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함무라비
문유석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다리던 영화 개봉 일에 맞춰 본 영화의 장면들이 오버랩 된다. 대한민국 최고 권력기관 중 하나인 검찰에 대한 풍자를 담은 더킹을 보면서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교묘한 비리와 잔혹한 야합도 마다하지 않는 검찰계의 수장이 무너져 내리는 과정은 사필귀정의 진리를 떠올리게 한다. 초심을 잃고 현실과 타협하며 권력의 정점으로 향하는 라인을 타고 1%에 입성하려다 죽을 고비를 넘긴 법조인이 공명정대한 판을 새롭게 짜는 모습은 음지에서 사는 이들의 불편함을 덜어주려는 일로 고무적이다.


  판결을 내리기 전 국민을 위해 신중히 판단하기 위해 세 판사가 사안에 관한 토론 과정을 거쳐 결론을 내리도록 법으로 정해둔 합의부 44부에 모인 세 명의 판사는 저마다 사연을 안고 법조인의 길에 들어섰다. 책을 파고들어야 하는 숙명 같은 생활을 잇는 이들에게 도서관은 미래를 설계하고 비전을 실현하는 꿈의 공작소로 자리한다. 도서관 자리를 두고 옥신각신하던 이들이 판결을 앞두고 재판 기록물을 읽고 메모하며 합당한 결정을 위해 의견을 교환하는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재회하였다. 우연한 만남이 또 다른 필연을 낳는 경우가 있음을 알면서도 다시는 안 볼 것처럼 상대를 홀대하는 일은 없어야 함을 전제하는 세 판사의 만남이기도 하다.


  어느 한쪽에 치우침이 없이 공명정대하게 판결을 내리는 것이 정의의 실현임을 의미하는 정의의 여신 디케를 떠올리며 인지적 오류의 편향에 빠지지 않는 판결로 억울함을 상쇄하여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다.

  ‘권리 위에 잠자는 시민이 되지 말라.’

  출근 첫날부터 지하철 내 성추행법에게 니킥을 날려 화제의 인물로 떠오른 좌배석 박 판사는 불의 앞에서 굴하지 않는 열혈 판사로 의협심이 강하였다. 숫기 없어 적극적이지는 않지만 입바른 소리로 좌중을 흔드는 우배석 임 판사는 진중하고 명석함을 지녔다. 두 판사가 납품한 완성 초고를 살피며 이들의 의견을 조율하고 유능한 판사로 키워주는 한세상 부장 판사는 도제식 교육을 담당한다. 고시촌 낭인 생활이 10년 이상이었다는 게 콤플렉스로 자리하는 한 부장은 좌절과 실패 끝에 판사가 되어서인지 인간적인 면모를 잃지 않았다.


  타인들의 삶 속에서도 부정적인 가점의 다툼이 비화된 기록물들 속에 사건의 진상규명을 통한 진실의 흔적을 찾아가는 일상의 연속인 이들이 법원에서 겪는 다양한 사례들은 인간 세상의 일면을 생생한 풍경처럼 담았다. 정의감으로 공격성을 띠는 박 판사에게 법관은 매사에 신중해야 하고 개인적인 공명심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조언하는 한 부장과 장유유서와 인정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입바른 소리를 했다 상처받는 임 판사의 조합은 출세를 위해 법질서를 어기며 선량한 시민들 위에 군림하지 않았다. 원고 부인에게 전략을 세우자며 그녀를 일식집으로 불러내 강제 추행하는 변호사, 반칙해서라도 통계 수치를 높여 성공가도를 달리려는 판사와는 대별되는 모습이다.


  ‘아프냐? / 나도 아프다.’

  상처 많은 이들은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며 자신의 일처럼 여길 때가 많다. 자기 방어에 능숙하지 않은 약자를 괴롭히는 이들에 맞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판사가 된 박차오름이 사건 기록물들에 적힌 사람들이 말을 걸어와 힘들다고 토로할 때, 상처 입은 치유자로 좋은 판사가 될 거라는 말로 위로해 준 오 부장의 한마디는 판사로 살아갈 힘을 실어준다. 셋집을 전전하며 가난 냄새에 찌들어 지냈던 임바른 역시 나약한 인간을 수렁 속에 방치하는 사회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며 평범하고 선량한 다수가 열렬히 동참해 인류에 어리석은 악행을 저지르는 일을 막아야 한다고 여겼다.


