 위한 노력을 기울일 여력도 없이 발발한 한국전쟁으로 피폐해진 한국의 식량난 타개를 목적으로 19639월 한국 최초의 라면으로 삼양 라면은 출시되었다.

 

   끼니를 제대로 해결하기 힘든 상황에서 주식인 쌀을 대체하여 한 끼를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식품을 공급하려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라면은 삼양식품 설립자인 전중윤 회장과 일본의 묘조식품의 오쿠이 사장의 인연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오쿠이 사장은 가난한 나라 한국의 국민들이 누구나 배부르게 먹기를 바란다는 간곡한 전회장의 호소를 받아들여 라면 제조과정에서부터 기밀에 해당하는 스프 배합표까지 알려주며 협력 체제를 굳혀 갔다. 한 집안의 음식 맛은 장맛이 결정짓듯 라면의 국물 맛은 스프 맛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텐데도 오쿠이 사장은 실패를 거듭하여 이뤄낸 스프 배합표까지 내주었다. 그 후 전 회장은 전수받은 라면 제조 공법 기술을 토대로 대량생산으로 박리다매를 내걸고 라면 시장을 이끌어갔다. 라면의 원활한 재료 공급을 위해 대관령 목장을 인수하여 5원 짜리 꿀꿀이죽으로 주린 배를 채우는 국민들의 허기진 배를 달래주었다

 

    한국 전쟁 후 보험업계의 실력자로 부상한 전중윤 회장은 위기에 몰린 제일생명을 구하라는 재무부의 요청대로 보험사 사장 자리에 올랐지만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보험계를 떠나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였다. 유지(油脂) 제조회사인 민성산업을 인수해 삼양제유로 바꿔 라면 제조 원료 중 유지부터 시작할 요량이었다. 기존에 걸었던 길과는 다른 길이었기에 무모해보일 수 있는 길이지만 가지 않은 길에 도전하며 척박한 환경을 극복해나갈 용기를 내었다. 일본의 닛신식품 안도 도모후쿠의 라면 발명 이후 오쿠이 사장의 도움으로 건면사업에 착수하여 굴지의 라면 식품업계를 키워 온 동안 공업용 쇠기름 사건으로 타격을 받기도 하였지만 초심을 잃지 않고 기업을 키워왔다.

 

   주황색 표지에 삼양 로고가 박힌 라면을 양은 냄비에 끓여 둥근 소반에 둘러앉아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뜨거운 김을 피해 후루룩거리며 젓가락질하던 추억은 따스함으로 스며든다. 다양한 즉석 식품들이 주를 이루는 바쁜 시대 트렌드에서도 주도권을 쥐고 있는 하면 시장은 다양한 요리법만큼이나 소비자들의 애환이 녹아 있는 라면이다. 급식이 이뤄지지 않을 때 학교를 다닌 아이들은 컵라면에 물을 부어 후루룩 먹던 기억 때문에 라면은 쳐다보기 싫다고 하지만 가슴이 아려올 때면 따끈한 라면 국물에 식은 밥 한 덩이 넣어서 울음을 삼키던 음식이다. 인스턴트식품을 섭취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겠지만 칼칼한 라면을 먹어야할 때는 냄비 두 개에 물을 끓여서 염분과 칼로리를 낮춰서 먹을 필요가 있을 듯하다. 해외 오지를 여행 할 때 무심코 들른 구멍가게에서 발견한 한국 라면을 보고 반가움에 일렁이는 눈물을 감추고 라면을 사서는 봉지에 뜨거운 물을 넣어 반쯤 불린 라면을 먹었던 기억은 집을 나설 때마다 생각난다. 지금은 추억 속 아련한 향수를 달래는 음식 라면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뿌리를 내리기까지의 역사를 통해 굶주림을 면해주는 유용한 음식으로 사랑받았던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따라하지 말고 선점하라 - 나는 어떻게 1등 프랜차이즈를 만드는가
강훈 지음 / 다산3.0 / 201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이 들어도 매너리즘에 젖지 않고 가지 않은 길을 도전하며 지내기를 바라는 마음은 강렬해졌다. 편안하고 쉬운 길을 걸으며 현실에 안주하는 삶에 염증을 느끼면서도 현실의 벽에 부딪혀 좌절하기보다는 굳건히 서서 힘을 모으는 일은 생존의 당위성을 더하는 일련의 활동 중하나다. 스타벅스에서 일하다 할리스 커피카베베네로 토종 커피 브랜드 프랜차이즈를 창업하여 토종 브랜드로 키워낸 <<카베베네 이야기>>를 이전에 읽어서인지 그의 도전이 낯설지 않다. 편안하게 돈을 모을 수 있는 길을 마다하고 망고를 주재료로 한 새로운 브랜드 망고 식스로 음료 시장이 트렌드를 선도하여 온 과정이 책 속에는 융해되어 있다.

