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진가
모데라타 폰테 지음, 양은미 옮김 / 문학세계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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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진가

 

시대와 공간이 다르다고 하지만 사람들에게는 공통사들이 있기 마련이다. 예나 지금이나 여성들의 삶에는 결혼, 사랑, 신분, 체제 등에 거대한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이다. 이는 남자들도 마찬가지이겠지만 말이다.

초기 페미니즘을 다루는 고전이라고 해서 책을 선택했다. 사실 페미니즘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자유롭게 한 명의 사람으로서 삶을 행복하게 영위하기 위해서 어떤 생각과 생활방식 등을 가지고 있는지 중세 여성들을 살펴보고 싶었다는 마음이 더욱 컸다.

여성들을 옥죄었던 중세의 시대환경은 가혹한 부분이 없지 않다. 그런 환경에서 스스로 자유의지를 내세우면서 저항하는 건 현대의 페미니즘과 연결되어 있는 부분이 많다. 책속의 여인들을 시대와 공간을 뚝 떼어내서 현대로 데리고 온다고 가정하면 현대 여성들과도 잘 어울릴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이 말하는 내용들은 바로 현대에서도 아주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부분들이 많다.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남성이 읽어도 괜찮고 좋다. 그 이유는 책은 여성들의 페미니즘에 대한 부분이 아닌 자유로운 삶을 누리고 싶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어디에 관점과 집중을 하느냐에 따라 모든 것이 달라진다. 보는 시각에 따라 말이다.

의견이 갈리는 건 상대방이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다. 다르다는 부분을 겸허하게 받아들이지 못 하면 거대한 충돌이 벌어지게 된다. 이런 부분은 바로 현대에서 성차별이나 미투 운동 등으로 아주 잘 나타난다. 사회적인 부조리를 빠르게 바꿔나가야 하는 건 누구나 공감하는 일이겠다. 다만 그런 잘못들을 언제 어떻게 고치는지 등에 대해서 이해관계 등이 갈릴 뿐이겠다. 이 책의 여성들도 이런 부분에서는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책을 통해 여자들이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서 조금 더 알게 된다. 그녀들이 바라는 건 어떻게 보면 크지 않을 수도 있고 다르게 보면 어마어마하게 거대할 수도 있다. 한 명의 사람으로서 존중받으며 함께 살아가는 사람과 행복함을 꿈꾸는 것! 쉽다면 쉽고 어렵다면 너무 어렵다. 오늘도 이런 사랑을 찾기 위해 남과 여는 내달린다.

여성의 진가는 삶을 더욱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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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의 전쟁 378~1515
찰스 오만 지음, 안유정 옮김, 홍용진 감수 / 필요한책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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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의 전쟁

 

중세의 전쟁을 집중적으로 파헤친 재미있으면서도 흥미로운 책이다. 절대적인 무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받던 로마 보병부대의 몰락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가? 사회적인 요소와 함께 외부에서 일어난 쐐기와도 같은 변화는 결국 로마의 몰락을 불러온다. 보병들의 다툼에서 기병의 역할이 점점 중요해지게 된다. 예전에도 기병들이 있었지만 무장은 변변치 않았다. 그런 기병들이 중무장을 하게 될 경우, 보병들에게는 재앙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로마는 군사적인 우위를 잃게 됐고, 이는 중세의 전쟁에서 거대한 변혁의 한 갈래인 것이다.

그저 단순하게 생각하고 있던 중세의 전쟁이었고, 보병과 기병들의 다툼에서 기병들이 우위에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그 세세한 부분에 대해서는 무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미숙했던 부분이 책의 설명을 보면서 하나둘씩 사라져간다.

중세 유럽의 유명한 전투들과 체제, 인물 등이 쉴 새 없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 전투의 결과를 보면서 왜 변화가 일어났고, 그에 대한 대비와 해결책들이 나타난다. 전쟁이나 전투가 벌어지면 그 결과에 따라 대비책을 내놓게 되고, 그를 가장 잘 따르거나 방비하는 자들이 결국 역사의 주역으로 떠오르게 된다. 중세 전쟁에서 주역들의 공통점 가운데 하나라고 하면 바로 말을 가지고 있는 자들이라고 볼 수 있겠다.

군대의 구성과 조직! 사실 이런 부분을 일반인들은 딱딱하고 쉽게 간과할 수 있다. 전쟁의 결과에 대해서만 집중하고 그 안에서 어떻게 여러 전쟁의 요인들이 작용하는지 심도 있게 파헤치지 않는다. 전쟁은 직접 무력으로 상대와 부딪치는 시간보다 준비하는 세월이 훨씬 길다. 싸우기 전에 이미 승패가 결정되어 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이다. 승패가 어떻게 이뤄졌는지, 책은 현미경처럼 자세하게 들여다보게 해준다. 책을 읽으면서 전쟁에 대해 박식하게 알고 있는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 높은 식견을 함께 누릴 수 있다.