  자신의 행위에 책임을 지기 때문에 인간이 존엄한 유기체라 여기며 자연 상태의 본능을 절제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때 사회는 법망에 저촉되는 일 없이 지낼 수가 있을 것이다. 크고 작은 사건들을 면밀히 검토하고 판결하여 징벌하기보다는 산재한 문제를 해결하여 미연에 사건 사고를 방지하는 적극성으로 사회를 방위하여 갈 때 평화는 조금씩 자리할 것이다.

  ‘권리 위에 잠자는 시민이 되지 말자.’

  430여 억 원의 뇌물공여 혐의와 수조원대의 부당이득을 취한 대기업 부장의 영장이 기각되었다는 판결은 재벌 앞에서 떨고 있는 사법부의 불공정한 처사로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나라의 질서를 어지럽히고 최고 통치자까지 좌지우지해 온 비선실세들의 갑질과 횡포에 맞서 시민들은 촛불을 들고 일어났다. 규명되지 않은 세월호 7시간, 정유라는 비호하는 실세 등을 둘러싼 정치인의 잊힐 권리가 국민의 알 권리보다 우선할 수 없음을 극명히 한 토요 집회는 미스 함무라비의 보복정신과 맞닿아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섣달 아흐레 대설 절기에 걸맞게 음산한 하늘에서는 눈발이라도 들을 것처럼 을씨년스럽습니다저녁 무렵에는 조용한 사위를 휘감아버릴 듯 바람이 일어나 오늘의 비보에 흐느끼며 우는 소리 너머 처연함을 더합니다오전 수업 시간 묻고 답하기를 즐기는 반 아이들은,

  “오늘 아침 6시에 박숙이 할머니 돌아가셨다는데 혹시 아세요?”

  “그래이제 알았는데 오늘 퇴근길에 상가에 들러 조문해야겠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박숙이 할머니는 남해군 소재의 유일한 생존자로 학교에서의 초청 강연 때 할머니는 학생들이 공부에 전념하여 이 나라가 다시는 제국의 야욕에 짓밟히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하였습니다할머니는 16세 꽃다운 나이에 바다로 조개잡이 나갔다 일본군에 끌려갔습니다일본 나고야로 끌려가 만주와 상해에서 7년 동안 성노예 피해를 당한 할머니는 해방 후 1948년 다시 고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할머니는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남해의 학생들에게 보탬이 되는 일에 써달라며 매년 향토장학금을 내놓기도 하였습니다. 2015년 광복절에는 할머니 모습을 재현한 '숙이 공원'을 조성하여 할머니의 아픈 과거를 함께 기억하자는 데 뜻을 같이 하였습니다.박숙이 할머니는 숙이 공원의 소녀상 아래에 자신을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기고 이승에서의 고통을 벗고 하늘나라로 향하였습니다일본의 진실한 사죄를 받지 못한 채 돌아가신 박숙이 할머니의 명복을 빕니다.


   토요일 5시면 집회 장소로 나가 비선 실세가 이끄는 대로 생각 없이 움직이는 로봇이 되어 버린 지도자의 퇴진을 요구하는 50대 친구들이 늘고 있습니다유월 항쟁 때 서면 로터리를 가로지르는 육교 위에서 퇴근하고 나온 넥타이 부대들의 환호와 함성을 재현하는 듯 2016년 촛불 집회는 또 다른 양상을 띠고 흩어져 살던 이들을 한자리에 불러내었습니다완경을 앞둔 나이 갱년기로 감정은 파도를 타고 널을 뛰는 친구들은 12월 10일 서면 광장에 모여 촛불 시위에 동참하기로 하였습니다노년까지 함께 하려는 30년 지기들은 연대의 힘으로 막 돼 먹은 정권을 끌어내리는 일에 동참하자고 뜻을 같이 할 것입니다.