 

    우물 안 개구리식 사업의 테두리에서 벗어나 감동과 행복을 전하는 글로벌 프랜차이즈 기업을 궁극적 목표로 망고 식스를 연 강훈 대표의 경험은 성공적인 사업을 위한 전략을 수립하는데 도움을 준다. 망고가 나지도 않는 곳에서 망고 음료로 승부를 거는 일에 승산이 없다며 만류할 때도 그는 무모해 보이는 도전으로 비춰질 수 있지만 그동안의 경험을 자산으로 자신 안에 있는 두려움을 제거하고 나섰다.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굴지의 음료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키워낸 성과는 사상누각이 아니었음을 입증한 만큼 마음먹은 일을 주저하지 않고 행하는 일부터 시작하였다.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재단하기보다는 도전함으로써 경험으로 알 수 있는 길을 그는 선택하였다.

 

   할리스 커피 창업 시절부터 그는 국내 브랜드를 해외에 진출시켜 널리 알리는 비전을 잊지 않았다. 기존의 카페베네 해외진출보다는 새로운 글로벌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다짐하고 사람들이 줄지어 기다리는 카페를 찾아 직접 맛보고 관찰하며 소비자들의 기호를 알아 그들의 트렌드를 예측하는 일로 차별화된 아이템을 발견하였다. 시간에 쫓기는 관광객들이 홍콩의 디저트 전문점인 허유산의 망고주스를 사먹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 모습에 착안하여 망고를 선택한 그는 망고 주스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보완책을 마련해 갔다. 주스가 많이 팔리는 계절의 한철 장사로 끝나는 게 아니라 사계절 내내 찾을 수 있는 공간인 디저트 카페를 위해 따뜻한 커피와 차 종류까지 포함하는 메뉴로 고객들에게 다가갔다.

 

   매장수가 적을 때는 점선면의 법칙을 따르며 브랜드 홍보에 효율적인 방식으로 매장 수를 늘려 눈에 잘 띄는 방식을 추구하여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갔다. 20퍼센트 정도 시장이 형성되어 있을 때 새로운 수요 창출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본 저자는 기존에 있는 것들을 구성하고 해체하여 재구성한 결과물로 창조의 원천으로 삼았다. 오더 메이드 방식을 도입하여 신선한 식재료를 사용하여 주문 즉시 만들어내 젊은 고객층의 호응을 끌어냈다. 신생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적절한 타이밍을 포착해 모아 둔 자금을 부으며 드라마 PPLCF제작 등의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효율성을 높여갔다. 신사의 품격 드라마에 투입된 망고식스 PPL 작업은 투자 대비 높은 수익을 창출하며 망고 식스 브랜드의 가치를 높여갔다

 

   ‘남들이 하지 않는 것을 할 때 트렌드가 된다.’

   고릴라 캐릭터 망식이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는 SNS 사용자들의 움직임은 자발적인 홍보 효과를 낳아 마케팅 전략을 선점해갔다. 직원이 개발한 메뉴를 미리 먹어보고 평가하지 않음으로써 직원들에게 자율성을 부여하고 창조적 기반을 다지는 일에 주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갔다. 특별한 맛으로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지 못하는 실패의 경험 역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 가운데 남보다 먼저 시도하는 경험으로 누적될 때 혁신적인 맛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음료 시장의 개척지로 떠오른 중국에서 현지 파트너를 찾아 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을 도입하여 가맹점을 열기까지 걸린 4년이라는 시간은 그가 몰두한 목표에 부합하는 실천력을 입증하는 성과로 남는다. 대식가인 중국인들의 기호에 걸맞은 음료 사이즈를 생각하였고, 음료를 시킬 때 디저트까지 주문하는 소비자들의 경향을 고려해 디저트 메뉴를 개발해 현지인들의 호감을 끌어냈다

 

   중국을 넘어 미국으로 진출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였지만 현지화 실패로 막대한 손해를 입었지만 비싼 수업료를 지불한 것으로 여기고 철저한 준비로 미국 본토 진출을 위한 계획을 재수립하였다. 현지 사람들이 좋아하는 트렌드를 관찰해 이를 공략 포인트로 삼아 집중 투자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하려는 노력은 직원을 고용할 때도 적용해갔다. 창업주와 오래 갈 수 있는 사람을 뽑는 일에 주안점을 두고 능력과 인성을 겸비한 인재를 고용하기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했고, 타인에 의존하지 않는 진짜 주인으로 자리할 수 있게 돕는 교육으로 사업 파트너를 찾아 갔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어 준 아버지의 가르침과 다양한 길을 열어 갈 열쇠를 쥐고 있는 독서를 통해 현안을 해결해 간 저자의 시도는 조금 힘들다고 포기하고 체념하는 젊은이들에게 용기를 내라고 당부하고 있는 듯하다. 초심을 잃지 않고 신뢰를 쌓으며 우직하게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사업 도전가의 여정은 힘겨워 보이기도 하지만 진짜 주인으로 자리하는데 큰 힘을 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상처 없이 사랑하고 싶다 - 사랑하지만 상처받는 이들을 위한 관계 심리학
배르벨 바르데츠키 지음, 박규호 옮김 / 21세기북스 / 2015년 6월
평점 :
절판


