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44
존 밴빌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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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신적 방황이 깊었던 시절 산중턱 너럭바위는 가슴속 응어리를 풀기에 안성맞춤인 곳이었다. 그곳은 동네와 외따로 떨어져 노래를 부르다 고함을 질러 스트레스를 풀어도 소문이 날 리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자신만의 내밀한 공간은 자신의 한계를 벗어나려는 갈망인 동시에 한계를 인정하는 시발점이기도 하다. 기억에도 없는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홀어머니 아래에서 생존을 위한 담금질로 자신을 무장해왔다.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한 채 타인에게 인정받으려 애썼고 세속적 가치를 성공 기준으로 삼고 신분 상승의 꿈을 동경했던 청소년 시절이 소설 속 화자인 맥스의 삶에 녹아 아릿한 맛을 더한다.

 

   한적한 바닷가 밀려들었다 쓸려가기를 반복하는 파도의 울음에 적막함은 사위어가고, 부서지는 파도 속에 불온하고 답답했던 지난날의 시간을 흘려보내고 싶은 마음에 찾은 바다는 은신처였다. 후각이 발달한 맥스는 밑바닥 인생들이 생존을 위해 몸부림하는 인간들이 뒤섞여 발산하는 냄새들 때문에 괴로워했다. 그의 소심하면서도 난폭한 아버지는 가정을 떠났고, 생존을 위해 안달재신하며 지냈던 청소년기의 방황은 하층의 신분적 한계를 넘어서려는 노력의 산물이었다.

 

   예술이나 학문 따위를 직업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취미 삼아 하는 사람을 딜레탕트로 태어나 부족한 것은 자산뿐이라 여기며 살아온 맥스는 환상 속에서 유영하며 현실을 벗어나려 했다. 여름 별장인 시더스’ -신들의 시절로 명명하고 싶은-에서 그레이스 가족과의 만남은 어린 시절 감정의 파고 속으로 밀어 넣었다. 찰나의 만남이 필연을 낳고 말아 한 사람의 삶을 지배하며 알 수 없는 세계로 이끌어갈 수 있음을 알게 될 때가 있어 놀라움에 전율하게 된다. 해변에서 마주한 그레이스의 육감적인 모습에 빠져든 그는 그녀에게 눈길을 주고 그녀의 모습을 찾느라 분주하였다.

 

   애나의 야성적인 악취에 끌려 그녀와 결혼하였지만 부부 간의 사랑을 확인하며 지내온 시간보다는 서로 맞지 않다는 사실을 시인하는 시간으로 채워졌다. 부부가 동반 성장하는 삶을 지향하며 살아가지만 부족함을 채우는 상보적인 관계는 이상에 그치는 경우가 흔하다. 애나의 죽음 이후 공황 상태에 놓인 맥스는 내면을 드러내지 않고 죽음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과거로 회귀하여 추억 속으로 넘나들었다. 그레이스를 사랑하였던 시간을 지나 그녀의 딸과 애정을 틔우며 원초적인 욕망을 충족하려는 시도가 불발에 그치고 만 일은 욕망하는 일을 실현하며 사는 일의 덧없음을 암시하는 듯했다.

 

   밀도가 높으면서도 속이 텅 빈 바닷가의 정적을 가르며 떠돌아다니는 작은 배가 보이는 해변에서 호기심 가득했던 한때를 보냈던 기억은 팔딱거리는 생기로 가득했던 시간으로의 회귀였다. 바다 속으로 사라져간 클레어와 마일스의 죽음과 거리를 두고 싶은 마음뿐, 현실은 지우고 싶은 과거에서 쉽사리 벗어나지 못한 채 미래에 향수를 품고 지냈지만 불가능한 현재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상황을 받아들여야 했다. 그레이스 가족을 만난 일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며 지낸 맥스는 앞으로 나아갈 수도 없는 한계에 봉착함으로써 불완전한 운명의 시간에 놓였다. 사회적 계단의 밑바닥에 있는 나를 골라 신들이 자신에게 베푼 은총으로 여겼지만 환상은 신기루처럼 나타났다 사라지는 허상이라는 사실을 알려 줄 뿐이었다