진실을 은폐하고 진상을 덮어 호도하는 세력들 아래에 빌붙어 있다 권모술수를 동원해서라도 기회를 잡아 대중들 위에 군림하여 권력을 사유화하는 세력들의 극악무도한 만행이 떠오릅니다. 2014년 4월 16일 진도 팽목항에서 일어난 세월호 침몰 사건은 물에 빠져 죽을 수 있는 생명을 구조하지 않은 인재로 분류될 정도입니다세월호가 기울기 시작하여 침몰하기까지의 7시간 대통령은 무엇을 했는지 묻고 있지만 실질적인 답은 없습니다진실을 인양하여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을 통해 책임자는 처벌받게 해야 합니다. <<눈먼 자들의 국가>>에서 눈을 뜬 시민들은 연대하여 미완의 가제를 해결해 나가야 합니다불량국가의 공권력 부재가 낳은 대참사로 진상 규명조차 제대로 하려들지 않는 제2• 제 3의 재난은 청춘들의 희생을 초래하였습니다투명한 법적 대응으로 바닥에 떨어진 공권력의 위상을 바로 세워 그래도 우리 자식들이 살아갈 미래는 상식이 통하는 세상으로 희망을 노래할 수 있길 바랍니다.


  엄중한 시절을 보내고 가난한 생활을 벗어나기 위해 앞만 보고 살아온 반평생이 무엇이었는지 되짚어 보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오롯한 정신으로 품위를 잃지 않고 사는 일이 쉽지 않음을 느낄 때면 지난시간을 돌아보는 일이 잦아집니다제대로 된 연애 한번 해보지 않은 채 청춘 시절에 결혼한 게 회한으로 남을 때면 기억 속에 자리한 인물들을 그리움으로 융해해 불러 모읍니다나이 들면 추억을 먹고 산다는 말이 맞는 듯합니다가슴 속 여울목에 자리하여 힘들고 지칠 때마다 뽀얀 얼굴처럼 떠오르는 나만의 이야기가 있어 50+ 인생을 윤기 있게 살아갈 수 있을는지도 모릅니다헛헛함과 무상감에 젖기보다는 소소한 일상에 기쁨을 발견하며 다음 세대를 위해 기여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살피는 영속성으로 인생의 지혜를 발휘하며 살아간다면 행복할 것입니다.


  <<가짜 팔로 하는 포옹>>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나의 이기심을 넘어 상대로 확장해 가는 넉넉한 마음을 지니지 못한 채 살아가는 어리석음에서 자유롭지 못한 인생입니다그때 좀 더 잘해주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말을 되뇌면서 잘해주지 못한 인연에 미안함은 더합니다수많은 뱀들의 노기(怒氣)가 응집되어 지축을 흔드는 지진으로 숱한 목숨을 앗아가는 재해 현장에서 추억 속 연인을 불러내 실연의 아픔을 상쇄하려는 뱀들이 있어’ 이야기 속 정민철이 남편의 실종으로 혼비백산한 연인 영선을 다독거리며 슬픔에 잠긴 그녀에게 안아달라고 부탁하는 이기심을 여과 없이 드러냈습니다큐레이터와 화가로 만나 관련 이야기를 나누다 명사를 잃어가는 공통점이 있음을 발견하고 친밀감에 달뜬 이들의 만남과 소통은 지난한 시간을 견디게 하는 힘으로 작용한다기대감으로 시작할 수도 있는 사랑을 담은 종이 위의 욕조는 엇갈린 시간의 교착점이 또 다른 사랑을 잉태할 수도 있음을 가늠합니다.

떠나보내고 싶지 않은 이들과의 이별은 가슴 속 애증의 그림자를 짙게 드리운 채 그리움의 심연 속으로 이끌어 감내할 수 없는 현실의 무게로 감내하기 힘들 정도입니다사랑하던 여인의 이별 통보는 상대를 만나지 못한 아픔보다 누군가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그녀에 대한 반목을 키웠고 헤어나지 못할 늪지대로 그를 몰아넣어 회생불능의 지경으로 이끌었습니다산동네 변두리 마을인 <<해질 무렵>>의 달골은 왁자지껄한 소리와 함께 하루를 시작하는 공간으로 공동체 생활로 한곳에서 자란 이들을 하나로 묶어 주는 곳입니다결핍과 가난으로 점철된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 공부에 몰입하여 변두리의 삶을 벗고 도심 한복판으로 들어와 주류에 편승하는 삶을 살아온 박민우는 고향을 등지고 앞만 보고 달려왔습니다대부분의 동네 10대들이 밑바닥 생활을 전전하며 생활인으로 살아갈 때 동네 유일한 고등학생인 박민우와 차순아는 책을 매개로 함께 도서관을 다니고 책 속 이야기를 나누며 마음의 벽을 허물고 소통하며 감응했습니다산동네에서 빠져나오기를 열망하며 안간힘을 쓴 덕분에 박민우는 목표를 이뤘고 후로 그가 탈출하고 싶은 그곳을 찾는 경우는 흔치 않았습니다세월이 흘러 달골에서 함께 하였던 이들을 하나 둘 떠나보낸 뒤 살아남은 그가 감당하여야 할 죽음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우리들이 감내해야 할 몫으로 남습니다.