   태어나면서부터 관계를 형성하며 사는 이들이 통과의례처럼 겪어야 할 일련의 일들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배태된다. 고립되어 살 수 없는 상황에서 타인과 바람직한 관계를 형성하며 사는 일이 쉽지 않기에 많은 심리학자들은 관련 도서를 발간함으로써 관계 지향적인 삶에서 놓쳐서는 안 될 것들을 무게감 있게 담았다. 자신의 고유한 생명력과 자율성을 유지하며 타인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여 발전적인 관계를 형성하기 위한 조명이 필요할 때 제 기능을 발휘하며 사는 일이 쉽지 않음을 절감한다. 건강한 자기애와 자존감은 긍정적인 나르시시즘으로 모든 이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행동기제로 작용하지만 지나친 자기중심적 성격은 열등감과 오만함으로 사랑하는 이들에게 파멸을 줄 가능성이 높다.

   균형을 잃을 정도로 자기애가 강한 자기도취자들은 사랑하는 이들과의 조화로운 관계 형성이 힘들다. 자기 가치감을 조절할 능력을 상실하기 쉬우며, 대인관계에 지나치게 예민하고 다른 사람을 수단시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들은 자신의 생각을 견지하는 확고부동함으로 타인의 말을 경청하지 않는 허세로 일관하는 외현적 자기도취자, 예민한 감수성으로 타인에게 쉽게 다가서지 못한 채 망설이거나 거절당했던 경험으로 굴욕감에 치달아 있는 내현적 자기도취자로 분류된다. 자기애적인 인격 장애는 긍정적인 가치-성공칭찬인정애정 표현-를 회복함으로써 바람직한 인간관계 형성을 위한 자양분을 쌓아 갈 수가 있을 것이다. 자기중심적이고 스스로에게 과잉된 애정의 감정을 느끼고 있는 사람일지라도 공감하는 능력을 배우면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발휘한다면 이지러진 관계 회복은 가능해 보인다.

   타인은 자신을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하며, 자신이 받아들이기 힘든 단점은 남에게 투사하여 다른 사람이 자신의 이상을 만족시켜주지 못하면 충동적으로 치달아 공격성을 드러내기 쉽다. 관계 맺기의 두려움을 은폐하기 위해 강한 자존심으로 자신을 포장하며 보호막을 치는 이들은 정체성 문제에 혼란을 겪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중에는 어린 시절 내면에 핍박받는 신데렐라가 내재하고 있어 자신의 주변 세계를 거둬들이는 확장된 자아를 상대방으로부터 만들어 내려고 하여 관계 장애를 유발하는 경우가 있다.

   유아기 때부터 경험한 인간적 상호작용의 유형을 통해 현재의 우리 모습은 결정되었다고 보는 이들에게 성격 형성은 내적 투사와 내면화, 동일시의 세 유형으로 나타남을 알 수 있다. 역기능적 인간관계 형성은 피그말리온 역동성과 맞닿아 상대방을 자신의 생각에 맞춰 만들어가려는 경향이 강해 긍정적인 관계 모색은 힘들어진다. 아동기와 청소년기에 거부당했던 경험은 자기애적 역동성으로 나타나 상대방의 독립과 자율성을 인정하는 관계 형성이 어려워진다. 하지만 반복된 인정과 수용으로 형성되는 자기 신뢰로 사랑하는 관계를 받아들여 서로가 질적으로 성장하기 위해는 신뢰를 바탕으로 자기 내면의 아이를 존중하고, 중요한 유기체로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일이 필요하다. 서로 평등한 관계를 바탕으로 타인에 대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며 자기 자신을 찾아 가려는 걸음을 내디딜 때 타인과의 관계 형성에 걸림돌로 작용할 자기애적 부분을 제거하여 갈 수 있을 것이다.

   만나서 소통하고 싶은 이들과 교류하며 살기보다는 불가피하게 만나서 함께 생활하여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서로 사랑하고 있어 화목한 가정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결혼하였지만 행복하지 않은 생활이 이어져 남녀의 사랑에 대해 회의마저 들 때가 흔하다. 타인의 말에 공감하지 않으며 자신의 뜻만을 관철하려는 이기적인 자기애로 자신을 멋지게 포장해 줄 상대로 배우자를 선택하였다면 한쪽이 갖는 정신적 피폐는 생활의 균형을 앗아가고 만다. 다양한 사연으로 심리 치료를 받은 상담 사례를 보면서 사랑한다면 상대의 말에 귀 기울이고 배려하는 가운데 이해를 증진하여 갈 때 상처 없이 사랑하는 이들의 관계로 정립되어 갈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51 | 52 | 5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