 

   과감하거나 모험적이지 않은 나는 높은 계급을 좇아 위로 오르고 싶은 야망을 접고 계급에 구애받지 않는 계급의 산물인 애나와 가족을 이루고 살면서도 허허로움은 사위어 가지 않았다. 그녀가 죽고 난 후, 애나의 영상이 담긴 기억을 간직하려 애쓰지만 흐르는 시간 속에 기억은 망각의 세계로 빠져들고 함께 살았던 시간이 무위의 찰나였다는 안타까움은 짙어갔다. 스스로도 몰랐던 많은 부분을 간과한 채 지나온 시간을 되짚는 동안 어떤 생명체를 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인지 든 회의는 지인들의 죽음을 떠안고 살아야 할 생존자의 슬픔이었다.

 

   자신과는 다른 환경에 놓인 이들의 비밀을 알고 싶은 소박한 열정이 호기심을 낳고 연정을 품게 되는 원인으로 작용할 때가 있다. 순간의 매혹에 빠져 사랑할 수밖에 없는 숙명적 고리로 묶인 이들이었지만 한 발짝도 뗄 수 없는 상황에 불면의 시간을 보냈던 일도 태양 아래 어둠이 묻히는 것처럼 사장되고 말 것이다. 무엇이든 네가 원하는 사람이 되라는 협정을 맺은 애나와 맥스 부부였지만 둘은 느끼기 위해 싸웠다. 그는 아내를 떠나보내고 모든 것을 수렴하며 살지 못했지만 인생의 화려한 광원을 찾아 살아있음을 드러냈던 시절로 돌아가 수면 위를 넘나들었다. 보나르가 보석보다 더한 광채로 자신의 마음을 사로잡은 연인 마르트의 풋풋했던 모습을 화폭에 담은 것처럼 맥스 역시 답답함으로 투명한 미래를 꿈꿀 수도 없었지만 무언가를 갈망하며 지냈던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바람을 바다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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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냇가에 모여 다슬기를 잡고 더위를 피해 멱을 감고 놀던 시절의 추억 속으로 빠져들어 아련한 향수 속으로 시간 여행을 떠날 수 있어 감사했다. 추억의 물줄기 따라 거닐며 친구들의 삶의 풍경 속으로 들어가는 시간은 모마움이다. 자신을 사랑하면서 살아가는 게 인생의 시작이라며 그동안 가정을 이루며 사느라 잊고 지낸 가슴 속 인물들을 불러내어 보는 시간 초등학교 친구들과의 모임은 고단한 생활의 연속이었지만 그 시절 우정이 있었기에 견딜 수 있었다. 3장에 걸쳐 구성된 아름다운 가치를 지닌 추상적인 단어들의 조합은 우리들의 성품을 고스란히 투영한다. 



물음을 던지고 답을 기다리는 시간이 많은 편이다. 아이들은 물음에 답하기를 꺼리며 어떻게를 구체화하지 않고 한 단어로 답하기 일쑤다. 단어를 구체화하여 답하기를 망설이는 아이들을 보면서 평소 자세히 말하려는 습관을 기를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며 지낸다. 자신의 생각을 당당히 말하며 변화를 시도하며 살아갈 때 자존감을 키워 갈 수가 있다. 진심을 담은 한마디의 말에 감화를 받는 것처럼 마음으로 줄 수 있는 내면의 가치를 실현하며 살아가는데 어린이 인성사전은 적잖은 도움을 준다. 



 설거지한 물을 함부로 버리지 못하게 한 할머니 덕분에 물을 아껴쓰는 생활은 정착된 셈이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며 팔순의 할머니는 밥상머리에서 소리 없이 밥을 먹으며 흘리지 않게 조금씩 꼭꼭 씹어 삼키라고 하였다여럿이 함께 밥을 먹을 때면 할머니는 소리 없이 밥을 먹고 쩝쩝거리지 말라고 당부하며 타인을 배려하는 식사예절로 일상에서 손자들을 가르쳤다그 덕분에 쌀 한 톨 함부로 버리지 않는 습관이 몸에 배어 절약하는 생활로 잇게 하였다. 사람의 성품은 생활과 환경 자체에서 저절로 묻어나 몸에 배어 언행에 밀착되어 드러난다.