  인생의 2모작을 준비해야 한다는 50세를 넘긴 중년은 부모를 봉양하는 마지막 세대이면서 자식들에게는 봉양 받지 못하는 불운한 세대라는 보도가 씁쓸함을 더합니다누군가에게 의존하지 않고 나이 들어도 자율적인 개체로 새로운 것을 배워 앎의 영역을 확장하고살면서 겪은 문제 해결력으로 질 높은 삶을 살아갈 수 있다면 좋겠지만 인생은 생각대로 풀리지 않는 변수가 작용합니다가슴에 응어리진 한을 삭이기 위해 찾은 자신만의 내밀한 공간은 자신의 한계를 벗어나려는 갈망인 동시에 한계를 인정하는 시발점이기도 합니다기억에도 없는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홀어머니 아래에서 생존을 위한 담금질로 자신을 무장해왔는지도 모릅니다.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한 채 타인에게 인정받으려 애썼고 세속적 가치를 성공 기준으로 삼고 신분 상승의 꿈을 동경했던 청소년 시절이 소설 <<바다>>의 화자인 맥스의 삶에 녹아 아릿한 맛을 더합니다무엇이든 네가 원하는 사람이 되라는 협정을 맺은 애나와 맥스 부부였지만 둘은 느끼기 위해 싸웠습니다아내를 떠나보내고 상실감에 젖기보다는 이 모든 것을 수렴하며 살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습니다보나르가 보석보다 더한 광채로 자신의 마음을 사로잡은 연인 마르트의 풋풋했던 모습을 화폭에 담은 것처럼 맥스 역시 답답함으로 투명한 미래를 꿈꿀 수도 없었지만 무언가를 갈망하며 지냈던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바람을 바다에 담았습니다.


   으스러질 것만 같은 것들이

   눈송이처럼 불어나더라도

   지금은 미소 짓습니다.

   채워지지 않는 충만함을

   머릿속으로 그리는 것만으로도

   아직은 웃음을 띠우렵니다.

   앞으로 다가설 삶의 무게들에

   짓눌려 신음하게 되더라도

   아직은 살아있으니 괜찮다고요.

   나를 지켜보는 햇살과 바람이

   토닥토닥 등을 두드리는

   가을이니까요.

   잎들을 떨구고 서 있는 나무들 사이로

   흐르는 상념의 줄기를 붙들고

   머물고 싶은 가을이니까요.



#눈먼 자들의 국가 #가짜 팔로 하는 포옹 #해질 무렵 # 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빚 권하는 사회에서 부자되는 법 - 경제 멘토 KBS 박종훈 기자의 생존 재테크
박종훈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땀 흘린 노동의 대가보다는 의미 있는 가치를 창출하는 게 나은 일이라고들 한다갖은 스펙을 갖추고도 불안정한 고용에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기회조차 갖지 못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청년들의 실업률은 정점을 찍었고퇴직자들은 길어지는 노년을 걱정 없이 보낼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어 답답함은 가속화된다유동성 있는 자산을 굴리고 싶어도 1%대의 금리인 금융권에 예탁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인데다 고물가 시대를 사는 현대인들의 가계부채는 기하학적으로 늘어나 원금은커녕 이자만 갚는 데도 힘들다는 이들이 늘고 있다빚 권하는 사회에서 빚을 지지 않고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부자가 될 수 있음을 저자는 밝힌다.