기병들의 격렬한 전쟁에서는 예비 기병대를 가지고 있는 진영이 승리한다.

이런 부분은 예전에 알고 있었지만 어떻게 이런 결과가 나오는 지에 대해서는 사실 안개가 낀 것처럼 흐릿했기도 한다. 아니, 책을 읽으면서 그 전에 알고 있전 전쟁에 대한 지식이 참으로 얄팍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책에 담겨져 있는 중세 전쟁의 전술과 군 조직 등에 대한 설명들을 보면서 여러모로 많은 걸 느꼈다.

인류 중세 전쟁사의 한 부분을 통째로 담고 있는 책은 참으로 값지다.

전쟁사에 대해 흥미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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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rvivors 살아남은 자들 : 다가오는 어둠 2 - 깊은 밤 Survivors 살아남은 자들 : 다가오는 어둠 2
에린 헌터 지음, 윤영 옮김 / 가람어린이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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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은 자들 다가오는 어둠 2 깊은 밤

 

예전에 처음 1 권을 읽었는데, 언제 이만큼이나 많이 나왔을까? 중간을 크게 뛰어넘어 이번 편을 읽으니, 이야기가 어떻게 흘렀는지 제대로 짐작하기가 힘들다. 그렇지만 책에는 극한의 환경에서 살아남은 개들의 이야기가 여전히 흥미진진하게 흐른다.

종말에 이른 환경에서 개들의 무리는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친다. 가질 수 있는 것이 한정되어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경쟁이 벌어지게 된다. 그리고 그 경쟁은 여우와 또 다른 개의 무리 등에서 오기도 하겠지만 내부에서도 일어난다.

다가오는 어둠은 안팎을 가리지 않는다. 그리고 그 어둠은 깊게 내면으로 다가선다. 화합하지 못 하고 불협화음이 벌어지게 되고, 의심하는 형국이 벌어진다. 총명한 지혜가 있다고 해도 한 치 앞을 분간하기 힘든 어둠이 내려서게 되면 흔들리기 마련이다. 그리고 극한환경에서 살아남은 자들은 더욱 갈팡질팡한다.

한 마리 개의 죽음! 이 죽음은 어디에서 오는가? 외부의 요인으로 인해 죽음이 발생하였다고 생각하였지만 그건 너무 섣부른 판단이다. 안일한 판단은 더욱 거대한 어둠을 불러오고, 그 어두움은 개의 무리를 뒤덮는다. 그 어둠을 떨쳐내기 위해 소수의 무리가 나서지만 오히려 더욱 큰 분란을 일으키게 된다. 이런 흐름은 인간 사회에서 자주 벌어지는 일이고, 또 이로 인해 거대한 세력도 결국 무너진다.

예전에 읽었을 때도 그렇지만 대자연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노력하는 개들의 모습은 참으로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환경에서 적응 혹은 생존하기 위해서는 강인함과 함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다. 어떤 결정이나 생각을 가졌든 그것은 곧바로 다시 피드백이 되어서 되돌아온다. 한마디로 자유의지로 행동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사실이다.

처음 도입부에서 보다 넓어진 배경을 가진 이번 책은 공동체에서 살아나가는 개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생존을 위해 화합을 해나가고 있지만 살얼음 위를 걷는 것처럼 위태로워 보이기도 한다. 그건 다가오는 어둠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위험 앞에서 모래알처럼 흩어지는 습성 때문이기도 하겠다.

불안함을 잔뜩 조성하는 이야기들 안에는 역시나 희망이 도사리고 있다. 새로운 생명의 탄생과 함께 아파하고 힘들어하는 개들을 돕기 위해 나서는 동료들의 이야기, 그리고 종이 다르지만 존중하면서 함께 살아가려고 하는 부분들이 바로 그렇다.

생존기이자 투쟁기인 책의 이야기는 살아남는 자체만으로도 대단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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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주 가는 길 - 사진가 김홍희의 다시 찾은 암자
김홍희 지음 / 불광출판사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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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주 가는 길

 

참으로 마음이 편안해지는 책이다. 우리나라의 전통사찰을 눈으로 보고 활자로 이해할 수 있다. 앞에서부터 정독하지 않아도 된다. 어느 한 부분만을 살펴도 그저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넉넉함이 있다.

읽는 것보다 보는 부분이 더욱 많다. 활자 지면보다 많이 차지하고 있는 흑백사진은 보는 자체만으로 황홀하다. 흑백 사진 특유의 맛과 멋이 살아 있다. 사진을 바라보면 그 곳으로 훌쩍 떠나가고 싶은 마음이 있다. 전통사찰을 많이 찾아가 보지는 않았지만 들릴 수 있는 곳은 방문했다. 그곳들에서 찍은 사진과 책에 실린 사진은 참으로 다르다. 사진들과 글에는 상무주, 더 이상 갈 수 없는 가장 높고 고귀한 곳에 대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책장을 넘길수록 암자들로 달려가고 싶다. 그 발걸음이 곧 상무주로 가는 길이기도 하겠다.