 

  엘리베이터에서 담배를 피는 청소년을 나무라다 폭행을 당한 아주머니의 기사를 보면서 생각하지 않고 행동하는 본능성이 이기심으로 드러나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가 흔하다. 간접흡연의 폐해가 극병한 시대에 담배를 피우고 싶어도 밀폐도니 공간에서는 담배를 피워서는 안 된다. 잘못했던 순간을 인정하고 다시는 행동부터 내세우고 마는 습관을 고치겠다고 수정하여야 했지만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다. 나를 사랑하며 타인을 이해하고 함께 살아가려는 도덕적 가치를 실현할 때 이 사회는 점진적으로 나아질 수 있을 것이다.  벼를 심어두고 논에 물을 보러가는 아버지의 뒷모습에서 묻어나는 정성으로 자신을 관리하여 갈 때 우리는 보다 나은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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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언제, 어디서 책 읽는 걸 좋아하십니까?

문명 생활과는 거리가 먼 1970년대 중반에 초등학교를 입학하고 난 뒤 이른 아침에 일어나 당시 유일한 책인 교과서를 낭독하기를 좋아하였습니다. 국어 책을 읽을 때면 배역에 걸맞은 소리를 내며 읽어 동네에 소문이 과하게 나서 공부를 못하면 어쩌나 염려할 정도였답니다. 그래서인지 6시 이전에 눈을 뜨는 편인데 전날 읽던 책을 10분 남짓 소리 내어 읽은 뒤 하루 일정을 열어갑니다. 고미숙 님의 <<낭송의 달인 호모 큐라스>>를 읽은 뒤부터는 낭송하는 책읽기를 지속하려고 실천하는 편입니다. 자가 운전자가 아니라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목적지로 향하는데 300페이지 이내의 책을 휴대합니다. 달리는 버스 안에서 책을 읽어도 멀미를 하지 않는 강한 체력이라 어디에서든 책을 읽습니다.

 

Q2. 독서 습관이 궁금합니다. 종이책을 읽으시나요? 전자책을 읽으시나요? 읽으면서 메모를 하거나 책을 접거나 하시나요?

너의 길을 걸어라, 누가 뭐라 하든지.’

유명세를 타는 이들이나 평범한 삶을 사는 이들 모두 유한한 삶을 사는 만큼 자신의 생을 주체적으로 꾸려 의미를 찾을 필요가 있습니다. 종이 책에 익숙해져서인지 전자책과는 담을 쌓고 지내는 편입니다. 노안으로 피로가 가중되는 편이라 화면을 오랫동안 보기가 힘들어 종이 책을 찾습니다. 책들 대부분 증정 받아 읽는 편이라 연필로 밑줄을 긋고 핵심을 파악하며 읽기를 즐겨하고 책장에 자리하고 있는 책들은 풀리지 않은 문제를 해결할 때 도움을 줍니다. 쌓여가는 책들을 한곳에 자기 나름대로 분류한 서재를 갖춘 독립된 공간에서 타인의 훼방 없이 그곳에 박혀 책을 읽고 사유하며 표현하는 일에 몰두하고 싶은 바람은 자꾸만 커져 갑니다.

 

Q3. 지금 침대 머리맡에는 어떤 책이 놓여 있나요?

서평 도서로 읽어야 할 순서대로 두는 편이고 읽은 책 중 필요한 부분을 머릿속에 저장하고 싶은 책들이 세 권 자리합니다. 오한진 박사의 <<내 몸을 살리는 호르몬>>, 김정경 님의 <<아저씨 욕망하다>>, 전에 읽었지만 생각날 때마다 선현들의 독서법을 통해 진짜 공부를 일깨우고 싶은 정민 교수의 <<오직, 독서뿐>>입니다.

Q4. 개인 서재의 책들은 어떤 방식으로 배열해두시나요? 모든 책을 다 갖고 계시는 편인가요, 간소하게 줄이려고 애쓰는 편인가요?

