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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다 ㅣ 하다 앤솔러지 4
김엄지 외 지음 / 열린책들 / 2025년 11월
평점 :
📍도서명 : 듣다
📍저자 : 김엄지,김혜진,백온유,서이재,최제훈
📍출판사 : 열린책들
📍장르 : 소설들
김엄지, 김혜진, 서이제 등 다섯 작가가 듣다라는 행위를 통해
인간 내면의 미세한 파동을 포착한 단편 5편으로, 일상 대화
너머 침묵과 소음 속에 숨은 감정의 본질을 날카롭게 해부하는
단편 소설
집입니다
단편들은 서로 다른 세계를 배경으로 하지만, 공통적으로
말해지지 않은 것에 귀 기울이며 인간 내면의 미세한 파동을
포착한다는 점에서 강한 통일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김엄지의 작품은 이별 이후의 공허한 침묵 속에서 말의 잔향이
남기는 흔적을 섬세하게 포착하는 매력이 있습니다
이별 후 침묵 속에 부유하는 미세한 말들의 공허를 그립니다
사랑했던 사람과의 대화가 더 이상 닿지 않을 때, 우리는 무엇을 듣는가?
말하지 않은 것들, 침묵의 무게, 그리고 더 이상 들리지 않는
목소리. 이별은 듣기의 단절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김혜진은 타인의 말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감정의
층위를 조용한 문장으로 드러내며, 듣기의 윤리를 이야기 합니다.
우리는 종종 말의 내용만 듣고 그 뒤에 숨은 마음은 놓친다. 진짜 듣기는 말 이면의 감정까지 읽어내는 것이다.
서이제의 폭음이 들려오면은 가출 청소년과 삼촌의 관계를
통해 폭음이라는 소리가 품은 절규를 들여다보며 듣기 행위의
치유 가능성을 탐구합니다
그 외 작품들도 팟캐스트 소음, 상상 속 속삭임 등 다양한 청각
경험을 소재 삼아 듣기의 감각적·정서적 스펙트럼을 넓히게
해줍니다
이
앤솔러지는 듣기를 수동적 수용이 아닌 적극적 참여,
더 나아가
타인의 세계로 들어가기 위한 윤리적 행위로
자리매김합니다
소통 과잉의 시대에 듣는 척 하지만 정작 듣지 않는 현대의
아이러니를 문학적 형식으로 드러내며, 독자가 일상의 관계를
새롭게 바라보게 도와 줍니다
또한 짧고 명료한 대화문, 간결한 묘사, 정제된 긴장감 등은
오디오북 친화적인 리듬을 제공하여 젊은 독자층까지 확장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이 책의 진짜 매력은 '듣기'의 역설을 문학적으로 승화시킨 데
있습니다
우리는 정보를 '듣는 척'하지만 진짜 듣지 못한다.
김엄지의 연인 대화는 말의 공허함을 통해 관계의 균열을
드러내고, 서이제의 삼촌은 폭음 속에서 조카의 절규를 포착한다. 듣기는 치유이자 동시에 고통이다. 타인의 아픔을 제대로 듣는다는 것은, 그 무게를 함께 지는 일이기 때문이다
소통의 본질을 되새기는 문학적 청취 연습이다. 바쁜 일상에서 듣다는 행위를 잊어버린 우리에게, 타인의 말 너머 숨소리에
귀 기울이게 합니다
하다 시리즈의 정점이라 할 만하며, 소설 애호가와 에세이
독자 모두에게 필독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세상이 조금 더 선명하게 들려올 것이다.
침묵의 말을, 소음의 의미를, 그리고 무엇보다 타인의 마음을.