저성장과 고령화로 경제 불황과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한 채 가계 빚은 늘어나 월급을 받지만 마이너스 생활자로 전락하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가계소득 정체로 내수시장이 위축되자 정부는 경기를 살리겠다며 가계대출 규제를 완화하고 세제 혜택을 제공해 대출로 소비를 유지하도록 유도한다당장 현금이 없어도 소비가 가능한 신용카드사용은 빚더미로 유인하는 덫으로 작용한다카드대금의 소액만 결제하면 나머지 대금은 다음 달로 넘어가는 리볼빙 결제는 카드빚을 양산하는 제조기라고 할 수 있다연말정산 소득 공제에서도 신용카드 사용액은 15%, 체크카드와 현금영수증은 30% 공제율이 다른 만큼 카드 사용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


과도한 채무에 시달리면서도 자신이 갚아야 할 빚을 정확히 알고 있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는 저자의 취재는 대출 리스트를 작성해 이자 부담이 큰 빚부터 상환해 가야 한다가계의 핵심자산부터 정리해 빚을 줄여 위기를 돌파할 필요가 있다.위험에 대비하여 가입하는 보험은 보장을 유지하면서 보험료를 낮추는 법을 택하고무리한 대출로 집을 산 경우는 보유한 집의 규모를 줄이는 다운사이징을 택하여 부채 위기를 모면해가야 한다때를 놓치지 않고 빚을 관리하여 신용불량자로 전락하는 일을 막고 개인의 채무 사정을 감안해 개인 워크아웃을 신청해야 할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수많은 대출 상품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둔 금융감독원 홈페이지를 활용해 최저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는 경우를 물색해 위기를 최소화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연말이면 관공서에서 고객들에게 가계부를 돌리며 마케팅 전략을 세운다처음 몇 달은 기록하다 흐지부지 되어버린 경우가 많아 이제는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엑셀을 이용해 수입과 지출을 기재하여 가계 소비 행태를 살핀다소리 없이 새는 지출을 막기 위해 지출 통장과 저축 통장으로 분리하여 활용할 때쓴 돈과 모은 돈이 명확해진다지출항목의 타당성을 검토한 이후에 합산하는 방식으로 예산을 배분하는 제로베이스 예산 수립 → 예산의 실제 집행 → 15% 룰로 평가 → 제로베이스 예산 재검토’ 순으로 진행하는 빚테크로 목표를 세워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자산을 배분하여 유동적인 현금을 투자해야 한다고들 하지만 금리 1%시대에 만만치 않은 때 자산을 배분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가격 변동이 적고 채무 불이행의 위험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안전자산가격 변동이 높고 파산이나 채무 불이행 등의 위험에 노출되어 잇는 위험 자산을 구분해 투자를 고려해야 한다수익형 부동산 투자의 꽃으로 불리는 상가나 빌딩 투자는 위험성이 큰 만큼 전문적인 지식 아래 투자를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저성장이 고착화되는 경제적 흐름을 살피며 세게 주요국의 통화 가치가 하락한다면 안전자산이라 불리는 금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한다. 1998년 IMF금융위기 때보다 더 치명적인 회복불능의 경기 불황에 가계부채를 줄이는 일부터 시작해 빚으로 유지되던 경제가 한계상황에 직면해 가계와 기업이 파산할 수도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정부는 11.3 부동산 대책을 내놓음으로써 과열되는 분양권 시장을 묶어놓고 전매 재한을 두어 상승되는 열기를 잠재우겠다고 나서 과잉 투자는 줄어들 것처럼 보인다장기적인 경제 불안에 대비해 먼저 빚을 통제하고 은퇴 후 필요한 자금을 위해 저축 통장에는 노후 자금으로 월급의 15%를 적립해 품위 있게 나이 들어갈 필요가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다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44
존 밴빌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정신적 방황이 깊었던 시절 산중턱 너럭바위는 가슴속 응어리를 풀기에 안성맞춤인 곳이었다. 그곳은 동네와 외따로 떨어져 노래를 부르다 고함을 질러 스트레스를 풀어도 소문이 날 리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자신만의 내밀한 공간은 자신의 한계를 벗어나려는 갈망인 동시에 한계를 인정하는 시발점이기도 하다. 기억에도 없는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홀어머니 아래에서 생존을 위한 담금질로 자신을 무장해왔다.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한 채 타인에게 인정받으려 애썼고 세속적 가치를 성공 기준으로 삼고 신분 상승의 꿈을 동경했던 청소년 시절이 소설 속 화자인 맥스의 삶에 녹아 아릿한 맛을 더한다.