2층을 나만의 서재로 꾸미고 그 안에서 책들을 읽는 자신을 상상하는 꿈을 꾸었습니다. 어느 순간 읽은 책들을 쌓아두는 것도 욕심이라는 생각이 들어 읽은 책들 중 10대의 청소년들과 공유하며 읽으면 좋을 책들은 나누어 여럿이 함께 읽어가는 가운데 독서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기를 바라며 한 해에 두 번은 책 나눔을 합니다. 읽은 책을 모두 내놓지는 못하고 오랫동안 곁에 두고 싶은 책은 소장하는데 도서관 서고처럼 장서를 배열하기는 힘들고 통시적 관점에서 출간 순서대로 책을 정리하는 편입니다.

 

Q5. 어렸을 때 가장 좋아했던 책은 무엇입니까?

책이 귀하던 시절 초등학교-그 당시는 국민학교- 다닐 때는 교과서 외의 책은 없었고 학교로 배달되는 어깨동무를 친구들과 함께 돌려 읽었던 기억이 아련히 떠오릅니다. 중학교 들어가서는 국어 교과서에 나오는 황순원의 소나기를 읽으며 첫사랑의 열병을 조금이나마 이해하며 나에게도 사랑이 찾아오기를 바랐습니다. 소녀의 죽음으로 소년은 상실의 아픔에 젖을 새도 없이 끝나버린 사랑의 안타까움이 전해져 왔습니다.

 

Q6. 당신 책장에 있는 책들 가운데 우리가 보면 놀랄 만한 책은 무엇일까요?

갈등하는 부부를 위해 지인이 선물해 준 책 김진국 저자의 << 멀티를 선물하는 남자>> 명화를 표지로 내세워 선정적인 장면을 떠올리게 한데다 내용은 다양한 방법으로 서로의 욕망에 탐닉하는 상황을 연출하여 책장 깊숙이 숨겨 두고 있습니다.

Q7. 고인이 되거나 살아 있는 작가들 중 누구라도 만날 수 있다면 누구를 만나고 싶습니까? 만나면 무엇을 알고 싶습니까?

아동교육과 우리말 바로 쓰기를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이다 퇴임한 뒤 창작에 힘썼던 고 이오덕 선생님을 뵙고 싶습니다. 교육자로 10대의 청소년들과 함께 생활하며 제 2외국어에 밀려 우리말을 경시하는 풍조에 고운 우리말을 바르게 사용하자는 취지를 살려 선생님 재직 당시 반 아이들과 함께 했던 표현 활동의 형태에는 어떤 것이 있었는지 듣고 싶습니다.

 

Q8. 늘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아직 읽지 못한 책이 있습니까?

맨 오브 라만차 돈키호테 뮤지컬 공연을 보고 기사 소설에 빠져 현실과 비현실을 구분하지 못한 채 지낸 행동파 돈키호테를 보면서 안타까움과 함께 현실에 안주하기보다는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며 도전하는 그의 결단력에 동요될 때가 있었습니다. 일상에 매어 살아내느라 하고 싶은 일을 시도하지 못할 때가 많았습니다. 열린책들에서 나온 <<돈키호테 1권과 2>>을 구비해두고 900패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에 주눅 들어 처음 몇 장을 읽다가 말았습니다. 방학 때마다 읽어야지 다짐만 하였는데 이번 여름방학에는 돈키호테를 완독하고 싶습니다.

 

Q9. 최근에 끝내지 못하고 내려놓은 책이 있다면요?

고미숙 작가의 책은 출간될 때마다 주머닛돈을 털어서 사는 편입니다. 호모로 시작하는 책들과 사주팔자와 오행의 원리를 중심으로 한 책들을 사서 읽다가 어려워 읽다 만 책은 <<나의 운명 사용 설명서>>입니다. 상생과 상극의 구조를 이해할 때 필요한 오행의 원리를 이해하지 못한 채 읽으려니 힘이 들어 중간에 읽다 말았습니다.

 

 

 

 

 

 

 

 

 

 

 

 

Q10. 무인도에 세 권의 책만 가져갈 수 있다면 무엇을 가져가시겠습니까?