편안하게 바라볼 수 있는 책 속에는 마음에 와닿는 글귀들로 가득 넘쳐난다. 불문 특유의 가르침과 세상에서 통하는 진리, 그리고 삶의 구수함 등이 흐른다. 이런 친숙함과 따뜻함, 고요함 등으로 인해 암자와 불문으로 향하고 싶은 마음이다.

삶에 지치고 힘들 때 훌쩍 떠나고 싶을 때가 있다. 굳이 멀리 가지 않아도 가까운 사찰로 향해 가는 것도 좋겠다. 그럴 여유조차 없을 때, 이 책의 사진을 접하면 마음의 평안을 직간접적으로 향유할 수 있겠다. 암자를 향해 가는 이유는 저마다 다를 것이다. 발걸음에 현재와 미래를 두기도 하겠지만 동시에 과거를 떠올리기도 한다. 여행이란 결국 자신을 되돌아보는 길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상무주 가는 길은 결국 자신을 성찰하는 방편인 셈이다.

몸과 마음을 부양시키고 싶을 때가 종종 있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현대 그리고 현실에서 안주하고 있을 때 등 정신적으로 궁핍해짐을 경험하고는 한다. 풍요로운 정신을 만끽하고 싶을 때 따사롭게 내리쬐는 햇살은 정말 모든 것을 다 가져다주는 깨달음 등을 주기도 한다. 부산과 속초 바다를 인접한 사찰을 방문했을 때 그 아름다운 자연의 경치에 감탄을 그칠 수가 없었다. 자연의 진풍경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거대한 경이로움이 넘친다. 이 책에는 그런 경이로움을 조금이라도 더 녹여내기 위한 글과 사진들이 있다. 저자가 보고 기록한 자연을 직접 두 눈으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무럭무럭 자라난다. 이번에 남해로 여행을 떠나는데 상무주 가는 길의 사찰 여러 곳을 둘러보고 싶다. 그 길 위에서 나를 돌아보고 또 주변을 함께 어우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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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중국이 아닙니다 - 모두가 착각했던 중국 청춘들의 삶
알렉 애쉬 지음, 박여진 옮김 / 더퀘스트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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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중국이 아닙니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중국을 조금 더 이해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겉으로만 그리고 굵직한 부분만 보는 것이 아닌, 중국 내부의 시각으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딱 안성맞춤이다. 중국의 산아제한정책으로 태어난 가정의 소황제들이 바라보는 시각은 참으로 많은 부분을 외부인들에게 알려준다. 중국의 속살에 대해서 조금 더 알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인 것이다.

거대한 중국은 개방정책으로 인해 급격한 변화를 일으켰다. 그리고 그 급격한 물결 안에서 중국인들은 참으로 많은 변화를 겪는다. 중국 밀레니엄 세대의 시각은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와 비슷한 면이 많다. 시공간을 떠나서 현대의 급격한 물결에 떠밀리듯이 밀려 나간다.

책 속에서 등장하는 여섯 명의 젊은이들은 처지와 희망 등이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그 끝에는 저마다의 행복이 실려 있다. 그리고 그 꿈은 우리나라 젊은이들과 비슷한 면이 참으로 많다. 게임을 좋아하고, 스타를 지향하는 부분에서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중국의 현실과 그리고 그 체제 등에 대해서 말해주고 있다. 특히 사회주의적인 면과 중국 특유의 문화를 보면서는 이런 식으로도 살아가고, 또 그런 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부분에서는 나라의 문화와 사고방식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중국인의 방식이 틀린 것이 아니라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중국인들의 사고방식은 우리나라의 앞날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도 하다.

중국은 풍요로운 가운데 빈곤한 부분이 있다. 개방정책으로 인해 물질적으로는 풍요로워줬지만 정신과 문화, 정치부분에서는 낙제점이 있기도 하다. 사회주의에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안으로 곪아가는 부분도 있다. 그들도 최악이라고도 평가한다. 이건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기도 하니, 딱히 중국만 탓할 건 아니겠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들은 그들의 삶을 살아간다. 그리고 사회주의와 개방정책의 흐름 속에서 저마다의 삶을 살고, 그것에 순응하고 거부하기도 한다. 단순히 하나의 물결 속에서 휩쓸리면서 또 발버둥을 치는 것이라고 보면 되겠다. 이런 부분이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어서 참으로 마음에 깊숙하게 와닿는다.

나라가 다르지만 그들도 젊은 특유의 기세로 자신들의 행복한 삶을 추구하기 위해 열정적으로 살아간다. 중국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책이며, 젊은이들이 자신들의 삶을 어떻게 영위하는 지도 함께 쫓아가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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