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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커피 이야기 ㅣ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우스이 류이치로 지음, 김수경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5년 11월
평점 :
📍도서명 : 세계사를 바꾼 커피 이야기
📍저자 : 우스이
류이치로
📍출판사 : 사람과 나무사이
📍장르 : 세계사
세계사를 바꾼 커피 이야기는 단순히 커피의 기원을 훑어보는
교양서가 아니라, 한 잔의 커피가 어떻게 문명과 산업, 정치와
인간의 일상에까지 흔들림 없는 영향력을 미쳐왔는지 세밀하게 밝혀내는
깊은 기록이었습니다
커피라는 작은 씨앗 속에 숨겨진 거대한 세계사의 파도들을
차분히 펼쳐 보이며, 우리가 매일 아무렇지 않게 마시는 그
한 잔을 완전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합니다
오히려 커피를 '각성'과 '사유'를 상징하는 액체 금광이자,
인류의 정신사를 바꾼 위대한 매개체로 조명합니다.
우리가 무심히 마시는 한 잔의 검은 액체가 어떻게 혁명과
계몽주의, 그리고 세계 경제 질서를 바꿨는지에 대한 지적
탐험서라 할 수 있습니다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커피가 유럽 사회에 상륙했을 때의 문화적
충격을 다루는 지점입니다.
중세 유럽의 주된 음료는 맥주나 와인 등 취하게 만드는 알코올
이었습니다.
농경 사회에서 이는 불가피했지만, 이는 곧 노동의 질과 사고의
명료성에 한계를 부여했습니다.
그러나 커피가 등장하면서 모든 것이 바뀌었습니다.
커피는 사람들을 각성시켰고, 더 길고 집중적인 노동을 가능하게 했으며, 무엇보다 깨어 있는 토론을 장려하게 됩니다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루이 14세의 커피나무와 프랑스
해군 장교 가브리엘 드 클리외의 여정이였습니다.
네덜란드가 선점한 커피 재배 기술과 묘목을 한 그루 훔쳐와
마르티니크로 옮기는 과정에서, 그는 폭풍과 물 부족, 해적
공격까지 견디며 커피나무를 지켜냅니다
그 한 그루에서 시작된 플랜테이션이 수십 년 만에 수천만 킬로그램의
커피를 유럽에 쏟아내고,
이슬람 상인들이 장악하던 커피 무역 지형을 뒤흔들며, 프랑스 식민지 경제와 세계 커피 산업의 판도를 완전히 바꾸는
장면은, 한 식물이 역사의 변수가 되어
버린 극적인 순간이였습니다
유럽에서의 커피하우스 이야기도 흥미롭습니다.
런던과 파리, 빈의 커피하우스는 단순한 다과 공간이 아니라
정보와 아이디어가 교환되는 공론장이자, 보험·은행·신문·증권
거래소 등 근대 자본주의 인프라가 태동한 실험실이었습니다.
영국의 로이드 해상보험은 한 커피하우스에서 시작되었고,
계몽사상가와 혁명가들이 커피를 마시며 토론하던 풍경은,
한 잔의 음료가 사상의 연료가 되는 과정을 상징적으로
드러냅니다.
커피가 단지 노동자의 졸음을 쫓는 카페인이 아니라, 새로운
시간 감각과 노동 윤리를 만들며 산업혁명의 속도를 끌어올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주장합니다
소재의 매력에 기대지 않고, 치밀한 사료와 드라마틱한 서사
구성으로 우리들을 끝까지 끌고 가는 힘이 돋보이는 책입니다
매일 마시는 커피 한 잔에 수백 년의 욕망과 혁명, 전쟁과 평화, 억압과 해방의 역사가 녹아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책입니다. 커피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일상 속 작은 것들이
어떻게 거대한 역사를 만들어가는지 궁금한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