문명 시설이 없어도 해가 뜨면 책을 읽을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갖기를 바라며 드라마 작가 노희경의 드라마에 나오는 명대사를 간추려 뽑은 <<겨울 가면 봄이 오듯 사랑은 또 온다>>, 서자로 태어났지만 신분의 벽을 넘어서지 못하는 세상을 향해 한탄만 하고 지내기보다는 스스로를 다독이며 벗들과의 폭넓은 교류로 서로의 성장에 도움을 주었던 이덕무를 중심으로 한 <<책만 보는 바보>>, 부처님 초기의 설법을 묶은 <<숫타니파타>>를 가져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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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제 48회 졸업식이 거행되었고 한 학년도를 마루리하는 종업식이 열렸다.

그동안 학교생활기록부 작성에 손을 놓고 쉬었더니 기록해야 할 일들이 밀려 있어

글을 읽고 쓸 엄두를 내지 못하였다.

이제서야 급한 불을 끄고 신간 평가단 목록을 작성하기 위해 읽고 싶은 책들을 

불러내 본다.  

  결혼보다는 여행을 선택하고 실크로드 기행에 나선 작가가

낙차를 타고 사막을 횡단하는 사진이 인상적이다.

북인도 다람살라를 여행했을 때 만난 티벳인들의 선한 미소를 

떠올리게 하는 닉네임 라모라는 이름은 다람살라에서 탁아 봉사를 할 때 만난 여자 아이 이름이라니 더 반갑다.

일반적인 생각을 뒤엎는 실크로드 기행은 경주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국립 경주박물관에 전시된 지중해 연안 유리로 만든 제품을 보면서 경주를 떠올렸다는 그녀의 12000Km, 143일 동안 여행한 흔적들이 궁금해진다.

 

 

 

 

 

 활자 중독자의 글을 읽고 고전 읽기를 통해 사유하며 표현하고 생계까지 해결하는 독서 전문가의 책을 읽어서인지 고전 읽기에 동참하고 싶은 마음이 강해진다. 위대한 개츠비에게 매료되어 고전을 꾸준히 읽으며 소설을 읽는다는 것, 소설을 사랑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독자들에게 들려주는 독서 에세이라니 관심이 간다. 데이지의 환상에 사로잡혀 자기 파멸에 이른 개츠비의 삶을 보면서 내면에 자리하는 애착을 버리는 일부터 시작할 일이다.
 

 

 

 

저널리스트로 다작하는 글장이 작가의 캐리커처가 눈길을 끈다. 역설적인 제목만큼이나 심오한 의미를 띠는 산문들의 정수를 모았다니 기대된다. 사랑, 언어, 여자, 도시, 영화 등의 주제에 걸맞은 54편의 에세이를 모아 교양적 지식 함양과 저자의 유려한 글솜씨를 지켜보는 즐거운 일일 것이다.

 

 

 

 

 

 

  졸업식이 열리는 날 서른 둘의 제자가 양손 가득 선물을 들고

교무실로 찾아왔다. 학교 다닐 때는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우울하게 지냈는데 환골탈태한 모습이 눈에 띈다. 이 글을 쓴 저자의 청소년기 역시 만만치 않았던 모양이다. 시인 안도현과 이름이 같아 시인이란별칭 하나 붙였을 듯한데 그런지는 모르겠다. 인도와 미국, 프랑스 등을 거치면서 하곡 싶은 공부를 끈기 있게 해냈다니 놀랍다. 한국 사회의 무한 경쟁을 부추기는 교육 현실에서는 경험하지 못하는 일들을 겪으며 자기 발전을 도모한 저자의 인생의 일면을 통해 20대인

자식과 공유하고 싶은 내용이 많을 듯해 호기심이 더한다. 여행을 통해 질적인 변화를 추구하며 비전을 실현하는 저자의 노력이 궁금하다. 