 

   한적한 바닷가 밀려들었다 쓸려가기를 반복하는 파도의 울음에 적막함은 사위어가고, 부서지는 파도 속에 불온하고 답답했던 지난날의 시간을 흘려보내고 싶은 마음에 찾은 바다는 은신처였다. 후각이 발달한 맥스는 밑바닥 인생들이 생존을 위해 몸부림하는 인간들이 뒤섞여 발산하는 냄새들 때문에 괴로워했다. 그의 소심하면서도 난폭한 아버지는 가정을 떠났고, 생존을 위해 안달재신하며 지냈던 청소년기의 방황은 하층의 신분적 한계를 넘어서려는 노력의 산물이었다.

 

   예술이나 학문 따위를 직업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취미 삼아 하는 사람을 딜레탕트로 태어나 부족한 것은 자산뿐이라 여기며 살아온 맥스는 환상 속에서 유영하며 현실을 벗어나려 했다. 여름 별장인 시더스’ -신들의 시절로 명명하고 싶은-에서 그레이스 가족과의 만남은 어린 시절 감정의 파고 속으로 밀어 넣었다. 찰나의 만남이 필연을 낳고 말아 한 사람의 삶을 지배하며 알 수 없는 세계로 이끌어갈 수 있음을 알게 될 때가 있어 놀라움에 전율하게 된다. 해변에서 마주한 그레이스의 육감적인 모습에 빠져든 그는 그녀에게 눈길을 주고 그녀의 모습을 찾느라 분주하였다.

 

   애나의 야성적인 악취에 끌려 그녀와 결혼하였지만 부부 간의 사랑을 확인하며 지내온 시간보다는 서로 맞지 않다는 사실을 시인하는 시간으로 채워졌다. 부부가 동반 성장하는 삶을 지향하며 살아가지만 부족함을 채우는 상보적인 관계는 이상에 그치는 경우가 흔하다. 애나의 죽음 이후 공황 상태에 놓인 맥스는 내면을 드러내지 않고 죽음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과거로 회귀하여 추억 속으로 넘나들었다. 그레이스를 사랑하였던 시간을 지나 그녀의 딸과 애정을 틔우며 원초적인 욕망을 충족하려는 시도가 불발에 그치고 만 일은 욕망하는 일을 실현하며 사는 일의 덧없음을 암시하는 듯했다.

 

   밀도가 높으면서도 속이 텅 빈 바닷가의 정적을 가르며 떠돌아다니는 작은 배가 보이는 해변에서 호기심 가득했던 한때를 보냈던 기억은 팔딱거리는 생기로 가득했던 시간으로의 회귀였다. 바다 속으로 사라져간 클레어와 마일스의 죽음과 거리를 두고 싶은 마음뿐, 현실은 지우고 싶은 과거에서 쉽사리 벗어나지 못한 채 미래에 향수를 품고 지냈지만 불가능한 현재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상황을 받아들여야 했다. 그레이스 가족을 만난 일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며 지낸 맥스는 앞으로 나아갈 수도 없는 한계에 봉착함으로써 불완전한 운명의 시간에 놓였다. 사회적 계단의 밑바닥에 있는 나를 골라 신들이 자신에게 베푼 은총으로 여겼지만 환상은 신기루처럼 나타났다 사라지는 허상이라는 사실을 알려 줄 뿐이었다

 

   과감하거나 모험적이지 않은 나는 높은 계급을 좇아 위로 오르고 싶은 야망을 접고 계급에 구애받지 않는 계급의 산물인 애나와 가족을 이루고 살면서도 허허로움은 사위어 가지 않았다. 그녀가 죽고 난 후, 애나의 영상이 담긴 기억을 간직하려 애쓰지만 흐르는 시간 속에 기억은 망각의 세계로 빠져들고 함께 살았던 시간이 무위의 찰나였다는 안타까움은 짙어갔다. 스스로도 몰랐던 많은 부분을 간과한 채 지나온 시간을 되짚는 동안 어떤 생명체를 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인지 든 회의는 지인들의 죽음을 떠안고 살아야 할 생존자의 슬픔이었다.