 

 

 

명절 연휴를 앞둔 지금 다가오는 명절이 달갑지만은 않다. 제사를 시댁에서 지내지 않아 예년에 비하면 일이 많이줄었지만 심리적 부담이 큰 명절이다. 남녀 평등을 주창하는 사회풍토이지만 여성으로서 감당하며 살아야할 몫은 여전히 그자리를 지키고 있다. 어떤 삶을 살든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을 떠올리며 중년 여성으로서의 품위를 잃지 않고 자존감을 회복하며 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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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를 걸었을 때의 휘황한 밤거리의 찬란함과 이른 아침부터 줄을 서서 에펠탑에 올랐던 기억이 대부분인 파리 여행은 파리의 속살까지 보지 못하였다. 세계 미술관 중 가장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루브르 박물관의 입구에 세워진 유리 파리미드를 지나 가이드가 이끄는 대로 명화를 보았던 기억이 난다. 책에서만 봤던 명화를 볼 수 있다는 감흥도 잠시 인파에 밀려다니다 보니 박물관 견학이 쉽지만은 않은 일임을 떠올려야 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라파엘로가 그린 그림들을 보면서 다시 오기 힘든 공간을 찾은 만큼 머릿속에 이미지를 새겨 넣고 가슴에 채우려 애를 써보았지만 별 소득은 없어 안타까움이 더했다. 그 당시의 순간들을 기록으로 남기지 않은 채 기억 속에 사장해두었던 일은 망각이라는 단어가 자리하고 들어앉아 버렸다.

 

   <<썬과 함께한 파리 디자인 산책>>의 저자는 하고 싶은 공부를 위해 파리를 다시 찾아 유학생으로 틈틈이 복합적인 공간을 찾아 파리에서 만날 수 있는 독특한 디자인을 그림과 사진을 곁들인 글로 남겼다. 예술의 도시 파리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유머러스하면서도 예술적인 디자인은 강렬한 인상을 풍기며 독자들의 눈에 들어온다. 예술가를 인정해주고 지원해주는 정책 때문인지 창조적인 예술 활동을 잇는 이들이 많은 점은 예술인이 밥벌이하기 힘든 한국과는 대별되는 요소로 비춰졌다. 파리에 체류하며 지낸 7년이라는 시간 속에 학교 주변과 명소를 다니며 발견한 작은 소품 숍에서부터 개똥 치우는 청소기와 레몬 착즙기, 희소성의 가치가 큰 디자이너들의 디자인을 전시하는 갤러리, 뷰트 쇼몽 공원에 조성된 머리 없는 산은 도심 안에 위치한 산에 있는 인공 폭포와 절벽이 신비로운 조화를 이루는 곳이 인상적이다.

 

   개를 좋아하는 프랑스 사람들의 취향만큼이나 개똥이 지천이라 그것을 치우는 진공청소기를 보면서 좋아하는 개의 배설물까지 깔끔히 마무리하려는 시민의식이 아이디어 상품을 만들어냈다. 거미를 연상케 하는 레몬 착즙기 '주시 살리프' 디자인은 단순하면서도 독창적인 모습으로 부엌의 조리 기구로 자리한다. 제르망 카페의 톡톡 튀는 디자인에 매료당한 저자는 카페 중앙에 설치된 자비에 베이앙의 조각품 소피는 카페의 1층과 2층을 뚫고 서 있어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일상생활 속 익숙한 감정에서 비껴나 자유로운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예술적 영역의 지평을 확장해 준다.

 

   설치 미술가 장 미셸 오토니엘이 만든 지하철 입구인 팔레 우아얄 뮈제 드 루브르역은 동심을 예술로 승화시킨 야행성 키오스크는 유리구슬로 만든 설치물이다. 지하철을 타러 들어가는 길의 벽 속에는 물방울 모양의 보석함 속에 투명한 구슬들을 넣어 파티장을 연상케 한다니 그곳에서 지하철을 이용해보고 싶은 욕구가 인다. 유학 생활에서 오는 고단함과 고독을 풀어내기에 그만인 곳으로 갤러리를 꼽고 있는 저자는 천장이 높은 곳에 전시된 작품을 만나며 잠재된 미의식을 불러내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기회로 만들어갔다. 새로운 경험으로 자신의 삶을 가꾸어가는 일에 적극적인 생활은 많은 곳을 찾아 오감으로 끌어내는 일련의 활동으로 그 모습을 스케치하고 메모하면서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파리의 예술적 아름다움을 창조적으로 형상화하는 모습이 오버랩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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