 

   자신과는 다른 환경에 놓인 이들의 비밀을 알고 싶은 소박한 열정이 호기심을 낳고 연정을 품게 되는 원인으로 작용할 때가 있다. 순간의 매혹에 빠져 사랑할 수밖에 없는 숙명적 고리로 묶인 이들이었지만 한 발짝도 뗄 수 없는 상황에 불면의 시간을 보냈던 일도 태양 아래 어둠이 묻히는 것처럼 사장되고 말 것이다. 무엇이든 네가 원하는 사람이 되라는 협정을 맺은 애나와 맥스 부부였지만 둘은 느끼기 위해 싸웠다. 그는 아내를 떠나보내고 모든 것을 수렴하며 살지 못했지만 인생의 화려한 광원을 찾아 살아있음을 드러냈던 시절로 돌아가 수면 위를 넘나들었다. 보나르가 보석보다 더한 광채로 자신의 마음을 사로잡은 연인 마르트의 풋풋했던 모습을 화폭에 담은 것처럼 맥스 역시 답답함으로 투명한 미래를 꿈꿀 수도 없었지만 무언가를 갈망하며 지냈던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바람을 바다에 담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냇가에 모여 다슬기를 잡고 더위를 피해 멱을 감고 놀던 시절의 추억 속으로 빠져들어 아련한 향수 속으로 시간 여행을 떠날 수 있어 감사했다. 추억의 물줄기 따라 거닐며 친구들의 삶의 풍경 속으로 들어가는 시간은 모마움이다. 자신을 사랑하면서 살아가는 게 인생의 시작이라며 그동안 가정을 이루며 사느라 잊고 지낸 가슴 속 인물들을 불러내어 보는 시간 초등학교 친구들과의 모임은 고단한 생활의 연속이었지만 그 시절 우정이 있었기에 견딜 수 있었다. 3장에 걸쳐 구성된 아름다운 가치를 지닌 추상적인 단어들의 조합은 우리들의 성품을 고스란히 투영한다. 



물음을 던지고 답을 기다리는 시간이 많은 편이다. 아이들은 물음에 답하기를 꺼리며 어떻게를 구체화하지 않고 한 단어로 답하기 일쑤다. 단어를 구체화하여 답하기를 망설이는 아이들을 보면서 평소 자세히 말하려는 습관을 기를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며 지낸다. 자신의 생각을 당당히 말하며 변화를 시도하며 살아갈 때 자존감을 키워 갈 수가 있다. 진심을 담은 한마디의 말에 감화를 받는 것처럼 마음으로 줄 수 있는 내면의 가치를 실현하며 살아가는데 어린이 인성사전은 적잖은 도움을 준다. 



 설거지한 물을 함부로 버리지 못하게 한 할머니 덕분에 물을 아껴쓰는 생활은 정착된 셈이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며 팔순의 할머니는 밥상머리에서 소리 없이 밥을 먹으며 흘리지 않게 조금씩 꼭꼭 씹어 삼키라고 하였다여럿이 함께 밥을 먹을 때면 할머니는 소리 없이 밥을 먹고 쩝쩝거리지 말라고 당부하며 타인을 배려하는 식사예절로 일상에서 손자들을 가르쳤다그 덕분에 쌀 한 톨 함부로 버리지 않는 습관이 몸에 배어 절약하는 생활로 잇게 하였다. 사람의 성품은 생활과 환경 자체에서 저절로 묻어나 몸에 배어 언행에 밀착되어 드러난다.


 

  엘리베이터에서 담배를 피는 청소년을 나무라다 폭행을 당한 아주머니의 기사를 보면서 생각하지 않고 행동하는 본능성이 이기심으로 드러나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가 흔하다. 간접흡연의 폐해가 극병한 시대에 담배를 피우고 싶어도 밀폐도니 공간에서는 담배를 피워서는 안 된다. 잘못했던 순간을 인정하고 다시는 행동부터 내세우고 마는 습관을 고치겠다고 수정하여야 했지만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다. 나를 사랑하며 타인을 이해하고 함께 살아가려는 도덕적 가치를 실현할 때 이 사회는 점진적으로 나아질 수 있을 것이다.  벼를 심어두고 논에 물을 보러가는 아버지의 뒷모습에서 묻어나는 정성으로 자신을 관리하여 갈 때 우리는 보다 나은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